삶에 흐규흐규.
책은 호구호구?






미국 뉴욕 맨해튼에서 승복을 입고 돌아다니다보면, 가끔씩 흑인 꼬마 아이들이 내 앞에서 갑자기 이소룡 흉내를 내곤 한다. 처음에는 저꼬마들이 왜 그러지 생각했는데, 얼마 안 가 그 아이들 입장에선 승복을 입은 사람이면 ‘무술 하는 사람‘이겠구나 싶어 웃음이 나곤 했다. - P142

미국 아이들과 어른들의 반응은 서로 다른 것 같지만, 또 서로 통하는 부분이 있다. ‘승려‘라고 한다면 그들은 내가 쿵푸, 혹은 명상을 하는 사람이라는 점이다. 즉 내가 ‘무엇을 하는 사람‘에 초점이 맞춰져 있다는 점이다. - P143

그리고 내가 한국에 올 때면 다른 물음들이 나를 기다리곤 했다. 한국에서 나를 보고 사람들이 묻는 첫 번째 질문은 대부분 같다.
"스님은 지금 어느 절에 계십니까?"
"어느 절에서 오셨습니까?" - P143

미국에 살고 있는 한인들 역시 처음 만난 사람들끼리는 통성명을 한 이후에 서로 이렇게 묻곤 한다.
"지금 어느 교회 다니세요?"
"절에 다니세요? 어느 절 소속이세요?" - P143

그래서 나는 안타깝다. 나는 ‘그 사람이 지금 무엇을 할 줄 알고, 또무엇을 하려고 하는가?‘에 초점을 맞추는 사회를 꿈꾸기 때문이다. 그 사람의 배경과 그 사람이 소속된 그룹에서 그 사람의 정체성을 찾다 보면,
그 사람의 ‘과거‘만을 보고 ‘현재‘를 보지 못하는 과오를 범하게 된다. - P145

끊임없이 배우고 스스로를 경책하는 사람.
꼬마 아이들의 질문에 또 하나 배웠으니, 나는 지금 내가 ‘무엇‘을 하는 사람인지, ‘무엇‘을 해야 하는 사람인지, 제대로 한 걸음 내디뎠다 위안한다. - P146

사람들과의 소통을 위해 트위터를 시작한 후, 많은 젊은 친구들이 내게 질문을 보낸다. 잘 풀리지 않는 연애 문제, 사람들과의 관계에서 생긴 문제, 가족의 불화, 이루지 못한 꿈에 대한 미련, 취업 문제 등. 그리고 그중에서도 가장 자주 하는 질문은, 화가 나거나 짜증, 서운함, 미움등의 불편한 감정들이 밀려올 때 어떻게 하면 마음이 동요하지 않고 평정을 유지하며 다스릴 수 있느냐는 것이다. - P201

사실 이 질문을 받을 때마다 느끼는 것은, 그분들이 이렇게 질문한다는 것 자체가 알고 보면 절반의 성공을 이룬 셈이라는 것이다 - P201

그런데 문제는, 많은 사람들이 그런 감정이 올라왔을 때, 그 마음을 내가 다스려야 하는 대상으로만 생각한다는 것에 있다. 그 마음을 이해가 필요한 대상으로 생각하지 않는다는 것이다.  - P202

그런데 밀려오는 화, 짜증, 불안, 미움의 감정을 바꾸려고 노력해 본사람이라면 알겠지만, 이건 결코 쉬운 일이 아니다.  - P202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가장 최근의 집계에 따르면 미국 전역에는 아프리카 혈통을 지닌 미국인들의 역사를 수집하고 보존하는 박물관이100여 곳 존재한다. 그중 가장 규모가 크고 포괄적인 박물관은 워싱턴 DC 내셔널몰 공원에 있는 국립 아프리카계 미국인 역사 및 문화박물관이다.

포로로 잡힌 모든 아프리카인의 40% 이상이 이곳을통해 미국으로 들어와 노예 경매에 부쳐졌다. 그 후 그들은 미국 전역의 농장에 노예로 팔려 갔다.

개즈던 부두를 박물관 부지로 선정하고 IAAM 설립에 1억 달러 가까이 투자한 것은 찰스턴에 일고 있는 더 큰 변화의일환이기도 하다. 2015년에는 사우스캐롤라이나주 의회의사당에서 남부연합기가 철거됐고 2018년에는 시의회가 찰스턴이 노예제에 크게 일조한 사실에 대해 공식적으로 사과했다.

"이 농장은 이곳에서 노예로 일했으나 인간으로서 본성을 잃지 않은 이들의 삶과 세월을 기리기 위한 장소입니다. 그들을 기리고 조명하며 그들을 통해 배워야 할 때입니다." 맥러드 농장을 운영하는 찰스턴 카운티 공원 및오락 시설 관리국에서 문화사 해석 조정자로 일하는 토비 스미스는 말한다.

IAAM은 아프리카계 미국인의 역사와 대서양 노예 무역이 전 세계에 남긴 유산을 폭넓게 탐구하는 한편 사우스캐롤라이나주에 사는 아프리카계 주민들의 사연을 알리는 역할도 한다.

아프리카계 미국인의 역사는 머나먼 대륙의 해안에서 시작됐지만 그중 한 편의 이야기는 이곳 찰스턴에 도착한 순간, 해안선을 따라 그리고 바다에서 시작된다.

어쩌면 궁극적으로 IAAM의 가장 놀라우면서도 심오한 측면은 역사적인 부두 가장자리에 자리함으로써 아프리카계 미국인들을 다시 바다로, 거친 대서양으로, 고향으로, 죽음으로, 생계가 엮인 곳으로 그리고 이제는 스스로를 치유하는 곳으로 돌아오도록 돕는다는 것이다. □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욕은 될 수 있으면 안 하는 게 좋지요. 욕을 입에 달고 사는사람을 보면 ‘저렴한‘ 인상을 떨칠 수 없잖아요. 그렇지만 가끔자신도 모르게 입에서 욕이 발사되기도 합니다. - P3

듣지 못하면 허탈하죠. 한때 "교양머리 없다"도 상대방을 낮추어보는 욕으로 사용되기도 했습니다. 누군가 새치기를 하면 "이런 교양머리 없는 사람 같으니!"가 적절한 표현이었죠. 새치기한 사람의 ‘교양‘의 부재를 지적함으로써, 그 부재를 인격에 낙인 찍음으로써 욕하는 사람에게는 쾌감을 일으키고, 욕 듣는 사람에게는 창피함을 전달하려는 커뮤니케이션 전략입니다. - P3

요즘 시대에도 "교양머리 없다"가 욕으로 받아들여질까요?
‘교양 없음‘이 ‘인간 실격‘과 같은 뜻으로 해석될까요? - P4

"교양 없다"라는 말은 "호환, 마마만큼 무섭다"라는 말만큼이나 피부를 파고드는 감각이 없는 표현이 되고 말았나봅니다. 그도 그럴 법한 게 요즘은 ‘교양‘이라는 단어 자체가 긍정적 의미든 부정적 의미든 잘 사용되지도 않지요. - P4

교양 있다. 없다를 판단하려면 ‘교양‘이 무엇인지를 정확하게알아야 하는데, 그 ‘교양‘의 의미가 사실 제게도 오리무중이었기때문입니다.  - P5

교육과 교양은 분명히 다른 것입니다. 교육은 학교를 졸업하는 순간 끝이 나는 과정이지만, 교양은 학교를 졸업했다고, 전문가가 되었다고 저절로 주어지는 게 아닙니다. - P5

교육은 그런 의미에서 생산적입니다. 그런데 커리큘럼을 피교육자가 정하지는 않습니다. 그런 의미에서 교육은 수동적이에요. 그래서 교육은 때로 생산성만 얻고 피교육자를 능동적으로 사유하는 사람으로 격상시키는 데 실패하기도 하지요. - P6

반면 교양은 스스로 질문을 던지고, 그 질문에 대한 답을 찾아가는 과정입니다. - P6

저의 교양은 전문가로 교육받으며 축적한 지식의 양에 버금가지 못합니다. 심지어 전문가 교육 단계로 들어가기 전에 반드시 거쳐야 하는 포괄적 의미의 교양 습득을 생략한 채 사회학이라는 분과학문의 세계로 일종의 새치기 입장한 사람입니다. - P6

전문지식이 현미경으로 좁은 분야를 들여다본 결과라면, 교양은 현미경만 들여다보면 놓칠 수 있는 전문지식 사이의 상호 연결을 조망하는 눈을 제공합니다. 현미경으로만 세상을 들여다보는 사람은 세상을 제대로 알지 못합니다. - P7

철학자 마이클 폴라니는 지식을 두 가지 형태로구별했습니다. 그는 데이터화된 객관화된 지식이 형식지 explicit knowledge 라면, 체화된 지식을 암묵지 tacit knowledge라 불렀는데요. 이 구분을 참조하여 저는 지식을 두 가지 차원으로 구별하고 싶습니다. - P7

책 소개를 기막히게 요약하고 잘 전달해서 막대한 구독자를 지닌 ‘북튜버‘는 책에 대한 상세한 정보, 즉 정보-지식에는 통달했다고 할 수 있겠지만, 무조건 교양 있다고 판단하기에는 이름니다. - P8

 그리고 지식인도 아니고 교수도 아니라 교양인으로 다시 태어나야 인생의 나머지 기간이 쓸쓸하지 않겠다 상상했지요. 그러다가 결심했습니다. "한 번 사는 인생 세계적인 석학도 되지 못했으니 교양 있는 사람이라도 되자"라고. - P9

그런데 책이 너무 많습니다. 많아도 지나치게 많습니다. 어느책부터 읽어야 할지 모르겠습니다. 우선 읽을 책의 양부터 줄여야겠습니다. 그래서 현실적인 계산을 해봤습니다. 교양을 쌓기위해 책을 읽을 수 있을 만큼 정신이 멀쩡한 시간이 인생에서 얼마나 남아 있는지 따져봤습니다. - P9

고작 30년, 지금까지 중구난방으로 책을 읽던 독서습관을 허락하기에는 남은 30년이 조바심을 냅니다. - P9

 D데이를 계산해주는 어플리케이션에 85세가 되는 제 생일을 ‘북 피플 독서수명‘이라는 다소 섬뜩한 이름으로 추가했습니다. 어플리케이션은 10,115일 남았다고 알려주네요. - P10

첫번째 단계로 저 무지막지한 책 더미 속에서 무조건 책을 열심히 읽는 게 아니라 실현 가능한 독서 목표를 세우는 게 필요했는데요. 수십만 권, 수백만 권을 소장한 도서관을 나만의 ‘휴먼스케일‘, 즉 읽어낼 수 있는 범위로 축소하는 것입니다. - P10

이 계산법을 따르면 한 달에 두 권, 1년에 스물네 권이 제대로 읽어낼 수 있는 독서 정량입니다.
젊었을 때는 읽은 책의 권수로 승부를 걸기도 했지만 그게 부질없음을 이미 깨달은 나이이니 지난 세기 방식의 성장주의 독서법과 이별합니다. - P10

교양은 목적 없는 독서를 통해 형성될 수 있으니, 10,115일은 지식과 교양 사이의 아주 오래된 그리고 고질적인 불균형을 바로잡을 수 있는 마지막 시간이 될 것입니다. - P10

수십 권, 수백만 권의 책 중에서 골라 10,115 일을 채워야 하니 읽을 책을 골라낼 때 참조할 기준이 필요합니다. 어떤 책을 읽어야 할까요? - P11

하지만 교양적 독서는 독서라는 행위를 통해 도달하고자 하는 목표를 잃지 않는 독서입니다. - P11

그러면 어떤 사람이 교양 있는 사람, 교양인일까요? 교양인은 알지 못하는 것에 대한 강한 호기심으로 무장한 사람, 습득한지식을 개인의 영달이 아니라 공공선을 위해 기꺼이 사용하는사람, 읽고 쓰는 지적 역량뿐만 아니라 타인을 설득할 수 있는역량을 지닌 사람, 세계의 다양성을 수용할 수 있는 태도를 지닌사람, 선하지 않은 권력에 대한 지속적인 비판을 할 수 있는 용기 있는 사람입니다. - P11

그런데 혼자서만 교양 있으면 의미 없습니다. 교양인이 넘쳐흘러야 이 사회도 교양이 생기겠지요. 이 취지에 공감하고 함께 책을 읽을 친구들을 찾았습니다. - P12

생각학교는 사람들이 모여 함께 교양인이 되려는 가상의 공간이자, 지식이 인격의 구성요소로 전환되는 공간이자, 지식을 토대로 교양 있는 시민으로서의 관점과 태도를 배양하는 곳입니다. - P12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최태성의 365 한국사 일력 - 곁에 두고 쉽게 배우는 오늘의 역사
최태성 지음 / 프런트페이지 / 2023년 11월
평점 :
구판절판


가지고는 싶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2)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오래전, 수년, 수십 년 전의 아주 오랜 옛날, 아직 나무 타기를 좋아하던 시절에 내 키는 겨우 1미터를 빠듯하게 넘겼고, 내 신발은 28호였으며, 나는 훨훨 날아다닐 수있을 만큼 몸이 가벼웠다. 정말 거짓말이 아니었다. - P5

어쩌면 그렇게까지 멀리도 아니었고, 그렇게까지 높지 않았을는지도 모른다. 그렇지만그 따위가 무슨 큰 문제란 말인가! 어쨌든 나는 그때 날수 있었고, 내가 만약 외투의 단추를 풀고 그것의 양끝을양손으로 잡아 주기만 했더라면, 바람을 타고 둥둥 떠다닐 수 있어서 학교앞동산에서 언덕 아래에 있던 숲 위로거침없이 훨훨 날아다니다가, 숲을 지나 우리 집이 있던호숫가로 날아가서, 우리 집 정원 위에서 멋지게 한 바퀴 선회하면, 날아다니기에는 이미 몸이 너무 무거운 우리 아버지, 어머니, 누나, 형들이 깜짝 올란 눈으로 나를 쳐다보는 모습을 볼 수 있었을 테고, (중략) - P6

하지만 나는 그때 외투의 단추를 풀지 않았기 때문에그렇게까지 높이 날아다닐 수는 없었다. 난다는 것에 대한 두려움 때문이 아니라 어디서 어떻게, 더 심각하게는 도대체 내가 다시 땅으로 내려올 수 있을 것인가를 알지못하였기 때문이었다. - P6

이제까지 경험한 것 중에서 가장 심하게 떨어졌던 경우는 역시 같은 해인 초등학교 1학년 때의 일이었다. 높이가4.5미터였던 전나무에서 한치의 어긋남도 없이 갈릴레이의 낙하 법칙대로 떨어졌다. - P8

다만 우리가 어머니의 뱃속에 있거나, 잠수부가 되어 물 속에 있을 때만 우리는 중력의 끈질긴 힘에서 벗어날 수 있을 뿐이다. 어쨌든 그런 기본적인 논리에 의해서 내 머리에는떨어질 때 부딪쳐서 생긴 혹이 하나 있었다. 사실 혹은 불과 몇 주일이 지나자 이내 사라져 버렸지만, 그 후로도 몇년 동안 날씨가 바뀔때라든가 특히 눈이 내릴 때면 혹이있었던 바로 그 자리가 이상하게 근질근질거린다거나 콕콕 찌르는 것같이 느껴졌다. - P9

그리고 내가 최근에 겪고 있는혼란스러움이나 집중력 부족도 따지고 보면 전나무에서떨어질 때 생긴 후유증 때문이라고 생각된다. 그래서 나는 어떠한 주제에 계속 매달린다거나, 어떠한 분명한 생각을 간단 명료하게 표현하는 것에 대해 어려움을 느끼고있으며, 무슨 이야기를 해야만 할 때는 이야기의 실마리를 놓치지 않으려고 무진장 애를 쓰며 정신을 바짝 차려야만 된다. - P11

말로나 필기로 준비해야만 했던 숙제도 나무 위에서 했으며, 짜릿한 쾌감으로 잎사귀 위에 커다란 반원을그리며 나무 위에서 오줌도 눴다.
나무 위는 늘 조용하였으며 사람들의 방해를 받지 않았다. 듣기 싫은 엄마의 잔소리도 없었고, 형들의 심부름 명령도 그 위까지는 전달되지 않았으며, 단지 바람이 부는소리와 잎사귀들이 바스락거리던 소리, 나무 줄기가 약간삐걱거리던 소리.....… 그리고 먼 곳까지 훤히 내다볼 수 있는 탁 트인 시야가 있을 뿐이었다. - P12

그런데 내가 왜 여기서 지금 날아다니는 것이라든가 나무에 기어올랐다는 것 등을 얘기하고 있는 건가! 갈릴레오 갈릴레이의 낙하 법칙 따위를 들먹이고, 나를 종종 혼란스럽게 만드는 뒤통수의 일기 예보용 혹 등에 대해 종알대고 있었을까! 그런 것들하고는 전혀 다른 좀머 아저씨의 이야기를 하려고 작정했으면서 말이다.  - P14

 어쨌든 그런 동네에서 우리 집에서 불과 2킬로미.
터도 떨어지지 않은 곳에 사람들이 <좀머 씨>라고 부르던한 사람이 살고 있었다. 마을에서 좀머 아저씨의 이름을제대로 아는 사람은 한 사람도 없었다. 이름이 페터 좀머인지 혹은 파울 좀머인지 아니면 하인리히 좀머인지 혹은 프란츠 크사버 좀머인지 알지 못했으며, 좀머 박사인지 혹은 좀머 교수인지 아니면 좀머 박사 교수인지도 모르는채, 사람들은 그를 유일하게 <좀머 씨>라는 이름만으로 알고 있었다. - P15

 좀머 아저씨네가 어디에서 왔는지도 사람들은 몰랐다. 언젠가 그들은 ー 아줌마는 버스를 타고 아저씨는 걸어서 ー왔다. 그리고 그 후부터 줄곧 그곳에서 살았다. 자식도 없었고, 친척도 없었으며,
그들을 찾아오는 손님도 없었다. - P16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