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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전자를 계발할 수 있는
자원을 확보하라

탁월성의 배경에는 유전적 요인 말고도 한 가지가 더 있다. 크라카우어는 이렇게 말했다. "다른 한가지란 바로 우리가 연습을 할 수 있는 여건이 되어야 한다는 겁니다. 오늘날 우리가 무언가를 하고 싶다면, 그 무언가를 매일 몇 시간씩 할 수 있을 정도로 지원해줄 부모, 또는 다른 누군가의 돈과 시간이 투여되어야 합니다." 전문 능력을 계발하는 것은 일종의 투자다. - P155

운동과 관련하여 대부분의 사람이 경험하는 과정을 보면 세계적인 선수를 배출하는 과정과는 정반대다. 우리는 보통 몇 년 동안 저렴한 수영교실에 나가서 물에서 첨벙거리는 정도로 수영을 시작한다. 별의욕도 없는 코치가 일주일에 한 번씩 가르치는 사람들로 바글거리는YMCA 수영 강좌 같은 데서 말이다. - P156

한 운동선수가 지닌 잠재력은 다음의 두 자원에 좌우된다. 하나는유전자이고, 다른 하나는 그 유전자가 가진 잠재력을 극대화할 수 있는 시설과 코치다.  - P157

예를 들어 우리에겐 두 종류의 도파민 수용체가 있는데, 그중 D1 수용체가 더 많은 사람은 보상 추구형의 면모를 보이고, D2 수용체가 더 많은 사람은 처벌 회피형의 면모를 보인다. 근섬유도 여러 종류가 있듯이, 신경전달물질 수용체도 단일염기다형성 single Nucleotide Polymorphisms, SNP이 다르고,
SNP마다 신경전달물질을 처리하는 방식이 다르다.²² - P157

22 Tilmann A. Klein et al., "Genetically Determined Differences in Learning from Errors," Science318, no. 5856 (2007): 1,642-45; Sylvia M. L. Cox et al., "Striatal D1 and D2 Signaling Differentially Predict Learning from Positive and Negative Outcomes," Neurolmage 109 (2015): 95-101; Jean-Claude Dreher et al., "Variation in Dopamine Genes Influences Responsivity of the HumanReward System," Proceedings of the National Academy of Sciences 106, no. 2 (2009): 617-22; Dara G.
Ghahremani et al., "Striatal Dopamine D2/D3 Receptors Mediate Response Inhibition and RelatedActivity in Frontostriatal Neural Circuitry in Humans," Journal of Neuroscience 32, no. 21 (2012):7,316-24. - P328

모싱은 이렇게 말했다. "어떤 사람은 한 시간의 훈련에서 다른 사람보다 더 큰 영향을 받을 수 있습니다." 내 유전자 중에는 이 일보다 저일을 더 쉽게 할 수 있게 해주는 유전자가 있지만, 그 결과를 내기 위해서는 역시나 시간과 돈이 필요하다. 특히, 운동의 경우 신체 생활과 관련된 모든 부분에 신경을 써야하기 때문에 더욱 그렇다. - P158

근대 올림픽 창시자는 스키를 "돈 많은 이들이나 하는 속물 놀이"로불렀다. 그 창시자의 이름은 피에르 드 쿠베르탱 Pierre de Coubertin 남작이다. 여기서 이미 기울어진 경기장인지도 모른다(부자 행운아들이 1924년부터 눈과 관련된 종목에서 금메달을 쓸어 모으기 시작했으니 말이다).²⁴ - P159

24 Paul Farhi, "Where the Rich and Elite Meet to Compete," Washington Post, Feb. 5, 2006, www.
washingtonpost.com/wpdyn/content/article/2006/02/03/ AR2006020302280.html. - P328

한때 피에르 드 쿠베르탱 남작이 우려했던 일인데, 이는 체조나 고가의 장비가 요구되는 장대높이뛰기 등 하계 올림픽의 개인 종목에서도 나타나고 있다. 무엇을 어떻게 연습해야 하는지, 가능한 방법들을 다양하게 접할 수 있어야 우리는 좀 더 수월하게 자신에게 맞는 종목과 그 종목을 연습하기 위한 최적의 환경을 찾아낼 수 있고, 그 종목에서 최고가될 수 있다.²⁶ - P160

26 Adele Diamond and Daphne S. Ling, "Conclusions about Interventions, Programs, andApproaches for Improving Executive Functions That Appear Justified and Those That, DespiteMuch Hype, Do Not," Developmental Cognitive Neuroscience 18 (2016): 34- 48; Duarte Araújo et al.,
"The Role of Ecological Constraints on Expertise Development," Talent Development and Excellence 2, no. 2 (2010): 165-79. - P328

돈이 있으면 다양한 종목들을 접해보면서 자신이 좋아하는 것을 찾는 일이 어렵지 않다. 최근 전미체력관리협회National Strength andConditioning Association는 장기적 체육 발전에 관한 성명을 발표하면서 재능계발에 심각한 부작용을 초래하기 때문에 조기 특화교육에 반대한다는 입장을 밝혔다. - P160

자신이 이미
잘하고 있는 일을 찾기

전문가가 되는 지름길은 자신이 이미 잘하고 있는 일을 찾는 것이다.
아니면, 적어도 다른 사람보다 그 일을 더 빨리 찾는 것이다. 어쨌든 재능은 상대적이다. 그렇기 때문에 아기 옆에서는 걸음에 대한 자신감이 높아지고, 발놀림이 새로운 경지에 든 사람 옆에서는 낮아진다. - P161

에릭손이 만났던 바이올리니스트 영재들이 카네기홀에오르기까지 걸린 연습 기간은 각각 달랐지만, 다음 한 가지는 공통적이었다. 여덟 살의 나이에 바이올린을 시작한 그들이 콩쿠르에 참가하여 우승한 확률이 67퍼센트에 달했다는 것이다. - P161

신속히 선택할 것을 찾아낼 수 있다면, 그 연습 과정을 감내할 수있는 동기부여가 따라오게 된다. 지난 장에서 보았듯이, 누구를 이겼는지 혹은 상대의 실력이 얼마나 좋았는지와는 상관없이 승리하면 테스토스테론이 증가한다.  - P162

 우리가 자신의 행동과 결과 사이의 인과관계를 볼 수 있을 때, 결과에 관심이 있을 때, 다음에 더 잘하기 위해 무엇을 고치면 될지 알 때 그 신호는 증폭된다. 자신이 정말 중요하게 여기는 것에서 우리가 더 나아질 수 있고 그 방법까지 안다면, 개선된 방법을 배우는 일은 어렵지 않다.³² - P162

32 Clay B. Holroyd et al., "When Is an Error Not a Prediction Error? An ElectrophysiologicalInvestigation," Cognitive, Affective, and Behavioral Neuroscience 9, no. 1 (2009): 59- 70. Interested inoutcomes: Nick Yeung, Clay B. Holroyd, and Jonathan D. Cohen, "ERP Correlates of Feedbackand Reward Processing in the Presence and Absence of Response Choice," Cerebral Cortex 15, no.
5 (2005): 535-44; Matthew M. Walsh and John R. Anderson, "Learning from Experience: Event-Related Potential Correlates of Reward Processing, Neural Adaptation, and Behavioral Choice,"
Neuroscience and Biobehavioral Reviews 36, no. 8 (2012): 1,870- 84; Ullsperger, Danielmeier, andJocham, "Neurophysiology of Performance Monitoring and Adaptive Behavior." - P329

대부분의 사람들이 삶에서 가장 원하는 바가 샌드위치를 먹고 낮잠을 자면서도 100만 달러를 버는 것이라고 말하는 시대에 말이다. - P163

비비안 밍은 잇달아 스타트업을 창업한 이론신경과학자다. 그녀는인간 잠재력의 극대화를 연구했는데, 그 덕분에 최고의 위치에 오를 사람인지 예측할 수 있는 특징을 가려낼 수 있었다.³⁴ - P163

승리했든 패배했든, 프로젝트가 마무리됐든, 그렇게 일이 끝나고나면 우리는 대부분 ‘이젠 좀 쉬자, 누가 신경 쓰겠어‘라고 한다. 밍은이렇게 말했다. "그런데 그들은 신경을 쓴다는 거예요. 또한 그들은 수고에 대한 스스로의 보상에 둔감하죠. 그러니까 정상이 아니에요." - P164

또라이 기질과
자기효능감이라는 무기

우리의 신체적 능력이 얼마나 되는지, 우리의 코치가 얼마나 매력적인지, 우리가 누군가를 이겨본 것이 얼마나 오래되었는지, 이 모든 것에상관없이 우리가 전문적 기량을 가진 사람이 되는 것은 다음의 한마디말을 하지 않는 데 달렸다. "그만둘래!" - P165

"내 생각에 이 모든 문제의 핵심은 삶의 그 자리에 어떻게 자신을 두느냐에 있는 것 같아요. 다른 모든 것을 희생하면서까지 묵묵히 연습하도록 만드는 모든 요인이 바탕에 깔려 있는 그 자리에 말이죠. 이것은 좀 별나다고 할 수 있어요. 프로이트가 ‘야망을 품은 이는 누구나 병적이다‘라고 말했던 것과 비슷해요."³⁸ - P165

38 저자의 인터뷰, Aug. 8, 2016. - P330

펜실베이니아 대학교의 조셉 케이블 Joseph Kable은 이렇게 말했다.
"사고 수렴에는 세 가지 방식이 있어요. 우리는 가능한 미래를 상상하고, 어떻게 행동할지 마음을 먹고, 그 멋진 것을 이뤄내기 위해 취할 수있는 과정을 모색합니다."⁴¹ - P166

41 저자의 인터뷰, Feb. 23, 2015. - P3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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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호텔은 2층 건물로 녹색이 가미된 노란색으로 칠해졌고 정문으로올라가는 계단 위에 걸린 칙칙한 간판에는 이렇게 적혀 있었다. ‘죽은 등산가, 정문 계단 옆으로 쌓인 눈 무더기에는구멍이 숭숭 나 있고 온갖 색상의 스키가 꽂혀 있었다. 세

울적한 느낌의 시선은나를 스쳐 지나 어딘가를 향해 있었고 슬픔에 찬 기색이 역력했다. 의심의 여지 없이 이 남자가 이 호텔은 물론이고 주위의 골짜기와 병목고개의 소유주인 알레크 스네바르였다.
"저곳에서......" 그가 유난히 낮고 깊은 목소리로 말문을 열었다. "바로 저곳에서 그 일이 일어났습니다."  - P10

"그 사람은 무슨 이유로 저곳으로 갔습니까?" 나는 무시무시한 수직 절벽을 응시하며 물었다.
"잠시 지난날을 되돌아보아야겠군요." 주인장은 이렇게 말을 하며 고개를 갸웃한 채 코르크스크루를 쥔 주먹을머리카락이 없어 훤한 이마에 갖다 대었다. - P11

"역시 그 사람은 여기 벽난롯가에서 보낸 저녁들을 잊지 않았군요."
"그 친구는 그 이야기밖에 안 합니다." 나는 이렇게 대답하며 다시 자동차로 몸을 돌렸다. 그러자 주인장이 내 손을 잡았다. - P11

"우선 제 소개를 하겠습니다." 그는 손톱으로 펜의 끄트머리를 긁어내는 데 집중한 채 말했다. "알레크 스네바르, 이 호텔의 주인이고 엔지니어지요. 병목고개 입구에 서있는 풍차들은 물론 보셨겠죠?"
"그게 풍차였나요......?" - P12

"기억할 겁니다." 내게 주인이 말했다. "이제 기억이났나 보군요..... 자, 어디 보자..... 손님 방은 4호실입니다. 우리 호텔에서 제일 좋은 방이죠. 카이사, 이 짐을 가져다놓으렴. 저・・・・・・ 저......" - P13

"글렙스키 씨의 짐을 4호실로 가지고 가………… 놀랄 정도로 멍청하답니다." 카이사가자리를 뜨자 주인장은 어째서인지 자랑스러워하는 기색으로 내게 말했다. "어찌 보면정말 대단해요. ・・・・・ 자, 글렙스키 씨?" 그가 뭔가를 기대하듯 나를 바라보았다.
"페테르 글렙스키." 내가 이름을 밝혔다. "경위입니다.
휴가 중이죠. 기간은 2주. 혼자 왔습니다." - P14

"여깁니다." 그가 처음처럼 나지막한 탁한 음성으로말했다. "들어가시죠."
그가 내 앞에서 문을 열어 주자 나는 들어갔다.
"절대 잊지 못할 그 끔찍했던 날 이후로..." 그는 이렇게 이야기를 시작하더니 불쑥 말을 멈추었다.
그 방은 어딘지 음울해 보이기는 해도 나쁘지 않았다.
셰이드 커튼*이 반쯤 쳐져 있고 침대 위에는 영문 모를 등산용지팡이가 놓여 있었다. 

*부드러운 천 패널로 된, 블라인드처럼 위에서 아래로 치고 여는 커튼. - P15

"이 방은" 주인장이 딱딱한 목소리로 말을 이었다.
"벌써 6년 동안, 절대 잊지 못할 그 끔찍했던 날 이후로 모든 것이 그 사람이 자신의 마지막 등반에 나서기 전 두고간 그대로입니다......"
나는 담배 연기가 올라오는 파이프를 의심스러운 눈초리로 바라보았다. - P16

"즈구트 경위가 말하기를" 잠시 입을 다물었던 주인장이 다시 말문을 열었다. "자신은 전문 분야가 소위 말하는 금고털이라고 하더군요. 혹시 비밀이 아니라면, 손님은전문분야가 무엇이신지요?"
그가 내 앞의 4호실 문을 활짝 열었다. - P18

"스네바르 씨, 당신은 시인이시군요." 나는 더욱 영문을 몰라 이렇게 대꾸했다. - P19

나는 혼자였다. 은혜로운 하늘, 자애로우신 하느님, 마침내 저는 혼자가 되었습니다! 물론 나도 안다. 이런 말을 입에 담거나 심지어 머릿속에 떠올리는 것만으로도 그리 바람직하지 않은 행동이라는 사실을 말이다. - P20

"뭘 좀 가져다드릴까요?" 카이사가 물었다. "좋아하시는 걸로?"
나는 카이사를 바라보았다. 그러자 그녀는 다시 어깨를 으쓱하며 손으로 얼굴을 가렸다. 그녀는 몸에 딱 달라붙는 알록달록한 원피스를 입고 자그마한 레이스 앞치마를둘렀는데, 원피스는 앞쪽도 뒤쪽도 잔뜩 부풀려져 있었다. - P21

"어떤 사람들이죠?"
"음, 누구냐고요? 모제스 씨와 아내분이 머무르고 있어요. 1호실과 2호실요. 3호실도 써요. 그 방에서 지내지는않지만요. 그리고 따님도 있는 것 같아요. 잘 모르겠지만.
어쨌든 굉장한 미인이에요. 지나가는 사람들의 눈길을 사로잡을 정도죠....... - P22

"아무도 몰라요. 그냥 서 있기만 하거든요. 그리고 신문을 읽죠. 얼마 전에 듀 바른스토크르 씨의 실내용 슬리퍼를 슬쩍했고요. 안 찾아본 곳이 없을 정도로 찾아다녔는데슬리퍼는 흔적도 없이 사라졌지 뭐예요. 그런데 그 사람이박물관에 가져가서 거기에 뒀더라고요. 또 늘 흔적을 남겨요......" - P23

나는 먼지 한 톨 없이 깨끗한 재떨이에 담배를 눌러 끈후속옷을 가지러 침실로 향했다. 나는 괜히 가져왔다는 생각을 설핏 하며 머리맡에 놓인 작은 테이블에 책을 몇 권올려놓았다. - P24

그때 바로 옆에서 누군가 천천히 입을 크게 벌리며 하품을 했다. 침실에서 세인트버나드 렐이 발톱으로 바닥을긁는 소리를 내며 느릿느릿 나오더니 나를 보고 싱긋 웃으면서 몸을 쭉 뻗었다.
"아하, 네가 여기서 담배를 피운 거냐?" 내가 물었다.
렐은 눈을 찡긋하더니 고개를 흔들었다. 파리를 몰아내기라도 하듯이. - P25

제2장

눈에 남은 자국들로 보건대 호텔 투숙객 중 누군가가벌써 스키를 타고 걸어 보려고 한 모양이었다. 그 사람은발을 뗄 때마다 넘어지면서 50미터가량을 걸어간 후 되돌아왔는데, 올 때는 무릎걸음을 치듯 주저앉으며 스키와 폴을 안아 끌고 가다가 떨어트리고 다시 주웠다가 다시 떨어트리기를 반복했다. - P26

나는 스키가 잘 고정되었는지 확인하려고 제자리에서몇 번 뛰어본 후 함성을 지르면서 태양을 향해 달리기 시작하여 환한 햇살과 벅차오르는 가슴에 눈을 가늘게 뜨며점점 속도를 올렸다. - P26

이윽고 스키를 타자마자 찾아온 환희의 파도가 잦아들며 문득 정신을 차리니 나는 머리부터 발끝까지 눈가루를 뒤집어써 온몸이 젖은 채 숨을 헐떡이면서 길가에 서 있었다.  - P28

 헬멧을 쓰지않고 달리다니 벌금 50크론과 한 달간의 면허정지군. 자동적으로 이런 생각이 떠올랐다………… 정작 나는 번호판도 제대로 못 봤다.  - P29

이다지도 야만스러운 기계가 왜 필요할까. 다음 해에는 이곳이 ‘죽은 바이커‘ 호텔로 불리게 될지도 모르겠다 - P29

내가 문을 닫고 들어가자 길쭉한 남자가 입을 다물고나를 돌아보았다. 그는 나비넥타이를 맸고 아래로 축 늘어진귀족적인 양쪽 볼살과 그에 못지않게 귀족적인 보기 드문 코를 한 고매한 용모의 소유자였다. - P30

그가 대답했다. "성함이 어떻게 되시는지요?"
나는 우리 경찰 관료답지 않은 바보 같은 어색함을 느끼면서 자기소개를 했다. 그도 그럴 것이 한눈에 척 봐도그는 소득을 은폐하지 않을 리 없으며 세금 신고서를 애매하게 작성할 것이 뻔했기 때문이다. - P31

"스키를 몹시 능숙하게 타시더군요, 글렙스키 씨." 듀바른스토크르가 불쑥 말했다. "창문으로 당신을 봤습니다.
진심으로 즐겁게 봤다는 말씀을 드려야겠군요."
"과찬이십니다." 내가 웅얼거렸다. "예전에 좀 탔......
죠. - P32

"우리 때문에 많이 놀라셨죠?" 그가 쉰 목소리로 물었다. "아까 길에서..
39
"우리라고?" 내가 되물었다.
"오, 우리가 아니죠, 당연히, 부케팔로스 말이에요. 부케팔로스가 그런 짓을 잘하거든요. 이분 고글을 눈 범벅으로 만들어 버렸어요."  - P33

나는 이 두 사람에게서 벗어날 수 있어 후련했다. 그자리가 영 불편했다. 마음의 준비도 없이 덜컥 마주치지 않았는가. 무릇 무대에 선 유명한 마술사의 공연을 보는 것은즐겁지만, 사적인 시간을 보내는 유명한 마술사와 만나는일은 별개의 문제다. - P34

나는 거울 앞에 서서 머리를 빗고 이런저런 표정을 지어 보았다. 이를테면 순진하게 친절한 관심을 보이는 표정이라든지 전문직 종사자다운 강직하고 침착한 모습, 열린마음으로 누구와도 친분을 맺으려 어색하게 미소를 짓는모습 등을 말이다. - P35


"편히 쉬어." 내가 이렇게 말한 후 우리는 악수를 나누
"사실 저는 물리학자입니다." 그가 내게 말했다. "하지만 ‘인공두뇌부대 소속‘이라고 하면 ‘보병‘이라는 소개만큼근사하게 들리지 않습니까. 재미있어지죠."  - P36

 "이곳에는 재충전을 위해서 왔습니다. 과로했거든요. ‘미다스‘ 프로젝트라고 들어 보셨습니까? 철저하게 기밀로 유지되고 있죠. 휴가도 없이 꼬박 4년을 매달렸어요. 그랬더니 결국 의사들이 감각을 만족시킬 치료 과정을 처방해 주더라고요." - P37

식탁에는 듀 바른스토크르와 그의 죽은 형제의 혈육이 벌써 와 있었다. 듀 바른스토크르는 맑은 수프를 은제숟가락으로 우아하게 저으며 나무라는 눈빛으로 조카를곁눈질했다. 그도 그럴 것이 브륜은 식탁을 팔꿈치로 짚은채채소 수프를 허겁지겁 먹고 있었던 것이다. - P3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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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지만 이 같은 병에 걸리는 것은, 인간의 생명 활동의 구조를 어느정도 아는 입장에서 보면 피할 수 없는 병이라고까지 할 수 있다. 아니,
오히려 생명을 유지해가기 위해서는 필요한 병이라고도 할 수 있 지 않을까. 인간은 다른 생명체와 마찬가지로 노화하고 부패해갈 운명이다. - P125

2 『마크로풀로스 사건』

그러나 20세기, 특히 1,600만 명의 사망자를 낳은 제1차 세계대전 이후의 불로불사 욕망은 예부터 전해져온 불로불사 전설과는 조금 다른 양상을 보이고 있는 듯하다. 인간이, 특히 채 스물도 되지 않은 청년들이 이렇게 전쟁터에서 찢어지고, 부서지고, 썩어 풍화되어간 전쟁은 유사 이래 존재하지 않았다. - P126

인간의 생명보다 몇 배 이상의 내구성을 지닌 방대한 제작물들에 둘러싸여 지내는 일 상생활에 인간들도 점점 익숙해졌다. 인간 자신도 예외가 아니다.  - P126

세계대전 이후 기존의 생사관이 전복되고 재구축되었는데, 이것은 실로 자연관, 동물관, 인간관, 세계관의 붕괴와 재생이기도 하다. 이 거대한 문제에 정면으로 달려든 문필가들은 많지 않은데, 내가 보기에는 체코의 작가이자 저널리스트인 카렐 차페크(1890-1938)가 그 소수의사례 중 한 사람이다.⁵ - P127

5 『유레카(ユリイカ))』의 1995년 제27권 12호의 증면특집 ‘카렐 차페크(VL.+%7)‘에는 차페크의 연보와 주요 저작에 대한 해제가 실려 있어 편리하게 전체상을 그려볼수 있다. 또한 이지마 이타루(飯島) 『카렐 차페크: 작은 나라의 큰 작가(方.
7-小国大눋古作家)』(凡, 2015년)도 이 글의 구상을 가다듬는 데많은 참고가 되었다. 체코를 제외하면 차페크가 가장 많이 읽히는 나라가 일본이라는 것 ,石川夫차페크의 팬이 된에도 흥미로운 현상이지만, 그것은 번역자들, 栗栖継, 飯島周, 田등)의 방대하고도 꼼꼼한 작업에 의한 결과다. 그들의 번역 작업 덕분나는 이번 글을 쓰면서 그러한 점을 끊임없이 느끼지 않을 수 없었다. - P369

차페크가 서른두 살 때 쓴 희곡 「마크로풀로스 사건(Vec Makropulos,
1922)은 불로불사 전설에 대부분 따라붙는 애처로움을 충분히 계승하면서도 20세기의 현대인이기에 더욱 품기 쉬운, 자신의 내구성 대한에번민도 그려져 있는 희극이다.⁶ - P128

6 外氷 (カレルチャペック)(マクロプロス事件)」「氷PER, A, 2006, pp. 155-229. - P370

3 더 이상 신의 미숙아가 아니라

이 희곡에서 마크로풀로스의 비약에 가장 매료당하는 사람은, 콜레나티 변호사의 법률사무소에서 일하는 법무사로 프랑스 혁명의 역사를 연구하는게 취미인 비테크다. 서두에서의 비테크는 유산을 둘러싸고 100년 동안이나 계속된 재판이 마침내 종결되는 날이 온 것을 아쉬워하는 사람이다. - P130

이상과 같은 근거하에 제안된 비테크의 민주주의적 해결 방안 이외에는 다음과 같은 것들이 있었다. 1회 복용에 수명을 10년 연장시켜주는 약품을 제조하여 그것을 판매하고자 하는 자본주의적 해결 방안,
에밀리아의 내연 남편이었던 요제프 페르난트의 피를 이어받은 자만복용할 수 있게 하자는 민법적 해결 방안, 그리고 선별된 귀족만 복용하여 장수 귀족계급을 확립하고 그 계급이 "벌레 같은 평범한 자들"을 지배하게 하자는 새로운 신분제도의 창출 방안. - P132

인간과 동물 사이에 있는 문턱은 의외로 낮으며 경우에 따라서는 교체되기도 한다는 것은 『곤충 극장』(1921. 형 요세프***와의 공저)"과 『도롱뇽과의 전쟁』(1936)"의 테마다. 한편 노동을 버리고더 큰 자유를 광적으로 찾아 헤매는 인간은 『로봇: 로섬의 유니버설로****봇』(1920)과 압솔루트 공장』(1922)도롱뇽과의 전쟁의 주인공들이 공유하는 특징이다. 그리고 인간의 영원한 미숙함에 대해서 - P133

하지만 비테크의 주장은 300년 동안 살며 ‘지루함‘에 시달린 에밀리아에 의해 일축당한다. "예술이라는 건요. 인간이 그것을 완벽히 해낼수 없는 한에서 의미가 있는 거예요." "인간을 더 높은 존재로 만들 수있을까요? 어떤 것이든 변한다는 것은 불가능합니다." 에밀리아의 경험론이 비테크의 관념론을 분쇄해버리는 대목이라고 볼 수 있지 않을까. - P134

비테크가 말한 대로, 불로불사의 소원은 민주주의적인 시대이자 미래의 진보가 기대되는 시대에는 다양한 계층에 감염되어 증폭될 뿐이기 때문이다. 그래서 또 한 가지, 이 균열을 메우는 것으로 반드시 등장하지 않을 수 없는 것은 역시 프리드리히 프뢰벨이다. 프뢰벨이 발명한 나무블럭은 세계의 섭리를 반영하는 것임과 동시에 유아의 성장을 비추는 거울이었다. - P135

육체가 자연을 향해 분해를 이룩해가는 과정이기에 작은 "변화"를민감하게 포착하고 그 변화에 공명하는 감각과 정신이 성장하는 것 아닌가. 빵 한 조각을 위해 악착같이 달려드는 것으로부터 분리된 "현명한지혜" 따위는 20세기 이후 더 이상 있을 수 없는 것 아닌가. 비테크와 에밀리아가 주고받는 대화는 그런 물음을 유발한다. - P135

4 메치니코프의 요구르트

20세기 이후 지구의 거주자들은 플라스틱과 콘크리트에서 배출되는 유독가스, 그리고 유독가스와 거의 동일한 성분의 농약⁸, 나아가 핵연료에 이르기까지 대량의 불로불사 물질에 둘러싸여 살기 시작했다.
과학 기술의 진보에 힘입어 쉽게 파괴되지 않는 안정된 것을 더욱 욕구하게 되었다. - P136

8 독가스와 농약이 쌍둥이 같은 관계에 있다는 점에 대해서는 후지하라 다쓰시(藤原辰史)「제1차 세계대전의 환경사(第世界大戰環境)」공익재단사학회(公益財団会2015년.
学환경으로부터 전쟁을 읽는다.環境戦争読心)』山川出版社재해와 - P370

이 태도는 차페크를 연구하는 연구자들뿐 아니라 본인도 인정하는 ‘상대주의‘ 따위가아니다. 차페크가 이 작품에서 최초로 불로불사에 맞서는 대항 전설을표현했다는 것, 즉 시간과 함께 늙고 죽어서 부패해가는 인간 쪽이 불로불사의 신선보다 자유로울 뿐 아니라 신선들보다 더 현명해질 수 있다고 하는 그런 대항 전설을 그려냈다는 것에는 어떤 의의가 있는 것일까? - P137

 20세기부터 현재에 이르기까지 불로불사 전설은 요구르트 정도가 아니라 아예 장수를 가능케 해준다고 선전되는 방대한 식품과 약품에 의해 강화되어 왔는데, 차페크는노화를 과도하게 두려워하는 그런 인간들이 사는 시대, 머잖아 찾아올수도 있는 그 섬뜩한 시대에 맞서, 『마크로풀로스 사건』이라는 새로운전설을 미리 대치시키고 있었던 게 아닌가, 라고 나에게는 느껴지는것이다. - P138

5 인류는 언제까지 지속할까

스스로에게 그러한 질문을던진다는 것, 그것은 제1차 세계대전으로 와해되어버린 오스트리아-헝가리 이중 군주국의 거주자에게는 결코 이상한 질문이 아니었을 것이다. 제1차 세계대전이라는 파국적인 사건을, 식량이 압도적으로 부족한 프라하 (한때는 히세로 이주하기도 했다)에서 여위고 병약한 상태로 어려움을 겪으며 체코슬로바키아의 독립까지 맞게 된 체험은¹¹, 비록 전쟁터에 나선 적은 없었다 해도 작품에 큰 영향을 끼쳤으리라는 점은 상상하기 어렵지 않다.¹² - P139

11 차페크는 전쟁 중 겪은 식량난으로 건강을 해치게 되어 1916년 8월에 부모님 계신 곳에서 요양을 한다. 이지마 이타루(島) 카렐 차페크(L7). PP. 228-evy229.
12 ‘생각지도 못한 전쟁이 발발했을 때, 카프카와 마찬가지로 건강상의 이유로 군대에 입대할 수 없었다. 그러나 이 전쟁은 그에게 큰 타격을 주었다. 그사이에 그의 사고방식도 저작도 완전히 변했다." 이반 클리마(7.711-7) 「카렐 차페크』 才益夫訳, 青社, 2003년, p. 17. - P37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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