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원리를 역으로 활용한 심리 기술 3가지를 소개하겠다.


(1) 기억에 남는 건 타이밍이다. 명확한 이행보다 ‘극적인순간‘을 설계하라.

사람은 꾸준한 도움보다 딱 한 번, ‘절박할 때‘의 도움에더 큰 감사를 느낀다. (후략)-


(2) 작게 주고 오래 묶는다. 소박한 약속을 실현해 ‘신뢰의 장기 포지션‘을 만든다.

(후략).

(3) 도움을 준다는 착각에 빠지게 하라. 상대방이 ‘내가 먼저 부탁했다‘라는 인식을 갖게 만든다.

당신이 선심을 베푼 게 아니라, 상대방 스스로 부탁한것으로 착각하게끔 만드는 것이 핵심이다. - P190

누군가가 당신에게 끊임없는 호의를 베푼다면 잊지 말라. 그것은 당신이 ‘선택할 수 없는 순간‘이 천천히 다가오고 있다는 뜻이다. - P192

피해자 프레임


피해자 행세를 구별하라


피해자 사고 방식


(전략). 정말 교묘한 수법 중 하나가 실전 상황에서 ‘피해자 역할‘을 잘하는 이들이다. - P193

그뿐만 아니라 실생활에서 누군가는 그 틈을 노려 당신에게 빚을 지웠다고 말하고, 혹은 당신이 동의하지 않은 계약을 강제하며, 죄책감과 의무감으로 움직이게 만들지도 모른다. - P194

① 외부를 탓한다: 불행의 원인을 타인이나 환경에만 돌린다.
② 과거에 집착한다: 오래전 상처를 계속 떠올리며, 지금의 멈춤.
을 정당화한다.
③ 무수한 핑계를 댄다: 새로운 방법을 알려줘도 "나는 못 해"라며 자신을 한계 짓는다.
ⓐ 끝없는 불만: 현재 삶에 만족하지 못하면서도 바꾸려 하지 않는다.
⑤ 조종 의도: 자기연민을 무기로 상대방의 동정심이나 죄책감을 유발한다.
⑥ 수동적 태도: 결정적 순간에도 행동하지 않아 곤경에 처하지만, 책임은 지지 않는다.
⑦ 자존감이 낮다. 그러나 그 열등감을 ‘나는 피해자‘라는 방패로숨긴다.
③ 함께 있으면 지친다: 주변 사람들에게 에너지를 빨아들이고, 해법 대신 한탄만 되풀이한다.
② 자신을 믿지 않는다. 그 불신을 타인에게 투사해, 결국 관계자체를 무너뜨린다.
⑥ 드라마 속 주연: 문제가 생기면 언제나 본인은 ‘당하는 쪽‘이라고 주장한다. - P195

피해자 행세 함정

(전략). 여기서 중요한 기준은 ‘당신이 동의했는가?‘이다. 만약 동의하지 않았는데도 상대방이 당신을 이용했다면, 그것은 ‘진짜 피해‘다. 반면 스스로 동의하고, 뒤늦게 "나는 피해자야!"라고 외치는 건 다른 문제다.
바로 이 지점에서 ‘숨은 계약(Covert Contract)‘ 개념이 등장한다. 어떤 사람이 일방적으로 기대를 걸어놓고(스스로 동의해 놓고), 훗날 그 기대가 충족되지 않는 순간 갑자기 "넌날 배신했어!"라고 공격하는 방식이다. - P196

‘진짜 피해자‘는 동의 없이 이용당한 사람이다. - P198

숨은 계약의 함정

만약 당신이 앞에서 설명한 압박에 시달리고 있다면, 그건 당신이 아니라 상대방이 스스로 만든 ‘숨은 계약‘일가능성이 높다. ‘피해자 행세‘ 함정은 눈에 보이지 않는다. - P199

동의는 구체적이어야 한다. - P199

중요한 건 경계를 설정하는 것이다. "그건 내 몫이 아니니 대신 해결해 줄 수 없어"라고 말할 줄 아는 것. 상대가 죄책감을 유발하더라도, 나의 책임 범위를 지키는 훈련이 필요하다. 하지만 알고 있다. - P200

자기 파괴적 언행은 책임 회피의 또 다른 방식이다. 당신을 이용해서 자기 감정의 쓰레기통을 만들려는 전략일 수 있다. - P201

이를 벗어날 수 있는 강력한 문장 3가지를 소개하겠다.


첫째, 상대의 고통은 내가 해결해 줄 문제가 아니다.
(공감은 줄 수 있어도, 책임까지 떠맡을 의무는 없다.)

둘째, 내가 준 적 없는 빚에 대해 죄책감을 느낄 필요는없다.
(누군가 ‘기대했을 뿐이지, ‘합의‘된 적은 없다.)

셋째, 거절은 공격이 아니라, 나를 지키는 최소한의 권리다.
(상대가 분노하든 무너지든, 그건 내 책임이 아니다.) - P201

의도적 방해

의도적으로 실패하는 이유

(전략).

의도적인 패배 사례


조커의 ‘의도적 패배‘는 극적인 연출을 위한 영화적 요소라 생각할 수 있다. 그렇다면 현실에서는 어떤 일이 벌어질 수 있을까? - P206

‘무지‘를 연기하며 상대방을 방심하게 한 후 정보를 캐내고, 주도권을 빼앗은 것이다. - P207

의도한 패배 역이용법

의도적인 패배 연출의 핵심 의도는 ‘무력감‘을 조작해서 주도권을 빼앗는 일을 말한다. 이 조작은 피해자의 ‘능력‘을 마비시키지 않는다. ‘시도할 의지‘를 꺾는다. - P209

조작이 시작되는 순간의 핵심 패턴은 다음과 같다.


시도하게 만든다.→실패하게 만든다→위로한다.→낙인찍는다.→주도권을 빼앗는다. - P209

이에 대한 해결책은 ‘패자의 맥락을 재구성‘하는 것이다. - P210

이 원리를 더 구체화시켜 역으로 활용할 수 있는 심리기술 3가지를 소개하겠다.

(1) 은밀한 조종

"난 몰라요, 난 빠질게요"라면서 표면적 책임을 피하지만, 결정적 프레임 · 정보 • 방향을 던져 결과를 통제하는 지배술이다.

(2) 패자의 막후 동맹
상대방에게 "당신 이겼다"며 승리감을 주어 방심시키고, 뒤에서 제3자와 손잡아 최종 이익을 독식하는 교묘한 연합 전략이다.

(3) 자기파괴적 정당화
의도적으로 극단적 무너짐을 연기해 "이 사람을 건드리면 더 큰 사고가 생길지 몰라"라는 두려움을 유발한다. - P211

의도된 패배의 진짜 목적은, 상대방의 판단력을 흐리고 권력 구조를 뒤집는 것이다. - P212

피로감 조장 


판단력을 흐리게 만드는 트릭

시간을 잊게 하라


라스베이거스의 화려한 카지노에 들어선 M. 화려한 장식과 네온사인, 끊이지 않는 음악, 무료 제공 칵테일. 잠깐 슬롯머신을 하자 ‘딸깍‘ 소리와 함께 돈이 떨어진다.  - P213

그 결과, 사람들은 피로가 쌓여도 계속 게임을 한다. 이때 무료 칵테일 한 잔이 더 배달된다. ‘공짜‘라는 말은 경계를 무너뜨린다. - P214

우리는 왜 지칠 때까지 무언가를 계속할까? 단순히 좋아서일까? 카지노에 간 M의 사례처럼, 내가 ‘좋아하도록‘
의도한 것은 아닐까? - P214

일상에 숨어 있는 피로 전략(1) 콜센터 대기 시스템 : 포기 유도 전략당신도 콜센터에 전화한 적이 있을 것이다. ‘모든 상담원이 통화 중입니다. 잠시만 기다려 주세요‘라는 대기음이몇 분, 아니 몇십 분씩 이어지면, 문제 해결이 목적이었다가도 어느 순간 ‘그냥 끊고 말지‘라는 생각이 든다. 그러고는 ‘그래, 다른 방법을 찾아보자, 아니 그냥 포기하자 하고만다.
사실 이것은 해당 콜센터의 고의적인 포기 유도 전략이다. 상당수 회사는 ‘최대한 문제를 빨리 해결해 드려야지!‘ 보다 ‘귀찮고 힘들게 만들어서 항의를 약화시키자‘라 - P-1

일상에 숨어 있는 피로 전략


(1) 콜센터 대기 시스템 : 포기 유도 전략

(전략).
사실 이것은 해당 콜센터의 고의적인 포기 유도 전략이다. 상당수 회사는 ‘최대한 문제를 빨리 해결해 드려야지!‘ 보다 ‘귀찮고 힘들게 만들어서 항의를 약화시키자‘라는 전략을 쓴다. 이를 모르는 우리는 전화가 돌고 돌아, 또다른 부서로, 또 다른 절차로 넘어가는 동안 인내심은 떨어지고, 결국 ‘포기‘라는 ‘선택‘을 한다. - P216

(2) 소셜미디어 알고리즘 : 무한 스크롤


틱톡, 인스타그램, 유튜브... 한 번 스크롤을 내리면 끝이 없다. 새로운 영상이 줄줄이 재생되고, 재미있는 게시물은 끊임없이 올라온다. 어느새 ‘시간 감각‘이 증발한다.
몸은 지쳐가는데, 정신은 ‘더 보고 싶다‘ 아우성이다. - P216

피로감을 이용한 다크 심리 기술


(1) 과장된 감동


사람이 가장 쉽게 속는 순간은 ‘고통 속에서 누군가의작은 호의‘를 만났을 때다. 육체적으로 지쳤거나 정서적으로 무너졌을 때 건네는 누군가의 따뜻한 말 한마디는 과장된 감동‘으로 변한다. - P217

피로 상태에서 상대방이 다가올 때 ‘이건 나를 도우려는 것일 수도 있지만, 동시에 나를 조종하려는 것일 수도있다‘라는 경계심을 가져라. - P218

(2) 감각의 피로


상대방의 판단력을 빼앗으려면, ‘생각할 틈을 주지 않아야 한다. (중략). 이는 곧 우리의 ‘감각 피로‘를 불러오고, 감각이 피로해지면 판단도 피로해진다. - P218

(3) 거짓 회복 단계


사람은 너무 지치다 보면, 잠깐의 휴식만으로도 극적인안도감을 느낀다. 그런데 ‘잠깐의 휴식‘을 제공한 사람이나 환경을 ‘구원자‘로 착각하는 순간이 있다. 하지만 이것이 진짜 회복이 아닐 수도 있다.  - P219

피로는 누구에게나 찾아온다. 하지만 그 피로가 타인에게 조종당하는 계기가 될 수 있다는 점을 잊지 말라. - P220

피로할수록, 판단을 남에게 맡긴다.
피로할수록, 작은 호의를 과대평가한다.
피로할수록, 복종적으로 변하기 쉽다.
그리고 악의적인 사람은 이 점을 너무나 잘 안다.

이것이 다크 심리학의 핵심 중 하나다. - P220

선택지 설계


나의 선택은 정말 ‘내 것‘인가?


강요된 선택


콜롬비아의 악명 높은 마약왕 ‘파블로‘는 공무원들을매수할 때 ‘플라타 오 플로모(Plata O Plomo)‘란 말을 즐겨썼다. ‘돈 받을래, 총알 받을래‘와 같은 뜻이다. - P222

뭔가를 선택해야 할 때 가장 먼저 알아야 할 것은, 그 선택지가 어떻게 ‘설계‘되었는가이다. - P223

20세기 초, 한 유명 경제신문은 구독자를 늘리기 위해묘안을 냈다. 광고에 세 가지 구독 옵션을 제시한 것이다.


A. 온라인판만 월 5달러
B. 종이신문만 월 10달러
C. 온라인+종이 세트 월 10달러 - P224

만약 A, B 2가지 옵션만 있었다면, 저렴한 A를 선택할 가능성이 높다. 그러나 B를 끼워 넣음으로써 상대적으로 C가 탁월해 보이는 ‘데코이 (Decoy) 효과‘가 발휘된 것이다. - P224

중요한 것은, 내가 상대방이 만들어 둔 길을 걷고 있는지, 아니면 ‘직접 길을 만드는 주체‘가 될 것인지의 문제다. - P227

Chapter 5

힘을 집중하고
관리하는 법


감정 끊기.

인간적 매력은 독이다

‘인간적인‘ 매력을 독(毒)으로 보는 게 극단적일 수 있다. - P231

감정 끊기 전략

우리는 인간관계를 통해 따뜻한 위안을 얻는다. 상대를 진심으로 아끼고, 나 또한 작은 배려와 호의를 건네며 서로에 대한 믿음을 쌓는다. 하지만 이때의 매력이 곧 우리를 무장 해제시키는 약점이 될 수 있다. - P232

피도 눈물도 없는 권력자를 떠올리면, 많은 사람이 영화<대부>의 ‘마이클 콜레오네‘를 떠올린다. - P233

인간적 매력을 완전히 배제할 때 권력자는 냉철한 판단을 가장 극단적인 형태로 실현할 수 있게 된다. (중략). 감정은 ‘조종 가능한‘ 인터페이스(Interface)이기 때문이다. - P233

통제 불가능한 감정


군대나 정보기관 역시 ‘감정 끊기‘에 해당하는 기법을 체계적으로 훈련한다. - P234

감정이란 결코 무조건 없애야 할 대상이 아니다. 우리가문제 삼으려는 건 ‘통제 불가능한 감정‘이다. - P235

감정을 철저히 단절해버리면 의사결정이 단순해진다. (중략). 그러나 그 대가로, 우리는 인간적인 온기를 상실할 위험이 있다. - P237

당신이 감정에 휘둘리지 않고, 필요할 때 단호히 끊어낼수 있다면 이미 ‘감정의 주인‘이 된 것이다. - P238

·자기 결단력 


힘은 흩어지면 죽는다



강력한 한방의 힘

사람들은 흔히 "여러 방법을 병행해서 차근차근 공략하라"라고 말한다. 물론 틀린 말은 아니다. 하지만 어떤 상황에서는 ‘느긋한 접근‘을 허용하지 않는다. - P239

(전략).
우리는 여기서 무엇을 배워야 할까? 당연히 ‘전쟁‘을 미화하거나 폭력을 찬양하자는 게 아니다. 다만 ‘결정적 순간에는 힘을 나누지 말라‘라는 교훈은 꼭 새겨둘 필요가있다. - P241

‘흩어지지 않는 힘‘은 결단에서 비롯된다.

많은 사람이 어설프게 안전을 도모하다가 아무런 결실 없이 쓰러진다. 최악은 그렇게 어중간하게 쓰러지면서도 ‘올인하는 자‘를 부러워한다. - P242

한 번의 ‘몰아치기‘로 판도를 바꾸면, 사람들은 그것을 ‘압도적 승리‘로 기억한다.
반대로 질질 끌다가 겨우 마무리된 싸움에는 아무도 관심을 기울이지 않는다. 그러므로 당신이 원한다면, 지금이야말로 결심할 시간이다. - P243

존재감 관리


필요로 할 때만 나타나라


항상 ‘보이는 사람‘이 강한 건 아니다. 눈에 띄지 않아도 핵심을 쥔 사람, 조용히 배후를 지배하다가 ‘결정적 순간‘에 등장하는 사람. 이들은 말이나 표정 하나로 판을 바꾼다. ‘존재감‘을 자주 드러낸다고 좋은 건 아니다. - P248

‘진짜 영향력‘은 드러나지 않는 시간에 만들어진다.

존재감을 조절하는 능력은 생존과 직결된다. 진짜 능력자들은 과도한 노출로 남에게 폐를 끼치지 않는다. - P24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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손무의 방랑벽


(전략).
장강은 그대로 한 바다였다. 그 바다에 저녁놀 빛이 포근히 와 닿는다. - P75

(전략).
뱃사공은 편의에 따라 그 지역 고기잡이로 매일매일품삯을 주고 사서 부렸다. 그는 주의 깊게 산과 언덕을살피다가 작은 붓으로 뭔가를 열심히 적는가 하면, 때로는 배를 언덕에 붙이고 둑으로 기어 올라가 둘레를 살펴보고는 급히 필기장에 그림을 그려가며 써넣기도 했다. - P76

손무는 본래 제나라 전田씨 집안 사람으로, 전씨 집안은 명문세가였다.  - P76

같은 집안사람들끼리 오나라로 옮겨와 조정의 허가를 받고 질퍽한 숲 지대를 얻어 산기슭에 마을을 세우고 도랑을 내어 10년 동안 열심히 땀 흘려 훌륭한 전답을 가꾸어 손가둔(손씨 마을)이라고 불렀다. - P77

때는 춘추전국시대. 그 시절의 중국 정세는 참으로 복잡하였다. - P77

깊은 밤, 손무는 술잔을 기울이며 지난날을 회상하고 있었다. 그중에서도 가장 인상이 남는 사건은 제나라에서 험준하기로 이름난 천주산에서의 일이었다. - P78

당시는 2백 년 동안이나 전쟁이 계속된 관계로 어느 나라를 막론하고 첩자들이 많았다. 유언비어를 퍼뜨려 민심을 소란하게 만드는 것도 첩자들의 소행이었고, 군사들의 동태를 염탐하여 유리한 전투를 벌이는 것도 첩자들의 소행이았다. - P80

손무가 노인장에게 손을 들어 숲을 가리키면서 말했다.
그러자 노인은 그쪽을 눈여겨 바라보다가 머리를 돌렸다.
"저건 여자가 아닌가. 여자가 무슨 첩자이겠나? 바구니를 끼고 있는 것을 보니, 나물 캐러 왔나 보군."
노인장은 대수롭지 않게 여기는 눈치였으나 손무는 강력히 부인하였다.
"아닙니다. 분명 첩자입니다. 가을철에 무슨 나물을 캡니까? 나물 바구니는 위장일 것입니다." - P81

여인이 아주 침착한 어조로 말했다.
"당신, 초나라에서 온 첩자지?"
한마디로 단언하듯 말했다. 그도 그럴 것이 그 여인은 초나라 말씨를 쓰고 있었기 때문이었다. - P82

그러나 손무는 그런 것은 거들떠보지도 않고 와락 덤벼들어 여인의 가슴 속에 숨겨두었던 천주산의 지형도를 끄집어내었다.
"이처럼 증거가 뚜렷한데도 첩자가 아니라고?" - P82

"그런 게 아닐 것입니다. 당신을 첩자로 보낸 사람은오사가 아니라, 그의 둘째 아들 오자서라는 사람이죠?" - P84

손무는 남모를 감탄을 했다.
"초나라에 돌아가거든 오자서한테 이르시오. 제나라에는 손무라는 천리안 거사가 있어서, 첩자 따위는 도저히 발을 붙일 수가 없더라고 말이오. 이 지도는 내가 보관할 터이니 어서 돌아가시오."
손무는 첩자를 역이용하여 오자서라는 친구의 간담을서늘하게 해주려고 일부러 그런 말을 일러 보냈다. - P84

"현재까지 어느 나라를 막론하고 첩자는 남자만 써왔는데 여자를 첩자로 이용한 것은 초나라가 처음일 것이고 획기적인 수법이네요. 이런 새로운 수법을 창안해 낸다는 것은 지혜로운 젊은이의 머리에서 나왔을 거라 생각하여 오자서일 것이라고 단언을 내렸던 것이 들어맞았네요." - P85

손무는 십 년이 지났건만 그때의 일이 엊그제 일처럼생생히 살아났다. 지난 한 달 동안 장강을 오르내리며 천문산을 드나들며 제나라 천주산과 연계시켜 격전장을 살핀 것도 그 때문일 것이다. - P86

손무는 여러 조각의 베를 한데 매어 만든 필기첩에 기록해 온 지도를 큰 비단에 옮겨 그리고, 군사와 병선의배치도를 적어놓고 다시 그 이동상황을 그렸다. 전쟁이일어나게 된 원인과 경과, 그리고 결과까지 새겨 넣고 평하는 말도 덧붙여두었다. - P88

손무는 자신이 전쟁할 것은 꿈에도 생각지 않았다. 다만 전쟁사를 연구하는 것을 좋아할 따름이었다.  - P88

손무의 병법 연구 과제는, 전쟁 당시의 주변국 상황과 기후 변화, 그리고 무엇보다 중요한 싸움이 맞닥뜨리게 되는 곳의 지형과 지세에 따라 싸우는 방법도 달라야 한다는 점이다.
즉 <상황 판단이 승부를 결정한다.>는 것이다. - P90

3년을 날지 않는 대붕


이야기는 거꾸로 거슬러 올라가, 춘추시대 초楚나라는호북과 호남과 안휘등 여러 성을 차지하고있었다. 즉 양자강 유역을 거의 전부 차지하여 막대한 세력을 떨치고 있었다. - P92

"왕께서 정사를 돌보지 않으니 장차 초나라의 운명이걱정이구려."
대신들이 초장왕에게 조정에 나올 것을 날마다 상주하였다. 이에 초장왕은 일일이 물리치기가 귀찮아 아예 조문에 표찰을 써서 걸어두었다.
"앞으로 과인에게 상주하는 자는 그 자리에서 가차없이 목을 칠 것이다." - P93

그러던 어느 날 오거라는 사람이 술판에 나타났다.
(중략).
"그렇다면 직간하러 온 것은 아닐 테고, 허면 술을 마시러 왔는가?" - P93

"신은 술을 마시거나 직간하러 온 것이 아니라 시중에 떠도는 수수께끼를 들려드리려고 왔는데, 알아맞혀보시겠습니까?"
"수수께끼라, 그것 참 재미있겠구나!" - P94

"오색영롱한 큰 새 한 마리가 초나라 언덕에 날아와 높이 앉아 있습니다. 그런데 그 새는 3년이 지나도록 날지도 않고 울지도 않고 세상을 둘러보지도 않은 채 그저 앉아만 있습니다. 대왕께서는 그 새의 이름이 무엇인지 아시겠습니까?" - P94

초장왕은 자신을 두고 하는 말임을 알면서도 못 알아들은 척 여전히 술타령만 하고 있었다. 이번에는 대부 소종이 죽기를 작정하고 나섰다.
(중략).
"보다 뿐입니까. 신이 죽더라도 대왕께서 바른 마음으로 돌아오시게만 된다면 기꺼이 죽겠습니다.‘
죽음도 두려워하지 않고 소종이 왕의 잘못을 지적하자 장왕이 벌떡 일어나 칼을 뽑았다.
"좋다!" - P95

왕은 그길로 천천히 정당으로 나아가 정무를 보기시작했다. 오거와 소종을 끌어올려 나라 정사를 맡기고,
수백 명의 간신배를 벌하고, 전국에 있는 현자 수백 명을도성으로 불러들여 등용시켰다. - P95

초장왕이 3년 동안 놀자판 먹자판을 벌인 것은 신하들의 올바름과 주변의 상황을 엿보기 위한 연극이었던 것이다. - P95

초의 장왕이 진晋을 대파하고 천하의 패권을 잡은 듯한 형세였으나 10여 년 사이에 장왕과 명재상 손숙오와 오거 등 기라성 같은 인물들이 연달아 죽자, 초의 세력은 갑자기 빛을 잃어가고 있었다. - P99

"손무? 그자는 어떤 사람이냐?"
오자서는 손무라는 인물에 대해, 자기가 겪고 들은 이야기를 자세히 설명했다. - P100

오자서가 아버지 대부 오사에게 들려줄 수 있는 말은 여기까지였다.
"손무라는 자가 현자인지는 알 수 없지만, 기인奇人임에는 틀림없구나. 병법에도 밝겠구나. 나이도 너와 비슷하다니, 꼭 만나보도록 하거라. 많은 도움이 될 듯하구나. 장래에 큰 인물이 되려면 그런 사람들을 알아둬야 한다." - P1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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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안욕장‘의 뜨거운 탕에 아무리 오랫동안 들어앉아 있어도, 스쿠터를 타고 아파트에 도착할 무렵이면 대충 말린 머리칼이 얼어붙은 듯 차갑다. - P70

"정말이라니까. 《겨울 시계》나 《호랑나비》같은 건 영화로 만들어졌잖아. 몰라"
"글쎄, 들어본 적 없는데."
"무슨 얘기야? 얼마 전에 텔레비전에서 했던 영화, 같이 봤잖아? 그게 《겨울 시계》라니까."
"봤었나? 그런 영화를
"봤잖아, 여기서." - P71

"정말? 제발 그렇게 좀 해줘. 매일 저녁 편의점 도시락이고, 매번 인스턴트 햄버그스테이크로 때우니까."
"점심에도 햄버그스테이크만 먹는데……………"
"그러면서 햄버거는 안 먹잖아. 햄버그스테이크에 빵은 어울리지 않는다고……………. 근본적으로 미각이 이상하다니까."
아직 방이 따뜻해지지 않아서 그런지 유코는 난로 앞에 웅크리고 앉아 있었다. - P72

"우리끼리만 얘긴데, 나 있잖아....."
"뭐야, 갑자기 목소리를 낮추고."
"절대 다른 사람에게 말하면 안 돼. 나 실은, 대학 다닐 때 소설을 쓴 적이 있어."
다시 부엌으로 돌아가 생선 꼬리를 손가락으로 들어올리는 료스케의 등 뒤에 여전히 유코가 바짝 달라붙어 있었다. - P73

(전략).
"그런 걸 관능소설이라고 하는 거지?"
대강의 소설 내용을 들은 료스케의 감상이었다.
"관능소설은 포르노소설을 뜻하는 거지? 그런 거하곤 달라
"그래도 그 주인공, 남자하고 하는 게 전부잖아. 그것도 대학교수나 축구선수 같은 사람하고....."
"그렇지만 그런 장면은 안 썼단 말야. 뭐랄까, 심리적 동요나심상에 관한 묘사라고 할까?" - P74

"글쎄 간다니까, 조금만 기다려. …………… 어머나 료스케 휴대폰 바꿨어?"
유코가 고타쓰 위에 놓아둔 휴대폰을 집어 들었다. 료스케가
"응." 하며 살짝 고개를 끄덕이자 "저 자식, 휴대폰, 바다에 빠뜨렸잖아." 라며 오스기가 말참견을 했다. - P75

"뭐야? 료스케가 미팅사이트 같은 데 가입했단 말이야?
"그렇다니까. 그게 언제였더라? 여름이었지 아마? 하네다공항인가 어디서 만났던......."
"하네다공항? 왜 하필 거기야?"
"스튜어디스인 줄 알았는데 기요스쿠에서 일하는 점원이었대. 근데 그게 결국 어떻게 됐더라" - P76

특별히 이렇다 할 것도 없는 추억이다. 미팅사이트에서 알게된 여자와 만났고, 그 뒤로 두 번 다시 만나지 않게 되었다. 일본 어디에서나 쉽게 일어날 수 있는 그런 흔해빠진 일이었다. - P77

메일 회신이 오지 않은 채, 순식간에 며칠이 흘러갔다. 시간이 흘러도 하마마쓰초에서 그녀와 헤어지던 때의 그 뭐라고 형용할 수 없이 안타까웠던 느낌은 쉬 사라지지 않았다. - P78

오스기는 배를 움켜쥐고 웃었다. "그렇게 마음에 들면 만나러 가야지. 하마마쓰초 기요스쿠에서 일한다며?" 라고 료스케를 부추겼다. - P79

(전략).
아주머니에게는 전에 이 역에서 지갑을 잃어버린 적이 있는데 그것을 경찰서에 가져다준 사람이 기요스쿠 점원이었다고했다. 그런데 경찰서에서 가르쳐준 이름과 전화번호를 깜박 잊어버리고 말았다고 이야기를 꾸며댔다. - P80

그날 밤, 정말로 이번이 마지막이라고 결심하고 그녀에게 짧은 메일을 보냈다.
‘거짓말이었군요‘ - P80

 답장 같은 건 기대하지도 않았는데 놀랍게도 보내고 나서 채 1분도 지나지 않아 그녀가 회신을 보냈다.
‘미안합니다(ごめんナサイ)‘
화면에는 그렇게 써 있었다.
변환키를 잘못 눌렀는지 아니면 일부러 그랬는지 모르지만, 히라가나와 가타카나가 거꾸로 된 ‘미안합니다(ごめんナサイ)를 보고 료스케는 비난조의 메일을 보낸 자신이 부끄럽게 느껴졌다. - P81

‘뉴스스테이션‘의 스포츠 코너가 시작되었는데도 자러 온다던 마리에게서는 연락이 없었다. 8시가 넘어 비디오가게에 갔다 돌아온 옆방의 오스기와 유코는 빌려온 영화도 이미 끝났는지 일찍부터 방의 불을 꺼버렸다. - P83

11시가 지났을 무렵, 료스케는 마리의 휴대폰으로 전화를 걸었다. 메시지를 녹음하게 되면 그대로 끊을 작정이었는데, 신호음이 열 번 정도 울린 후에 "아, 여보세요, 미안미안!" 이라고 허둥대는 마리의 목소리가 들렸다.
"아, 미안. 지금 바쁠 때야?"
"으응, 괜찮긴 한데 ・・・・・・ 저어, 나중에 다시 걸어도 될까? - P84

바로 얼마 전 휴대폰을 도쿄만에 떨어뜨렸을 때, 가장 먼저 머릿속에 떠오른게 이 의미 없는 알파벳 여덟개로 이루어진 메일 주소였다. 휴대폰을 떨어뜨린 순간, 자기가그 주소를 외우고 있다는 사실을 깨달았다.
료스케는 ‘오랜만입니다. 잘 지내요? 라고 문자를 찍어 보았다. 그러고는 곧바로 뒤의 글자부터 하나하나 지워나갔다. - P85

전화를 받으니 아오야마는 간단하게 그때 일에 대한 감사의뜻을 전하고, 곧바로 본론으로 들어갔다. (중략).
아오야마는 다음 회 작품이 <LUGO>라는 여성 패션잡지에 연재될 거라고 가르쳐주었다. 그러나 잡지 이름을 들어 본 적도없는 료스케는 "아, 네, 그렇군요."라며 애매한 반응을 보였을 뿐이다. - P86

"그건 상관없어요. 뭐야, 요전에 창고 지역을 안내해줄 때가까운 곳에 산다고 그랬잖아요, 그렇죠? 난 그저 그런 창고들만늘어선 지역에서 항만 노동자들이 어떻게 살고 있는지 궁금할뿐이에요. 그리고 창에서 모노레일도 보이잖아요? 그렇죠?
"뭐, 보이긴 하지만 소설에 나올 만큼 로맨틱한 건 아니에요. 그저 시끄러울 뿐인데." - P87

료스케는 목욕탕으로 들어가기 전에 휴대폰으로 유코에게 연락을 했다. 아직 회사에서 근무 중인 듯했지만, 전화를 받은 유코는 "갈 거야, 간다구! 무슨 일이 있어도 꼭 갈 거야!"라며 귀가 아플 정도로 소리를 질러댔다. 어차피 토요일 밤에는 오스기방에서 잘 테니 같이 역까지 마중을 나가겠다고 말했다. - P88

휴대폰은 바지 주머니에서 절반 정도 삐죽이 나와 있었다. (중략). 보낸 사람은 ‘료코‘였다. (중략).
‘안녕하세요? 아주 짧은 메일 고마워요. 왠지 옛날 일처럼 느껴지네요. 오래 전에 어디론가 함께 여행을 갔던 것 같은 느낌! 모노레일에서 료스케의 아파트가 보였고…………. 아직 그 아파트에서 살아요? - P89

1분쯤 기다리자 다시 ‘코‘ 에게서 메일이 왔다.
‘기요스쿠는 거짓말이지만 모노레일을 탄 건 정말 그때가 처음이었어요‘
료스케는 곧바로 답장을 보냈다.
‘지금, 근처 목욕탕에서 메일을 보내고 있습니다. 알몸 아저씨들에게 둘러싸여 있는 상황이죠, 하하‘ - P90

료스케가 다시 메일을 보내려고 하는데 카운터에 앉은 주인이 "손님, 옷을 벗고 탈의실에 너무 오래 앉아 계시면 곤란합니다."라고 주의를 주었다.
"죄송합니다........" - P90

일요일, 유코와 둘이 시나가와역 고난 출구 광장에 서서 기다리고 있으니, 거의 약속시간 정각에 아오야마 호타루와 이치이 게이코가 전보다는 조금 얇아진 방한복 차림으로 역 구내 에스컬레이터를 타고 내려오는 모습이 보였다. - P91

 유코가 함께 가자고 부추기자 오기는 "연애소설이라며? 흥미 없어. 혹시 추리작가라면 내가 생각해 낸 트릭을 좀 전수해줄 생각이 있지만…………." 이라며 창틀 공사를 이용해 밀실살인을 하거나, 죽이는 데 10년은 족히 걸릴 것같은 음독살해나, 트릭이라기보다는 ‘인내‘ 에 가까울 듯한 아이디어들을 무려 한 시간 이상이나 떠들어댔다고 했다. - P92

조수석에는 료스케가 앉았다. 아오야마와 이치이 사이에 끼어 앉은 유코는 이치이에게 자기가 얼마나 ‘아오야마 호타루‘소설의 열성팬인지에 관해 열심히 떠들어댔다. - P93

소설가가 스토리를 어떻게 구상하는지 료스케로선 잘 모르는 일이다. 하지만, 일부러 시나가와의 나카스를 찾아와 항만 노동자가 거주하는 아파트까지 견학하러 왔으면서도 방으로 들어온 아오야마 호타루는 일에 관한 이야기는 아무것도 묻지 않았다. - P9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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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정치학으로 본 《심슨 가족》

데일 E. 스노, 제임스 J. 스노

<심슨가족>이 가장 잘하는 일은 텔레비전의 엄숙주의에 의문을 제기하는 것이다. - P183

남자, 남자, 남자, 남자들만의 세계

(중략).

거의 모든 «심슨 가족" 에피소드에서 한결같은 시각적 즐거움을 주는 요소는 (특히 군중 장면의 배경이 풍부하고 세밀하다는 것이다. - P184

일례로 고정 시청자라면 학교 행사에 참석한 군중 속에서 모, 오토, 번스 사장, 스미더스, 재스퍼를 보더라도 놀라지 않을 것이다. (우리 짐작에) 그들에게는 스프링필드 초등학교에 다닐 만한 나이의 자녀가 없는데도 말이다. - P185

‘텔레비전 사상 최고의 출연진‘ 가운데 적어도 4분의 3이 남성이라면, 이는 텔레비전이 우리 시청자에게 제시하는 현실의 거울상에 대해무엇을 말해주는 것일까? - P18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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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


리사와 우리 시대의 반지성주의


이언 J. 스코블


미국사회는 지식인이라는 개념과 대체로 애증의 관계를 맺어왔다. 한편으로는 교수나 과학자에 대한 존경심이 존재하지만, 이와 동시에 ‘상아탑‘이나 ‘책상물림‘에 대한 크나큰 적개심, 지적이거나 교양 있는사람들에 대한 방어 본능도 존재한다.  - P42

 예를 들어 나와 견해가 일치하는 전문가의 말을 인용함으로써내 주장의 신빙성을 높이면서도, 전문가의 견해가 나와 다르면 ‘저 사람이 뭘 알아?‘라거나 ‘나도 의견을 가질 자격이 있어‘ 하는 식으로 반응하는 것이다. - P43

전문직 예비교육 프로그램을 도입하고 현실과의 관련성relevance‘을 강조하는 게 뚜렷한 추세다. 반면 전통적 인문학 수업은 대학교육에 진정으로 필요한 요소가 아닌 사치나 도구로 취급된다. 인문학 수업은 기껏해야 글쓰기나 비판적 사고 같은 ‘전용성 기술transferable skills‘을 개발하기 위한 도구로 여겨진다. - P43

신문은 전문가들의 오피니언 칼럼을 연재한다. 그들의 상황 분석은 일반인의 분석보다 더 나은 정보를 바탕으로 한 것이겠지만, 여기에 동의하지 않는 독자들의 편지는 "어차피 완벽하게 아는 사람은 아무도 없다"라거나 "이건 어디까지나 견해의 문제이니 내 견해도 중요하다"라는 가정에 기반하고 있다. 후자의 논리는 특히 음험하다. - P44

따라서 미국사회는 지식인과 관련하여 갈등을 겪고 있다고 말할 수있다. 지식인에 대한 존경심과 적개심이 사실상 공존하고 있는 것이다. 이는 곤혹스러운 사회문제이자 대단히 중요한 사안이기도 하다. - P44

거짓 권위와 진짜 전문성


‘권위에 대한 호소‘가 오류라는 것은 논리학 입문 수업의 핵심이지만, 사람들은 보통 권위에 호소하여 정당한 몫 이상을 얻어낸다. 엄밀한 논리적 관점에서 볼 때, 누구누구가 그렇게 말했다는 이유로 어떤 명제가 참이라고 주장하는 것은 언제나 잘못이다. - P45

하지만 권위에의 호소에 대한 이 모든 회의론을 쌓아올린 연후에 우리가 기억해야 할 것이 있다. 바로 일부 사람들은 특정 문제에 대해 정말로 남보다 많이 알며, 특정 주제에 대해 권위자가 뭔가를 말해줄때 많은 경우 그것은 정말로 뭔가를 믿을 타당한 이유가 된다는 점이다. (후략).⁵ - P46

사람들은 특히 도덕적이거나 사회적인 이상에 전문가의 지혜를 적용하는 일에 분개하는 경우가 많다. - P46

(전략).
이처럼 전문성이라는 개념을 잠식하는 풍토에 기여하는 온갖 요소가 존재하지만, 동시에 이를 상쇄하는 흐름 또한 존재한다. 전문성 따위는 없고 모든 견해가 똑같이 유효하다면, 어째서 사랑과 천사에 대한 전문가들이 토크쇼와 베스트셀러 순위를 차지하고 있는가? 애초에 왜 그런 쇼를 보거나 책을 읽는가? - P48

정치적 전문성 외에, 사람들은 기술적 전문성에 대해서는 이를 동경하며 가장 덜 양가적인 태도를 보인다. - P49

우리는 리사를 존경할까, 아니면 비웃을까?

(전략). «심슨 가족》은 현대사회의 다른 많은 측면과 마찬가지로 이 주제 역시 풍자 소재로 자주 활용한다. 심슨 집안에서 정말 지식인이라 할 만한 사람은 오로지 리사뿐이다. - P49

하지만 어떤 때는 리사의 지성 자체가 ‘지나치게 똑똑하거나 설교하려 드는 성향처럼 묘사되면서 농담거리가 되기도 한다. (중략) 그러니까 리사의 지성은 가치 있는 것으로 제시될 때도 있지만, 짐짓 정의로운 척하거나 잘난 척하는 사례로 제시될 때도 있다. - P50

지식인에 대한 흔한 포퓰리즘적 비판 중 하나는 "네가 잘나봤자 우리보다 나을 거 없어"다. 이 공격의 요점은 현자라고 하는 사람이 ‘실은‘ 평범한 인간‘임을 드러낼 수 있다면 우리가 그의 견해에 감명받을 필요도 없다는 것이다. - P50

철인왕? 뜨악!

«심슨 가족》이 지식인에 대한 미국인의 양가감정을 좀더 구체적으로반영한 사례는 <꼬마 시장 리사> 에피소드에서 찾아볼 수 있다.²⁰ - P52

실제로 엘리트에 의한 유토피아 계획이 착상부터 잘못되거나, 공공선으로 위장한 권력 장악 기도가 되는 경향이 있는 건 사실이다. (중략). 미국 헌법을 기초한 이들은 민주적 원칙(하원)과 비민주적 엘리트지배(상원, 대법원, 권리장전)의 이점을 결합하길 희망했다. - P53

지식인에 대한 미국 사회의 양가감정이 정말로 뿌리 깊은 심리적현상이라면 이것이 조만간에 사라질 것 같지는 않다. 하지만 반지성주의를 조장하거나 고취하는 일은 누구에게도 도움이 되지 않는다. - P54

평범한 시민을 옹호하는 사람이라면배운 사람들의 공로를 깎아내리는 식으로 그렇게 해서는 안 된다. (중략). 그건 국가나 개인의 발전에 건실한 생각이 아니다.²³ - P54

2_리사와 우리 시대의 반지성주의

(전략).
5 물론 문제의 물리학자가 (이를테면 취미로) 마라톤 전투의 전문가이기도 한 특수한 경우도 있겠지만, 여기서 나는 어디까지나 물리학자로서의 물리학자를 말하고 있다.

(중략)


20 이 에피소드에 대한 좀더 자세한 논의는 이 책 11장을 참조하라.

(중략).

23 이 글의 몇 가지 논점을 명확히 하는 데 도움을 주고 몇몇 유용한 사례를 일깨워준 마크 코너드와 윌리엄 어윈에게 감사를 표한다. - P4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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