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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책 결정
및 대안의 분석

개관 및 학습 포인트

정책 결정은 정부의 의사결정 행위다. 이론적 차원에서 정부의 결정은 다양한 모형이 있다. 다양한 모형은 정부의 결정에 대해 합리성과 권력 수준에 따라 서로 다른설명을 하고 있다. 특히, 정부의 결정자를 바라보는 시선은 ‘이성‘을 가진 합리적 존재로부터 조직 내의 시스템에 의존하는 ‘조직 과정‘의 정치적 존재로 다양하게 바라본다. 합리적 존재 여부는 소수의 결정자를 가능하게 하는 반면 정치적 존재는 다수의 결정자를 제시한다. - P138

■ 정책 결정의 의의와 중요성

즉, 정책 목표를 제시하고 이를 해결할 수 있는 정책 수단을 구성하고 이들 간의 관계를 예측하고, 예측된 정책 수단 간의 비교분석을 통해 ‘선택‘하는 과정이 ‘정책 결정‘이다. - P139

2 정책결정모형의 유형 기준으로서 합리성과 권력(결정 권한)

이미 오래전 사이먼(Herbert A. Simon, 1948)은 행정의 핵심은 의사결정이라고 간주했고 왈도(Dwight Waldo, 1955)는 행정을 고도의 합리성을 갖는 협동적 인간행동이라고규정했다(박종민, 2008:14).
정책학은 고도의 합리성을 요구하는 학문이다. 특히, 복잡한 사회 현상에 대한 적합한 처방을 제시하려면 합리적 의사결정이 전제돼야 한다. - P139

1) 합리성의 개념 및 의의

어떤 개념은 누구나 아는 것 같지만 막상 그 내용을 들여다보면 모호하고 잘 잡혀지지 않는 것들이 있다. 합리성도 이러한 개념 중의 하나다(백완기, 1983: 395). 행정학은전적으로 합리성을 다루는 학문이라고 할 수 있다. 그런데 베버(Max Weber) 이후 이문제에 대해서 본질적으로 다루지 못한 영역이기도 하다. - P140

이때의 기술적 합리성은 직접적으로 인간생활을 강제하고 규제하지만, 그 영역의 범위는 주로 이해타산의 문제에 한정된다. 따라서 추상적 가치나 이념적가치를 다루지 않는다. 기술적 합리성은 그 가정이나 성격상 제약점이 많이 있으나 합리성의 가장 기본적인 차원인 이해타산의 문제를 본격적으로 다루고 있다는 점에서 고전경제학이나 전통적 행정학에서 합리성의 대명사로 취급돼 온 것이 사실이다. - P141

최종원(1995: 132)은 일상생활에서나 학문 연구에서 합리성은 대체로 경제성, 효율성또는 능률성과 상호 교환적으로 사용되고 있다는 것이다. 즉, 주어진 목표와 제약 조건에 따라서 목표 달성을 위한 대안 선택 시 다양한 대안들 중 최소의 비용으로 목표를 달성할 수 있는 대안을 선택하는 행위 또는 동일 비용으로 최대의 목표 산출을 얻을 수있는 대안을 선택하는 행위를 합리적인 선택을 이성적 의사결정이라고 간주한다. - P141

첫째, 이치에 맞는 논리를 사용한다는 것은 이성(理性)인 추론을 요구한다. 어떤행동을 취하면 어떤 결과가 나타날 것인지를 추론하는 과정에서 이치에 맞는 논리를사용한다는 뜻이다. (중략)
둘째, 행동 방안을 선택하기 전에 미리 생각한다는 것은 사전에 그 결과를 검토한다는 뜻이다. - P141

셋째, 의식적인 인지 과정은 무의식적인 선택, 감정적인 선택, 어떤 영감에의한 선택과는 구별되는 것이다. (중략)
 그러나, 정책문제에 대해서는 이해 관련자들이 다양하고, 미래상황도 불확실하며, 예측되는 결과 자체도 시간이 흐름에 따라 변화할 수 있기 때문에 모두가 동의하는 선택이 이뤄지기란 매우 어렵다. - P142

3 정책결정 이론모형

1) 합리성(上) • 권력(上): 합리모형, 만족모형, 최적모형

(1) 합리모형

① 배경 및 특징

이성에 근거한 분석적 의사결정을 의미한다. 합리모형은 인간에게는 이성이 있기 때문에 정책문제와 관련된 정보. 지식을 구할 수 있고, 이에 관련된 모든 답안을 찾을 수있다고 전제한다. 이러한 관점에서 합리모형은 이성적추론 과정을 통해 사인전에 결과를 검토하고 무의식적인 선택, 감정적인 선택, 어떤 영감에 의한 선택과는 의식적인 인지 과정을 거치게 된다. - P143

사이먼(Herbert A. Simon)이 ‘합리적 선택킈 고전이론(Classical theory of rational choice)‘이라 명시하는 합리모형은 포괄성 (comprehensiveness)을 강조하는 모형이며, 완전분석적 합리모형이라 한다(김지원. 문병기, 2012).

첫째, 문제 정의다. 정책문제의 핵심을 파악해서 명확히 정의하며, 명확한 정의는 이해관계자의 합의를 이끌어 낸다.
둘째, 바람직한 목표 설정이다. 문제를 해결하기 위한 필요한 최적의 목표를 명확히규정한다. 이때 상위 목표와 하위 목표 간의 관계성과 우선순위를 정한다.
셋째, 대안의 탐색이다. 목표를 달성하기 위해 필요한 모든 대안을 광범위하게 탐색한다.
넷째, 결과 예측이다. 각 대안들이 선택됐을 때 나타나는 모든 결과를 예측한다.
다섯째, 대안 간 비교평가를 수행하는 것이다. 각 대안들의 예측되는 결과를 추구하는 가치에 비춰 비교 및 평가한다.
여섯째, 최선의 대안을 선택하는 것이다. - P144

(3) 최적모형

① 배경 및 특징

최적모형(optimal model)은 정책 결정에 경제적 합리성과 함께 직관, 판단력, 창의력과 같은 초합리적 요소까지도 동시에 고려해야 한다고 보는 모형이다. 현실주의와 이상주의를 통합한 규범적 처방적 모형이다. 정책 결정의 유형에서 합리성과 직관이 포함된 정책결정모형이다. 최적모형은 기존의 합리성에 초합리성(직관)을 포함하게 된다. - P146

③ 모형에 대한 평가: 비판 또는 장·단점

최적모형에 대한 평가는 초합리성에 대한 비판과 연결된다. 우선, 초합리적 요소를지나치게 강조할 경우 신비주의에 빠질 위험이 있다. 둘째, 가치. 목표 · 가치 기준을명확히 하기 위한 노력에 비해 실질적인 방안을 제시하지 못했다는 비판이 있다. - P147

(3) 합리성(下) • 권력(上): 휴리스틱, 전망이론

(1) 휴리스틱스

① 배경 및 특징

휴리스틱(heuristices)는 불충분한 시간이나 정보로 인해 합리적인 판단을 할 수 없게나, 체계적이면서 합리적인 판단이 굳이 필요하지 않은 상황에서 사람들이 빠르게 사용할 수 있는 어림짐작의 방법이다(한국심리학회, 2014). 사이먼(Simon, 1955)이 주창한
‘제한된 합리성(bounded rationality)‘은 휴리스틱을 잘 설명하는데, 인간의 합리성이 제한적이라는 것에서 출발해 휴리스틱을 사용해서 과제를 단순화시킨 후 후기에 규법적(normative)인 의사결정 규칙을 사용하고, 단순한 과업 상황에서는 처음부터 최종의사결정에 이르기까지 규범적 규칙을 이용한다는 것이다. 


3) ‘제한된 합리성‘이란 다양한 의사결정 상황에서 인간의 인지적인 한계로 인해 발생하는 의사결정 문제를 인지적 한계 안에서 다를 수 있는 범위로 축소시키고, 간단해진 과업의 수행에 한해 규범적 규칙을 이용한다는 것을 의미한다(이중구, 2000: 105). - P149

2 모형의 내용

둘째, 가용성 휴리스틱이다. 가용성 휴리스틱은 최근 발생한 사례에 초점을 두고 특정 사건의 발생 또는 확률을 판단하는 방식이다. 기억에서 잘 떠오르는 대상에 대해 상대적으로 높은 평가를 내리는 현상을 말한다(Folkes, 1988). 쉽게 떠올릴 수 있는 대상에 대해 높은 평가를 내리는 현상은 단순 노출 효과(mere exposure effect) 또는 인지적수월성(cognitive fluency) 이론의 원리와 비슷하다(Reggev. Hassin, & Maril, 2012). - P150

넷째, 감정 휴리스틱이다. 감정 휴리스틱이란 어떤 사건이나 정책문제를 판단할때 경험으로 형성된 감정에 따라 판단하는 것을 말한다. 슬로빅 외(Slovic et al., 2000)는 감정과 의사결정 과정의 관계를 설명하기 위해 감정 휴리스틱을 제시했다. - P150

제3절 지방소멸

1.의의

지역정책과 관련된 최근 가장 두드러진 이슈는 지방정부 인구소멸이다(서인석 외,
2021), 과거 일본, 미국 등의 지방정부 파산의 이슈 수준을 넘어 지방소멸(지역소멸)은존립의 문제로 여겨진다. 사실 지방소멸은 최근 우리사회에 대두되는 가장 심각한 미래문제일지도 모른다(김진형, 2020: 56). 저출산·고령화가 심화되면 인구감소는 지역별로 차이를 보이면서 결국에는 대도시만 살아남는 ‘극점사회‘가 도래할 수도(이건웅, 2020: 128) 있는 것이다. - P293

한편, 정부는 지방소멸에 대응하기 위해 지방정부에 지원할 수 있는 지방소멸대응기금을 마련했다.⁶ 구체적으로, 지역 주도의 지방소멸 대응 사업 추진을 위한 재정 지원을 목적으로, 연 1조 원(광역 25%, 기초 75%) 10년(2022~2031년)간 지원하는 것으로 제시했다. 지원대상은 서울, 세종을 제외한 광역자치단체 15개와 인구감소지역 89개 및 관심지역 18개 기초자치단체 등 총 122개 지자체를 대상으로 했다.

6) https://www, mois.go.kr/frt/sub/a06/b06/localextinctionFund/screen, do - P29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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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장

신과
종교의 탄생

타락한 문화들이 지닌 다른 많은 특징처럼, 우리는 ‘신‘이라는 개념을 워낙 당연한 것으로 받아들이기 때문에 그게 실제로 얼마나 이상한 것인지 상상하기가 어렵다. 외계인 관찰자의 관점에서보면 인간이 최소한 지난 6,000년 동안 전능하고 보이지 않는 실체들이 그들을 보살핀다고 믿고 있다는 사실은, 인류사가 끝없는전쟁들로 가득하다는 점이나, 지위와 부에 만족할 줄 모르는 욕구만큼이나 당혹스러워 보일 것이다.  - P246

원시적 영혼신앙
그럼에도 이상한 점은 전쟁도 마찬가지이지만 신들도 인간만큼오래되지는 않았다는 것이다. 전쟁처럼 신들에 대한 믿음은 타락의 특별한 특징이다.
타락하지 않은 사람들의 종교는 유신론이 아니다. 즉, 신들의 숭배에 바탕을 두지 않는다. - P247

예를 들면, 아프리카의 아잔데족에게는 ‘음보리‘라는 최고존재의 관념이 있다. 그러나 인류학자 에번스 프리처드는 그와 연관된 공식 행사는 하나뿐이며 거의 실행되지 않는다고 지적한다. 그리고 그는 누군가 음보리에게 기도하거나 그 이름을 언급하는 것을 들어본 적도 없다고 한다.² - P248

11 산과 종교의 탄생

2) Evans-Pritchard, 1971. - P418

 마찬가지로 아메리카 대륙의 온타리오와 오클라호마의 레나페 인디언들은 최고의 존재가 세상을 창조했으며 그들이 가진모든 것을 주었다고 믿는다. 그러나 이 신은 너무 멀리 떨어져, 가장 높은 열두 번째 하늘에 있기 때문에 거의 주의를 기울일 수가없다. 그들은 매일의 일출과 뇌우 그리고 모든 바람에 존재하는
‘마니 토와크‘, 즉 최고 존재의 대리인들에게 대부분의 관심을 쏟는다.⁴ <인류 사회들Human Societies>에 나온 렌스키의 통계에 따르면 수렵채집 사회들의 단 4퍼센트와 단순 원예 사회들의 10퍼센트만이 인간들의 도덕적 행동과 관련 있는 창조신의 개념를 갖고 있다.⁵ - P248

4) Eliade, 1967.
5) Lenksi, 1978. - P419

 원시종교에는 두가지 중요한 측면이 있는데 그 어느 것도 우리가 생각하는 의미의 신들을 포함하지 않는다. 우리는 앞에서 이들 중 하나에 대해언급했다. 즉 세상 전체 그리고 그 안에 있는 모든 것에는 생기를불어넣는 힘이 스며들어 있다는 원시인들의 인식이다. - P249

원시종교의 두 번째 중요한 측면은 복수로 지칭하는 ‘영혼들(spirits)‘에 대한 개념이다. 보통 영혼에는 두 종류가 있다. 죽은 사람의 영혼들과 영혼들로서 늘 존재하는 자연의 영혼들이다. 그것들은 어디에나 있다. 모든 사물과 모든 현상에는 특별한 영혼이 관계되어 있다. B. 볼라지 이도우가 아프리카 전통 신앙에 대해쓴 것처럼, "땅의 어느 지역이든, 어떤 사물이든, 또는 생물이든 그 자신의 영혼을 갖지 않거나 영혼이 살지 못하는 것은 없다."⁹ - P250

9) Idowu, 1975, p.174. - P419

영혼들이 실제로 존재하지 않으며, 순수하게 미신과 환상의문제라고 추정하는 것은 상식인 듯하다. 프랑스의 종교학자이자철학자인 오귀스트 콩트*는 우리의 조상들은 의식이 있는 존재였으므로, 모든 자연현상도 그것들의 내면적 존재와 함께 살아 있는 존재라고 생각했을 것이다.¹¹

* 실증주의를 창시한 프랑스의 철학자. 사회학이라는 용어도 그가 만들었다. 인지 발달을 신학적 단계. 형이상학적 단계 · 실증적 단계로 구분하는 3단계설을 주장하였다. - P251

11) Hamilton, 1995. - P419

모든 나무, 바위, 강은 영혼의 힘과 함께 살아 있으며, 그것들 자신의 영혼과 존재를 가졌다. 그리고 아마도 자연의 변화 과정을 설명하기 위해 원시인들은 사물들이 단순히 이러한 일반적인 의미에서 살아 있을 뿐 아니라, 존재라는 의미에서도 활동적이고 자주적인 힘들이라고 믿게 되었다. - P252

여신 종교

영혼의 힘으로서 신에 대한 믿음은 신, 사원, 성직자 그리고 천국과 지옥의 관념들이 나오기 이전의 ‘구종교(old religion)‘였을 것으로 보인다. - P252

 옛날의 인간들은 분명히 여성적인 형태를 숭배했고, 여성들의 출산능력에 대해 커다란 외경심을 느끼고 있었다. 특히 유럽과 중동 지역을 통해 많은 수의 작은 여성 신상이 발견되는 것을 두고 판단하건데, 작은 여성 신상이 그들의 중요한 예술 형식이었던 것으로보인다. - P253

여신들은 타락 이후 시대 초기에는 확실히 일부에 의해 숭배되었다. 숭배된 여신들은 지상과 천국을낳은 수메르의 여신 남무, 이집트의 여신 누트, 크레타의 여신 아리아드네 등이 있다. 그러나 우리는 분명한 여신숭배의 후기 국면을 원시적 영혼 종교와 가부장적 일신론적 종교 사이의 과도기적 단계로 볼 수 있다. - P254

선사시대 여신 종교 사상은 일부 선사시대의 사회들이 모성중심이었다는 믿음과 비슷한 종류의 오류일 것이라고 나는 믿는다. 선사시대 사회들이 가부장적이 아니었다고 해서 반드시 모성중심이라는 뜻은 아니라고 아이슬러는 지적한다. 실제로는 지배에 대한 이념 자체가 전혀 없었으며, 어느 한 성이 다른 성을 억압하지 않았다. - P255

신들의 탄생

오귀스트 콩트와 제임스 프레이저 같은 과거의 종교학자들도 오래전의 인류 사회는 신들을 갖지 않았다고 믿었다. 콩트는 원시적 인간들은 그가 ‘주물 숭배적 단계*라 부르는 수준에 머물렀다고 믿었는데, 이는 다신교와 일신교 단계 전에 나온다.²² - P255

22) Hamilton, 1995. - P419

당시의 전형적인 생각대로, 콩트와 프레이저는 원시종교를 계층의 제일 하층부에 있다고 생각했으며 유일신 종교는 한 발짝 앞으로 나아가는 것으로 보았다. 이는 인간을 야만에서 문명으로 가게 하는 일반적인 진보의 한 부분이었다. - P256

처음에는 다신교가 있었다. 사랑의 신, 전쟁의 신, 농사의 신등 수백의 다른 신들이 있어서 생활의 여러 다른 측면들을 관장했고, 다른 마을이나 산과 강 그리고 각각의 가족들을 돌보는 지역신들도 있었다. - P256

처음에 오래된 영혼 종교의 흔적들은 새로운 신의 종교들과 뒤섞였다. 앞에서 주장했던 대로 과거의 여신은 남신과 영혼 사이, 일종의 중간 단계였을 수 있다. 왜냐하면 여성의 정신은 자연에 훨씬 더 밀접하게 연계되어 있고, 자연과 같이 치유하며 돌보는 특징들이 있었기 때문이다.  - P257

 그리스에서도 유일신 이전의 단계가 있었는데 ‘유테이아‘는 카시러의 표현대로 ‘사람을 식물이나 동물과 연결시키는 자연의 친족•혈족‘이었다.²⁵
그러나 이러한 측면들은 이내 사라져 버렸다. 기원전 2000년경에 이르면, 모든 유명한 신들은 남성이었으며, 영혼의 힘은 하나의 밀교적 개념으로만 존재했다. - P257

25) Cassirer, 1970, p.91. - P419

 이러한 변화는 아마도 타락한 특징들이 전체적으로 강화되어 가는 현상 - 그리고 오랫동안 이어지던 모성선호주의가 사라져 가는것의 일부였을 것이다. 이는 기원전 2000년경에 발생했는데, 아마도 자의식의 심화가 원인이었을 것이다.
일신교도 자의식의 심화에 따른 결과였을 것이다. 세계 최초의 유일신 종교는 기원전 14세기경 이집트의 파라오 아케나톤*에 의해 만들어졌다.

*기원전 1350년에서 기원전 1334년 동안 이집트를 지배한 왕. 아멘호테프 4세라고도 하4며 왕비는 네페르티티이다. - P258

그러나 이러한 종교들이 그렇게 넓은 세계를 정복한 주요 원인은 아마도 그 종교들이 타락 이후의 정신에 이상적으로 들어맞았기 때문이었을 것이다. 단 하나의 신만이 있다는 생각, 즉 전능한 아버지 같은 형상이 우리를 항상 보살피며, 일어나는 모든 일들을 통제하며, 우리의 선행에 보상하며, 완전한 복종과 헌신을 요구하는 것은 타락한 인간의 깊은 정신적 결핍을 분명히 만족시켰다. - P259

자아폭발에 대한 반응으로의 신

자아폭발이 어떻게 원시의 영혼 종교의 막을 내리고, 일신교를 만들어냈는가?
사실, 우리는 이미 질문의 첫 번째 질문에는 답을 했다. 영혼종교는 자아폭발과 함께 온 정신에너지의 재분배로 인해 끝이났다. 이는 사람들이 더 이상 세상에서 영혼의 힘의 존재를 자각할 수 없게 되었다는 의미다. - P260

타락한 인간들은 부분적으로는 이 영혼의 힘에 대한 인식을상실한 데 대한 반응으로 신이 필요했다. 이제 세상은 차갑고, 낮설고, 심지어는 적대적인 장소였으며 실존주의 철학의 용어를 사용한다면, 사람들의 삶은 ‘부조리하고‘ 불필요하게 보이기 시작했다. 신들의 개념은 이 문제에 대처하는 하나의 방법으로, 세상을 좀 더 온유하고 덜 무질서한 장소로 보이게 하려는 방법이었다. - P260

여기서 D. H. 로렌스는 신에 관한 사상이 고립감으로부터 어떻게 떠올랐는지를 설명한다.

아주 고대의 세계는 완전히 종교적이었고 무신론적이었다. 전제 우주는 살아 있었으며 사람의 육신과 접촉하고 있었다. 신에 대한 생각이 차지할 여지가 없었다. 개인이 단절되었다는 느낌을 갖기 시작하면서, 그가 자신에 대해 인식하고 단절에 빠져들면서 비로소 신에 대한 개념이 생겨났다. 인간과 우주 사이에끼어들기 위해서였다. 신과 신들은 인간이 단절감과 고독감에빠져들었을 때 그 사이로 들어온다.³⁰

이 구절은 놀라운 통찰력을 보여 준다. 그러나 신은 인간과우주 사이에 개입하는 문제라기보다는 고독감을 완화시켜주는것에 관한 문제다. 타락한 인간들은 그들이 어디에 있든, 그들이 - P261

30) Lawrence, 1971, p.88. - P419

신은 부차적인 기능도 있었다. 타락한 인간들은 영혼의 힘에대해 몰랐으므로 자연에서 일어나는 현상들을 설명하는 데 영혼들의 개념을 사용할 수 없었다. 의인화된 신들이 이 역할을 떠맡고 모든 것을 설명하게 되었다.  - P262

다른 관점들

아메리카에 처음 정착한 많은 유럽인은 아메리카 원주민들이 기도도 하지 않고 사원이나 교회도 짓지 않았으므로 비종교적이라고 추정했다. 그러나 아메리카 원주민들에게 종교와 일상생활은구별되지 않았다. 그들은 영혼이 그들 주위에 어디에나, 언제나있다고 느꼈기 때문에 신을 숭배하기 위해 교회나 사원에 갈 필요가 없었다.  - P262

원시인들에게는 교회나 절 같은 특별한 경배의 장소도 없을 뿐 아니라, 특별한 종교 주간도 없고, 성직자들과 같은 종교 전문가들도 없다. 이것의 핵심은 물론 그들이 영혼의 힘을 인식하는 것이다. 그들에게는 세상 전체가 성스러운 곳이었기 때문에 특별한 경배의 장소는 필요 없었다. 모든 바위, 모든 물줄기가 영혼으로 가득 차 있으니 다른 모든 장소들 같이 성스럽고 특별하다. - P263

모든 바위, 모든 물줄기가 영혼으로 가득 차 있으니 다른 모든 장소들 같이 성스럽고 특별하다. 그리고 신성함은 모든 사람에게 분명히 항상 존재하므로인간과 신들 사이에서 중개자로서 행동할 종교 전문가들도 필요하지 않다.
그러나 영혼의 힘에 대한 인식을 상실하면서 이 모든 것이변했다. 종교는 일종의 취미가 되었다. 사람들이 일상적인 매일매일의 활동에 추가해 실행하는 것이며, 특정 시간에 특정 장소에서 전문가의 지도를 받으며 수행해야 하는 것이 되었다.  - P263

신의 모양을 한 구멍

마르크스와 프로이트는 종교가 보상 기능을 한다는 것을 알았다.
마르크스는 종교를 자본주의 국가에서 일어나는 소외와 억압과 가난에 대한 반응으로 발달시킨 환상이라고 보았다.³³ 프로이트는 종교가 문명으로 인해 생겨난 궁핍에 대한 하나의 보상이라고 믿었다
- P264

33) Marx, 1959. - P419

프로이트와 마르크스는 모두 종교가 인간 발달의 특정 단계에서만 필요할 뿐이라고 믿었다. 마르크스는 공산주의 국가가 도래하면 종교는 자연히 사라질 것이라고 생각했다. 왜냐하면 종교를 만들어낸 소외와 억압이 더 이상 존재하지 않기 때문이다.  - P264

그러나 마르크스가 말하는 유토피아 국가가 실현된다 해도타락한 정신은 여전히 그곳에 있을 것이다. 그러므로 사람들은 여전히 종교, 또는 최소한 고통에 대한 보상을 얻을 다른 방도가 필요할 것이다. (물론 타락한 정신은 공산주의 국가 자체를 막아서겠지만.) - P265

그러나 현대 세계에서 종교라는 마약은 우리가 쉽게 구할 수있는 것이 아니다. 자아폭발이 우리에게 선사한 강력한 사고(추리·판단) 능력이 자아폭발의 부정적인 영향, 즉 종교를 통한 위로가 더 이상 그 기능을 하지 않게 한다는 것은 아이러니하다. 과학은 종교의 2차적 기능인 세계를 설명하는 과제를 떠맡았으며 그 과정에서 1차적 기능을 무력화했다. - P266

그 문제를 처리하는 또 하나의 방법이 있다. 영성 또는 영적 발달을 통하는 것이다. 여기서 우리는 우선 영성을 종교와 혼동하지 않아야 한다. 영성이란 아주 순수한 의미에서는 기도 성경• 천국 • 설교자 심지어는 신과도 아무런 관계가 없다. - P266

다시말해, 그것들은 우리의 정신적 불화로 인한 증상을 처리하기보다는 정신적 불화를 치유하는 방법을 가르친다. 그리고 다음에 보게 되겠지만, 이러한 변형적 체계 사용을 통해 우리는 종교 그리고 우리의 정신적 고통에 대한 다른 형태의 보상이 더 이상 필요하지 않은 곳에 도달할 수 있다. - P267

01

인류는
무엇이 잘못되었나

만약 외계인이 있어서 지난 수천 년 동안의 인류 역사의 진행 과정을 관찰해 왔다면 인류는 아주 망가진 과학실험의 산물이라는 결론을 내리기 십상일 것이다. 혹은 다른 외계인들이 놀라운 지적 능력과 독창성을 가진 완벽한 존재를 창조하기 위해 지구를 실험 장소로 선택했다는 가설을 제기할 수도 있다.  - P15

그런가 하면 인류의 창조성에 대한 훌륭한 업적도 들어갈 것이다. (중략) 또 위대한 철학자들이나 심리학자들의 지혜나 직관도 넣을 수 있는데, 이것들은 우리가 의식 있는 생명체로서 자신의 정신적 문제들을 이해할 수 있게 했다.
그러나 한쪽 측면에서 위대한 발전이 있으면, 다른 측면에서는 발전이 없어 상쇄되고 마는 것이 자연법칙이다. 위대한 재능은 항상 위대한 결함을 동반한다. 천재성은 있었지만 정신적 불안과 우울증, 사회성 결핍이라는 대가를 치러야 했던 반 고흐나 베토벤 같은 위대란 예술가들은 생각해 보라. - P16

인류 사회의 특징 1-전쟁

역사가 기록된 이후 인류 사회에는 세 가지 중요한 특징이 있다.
전쟁, 가부장제 사회적 불평등이 바로 그것이다.
인류는 지구 역사상 가장 성공적인 종이기도 하지만 동시에가장 극도로 파괴적이고 폭력적인 종이기도 하다. 역사책을 읽을때 우리는 역사학자 아널드 토인비가 말한 대로 "인류사에 분명히 드러나는 무시무시한 죄의식"¹을 느끼지 않는 게 거의 불가능하다. - P17

1. 타락의 역사

01 인류는 무엇이 잘못되었나

1) In Wilson, 1985, p.4. - P411

사람들은 종종 전쟁은 선천적인 현상이라고 말한다. 그 원인으로 남자의 경우 테스토스테론 수치의 증가 또는 세로토닌의 감소와 같은 화학물질들을 들기도 하고, 인간은 어떤 희생을 치르더라도 생존을 위한 투쟁을 불사하는 이기적인 유전자*로 구성되어 있기 때문이라고도 한다.


* 영국의 진화생물학자 리처드 도킨스가 주장한 이론, 진화를 기존의 생명체 중심으로 보지 않고 유전자의 입장에서 바라본다. 그는 같은 제목의 책에서 생명체는 유전자에 의해 창조된 일종의 생존기계이며, 스스로를 복제하려는 이기적 유전자들의 행동을 수행하는 존재라고 주장한다. - P17

그러나 전쟁이 선천적이라는 견해에는 중요한 모순된 사실이 두 가지 있다.
첫째, 전쟁은 인류 이외의 다른 동물의 왕국에서는 전혀 찾아볼 수 없다. 고릴라나 침팬지 같이 어느 정도의 공격적인 행동을 보이는 영장류가 있기는 하지만 이들이 인간처럼 호전적이지는 않다. - P18

심리학자 에리히 프롬이 지적한 대로 "인간이 자연적인 서식지에 사는 침팬지와 거의 비슷한 수준의 ‘선천적인‘
공격 성향을 가지고 있다면 우리는 오히려 평화로운 세상에서 살게 될 것이다.⁵
그러나 대부분의 다른 동물들은 영장류보다 더 평화롭다. 물론 많은 동물이 먹이를 획득할 목적으로 다른 종의 동물을 죽이기도 한다. - P19

5) Fromm, 1974, p.103. - P411

동물학자 글렌 바이스펠트가 지적한 대로 "동물은 종종 ‘쉿‘ 하는 소리를 내거나,
이빨을 드러내며 으르렁거리는 등의 방법으로 먼저 상대를 위협한다. 공격은 최후의 수단이다."⁷ 그리고 싸움이 일어나더라도 동물들은 상대를 달래려는 신호를 보내거나 개가 넘어져서 구르는것 같은 항복을 뜻하는 행동을 보인다. 그러면 싸움은 즉각 중단되고 살육은 일어나지 않는다.
인류는 이와 같은 살육 억제 본능을 갖지 않은 매우 드문 종의 하나다. - P19

7) Weisfeld, G., 199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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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문학 생상 활동의 의의

다수의 학습자들은 문학을 창작하는 입장에 서기보다는 기존의수많은 문학 텍스트를 수용하고 받아들이는 독자의 입장에서 문학 텍스트를접하고 있다. 이러한 상황을 반영하듯 학교 교육 내 문학교육에서도 문학에대한 이해와 감상이 강조되며 학습자의 문학 수용이 중심 교육 내용으로 설정된다.
그러나 학습자가 문학을 이해하고 감상하는 수용자의 입장에 그친다면,
문학을 생활화하는 태도를 충분히 갖추었다고 보기 어려울 것이다. 이는 문학 텍스트의 생산과 수용을 포함한 소통 구조의 반쪽에만 주목하는 것이기때문이다. - P346

 문학의 이해와 감상을 중심으로 하는 수용의 측면에서 학습자는 실제 독자의 위치에 놓여 있다. 실제 독자의 위치에 선학습자는 문학 텍스트를 이해하고 감상하는 과정에서 내포 독자의 위치에접근하고자 노력하며 문학 텍스트에 대한 적극적인 수용을 시도할 것이다. - P347

하나의 문학 텍스트를 사이에 두고 의사소통을 주고받는구조 속에서 수용자의 입장과 생산자의 입장에 서본다면, 학습자는 문학 생산을 직접 경험함으로써 문학의 의사소통 구조를 이해하며 문학 텍스트를 둘러싼 맥락에 대한 총체적 이해에 도달할 수 있다.¹


1) 가령 고전시가의 갈래 규칙에 따라 고전시가를 직접 창작하는 경험은 학습자를 고전시가의 갈래 전반에 대한 총체적 이해로 이끌어갈 수 있다. 조희정, 「고전시가 쓰기 교육 연구」 (1) (2),
『고전문학 교육 연구』, 한국문화사, 2011, 271~340년 참조. - P347

이런 관점에서 문학 창작이 아니라 문학 생산이라는 관점을 취하는 이유를 살펴보자. ‘문학 생산‘이라는 용어는 문학 내 민주주의의 실천을 내포하고 있다. 특권적 지위가 부여된 텍스트인 제도권 문학과 그렇지 못한 아마추어 문학 사이의 구분을 무화하며, 문학 창작이 전문가만의 독점적 전유물이 아님을 드러내려는 의도를 담고 있는 것이다. - P3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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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시장 규범 밀어내기

비시장 규범이 밀려나는 현상은 정확히 어떻게 발생할까? 시장가치는 어떤 방식으로 비시장 규범을 부패시키고 훼손하거나 끌어내릴까? - P159

시장 교환은 재화 자체를 바꾸지 않으면서 경제적 효율성을 증가시킨다. 경제학자가 바람직한 행동을 이끌어내는 재정적 인센티브에 일반적으로 호의적인 이유도 이 때문이다. - P160

핵 폐기장

1993년 핵폐기장 건립 장소를 놓고 국민투표가 실시되기 직전에 일부 경제학자들이 마을 주민을 상대로 조사를 실시하여, 만약 스위스 의회가 자신들의 마을에 핵 폐기장을 건립하겠다고 결의하는 경우에 이를 받아들이겠다고 투표할지 물었다. 거주지 주변에 핵 폐기장이 들어서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는 견해가 많았지만 근소한 차이로 거주민의 과반수인 51퍼센트가 받아들이겠다고 답했다. - P161

의회가 당신이 속한 지역사회에 핵 폐기장을 건립하겠다고 발의하고 각 주민에게 매년 보상금을 지불하겠다는 제안을 했다고 가정하자. 그렇다면 그 안건에 찬성하겠는가?²⁴
결과는 어떻게 되었을까? 지지율은 오히려 떨어졌다. 재정적 유인책을 추가하자 핵 폐기장 건립에 찬성하는 비율은 51퍼센트에서 25퍼센트로 절반가량 떨어진 것이다. - P161

24. Bruno S. Frey, Felix Oberholzer-Gee, Reiner Eichenberger, "The Old Lady VisitsYour Backyard: A Tale of Morals and Markets," Journal of Political Economy104, no. 6 (December 1996); 1297-1313; Bruno S. Frey and Felix Oberholzer-Gee, "The Cost of Price Incentives: An Empirical Analysis of Motivation Crowding-Out," American Economic Review 87, no. 4 (September 1997): 746-55. Seealso Bruno S. Frey, Not Just for the Money: An Economic Theory of PersonalMotivation (Cheltenham, UK: Edward Elgar Publishing, 1997), pp. 67-78. - P293

일반적인 경제 분석에 따르면, 보상금을 지급하면 부담을 기꺼이 수용하려는 경향이 줄어들지 않고 오히려 늘어나야 한다. 하지만 연구를 수행했던 두 경제학자 브루노 프레이(Bruno S. Frey)와 펠릭스 오베르홀저기(Felix Oberholzer-Gee)는 공공선에 헌신하는 태도를 포함한 도덕적 사고 때문에 가격효과는 흔들릴 수 있다고 지적한다. - P162

 이렇듯 시민의 의무를 다하겠다는 분위기에서 마을 주민에게 보상금을 지급하겠다는 제의는 찬성표를 얻기 위한 뇌물처럼느껴졌다. 실제로 금전적 제안을 거절했던 주민의 83퍼센트는 자신들은 뇌물에 매수당하지 않는다고 설명했다.²⁶
재정적 인센티브를 추가하면 이미 주민들의 마음에 자리하고 있는 공공정신이 강화되어 핵 폐기장 유치 지지율이 늘어나리라 생각할지.
모르겠다. 재정적 · 시민적 인센티브 둘이 시민적 인센티브 하나보다 강력하지 않을까? 그러나 반드시 그렇지는 않다. - P162

26. Frey, Oberholzer-Gee, and Eichenberger, "The Old Lady Visits Your Backyard," p. 1306. - P294

주민들이 일반적으로 금전적 보상에 거부감을 갖고 있기는 하지만 현물 보상은 종종 환영한다. (중략) 하지만 연구 결과에 따르면 현금보다 공공재(소방, 공원, 도로 등 모든 사람이 공동으로 이용할 수 있는 재화나 서비스-옮긴이) 형식을 띤 보상을 더욱 쉽게 받아들이는 경향이 있다. 사람들은 공원, 도서관,
학교 시설 개선, 시민문화회관, 산책로나 자전거 도로 같은 형태의 보상을 금전적 지급보다 훨씬 기꺼이 수용한다.²⁹ - P164

29. Carol Mansfield, George L. Van Houtven, and Joel Huber, "Compensating forPublic Harms: Why Public Goods Are Preferred to Money," Land Economics78, no. 3 (August 2002): 368-89. - P294

공공재는 폐기물 처리장 유치 결정으로 시민이져야 하는 부담과 희생을 인정한다는 표시이기 때문이다. 거주지에 활주로나 쓰레기 매립지를 받아들이는 대가로 주민에게 지불하는 보상금은 자칫 지역사회의 훼손을 묵인하는 데 대한 뇌물로 비칠 수 있다. - P164

기부의 날, 그리고 아이를 늦게 데리러 오는 부모들

매년 ‘기부의 날‘에 이스라엘 고등학생들은 집집마다 돌아다니면서 암 연구와 장애아동 돕기 등 그럴듯한 명분을 위해 기부할 것을 요청한다. 경제학자 두 사람은 재정적 인센티브가 학생들의 동기부여에 미치는 영향을 파악하기 위해 실험을 실시했다.
(중략)
세 그룹 중 어느 그룹의 학생들이 기부금을 가장 많이 모았을까? 이쯤이면 보상금을 받지 않은 그룹이라고 정확하게 추측했을지 모르겠다. 보상금을 받지 않은 학생들이 모은 기부금은 1퍼센트의 커미션을 받은 학생 그룹보다 55퍼센트 많았다. 10퍼센트의 보상을 받은 학생들의 실적은 1퍼센트를 받은 학생들보다 월등히 높았지만 보상금을 전혀받지 않은 학생들보다는 낮았다. 보상금을 받지 않은 학생들이 모은 기부금은 높은 보상금을 받은 학생보다 9퍼센트 많았다.³¹ - P165

30. Uri Gneezy and Aldo Rustichini, "Pay Enough or Don‘t Pay at All," QuarterlyJournal of Economics (August 2000): 798–99.
31. Ibid., pp. 799-803. - P165

하지만 이 실험에서 눈길을 끄는 것은 어째서 보상금을 받은 두 그룹이 보상금을 전혀 받지않고 봉사한 그룹보다 실적이 좋지 않는다. 가장 가능성이 높은 이유는 좋은 행동을 한 대가로 보상금을 주는 것이 그 행동의 특징을 바꾸었기 때문이다. - P166

같은 연구자들이 이스라엘의 어린이집을 대상으로 수행한 유명한 실험에서도 이와 비슷한 결론을 내릴 수 있었다. 이 책에서 이미 살펴보았듯이 벌금을 도입한 것은 아이를 늦게 데리러 오는 부모의 수를 줄이기는커녕 오히려 늘어나게 했다. 사실상 아이를 늦게 데리러 오는 경우가 거의 두 배로 늘어났다. 부모들은 벌금을 자신들이 자발적으로 지불하는 비용으로 여겼다. - P166

그렇다면 시장이 비시장 규범을 밀어내는 경향을 우려해야 하는 이유는 무엇일까? 두 가지를 들 수 있다. 첫째는 재정적 이유이고 둘째는 윤리적 이유다. 경제적 관점에서 보면, 시민의 덕성과 공공정신 같은 사회규범은 파격적인 조건이다. 돈을 주고 사려면 비용이 많이 들었을사회에 유용한 행동을 부추기기 때문이다.  - P167

그렇다고 도덕적 · 시민적 규범을 단순히 사람들에게 동기를 부여하는 비용 효율적인 방식이라고만 생각한다면 규범의 내재적 가치를 무시하는 것이다. 이는 선물을 현금으로 주는 행위에 찍는 낙인을, 경제적 효율성을 방해하지만 도덕적으로 평가하기에도 무의미한 일종의사회적 현상으로 다루는 것과 같다. - P167

상품화 효과

허시는 자신이 명명한 ‘상품화 효과(commercialization effect)‘를 주류경제학이 간과하고 있다고 주장한다. 그가 말하는 ‘상품화 효과‘는 비공식적 교환, 상호 의무, 이타주의나 사랑, 봉사정신이나 의무감 같은기준보다는 대부분 상업적 조건에만 의존해서 제품의 성질이나 제품의공급활동에 미치는 영향이다. 그리고 상품화 과정이 그 산물에는 영향을 미치지 않는다는 가정은 거의 항상 숨겨져 있었다. - P168

허시는 2년 후에 47세의 나이로 사망했기 때문에 주류 경제학에 대한 자신의 비판을 상세하게 펼칠 기회가 없었다. 그로부터 수십 년 동안 허시의 책은 증가하는 사회적 삶의 상품화 현상과 이를 뒷받침하는 경제적 논리를 거부하는 경제학자들 사이에 비주류 고전이 되었다. - P169

 내재적으로 가치 있다고 생각하는 활동에참여하고 있는 사람들에게 돈을 지급하면 그들의 내재적 흥미나 헌신을 ‘밀어내거나‘ 그 가치를 떨어뜨려 동기유발을 약화시킬지 모른다.³⁶
일반 경제학 이론은 성질이나 출처에 상관없이 모든 동기를 선호로 해석하고 그것이 모두 부가적이라 추정한다. 하지만 이러한 생각은 돈의 잠식 효과를 간과한 것이다. - P170

36. 외재적 보상이 내재적 동기 유발에 미치는 영향을 주제로 수행된 128가지 연구의 개관과 분석을 살펴보려면 다음 글 참조.
Edward L. Deci, Richard Koestner, and Richard M. Ryan, "A Meta-Analytic Review of Experiments Examining the Effetsof Extrinsic Rewards on Intrinsic Motivation," Psychological Bulletin 125, no.6(1999): 627-68. - P295

혈액 판매

시장이 비시장 규범을 밀어내는 현상을 설명한 가장 유명한 예는 아마도 영국 사회학자 리처드 티트무스(Richard Titmuss)가 수행한 헌혈에 관한 고전적 연구일 것이다. - P170

영국은 보상을 받지 않는 자발적인 기증자에게서 수혈에 필요한 혈액 전량을 확보하는 반면, 미국은 일부 혈액은 기증받고 일부는돈을 마련하기 위해 혈액을 팔려는 사람들, 보통은 가난한 사람들에게혈액을 구입하는 혈액은행을 통해 충당한다. (중략)
티트무스는 경제적·실용적 조건만을 따져서도 영국의 혈액모집 시스템이 미국보다 낫다는 사실을 입증하는 풍부한 자료를 제시했다. 그는 시장이 효율적이라는 가정에도 불구하고 미국 시스템에는 고질적인 혈액 부족 현상, 혈액 낭비, 고비용. 오염된 혈액이 유통될 위험성 증가가 따른다고 주장했다.³⁸ - P171

38. Richard M. Titmuss, The Gift Relationship: From Human Blood to SocialPolicy (New York: Pantheon, 1971), pp. 231-32. - P295

그는 영리를 추구하는 미국의 혈액은행들이 급전이 절박하게 필요한 사회 밑바닥 계층의 사람들에게 필요한 혈액의 상당 부분을 사들인다는 사실을 목격했다. 혈액이 상품화되면서 점점 더 많은 혈액이 가난한 사람, 기술이 없는 사람, 실업자, 흑인, 기타 저소득층으로부터 유입되고 있다. - P171

. 티트무스에 따르면 일단 사람들이 혈액을 일상적으로 사고파는 상품으로 보기시작하면 혈액을 기증하겠다는 도덕적 책임감이 감소할 가능성이 크다. 용어를 사용하지는 않았지만, 여기서 티트무스는 바로 시장이 비시장규범을 몰아내는 효과를 지적한다. 혈액의 거래가 확산하면 혈액을무료로 기증하는 관행이 감소된다.⁴⁰ - P172

40. Richard M. Titmuss, The Gift Relationship: From Human Blood to SocialPolicy (New York: Pantheon, 1971), pp. 223-24, 177. - P295

시장에 대한 신념을 둘러싼 두 가지 입장

첫 번째 입장은 어떤 활동을 상업화해도 활동 자체는 바뀌지 않는다는 것이다. 이러한 가정에 따르면 돈은 결코 재화를 부패시키지 않고 시장관계가 비시장 규범을 밀어내는 일은 발생하지 않는다. - P173

애로의 비판에서 시장에 대한 중요한 신념의 두 번째 입장은 윤리적행동은 아껴야 하는 상품이라는 것이다. 그 내용은 이렇다. 이타주의.
관용 · 결속 · 시민의 의무 같은 도덕적 정서는 사용하면 고갈되는 희소한 자원이므로 지나치게 의존해서는 안 된다. 개인적인 이익을 추구하는 시장은 미덕이라는 제한된 자원을 다 써버리지 않게 해준다. - P175

사랑의 경제화

‘사랑의 경제화(Economizing Love)‘라는 개념은 케임브리지대학교 경제학자이자 존 메이너드 케인스(John Maynard Keynes)의 제자인 데니스 로버트슨(Dennis H. Robertson)경이 1954년 콜롬비아대학교 개교200주년 기념행사 강연에서 언급했다. 로버트슨의 강연 제목은 ‘경제학자는 무엇을 경제화하는가?(What does the economist economize?)‘였다. 그는 경제학자들이 인간 존재의 "공격적이고 쟁취적인 본능"에 영합하면서도 일종의 도덕적 사명에 기여한다는 사실을 입증하려 했다.⁴⁷ - P176

47. Sir Dennis H. Robertson, "What Does the Economist Economize?" ColumbiaUniversity, May 1954, reprinted in Dennis H. Robertson, EconomicCommentaries (Westport, CT: Greenwood Press, 1978 [1956]), p. 148. - P295

로버트슨은
"우리 경제학자들이 제대로 일한다면 희귀하고 세상에서 가장 소중한자원인 사랑을 낭비하지 않는 데 상당히 기여할 수 있으리라 믿는다."⁴⁹라고 결론짓는다. - P177

49. Sir Dennis H. Robertson, "What Does the Economist Economize?" ColumbiaUniversity, May 1954, reprinted in Dennis H. Robertson, EconomicCommentaries (Westport, CT: Greenwood Press, 1978 [1956]), p. 154. - P295

로버트슨이 강연한 지 거의 반세기가 지나서 당시에 하버드대학교총장이었던 경제학자 로렌스 서머스(Lawrence Summers)는 하버드 기념교회에서 조찬기도를 해달라는 초청을 받았다. 서머스는 ‘경제학이도덕적 문제에 대한 사유에 어떻게 기여할 수 있는가?‘를 강연 주제로 선택했다. - P178

서머스는 노동력 착취로 생산된 제품의 불매운동을 주장했던 학생들에게 이의를 제기하면서 이러한 접근법을 설명했다. "우리 모두는 이세상의 많은 사람들이 일하는 근로조건과 그들이 받는 하찮은 보상에가슴 아파한다. 그러나 자의로 고용이 되었다면 자신에게 주어진 최고의 대안을 선택한 결과 일하기로 결정했다는 견해에는 확실히 도덕적 설득력이 있다. 개인이 내린 선택의 범위를 한정하는 것이 그들을 존중하고 관대하게 대하고 관심을 기울이는 행동일까?" - P179

미덕에 대한 경제주의의 견해는 시장에 대한 신념을 불타게 하고 원래는 속하지 않았던 영역으로 시장을 확대시킨다. 하지만 비유가 잘못되었다. 이타주의·관용 · 결속 · 시민정신은 사용할수록 고갈되는 상품이 아니다. 오히려 운동하면 발달하고 더욱 강해지는 근육에 가깝다.
시장 지향 사회의 결함 중 하나는 이러한 미덕이 쇠약해지게 방치하는 것이다. - P18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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