친구가 많을수록 사교 기술을 관장한다고 알려진 부위들의 크기가 컸다. 전전두피질(대략 뇌 앞부분의 4분의 1에 해당한다), 측두엽 (귀옆을 따라 이어지는 부분), 그리고 귀 바로 뒤쪽의 측두엽과 두정엽이만나는 측두두정 접합(TP)라고 부른다)이 여기에 해당한다(<그림 2>). - P106
일반적으로 과학 분야에서는 새로운 사실이 발견되면 그 실험의 결과가 그저 우연은 아니었는지 확인하기 위해 다른 실험실에서도 그 실험을 반복한다. 그래서 우리의 연구 결과가 발표되고 나서도 몇년간 10여 차례의 다른 연구가 이뤄졌다. - P107
어떤 연구에서는 사람들에게 150명이 넘는 친구와 가족의 이름을 모두 써달라고 요청했는가 하면 어떤 연구에서는 페이스북 친구의 수를 활용했고, 일부 연구에서는 의지가 되는 사람들의 수를 측정했다. 또 어떤 연구자들은 친구의 수가 아니라 사람들의 사교성을 수치화한 값을 사용했다. - P107
이 모든 연구는 사회적 네트워크의 크기(수치화 방법은 각기 달랐지만)와 뇌에서 사교활동을 담당하는 부위의 크기가 연관 있다는 결론을 얻었다. - P107
중요한 사실은 모든 연구가 우리의 발견을 광범위하게 인정한다는 것이다. 어떤 사람이 가진 친구의 수는 그사람의 뇌에서 사교 활동을 관장하는 부위의 크기와 상관있었다. - P108
곽세열은 한 마을에 거주하는 약600명의 성인들을 조사해서 누가 누구에게 감정적 지원을 얻는지를알아내 사회적 네트워크를 그렸다. 연구진은 이 네트워크를 바탕으로 사람들이 누구의 이름을 많이 언급했는지 (인기의 직접적인 척도)를 파악한 후, 이름이 많이 언급된 사람들의 뇌를 촬영했다. 이 연구가 특히 중요한 이유는 마을사람 전부에게 어떤 사람에 대해 어떻게생각하는지를 물었다는 데 있다. 그 결과 연구진은 사람들이 친구라고 생각하는 사람의 수(우리의 연구를 포함한 대다수 연구에서는 이것을 묻는다)가 아니라 그 사람들이 ‘실제로‘ 가지고 있는 친구의 수(그 사람과 자신이 친구라고 답한 사람들의 수)를 알아낼 수 있었다. - P108
료타 카나이 Ryota Kanal의 뇌 영상 촬영 연구는 친구 수가 적은 사람들(그의 연구에서는 페이스북 친구 수를 지표로 사용했다)의 뇌가 더 작을 것이라는 가설을 확인했다. - P108
다. 그는 고독한 사람들은 상측두구 superior temporal sulcus, STs (양쪽 귀 옆에 위치한 측두엽의 한 부분)에 회백질이 적다는 사실을 알아냈다. 상측두구는 마음 이론 연구와 정신화mentalising에 관한 모든 뇌 영상 촬영 연구에 공통적으로 등장하는 영역이다. - P109
또 충분히 예상가능한 결과긴 하지만, 카나이의 연구는 고독이 사회적 단서를 잘 처리하지 못하는 것과 관련 있음을 확인했다. 그리고 사회적 네트워크의 규모가 작은 것, 높은 불안, 낮은 공감능력과 같은 심리 요인들 역시 고독에 기여한다는 사실을 확인했다. - P109
편도체는 뇌에서 신피질 바깥의 오래된 영역에 위치하지만 뇌 바로 앞의 안와전두피질과 직접 연결된다. 안와전두피질은 감정적 단서를 해석하는 일에 관여하는데, 편도체의 공포 반응이잘못된 것이라고 판단될 경우 그 반응을 억제한다고 알려져 있다. 모든 인간관계, 특히 낯선 사람과의 관계에는 잠재적 위험이 따르기 때 문에 (우리는 그 사람들이 어떤 행동을 할지 머른다) 최초의 본능적 반응은 항상 달아나는 것이다. - P110
또 하나의 중요한 단서는 나의 동료인 옥스퍼드 대학의 메리앤 누난 MaryAnne Noonan 이 한 연구에서 발견된다. 메리앤은 뇌의 백질을 관찰한 결과 백질의 부피 역시 친구 집단의 크기와 상관관계가 있음을 밝혀냈다. - P110
미엘린 조직은 서로 연관 있는 2가지 기능을 수행한다. 첫째, 미엘린은 신경의 발화가 다른 신경으로 넘어가지 않도록 한다(다른 신경으로 넘어가면 메시지가 잘못된 곳에 전달되기 때문이다). 둘째, 미엘린은 신경이 전자신호를 전달하는 속도를 높임으로써 뇌의 여러 부분들이 빠르게 소통하도록 해준다. - P110
예컨대 ‘짐이 말썽을 피웠는지 아닌지‘를 알아내는 일은 뇌의 한쪽 구석에서 수행되는 작업이 아니라 뇌의 여러 영역에서 메시지들이 이쪽저쪽으로 이동하는 과정이다. - P111
지금까지 언급한 연구의 대부분은 오른손잡이인 사람들을 대상으로 했다. 오른손잡이를 대상으로 하는 것은 뇌 영상 촬영 연구의 표준 관행이다. 오른손잡이인 사람들을 대상으로 하면 왼손잡이인 사람들의 대다수(불편하게도 전부는 아니다)는 오른손잡이인 사람들과 뇌 구조가 정반대라는 사실에서 비롯되는 복잡성을 피해갈 수 있다. - P111
실험 대상자가 오른손잡이인 경우, 우리의 실험에서 친구 수를 가장 잘 예측하는 뇌의 부위는 뇌의 맨 앞쪽에 위치한 부위 (정확히 말하면 눈 바로 위에 위치한 안와전두피질, 또는 그 옆에 위치한 내측 전두엽피질 medial frontal cortex)였다. - P111
결과는 기본적으로 같았지만, 왼손잡이인 사람들의 전두엽에서 친구 수와 상관관계가 가장 뚜렷하게 나타난 영역은 뇌의 표면위쪽 안와전두피질에서 약간 뒤쪽에 위치한 배외측전두엽 피질dorso-frontal cortex 이었다. 이 영역은 평소 이성적 사고와 추론에 관여한다. - P111
이 영역은 평소 이성적 사고와 추론에 관여한다. 이 결과는 왼손잡이인 사람들이 오른손잡이들보다 자신의 인간관계에 관해 의식적 사고를 많이 한다는 것으로 해석될 수도 있다. - P111
후속 연구들은 뇌가 사회적 정보를 처리하는 과정이 매우 복잡하며 어떤 사회 맥락이 포함되는가에 따라 처리 과정이 달라질 수도 있다고 지적했다. 실비아 모렐리 sylvia Morelli의 연구진은 대학 기숙사에사는 2학년 학생 전원에게 자신에게 우정, 공감, 지지를 주는 소중한사람들의 이름을 알려달라고 해서 사회적 네트워크 지도를 제작했다. 그러자 누가 네트워크에서 중심지 역할을 하는지 (누가 인기가많은지)를 파악할 수 있었다. - P112
노암 제루바벨 Noam Zerubavel 과 케빈 오슈너 Kevin Ochsner가 회원 14 명으로 구성된 2개의 학생동아리를 대상으로 한 연구에서도 비슷한 결과가 나왔다. 제루바벨과 오슈너는 모든 학생에게 동아리 회원들의 호감도를 각각 평가하도록 한 다음 다른 회원들의 사진을 차례로보여주면서 그 학생의 뇌를 스캔했다. - P112
모렐리의 연구와 마찬가지로학생들이 인기가 많은 다른 학생의 사진을 보고 있을 때는 정신화와 가치 판단을 담당하는 부위의 활동량이 늘었다. - P112
낮은 호감도 점수를 받은 학생들은 누구의 사진을 보고 있든 간에 뇌 활동량에큰 차이가 없었다. 하지만 그들은 가치 판단을 담당하는 영역 전체의 활동량이 훨씬 많았다. 다시 말하면 인기가 별로 없는 사람들은 동아리의 다른 회원들 모두에게 관심을 많이 기울였고, 인기가 많은 사람들은 동아리에서 인기가 많은 핵심 인물들에게만 관심을 가졌다. - P113
세 번째 후속 연구를 실시한 캐럴린 파킨슨Carolyn Parkinson의 연구진은 대학원 MBA 과정의한 반 전체 학생들을 대상으로 뇌의 정신화영역의 활동을 측정한 결과 비슷한 패턴을 발견했다. - P113
그러자 이번에도 자기도 인기가 많고 다른 인기 많은 학생들을 친구로 둔 학생들의 뇌에서 가치판단 및 정신화와 연관된 영역들의 반응이 가장 강했다. - P113
다시 말하자면 친구들도중요하지만 친구들의 친구들도 똑같이 중요했다. 이것은 프레이밍햄 심장 연구에서 얻은 것과 같은 결론이다. - P113
더욱 흥미로운 점은 사회성이 매우 높은 구대륙(유럽, 아시아, 아프리카)의 원숭이 종들을 대상으로 한 두 편의 최신 연구에서 원숭이한 마리와 함께 사는 원숭이의 수는 측두엽, 전전두피질, 편도체의 처리 장치 크기와 관련 있름이 밝혀졌다는 것이다. - P114
나중에 우리는 사회적 뇌 효과를 중재하는 사교 기술이 매우 복잡해서 인간이 이 기술을 습득하는 데 20년이상 걸리고 그 과정이 뇌의 발달에 큰 영향을 끼친다는 점을 살펴볼것이다. 전전두피질을 비롯한 인간의 사회적 뇌 영역은 많이 사용할수록 커질 가능성도 있다. 20대 중반이 지나면 이 영역의 성장도 멈추겠지만, 어쨌든 사람이 성인이 될 무렵이면 그 사람의 뇌는 상당부분 발달이 끝나는 것 같다. - P114
4장 우정의 원
"사회적 네트워크에는 우리가 생각했던 것 이상의 구조가 있는 것이 분명했고, 그 구조에는 놀라울 정도의 일관성이 있었다. 마치 모든 사람이 똑같은패턴을 가지고 있는 것 같았다. 그것은 우리를 둘러싸고 있는 150명의 사회적 네트워크가 사실은여러 층으로 이뤄져 있음을 알려주는 최초의 단서였다." - P120
다음의 공통점은 무엇일까? 재판의 배심원, 대부분의 단체 운동경기, 정부의 내각, 그리스도의 제자들, 군대의 가장 작은 단위(일반적으로 ‘반‘이라고 한다), 내일 죽는다면 당신이 진짜로 슬퍼할 사람들의 수. 답은 모두 비슷한 수라는 것이다. - P1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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