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쩐 일이야? 너처럼 잘나가는 문인이 나 같은 은행원을 다만나자 하고"
은행 간부쯤으로 보이는 풍모였다. 고급 모직코트를 걸치고 구불거리는 머리카락을 쓰다듬으며 거드름을 피우고 있었다. - P62

"등단하고 싶으면 시를 나한테 보내봐. 내가 보고 추천해줄데 있으면 알아봐줄게."
사내의 얼굴이 붉으락푸르락했다. 그러더니 잠시 숨을 고르고 커피를 들이켠 후 한숨을 내쉬며 다시 입을 열었다. - P62

"아, 최근에 대학가에서 활동하고 있는 문학회에 관한 정보를알고 싶어. 모이는 장소, 모이는 시간 모두 그리고 문학회 이름과 참석하는 학생들 정보도 오랜만에 만난 문학회 정송희 선배이야기로는 네가 아직도 대학가 문학회를 찾아다니면서 후원도해주고 시낭송회에도 참석한다는 것 같더라고 하시더라." - P62

상의 친구는 눈을 빛냈다.
"좋아. 지금 떠오르는 문학회는 두 곳 밖에 안 되는데, 내일 정리해서 네가 있는 곳으로 보낼게 금홍 씨는 잘 계시지?" - P63

"내일 오후에 다방으로 와주게나 문학회 중 가장 의심이 갈만한 곳을 가보려 하니."
구보는 고개를 끄덕여 보였다. - P63

다음날 오후에 ‘제비‘를 찾은 구보는 상이 브라우닝 권총을들고 요리조리 살펴보고 있는 것을 목격하였다.
"상이, 그거 권총 아닌가?"
"브라우닝 M-1900. 7.65 밀리 총구 권총일세."
"그걸로 무얼 하는 게인가?"
"이 총은 은닉이 가능한 휴대용 총이지." - P63

상은 구보를 향해 조준하였다. 구보가 얼어붙었다. 이때 금홍이 다가와 어이없다는 듯이 상의 총을 빼앗아 자신의 얼굴을 겨냥했다. 구보가 깜짝 놀라는데 그녀가 비녀 뒤에 꽂아두었던 담배 한 가치를 빼들어 총을 대고 방아쇠를 당겼다. - P64

그러고 보니 상은 아직 파자마 차림을 나이트가운으로 가리고 발가락에는 게다를 걸친 꼴이었다. 게다가 헝클어진 머리로 보아 세안도 하지 않은 것처럼 보였다. 상은 파이프 담배 끝에권총 라이터로 불을 붙이고는 허공을 향해 연기를 내뿜었다. 구보가 무언가 물어보려 하여도 말없이 생각에 잠겨 있는 상을 섣불리 방해할 수는 없었다. 구보는 슬슬 졸려왔다.  - P64

자신도 모르게 꾸벅꾸벅 졸던 구보는 누군가 상을 방문하는소리에 깨어났다. 심부름꾼 소년이 상에게 봉투를 건네고 돈을 받고 있었다. - P65

"셀리는 무신론을 주장해서 옥스퍼드 대학에서 퇴학 처분을 받은 자이지. 만약 셸리를 동경하는 범인이 셸리와 자신을 동일시해서 시구대로 살인을 자행한다면 그 또한 명문대학 중퇴자일 확률이 높고, 무신론이나 무정부주의 뭐 이런 아나키스트적인 생각을 발표하다 그렇게 되었겠지. (중략)
명문대에 적을 두었거나 휴학하는 자들이 꾸리는 문학회인데, 그중 가장 의심되는 한 곳을 오늘 방문하려 하네." - P65

일정목을 지나 뒷골목으로들어가자 작은 선술집들이 늘어선 길이 나왔다. 일정 중간 정도에 위치한 가게 앞에 섰다. 나무 미닫이문을 열고 상이 먼저들어갔다.
"여기 낭만문학회 청년들이 어느 방에 들어 있소?" - P66

 중앙에 화로가 있고 다다미가 깔린 방 안에는남녀 학생 일곱 명이 모여 앉아 있었다. 그중 가운데 학생이 일어나 서서 시를 읊었다.
"오, 거센 서풍, 그대 가을의 숨결이여
보이지 않는 네게서 죽은 잎사귀들은
마술사를 피하는 유령처럼 쫓기는구나.
누렇고 검고 청백하고 또한 빨간 질병에 시달리는 잎들을 오 그대는
시커먼 겨울의 침상으로 마구 몰고 가는구나." - P66

아주 아름답게 생긴 모던걸도 있었으며, 경성제대 교모와 교복을 멋들어지게 차려입은 남학생이 둘 보였다.
가운데에서 시를 읊는 남학생은 연희전문 교복을 입고 있었다. - P66

"저희는 문단에서 글을 쓰고 있는 기성작가입니다만, 아직 무명인지라 한수 배우고자 찾아왔습니다." - P67

 학생들은 낭만파 시인에 대한 난상토론을 즐겼다. 특히나 <오감도>의 시인이 이곳에 왔다는 사실에 학생들은 존경의 눈빛을 감추지 못했다. - P67

"저는 <오감도>가 난해하지만은 않다고 봅니다. 제 소개를 하자면, 저는 연희전문대학 영문과에 다니는 정병호라고 합니다."
상은 남학생의 건방져 보이는 얼굴을 미소를 머금고 보았다. - P67

원 리틀 투 리틀 쓰리 리틀 인디언, 파이브 리틀 식스 리틀세븐 리틀 인디언………. 저는 이 노래처럼 미국 동요와 대구도 비슷하고 익숙한 느낌이 들어서 말이죠." - P67

하지만 상은 태연하게 넘겼다.
"자네들도 낭만파 시인 바이런과 셀리의 시구를 알게 모르게사용하지 않는가? 하지만 고맙네. 그 ‘원 리틀 투 리틀‘ 하는 인디언 노래를 나는 오늘 처음 듣네. 동요나 민요는 인류의 문화원형을 그대로 담고 있네. 한마디로 잊히지 않는 불후의 명곡이지. 그런 노래와 내 시를 비교하다니, 이거 영광인걸?"
누가 봐도 상의 승리였다. - P6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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친구가 많을수록 사교 기술을 관장한다고 알려진 부위들의 크기가 컸다. 전전두피질(대략 뇌 앞부분의 4분의 1에 해당한다), 측두엽 (귀옆을 따라 이어지는 부분), 그리고 귀 바로 뒤쪽의 측두엽과 두정엽이만나는 측두두정 접합(TP)라고 부른다)이 여기에 해당한다(<그림 2>). - P106

일반적으로 과학 분야에서는 새로운 사실이 발견되면 그 실험의 결과가 그저 우연은 아니었는지 확인하기 위해 다른 실험실에서도 그 실험을 반복한다. 그래서 우리의 연구 결과가 발표되고 나서도 몇년간 10여 차례의 다른 연구가 이뤄졌다. - P107

어떤 연구에서는 사람들에게 150명이 넘는 친구와 가족의 이름을 모두 써달라고 요청했는가 하면 어떤 연구에서는 페이스북 친구의 수를 활용했고, 일부 연구에서는 의지가 되는 사람들의 수를 측정했다. 또 어떤 연구자들은 친구의 수가 아니라 사람들의 사교성을 수치화한 값을 사용했다. - P107

이 모든 연구는 사회적 네트워크의 크기(수치화 방법은 각기 달랐지만)와 뇌에서 사교활동을 담당하는 부위의 크기가 연관 있다는 결론을 얻었다. - P107

 중요한 사실은 모든 연구가 우리의 발견을 광범위하게 인정한다는 것이다. 어떤 사람이 가진 친구의 수는 그사람의 뇌에서 사교 활동을 관장하는 부위의 크기와 상관있었다. - P108

 곽세열은 한 마을에 거주하는 약600명의 성인들을 조사해서 누가 누구에게 감정적 지원을 얻는지를알아내 사회적 네트워크를 그렸다. 연구진은 이 네트워크를 바탕으로 사람들이 누구의 이름을 많이 언급했는지 (인기의 직접적인 척도)를 파악한 후, 이름이 많이 언급된 사람들의 뇌를 촬영했다. 이 연구가 특히 중요한 이유는 마을사람 전부에게 어떤 사람에 대해 어떻게생각하는지를 물었다는 데 있다. 그 결과 연구진은 사람들이 친구라고 생각하는 사람의 수(우리의 연구를 포함한 대다수 연구에서는 이것을 묻는다)가 아니라 그 사람들이 ‘실제로‘ 가지고 있는 친구의 수(그 사람과 자신이 친구라고 답한 사람들의 수)를 알아낼 수 있었다. - P108

료타 카나이 Ryota Kanal의 뇌 영상 촬영 연구는 친구 수가 적은 사람들(그의 연구에서는 페이스북 친구 수를 지표로 사용했다)의 뇌가 더 작을 것이라는 가설을 확인했다. - P108

다. 그는 고독한 사람들은 상측두구 superior temporal sulcus, STs (양쪽 귀 옆에 위치한 측두엽의 한 부분)에 회백질이 적다는 사실을 알아냈다. 상측두구는 마음 이론 연구와 정신화mentalising에 관한 모든 뇌 영상 촬영 연구에 공통적으로 등장하는 영역이다. - P109

 또 충분히 예상가능한 결과긴 하지만, 카나이의 연구는 고독이 사회적 단서를 잘 처리하지 못하는 것과 관련 있음을 확인했다. 그리고 사회적 네트워크의 규모가 작은 것, 높은 불안, 낮은 공감능력과 같은 심리 요인들 역시 고독에 기여한다는 사실을 확인했다. - P109

편도체는 뇌에서 신피질 바깥의 오래된 영역에 위치하지만 뇌 바로 앞의 안와전두피질과 직접 연결된다. 안와전두피질은 감정적 단서를 해석하는 일에 관여하는데, 편도체의 공포 반응이잘못된 것이라고 판단될 경우 그 반응을 억제한다고 알려져 있다. 모든 인간관계, 특히 낯선 사람과의 관계에는 잠재적 위험이 따르기 때 문에 (우리는 그 사람들이 어떤 행동을 할지 머른다) 최초의 본능적 반응은 항상 달아나는 것이다. - P110

또 하나의 중요한 단서는 나의 동료인 옥스퍼드 대학의 메리앤 누난 MaryAnne Noonan 이 한 연구에서 발견된다. 메리앤은 뇌의 백질을 관찰한 결과 백질의 부피 역시 친구 집단의 크기와 상관관계가 있음을 밝혀냈다. - P110

 미엘린 조직은 서로 연관 있는 2가지 기능을 수행한다. 첫째, 미엘린은 신경의 발화가 다른 신경으로 넘어가지 않도록 한다(다른 신경으로 넘어가면 메시지가 잘못된 곳에 전달되기 때문이다). 둘째, 미엘린은 신경이 전자신호를 전달하는 속도를 높임으로써 뇌의 여러 부분들이 빠르게 소통하도록 해준다. - P110

 예컨대 ‘짐이 말썽을 피웠는지 아닌지‘를 알아내는 일은 뇌의 한쪽 구석에서 수행되는 작업이 아니라 뇌의 여러 영역에서 메시지들이 이쪽저쪽으로 이동하는 과정이다. - P111

지금까지 언급한 연구의 대부분은 오른손잡이인 사람들을 대상으로 했다. 오른손잡이를 대상으로 하는 것은 뇌 영상 촬영 연구의 표준 관행이다. 오른손잡이인 사람들을 대상으로 하면 왼손잡이인 사람들의 대다수(불편하게도 전부는 아니다)는 오른손잡이인 사람들과 뇌 구조가 정반대라는 사실에서 비롯되는 복잡성을 피해갈 수 있다. - P111

실험 대상자가 오른손잡이인 경우, 우리의 실험에서 친구 수를 가장 잘 예측하는 뇌의 부위는 뇌의 맨 앞쪽에 위치한 부위 (정확히 말하면 눈 바로 위에 위치한 안와전두피질, 또는 그 옆에 위치한 내측 전두엽피질 medial frontal cortex)였다.  - P111

결과는 기본적으로 같았지만, 왼손잡이인 사람들의 전두엽에서 친구 수와 상관관계가 가장 뚜렷하게 나타난 영역은 뇌의 표면위쪽 안와전두피질에서 약간 뒤쪽에 위치한 배외측전두엽 피질dorso-frontal cortex 이었다. 이 영역은 평소 이성적 사고와 추론에 관여한다. - P111

이 영역은 평소 이성적 사고와 추론에 관여한다. 이 결과는 왼손잡이인 사람들이 오른손잡이들보다 자신의 인간관계에 관해 의식적 사고를 많이 한다는 것으로 해석될 수도 있다. - P111

후속 연구들은 뇌가 사회적 정보를 처리하는 과정이 매우 복잡하며 어떤 사회 맥락이 포함되는가에 따라 처리 과정이 달라질 수도 있다고 지적했다. 실비아 모렐리 sylvia Morelli의 연구진은 대학 기숙사에사는 2학년 학생 전원에게 자신에게 우정, 공감, 지지를 주는 소중한사람들의 이름을 알려달라고 해서 사회적 네트워크 지도를 제작했다. 그러자 누가 네트워크에서 중심지 역할을 하는지 (누가 인기가많은지)를 파악할 수 있었다. - P112

노암 제루바벨 Noam Zerubavel 과 케빈 오슈너 Kevin Ochsner가 회원 14 명으로 구성된 2개의 학생동아리를 대상으로 한 연구에서도 비슷한 결과가 나왔다. 제루바벨과 오슈너는 모든 학생에게 동아리 회원들의 호감도를 각각 평가하도록 한 다음 다른 회원들의 사진을 차례로보여주면서 그 학생의 뇌를 스캔했다. - P112

모렐리의 연구와 마찬가지로학생들이 인기가 많은 다른 학생의 사진을 보고 있을 때는 정신화와 가치 판단을 담당하는 부위의 활동량이 늘었다. - P112

 낮은 호감도 점수를 받은 학생들은 누구의 사진을 보고 있든 간에 뇌 활동량에큰 차이가 없었다. 하지만 그들은 가치 판단을 담당하는 영역 전체의 활동량이 훨씬 많았다. 다시 말하면 인기가 별로 없는 사람들은 동아리의 다른 회원들 모두에게 관심을 많이 기울였고, 인기가 많은 사람들은 동아리에서 인기가 많은 핵심 인물들에게만 관심을 가졌다. - P113

세 번째 후속 연구를 실시한 캐럴린 파킨슨Carolyn Parkinson의 연구진은 대학원 MBA 과정의한 반 전체 학생들을 대상으로 뇌의 정신화영역의 활동을 측정한 결과 비슷한 패턴을 발견했다. - P113

그러자 이번에도 자기도 인기가 많고 다른 인기 많은 학생들을 친구로 둔 학생들의 뇌에서 가치판단 및 정신화와 연관된 영역들의 반응이 가장 강했다. - P113

 다시 말하자면 친구들도중요하지만 친구들의 친구들도 똑같이 중요했다. 이것은 프레이밍햄 심장 연구에서 얻은 것과 같은 결론이다. - P113

더욱 흥미로운 점은 사회성이 매우 높은 구대륙(유럽, 아시아, 아프리카)의 원숭이 종들을 대상으로 한 두 편의 최신 연구에서 원숭이한 마리와 함께 사는 원숭이의 수는 측두엽, 전전두피질, 편도체의 처리 장치 크기와 관련 있름이 밝혀졌다는 것이다. - P114

나중에 우리는 사회적 뇌 효과를 중재하는 사교 기술이 매우 복잡해서 인간이 이 기술을 습득하는 데 20년이상 걸리고 그 과정이 뇌의 발달에 큰 영향을 끼친다는 점을 살펴볼것이다. 전전두피질을 비롯한 인간의 사회적 뇌 영역은 많이 사용할수록 커질 가능성도 있다. 20대 중반이 지나면 이 영역의 성장도 멈추겠지만, 어쨌든 사람이 성인이 될 무렵이면 그 사람의 뇌는 상당부분 발달이 끝나는 것 같다. - P114

4장 우정의 원

"사회적 네트워크에는 우리가 생각했던 것 이상의 구조가 있는 것이 분명했고,
그 구조에는 놀라울 정도의 일관성이 있었다.
마치 모든 사람이 똑같은패턴을 가지고 있는 것 같았다.
그것은 우리를 둘러싸고 있는 150명의 사회적 네트워크가 사실은여러 층으로 이뤄져 있음을 알려주는 최초의 단서였다." - P120

다음의 공통점은 무엇일까? 재판의 배심원, 대부분의 단체 운동경기, 정부의 내각, 그리스도의 제자들, 군대의 가장 작은 단위(일반적으로 ‘반‘이라고 한다), 내일 죽는다면 당신이 진짜로 슬퍼할 사람들의 수. 답은 모두 비슷한 수라는 것이다. - P1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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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회적 집단과 뇌 크기의 관계가 무엇을 의미하는지에 대해서는굉장히 많은 오해가 있었다. 그래서 설명을 이어가기 전에 몇 가지만 분명히 하고 싶다. 때때로 ‘사회적 뇌 가설‘은 영장류의 뇌가 크게 진화한 이유에 관한 생태학적 가설의 대안으로 여겨진다. 생태학적 가설은 한마디로 ‘식량을 잘 찾아내기 위해서‘라는 가설이다. 사실은사회적 뇌 가설이 곧 생태학적 가설이다. - P102

한군데에 정착해서 안정적인 집단을 이뤄 생활할 때의 문제점은 다른 개체들과 함께 살아가면서 느끼는 스트레스와 귀찮은 일들을 잘처리하기 위해 상당한 수준의 외교 능력과 사교술이 필요하다는 것이다. - P102

 우리의 면역체계는 심각하게 손상되고 여성들의 생리 내분비시스템이 망가져서 생식 능력까지 잃어버릴지도 모른다. - P102

 최종적으로 우리는 모두 혼자 살아가게될 것이다. - P103

해결책의 핵심은 유대감이 있는 관계와 이런 관계를 뒷받침하는 복잡한 인지능력이다. 그래서 영장류가 사회집단을 유지하는 쪽으로 진화한 것이다. - P103

우리가 알아낸 바로는 영장류와 자기 짝에게 충실한 영양들은 항상 가장 친한 친구들의 소재를 확인하는 반면, 무리 단위로 짝짓기를 하는 종들(내가 연구했던 야생 염소 같은 동물)은 그런 행동을 거의 보이지 않는다. - P103

두 가설의 또 하나의 차이점은 생존의 동력이 무엇이라고 생각하느냐에 있다. 큰 뇌에 관한 1단계 생태학적 설명을 선호하는 사람들은 오직 먹이 찾기라는 관점에서만 생각한다. - P103

사실 이것은 영장류가 특정 서식지에서 번창하는 능력을 제약하는 가장 큰 요인이 무엇인가의 문제다. 현실에서는 먹이가 문제였던 적은 별로 없다. - P103

 내 생각에 포식자의 위험을 강조하는 시각의 문제점 중 하나는, 여러 연구자들이 유대가 형성된 사회(인간 사회도 여기에 포함된다) 내부의 사회적 관계라는 것이 얼마나 복잡한지를 이해하지 못하고 있다는 것이다. - P104

한마디로 우리의 사회적 세계는 현재로서는 우주에서 가장 복잡한 것이다. 우리의 사회적 세계는 너무나 역동적이기때문에, 그 변화를 따라가고 대응하는 일은 정보 처리라는 측면에서는 정말 힘든 일이다. - P104

이번에는 중요한 질문에 답해보자. 사회적 뇌 가설이 종과 종을 비교할 때 적용 가능하다면 한 종의 내부에도 적용 가능할까? 나의 뇌 크기를 통해 나의 친구 집단의 크기를 예측할 수 있을까? - P104

애초에 개체들 사이에 차이가 전혀 없었다면 서로 다른 종도 생겨나지 않았을 것이다. - P104

옛날이었다면 죽은 사람들의 두개골에서 뇌를 꺼내 보기 전까지는 이 가설을 검증할 수 없었을 것이다. - P104

지난 20년 동안 뇌영상화 기술이 도입되면서 큰 변화가 생겼다. 이제 우리는 살아 있는사람들의 뇌를 스캔해서 별다른 통증을 주지 않고 뇌의 크기와 구조를 파악할 수 있다. - P105

그래서 2006년 무렵에 나는 몇몇 사람들과 MRI로 사회적 뇌의 개체별 적용 여부를 검증하자는 논의를 시작했다. 당시 리버풀 대학(그때 나도 이 학교에 있었다)의 젊은 강사였고 지금은 카디프 대학 교수인 페니 루이스 Penny Lewis가 열렬히 호응했다. - P105

이전의 연구 경험을 통해 우리는 인간관계 네트워크에 포함되는사람들 전부의 목록을 작성하는 것은 힘들고 따분한 작업이라는 사실을 알고 있었으므로, 실험 대상자들에게 지난달에 접촉한 친구들과 가족의 수를 알려달라고 부탁했다. 이유는 다음 장에서 자세히 설명하겠지만, 이 수는 사회적 네트워크 전체의 크기와 밀접한 관계가있다. - P105

뇌를 스캔하는 실험에는 아주 많은 시간이 필요하다. - P105

그리고 우리가 나눠준 사회적 네트워크에 관한 설문지를 사람들이 작성하는 데도 시간이 필요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오랜 시간 동안 열심히 일한 결과 우리는 여러 장의 뇌 스캔 사진과 설문에 대한 개인별 답변을 얻어냈다. - P106

그러고 나서는 조앤 파월Joanne Powell (현재 리버풀 호프 대학의 강사)이 전전두피질 전체의 부피와 전전두피질 각 부분의 부피를 측정하는 번거로운 작업을 했다.
전전두피질은 이마 바로 뒤, 뇌의 앞쪽에 위치한 부분으로서 고차원적 사고의 대부분을 담당한다. - P106

친구가 많다고 응답한 사람들은 이 모든 부위가 다른 사람들보다 컸지만, 상관관계가 가장 높게 나타난 곳은 전전두피질이었다. - P1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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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유란 무엇인가를 읽기가 너무 힘들다.




실험 후 인터뷰에서 피험자들에게 왜 그렇게 행동했는지 물었을 때, 그들은 하나같이
"혼자였다면 그렇게 하지 않았을 겁니다. 단지 시키는 대로 했을 뿐이에요" 라고 대답했다. - P33

 이는 뉘른베르크 전범 재판에서 피고인들이 방어적으로 진술하면서 되풀이한 ‘단지 임무를 다했을 뿐‘이라는 오래된 이야기와 다를 게 없다. - P33

권위 아래에서 행동하는 사람이 양심의 기준에 어긋나는 행동을 하더라도, 그가 도덕관념을 잃었다고 생각해서는 안 된다. 그보다는 근본적으로 다른 설명이 필요하다. 그는 자신의 행동에 대해 도덕적 감성으로 반응하는 것이 아니다. - P34

이때 작용하는 또 다른 심리적 힘을 ‘반의인화(counteranthropomorphism)‘
라 한다. - P34

 어떤 사람은 인간 유기체의 시스템을 인간의 생각이나 정서의 통제를 벗어나는, 인간주체 너머에 있는 것으로 취급하기도 한다. 여기에서 주체와 제도의배후에 있는 인간적인 요인들은 부정된다. - P34

그래서 실험자가 "실험을 위해 당신은 계속해야만 합니다"라고 말할 경우, 피험자는 이것을 인간의 명령 이상의 책무라고 느끼게 된다.
그들은 "누구의 실험입니까? 왜 실험자를 위해 희생자가 고통 받아야합니까?"라는 명백해 보이는 질문을 하지 않는다. - P34

그래서 실험자가 "실험을 위해 당신은 계속해야만 합니다" 라고 말할 경우, 피험자는 이것을 인간의 명령 이상의 책무라고 느끼게 된다.
그들은 "누구의 실험입니까? 왜 실험자를 위해 희생자가 고통 받아야합니까?" 라는 명백해 보이는 질문을 하지 않는다. - P34

그는 그 실험을 계속하기를 원한실험자가 자신과 다를 것이 없는 사람이라는 사실을 알지 못했다. 그상황에서 그의 인간적 요인은 사라지고, ‘실험‘만이 자체적으로 비인격적 추진력을 발휘했다. - P35

최근 미국 신문은, 미국인이 베트남 남녀와 어린이들에게까지 폭탄을투하했지만 ‘대의‘를 위한 것이었기에 정당하다고 느꼈다는 한 공군조종사의 말을 인용보도했다. 이와 유사하게, 실험에 참가한 대부분 피험자들도 좀더 넓은 맥락에서 자신의 행동이 과학적 사실을 밝힘으로써 사회에 이롭고 유용하다고 생각했다. - P35

회생자에게 전기충격을 가하는 것과 같은 행동은 그것만 따로 떼어 생각하면 사악해 보이지만, 이런 실험실과 같은 상황에서라면 전혀 다른의미를 갖는다. 하지만 그 영향을 무시한 채, 상황이 그 행동을 지배하도록 허용하는 것은 매우 위험하다. - P35

그런데 상당히 흥미로운 점은 많은 피험자들이 희생자에 대한 적대적인 행위의 결과로 그를 무자비하게 평가절하했다는 사실이다. 피험자들은 공통적으로 다음과 같이 말했다. 그는 너무 무식하고 고집이 세서 전기충격을 받아도 싸요." - P36

이 실험에 참가한 많은 사람들은 자신이 희생자에게 한 행동을 어느 정도 부정했으며, 심지어 복종하고 있을 때에도 마찬가지였다. 그러나 악의적인 권위자에 대한 불복종을 생각하고 말하고 비판하는 이 세단계들 사이에는 또 다른 요소, 즉 신념과 가치를 행동으로 옮기는 능력이 들어 있다. - P36

그들이 깨닫지 못한 것은 자신의 주관적 느낌이 행동으로옮겨지지 않는 한, 그러한 느낌은 도덕적 현안과 큰 관련성이 없다는점이다. 정치적 통제는 행동을 통해 효과를 발휘한다. - P36

이렇듯 신념을 행동으로 옮기지 못하는 용기 없는 사람들 때문에 폭정은 영속된다. 마찬가지로 실험에 참가한 사람들 역시 제 행동을 평가절하하면서도, 자신의 가치를 행동으로 옮길 내적 자원은 가지고 있지 못했다. - P37

다른 변형된 실험은 앞에서 언급한 것보다 더 흔한 딜레마를 보여준다. 이 실험에서 피험자들은 희생자에게 전기충격을 가하는 버튼을 누르라는 명령을 받은 것이 아니다.  - P37

역 이러한 상황에서, 뉴헤이번 지역에서 참가한 40명중 37명의 성인이 가장 높은 전기충격 단계에 이를 때까지 계속해서 자기의 보조적인 역할을 수행했다. - P37

 아이히만조차 강제 수용소에 도착했을 때 역겨움을느꼈지만, 책상 앞에 앉아서 서류를 조작하는 것만으로 대량살상에 참가했다. 동시에 가스실에 사이클론B(Cyclon-B)를 살포한 사람 역시 상부의 명령을 따랐을 뿐이라고 자신의 행동을 정당화할 수 있다. 따라서 전체 인간의 행동은 분절화되어 있어서 누구도 사악한 행동의 수행을 결정하지 않으며 그 결과를 직면하지 않는다. - P37

따라서 복종의 문제는 전적으로 심리적인 것만은 아니다. 사회적 형태와 양상, 그리고 그것의 발전 방향 등은 복종과 관련성이 높다. 인간으로서 그 상황에 전적으로 몰입함으로써 모든 상황에 완전히 인간적으로 반응하던 때도 있었을 것이다. - P38

이제 사람들은 상황의 전체적인 것을 보지 못하고 일부분만 보기 때문에, 포괄적인 관리 없이는 행동할 수가 없다. 그는 명령에 복종하지만, 그렇게 할 때 제 행동에서 소외된다. - P38

조지 오웰(Geonge Orwell)이 이러한 상황의 핵심을 잘 묘사하고 있다.

다음에 쓰는 것처럼 문명화한 인간이 머리 위로 날아다니며 나를 죽이려한다. 그들은 한 개인인 나에게 아무런 증오도 느끼지 않으며 나 역시 마찬가지다. 이른바 그들은 오직 "자신의 의무를 다할 뿐이다." 의심할 여지없이, 그들 중 대부분은 개인적인 삶에서 결코 살인은 꿈에도 생각지않는 법을 준수하는 양심적인 사람이다. - P38

02연구 방법

단순성(simplicity)은 효과적인 과학적 연구의 핵심이다. - P39

복잡한 절차들은 그러한 현상 자체를 면밀히 검토하는 데 방해만 될 뿐이다. 복종을 좀더 단순하게 연구하기 위해서는 한 사람이 다른 사람에게 관찰 가능한 행동을 수행하도록 명령하는 상황을 만들어언제 그 명령에 복종하고, 어떤 때 불복종하는지를 기록해야만 한다. - P39

복종의 강도와 그 강도가 변하는 조건을 측정하려면, 불복종을 유발하는 어떤 강력한 요인에 대응해 복종할 것을 요구해야 하고, 그러한강력한 요인이 인간에게 어떤 의미인지를 쉽게 이해할 수 있어야 한다. - P39

실험실에 온 사람은 다른 사람에게 점점 더 심하게 해를 가하라는 명령을 받을 것이다. 그에 따라 명령에 불복하라는 압력이 형성될 것이다. - P40

결렬이 일어나는 시점은 불복종행동이 일어나는 시점으로, 명령의 순서상에서 좀더 이르거나 늦기 때문에필요한 측정치를 제공한다. - P40

희생자에게 해를 가하는 행동의 정확한 형태는 중요하지 않다. 기술적인 이유 때문에, 이 연구에서는 전기충격을 가하는 것으로 했다. - P40

 첫째 피험자들이 전기충격을강도의 측면에서 쉽게 이해할 수 있고, 둘째로 전기충격은 실험실의일반적인 과학적 분위기와 일치한다. 마지막으로 실험실에 전기충격을 가하는 장면을 쉽게 꾸밀 수 있다. - P40

연구 참가자의 선정

예일대학교 학생은 물리적으로 가까이 있고 쉽게 구할 수 있어서 연구하고자 하면 가장 확보하기 쉬운 피험자이다. 게다가 전통적으로 심리학 연구는 대학생을 대상으로 이루어져왔다. 그러나 이 실험에서는 대학생을 피험자로 사용하는 것이 전체적으로 적당하지 않다고 판단했다. - P40

 교내보다 뉴헤이번에서 피험자를 선정한 두 번째 이유는 대학생 집단이 너무나 동질적이라는 점이다. - P41

실험을 하기에는 충분하지 않은 인원이어서, 여기에 덧붙여 보조적으로 직접 편지를 보내 모집했다. 명단은 뉴헤이번의 전화번호부에서 뽑았으며, 수천 명에게 초대장을 보냈다. - P41

전형적인 피험자는 우체국 직원, 고등학교 교사, 회사원, 기술자, 노동자와 같은 사람들이었다. 피험자들은 고등학교를 마치지 않은 사람에서부터 박사나 다른 전문 학위를 받은 사람들까지 다양했다.  - P41

실험 현장과 인원 구성

실험은 예일대학교의 격조 높은 상호작용 실험실(Interaction Laboratory)에서 이루어졌다. 실험실의 이러한 세부 조건들은 실험에 대해 피험자가 지각하는 합법성과 관련이 있다. - P43

 실험하는 동안 그는 다소 완고하고 감정이 없는 것처럼 보였다. 희생자는 47세의 회계사로 아일랜드계였고온화하게 보였으며, 이 역할을 수행하기 위해 훈련을 받았다. - P43

절차

(중략)
진짜 피험자는 왜 전기충격을 가해야 하는지에 대한 정당한 구실을 찾아야만 했다(합법적 권위에 관한 모든 사례에서, 명령을 수행하는 자는 자신이 받는 명령과 특정 형태의 권위 사이에 아무리 희미하더라도 어떤 연관성을 지각해야 하기 때문이다).  - P43

학습자를 끈으로 묶는 이유는 학습자에게 전기충격을 가하는 동안 그가 과도하게 움직이는 것을 방지하기 위한 것이라고 설명해준다. 이것은 학습자가 그 상황에서 벗어날 수 없음을 피험자에게 보여주기 위한 장치다. - P46

학습과제

피험자가 가르쳐야 할 것은 쌍으로 결합된 학습과제이다.

(중략)

학습자는 앞에 놓인 스위치 네 개 중 하나를 눌러 응답한다. 그러면 전기충격기 상단에 위치한 사분원 중 하나에 불이들어오는데, 이 사분원에는 응답란의 번호가 매겨져 있다. - P47

전기충격기

계기판 위에는 레버 스위치 30개가 가로로 늘어서 있다. 각 스위치에는15 볼트에서 450볼트 범위의 전압을 표시한 라벨이 붙어 있다. - P47

 게다가 왼쪽에서 오른쪽으로 네 개의 스위치마다 ‘약한 충격, 중간 충격, 강한 충격, 매우 강한 충격, 극심한충격, 지극히 극심한 충격, 위험: 심각한 충격‘ 등 충격 정도를 나타내는 언어적 표기도 분명하게 제시되어 있다. - P48

전기충격기의 왼쪽 상단 모서리에는 전기충격기(SHOCK GENERATOR),
ZLB타입(TYPE ZLB), 다이슨 공업사(DYSON INSTRUMENT COMPANY), 월섬(WALTHAM), 매스(MASS.), 출력 15~450볼트(OUTPUT 15 VOLTS-450 VOLTS)라는 라벨이 붙어 있었다. - P48

샘플 전기충격

피험자가 선생의 역할을 시작하기 전에, 시험적으로 각 피험자에게 전기충격을 가했다. 이 전기충격은 45 볼트로 고정되어 있었으며, 전기충격기의 세 번째 스위치를 누르면 발생했다. - P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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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블루레이] 어느 가족 : 초회 한정판 - 디지팩 + 엽서4종
고레에다 히로카즈 감독, 릴리 프랭키 외 출연 / 인조인간 / 2019년 8월
평점 :
품절


훗날 가족영화를 본다면, 이 영화가 비견할 수 밖에 없는 것이 나왔다.
논리적으로 아쉬운 부분이 있지만, 감정적인 부분이 그것을 메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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