대다수 사람들이 골턴의 생각을 무시하고 넘겼다. 소수의 영향력 있는 과학자들이 그 대의를 열성적으로 옹호하지 않았다면,
우생학은 사변적 소설의 영역에만 남아 있었을 것이다. ‘사이어소피‘의 위험성에 대해 그토록 공격을 퍼부었던 전력에도 불구하고,
데이비드는 가장 앞장서서 가장 큰소리로 옹호한 소수 무리 중 하나였다. - P182

데이비드 스타 조던은 골턴의 생각을 제일 먼저 미국으로 들여온 이들 중 하나다. - P182

그는 1898년에 우생학을 지지하는 첫 논문을 발표하고, 이어서《인간의 수확The Human Harvest》, 《국가의 피The Blood of the Nation》, 《당신의 가계도Your Family Tree》 등 유전자 풀pool의 정화를 옹호하는 책들을 연달아 냈다. 이런 글들에서 데이비드는 자신이 지구상에서 제거해버리고 싶은 종류의 사람들 빈민들과 술꾼들, "백치들"과
"천치들", "바보들", 도덕적 타락자들을 모두 모아, 적격자와 반대되는 "부적합자"라는 한 범주에 몰아넣었다. - P183

순회 연설을 다닐 때면 데이비드는 교회와 빈민구호소에 꼭들러서²³ 헌신적으로 일하는 사람들에게 그들의 노력이 "부적합자생존"²⁴ 이라는 위험을 유발하고 있다고 경고했다. - P183

그러나 데이비드 스타 조던에게는 그보다 훨씬 좋은 아이디어가 있었다. 예전에자기 학생들에게 제안했던 "박멸"을 실현할 방법. 그것은 바로 "부적합해 보이는 사람들의 생식기를 그냥 잘라내는 것으로, 데이비드는 청중들에게 "백치들은 모두 자기 핏줄의 마지막 세대가 되어야 한다"고 단언했다.²⁸ - P184

그러나 데이비드 스타 조던은 신실한 청교도라 법을 어기는일을 그리 좋아하지 않았기 때문에, 우생학적 불임화의 합법화를주장하기 시작했다. 1907년 블루밍턴에서 사귄 그의 친구들 몇 명이 인디애나주에서 우생학적 강제 불임화를 법제화하는 데 성공했다. 이는 미국에서뿐 아니라 전 세계에서 합법화된 최초의 사례이기도 했다.³⁴ - P185

그것은 비주류가 아니었고, 당파를 가리지 않았으며, 20세기의 첫 다섯 대통령이 모두 우생학의 밝은 전망을 찬양했고, 하버드부터 스탠퍼드, 예일, 캘리포니아 버클리, 프린스턴까지 전국의 모든 명망 있는 대학들에서 우생학을 가르쳤다.³⁷ 우생학 잡지, 우생학 화장품, 심지어우생학 경진 대회도 있었다. 주 박람회의 축제 분위기 물씬 나는흰 천막 아래서 가장 적합한 가족과 최고의 아기를 뽑는 콘테스트가 종종 열렸다. 호박의 크기와 무게를 재듯 아기들의 무게와 치수를 쟀다. - P185

 그러다가 1916년 매디슨 그랜트Madison Grant‘라는 한 미국 남자가 (나중에 히틀러라는 한 독일 남자가 자신의 "성경"⁴⁰이라고 부르게 될 우생학 책 한 권을 출판했다. 《위대한 인종의 소멸》이라는 그 책에서 그랜트는 어떤 면에서는 골턴이 SF로 구상했던 비전과 유사한 정책을 제안했다.  - P186

여기에 과학적 이견도 점점 쌓여갔다. 점점 더 많은 학자들이우생학을 뒷받침하는 과학을 "부패한"⁴⁷ 과학이라 평하며, 가난과 방탕, 문맹, 범죄성 등 우생학자들이 불임화로써 근절할 수 있다고 생각하는 여러 특징들에서는 그 사람이 처한 환경이 결정적인 역할을 한다고 지적했다. - P187

무엇보다 이견의 핵심은 《종의 기원》에 있었다. 어째선지 데이비드와 프랜시스 골턴은 둘 다 그 결정적인 사실을 흘려버렸다.
한 종을 강력하게 만들고, 그 종이 미래까지 지속하게 해주며, 혼돈이 홍수, 가뭄, 해수면 상승, 기온 급변, 경쟁자, 약탈자, 해충의침략 등 가장 강력한 형태의 타격을 가해올 때도 그 종이 버틸 수있게 해주는 것으로 다윈은 무엇을 꼽았을까? 바로 변이다. - P187

다윈은 간섭하지 말라고 특별히 강력하게 경고한다. 그가 보기에 위험한 것은 인간의눈에서 비롯된 오류 가능성, 복잡성을 이해하지 못하는 우리의 무능력이다. "적합성에 대한 우리의 관점에서는 불쾌하게"⁵⁴ 보일 수있는 특징들이 사실 좀 전체나 생태계에는 이로울 수도 있고, 혹은시간이 지나고 상황이 바뀌면 이로운 것이 될 수도 있다는 것이다. - P188

남조세균cyanobacteria의 경우⁵⁶를 생각해보자. 바다에 사는 이작은 초록 점 같은 생물은 인간의 눈에 너무나 하찮게 보여 수세기 동안 우리에게는 그것을 지칭하는 이름조차 없었다. 1980년대 어느 날, 우리가 호흡하는 산소의 상당량을 이 남조세균들이 생산한다는 사실을 과학자들이 우연히 발견하기 전까지는 말이다. - P189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데이비드 스타 조던이 학장으로서 누리던 권력은 제인 스탠퍼드가 사망한 직후부터 조금씩 무너지기 시작했다. 대학 신탁이사회는 그가 제인의 정보원이던 줄리어스 괴벨을 성급하게 해고한 일을 못마땅하게 여겨 투표를 통해 그에게서 교직원 해고 권한을 박탈했다. - P179

아오스타는 정신적·육체적 장애를 지닌 사람들을 보호하기 위한 안식처 같은 도시였다. 수세기에 걸쳐 가톨릭교회는 장애 때문에 가족에게 거부당한 사람들을 아오스타로 불러들여 주거와 음식을 제공하고 돌보아왔다. - P179

그러나 1880년대에 이곳을 방문한 데이비드 스타 조던은 그곳을 "거위보다 지능이 낮고 돼지보다 품위가 떨어지는", "피조물들"이 들끓는 "진정한 공포의 공간으로 묘사했다. - P180

전 세계에서 인류의 ‘쇠퇴‘⁹를 예방할 유일한 방법은 이 "백치들"¹⁰을 몰살하는¹¹ 것이라고 권고하는 책, 겨우 몇십 년 전에 처음 생겨난 한 단어에 과도하게 의존하는 책이었다. ‘그 단어‘는 그가 처음쓰기 시작했을 때는 미국에서 그리 인기가 없는 단어였지만, 그가지극한 열성과 과학적 권위를 갖고 옹호했던, 그리하여 그의 도움에 힘입어 미국 땅에 널리 보급된 단어, 바로 우생학eugenics 이다. - P181

우생학은 1883년 유명한 박식가이자 찰스 다윈의 고종사촌인 프랜시스 골턴이라는 영국의 과학자가 만든 단어다. 《종의 기원》이 처음 출간되었을 때 골턴은 사촌의 책을 읽고 깊은 영감을받아, 그 책을 "내 정신 발달 과정의 신기원"이라고 불렀다.¹² - P181

그는 그럴듯한 모임들에서, 그리고 《네이처》와 《맥밀란》 같은 저명한 잡지들을 통해서 이 아이디어를 꺼내놓았다.¹³ 심지어《캔트세이웨어 우생학 칼리지The Eugenic College of Kantsaywhere》라는SF 소설까지 썼다.¹⁴ - P182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그러나 그후에 그 친척이 그녀에게 전화를 걸어 자신이 착각했다고 전해왔다. 시신을 발견한 사람은 어린 로프터스가 아니었다. 그녀의 이모였다. 이 사건을 계기로 로프터스는 풍부한 세부 사항과 강렬한 감정까지 동반한 가짜 기억을 보유한다는것이 어떤 것인지 몸소 체험할 수 있었다. - P41

 따라서 만일 ‘당신은 누구인가‘라는 질문에 대한 당신의 대답이 단순히 당신의 기억에 기초를 둔다면, 당신의 정체성은 기이하고 불안정하며 미완성인 이야기와 유사하게 된다. - P42

그러나 좋은 소식이 있다. 젊은 시절 당신의 환경과 행동이 당신의 뇌를 변화시킨 것과 마찬가지로, 환경과 행동은 노년기의 뇌에도 중요한 영향을 미친다. - P42

헨리 몰레이슨은 15세 생일에 처음으로 뇌전증 대발작을 겪었다. 그 이후 발작 횟수가 점점 더 증가했다. 호전될 기미가 없자, 헨리는 실험적인 수술을 받았다. 양쪽 뇌반구 관자엽의 가운데 부분(해마 포함)을 절제한 것이다.
헨리의 뇌전증은 치유되었지만 심각한 부작용이 발생했다. 나머지 생애 내내 그는 새로운 기억을 만들어낼 수 없었다. - P43

성직자들을 피험자로 선택한 것은 매년 쉽게 소재를 파악하여 정기적인 검사를 실시할 수 있는 안정적인 집단일 뿐 아니라 음식과 생활 수준을 비롯한 생활 양식을 대체로 공유하기때문이다. - P45

연구를 시작할 당시에 연구팀은 치매의 가장 흔한 원인인 알츠하이머병, 뇌졸중, 파킨슨병과 인지 능력의 쇠퇴 사이에 명확한 상관성이 발견되리라고 예상했다. 그러나 결과는 달랐다. 알츠하이머병으로 뇌 조직이 폐허투성이가 되었다 하더라도, 당사자가 반드시 인지적 문제들을 겪는 것은 아니었다. - P45

베넷은 심리적 • 경험적 인자들이 피험자의 인지 능력 상실 여부를 결정한다는 것을 발견했다. 특히 인지 능력을발휘하는 십자말풀이 crosswords, 녹서, 운전, 새로운 솜씨 학습,
책임감 보유 등 뇌를 활발하게 유지시키는 활동들이 그 능력을 보호하는 효과가 컸다. - P46

신경조직이 병들었지만 인지적 증상이 없는 피험자들은 이른바 ‘인지 유지력 cognitive reserve‘을 개발했다. 뇌조직의 일부 구역들이 퇴화하는 동안 다른 구역들이 잘 훈련되어 퇴화한 구역들의 기능을 벌충하거나 넘겨받은 것이다. - P46

연구에 참여한 수녀들의 뇌는 우리가 뇌를 보호하고 최대한 오랫동안 우리의 정체성을 유지하는 것이 가능함을 보여준다.
우리는 노화 과정을 멈출 수 없지만, 우리의 인지적 연장통에들어 있는 모든 솜씨 skill 들을 발휘함으로써 노화를 늦출 가능성은 열려 있다. - P47

과학자들은 의식의 상세한 정의를 놓고 흔히 논쟁을 벌이지만, 우리가 의식을 이야기할 때 거론하는 바가 무엇인지 간단한 대비를 통해 충분히 쉽게 설명할 수 있다. - P47

그러나 이 추측이 틀렸다는 사실이 1953년에 발견되었다. 뇌는 낮에 못지않게 밤에도 활발하게 작동한다. 다만, 수면중에는 뉴런들이 깨어 있을 때와는 다르게 서로 협동하여 더많이 동기화되고 synchronized 박자가 맞는 상태에 진입한다. 경기장의 관중이 끊임없이 파도타기 응원을 한다고 상상해보라. - P50

 밤에는 뉴런들의 상호작용이 약간 달라지고, 당신은 사라진다.
당신을 만나려는 사람들은 이튿날 아침까지 기다려야 한다. 당신의 뉴런들이 파도타기 응원을 멈추고 복잡한 리듬으로 복귀할 때까지 말이다. 당신은 그때에야 돌아온다. - P50

우리는 뉴런들과 뉴런 연결망들과 뇌 구역들의 작동에 대해서 많은 것을 안다. 그러나 거기에서 돌아다니는 그 모든 신호들이 우리에게 무언가를 의미하는 이유는 모른다. 어떻게 뇌에서 벌어지는 일이 우리로 하여금 무언가에 마음을 쓰도록 만들 수 있을까? - P51

의미 문제는 여태 풀리지 않았다. 하지만 다음과 같은 말은할 수 있다고 나는 생각한다. 무언가가 당신에게 어떤 의미인가는 당신의 인생 경험들의 역사 전체에 기초를 둔, 연상들의 연결망에 의해 결정된다. - P51

반면에 그 물감들이 적절히 배치되어 국기의 패턴을 이뤘다고 상상해보라. 그런 패턴이 그려진 전 조각은 당신에게 무언가를 의미할 것이 거의 확실하다. 그러나 그 구체적인 의미는당신이 겪은 경험들의 역사에 의해 유일무이하게 결정된다. - P52

당신의 뉴런들이 수조 개의 연결을 끊임없이 형성하고 재형성하면서 독특한 패턴을 이룬다는 사실은 당신과 유사한 존재가 과거에도 없었고 미래에도 없으리라는 것을 의미한다. 바로지금, 당신이 의식적으로 알아채는 경험은 당신 특유의 것이다. - P52

그러나 그 실재의 얼마나 많은 부분이 오직 당신의 머릿속에서만 당신의 뇌에 의해 구성될까? - P55

이런 환상들은 외부 세계에 대한 우리의 그림이 외부 세계를꼭 정확히 반영하는 것은 아니라는 사실을 귀띔해주는 최초 단서다. 실재에 대한 우리의 지각은 바깥세상에서 일어나는 일보
‘다우리의 뇌 속에서 일어나는 일과 더 큰 관련이 있다. - P56

당신은 손가락에서 촉각이 일어난다고 느끼지만, 실제로 모든 일은 뇌의 촉각 담당 중추에서 일어난다. 다른 감각 경험들도 마찬가지다. 시각 경험은 당신의 눈에서 일어나지 않는다. 청각 경험은 귀에서 일어나지 않는다.  - P57

대신에, 바깥세상의 정보가 뇌로 진입하는 길이 딱 하나 있다. 그 길이란 당신의 감각기관들(눈, 귀, 코, 입, 피부)인데, 그것들은 번역가의 구실을 한다. - P57

인간의 뇌에는1000억 개의 뉴런이 있으며, 각각의 뉴런은 당신의 평생 내내매초 수십 개에서 수백 개의 전기 펄스를 다른 뉴런 수천 개로 보낸다. - P58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인상은 양손의 간격을 넓게 벌려 역기를 잡고 바벨을 단숨에 머리위로 끌어올려 팔이 정확히 뻗은 곳에서 일시 정지시키며 스플릿 (split)자세 (다리를 앞뒤로 벌려 몸을 낮추는 자세)로 선수의 몸체가 역기 아래로 파고드는 듯한 자세를 취했다가 자세의 균형이 잡히면 다리를 쭉 펴고 몸을 곧게 펴는 방식이다. 용상 경기에서는 추상에서와 마찬가지로 먼저클리닝 동작부터 시작한다. - P327

1972년, 올림픽에서 추상 경기가 제외되었다. 페어의 말에 의하면 그 이유는 선수들이 바벨을 드는 데 있어서 엉덩이와 등의 반동을 이용하거나 해야 할 동작을 애매모호하게 건너뛰는 등 부정이 남발했기 때문이었다.  - P328

 페어가 말했다.
"호프먼이 보디빌딩과 역도계의 대부로 군림할 수 있었던 것은 여러 역도 대회를 후원하는 아마추어 체육 선수 연맹과, 연맹을 지배하는 소수 역도 선수 집단의 충성 덕분이었습니다. 그러나 올림픽 역도 경기가 쇠락의 길을 걷자 역도라는 스포츠 자체가 위기를 맞게 되었던 것입니다." - P328

호프먼은 와이더와의 싸움에서 이기기 위해 보디빌딩을 폄하한 것은 물론이고 보디빌딩과 보디빌더들에 대한 흑색선전도 마다하지 않았다. 그는 "보디빌더들이란 오직 이두근 외에는 자랑할 것이 없는 웃기는 작자들"이라고 비난했다 - P328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금세기 최대의 망게임으로 이름 높은 <New Communicate Online>, 통칭 <고냥귀고냥>, 수많은 전설을 낳은 이 게임에서도 가장 무시무시한 점이 무엇이냐 묻는다면, 뭐니 뭐니 해도 1인용‘ 이라는 점을 들 수 있다. - P48

‘Communicate‘ 시리즈의 새로운 VRMMO 작품이니까<New Communicate Online〉, 참으로 안이한 네이밍이다. - P49

 결국에는 기술적 문제에 부딪쳐 단념했는지 평범한 1인용 VR 게임으로 다시 만들었다나 뭐라나.
그럼 제목도 바꾸면 될 것 아니냐고 생각하겠지만, 홍보도 동시에 진행되었기 때문에 무모하게도 그대로 밀어붙이기로했다는 것이다. - P49

그러나 이 게임의 진정한 전설이 시작된 것은 이때부터였다. 발매된 제품은 버그가 가득해 게임의 기본 요건조차 갖추지 못한 최악의 상품이었던 것이다. - P50

이야기를 잘 나누던 캐릭터가 갑자기 순간이동을 하고, 이벤트 순서를 잘못 밟으면 죽었던 캐릭터가 태연히 다시 튀어나오는 정도는 일상다반사, 조건을 잘 갖춰 특정 이벤트 세개를 동시에 발생시키면 같은 NPC를 동시에 세명 출현시키는 비기 <그레이의 다중 그림자 분신> 버그는 수많은 사람들의 허탈한 웃음을 자아냈다. - P50

이 정도라면 그나마 웃고 넘어갈 수준이지만, 별 대수롭지도 않을 법한 초반부 퀘스트 아이템을 버리면 두 번 다시 입수하지 못해 게임 클리어가 불가능해진다든가, 같은 NPC에게 두 개의 이벤트가 겹치면 하나는 진행상황이 날아가버려 역시 클리어가 불가능해지는 등, 게임이 진행불능에 빠지는 버그도 대량으로 발견되었다. - P50

가장 불평을 산 부분은 몬스터의 사망 연출이었다. 몬스터가 죽으면 빛의 입자가 되어 사라지는데, 그 연출이 지나치게 과도하다 보니 사라지는 속도가 매우 느려 죽었어야 할 몬스터에게 공격을 받는 경우가 있었다. - P50

무기 숙련도가 전투의 핵심이면서, 검을 사용하는데 도끼숙련도가 올라가거나, 창으로 도끼 스킬을 쓸 수 있거나, 반대로 활을 들었는데 활 스킬을 못 쓰는 등등, 결정적으로 무기 스킬의 위력과 무기 숙련도가 상관이 없다는 사실이 알려졌을 때는 진지하게 게임을 하던 수많은 플레이어들이 절규했다. - P51

스킬 관련 버그 중 가장 유명한 것이 속칭 <불금 스카이워커 사건>인데, 여러 가지 조건을 만족하면 공중 점프 후 허공을 걸을 수 있게 되며, 상황에 따라서는 자살 말고는 지상에 내려올 방법이 없어지는 오류이다. - P52

특히 유명한 것으로는 이펙트가 격렬한 어떤 두 마법을 동시에 시야 내에서 포착할 경우 지나친 효과음과 광량 때문에 사이버테러 이후 추가된 안전장치가 가동되어 강제 로그아웃되어버리는 통칭 <합성금술(合成禁術) 디스플래시>. - P52

이펙트로는 5미터 정도의 범위를 공격하는 것처럼 보이는데도 실제 공격 판정은 2미터도 안 되는 실망기술 <공허한 와이드 슬래시>. - P52

수치 입력 오류 때문인지 대미지 배율이 마이너스가 되어서 공격을 하면 상대를 회복시키고 마는 스킬 <활인검 어새신 레이지> 등등, 의도하지 않은 수많은 기괴스킬이 태어났다. - P53

처음 본 사람은 절대 피할 수 없는 부조리한 즉사 트랩, 쾌감이 없는 정도가 아니라 클리어하면 짜증만 치미는 퀘스트, 어수룩한 완성도 때문에 해결방법이 존재하지 않는 이벤트, 스토리의 흐름을 무시하고 지형 대미지 때문에 죽어버리는 중요인물, 여기에 대부분의 동료 캐릭터가 강제 이탈하는 이벤트에서 강제 세이브 되는 등, 거의
‘RPG에서 해선 안 된다고 전해지는 것들‘ 을 모조리 시도 본 듯한 게임 내용에 제대로 된 유저들은 속속 떠나갔다. - P53

게다가 머리카락과 피부색도 배색 패턴이 3종류밖에 없는주제에 액세서리로 머리에 달 수 있는 고양이귀 디자인만은 8종류나 되어, 『노력해야 할 곳을 잘못 잡았다』 『고양이귀가그렇게 좋으냐』등등 모 익명 게시판은 나쁜 의미로 들끓었다. 〈New Communicate Online>을 비꼰 <Necomimi(고양이 귀) Cat Offline>이라는 별명이 인터넷에 퍼지게 된 것은 분명 그때였다. - P54

그리고 아이러니하게도, 결과적으로는 그 소동이 고냥귀고냥을 진정한 의미의 ‘온라인‘으로 만들었다. 버그를 수정한 패치가 인터넷을 통해 배포되었기 때문이다. 이에 따라고냥고냥은 마침내 온라인 환경을 갖추지 못하면 버그 수정이 불가능하므로 제대로 플레이를 할 수 없는) 게임이 된것이다. - P55

어떤 의미에서는 이 게임의 가장 큰 팬이었던 버그를 들먹이며 소란을 피우고 야단을 떨던 온라인 잉여들도 시간이지나면서 참신함이 떨어짐에 따라 다른 망게임을 찾아 씹어대기 시작했다.
.....축제는 끝난 것이다. - P55

버그도 즐기면 개성이 된다. 분명 이 게임은 버그투성이에게임 밸런스는 엉망이고 시나리오도 악랄하다. 처음에는 너무나 부조리한 이벤트와 난이도에 몇 번이나 그만둘까 생각했다. - P56

램릭 마을에서 라인하르트 일행과 헤어진 후에도 스스로이것저것 검증을 해보았다. 그 결과 내가 지금 있는 세계는놀랄 만큼 사실적으로 고냥고냥의, <New Communicate Online>의 세계를 재현했음을 깨달았다. - P57

고냥귀고냥에서 포션을 쓰는 방식은 세 가지가 있다.
마시고, 뿌리고, 던지는 것. - P58

 이 고냥귀고냥에는 포션을 던졌을 때 일어나는 유명하고도 아직 수정되지 않은 버그가 있었다.
통칭 <소리가... 늦게・・・ 들려요 > 버그. - P58

메뉴 화면을 열지 못하면 이것저것 불편하다. 스탯 관련폐해도 잔뜩 있지만, 그보다 지금당장큰문제는 세이브와로드가 불가능하다는 점이다. 실제로 세이브 포인트인 마을의 ‘모노리스‘ 에 가서 몇 번이고 시도해봤지만 어떻게 해도세이브 메뉴는 나타나지 않았으며, 세이브도 로드도 이용이 불가능했다. - P59

메뉴 화면을 쓸 수 없다는 것은 곧 <로그아웃>, VR 머신을 정지시키고 현실로 돌아가는 커맨드 입력할 수 없다는뜻이다.
현실에서 VR 머신을 조작하거나 VR 머신의 안전장치가작동한다면 이야기가 다르겠지만, VR 공간 속에 있던 사람이 현실로 돌아갈 방법은 이것밖에 없다. - P60

현실세계에 대해서는 그리 심각하게 생각하지 않으려 했다.
사실 대학에서는 아싸였고, 고향 집에도 연락은 거의 하지않았다. 몇 주 내로 대학에 복귀하지 못한다면 1학기 학점은 절망적이겠지만 그것도 만회하지 못할 것은 없다. - P60

‘그래도 어떻게든 현실의 내 세계로 돌아가야 해!‘
게임으로 즐기는 정도라면 몰라도, 정말로 생활하게 된다면 고냥귀고냥의 세계는 여러 가지 의미에서 너무나도 가혹하다. - P61

"난감하게 됐잖아. 돈이 없어."
이 마을의 유일한 여관에 무사히 들어온 것까지는 좋았는데, 이 게임은 숙박비가 이상하게 비싸다. 그 탓에 소지금을거의 다 쓰고 말았다. - P62

내일 이후를 생각하면 하다못해 며칠치 숙박비 정도는 필요하리라.
‘이럴 줄 알았으면 라인하르트 씨에게 숙박비 정도는 받아둘걸 그랬나?" - P62

"......아."
있다. 딱 하나지만 있다.
이 마을에서 한 걸음도 나가지 않고 수행할 수 있는 퀘스트이며, 전투가 없고, 그러면서도 충분한 돈을 벌 수 있는 퀘스트.
"<도적 메리페의 유산>이야." - P63

그걸 게임 내에서 구현한 것이 고냥귀고냥의 이 퀘스트,
<도적 메리페의 유산>이다.
『동료를 배신하고 재산을 빼돌린 메리페는 추적대에게 붙잡혀 목숨을 잃지만, 아무리 뒤져도 메리페가 훔쳤던 보물은 찾을 수가 없었다. 우연히 메리페가 남긴 수기를 손에 넣은 당신은 여기에 적힌 힌트를 따라 보물을 찾는다.』 - P63

다만 문제라면, 이 퀘스트는 던전 세 곳을 뺑뺑 돌아야 하며 마지막에는,
『이럴 수가, 보물이 묻힌 곳은 메리페의 집 앞마당이었던것이다!!』라는 파랑새도 깜짝 놀랄 결말이 기다리고 있다는점.
자기네 집 앞마당에 숨긴 주제에 왜 일부러 지도를 그려놓은 거야! 너 사실은 누가 보물을 찾아주길 바랐던 거지! - P64

"여기 맞지?"
나는 게임에서 익히 봤던 그 앞마당까지 찾아왔다.
밤에 지나다닌 적이 별로 없다 보니 조금 느낌이 다른 것같기도 했지만, 아마 여기가 맞을 것이다. - P64

고냥귀고냥에서는 원래 특별한 이벤트가 아닌 이상 지면을 파거나 벽을 부수는 행동은 불가능했다. <도적 메리페의유산>만 해도 그랬다. 세 곳의 던전에서 힌트를 찾아 확실하게 이벤트 플래그를 세우지 않으면 바닥을 파는 것이 불가능했지만, 이곳은 현실 세계. 그런 제한은 없으리라. 아마도. - P65

하지만 지금 내 모습을 객관적으로 본다면, 어둠 속에서남의 집 마당을 파헤치고 있는 남자. 이건 그야말로 수상하다. 매우 수상하다. 이벤트를 건너뛰었다는 반칙을 저지른 찝찝함까지 맞물리니 어쩐지 나쁜 짓을 하는 기분이 들었다.
얼른 끝내버리자고 열심히 지면을 팠다. - P65

"몰래 지켜보고 있다거나 하는 건 아니겠지?"
내 현재 능력은 빈말로라도 높다고는 할 수 없다. 나름 실력이 있는 도적에게 걸리기라도 했다가는 솔직히 승산이 없다. - P66

물론 유비무환이라고 했다. 마지막으로 다시 한 번 주위를 살피고, 나는 아무도 상자를 보지 못하도록 배에 끌어안듯들어 올려, 구부정한 자세로 뛰어 그곳을 벗어났다. - P67

상자를 무사히 입수하는 데는 성공했지만, 아직 절반일 뿐이다. 이 갈색 상자에는 다이얼식 자물쇠가 있어서 올바른 숫자를 맞춰야만 열 수 있다.
"해볼까?"
번호는 똑똑히 기억한다. 12076. 메리페의 유산 퀘스트를했을 때 몇 번이나 중얼거렸던 덕에 암기하고 말았던 것이다. - P68

나는 큰맘 먹고 번호를 맞춰나갔다.
".....1 ....2.... 0 ....7 ....6."
숫자를 맞추고, 끝난 다음 다시 한 번 확인했다.
1, 2, 0, 7, 6.
좋아, 틀리지 않았어. 숫자가 어긋나 어정쩡한 곳을 가리키거나 하지도 않았고.
이제 아무 문제도 없을 것이다. - P68

숫자는 변함이 없다. 분명 맞을 것이다.
아니, 정말 이 번호가 맞을까?
사실은 12067 이거나 하진 않겠지?
아니아니, 그런 일은 없다. 이렇게나 똑똑히 기억하는데. - P69

"이봐, 젊은이! 저녁식사가ー"
"으헤허흑!!"


뒤에서 들린 목소리에 펄쩍 뛰었다.
돌아보니 문에서 고개를 내민 여관 주인이 눈을 동그랗게뜨고 있었다.
"무, 무슨 이상한 소리를 내고 그러나? 깜짝 놀랐구만." - P70

맨들맨들한 대머리를 쓰다듬으며 그렇게 말하니 나도 화가 식고 말았다. 그러고 보니 저녁식사도 포함이라고 했지.
이것저것 확인하지 않았던 나에게도 잘못이 있을지 모른다.
"・・・・ 알았어요. 금방 갈 테니 아래에서 기다려 주세요."
"그려! 오늘 손님은 자네 말고는 한 명뿐이니까 얼른 오라고!" - P70

바닥에 두 무릎을 꿇었다.
・・・・・・상자는 열린 상태였다. 놀라는 바람에 반사적으로 열고 말았던 모양이다.
상자 안을 보니 반짝반짝 빛나는 보석이며 장식품들이 있다. - P71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