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장

수학 모임에 가입하자

힐베르트의 스물세 문제



1900년에 독일 수학자 다비트 힐베르트 David Hibert는 파리국제수학자총회에서 그때까지 수학자들이 풀지 못한 스물세 가지 문제를 발표했다. 힐베르트는 수학계가 단결해야만 수학의 ‘멸종‘을 막을 수 있다고 했다. - P138

힐베르트가 제시한 스물세 문제 중 아주 빨리 풀린 문제들도 있다. ‘두 사면체(삼각 평면 4개로 둘러싸인 입체 도형)의 높이와 밑면이 같다면, 두 사면체는 언제나 부피가 같은가‘ 하는 세 번째 문제가 그 예이다. 1902년에 맥스 덴 Max Dehn은 다음 쪽 상단과 같은 그림을 제시하면서 이 문제에 "아니다"라는 답을 내놓았다. - P140

힐베르트가 낸 여덟 번째 문제는 소수의 분포를 다룬 리만가설이다. 20세기가 끝나가는데도 리만가설이 풀리지 않자 클레이수학연구소(수학 지식을 보급하고 증진할 목적으로 미국에 세워진 수학 재단이다)는 내부적으로 리만가설을 21세기에 풀어야 할 문제 목록에 올렸다. - P141

힐베르트의 열여덟 번째 문제는 오렌지 같은 구형 물체를 가장 조밀하게 쌓는 방법을 고민한 케플러의 구 쌓기 추측‘을 증명하는 것이었는데, 20세기가 끝나기 직전인 1998년에 토머스 헤일스가 피라미드 형태로 쌓아야만 구를 가장 많이 쌓을 수 있음을 입증했다.


• 케플러의 구 쌓기 추측 문제는 17장에서 살펴보았다. - P141

힐베르트는 스물세 문제를 낸 직후에 말했다. "수학 문제는 어려워야 합니다. 그래야 우리를 유혹할 수 있으니까요. 하지만 전혀 풀 수 없는 문제여서도 안 됩니다. 우리의 노력을 조롱하려는 목적이 아니라면 말입니다."²⁸
힐베르트는 말했다. "모든 수학 문제를 결국 풀 수 있다는 확신이 수학자를 연구하게 합니다. 수학자들은 언제나 끊임없이 들려오는 내면의 목소리, 풀리지 않은 문제가 있다는 소리를 듣습니다. 우리는 그 문제를 해결해야 합니다."²⁸ (중략).
"다른 과학 분야들이 수많은 하위 분야로 쪼개진 결과 과학자들이서로를 거의 이해할 수 없어 연대가 느슨해지고 있습니다. 우리 수학도 그 운명을 받아들일지 결정해야 합니다."²⁸ - P142

28. D. Hilbert, "Mathematical Problems," Bulletin of the American Mathematical Society, vol. 37, no. 4, pp. 407-36, 2000. A 10.orien - P387

문제 20 본문에서 밑면과 높이가 같아도 부피가 다른 사면체가 있다고 했다. 사면체의 부피 구하는 공식은 생각하지 말고, 밑면과 높이가 같지만 부피는 다른 두 사면체의 다른 예를 제시해보자. - P143

21장

마음이 맞는 친구를 찾아보자

쌍둥이 소수 추측

중국에서 미국으로 이민을 온 장이탕은 1991년에 퍼듀 대학교에서 수학 박사 학위를 받았다. (중략). 그래도 수학으로 위로를 받았던 그는 몇 년이나 시간을 들여 ‘쌍둥이 소수 추측Twin Prime Conjecture‘이라는 유명한수학 문제를 연구했다. (중략). 그저 쌍둥이 소수 추측이 옳은지를 알고싶었다. - P147

2013년 어느 날, 뉴햄프셔 대학교에서 시간 강사로 일하던 장이탕은 저명한 수학 학술지인 《수학 연보 Annals of Mathematics》에 논문을 보냈다. (중략). 정확히 말해서 장이탕은 차가 2인 소수 쌍이 무한히 존재한다는 사실을 입증하지 않았다. 대신에 두 소수의 차가 7000만보다 작은 소수 쌍이 무한히 존재한다는 사실을 입증했다. - P148

오랫동안 수학자들은 소수가 사람처럼 ‘행동‘한다고 생각했다. 소수들은 마음이 맞는 친구들 옆에 있는 걸 가장 중요하게 여기는 것 같았기 때문이다. 특히 먼 곳에 떨어져 있는 소수들은 마음 맞는 친구 찾기를 아주 중요하게 생각하는 것 같았다. - P149

장이탕의 발견에 수학자들이 그토록 놀란 이유는 무엇일까? 7000만이라는 수는 2에 비하면 너무나도 큰 수처럼 보이지만, 그래도 수직선 위에 존재하는 수이기 때문이다(무한이 아니다). 장이탕은 유한한 수가 두 수의 차가 되는 소수 쌍이 무한히 많다는 증거를 처음으로 제시했다. - P151

이름 없는 수학자에서 갑자기 수학계의 슈퍼 스타가 된 장이탕은말했다. "제 마음은 아주 평온합니다. 돈도 명예도 크게 욕심이 없습니다. 그저 조용한 곳에서 혼자 연구를 할 수 있다면 그걸로 충분합니다."³⁴ - P151

34. E. Klarreich, "Unheralded Mathematician Bridges the Prime Gap," Quanta, May 19,
2013. Available at: https://www.quantamagazine.org/yitang-zhang-proves-land-mark-theorem-in-,distribution-of-primenumbers-20130519/. Accessed March 23,
2019. - P387

44장

호기심을 쫓아가자

공간을 가득 채운 곡선

1800년대에 이탈리아 수학자 주세페 페아노Giuseppe Peana는 정사각형 같은 공간을 완전히 채우는 곡선이 존재하는지 궁금했다. - P300

우리가 반드시 알아야 할 내용은, 선분은 길이는 있지만 너비는 없는 1차원 물체이고 정사각형은 길이와 너비가 있는 2차원 물체라는것이다. - P301

선분은 너비가 없기 때문에 우리가 사는 유한한 세상에서는 공간을 채우는 곡선이 존재할 수 없음을 페아노도 알았다. 하지만 무한세상에서도 그런 곡선이 존재하지 않는지 알고 싶었다. - P302

페아노는 점점 더 등분하는(세분하는) 선분(곡선)이 점점 더 등분하는 정사각형(곡선으로 완전히 채우고자 희망하는 ‘공간‘) 안에 배치될 수 있는 일련의 유한 그림에 관한 정의를 내리기로 했다. - P302

유한 물체를 무한히 그려 무한 구조물을 만들려면 단계마다 따라야 할 규칙이 있음을 페아노는 알았다. 첫째, 단계마다 선분은 필요한만큼(원하는 만큼) 늘릴 수 있어야 한다. 그리고 정사각형 안으로 들어가기 전에 선분 위에서 ‘가까이 있었던 점들은 정사각형 안으로 들어간 뒤에도 반드시 ‘가까이‘ 있어야 한다. - P304

그런데 안타깝게도 페아노의 모형에서 구부러진 곡선은 이 필수규칙 가운데 최소한 하나를 어길 수밖에 없다. - P304

독일의 수학자 다비트 힐베르트는 페아노의 곡선을 살펴보다가 조금 더 단순하고 정교한 곡선을 찾아냈다. ‘의사(가짜) 힐베르트 곡선pseudo Hibert curve‘이라고 알려진 다음 곡선을 그려보면 힐베르트 공간채움 곡선Hilbert space-filling curve을 이해할 수 있을 것이다. - P305

뉴턴은 자신의 저서 <프린키피아 Principia》에서 공간을 채우는 곡선을 금하려고 했다. 1차원 선을 2차원 정사각형으로 변형한다는 생각이 뉴턴이 아는 기하학의 기반을 위태롭게 흔들었기 때문이다. 하지만 지금은 공간을 채우는 곡선(힐베르트의 공간을 채우는 곡선이 가장 유명하다)이 없다고 의심하는 수학자는 거의 없다. - P306

45장

상상력을 길러보자

분수 차원


3차원 세상에 사는 우리는 1차원, 2차원, 3차원에 속한 물체를 쉽게 볼 수 있다. - P308

그런데 이 세상에는 1, 2, 3 같은 정수로 표현할 수 없는 차원을 가진 물체도 존재한다. 예를 들어 코흐 곡선 Koch curve은 1차원인 선과 2차원인 종이 사이에 놓인 차원에 존재한다. 다시 말해서, 코흐 곡선은 대략 1.26185 차원에 존재한다. - P309

한 물체의 차원을 결정하려면 일단 그 물체를 몇 번 복사해야 길이는 2배이고 모양은 같은 물체를 만들 수 있는지를 알아봐야 한다. - P311

즉, n차원의 물체의 길이를 S배로 늘리려면 그 물체가 Sⁿ개 있어야한다. 차원에 관한 이 정의는 1차원 선, 2차원 종이, 3차원 상자뿐 아니라 코흐 곡선의 차원을 결정할 때도 적용할 수 있다. - P314

원본 코흐 곡선의 길이를 3배 늘리려면 원본 코흐 곡선이 4개 있어야 한다. 코흐 곡선 4개면 원본 코흐 곡선보다 3배 길고, 모양은 같은 코흐 곡선을 만들 수 있다.  - P315

코흐 곡선을 통해 우리는 신기한 분수 차원의 세상을 살짝 들여다봤다. 분수 차원을 볼 수 있는 상상력을 기르면 독특한 가능성을 향해 마음을 활짝 열 수 있을 것이다. - P316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34장


균형을 찾자

부호 이론


(전략).
당신은 위험에 처한 것이 분명하다. 하지만 CHIXZ가 어디일까? 당신의 뇌는 ‘CHIXZ‘라는 단어가 진짜 단어가 아님을 깨달았다. (중략). Chi로 시작하고 5개 알파벳으로 이루어진 나라 이름이 있을까? 당신은 곧바로 ‘중국(China)‘을 떠올렸다. (중략). 생각해보니 칠레(Chile)도 Chi로 시작하는 다섯 글자 나라였다. 당신은 어디로 가야 할까? 정답을 알려면 암호의 오류를 수정할 방법을 찾아야 했다. - P238

채널에 있는 방해 전파와 같은 ‘잡음 noise‘은 제대로 된메시지 전송을 막는다. 따라서 오류가 생겼음을 감지할 수 있을 뿐아니라 오류를 수정할 수 있게 설계된 부호가 좋은 부호이다.•


• 부호 이론에서 부호가 꼭 비밀일 필요는 없다. 비밀 암호는 부호 이론과는 또 다른 수학분야인 암호학 cryptology에서 다룬다. - P238

이 암호를 해독할 때는 ‘다수 해독법 majority decoding‘을 사용할 수 있다. 3개씩 짝지은 글자 짝에서 가장 많이 나오는 글자를 진짜 암호라고 판단하는 것이다. (중략).
물론 글자를 반복하는 횟수가 반드시 3회일 이유는 없다. 30회, 300회, 3000회여도 상관없다. - P239

 하지만 암호가 길어지면 전송 시간도 길어진다. - P240

그렇다면 이런 질문이 이어 떠오른다. 암호를 제대로 해독할 수 있으면서도 빠른 속도로 암호를 전송할 수 있는 적절한 글자 반복 횟수를 찾을 수 있을까? 1948년에 수학자 클로드 섀넌Claude Shannon은 「통신에 관한 수학적 이론 A Mathematical Theory of Communication」이라는 논문에서 ‘최적‘ 부호가 존재함을 입증했다. - P240

문제 34 ISBN(국제 표준 도서번호)은 출간된 책에 부여하는 13자리 고유 번호이다. 13개 번호는 다음 순서대로 다섯 부분으로 나누어지고, 각 부분은 붙임표(-)로 분리해 표기한다.⁴⁵


•접두부 ISBN의 첫 번째 부분으로 978이나 979 를 쓴다.
・국별 번호 책을 발행한 나라 번호나 지역 번호를 두 자릿수로표기한다.
•발행자 번호 책을 출간한 발행자의 번호를 네 자릿수로 표기한다.
•서명 식별 번호 책의 제목이나 판본을 나타내는 수를 세 자릿수로 표기한다.
체크 기호 접두부, 국별 번호, 발행자 번호, 서명 식별 번호를 공식에 넣어 계산한 한 자릿수로 표기한다. - P241

(4) ISBN은 오류를 고칠 수 있는 암호인가? - P243

45. International ISBN Agency, "International ISBN Agency," About ISBN, 2014. Avail-able at:2019.
https://www.isbn-international.org/content/whatisbn. Accessed May 20, - P388

37장


답이 있는 문제에 고마워하자


브라우어르의 부동점 정리

국립 공원, 도심지, 병원에 걸려 있는 안내 지도에는 현재 위치가표시되어 있는 경우가 많다. 낯선 곳에서 이 표지를 발견할 때마다 나는 안심한다. - P255

(전략). 이 세상과 수학이 당신을 정신없이 휘감을 때는 브라우어르의 부동점 정리 Brouwer‘s Fixed Point Theorem를 생각하면서 잠시 평온한 시간을 누려보자.
브라우어르의 부동점 정리에 따르면 ‘어떤 장소에 그 장소를 그린지도를 들고 서 있으면, 그 지도 위에는 그 사람이 서 있는 위치를 표시한 점이 적어도 1개는 있다.‘ - P255

부동점은 변화가 생긴 뒤에도 위치가 바뀌지 않는 점이다. 변화란 지형에 존재하는 실제 도로나 자연물을 지도에서는 줄이는 작업을 의미할 수도 있고, 아이들이 바람개비를 돌리며 가지고 노는 일처럼 간단한 행동을 의미할 수도 있다. - P257

브라우어르의 부동점 정리를 적용하려면 세 가지 조건을 만족해야한다. 첫째, 변형하는 물체나 장소는 반드시 경계가 있는 한정된 공간을 차지하고 있어야 한다. (중략). 둘째, 변형하는 물체나 장소에는 구멍이 없어야 한다. (중략). 셋째, 변화가 진행될 때는 모든 점이 연속적인 방식으로 움직여야 한다.(후략). - P258

브라우어르의 부동점 정리는 공학, 의학, 경제학 등 여러 분야에 폭넓게 적용할 수 있다. 존 폰 노이만John von Neumann 은 1937년에 부동점 정리를 이용한 경제 모형을 제시하면서 "모든 상품은 공급과 수요가 같아지는 가격이 항상 존재한다"라고 했다.⁴⁶ - P260

46. H. Scarf, "Fixed-Point Theorems and Economic Analysis: Mathematical Theorems Can Be Used to Predict the Probable Effects of Changes in Economic Policy," Ameri-can Scientist, vol. 71, no. 3, pp. 289-96, 1983. - P388

17장


구체적으로 추측하자

케플러의 구 쌓기 추측

한정된 공간에 오렌지를 가장 많이 넣으려고 할 때 시도해볼 수 있는 방법은 무한할 것이다. 되는대로 마구 쌓으면서 많이 들어가기를 바랄 수도 있고, 한 오렌지를 다른 오렌지 위에 겹쳐지게 쌓을 수도있다. 전 세계 오렌지 판매상들의 방법을 따라 할 수도 있다. - P125

케플러는 말했다. "진리는 시간의 딸이고, 나는 시간의 산파가 되는일이 조금도 부끄럽지 않다." (중략). 마침내 케플러가 구 쌓기 추측을제안하고 나서 거의 400년이 지난 1998년, 미국 수학자 토머스 헤일스Thomas Hales가 250쪽이 넘는 논문을 발표해 케플러의 구 쌓기 추측이 실제로 옳다는 사실을 입증했다. - P126

수학을 공부할 때도 인생을 살아갈 때도, 추측은 우리가 나아갈 방향을 제시한다는 사실을 기억하자. 추측을 통해 게으름을 피우지 않고 진지하게 생각할 수 있다. 일단 구체적으로 추측하면 그 뒤로는 그 추측이 옳은지 그른지를 제대로 확인하고 싶다는 소망이 생긴다. - P127

문제 17 크기가 같은 동전 9개, 자, 연필, 종이를 준비하자. 이제사각형 안에 3개, 4개, 5개, 6개, 7개, 8개, 9개, 10개 동전을 최적의 방법으로 채워보자. 최적의 방법이란 동전끼리 하나도 겹치지않는 상태로 한 사각형 안에 모두 들어가게 한다는 뜻이다. - P127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Cover Story

왜 음모론은사라지지 않는가

(전략). 시대나 지역을 막론하고 왜 음모론은 사라지지 않고 계속해서 우리를 미혹하는 것일까? 혼탁한 시대 속 음모론에 휘둘리지 않고 세상을 올바르게 보려면 어떤자세가 필요할까?
먼저 사회학자 전상진은 구조적 관점에서 왜 음모론이 사라지 않는지 분석한다. 그는 음모론의 폐해가 심각하지만 근본적인 접근을 위해서는 음모론이 주범이 아니라 종범 또는 증상임을 인식해야 한다고 말한다. - P44

코로나 위기, 고구마와 사이다

우리는 대체 어떤 세상에 살지? (중략). 글을 쓰는 5월 중순 현재도 코로나19로 인해 피해가 엄청나다. 더 암담한 것은 감염병이 언제 끝날지 끝나기나 할지 그 이후 도래할 세상의 거친 윤곽마저 아무도 모른다는 거다.
위기 상황에 닥치면 말과 생각이 많아진다. 그것의 전제이자결과인 정보 역시 마찬가지다. 특히 정보 수요가 폭발적으로 증가한다. ‘어떻게 해야 내가 안전할지‘ ‘대체 언제 예전 삶으로 돌아갈수 있을지‘를 절박하게 알고 싶지만 의사도 방역 담당자도 대통령도 WHO 사무총장도 명확한 답을 주지 못한다. 마스크만 하더라도 의료 전문가들의 주장이 일관되지 않았다. - P47

전문가들이 제시하는 과학적이고 공식적인 정보가 ‘고구마‘라면 루머.가짜뉴스·음모론과 같은 자유로운 정보는 ‘사이다‘다. - P47

 자유로운 정보가 시원스런 까닭은 이중적으로 자유롭기 때문이다.
첫째, 골치 아프고 지루한 검증에서 자유롭다. (중략). 그러나 자유로운 정보의 생산자나 유포자는 책임에서 자유롭다.
둘째, 소비자의 관점에서 선택이 자유롭다. 자유로운 정보는수요자의 ‘자유로운‘ 선택권을 보장한다. 그와 달리 과학적이고 공식적인 정보는 선택권을 주지 않는다.  - P48

 크레도 콘솔란스CredoConsolans, 즉 믿을 만해서 믿는 게 아니라 믿으면 마음이 편안해지니까 믿는다.¹ - P48

References

1 Shermer, M. 2002. Why people believe weird things: Pseudoscience, superstition, andother confusions of our time. New York: A W. H. Freeman & Owl Book. p.294. - P56

자유로운 정보의 역설


현재가 코로나 시대임을 생각하면 쉽게 짐작할 수 있다. 코로나에관한 자유로운 정보가 많아지겠지. (전략), 곧 자유로운정보의 주된 온라인 확성기랄 수 있는 정보 채널이 "코로나19 바이러스가 생물 무기"라거나 "SG 송신탑이 바이러스를 전파한다"라거나 ‘시스템‘이 "펜데믹 위기의 심각성을 방조 및 조장하여 시민들을 순응적으로 만든다"라는 등의 음모론을 확산시켰다.² - P49

2 Boberg, S., Quandt, T., Schatto-Eckrodt, T., & Frischlich, L. 2020. "PandemicPopulism: Facebook Pages of Alternative News Media and the Corona Crisis--AComputational Content Analysis. arXiv preprint arXiv:2004.02566. - P56

안타깝게도 그렇지 않다. 현재 한국에서 각광받는 자유로운 정보는 선거와 관련한 음모론이다 - P49

음모론, 가짜뉴스, 루머


자유로운 정보의 속내를 살필 때다. 루머와 가짜뉴스와 음모론은 어떤 공통점과 차이를 지닐까. 먼저 차이점에 주목하자. 일단 시간순으로 보면 루머가 왕선배, 음모론이 둘째, 그리고 막내는 가짜뉴스라 할 수 있다. - P50

영국의 소설가 태리 프랫쳇Terry Pratchett이 1995년 빌 게이츠Bill Gates와의 인터뷰에서 "인터넷이 가짜뉴스를 발흥시킬 것이라 예언했다"라는 보도⁹를 보더라도 가짜뉴스의 전성기는 21세기에 시작한 것이 맞다. - P51

9 Flood, Alison. "Terry Pratchett predicted rise of fake news in 1995, says biographer" (2019-05-30) The Guardian. https://www.theguardian.com/books/2019/may/30/terry-pratchett-predicted-rise-of-fake-news-in-1995-says-biographer. - P56

형식의 측면에서도 세 가지 정보는 나름의 독특성을 보인다. 먼저 루머는 휘발성이 강한 구전mouth-to-mouth 커뮤니케이션이 중심이고, 가짜뉴스는 뉴스의 외관을 갖춘 루머나 음모론이랄 수 있고, 음모론은 나름의 완결된 스토리 라인을 갖춘 이야기 성격이 강하다. 우리의 관심이 음모론이므로 조금 더 부연하자.  - P51

 음모론은 다음의 세 가지 요소와 세 가지 배역으로 구성된 이야기다. (1) 세상에 우연은 없다. (2) 모든 건 서로 연결되어 있다. (3) 보이는 게 다가 아니다.¹² - P51

12 Butter, M. 2018. Nichts ist, wie es scheint. Über Verschwörungstheorien. Berlin:Suhrkamp Verlag. - P56

음모론이 루머보다 더 체계적이고 가짜뉴스보다 더 긴 까닭은 결국 이런 스토리 요소와 라인을 갖췄기 때문이다.¹⁴ - P51

14 Butter, 2018. - P56

고통을 설명하는 음모론


내가 음모론에 관한 책을 쓸 때 담당 편집자에게 그리고 책이 출판된 후에 관심을 가져준 고마운 소수의 독자들에게 가장 많이 들었던 질문이다. "음모론이 도대체 무엇인가요?" 짧게 답할 수 없는, 아니 그렇게 답해서는 안 되는 질문이라는 생각은 변함없다. - P52

고통의 설명은 문화의 핵심 쓸모다. - P52

20세기 초 독일에서 수행된 설문 조사 결과를 분석하면서 막스 베버 Max Weber는 많은 노동자가 교회를 떠난 이유를 다음과 같이 해설했다. "단지 소수만이 근대의 자연 과학적 이론들을 그 근거로 제시했고 다수는 현세적 세계 질서의 ‘불공정성‘을 기독교 불신의 근거로 제시했다."¹⁶ - P52

16 베버, 막스, 2008. 《종교사회학 선집》, 전성우 옮김, 나남 - P56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서문


이 책은 400년 가까이 수학자들을 괴롭혀 왔던 한 난제를 다루고있다. 1611년 독일 천문학자 요하네스 케플러Johannes Kepler(1571~1630)는 공을 가장 조밀하게 쌓는 방식은 청과물 상인이 오렌지나 토마토를 쌓을 때 쓰는 방식과 동일하다는 추측을 내놓았다. - P9

내가 케플러의 추측을 처음 알게 된 때는 1968년이었다. 당시 나는 스위스 국립공과대학 수학과 1학년이었다. 그 당시 한 기하학교수가 여담 중에 다음과 같은 말을 했다. "공을 가장 밀도 높게 쌓으려면 각각의 공이 12개의 공에 의해 둘러싸이도록 하는 배열이라고 사람들은 믿고 있다." 그 교수는 케플러가 최초로 이런 추측을 내놓았다고 말했으며, 이것은 그 유명한 페르마의 정리와 더불어 가장 오랫동안 풀리지 않고 있는 수학의 난제라고도 했다 - P10

이 책은 과학 및 과학사에 관심을 갖고 있는 일반 독자를 대상으로 씌어졌다. 따라서 고등학교에서 배우는 수학 외에 별도의 수학 지식을 요구하지는 않는다. - P11

대강의 줄거리만을 원하는 독자라면 난해한 수학이 나오는 부분은 건너뛰어도 무방하다. 그런 독자들의 편의를 위해 읽지 않아도 큰 무리가 없는 부분은 별도의 활자체를 사용했다.  - P12

나는 예루살렘에 있는 히브리 대학의 수학도서관, 하만 과학도서관, 과학사 및 과학철학 도서관에서 상당량의 귀중한 자료를 얻을수 있었다. 취리히 국립공과대학 도서관에서는 좀처럼 찾기 어려운 논문들도 구할 수 있었다. 또 이스라엘 원자력 에너지 연구소에서도 입수하기 어려운 논문을 한 편 보내주었다. 이들 기관에 감사를 드린다. - P12

1장

포탄과 멜론


영국 귀족이자 항해 전문가인 월터 랠리 Sir Walter Raleigh(1552~1618)은 새로운 지적 영역을 개척한 사람이라고 보기는 어렵다. 그의 학문적 업적에 대해서는 논란의 여지가 있다. - P17

선구적 사상가로서의 면모가 제대로 평가되고 있지는 못하지만해리엇의 과학적 업적은 매우 다양하다. (중략). 그의 과학적 발견 대부분은 사망 후 10년이 지난 시점인 1631년 출간된 그의 주저(해석학적 방법론의 적용을 통한 대수방정식의 해Artis analyticae precisad Aequationes Algebraicas Resolvender)에 담겨 있다. - P18

월터 경의 질문에 대한 답으로 해리엇은 특정한 모양의 수레에 몇 개의 포탄이 쌓여 있는지를 계산하는 데 도움이 되도록 표를 하나 만들었다. 그러나 위에서 말한 바와 같이 해리엇은 거기에 머물지 않고 한 걸음 더 나아갔다. 특정 형태로 쌓여 있는 포탄의 개수를 계산하는 공식을 고안해 냈을 뿐만 아니라, 배에 포탄을 최대한실을 수 있는 방법을 찾으려 했던 것이다. - P19

포탄은 비록 3차원 물체이지만 그보다 낮은 차원에서도 동일한 질문을 던져볼 수 있다. 먼저 1차원과 2차원에서 이 문제를 살펴보도록 하자. (중략). 1차원에서 공간은 단순히 직선이 된다. 2차원에서는 공간은 평면이 된다. - P19

그런데 특별히 3차원에서 멈출 이유가 있을까? 사실 수학자들-이들은 확실한 증명을 내놓기 전까지는 어떤 것도 믿지 않으려 하는 족속이다-은 눈으로 볼 수 없는 대상이라고 해도 그것을 정의하는 데 아무런 어려움을 느끼지 않는다. 수학자들은 선분이나 원, 그리고 공을 정의하는 것과 같은 방식으로 고차원 구를 정의한다. - P20

다시 본래의 문제로 돌아가서 쌓아놓은 물체의 밀도란 무엇을 뜻하는지부터 살펴보도록 하자. 무한한 공간에 무수히 많은 구를 쌓아놓을 수 있는데 어떻게 밀도를 이야기할 수 있을까?  - P20

비교를 위해 동전을 정사각형 형태로 배열했을 때의 밀도를 알아보도록 하자. 이 경우에는 동전이 평면을 채우는 비율이 79퍼센트에도 미치지 못한다. (정확한 계산은 부록 참조) 따라서 2차원에서는 정사각형 배열이 정육각형 배열에 비해 매우 비효율적이다.
그러나 평면이 무한 평면이 아닐 때에는 정육각형 배열이 반드시 정사각형 배열보다 효율적인 배열이라는 보장은 없다.  - P22

 하지만 이 책의 주제인 케플러의 추측은 경계가 없는 공간, 즉 무한 공간일 때를 가정하고 있다.
어쨌든 무한 평면일 때 정육각형 배열이 정사각형 배열에 비해 밀도가 높다는 사실은 알게 되었다. - P22

정육각형 배열이 최적의 배열이라고 주장하기 위해서는 증명이 요구된다. 하지만 그것을 증명하는과정은 그리 간단치 않았다. 겨우 만족할 만한 증명이 나온 것은1940년이 되어서였다.  - P23

무게는 같지만 하나는 정육면체 모양을 하고 있고 다른 하나는둥근 모양을 하고 있는 2개의 멜론을 비교했을 때, 둥근 모양의 멜론 표면적이 20퍼센트 가까이 적다. 결국 멜론은 수분 손실을 최소화하기 위해 둥근 모양으로 진화했다고 볼 수 있다. 한편, 최소 표면적 문제 역시 그 해결에 천 년이나 소요된 난제였다. 아르키메데스는 이미 그 답이 둥근 모양임을 알고 있었다. 그러나 이것은1894년이 되어서야 헤르만 아만두스 슈바르츠Hermann AmandusSchwarz(1843~1921)에 의해 엄밀하게 증명되었다. - P24

과일 쌓기 문제로 다시 돌아가 보자. 상품 진열 방식 가운데 하나는 상자 안에 되는 대로 쌓아 올리는 것이다. (중략). 아무렇게나 쌓으면 평균적으로 상자의 공간을 55~60퍼센트만 활용하게 된다. (중략). 짓이겨지는 경우가 없다고 가정했을 때 이렇게 하면 대략 64퍼센트의 공간을 사용하게 된다. - P25

좀더 깔끔한 방법은 정육면체를 쌓듯이 열과 행을 맞추어 가지런히 배열해 놓은 다음 그 위에 조심스럽게 다음 번 켜를 올리는 것이다. (중략). 안정성에 문제가 있는 것이다. 손님이 살짝 건드리기만 해도 무너져 내릴 위험이 있다. (후략).⁴

4) 반면에 물리학자들은 안정성에도 관심을 두고 있다. 이에 대해서는 퍼 백Per Bak의 책 <자연의이치 How Nature Works》 (코페르니쿠스 출판사, 뉴욕, 1996년)에서 모래 더미의 안정성에 대해 다루고 있는 부분을 참조하기 바란다. - P25

현명한 상인은 그보다 더 나은 방식을 택한다. 사실 전 세계 거의 모든 상점에서 이와 같은 방식을 사용하고 있다. 먼저 테이블 한쪽에 과일을 가지런히 늘어놓는다. 앞에서 보았지만 이 방법은 1차원에서 밀도를 가장 높게 하는 배열 방식이다. 그 다음 줄에서는 첫번째 줄 멜론 바로 옆에 놓지 않고 대신 두 멜론 사이에 난 공간에 위치하도록 놓는다. 이를 수학적 용어를 빌려 표현하면, "멜론 반개만큼 전치되어 있다"라고 말한다. - P26

2장에서 보겠지만 ‘육방 밀집 쌓기 Hexagonal ClosePacking (HCP)‘란 이름으로 불리는 이 방식의 밀도는 놀랍게도 74.05퍼센트에 달한다. 그러나 이 방식도 단지 좀더 나은 것에 그치지 않는다. 실은 멜론을 쌓는 방법 가운데 최적의 것이 바로 이 육방 밀집 쌓기이다. 다시 말해서 밀도가 가장 높은 쌓기 방식인 것이다. - P27

이 점은 상인뿐만 아니라 모든 사람들이 알고 있는 상식이었지만 유독 수학자들은 이 사실을 받아들이려 하지 않았다. 수학자들이 이를 참으로 받아들이기까지는 387년이라는 세월이 필요했다. - P27

이 시점에서 구 쌓기와 관련된 흥미롭고도 중요한 두 가지 사실을 밝히고자 한다. (중략). 1883년 결정학 Crystallography을 연구하던 윌리엄 발로 William Barlow(1845~1934)는 멜론을 쌓는 최적의 방법이 하나만 있는 것이 아니라 두 가지가 있다고 주장했다.  - P27

(전략).
차이는 멜론 4개마다 오목한 곳 하나가 생긴다는 점이다.(HCP 쌓기에서는 멜론 3개마다 오목한 곳 하나씩이 만들어진다.) 이제 오목한 곳마다 멜론을 올려놓아 두 번째 켜를 만든다. 이런 식으로 계속해 얻는 배열을 ‘면심 입방 쌓기 Face-Centered Cubic Packing(FCC)‘라 부른다. - P28

20년이 지난 후 아마추어 과학자 발로는 또다시 획기적인 연구결과를 내놓았다. 1907년 그의 동료 윌리엄 잭슨 포프WilliamJackson Pope (이 사람은 훗날 맨체스터 대학 화학과 교수가 된다)와 공동으로 《화학학회 저널Journal of the Chemical Society)에 논문을 실었다. 이 논문에서 두 사람은 멜론을 쌓는 최적의 방법이 두 가지만이 아니라 실은 무수히 많다는 점을 보여주었다.(그들은 멜론보다는 원자에 더 관심이 많았다.) - P29

 그런데 이들 배열 모두 74.05 퍼센트의 밀도를 지니게 된다! 해리엇과 케플러가 이 사실을 알면 분명 놀라지 않았을까? - P29

무수히 많은 이들 배열 방식은 밀도 이외에도 다른 공통점을 지니고 있다. (중략). 즉, 각각의 구가 12개의 다른 구와 맞닿도록 배열한다고 해서 반드시 최적의밀도를 갖는 배열이 되지는 않는다. 실제로 구 하나하나가 다른 12개의 구와 맞닿아 있지만 최적의 밀도를 갖지 않는 배열들이 존재한다. 이런 배열 가운데 소위 ‘더티 더즌Dirty Dozen‘이란 것이 있다. 이에 대해서는 나중에 좀더 자세히 다룰 것이다.  - P30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7

유한으로 옮겨가기



무한은 곧바로 처리한다. 유한은 그보다 조금 더 오래 걸릴지 모른다.
- 스타니슬라프 울램


5장과 6장에서 살펴본 리의 변환군은 대다수 유한 원자 대칭군의 원형을 형성한다. (중략). 왜냐하면 리 군은 연속성을 지니기 때문에 그 크기가 무한이다. (중략). 하지만 유한한 경우의 리 이론이 레너드 딕슨(Leonard EDickson, 1874~1954)이라는 젊은 미국 수학자에 의해 탄생했다. - P109

딕슨은 보통 쓰는 수 체계 대신에 유한 체계를 사용했다. - P110

소수란 1과 자기 자신을 제외하고 다른 약수를 갖지 않는수이다. 소수를 택하면 곱셈을 할 때 큰 차이가 생긴다. 예를 들어 보통 사용하는 시계에서 12는 0과 같기 때문에 3X4는 0 이다. 0이 아닌 두 수를 곱해서 0을 얻는다. 이런 경우에는 문제가 생긴다. - P112

이제 7순환 산술에서 나눗셈을 해보자. 6÷3은 얼마인가? 물론 2이다. 이제 5÷3을 해보자. 5를 3으로 나누는 것이 가능할까? (중략). 이는 불가능해보인다. 하지만 답은 4이다. - P112

유한 산술 덕분에 수학자들은 실수에 의존하는 연속적 대상물에서유한한 대상물로 옮겨갈 수 있다. - P113

딕슨의 연구 가운데 일부는 새로운 성과가 아니었다. 예컨대 조르당은 1870년에 발표한 논문에서 A집합족에 순환 산술을 이미 사용했고 갈루아도 Al에 순환 산술을 적용했다. 순환 산술의 창시자인 그를기리기 위해 갈루아 산술이라는 이름을 사용하기도 한다. - P113

(전략). 단순한 실수나 오독을 교정할 수 있도록 선택해서 숫자를 사용한다. 오류 보정의 방법으로 기하학이 사용된다. 만일 사용하는 숫자 열(sequence) 하나하나가 3차원 공간의 평면 위에 있는 점을지정해 준다고 가정해보자. 평면에서 조금 벗어나는 점을 읽어낸다면 오류가 있다는 뜻이다. - P114

고차원 공간은 수학의 실용적 응용에도 매우 유용하다. 고차원 공간은 몬스터를 다룰 때 다시 살펴보기로 한다. (중략). 군론에 크게 기여한 사람으로 윌리엄 번사이드(William Burnside)라는 영국 수학자가 있었다. - P115

번사이드는 계속해서 뛰어난 연구 결과를 내놓았으며 1904년에 단순군(원자 대칭군)에 관한 중요한 정리를 발표했다. 만일 단순군으로서 소수 순환군이 아니면 그 크기는 최소한 세 개의 서로 다른 소수로 나누어진다.  - P117

번사이드의 정리는 100년이 지난 지금도 여전히 유명한 정리로 남아 있다. 이는 다른 어떤 분야보다도 수학이라는 분야에서 불멸의 명성을 얻을 확률이 높다는 사실을 보여준다. - P117

우아함과 명료함은 뛰어난 수학 연구의 표식이다. 번사이드는 ‘지표 이론(character theory)‘ 이라는 정교한 새 기법을 사용했다. 다른 증명은 ‘지표 이론‘의 사용을 피하고자 했기 때문에 번사이드의 증명보다 덜 우아했다. - P118

수학은 정리를 증명함으로써 발전한다. 하지만 새로운 증명법을 만들어냄으로써 발전하기도 한다. - P118

8

세계대전 이후



구조야말로 수학자들의 무기이다.
-N. 부르바키


(전략). 딕슨의 첫 번째 책인 ‘선형 군과 갈루아 체 이론(Linear Groups, with an Exposition of the Galais Field Theory)』에 등장하는 표였다. (중략) 딕슨은 전통적인 A, B, C, D 집합에서 연속적인 대상물을 유한한 대상물로 전환했다. 하지만 A, B, C, D 이외에도 예외적인 집합족들이 있었다. - P120

필요한 것은 모든 경우를 망라하여 리 군을 유한군으로 바꾸는 일이었지만 문제는 곡률이었다. 리 군의 기하학적 구조를 보면 대개 공간이 휘어져 있다. 휘어진 공간을 다루는 방법은 평평한 공간으로 근사시키는 것, 즉 선형 근사를 이용하는 것이다. - P121

새로운 접근법을 얻으려면 먼저 기존 방식을 면밀하게 재검토해야한다. 특정한 문제 해결에 주력하는 지엽적 방식을 택해야 할까, 아니면 공리체계를 구성해 그로부터 새로운 수학 분야를 통째로 만들어내는 방식을 따라야 할까? - P122

이러한 방식이 바로 현대 수학의 전개 방식인가? 일정 부분, 그 답은 "그렇다." 이다. - P122

(전략). 독자 여러분도눈치를 챘을지 모르지만 부르바키라는 이름은 몇몇 프랑스 수학자들로 이루어진 동아리가 사용한 필명이다. 그들은 수학의 주요 분야에서 새로운 공리적 접근법을 마련하고자 했다. - P123

부르바키 동인은 두 사람의 젊은 수학자에 의해 시작되었다. 한 사람은 앙리 카르탕이었고 다른 사람은 앙드레 베유(André Weil, 1906~1998)였다. 특히 앙드레 베유는 20세기 최고의 수학자가 되었다. - P125

부르바키 회합은 무질서하게 진행되었지만 성과는 좋았다. 차례로 책이 씌어져 나왔다. - P126

부르바키가 거액의 연구비를 신청해 큰 실험실을 꾸려나가는 실용과학자였다면 그런 부류의 사람들이 하는 일을 그대로 했을 것이다. 보조 연구원과 함께 논문을 쓰면서 자신의 이름을 제1저자로 올려놓는다. 하지만 수학에서는 이야기가 다르다. 대부분의 수학 논문은 저자가 한 사람이다. 두 사람이 공동연구를 할 때에는 논문을 함께 쓰기는 하지만 항상 알파벳순으로 이름을 기재한다. - P127

부르바키 공동연구자 가운데 가장 젊은 사람이 클로드 슈발리에(Claude Chevalley, 1909~1984)라는 사람이었다. 그는 자신의 이름으로 수많은 논문을 출간했다. 1955년에 출간한 논문에서 그는 리 군 모두를 유한군으로 전환하는 문제를 해결했다. - P127

한편, 일리노이 대학교 어바나 캠퍼스에서 연구 활동을 하고 있던 미치오 스즈키[鈴木 通夫(Michio Suzuki), 1926~1998]라는 일본 수학자가 획기적인 것을 발견했다. (중략). 스즈키의 연구는 슈발리에의 연구와는 별개로 진행되었다. 스즈키 집합족은, 슈발리에가 리 집합족에서 도출해낸 집합족들과는 전혀 달라 보였다. 하지만 그들 집합은 서로 연관되어 있었으며 캐나다 브리티시 컬럼비아에 있던 한국 수학자 이임학(李林學), 1922~2005)이 둘 사이의 관련성을 찾아냈다.  - P129

(전략). 이렇게 새로운 집합족을 발견하고 나자 전문가들은 유한 원자 대칭군집합족이 더 이상 없거나 아니면 찾아내야 할 집합족이 최소한 무한개가 아니라는 추측을 했다. 하지만 왜 그래야 하는지는 명확하지 않았다. 다른 집합족들이 있다면 그 집합족들을 찾아내야 한다. 만일 더이상 없다면 그 사실을 증명해야 한다. - P130

슈발리에, 스타인버그, 스즈키, 이임학 등이 사용한 방법은 대수적방법이었다. 하지만 자크 티츠는 기하학을 사용했고 다른 수학 분야의 일부 전문가들은 모든 리 유형 집합에 적용되는 기하학적 방법이 더 낫지 않을까 생각하고 있었다. - P130

9

우클레에서 온 사람


좁은 의미로 사용하든 혹은 넓은 의미로 사용하든 대칭이라는개념을 통해 인류는 장구한 세월 동안 질서와 아름다움과 완벽함을 이해하고 또 그것을 창조해내고자 했다.
-헤르만 바일

전문 분야마다 전문 용어가 있다. (중략).
어떤 용어는 특별한 지위를 획득해 표준 용어로 자리를 잡지만 비전문가들은 알아듣지 못한다. 예를 들면 빌딩(building)‘이라는 말을 수학자들은 일상적 의미와는 전혀 다르게 사용한다. 수학에서 빌딩은 결정체 같은 구조를 이용해 만들어진 수학적 대상물을 가리킨다. - P133

티츠는 기하학이 적성에 맞았다. 1950년대 초에 그는 리 변환군을기하학적으로 다루는 연구 방법을 만들어내는 데 진력하고 있었다. 앞에서 보았듯이 리 군에는 A에서 G까지 일곱 종류의 집합족이 있다. 딕슨은 A, B, C, D, 그리고 E6와 G2에 내재되어 있는 기하학적 구조를 이용하여 리 군의 유한 버전을 얻었다. 티츠는 모든 집합족에 대해서도 유한 버전을 만들어내고자 했다. - P134

빌딩은 다중 결정체이다. 다중 결정체의 정확한 의미가 무엇인지 설명하기로 하자. - P135

너무 복잡하다고 해도 무리는 아니다. 수학자들도 다중 결정체를 마음속에서도 그려내지 못해 일부분만을 떠올릴 뿐이다. 예컨대 단일결정체를 머릿속에 그려내고 나서 상상력을 이용하고 또 대수학을 활용하여 나머지를 그려낸다. - P139

3차원에는 세 가지 타입의 결정체가 있다. 정사면체는 A3타입이고 정육면체와 정팔면체는 B3타입이며 정십이면체와 정이십면체는 H3타입이다.  - P141

(전략).
표에서 보듯이 3, 4, 6, 7, 8차원에는 다른 타입의 결정체가 존재한다. 6, 7, 8차원에서 그런 예외적 결정체를 처음으로 발견한 사람은 수학자가 아닌 법률가였다. 19세기 후반 런던에서 소롤드 고셋(ThoroldGosset, 1869~1962)이라는 젊은 법률가가 여가를 활용해 고차원 기하학을연구하고 있었다. 1900년에 그는 자신의 연구 결과를 발표했다. 고셋이 발견한 예외적 결정체에 대해서는 나중에 다루기로 한다. - P143

앞서 언급했듯이 다중 결정체는 자크 티츠의 작품이다. - P144

수학에서는 다소 상이한 문제를 먼저 공략함으로써 해결책을 발견하는 경우가 많다. - P144

수학 연구는 이런 식으로 진행된다. 사람들이 같이 앉아 이야기를 나누는데 보통 분필을 쥐고 자신의 아이디어를 설명한다. 델리니는 함께 수학 이야기를 나누기에 좋은 상대였다. 왜냐하면 그는 20세기의 가장 위대한 수학자로 성장하고 있던 인물이었기 때문이다. - P146

다른 주제로 넘어가기 전에 다중 결정체에서 온갖 종류의 멋진 패턴이 나온다는 점을 지적하고자 한다. 설명을 위해 137쪽에 나온 다중 결정체를 살펴보자. - P147

(전략). 각 무리에는 다음과 같이 세 개의 기호가 들어있다.
abf
beg
acd
bde
cef
dfg
age - P147

이는 주목할 만한 패턴이다. 이제 무리마다 네 개의 기호가 있는 경우에도 비슷한 일이 일어나는가를 질문해볼 만하다. 기호 한 쌍을 택하면 그때마다 정확하게 한 무리 안에 들어있어야 하고 두 개의 무리를 택하면 그 안에 한 기호가 공통으로 있어야 한다.³⁸ - P148

38) 이런 무리들의 집합은 육각형을 이용해 만든 다중 결정체와 동일하다. 이때 무리의 크기는 각 꼭짓점에서 뻗어나가는 변의 개수가 된다. - P148

무리의 크기에 따라 어떤 경우에는 가능하고 어떤 경우에는 불가능하다. 무리의 크기를 q+1로 놓자(왜 그렇게 놓는지는 곧 알게 될 것이다).  - P148

q가 소수이거나 혹은 한 소수의 거듭제곱이면 그런 무리들의 집합을 택하는 것이 가능하다. 다시 말해서 q가 2, 3, 5, 11 등이거나(즉, 소수인 경우) 혹은 4=2², 9=3² 등일 때(즉, 소수의 거듭제곱인 경우) 가능하다. 한편 q가 6일 때, 즉 무리의 크기가 7일 때에는 불가능하다. 6 다음으로 문제가 되는 수는 10이다. 9가 10일 때 무리의 크기는 11이 되고 기호는 111개가 된다. - P149

그런 무리들의 집합이 존재할까? 1950년대 후반에 이미 이 문제는꽤 오랜 세월 동안 풀리지 않는 문제였다. (중략). 하지만 컴퓨터 증명은 만족스럽지 못하다. 왜냐하면 직접 손으로 확인할 수 없기 때문이다. - P149

 수학이라는 학문이 어려운 이유가 바로 그 때문이다. 아무리 증거가 많아도 수학에서는 소용이 없다. 어떻게든 증명을 해야만 한다. - P150

이장을 시작하면서 나는 다중 결정체에 빌딩이라는 말을 사용했다. 그런데 빌딩이라는 말은 대체 어디에서 온 것일까?  - P150

티츠의 다중 결정체는 결정체들을 결합해놓은 것이었다. 이러한 결정체들은 리 이론에서 자연스럽게 등장했는데 그 결정체들의 면을 ‘방(chamber)‘이라고 부른다. - P150

방이라는 말을 염두에 두고서 부르바키는 결정체 대신에 ‘아파트먼트‘ 라는 새로운 이름을 사용했고 전체를 빌딩이라고 불렀다. - P151

10

파이트-톰슨 정리 The Big Theorem


유클리드가 애용한 귀류법은 수학자가 사용하는 최고의 무기 가운데 하나이다. 귀류법은 장기의 어떤 묘수보다도 훨씬 더 우수하다. 장기에서 졸이나 마, 혹은 차까지 기꺼이 희생시키는 경우가 있다. 하지만 수학자는 게임 자체를 희생시킨다.
-G. H. 하디, 『어느 수학자의 변명』

골드바흐의 추측이라는 소설에서 저자 아포스톨로스 독시아디스는 오래된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평생을 바치는 가공의 수학자를 그리고있다. - P52

소설에 등장하는 인물처럼 순수 수학자 대다수는 매우 어려운 정리를 증명하고 싶어 한다. 그런데 어떨 때 정리를 증명하는 일이 몹시어려워지는 것일까? 어떻게 해결해야 할지 방도를 알지 못해서 어려운 것인가? 아니면 증명이 몹시 복잡해서 (비유를 하자면 꽤 높은 곳에 베이스캠프를 꾸리지 않는 이상, 또 적합한 장비와 방한복이 없이는 절대 오를 수 없는 에베레스트 산처럼) 어려운 것인가? - P153

두 번째 부류의 또 다른 명제로 군론 분야의 정리가 있다. 그 정리의 내용은 매우 간단하다. 소수 순환군을 제외하면 원자 대칭군의 크기는 모두 짝수라는 것이다. (중략). 이 정리를 다시 표현하면 다음과 같다. "홀수 크기의 대칭군이 있으면 그 대칭군은 더 간단한 대칭군들로 분해된다(최종적으로 분해하면 소수 순환군들이 나온다)." 이 정리를 때로 ‘홀수 위수 정리‘라고 부르기도 한다. - P153

하지만 실제는 그렇지 않았다. 몇몇 학술지는 지나치게 길다는 이유로 게재를 거절했다. 255쪽에 달하는 분량에 세밀한 논증이 빼곡하게 들어찬 논문을 게재하기에는 지나치게 길다고 여겼다. 10쪽, 20쪽, 길어야 40~50쪽이 보통인데 225쪽이면 너무나 과하다고 여겼다.  - P154

(전략). 1948년에 미시간 대학교로 옮겨갔고 다시 1952년에 하버드로 갔다. 리하르트 브라우어는 젊은 사람만이 수학을 할 수 있다는 통념을 여지없이 깨트렸다. (중략). 그 가운데 하나가 바로 모든 유한 원자 대칭군을 찾아내는 방법이 기술되어 있는 논문으로 이 논문의 영향을받아 파이트-톰슨 정리가 나왔다.
브라우어 논문의 핵심 내용은 다음과 같다. 짝수 위수를 갖는 원자대칭이 있으면 코시 정리에 따라 그 대칭군은 위수가 2인 대칭을 포함한다. 즉, 두 번을 연거푸 시행하면 모든 것이 본래 그 자리에 머무는 대칭이 존재한다. - P158

원자 대칭군에 절단면이 하나만 존재할 수는 없다. 왜냐하면 원자대칭군은 대칭들의 모임으로써 자기 자신에 작용하며 이때 절단면을 여러 위치로 옮기기 때문이다. - P159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