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학자들은 논리의 세계 안에서만 연구 활동을 하지는 않는다. 경험에서 얻은 직관과 세상에서 일어나는 현상에 대한 관찰을 엄밀한 논리적 사고나 서술보다 우선시할 때도 많다. - P120

 대다수 수학자는 의식적이든 무의식적이든 수학에서 힐베르트가 추구하던 형식주의의 방향을 따른다. 그 길의 끝에 수학자들이 찾는 이상향은 존재하지 않는다는것을 알지만 그 방향이 옳은 길이라고 믿고 가는 것이다. - P121

기호의 힘

 하지만 정작 가장 큰 비중을 차지하는 요인은 바로새로운 기호의 발명과 활용이라는 것에 수학사를 연구하는 대다수 학자가 동의할 것이다. - P121

다. 그리스의 수학자들은 산술적으로 계산하거나 표현할 때 사용할 기호가 없어서 조금이라도 복잡한 계산을 수행하거나 산술적공식을 만드는 것이 거의 불가능했다. 수학의 기본인 문자 계산이나 이차방정식의 풀이 등도 하지 못했다. - P122

. 대수학의 아버지로 불리는 후기 알렉산드리아 시대의 디오판토스2007~284가 그리스 수학에 최초로 기호를 도입했다고 알려져 있지만 그것은 기존 알파벳의 생략기호를 사용한 것에 불과했다. - P122

0이란 숫자는 물건의 개수를 세는 데는 등장하지 않으므로 자연스럽게 생각할 수 있는 숫자는 아니다.  - P123

현대에 사는 우리는 어려서부터 수학을 배우며 아라비아숫자, 덧셈(+), 뺄셈(-), 등호(=) 등의 수학기호를 사용해서 기호의 발명과 사용이 얼마나 힘든 과정을 통해 이루어졌는지 상상하기가 쉽지 않다. 옛날에 그 수많은 위대한 수학자조차도 기호 사용법을 몰랐던 것을 보면 그 중요성을 깨닫기가 쉽지 않은것은 분명하다.  - P124

16세기에 (아직은) 종교의 중심지이자 최고의 문화국이던 이탈리아에서 3차 방정식의 해법을 구하고자 델 페로scipione del Ferro,
1465-1526, 타르탈리아Tartaglia, 1499~1557 (말더듬이란 뜻의 별명으로 본명은 ‘니콜로 폰타나Niccolo Fontana‘ 이다), 카르다노Gerolamo Cardano,
1501~1576 등이 치열하게 경쟁했던 이야기는 매우 유명하다. 그들은 그 복잡한 방정식의 해법을 구할 때 미지수를 문자 x로 나타내고 수행하는 계산법을 알지 못했다. - P125

제곱이나 제곱근 기호도 아직은 없을 때여서지금 우리 눈에는 비에트의 수식이 그냥 말로 쓴 문장과 같은 느낌이 든다. 문자 계산에 결정적인 공헌을 한 또 다른 사람은 바로데카르트다. 데카르트는 요즘 우리가 쓰는 방식대로 미지수는 알파벳의 뒤에 나오는 문자 x,y,z를 쓰고, 계수와 같은 상수는 알파벳의 앞에 나오는 문자 a, b, c를 썼다. - P126

오일러는 원주율 ㅠ,
자연 상수 e, 수열의 합을 나타내는 기호 La 등을 만들었다. 또한 삼각함수 기호표시법 sin(e), cos(e) 그리고 e^it=cost+ i×sint와같은 식도 만들었다.  - P127

집합set, 함수function, 그래프graph, 군group 등 기존의 단어에 수학적 의미를 부여하여 쓸 때도 있지만 위상수학topology (토폴로지), 동형함수 homomorphism (호모모피즘), 호몰로지 homology, 코호몰로지cohomology 등 신조어를 만들어 사용하기도 한다.  - P128

 20년쯤 전까지는 우리나라의 많은 대학에서 이 이름으로 수학과 전공과목을 개설했다. 하지만 현대논리학은 어차피 기호를 사용하며 기호논리학이라는 별도의 논리학 분야가 있는 것은 아니다. 그냥 수리논리학또는 현대논리학 또는 수학기초론이라고 부르는 것이 더 타당해보인다. - P128

대학교에서 집합론, 위상수학, 해석학 등을 가르칠 때 학생들이 쉬운 내용인데도 의외로 잘 활용하지 못하는 것이 바로 최댓값과 최솟값의 의미다.  - P129

쉬운 예를 하나 들어보자.

"열린구간 (0, 1) 은 최댓값을 갖지 않는다."

이것은 당연한 말인가? 그렇다면 그것을 어떻게 보일 것인가? - P130

사실 이러한 최댓값에 대한 논리는 단순한 언어적인 논리로 볼 수도 있다. 수학에서 언어적인 의미를 잘 이해하지 못해 오해가 생기는 예도 하나 들어보자. ‘각의 삼등분 작도 문제‘라는 유명한 문제가 있다.  - P131

의외로 많은 사람이 자와 컴퍼스만으로 임의의 각을 삼등분하는 방법을 찾아 나서거나 자신이 이미 찾았다고 주장하는 것이다. 이는 그들이 "삼등분하는 방법이 존재하지 않는다"라는 말과 "삼등분하는 방법을 찾지 못한다"라는 말의 의미에 어떤 차이가 있는지를 이해하지 못해서 발생하는 해프닝이다. - P131

pi의 초월성은 1882년에독일의 린데만Ferdinand von Lindemann, 1852~1939 이 이미 증명했고, 따라서 pi는 초월수이므로 작도할 수 없으니(작도할 수 있다는 말은그것이 다항식의 근이 되는 수, 즉 대수적 수라는 뜻이다), 수학과 교수들은 그가 제시한 작도법을 쳐다보려고도 하지 않았을 것이다. - P132

보통 우리말로 ‘역설‘이라고도 하지만 나는 그냥 패러독스라는 용어를 쓰겠다. 왜냐하면 역설이라는 말은 원래 명사보다는 ‘역설적‘ 또는 ‘역설적으로‘라는관형사 또는 부사어로 주로 쓰던 말이기도 하고, 국립국어원의해석에 따르면 ‘역설적‘은 ‘어떤 주장이나 이론이 겉보기에는 모순되는 것이 있으나 그 속에 중요한 진리가 함축되어 있는‘이라는 의미로 패러독스보다는 좁은 뜻이기 때문이다. - P13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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