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over Story
왜 음모론은사라지지 않는가
(전략). 시대나 지역을 막론하고 왜 음모론은 사라지지 않고 계속해서 우리를 미혹하는 것일까? 혼탁한 시대 속 음모론에 휘둘리지 않고 세상을 올바르게 보려면 어떤자세가 필요할까? 먼저 사회학자 전상진은 구조적 관점에서 왜 음모론이 사라지 않는지 분석한다. 그는 음모론의 폐해가 심각하지만 근본적인 접근을 위해서는 음모론이 주범이 아니라 종범 또는 증상임을 인식해야 한다고 말한다. - P44
코로나 위기, 고구마와 사이다
우리는 대체 어떤 세상에 살지? (중략). 글을 쓰는 5월 중순 현재도 코로나19로 인해 피해가 엄청나다. 더 암담한 것은 감염병이 언제 끝날지 끝나기나 할지 그 이후 도래할 세상의 거친 윤곽마저 아무도 모른다는 거다. 위기 상황에 닥치면 말과 생각이 많아진다. 그것의 전제이자결과인 정보 역시 마찬가지다. 특히 정보 수요가 폭발적으로 증가한다. ‘어떻게 해야 내가 안전할지‘ ‘대체 언제 예전 삶으로 돌아갈수 있을지‘를 절박하게 알고 싶지만 의사도 방역 담당자도 대통령도 WHO 사무총장도 명확한 답을 주지 못한다. 마스크만 하더라도 의료 전문가들의 주장이 일관되지 않았다. - P47
전문가들이 제시하는 과학적이고 공식적인 정보가 ‘고구마‘라면 루머.가짜뉴스·음모론과 같은 자유로운 정보는 ‘사이다‘다. - P47
자유로운 정보가 시원스런 까닭은 이중적으로 자유롭기 때문이다. 첫째, 골치 아프고 지루한 검증에서 자유롭다. (중략). 그러나 자유로운 정보의 생산자나 유포자는 책임에서 자유롭다. 둘째, 소비자의 관점에서 선택이 자유롭다. 자유로운 정보는수요자의 ‘자유로운‘ 선택권을 보장한다. 그와 달리 과학적이고 공식적인 정보는 선택권을 주지 않는다. - P48
크레도 콘솔란스CredoConsolans, 즉 믿을 만해서 믿는 게 아니라 믿으면 마음이 편안해지니까 믿는다.¹ - P48
References
1 Shermer, M. 2002. Why people believe weird things: Pseudoscience, superstition, andother confusions of our time. New York: A W. H. Freeman & Owl Book. p.294. - P56
자유로운 정보의 역설
현재가 코로나 시대임을 생각하면 쉽게 짐작할 수 있다. 코로나에관한 자유로운 정보가 많아지겠지. (전략), 곧 자유로운정보의 주된 온라인 확성기랄 수 있는 정보 채널이 "코로나19 바이러스가 생물 무기"라거나 "SG 송신탑이 바이러스를 전파한다"라거나 ‘시스템‘이 "펜데믹 위기의 심각성을 방조 및 조장하여 시민들을 순응적으로 만든다"라는 등의 음모론을 확산시켰다.² - P49
2 Boberg, S., Quandt, T., Schatto-Eckrodt, T., & Frischlich, L. 2020. "PandemicPopulism: Facebook Pages of Alternative News Media and the Corona Crisis--AComputational Content Analysis. arXiv preprint arXiv:2004.02566. - P56
안타깝게도 그렇지 않다. 현재 한국에서 각광받는 자유로운 정보는 선거와 관련한 음모론이다 - P49
음모론, 가짜뉴스, 루머
자유로운 정보의 속내를 살필 때다. 루머와 가짜뉴스와 음모론은 어떤 공통점과 차이를 지닐까. 먼저 차이점에 주목하자. 일단 시간순으로 보면 루머가 왕선배, 음모론이 둘째, 그리고 막내는 가짜뉴스라 할 수 있다. - P50
영국의 소설가 태리 프랫쳇Terry Pratchett이 1995년 빌 게이츠Bill Gates와의 인터뷰에서 "인터넷이 가짜뉴스를 발흥시킬 것이라 예언했다"라는 보도⁹를 보더라도 가짜뉴스의 전성기는 21세기에 시작한 것이 맞다. - P51
9 Flood, Alison. "Terry Pratchett predicted rise of fake news in 1995, says biographer" (2019-05-30) The Guardian. https://www.theguardian.com/books/2019/may/30/terry-pratchett-predicted-rise-of-fake-news-in-1995-says-biographer. - P56
형식의 측면에서도 세 가지 정보는 나름의 독특성을 보인다. 먼저 루머는 휘발성이 강한 구전mouth-to-mouth 커뮤니케이션이 중심이고, 가짜뉴스는 뉴스의 외관을 갖춘 루머나 음모론이랄 수 있고, 음모론은 나름의 완결된 스토리 라인을 갖춘 이야기 성격이 강하다. 우리의 관심이 음모론이므로 조금 더 부연하자. - P51
음모론은 다음의 세 가지 요소와 세 가지 배역으로 구성된 이야기다. (1) 세상에 우연은 없다. (2) 모든 건 서로 연결되어 있다. (3) 보이는 게 다가 아니다.¹² - P51
12 Butter, M. 2018. Nichts ist, wie es scheint. Über Verschwörungstheorien. Berlin:Suhrkamp Verlag. - P56
음모론이 루머보다 더 체계적이고 가짜뉴스보다 더 긴 까닭은 결국 이런 스토리 요소와 라인을 갖췄기 때문이다.¹⁴ - P51
고통을 설명하는 음모론
내가 음모론에 관한 책을 쓸 때 담당 편집자에게 그리고 책이 출판된 후에 관심을 가져준 고마운 소수의 독자들에게 가장 많이 들었던 질문이다. "음모론이 도대체 무엇인가요?" 짧게 답할 수 없는, 아니 그렇게 답해서는 안 되는 질문이라는 생각은 변함없다. - P52
고통의 설명은 문화의 핵심 쓸모다. - P52
20세기 초 독일에서 수행된 설문 조사 결과를 분석하면서 막스 베버 Max Weber는 많은 노동자가 교회를 떠난 이유를 다음과 같이 해설했다. "단지 소수만이 근대의 자연 과학적 이론들을 그 근거로 제시했고 다수는 현세적 세계 질서의 ‘불공정성‘을 기독교 불신의 근거로 제시했다."¹⁶ - P52
16 베버, 막스, 2008. 《종교사회학 선집》, 전성우 옮김, 나남 - P5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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