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전에 다 읽었던 기억은 있지만 독후감을 써 본 기억은 없다.
독후감도 쓰다만 것이 수두룩하다.


. 주요 원천은 경찰의 심문 조서, 후베르트 블로르나 변호사, 그리고 그의 고등학교 친구이자 대학 동창인 페터 하흐 검사이다. 하흐 검사는 심문 조서, 수사 당국의 조치들과 수사 결과들을 아직 정식으로 문서화되지 않았을 경우에 한해 보충해 주기도 했다. - P9

 블로르나는 그 자신이 이 사건의 전모를 완전히 밝힐 수는없었지만 그래도 "잘 생각해보면 설명하지 못할 것도 없고, 오히려 논리적으로까지 설명할 수 있을 거라고" 보고 있었던 것이다. - P10

여기에서 지나치게 원천 운운해서 이 보고가 때때로 ‘물 흐르는‘ 것처럼 느껴진다면, 그에 대해 양해를 구한다. 그것은 어쩔수 없는 것이었다. ‘원천들‘이니, ‘흐름‘이니 하면서 ‘구성‘이라는 말을 할 수는 없다. - P10

이는 모은 물을 더 낮은 곳으로 흘러내리게 하거나 가능하다면 규칙대로 혹은 순리대로, 당국에서 만들어 놓은 하수관이나 배수관으로 올바르게 이끌기 위해서였다. 그러니까 여기서 의도하는 바는 다름 아닌 일종의 배수 혹은 물 빼기 작업이다. 명명백백한 정리 과정이다!  - P11

아무래도 흐름의 중단, 흐름의 정체, 모래의 퇴적, 유도 작업의 실패, "함께 흐를 수 없는" 원천들, 게다가 지하의 흐름들도 있기 때문이다. - P11

여기서 한 번쯤 언급되어야 할 사건은 끔찍한 것들이다. 1974년 2월 20일 수요일, 여성 카니발* 전날 밤, 어느 도시에서 스물일곱 살의 젊은 여자가 저녁 6시 45분경 누군가가 주최하는 댄스파티에 참석하기 위해 집을 나선다. - P11

뫼딩은 여러 차례의 심문으로 이 젊은 여자를 알고 있었고 그녀에 대해 어느 정도 동점심을 느끼고 있던 터라, 한순간도 그녀의 진술을 의심하지 않는다. - P12

여기서 피에 대해 너무 많이 이야기해서는 안 된다. 단지 부득이한 경우의 정도 차이는 불가피하다. 그러니 이런 광경에 관해서는 텔레비전과 영화, 혹은 이런 종류의 공포물과 뮤지컬을 참조하기 바란다. - P12

 퇴트게스는 다 해진 침대 시트를 즉흥적으로 어설프게 재단해 만든 아랍 족장의 옷을 입은 채 총을 맞고 죽어 있었다. 그러나 순백의 바탕 위의 새빨간 피가 어떤 효과를 내는지는 누구나 알고있다.  - P12

축제 분위기로 술렁이는 이 도시 서쪽 숲에서 재의 수요일에야 역시 총에 맞은 사진 기자 아돌프 쇠너의 시체가 발견되자한동안 그도 블룸의 희생자일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었으나, 증거 불충분으로 밝혀졌다. - P13

 퇴트게스 옆에서 발견된 범행 도구가 절대 쇠너를 죽일 때 사용한 무기일 수는 없음을 일찍이 밝혀냈음에도 불구하고, 수사 당국은 한동안 블룸에게 혐의를 두고 있었다. 바로 동기 때문이었다. 그녀가 퇴트게스에게 복수할 이유가 있었다면, 쇠너에게 복수할 이유도 최소한 그 정도는 있었다. - P13

 범행 당시 블룸은 냉정하고 영리하게 일을 처리했다. 나중에 쇠너도 살해했느냐는 질문을 받았을 때, 그녀는 미심쩍은 반문으로 대답을 대신했다. "그래요. 왜 그를 죽이면 안 되나요?" 그러나 이후 경찰은 쇠너 살해 혐의를 그녀에게 두지 않기로 했다. - P14

카타리나 블룸을 이미 알고 있었거나 조사 과정에서 그녀의 성격을 알게 된 사람들 중, 그녀가 쇠녀를 살해했다면 분명히 자백했을 것임을 의심하는 자는 아무도 없었다. - P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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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객관적인 물질을 기본으로 하여 증거를 찾는 과학적 방법이 인간의 내면적 속성을 온전히 말하기에는 아무래도 어려워 보인다.
만약 인간 생명이 고정되어 있다면 현미경에 나타나는 물질분자의 비중이 크며 사람의 생명을 설명하고 이해하기에 크게 설득력이 있을 수 있다. 그런데 인간의 생명체는 역동적으로 움직이는 유기체라서 ‘고정화된 해석‘은 잘못된 것이다. - P39

한편 생명의 근원적 의미에 접근하는 측면에서 이런 말이 있다.
‘통제는 가라, 생명은 천금 이상의 것!‘ 이는 통제를 인간 생명과 결부할 수 없다는 것을 단적으로 표현한다. - P40

인간은 고유하고 총체적이며 독특한 생명체인데 인간 내부에서 비롯된 현상과 행위를 설명하기 위해 자연과학에서 정립한 이론과 방법인 정형화된 공식으로 인간을 해석하려는 것은 큰 오류이다. - P40

물론 과학을 통해서 생명의 일부를 인식할 수는 있다. 문제는 현시대의 과학이 그 객관성과 엄밀성을 높이기 위해 시각을 좁혀서 대상을 세분화시키고 전문화를 추구한다는 점이다. - P40

. 물질분자의 기계적 원리를 인간의 생명에 직접 도입한기계론적 생명관을 아이들에게 심어 줄 여지가 충분히 있어 보인다.
특히 생명에 대한 관념이 제대로 형성되어 있지 않은 중학생을 대상으로 이러한 프로그램을 개최한다는 것은 인간의 생명을 자칫 제한적으로 혹은 축소시켜 이해시킬 수 있는 여지가 다분하다고 본다. - P41

그러면서 간호인 스스로 내가 하는 간호는 무엇을 의미하는가, 나는무엇을 위해 간호하는가, 나의 간호는 어디로 가고 있는가. 내가 하는간호는 간호의 가치를 보태는 것인가, 하는 문제를 생각해보아야 한다. - P41

그렇다면 과학적 간호로 해결되지 않는 게 무엇인지 찾아내야 한다. 무엇보다도 지금 그것을 관찰하고 발견하는 분별력이 필요하다. 간호하면서 몸, 생명을 말하지않고 과학만 이야기하는 과학적 간호가 간호 현실의 모습이다. - P42

간호사가 간호를 하면서 얻는 느낌과 만족감의 모습은 어떠한가.
"정확한 간호, 근거중심 간호, 가치지향적인 간호, 행복한 간호‘ 등일것이다. 임상에서 과학적으로 해결이 어려운 문제, 과학적으로 맞지않다고 생각이 들 때는 없었던가? - P42

인간 생명체는 지속적으로 자신을 만들어간다. 자기보존과 자기규제의 원리로 ‘자기질서‘를 지켜나가는 것이다. 역동적 유기체인 인간의 생명을 과학적으로만 볼 수 없는 아주 큰 이유 중 하나는 계속 움직이고 있는 생명체를 단면화하고 고정화하여 부분만을 정교하게 분석한다면 생명체를 확대해석하거나 축소·은폐할 수 있는 오류를 일으킬 수 있다. - P43

과학은 근거 실증주의를 위주로 발달하며 인간학은 인간성 이해와회복에 기여하는 것으로 서로 대별된다. 간호는 인간의 생활 자체를다루며 생활은 곧 개인의 삶이요, 자신이다. 대상자 자신의 인간본연으로의 탐구에의 길로 자기이해와 자기가치를 높이는 일이다. 일상을중심으로 간호를 행하는 것이 해답인 것이다. - P4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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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부분은 마이클 센델의 책들이 생각난다.


 로터리를 어떻게 설계했는지 손님을 내려준 택시가 빈 차로 나가야 하는 구조여서, 줄을 서서 기다리는 사람들 앞을 빈 택시가 획획 지나쳐 갔다. - P91

시나가와 역 관리자들은 그런 상황을 방치하고 역 지하에 자기부상열차가 통과하는 거대한 터널공사 계획을 세웠다고 한다.
택시 정류장을 개선하면 승객도 편리하고 효율성 증가로 택시 회사의 수익도 증가하겠지만, 이런 사소한 것은 자본의 측면에서보면 별로 알 바가 아닌 모양이다. - P91

실은 ‘유용성‘과 ‘가치‘, 이 둘의 이중성 또는 대립은 『자본론』에서 다루는 중요한 주제이기도 하다. - P92

특별히 기억해야 할 부분은 자본제사회의 정의다. 자본제 사회는 물질대사 대부분이 상품의 생산, 유통유통은 곧 교환을 의미한다), 소비를 통해 이루어지는 사회다. (중략) 마르크스 자본주의관의 핵심을 『자본론』을 통해 추출한 내 나름의 해석이다. - P92

그런데 상품경제가 발달하면서 그때까지는 가정이나 공동체에서 함께 소비하기 위해 만들던 농작물도 공동체 외부에 판매할 목적으로 만들게 된다. - P93

또한 산업혁명을 시발점으로 노동력이라는 상품을 팔아 생계를 꾸리고 생활필수품을 구매하는 생활양식이 일반화된다. (중략) 이것이 산업혁명이 만들어낸사회다. - P93

 그런데 상품경제가 발달하면서 처음에는 주변부에 존재하던 상품이 점점 중요해지고, 우리가 생존하기 위해 취하는 물질대사가 상품에 의존하는 비율이 점점 커졌다. 산업혁명 이후에는 상품에 의존하는 정도가 매우 높아지게 되었다. - P93

그것은 바로 노동력과 토지다. 마르크스는 이 두 가지가 상품화되었을 때 그 사회는 자본제 사회가 된다고 간주했다. - P94

‘노동력의 상품화‘는 무엇을 의미할까? 이에 대해 마르크스는 빈정거리는 어투로 ‘이중의 의미에서 자유로운 인간‘이 바로 노동력을 상품화한 노동자라고 말한다. - P94

즉 노동자는 독자적인 생산수단을 갖고 있지 않다. 이를 바꿔 말하면 생산수단으로부터 자유롭다고 표현할 수 있다. - P95

또 하나는 신분적 속박에서의 자유다. 자본주의 이전 시대에는 기본적으로 신분적 속박과 토지에 대한 속박이 직능과 연관되어 한 몸을 이루었다.  - P95

자본주의가 성립하려면 ‘자유로운 노동자‘가 있어야 한다. - P95

『자본론』에서는 이를 프롤레타리아의 원초적 상태라고 표현한다. - P95

다음으로 ‘토지의 상품화‘에 관해 생각해보자.
전근대, 봉건제 시대에 토지는 유동적인 존재가 아니었다. 신분제가 있었으며, 토지를 자유롭게 매매할 수도 없었다. - P95

일본의 대표적 사상가인 우치다 다쓰루[内田樹]는 교육이 황폐해진 가장 큰 원인은 교육의 상품화, 대학의 시장화라고 강하게 주장한다. 

우리는 하이퍼 자본주의 사회에 살고 있다. 이곳에서는 모든것을 상품으로 간주하며, 교육 또한 예외가 아니다.  - P96

그런데 교육을 상품으로 취급하기에는 문제가 많다. 교육을 상품으로 취급하면 모순되는 점이 한두 가지가 아니기 때문이다.
돈을 내고 획득하는 것이기에, 상품은 입수한 순간부터 어떤 도움이 되어야 한다. 유용하다고 평가받을 수 있어야 하는 것이다. - P96

우리는 종종 이렇게 말한다.
"내가 어렸을 때 선생님이 이런 말씀을 하셨지. 그때는 흘려들었는데 지금에야 그 말씀의 뜻을 알겠네."
때로는 그 뜻을 평생 깨닫지 못하기도 한다. - P97

 이 폐해는 다양한 형태로 나타난다. 좋지 않은 수업 태도를 그 예로 들 수 있다. 자신들이 곧 고객이니, 수업 태도에 대해 왈가왈부하지 말라며 교사를 상점 주인 대하듯 구는 것이다. - P97

소비자는 수동적이다. 소비자의 태도를 가진 학생은 대부분지루한 표정으로 수업에 임한다. 아마도 인생이 지루한 것일 테다. 그들은 스스로 재미있는 것을 찾아서 배우자고 생각하는 것이 아니라 어디서 재미있고 신나는 게 굴러와 자신을 즐겁게 해줘야 한다고 여긴다. - P97

이것이 소비자가 된 학생의 모습이다. 그들에게 교육 상품을 판매하는 대학은 어떨까?  - P98

근래 들어 대학들이 만드는 카탈로그를 보면 아파트 분양 광고보다 더 화려한 것 같다. 우리 대학에 오면 이렇게 멋지고 낭만적인 학창 시절을 보낼 수 있다는 식이다. - P97

 과대광고를 하며 학생을 끌어모아고객님은 신과 같은 존재이니(일본에는 고객은 신이다.‘라는 말이 있다 -옮긴이) 잘해드려야 한다며 대접하는 것이다. 하지만 신을 상대로 가르칠 수는 없다.  - P97

이러한 경향은 대학뿐 아니라 초중고에도 퍼져 있다. 학력은자꾸만 저하되고, 아이들이 교실에서 수업을 제대로 듣지 않는 이릌바 ‘학급 붕괴‘ 현상마저 나타난다. - P98

한때는 유토리 교육(여유 교육)이라고 해서 교과서 분량을 줄인 적도 있다. 과도한 주입식 교육을 해서 실패했으니 최소한의기준을 마련하고 그 대신 그 내용은 확실하게 학습시키자는 취지였다. 그런대로 일리 있는 생각이지만 결과는 좋지 못했고, 그러자 다시 교과서 분량을 늘리는 쪽으로 되돌아갔다.  - P99

이처럼, 자본주의 사회는 상품화하기에 적합하지 않다고 생각했던 것도 점점 상품화하는 속성이 있다. 왜 그럴까? - P99

자본은 무조건 늘어나는 것, 오로지 양적으로 증대하는 것을 목적으로 한다. 그 외의 일은 신경 쓰지 않는다. 사람들이 잘 살게되는 것은 자본의 목적이 아니다.  - P1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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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금은 사라진 일본의 캡슐 호텔이 생각난다. 큐브 형태에 노출 콘크리트로 각 방이 된, 유리창이 둥근 것이 유일하게 있는.


1 장 빌라사보아
1931년: 건축은 기계다 - P17

1931년은 산업 혁명으로 인해 사람들의 삶이 바뀐 세상이었다. 일자리를 찾아 많은 사람이 시골을 떠나 도시로 모여들면서 어느 때보다 많은 건축물이 필요해졌다. 19세기부터는 전염병을 예방하는 백신 기술로 인구가 더 늘었다. - P17

 엘리베이터를 타고 높은 곳도 쉽게 올라갈 수 있게 되었다. 과거에는 밭일이 끝나면 집에 가서 잠을 자던 사람들이 도시에 살게 되면서 퇴근 후 가스등으로 밝혀진 거리를 걸어 다닐 수 있게 되었다.  - P17

기계는 사람을 더 나은 삶으로 인도하는 도구였다. 이 시기에 스위스태생의 르 코르뷔지에 Le Corbusier라는 건축가는 ‘건축이 기계가 될 수는 없을까?‘라는 생각을 했다. - P17

반면 철근은 공장의 뜨거운 용광로에서 나오는 인공 재료다. 시멘트 역시 공장에서 만들어지는 재료다. 공장에서 만들어지는 기계 같은 건축을 하려면 공장에서 생산되는 철근이나 시멘트를 사용해야 했다. - P20

철근과 콘크리트는 열에 의한 팽창 계수가 동일하다. 이 말은 수축과 팽창을 할 때 같은 비율로 늘어나거나 줄어든다는 것이다. 만약에 철근과 콘크리트의 열팽창 계수가 달랐다면 함께 사용할 경우 온도 변화에 따라 다르게 수축과 팽창을 하면서 부서졌을 것이다. 하지만 두 재료는 다행히 같은 열팽창 계수를 가지고 있어서 함께 사용해도 시멘트에 균열이 가지 않는다. 이는 놀라운 발견이다. - P18

철근 콘크리트로 벽을 만들 수도 있지만 르 코르뷔지에는 그보다 더 효율적인 콘크리트 기둥을 만들어 사용하기 시작했다. 기둥식으로 건물을 만들면 철근 콘크리트의 양을 줄여 건축 비용을 낮출 수 있다. - P19

비로소 서양 건축은 벽이 주는 한계와 구속으로부터 탈출하게 된 것이다.
기둥으로 건축해서 건물의 1층을 땅에서 띄운 것을 건축 용어로 ‘‘필로티pilotis‘ 구조라고 한다. 우리나라의 빌라 같은 다세대 주택의 1층에 있는 주차장이 대부분 이런 식이다. - P19

 콘크리트 기둥이 구조를 책임지면서 건축물의 입면 벽체는 지붕을 받쳐야 하는 구조의 부담이 없어졌다. 이제 입면 벽에 어떤 모양으로 구멍을 뚫어도 되었다. 건축 입면의 디자인이 자유로워진 것이다. - P19

그런데 철근 콘크리트 기둥이 지붕을받쳐 준 덕분에 이제 벽에 창문을 가로로 길게 만들 수 있게 되었다.
덕분에 바깥 경치를 파노라마 뷰로 즐길 수 있었다.  - P16

그렇다 보니 비가 오는 지역의 지붕은모두 기울어진 형태였다. 지붕이 기울어져 있으니 사람이 서 있을 수없었고, 그렇다 보니 옥상은 사용할 수 없었다. 그런데 콘크리트는 기울이지 않고 평평하게 만들어도 균열이 없거나 표면에 방수 처리를 하면 비가 새지 않는 재료다. 철근 콘크리트로 집을 짓자 지붕을 평평하게 만들고 그곳을 사람이 사용하는 정원으로 꾸밀 수 있게 되었다. - P20

 이러한 철근 콘크리트 기둥이 만드는 다섯 가지 특징인 필로티, 자유로운 평면, 자유로운 입면, 가로로 긴 창, 옥상정원을 ‘근대 건축의 원칙‘이라 부르고 이것을 르 코르뷔지에가 제창했다. - P20

이러한 근대 건축의 5원칙이 총결집된 결정체가 ‘빌라 사보아Villa Savoye‘다. - P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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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7년 플로리다 해변으로 가보자. 이라크에서 돌아온 지 얼마 안된 해군 대위 제프 데이비스가 차를 몰고 다리를 건너고 있다. 긴다리에서 바라보는 풍경은 기가 막히게 아름답다. 물위에서 태양이 눈부시게 빛나고, 하늘은 구름 한 점 없이 완벽하다. - P65

 그의 몸은 플로리다의 다리 위에 있고, 그의 발은 가속페달을 점점 세게 밟고 있다. 자동차 속도가 위험할 정도로 높아지고 있다. 하지만 그의 마음(그의 주의)은 지구를 반 바퀴돌아 이라크에 가 있다. 마음을 되찾아오려고 해도 안 된다. - P65

이 순간 데이비스 대위가 경험하고 있는 것을 우리는 ‘주의력강탈‘이라고 부른다. 이 사례는 보통 사람들이 경험하는 것보다 심각하고 극단적이긴 하지만, 주의력 강탈은 생각보다 흔한 현상이다. - P66

실험실의 주의력 연구는 철저히 통제된 상태로 이뤄진다. 우리는광선속의 크기를 나타내는 루멘의 수치를 정확히 맞춰 주변환경을 너무 밝지 않게 만든다. - P66

 그리고 가장 중요한 사항. 우리가 원하는 변숫값을 얻기 위해 우리는 당신에게 정확히 어디에 주의를집중할지를 알려준다. 그것은 인위적이고 부자연스러운 상황이다. - P66

우리의 뇌 안에서 주의력은 뇌 활동의 편향을 야기한다는쪽이든 주의력이 손을 들어주는 쪽이 뇌에서 지금 진행 중인 활동에 더 큰 영향을 행사하는 ‘상‘을 받는다.  - P67

얼마 전에 나는 우리 집에 새로 설치한 인덕션에 맞춰 바닥이 마그네틱으로 된 프라이팬 세트를 구입하려고 했다. 구글에서 ‘인덕션 팬‘을 검색해서 나오는 웹페이지들을 살펴보고, 내가 좋아하는 요리 블로거가 올린 동영상도 봤다.  - P67

다음 날 내가 지메일을 열었더니 "주방용품 덕후님 안녕하세요!"
라는 광고 배너가 나타났다. 소셜미디어 앱을 들여다보니 내 피드가 온통 프라이팬으로 채워져 있었다.  - P67

 내가 아는 회사 이름이 보이기에 그 광고들 중하나를 눌렀다. 번쩍이는 빨간색 글씨로 "아미시님, 고객님을 위한 특별 혜택입니다! 단 7분간! 서두르세요!"라는 문구가 떴을 때도 클릭을 했다. - P67

우리의 주의는 언제나 사냥감이 된다. 광고주들은 주의가 얼마나 귀중한가를 누구보다 잘 알고 있으며 당신의 주의를 사로잡는 방법도 정확히 알고 있다.  - P68

2. 현저성 두 번째 광고를 클릭했을 때 나는 그 광고의 외형적 특징에 현혹되었다. 글자의 색깔, 크기, 번쩍임.... 그 광고의 모든 외형적 특징이 ‘나를 쳐다봐!‘라고 소리치고 있었다. 헌서성(신기힘, 큰소리, 밝은 빛과 색, 움직임)이 그 자극이 있는 곳으로 우리를 끌어당기면 우리는 저항할 수가 없다. - P68

나의 섬광은 마치 자석처럼 친숙성에 이끌렸다. 그리고 현저성에 이끌렸다. 결국에는 나의 목표가 전쟁에서 이겼지만, 내가 원하는 제품을 찾기까지는 시간이 오래 걸렸고 여러 번 빙빙 돌아가야 했다. 물론 이 문제는 단순히 프라이팬 구입에 국한되지 않는다. - P69

게다가 우리는 삶의 많은 부분을 인터넷 검색뿐만 아니라 우리의 경력, 인간관계,
그리고 삶이 우리에게 던지는 모든 변화구를 탐색하는 일에 사용한다. - P69

주의력을 떨어뜨리는 힘은 크게 세 가지가 있다. 스트레스, 나쁜 기분, 위험, 이 세 가지는 따로 떼어놓기 어려울 때도 있다. - P70

심한 스트레스를 받을 때 우리는 다리 위에서 데이비스 대위가 경험했던 것처럼 갑자기 주의력을 전부 강탈당하는 느낌을 받는다. 우리의 마음은 어떤 기억이나 걱정거리에빨려 들어가며 끊임없이 이야기를 만들어내는 경향이 있다.  - P70

 그리고 지나치게 큰 스트레스를 지나치게 오래 경험하면 주의력 저하의 하강 나선에 갇힌다. 주의력이 떨어질수록 주의를 통제하기가 어려워지고, 주의를 통제하지 못하면 스트레스는 더 심해진다. - P70

내가 일하면서 만난사람들은 대부분 스트레스가 문제라는 생각을 크게 하지 않았다.
어쩌면 당신 역시 그럴지도 모른다. 내가 만나본 사람들은 스트레스를 강력한 자극제로 생각했고, 그걸 이겨내고 더 열심히 노력해서 최고가 되라는 도전이자 동기부여로 받아들였다. - P71

 그래프의 맨 꼭대기까지 올라가서 최적 수준(나는 ‘달콤한지점‘이라는 애정 어린 용어를 쓴다)에 도달할 때까지, 스트레스는 동기를 유발하는 긍정적 작용을 하며 우리에게 추진력과 집중력을 선사한다. - P72

(전략), 우리가 압박을 많이 받는 상태에 오래 머물게 되면 스트레스는 우리에게 해롭다. 우리는 최적의 스트레스 지점을 넘어서서 스드레스 곡선의 반대편으로 떨어진다. 우리가 경험하는 스트레스의 모든 장점은 빠른 속도로 사라진다. - P72

나쁜 기분이란 만성적인 우울감과 부정적인 소식을 들었을 때의 기분을 모두 포함한다. 원인이야 어떻든 간에 기분이 나빠지면우리는 부정적인 생각을 반추하는 악순환에 빠져든다. - P72

예컨대 글자 몇 개를 순서대로 암기하고 나서 암산으로 수학문제를 풀어보게 한다. 나쁜 기분을 유도한 다음에는 항상 점수가떨어진다. 정확도가 떨어지고, 속도가 느려지고, 일관성도 떨어진다.³ - P73

1장에서 설명한 ‘섬광‘을 기억하는가? 우리의 의지대로 주의의 방향을 조정하는 강력한 능력 말이다. 피시식. 그런 능력은 사그라졌다. 밝고 안정적이었던 그 섬광이 위태롭게 떨리고 집중력은 그림자 속으로 흩어져버리는 광경을 상상해보라. - P73

위협을 받는 상황에서 주의력은 두 가지 방식으로 재설정된다. (1) 위협에 대한 경계가 높아진다. (2) 주의력이 자극에 의해움직이게 되므로, 위협이 느껴지는 것은 무엇이든 주의를 끌고 사로잡는다. 여기에는 생존과 관련된 명백한 이유가 있다. - P73

위협을 당하고 있다는느낌이 들면 ‘고도의 경계‘ 태세로 빠르게 전환해야만 했다. 그리고 인류는 진화의 과정에서 마치 생명보험을 하나 더 드는 것처럼,
위협적인 자극이 주의를 확 사로잡아 붙잡아두도록 했다. - P74

. 만약 인간이 눈앞의 과제에 지나치게 몰두한 나머지 자신을 따라오는 포식자를 발견하지 못했다면 그걸로 끝이다. 위협을 당하고 있다는느낌이 들면 ‘고도의 경계 태세로 빠르게 전환해야만 했다. 그리고 인류는 진화의 과정에서 마치 생명보험을 하나 더 드는 것처럼,
위협적인 자극이 주의를 확 사로잡아 붙잡아두도록 했다. - P74

그러나 이런 능력에는 단점도 있었다. 그것은 그들이 아름다운 묘비명을 쓰거나 복잡한 기계를 제작하지 못했던 이유를 설명해준다. 항상 위협을 느끼는 사람은 어떤 과제나 경험에 깊이 빠져들 수가 없다.⁴ - P74

실험실에서 위협에 관해 연구할 때 우리는 사람들이 정말로신체적 안전이 위협당한다고 느끼는 상황을 만들지는 않는다. 그것은 실험 윤리에 어긋나기 때문이다. - P74

. 전쟁터에 나가거나 실전 사격훈련을 하는 군인도 있고, 강풍 속에서 위험한 불길과 싸우는 소방관도 있다. 대부분의 사람들에게 위협이란 문자 그대로 위협은 아닐 것이다.  - P74

 어떻게 보면 인간의 뇌는 3500년동안 하나도 변하지 않았다는 것이다.⁵ 위협을 당하고 있다고 믿을때 인간의 뇌는 눈앞에 있는 것이 실제로 위협이냐 아니냐와 무관하게 주의력을 재편성한다. - P75

당신이 신경과학 실험실에 가본 적이 없고 연구 후의 과학적 증거들을 본 적도 없는 사람이라 해도 스트레스, 나쁜 기분, 위협이 주의력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친다는 점은 금방 이해할 것이다. - P75

사실 우리는 주의력을 떨어뜨리는 힘들을 잘 알아차리지 못한다. 우리가 그 힘들에 둘러싸여 있을 때도 마찬가지다. 우리는 대개 그 힘들을 있는 그대로 바라보지 못한다. - P75

 아시아 여대생들을 대상으로 한 한 연구는 두 가지 흔한 고정관념을 실험했다.⁶ 첫째, 여성은 원래 수학에 약하다. 둘째, 아시아인은 원래 수학을 잘한다. - P76

 자신의 혈통을 머릿속에 의식하도록 ‘유도된‘ 집단은 높은 점수를 받았지만 젠더 정체성을 설정한 집단은 상대적으로 낮은 점수를 받았다.
그리고 뜻밖의 반전이 있었다. 점수가 낮아진 경우는 부정적인 고정관념을 의식할 때만이 아니었다. - P76

(전략) 즉 그들은 그 기대를 충족하지 못하면 그 긍정적 고정관념을 강화하는 데 실패할 수도 있다는 ‘위협‘을 느꼈다. 고정관념 위협은 양방향으로 작동할 수 있다. - P76

 즉 당신이 스스로 어떤집단의 일원이라고 인식한다면 그 집단에 대한 고정관념은 당신에게 해롭다. - P76

이런 연구 결과는 왜 중요한가? 고정관념이 주의력에 위협이되는 이유를 보여주기 때문이다. 고정관념은 주의력을 선점한다. - P77

얼마 전에 마이애미대학의 총장 훌리오 프랭크 Julio Frenk 박사에게내 연구에 관한 프레젠테이션을 했다. 프랭크 박사는 우리 연구진의 이야기를 듣고 우리에게 대학 이사회 임원들의 마음챙김 훈련을 의뢰하고 싶어 했다. - P79

 우선 스트레스가 많은 시기에는 인지능력이 떨어진다는 점을 설명했다. 주의력을 저하시키는 요인들이 우리에게 어떤 피해를 입히는지에 관한 나의설명이 끝나자 프랭크 박사는 질문이 있다고 했다.
"그런데 내가 스트레스를 받는 상태가 아니라면요?"
그는 처리할 일이 많다는 것은 인정했지만, 그 일들이 스트레스로 느껴지지는 않는다고 말했다. - P7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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