읽고 싶은 책만, 읽고 싶은 부분만.








 1719년 말에 회사 주식을 샀는데, 처음에는 투자금이 오르는것을 보고 현금으로 바꾸었다. 그러나 주식이 계속 오르자 뉴턴은 서둘러판 것을 후회하며 다시 투자했다. 몇 달 뒤 버블이 터졌고 뉴턴은 2만 파운드를 잃었다. 오늘날의 2,000만 달러 정도에 상당하는 금액이었다.¹ - P55

1990년대 중반, 새로운 표현이 은행가에서 유행했다. ‘금융 전염‘은 한나라의 경제 문제가 다른 나라로 퍼지는 현상을 나타냈다. 아시아 금융 위기가 아주 좋은 사례였다.³ - P55

 LTCM의 고통이 다른 기관으로 퍼져나가는 일을 피하기 위해 그들은 36억 달러 구제금융에 동의했다. 그건 값비싼 교훈이었다. 하지만 불행히도 제대로 배우지는 못했다. 거의 10년이 지난 뒤 바로 그 은행들은 금융 전염에 대해 똑같은 대화를 나눈다. 이번에는 훨씬 더 상황이 안 좋았다. - P56

2008년 여름 나는 상관관계라는 통계적 개념을 어떻게 사고팔 수 있을지 생각했다. 대학교 졸업을 1년을 남긴 상태로 런던 커네리워프의 한 투자은행에서 인턴으로 일하는 중이었다.  - P56

상관관계는 단순히 수학적 기질을 갖춘 인턴 하나가 심심할까봐 던져준 틈새 주제가 아니다. 그건 2008년 한 해가 본격적인 금융 위기로 끝나는 이유를 이해하는 디 핵심 개념으로 드러난다. - P56

 2007년 말 내가 인턴 자리에 지원했을 때 리먼은 많은 지원자가 선망하는 자리였다. 골드만삭스, JP모간,
메릴린치 같은 일류 투자은행 그룹에 속했다. 베어스턴스 2008년 3월무너지기 전까지는 그 그룹에 속했다. - P57

나는 인턴을 시작하고 한 달쯤 뒤 생각을 바꾸어 일자리 대신 박사학위를 노리기도했다. 그해 초에 들은 역학 수업의 영향이 컸다. 전염병 아웃브레이크가이렇게 난해하고 예측할 수 없는 일일 필요가 없다는 아이디어에 매혹되어 있었다. - P57

 다른 경력을 추구하기로 마음먹었지만 은행업계에 무슨일이 벌어지는지는 이해하고 싶었다. 왜최근트레이더들이 자리를 잃고 줄줄이 떠날까? 왜 유명한 금융 아이디어들이 갑자기 무너질까? 그리고상황이 얼마나 나빠질까? - P58

그중 한 가지가 특별히 두드러졌다. 은행은 점점 더 많은 모기지와 기타 대출을 모아 ‘부채담보부증권CDO‘을 만들었다. 이 상품은 투자자가 대출 기관의 위험 일부를 떠안는 대신 돈을 벌게 해준다.⁴ - P58

CDO는 생명보험업계에서 빌려온 아이디어에 바탕을 둔다. 보험회사에서는 사람들이 배우자가 죽으면 뒤따라 죽을 확률이 높다는 사실을 알아챘다. ‘상심증후군‘이라고 하는 사회적 현상이다. - P58

그렇게 수학 모형을 빌려오는 것은 금융뿐 아니라 다른 분야에서도 흔한 일이다. "인류는 제한된 예지력과 뛰어난 상상력을 가졌다." 금융수학자 이매뉴얼 더만은 이렇게 말했다. "따라서 필연적으로 모형은 모형을만든 사람이 결코 의도하지 않은 방식으로 쓰일 것이다."⁶ - P58

불행히도 모기지 모형에는 몇 가지 중대한 결함이 있었다. 아마도 가장 큰 문제는 지난 20년 동안 거의 오르기만 한 과거의 주택 가격에 바탕을 둔다는 점이었을 것이다. 이 시기는 모기지 시장이 그다지 상관관계를 보이지 않았던 때였다.  - P59

버냉키가 생각하는 최악의 시나리오는 무엇인가? 주택 가격이 전국적으로 떨어진다면 무슨 일이 벌어질까? "그건 가능성이 아주 낮다." 버냉키는 이렇게 말했다.⁷ "우리는 한 번도 전국적인 주택 가격 하락을 경험한 적이 없다." - P59

베어스턴스가 무너지기 1년 전인 2007년 2월 신용전문가 재닛 타바콜리는 CDO 같은 투자 상품의 부흥 관련 글을 썼다. 타바콜리는 모기지사이의 상관관계를 예측하는 데 사용한 모형을 그다지 높게 평가하지 않았다. 이들 모형은 현실과 아주 동떨어진 가정을 도입해 실제로는 수학적환상을 만들어내 고위험 대출이 저위험 투자인 것처럼 보이게 한다는 것이었다.⁸ - P59

비록 이 모형에는 문제가 있지만 모기지 상품은 인기를 유지했다. 그러다 주택 가격이 하락하면서 현실이 닥쳐왔다. 나는 그 2008년 여름을 보내며 많은 사람이 그게 함축하는 의미를 알았다고 생각했다. - P60

2008년 8월이 되자 돈주머니가 얼마나 비었는지 추측하는 목소리가 많이 들렸다. 금융계 이곳저곳에서 은행들이 자금 조달 방법을 찾아다니며 중동의 국부펀드를 유치하려고 경쟁했다. 보통주 트레이더들이 인턴을 붙잡고 이번에 리먼브라더스 주가가얼마나 떨어졌는지 알려주었다. - P6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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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학자들은 논리의 세계 안에서만 연구 활동을 하지는 않는다. 경험에서 얻은 직관과 세상에서 일어나는 현상에 대한 관찰을 엄밀한 논리적 사고나 서술보다 우선시할 때도 많다. - P120

 대다수 수학자는 의식적이든 무의식적이든 수학에서 힐베르트가 추구하던 형식주의의 방향을 따른다. 그 길의 끝에 수학자들이 찾는 이상향은 존재하지 않는다는것을 알지만 그 방향이 옳은 길이라고 믿고 가는 것이다. - P121

기호의 힘

 하지만 정작 가장 큰 비중을 차지하는 요인은 바로새로운 기호의 발명과 활용이라는 것에 수학사를 연구하는 대다수 학자가 동의할 것이다. - P121

다. 그리스의 수학자들은 산술적으로 계산하거나 표현할 때 사용할 기호가 없어서 조금이라도 복잡한 계산을 수행하거나 산술적공식을 만드는 것이 거의 불가능했다. 수학의 기본인 문자 계산이나 이차방정식의 풀이 등도 하지 못했다. - P122

. 대수학의 아버지로 불리는 후기 알렉산드리아 시대의 디오판토스2007~284가 그리스 수학에 최초로 기호를 도입했다고 알려져 있지만 그것은 기존 알파벳의 생략기호를 사용한 것에 불과했다. - P122

0이란 숫자는 물건의 개수를 세는 데는 등장하지 않으므로 자연스럽게 생각할 수 있는 숫자는 아니다.  - P123

현대에 사는 우리는 어려서부터 수학을 배우며 아라비아숫자, 덧셈(+), 뺄셈(-), 등호(=) 등의 수학기호를 사용해서 기호의 발명과 사용이 얼마나 힘든 과정을 통해 이루어졌는지 상상하기가 쉽지 않다. 옛날에 그 수많은 위대한 수학자조차도 기호 사용법을 몰랐던 것을 보면 그 중요성을 깨닫기가 쉽지 않은것은 분명하다.  - P124

16세기에 (아직은) 종교의 중심지이자 최고의 문화국이던 이탈리아에서 3차 방정식의 해법을 구하고자 델 페로scipione del Ferro,
1465-1526, 타르탈리아Tartaglia, 1499~1557 (말더듬이란 뜻의 별명으로 본명은 ‘니콜로 폰타나Niccolo Fontana‘ 이다), 카르다노Gerolamo Cardano,
1501~1576 등이 치열하게 경쟁했던 이야기는 매우 유명하다. 그들은 그 복잡한 방정식의 해법을 구할 때 미지수를 문자 x로 나타내고 수행하는 계산법을 알지 못했다. - P125

제곱이나 제곱근 기호도 아직은 없을 때여서지금 우리 눈에는 비에트의 수식이 그냥 말로 쓴 문장과 같은 느낌이 든다. 문자 계산에 결정적인 공헌을 한 또 다른 사람은 바로데카르트다. 데카르트는 요즘 우리가 쓰는 방식대로 미지수는 알파벳의 뒤에 나오는 문자 x,y,z를 쓰고, 계수와 같은 상수는 알파벳의 앞에 나오는 문자 a, b, c를 썼다. - P126

오일러는 원주율 ㅠ,
자연 상수 e, 수열의 합을 나타내는 기호 La 등을 만들었다. 또한 삼각함수 기호표시법 sin(e), cos(e) 그리고 e^it=cost+ i×sint와같은 식도 만들었다.  - P127

집합set, 함수function, 그래프graph, 군group 등 기존의 단어에 수학적 의미를 부여하여 쓸 때도 있지만 위상수학topology (토폴로지), 동형함수 homomorphism (호모모피즘), 호몰로지 homology, 코호몰로지cohomology 등 신조어를 만들어 사용하기도 한다.  - P128

 20년쯤 전까지는 우리나라의 많은 대학에서 이 이름으로 수학과 전공과목을 개설했다. 하지만 현대논리학은 어차피 기호를 사용하며 기호논리학이라는 별도의 논리학 분야가 있는 것은 아니다. 그냥 수리논리학또는 현대논리학 또는 수학기초론이라고 부르는 것이 더 타당해보인다. - P128

대학교에서 집합론, 위상수학, 해석학 등을 가르칠 때 학생들이 쉬운 내용인데도 의외로 잘 활용하지 못하는 것이 바로 최댓값과 최솟값의 의미다.  - P129

쉬운 예를 하나 들어보자.

"열린구간 (0, 1) 은 최댓값을 갖지 않는다."

이것은 당연한 말인가? 그렇다면 그것을 어떻게 보일 것인가? - P130

사실 이러한 최댓값에 대한 논리는 단순한 언어적인 논리로 볼 수도 있다. 수학에서 언어적인 의미를 잘 이해하지 못해 오해가 생기는 예도 하나 들어보자. ‘각의 삼등분 작도 문제‘라는 유명한 문제가 있다.  - P131

의외로 많은 사람이 자와 컴퍼스만으로 임의의 각을 삼등분하는 방법을 찾아 나서거나 자신이 이미 찾았다고 주장하는 것이다. 이는 그들이 "삼등분하는 방법이 존재하지 않는다"라는 말과 "삼등분하는 방법을 찾지 못한다"라는 말의 의미에 어떤 차이가 있는지를 이해하지 못해서 발생하는 해프닝이다. - P131

pi의 초월성은 1882년에독일의 린데만Ferdinand von Lindemann, 1852~1939 이 이미 증명했고, 따라서 pi는 초월수이므로 작도할 수 없으니(작도할 수 있다는 말은그것이 다항식의 근이 되는 수, 즉 대수적 수라는 뜻이다), 수학과 교수들은 그가 제시한 작도법을 쳐다보려고도 하지 않았을 것이다. - P132

보통 우리말로 ‘역설‘이라고도 하지만 나는 그냥 패러독스라는 용어를 쓰겠다. 왜냐하면 역설이라는 말은 원래 명사보다는 ‘역설적‘ 또는 ‘역설적으로‘라는관형사 또는 부사어로 주로 쓰던 말이기도 하고, 국립국어원의해석에 따르면 ‘역설적‘은 ‘어떤 주장이나 이론이 겉보기에는 모순되는 것이 있으나 그 속에 중요한 진리가 함축되어 있는‘이라는 의미로 패러독스보다는 좁은 뜻이기 때문이다. - P13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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실제론 책 읽는 것이나 쓰는 것 양쪽 모두 별로 선호하지 않는 것 같다.








‘캐릭터 ‘란 자신이 사건을 유발하거나 아니면 다른 사람이나 사물이 일어나게 만든 사건에 반응하거나, 혹은 둘 다에 해당하는 허구의 존재를지칭한다. - P36

픽션 한 편이 오랜 세월 독자/관객에게 소개되면서 전형적인 형식을 탈피해 무수히 다양하게 변주되었다.  - P37

 사건의 사전적 정의는 일어나는 어떤 일이다. 그러나 스토리에서는 가치 값에 아무런 변화를 가져오지 않는 일이 일어나면, 사건으로서 의미가 없다. - P37

이야기꾼에게 가치란 긍정에서 부정으로, 혹은 부정에서 긍정으로 그값을 바꿀 수 있는 인간 경험의 대립항으로 정의된다. - P37

따라서 스토리 안에서 사건은 캐릭터의 삶에서 가치값의 변화가 일어나는 순간이다. 이 변화의 원인은 캐릭터가 취한 행동이거나 아니면 자신의 통제범위 밖에서 벌어진 사건에 대한 캐릭터의 반응이다. - P38

하나의 사건이 동전의 양면 같은 이중 효과를 내기도 하는데, 이 효과가 선명하게 드러나는 대목은 전환점에서 비밀이 폭로되거나 인물이 중요한 결정을 내릴 때다. - P38

사건과 캐릭터는 간단히 말해 각각 다른 각도에서 전환점을 바라보는 용어다. 밖에서 안으로 스토리를 바라볼 때 우리는 그것을 사건으로 이해하며, 안에서 밖으로 볼 때는 캐릭터로 경험한다.  - P39

• 캐릭터 설계 바꾸기 : 한 걸음 물러나 주인공의 심리를 고찰해 보니,
절정에 임팩트가 결여된 이유는 캐릭터가 지나치게 맑고 순수해서 결말에 설득력이 없기 때문이다. 그렇다면 캐릭터의 도덕성을 어둡게 그려서 강인한 생존자로 고쳐 볼 수 있다. - P40

한 번 더 명확히 해두자. 플롯의 사건은 캐릭터의 삶에서 가치 값을 전환시킨다. 캐릭터는 행동으로 이런 사건을 초래하거나 외부의 힘이 사건을 일으킬 때 거기에 반응한다. 따라서 캐릭터의 성격을 바꾸려면, 그가어떤 인물이 되었는지 보여 주도록 사건을 재설계해야 한다. - P40

조금 더 그럴듯한 두 번째 이유는 미학적 관습이다. 아테네 극작가들은 서브텍스트를 의식하며 글을 쓰지 않았다. 실제로 배우들은 캐릭터의 정수를 표현하기 위해 마스크를 쓰고 공연했다.  - P41

그래서 아리스토텔레스는 그 일이 누구에게 일어나느냐보다 무슨 일이 일어나느냐에 더 중점을 두었을 것이다. - P41

인물 묘사(characterization)란 (중략) 한 마디로, 타인들과 관계를 이어 나가며 인물이 쓰는 가면이나 페르소나다. - P42

진정한 성격(True character)이란 보이지 않는 인물의 내적 본성, 즉 인물의 가장 깊숙한 동기, 저변에 자리한 가치를 말한다.  - P42

 캐릭터가 하는 말, 행동, 그가 추구하는 욕망이 그럴 법하다고 독자와 관객이 믿지 못하면, 그 스토리텔링은 성공하기 어렵다. 또한 캐릭터의 핵심자아가 취하는 선택과 행동이 있어야 스토리 안에서 일이 벌어지고 향후 사건의 토대가 마련된다. - P42

캐릭터는 자기 앞에 놓인 문제를 해결하거나 해결에 실패하도록 설계되며, 스토리는 문제와 씨름하는 캐릭터의 특성과 자질을 표현하도록 설계된다. 캐릭터가 하는 행동이 곧 플롯의 사건이고, 플롯의 사건이 일어나도록 유도하거나 실제로 일으키는 매개체가 곧 캐릭터다. - P43

 그런데 어째서 21세기가 된 지금까지 캐릭터 위주VS플롯 위주 논쟁을 계속하고 있을까? - P43

누구에게 일어나느냐보다 무슨 일이 일어나느냐에 더 강조점을 두는것이 이류 예술을 낳는다니, 그야말로 터무니없는 논리다.  - P43

 반면에 깊이 없이 과장된 수사에 표현력은 미달이면서 인물 묘사만빽빽한 문학, 연극, 영화 때문에 고역을 치른 경험은 얼마나 많은가? 강조점을 어디이 싣는 그것만으로는 아무것도 보장되지 않은다. - P44

이에 반해 캐릭터 위주의 스토리는 주요 사건을 캐릭터의 손에 맡긴다.
이런 서사 안에서는 캐릭터의 선택과 행동에 따라 무슨 일이 일어나는지가 정해진다. - P44

플롯 위주 스토리와 캐릭터 위주 스토리의 차이점은 여섯 가지로 정리할 수 있다.

1. 인과관계

2. 정체성

3. 가치

4. 깊이

5. 호기심

6. 자유의지 vs 숙명 - P44

1. 인과관계
(중략)
캐릭터 위주 스토리에서는 그 반대다. 스토리의 중요한 인과관계가 캐릭터의 의식적 · 잠재의식적 에너지에서 비롯된다. - P45

3. 가치

순수하게 플롯 위주의 스토리에서는 주인공이 세상에 결여된 무엇을 채우려고 분투하며, 
(중략)
반대로 순수하게 캐릭터 위주의 스토리에서는 주인공이 본인에게 결여된 무엇을 채우려고 분투한다. 이 - P45

4. 깊이

그러므로 플롯 위주의 스토리는 사회적·물리적 설정의 디테일을 활용해 서사를 풍성하게 만든다. (중략)
반면 캐릭터 위주의 장르에서는 심리적 모순으로 서사에 층을 더한다.
캐릭터 내면에 미지의 욕망을 묻어 두고, 이후에 이 충동을 끄집어내 인물의 합리적 사고와 충돌시킨다. - P46

4. 깊이

인물의 깊이는 애면의 복잡성을 보여주는 척도이지만, 인물의 복잡성은 그가 삶에서 대면하는 적대적 힘의 크기를 넘어설 수 없다. 갈등으로되지 않는다면 우리가 어떻게 인물의 깊이를 감지할 수 있겠나? - P47

5. 호기심

심리적 사실주의의 대가인 셰익스피어는 모든 중심 인물들의 마음에 예측 불가능성을 심어 두었다.  - P47

5. 호기심

플롯 위주의 스토리에서는 내적 갈등을 제거하는 대신 중심 인물들을사회의 극과 극으로 나눠 대립시킨다. 액션물에서 영웅은 불의를 바로잡고 피해자를 구하는 반면, 악당은 잔학 행위를 저지르고 무고한 이들의 목숨을 빼앗는다. - P47

6. 자유의지 vs 숙명

(전략)
‘자유의지‘라는 관념에는 미래를 알 수 없고 그 종착지는 여러 갈래 중 하나가 될텐데 그게 어디일지는 생의 마지막 순간까지 가려져 있다는 믿음이 깔려있다. 반면에 ‘숙명‘ 혹은 ‘운명‘이라고 하면 마치 무정형의 필연적인 업보의 힘이 인생을 하나의 불가피한 사건으로 빚어내는 느낌이 든다.  - P48

6. 자유의지 vs 숙명
(중략)
하지만 막상 스토리의 절정에서 시작점을 되돌아볼 때는 서사가 불가피한 경로로 흘러갈 운명이었음을 깨닫는다. 이 두 가지 관점은 플롯위주 스토리와 캐릭터 위주 스토리에서 각각 다르게 펼쳐진다. - P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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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플롯 위주‘와 ‘캐릭터 위주‘라는 말은 20세기 중반 영화평론가들이 할리우드 영화와 유럽 영화를ㅡ 혹은 그들의 관점에서 대중오락과 세련된 예술작품을 ㅡ구분하느라 고안한 용어였다. 곧이어 서평가들 역시 유사한 맥락으로 순문학 소설과 베스트셀러를 대조해서 다루기 시작했다. - P34

몇 년 뒤에는 미국 TV가 구독료 기반 프로그램과 광고료 기반 프로그램으로 양분됐다. 거기서 성인 관객층을 겨냥한 캐릭터 위주의 스트리밍 서비스(예술) vs 가족 시청자를 겨냥한 플롯 위주의 상업 방송(오락)이라는 대립 구도가 만들어졌다. - P34

(6) 스펙터클.
아리스토텔레스는 캐릭터보다 사건이 더 어려운 창작 기교를 요하고관객에게 더 강력한 영향력을 행사한다고 생각했다. 이후 2000년 동안그의 견해가 지배적이었으나, 『돈키호테』를 시작으로 소설이 우세한 스토리텔링 매체로 발전했고, 19세기 말엽에는 글쓰기를 논하는 저술가들이 아리스토텔레스의 1, 2번 항목의 순위를 뒤바꾸기에 이른다. - P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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곧 다시 도래할 것 같은 불안감.






요즘 경제 분야에서 인공지능이 뜨거운 관심을 끌고 있다. 어떤사람들은 앞으로는 인공지능이 일을 해주니 사람은 더 이상 일할 필요가 없을 것이라고 말한다. - P103

18세기에는 열을 얻으려면 나무를 태워야 했고, 동력원으로는 인간의 힘이나 소와 말을 이용하는 것이 고작이었다.
당시에 비해 오늘날의 생산력이 상상할 수 없을만큼 증대됐기에, 우리는 당시의 노동이 대단히 힘들었을 거라고 생각하는 경향이 있다. - P103

직종에 따라 차이가 있지만 목수는 하루에 실질적으로 네 시간 정도 일했고, 무사들은 하루 일하면 이틀은 쉬었는데 일해서 번 돈도 바로 써버렸다는 것이다. 돈은 묵히는 게 아니라면서 말이다. - P104

아무튼 우리가 사는 시대는 그때보다 거대한 생산력을 갖고있으니 더 편하게 일해야 할 것만 같다. 에도시대 사람들이 일주일에 사나흘 정도 일했다면 우리는 하루 정도만 일해도 되지 않을까? 하지만 현실은 정반대다. - P104

그런데 실제로는 기술이 발전해도 전혀 일이 편해지지 않고노동시간도 줄지 않는다. 생각했던 것과는 전혀 다른 현실이 이미 눈앞에 펼쳐지고 있다.  - P105

마르크스는 『자본론』에서 이에 대해서 간략하게 설명한다.

기계는 잉여가치를 생산하기 위한 수단이다.
_제15장 기계와 대공업, 제1절 기계의 발달 - P106

그런데 실상은 그렇지 않다. 오히려 기계 도입이 ‘노동자와 그 가족의 전체 생활시간을 자본의 가치 증식에 이용될 수 있는 노동시간으로 바꾸어 버린다. 기계 도입이 노동시간을 늘리는 가장 확실한 수단이 되는 것이다. - P107

인간의 일을 도와주는 기계를 도입했더니 오히려 일이 더 힘들어졌다니, 왜 이렇게 된 걸까? 이 현상은 자본의 근본적 성격과 연관이 있다.  - P107

상품론에 대해서는 앞에서 살펴보았다. 상품은 일반적인 부즉 ‘재(財)‘와는 다르다. 마르크스는 이 점을 강조한다. 유용성을가진 물건은 무엇이건 ‘재‘가 될 수 있다. 휴대전화는 유용성이 있으므로 그런 의미에서 ‘재‘다. - P108

사용가치는, 다시 말하자면 유용성이다. 어떤 것에 도움이 된다는 말이다. 그런 면에서 상품과 부는 동일하다. - P108

상품이 이렇게 판매되는 순간에 실현되는 것이 있다. 바로 ‘교환가치다. 단순히 ‘가치‘라고 말할 수도 있다. - P108

그것은 상품의 자연적 속성과는 전혀 상관없는, , ‘추상적 인간노동의 결정체‘라고 정의할 수 있다(추상적 인간노동은 다시 말해 가치를 생산하는 노동을 가리킨다. 이에 대해서는 뒤에서 다시 다루겠다). - P108

마르크스는 상품의 특징으로 교환 가능성에 주목한다. 여기서는 일단 화폐를 상정하고 생각해보자. 모든 상품에는 가격표가 붙는다. 여행 가방과 셔츠는 용도가 전혀 다른, 비교할 수 없는 물건이다. 하지만 이렇게 전혀 다른 물건도 가격표를 붙여 매대에 올려놓으면 그 가치를 양적으로 비교할 수 있게 된다. - P109

상품을 위에서 보고 아래에서 보고 심지어 분해해서 뜯어본들, 교환가치는 눈으로 볼 수 없다. 마르크스는 이를 두고 ‘가치를눈으로 볼 수는 없는데, 그것은 상품의 자연적 속성과는 전혀 상관이 없기 때문‘이라고 말한다. - P109

 그럼 교환가치는 대체 어디서 오는 걸까? 그것은 사회에서 온다. 사물 그 자체가 아니라 사물이 놓인 사회적 관계에의해 생긴다고도 할 수 있다. 교환가치는 자본제 사회라는 시스템 속에서 발생하는 추상적이고도 사회적인 속성인 것이다. - P110

앞에서 자본제 사회에서는 노동도 노동력이라는 상품이 된다고 했는데, 그렇다면 다른상품과 완전히 동일하게 노동도 이중성을 띠고 있을 것이라 유추할 수 있다. 바로 구체적 유용노동(질)과 추상적 인간노동(양)이다. - P110

상품에 투입되는 노동 중 사용가치를 만드는 부분을 제외하고 남는 것, 즉 순수하게 양적으로만 구분이가능한 노동이 바로 추상적 인간노동이다. - P110

노동의 이중성에 대한 견해는 『자본론』을 읽을 때 대단히 중요한 관점이며 뒤에서도 반복적으로 등장한다. 여기서 제대로 알아두도록 하자. - P111

그러나 추상적 인간노동은 이 환상 같은 무언가를 생산하려 한다. 마르크스는 이 무언가가 한없이 증가하는 운동 자체를 ‘자본‘이라고 부른다. - P111

자본은 뭘까? 먼저 돈이 있다. 돈은 상품으로 바꿀 수 있다. 즉 돈으로 상품을 사는 것이다. 그리고 그것을 다시 판다.  - P112

그런데 얼핏 생각해보면 지금 예로 든 것처럼 1만 엔에 사 온것을 다른 사람에게 1만 5000엔에 판매하는 일은 불가능해 보인다. - P112

하지만 이 공식은 오히려 자본의 본질을 나타낸다. 상인자본(merchant‘s capital)을 생각해보자. 이 공식에 대입하면 상인자본의 증식 운동은 G-W-G‘ 그 자체다. - P112

여기서 중요한 점은 처음에서 마지막으로 이행하는 과정에서 G가 계속 늘어난다는 것이다. 재산을 모은다는 표현 자체가 잉여가치가 축적되어 커지는 것을 의미한다. - P113

금융자본(financial capital) 또한 마찬가지다. 금융자본의 전형적인 거래는 대부(돈을 빌려주는 것)다.  - P113

그런데 금융자본에서 G는 직접 G‘가 된다. 무엇이 이를 가능하게하는 걸까?
따지고 보면 이는 부등가교환이다. 100만 엔을 150만 엔과 교환된 것이니 말이다. - P113

부등가교환인 것은 상인자본도 마찬가지다. 상인자본은 무역으로 물건을 싸게 사서 비싸게 파는 방식으로 막대한 부를 쌓는다. 이런 부등가교환이 가능한 것은 매매하는 곳이 공간적으로 멀리 떨어져 있기 때문이다.  - P114

그런데 근대 자본제 사회는 여기서 예로 든 것처럼 분명하게 알수 있는 부등가교환에 의해 잉여가치를 얻지 않는다. 자본제 사회의 특징은 등가교환의 원칙에 따라 모든 것을 그 가치대로 매매한다는 것이다. - P114

G에서 출발했다가 W로 바뀌는 것은 앞과 동일하다. 그런데그 W의 내용을 잘 보면, ‘Pm (생산수단)+Ar(노동력)‘이라고 되어있다. Pm은 Production Method의 약어로 ‘생산수단‘을 의미하고, Ar Arbeit 의 약어로 ‘노동력‘을 의미한다. - P115

사업을 해서 돈을 버는 일반적인 과정이기 때문이다. 하지만 핵심은매매는 전부 등가교환을 바탕으로 이루어진다는 것, 즉 가치대로이루어진다는 데에 있다. 모든 것이 가치에 따라 동일하게 매매되는데 어떻게 해서 가치가 증대되었는가? 이것이 문제다. - P116

생산수단(Pm)도 노동력(Ar) 도, 원칙대로라면 등가교환된 것이어야 한다. 공장, 기계, 원료 등을 공짜로 가져온 것도 아니고공짜로 부려먹는 노예를 데려온 것도 아니니까. 그렇다면 G는 어떻게 G‘가 될 수 있을까? - P116

이러한 자본 증식이 가능한 이유, 바꿔 말하면 ‘잉여가치의 원천‘은 무엇일까?  - P117

 앞서 말한 산업자본 공식에 대입해보면, 마르크스는 잉여가치가 노동력(Ar)에 의해서만 생긴다고 지적한 것이다. - P117

노동력으로 잉여가치를 생산할 수 있는 것은 노동에 의해 형성되는 가치가 노동력의 가치보다 크기 때문이다. - P118

 만약 노동자가 1만 엔을 받는데 8000엔의 가치밖에 생산하지 않는다면 이는 노동자가 자본가를 착취한 것이고 자본가는 결국 파산할 것이다. - P118

노동자가 형성하는 가치 > 노동력의 가치


이렇게 노동자가 노동력에 든 비용보다 큰 가치를 생산하는것을 잉여가치의 착취라고 한다. 이는 자본주의 사회에서 반드시발생하는 일이다. - P118

 잉여가치는 노동력이라는 상품의 사용가치가 교환가치보다 크기 때문에 태어난다고 할 수 있다. - P119

이 부분을 이해하려면 마르크스에게 영향을 미쳤고 비판의 대상이기도 했던 데이비드 리카도(David Ricardo)의 ‘임금 생존비설‘이라는 학설을 참조할 필요가 있다. - P120

리카도는 노동자가 과도하게 착취당해 죽을 정도로 낮지는않고, 그렇다고 해서 부자가 되어 일하지 않아도 될 정도로 높지도 않은 수준을 상정한 뒤 그것을 ‘생존(生存費)‘라고 불렀다. - P120

문제는 이 ‘필요‘가 어느 정도냐는 것이다. 이에 대해 어떻게 생각할지는 상당히 까다롭다. 우리가 노동자, 근로자로서 생활하는데 급여가 얼마나 필요한지를 생각해보면 그 정도는 당연히 사람마다 제각각일 것이다. - P121

리카도와 마르크스는 ‘최저한의생활‘, 즉 간신히 살아갈 수 있는 수준이라고 언급하지만, 그와 동시에 마르크스는 ‘그것만으로 결정되진 않는다.‘라고도 말한다. - P121

어느 정도나 받아야 하는지에 대한 감각은 자신에 대한 평가와도 연관이 있다. 나는 ‘이 정도 여유 있게 사는 건 당연하지.‘라는 생각을 항상 유지하려고 노력한다. - P122

거품경제 시대의 일본 노동자들은 필요 수준이 대단히 높았다.
"일주일에 한 번은 고급 레스토랑에서 식사를 하는 게 당연하지. 그 정도는 할 수 있어야 일할 맛이 나지."
이 정도가 거품경제 시대의 필요 수준이었다. 지금은 "분식집이나 국수집이면 되지." 정도인 듯하다. - P122

언론 매체는 ‘물질 지상주의에서 벗어난 새로운 가치관‘이라고좋게 평가하거나 반대로 ‘욕망을 잃고 점점 더 기운이 빠진 일본이 되게 만드는 원흉‘이라고 비판하지만, 아무 개념도 들어 있지않은 이런 논평은 무의미할 뿐이다. 문제는 마르크스가 말하는문화적 맥락에서 일본 노동자 계급은 과거 30년간 계속 후퇴하고 있다는 것이다.  - P1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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