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는 우뚝 멈춰 서서 서둘러 셔츠와 재킷을 입기 시작했다. 나는 식당으로 들어가 카이사에게 차가운 로스트비프한 접시와 빵, 커피를 받았다. 어느새 옷을 다 입고 혈색도 조금 돌아온 힌쿠스가 내가 있는 뷔페로 오더니 뭐든 더독한 것을 달라고 했다. - P76

"다음에 또 그런 느낌이 들면 성호를 그으시죠." 그는퉁명스럽게 대꾸한 후 잔을 비웠다. 그리고 다시 한 잔을가득 따랐다. - P77

"말씀은 고맙지만 사양하죠." 내가 대답했다. "너무 탈까봐 무서워요. 피부가 예민하거든요."
"그럼 일광욕은 전혀 하지 않으시나요?"
"그렇습니다." - P77

"지붕에서 떨어지지 않도록 주의하십쇼." 내가 그에게말했다.
그는 비틀린 미소를 지을 뿐 아무 대답도 하지 않았다.
나는 다시 2층으로 올라갔다. 공이 부딪치는 소리가 들리지 않았기에 먼저 시모네의 방문을 두드렸다. - P78

"부인도 일광욕을 하셨습니까?" 나는 당황한 나머지불쑥 물었다.
"일광욕요? 내가요? 묘한 생각을 하시네요." 부인이층계참을 가로질러 내게 다가왔다. "정말 이상한 생각을다 하시는군요, 경위님!" - P79

"부인" 내가 말했다. "몸이 완전히 얼었군요......
"전혀요. 경위님." 그녀는 이렇게 대답하자마자 말실수를 깨달은 눈치였다. "죄송해요. 그러면 이제 뭐라고 불러 드려야 할까요?"
"그냥 페테르는 어떨까요?" 내가 말했다. - P80

"세상에, 그러다가 죽어요!" 모제스 부인이 소리쳤다.
"그 말대로입니다. 시모네." 내가 성가셔하며 말했다.
"그런 바보 같은 짓은 그만둬요! 안 그러면 목이 부러질 테." - P81

"승부를 내 보세요, 신사분들, 승부를요." 모제스 부인이 말했다. "아름다운 숙녀는 승리자를 위한 상을 남겨 둘게요." 그녀가 당구대 중앙으로 레이스 손수건을 훌쩍 던졌다. "그런데 나는 가 봐야 해요. 나의 모제스가 안절부절못하고 있을까 봐 걱정이거든요." 그녀는 우리에게 키스를후 불어 날린 후 그곳을 떠났다. - P82

"지금부터 제가 기억을 되살려 드리죠." 시모네가 장담했다. 그는 우아한 몸짓으로 큐를 움직여 흰 공을 굴려멈춘 후 잘 겨냥해 공 하나를 포켓에 쳐 넣었다. 다음으로그는 공 하나를 더 포켓으로 빠트려 피라미드를 허물었다.
그다음으로 그는 내가 포켓에서 그가 집어넣은 공들을 꺼낼 틈도 주지 않고 공 두 개를 연속으로 쳤고 마침내 실수를 했다. - P83

"양쪽 사이드에서 중앙으로 치려고 합니다." 시모네가순진한 표정으로 말했다.
나는 끙 소리를 내며 그 모습을 보지 않으려고 창가로다가갔다. 시모네가 공을 쳤다. 그리고 다시 한 번 더 쳤다.
강하게 딱, 딱 소리가 났다. 또다시 공을 때리는 소리가 나더니 그가 말했다. - P85

"경위님은 당구에 관한 코리올리의 회고록을 읽어보셨습니까?" 시모네가 물었다.
"아뇨." 내가 음울하게 대답했다. "그럴 생각도 없고요." - P86

"그쪽도 힌쿠스와 술을 마셨습니까?" 시모네가 흥미를 드러내며 물었다.
브륜이 경멸하듯 콧방귀를 뀌었다.
"그럴 리가! 그 사람은 내가 있는 줄도 몰랐을걸요. 거기에 카이사가 있었거든요......" - P88

"벌건 대낮에 술독에 빠지다니, 그런 건 내게 맞지 않아요." 브륜이 승리를 거머쥐며 이렇게 끝맺었다. "여러분의 힌쿠스나 실컷 마시라고 하시죠."
"그러지." 내가 중얼거렸다. "나는 면도하러 갑니다."
"혹시 질문이 더 있으신가요?" 브륜이 내 등에 대고 물었다. - P89

"경위님이 가정적인 분이라니 하는 말인데, 아까 그젊은이의 성별을 가르쳐 주실 수 있나요? 알쏭달쏭하더군요."
"카이사나 찾아보세요." 내가 말했다. "이 수수께끼는경찰에게 맡기시고요. 그보다 샤워장에 장난을 쳤는지털어놓으시죠." - P90

"저주받은 소굴." 그는 나를 보자 쉰 목소리로 말했다.
"더러운 굴 같으니라고." - P91

"내가 여기서 뭘 하느냐고?" 그는 이렇게 소리치며 온힘을 다해 양탄자를 홱 끌어당겼다. 그 탓에 그 자신도 하마터면 균형을 잃을 뻔하면서 안락의자를 넘어트렸다. "나는 파렴치한을 찾고 있소. 이 호텔을 배회하고, 점잖은 사람들의 물건을 훔치고, 밤마다 복도를 돌아다니며 내 아내의 방을 창문으로 들여다보는 놈 말이오! 이 호텔에 경찰이있는데 내가 왜 이런 짓까지 해야 하는 거요?" - P9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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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상에서 스텝 이외의 모든 것이 사라져간다.
이제 펼쳐진 것은 번잡한 것이라고는 무엇 하나 없는, 스탭과 나만의 세계.
지금이라면 할 수 있다. 이 집중상태라면 한계를 넘어설수 있다.
전인미답의 경지.
초당 4번의 벽을 넘어서, 초당 5회, 아니, 그 이상의 스킬구사를 나는 이루어내고 말리라! - P194

"다, 당신이 무슨 죄를 범했는지는 모르겠지만, 이러시면안 돼요! 함부로 자신을 상처 입힌다고 해결되는 일은 없어요. 신께서도 솔직하게 죄를 뉘우치기를 바라. 아니, 아무튼 지금은 그만두세요!" - P195

생각해 보니 당연한 이야기지만, 게임에서 할 수 없었던것을 이 세계에서 할 수 있기도 했으므로 게임에서 할 수 있었던 일을 이 세계에서는 못할 수도 있는 것이다.
그래도 참회실에 들어간 것을 참회시키다니 참으로 희귀한 경험이다 싶었지만, 그렇게 기뻐할 수만도 없었다. 앞으로 마리보고 도장을 전혀 쓸 수 없게 된다면 곤란하다.
그래서 나는 눈물을 흘리며 호소했다. - P199

그러자 의외로 그녀가 먼저 마음이 꺾였다. - P197

하지만 이웃에 민폐가 될 만한 소란을 일으켰는데도…………….
마리엘 씨는 참 다정한 사람이다. 그저 폐만 끼치는 존재였을 텐데, 설교를 마친 후에는 나를 자애로운 시선으로 바라보며, 조금 지나친 것 아닌가 싶을 정도로 정중하고 따뜻한말을 건네주었다. 역시 신을 섬기는 사람은 그릇이 다르다. - P197

신속 캔슬 이동을 쓰고 싶었지만 아직 스킬 레벨이 낮은상태에서는 금방 스태미나가 바닥나고 말 것이다. 짧은 시간이라고는 해도 <마리보고 도장>에서 수행한 덕에 스텝의 스태미나 소비도 줄어들기는 했겠지만, 이를 캔슬할 슬래시의 소비량은 변하질 않았다. - P198

그대로 도망쳐버려도 되겠지만, 그래서는 사태가 해결되지 않을 것이다. 나도 조금 거리를 두고 그 자리에 멈추었다.
"아침에는 내가 어떤 사람인지 알아보기 위해 따라다니겠다는 말을 하려고 그랬지?"
힐문하듯 말하자 그녀는 웬일로 딱 부러지게 말하지 못하고 웅얼웅얼 대답했다. - P199

"잠시만, 잠시만 기다려 주세요. 저는, 저는......!"
하지만 이미 나는 무슨 말을 들어도 발을 멈출 생각이 없었다.
나는 대학에서는 아싸였다. - P202

돌아본 내가 그렇게 말하자, 그녀는 아주 조금 멋쩍은 목소리로, 다시 한 번 그 말을 입에 담았다.

"전, 친구가 없어요."

아아, 이럴 수가.
나는 하늘을 우러러 마음속으로 중얼거렸다.
-트레인 양, 너도냐.
너도 아싸냐! - P203

"문지기가 어? 이 녀석 혹시 혼자 하는 눈으로 쳐다보는 게 괴로워요. 저, 저도 좋아서 혼자 다니는 게 아니고요!
사실은 다 같이 와글와글 모험을 하고 싶어요! 그런 눈으로쳐다볼 거면 따라와주면 좋잖아요!!"
완전히 병이랄까, 피해망상이다. - P204

"역시 그런 거 맞죠! 저도 사람들 많은데 혼자 있으면 굉장히 주눅이 들어요! 마을 건너편 식당에 곧잘 가는데요, 언제나 사람이 많아서 북적거리니까 매번 혼자 앉아 있는 제가남들한테 어떻게 보일지 영 신경이 쓰여서...." - P205

"......딱히 상관은 없는데, 남의 가게에서 너무 염장질 하지 마라."
하지만 그 연대감은 지나가던 여관 주인아저씨의 가차 없는 한 마디에 어이없이 무너졌다. 트레인 양은 펄쩍 뛰어오를정도로 놀라 잽싸게 내게서 떨어지더니 아우우 아우우 중얼거리며 나와 맞잡았던 오른손을 바라보고 있다. - P206

이 세계 사람들은 평소에는 게임의 주민이라기보다는 현실의 인간처럼 ‘리얼‘ 하게 행동할 것이다. 실제로 라인하르트 씨도 트레인 양도, 아까 본 마리엘 씨도 게임에서는 보이지 않았던 행동을 했다.
하지만 한편으로 라인하르트 씨는 게임과 마찬가지로 마을까지 마차로 태워주었고, 마리엘 씨는 참회실을 이용하게해주었다. - P208

게임에서도 플레이어는 트레인 양을 동료로 삼을 수 있고,
그렇게 생각하면 내가 그녀의 친구가 되어준다는 것이 가장 단순한 해결법이라 할 수 있다. 하지만 근본적인 해결법은되지 못한다. 왜냐면……………. - P210

"나는 다른 사람이 모르는 걸 이것저것 알고, 오랫동안 솔로로 모험을 한, 말하자면 아싸의 프로지. 아마 널 아싸에서구해주지는 못하겠지만, 아싸여도 해나갈 수 있도록 강하게키워줄 수는 있을 거야."
"소마 씨....... - P211

"무, 물론 일방적으로 가르쳐주기만 하는 건 아니야. 넌보답으로 내가 모르는 걸 가르쳐주거나, 약간의 실험에 협조해줘야 할 거야......" - P211

"괜찮아요! 저 열심히 할 테니까 뭐든 말씀만 하세요!!"
반짝반짝하는 눈으로 나를 바라본다. 보아하니 정말 뭐든할 기세다. 그야 무리한 요구를 할 생각은 없지만, 만약 내가나쁜 사람이었으면 어쩌려고 이럴까. - P212

이번 실험에서 확인할 것은 트레인 양의 트레인 능력, 통칭 <트레인 모드>의 검증이었다. - P212

나는 트레인 양에게서 빌려온 시계를 보고 대답해주면서,
그 이외의 시간은 하염없이 횃불 사부를 썰며 보냈다. 횃불사부는 변함없는 회복능력으로 흠집이 난 순간 복원되었으며, 플레이어의 부근에는 새로운 몬스터가 태어나지 않는다. - P213

그리고 실험 개시로부터 정확히 두 시간이 지났을 때, 결정적인 이변이 일어났다.
트레인 양에게서 십여 미터 정도 떨어진 장소에 빛의 입자가 모여들더니 갑자기 고블린들이 나타난 것이다.
"몬스터 리젠이잖아!" - P214

레벨 차이도 있고 미스릴 방어구도 있으니 괜찮을 거라 생각은 하지만, 보기에도 조금 야시꾸리한 판타지 만화의 그러한 장면 직전 같은 그림이 아닌가!
일단 서둘러 구해줘야겠다!‘
그렇게 생각하고 트레인 양이 있는 곳으로 달려가려던 나는 이번에야말로 생각지도 못한, 어처구니없는 광경을 목격하게 되었다. - P215

고블린이 자신에게 다가오고 있음을 깨달은 트레인 양이비명을 지르더니,
다.
"저기?! 저, 저게 말이 돼?!"
꽁꽁 묶인 채 데굴데굴 지면을 굴러 도망치기 시작한 것이다.
게다가 상당히 빠르다! - P2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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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이나 트레일(캐릭터)]
초반 트라우마 제조기, 통칭 <트레인 양>.
제1회 인기투표에서는 인기 캐릭터, 증오 캐릭터 양쪽에서 모두 제1위를 차지하는 위업을 달성했다. wiki 내의 코멘트를 보더라도 가슴은 없지만 잘 보면 귀엽다」, 「빨래판 치고는 노력한다. 곳끗해서 좋다. 납작가슴이지만ㅋ」, 「껌딱지. 하지만 그 점이 좋다」 등등 의외로 호평이 많다.
단순히 특수한 취미를 가진 사람들이 모인 것 같다는 기분도 들지만,

[목숨을 구하는 약(퀘스트)]
큰 부상을 입은 아들의 목숨을 구하기 위해 포션을 세 개 가져다 달라는 것이 의뢰 내용. 보수는 초보기구제용소모품 세트이며 내용물은 횃불 세 개, 다트 열 개, MP포션 다섯 개.. 그리고 포션 열 개기쁘긴하지만, 당신에게는 초보자보다도 먼저 구제해야 할 사람이 있지 않았느냐고 외치고 싶어진다

나는 기분 좋게 방문을 열고.....
"안녕히 주무셨어요. 소마 씨! 저기, 어젯밤 내내 생각해봤는데요, 소마 씨가 어떤 사람인지 알아보기 위해 오늘부터곁에서 함께 어어?!"
즉시 문을 닫고 발을 돌려 방을 한달음에 횡단해 창문을열며 밖으로 몸을 날렸다.  - P176

반사적으로 도망치고 말았지만, 생각해 보니 오늘은 상점을 돌며 물건을 살 예정이었으니 딱히 쳐다본다 한들 곤란하지는 않다. 트레인 양을 동행시켜도 문제는 없었다. 오히려도 망치는 바람에 얼굴을 마주하기가 민망해져, 우연히 맞닥뜨릴 가능성이 높은 대로로는 갈 수가 없게 되고 말았다. 완전히 실수였다. - P177

"말하자면 이게 아싸의 업보이며 내가 평생 짊어져야만할 숙명이로군!"
은근슬쩍 중2틱하게 마무리를 해봤지만 별로 자랑이 될것 같지도 않았다. 게다가 내가 아싸인 이유는 대학에 들어가 인간관계보다도 게임을 우선시한 결과였으므로 역사는꽤 얄팍하다. 평생 짊어지고 갈 마음도 없고. - P177

무엇보다 처음 만난 후 어쩐지 자꾸만 내 공간으로 파고드는 기분이 드는데, 난 아직까지 동료를 만들 생각이 없다. 지금은 가능한 한 타인과 거리를 두면서 자신의 강화에 힘쓰고 싶었다. - P178

내가 횃불 사부를 이용해 무기 숙련도를 효율적으로 올릴수 있는 이유는 내 레벨이 낮기 때문이다. 레벨을 낮출 수단이 아직까지 존재하지 않는 이상 밖에서 전투를 해 이 메리트를 없애기는 아깝다. - P179

고냥귀고냥 캐릭터의 성장요소는 크게 세 가지가 있다.
캐릭터 레벨, 무기 숙련도, 그리고 스킬 숙련도다.
RPG이니 당연한 말이지만 캐릭터 레벨은 몬스터를 쓰러뜨려 경험치를 벌면 올라간다. 몬스터가 가진 경험치는 몬스터의 종류별로 정해진 경험치 배율에 몬스터의 레벨을 곱한것이다. - P179

만약 고냥귀고냥이 MMO였다면 파티를 짜면 모두 딜러가 되는 비극이 곳곳에서 일어날 것이 분명하다. 고냥귀고냥이 MMO가 되지않아 정말 다행이라고 생각하는 순간이었다. - P180

그렇게 되면 스킬 숙련도 노가다가 남는다.
스킬 숙련도란 무엇인가 하면, 스텝 같은 스킬에 개별적으로 설정된 숙련도를 말한다.
스킬을 쓰면 소비되는 스태미나 게이지는 레벨이 올라봤자 상승하지 않는다. 그렇다면 스킬을 연속으로 쓸 수 있는횟수는 암만 단련해봤자 똑같은가 하면 그렇지는 않다. - P180

그리고 스킬 숙련도를 올리는 법은 매우 단순하다. ‘그스킬을 사용한 횟수‘가 곧 숙련도가 된다. 공격이 맞았는지,
대미지가 발생했는지, 상대의 레벨이 높았는지 낮았는지 따위는 전혀 관계가 없다. 보스에게 맞추는 캔슬하든 헛방을치든, 무조건 쓰기만 하면 일률적으로 1씩 오른다. 매우 단순명쾌한 시스템이다. - P181

그래도 효율적으로 하려면………..
"역시 <마리보고 도장>에 갈 수밖에 없겠네."
이미 뻔했던 결론을 입에 담고 무거운 한숨을 토한다.
솔직히 말해 <마리보고 도장>은 조금 어려운 곳이다. 대인 커뮤니케이션 능력이 떨어지며, 나아가서는 특수한 취미도 없는 내게 그것은 은근히 허들이 높았다. - P181

2

때는 고냥귀고냥 초창기.
아직 신속 캔슬 이동조차 발명되지 않았던 시절에, 고냥귀고냥 플레이어들의 화제를 모으던 한 동영상이 있었다.
타이틀은 <참회하는 사나이>,
새하얀 방에서 일사불란 벽에 머리를 들이박아대는 한 남자의 모습을 기록한, 극히 짧은 동영상이었다. - P182

그것이 이번 방문의 목적이었다.
"실례합니다."
나는 스스럼없이 성당으로 들어가, 안에 서 있던 자상한인상의 수녀님에게 말을 걸었다.
"무슨 일이신지요."
그녀는 마리엘 씨. 이 성당의 수녀이며 어떤 방의 실질적인 관리자이기도 하다. - P183

"참회실을 쓰고 싶은데요........" - P183

이 게임에 참회실이란 것이 있는 이유는 알 수 없지만, 고냥귀고냥의 초기 광고에 ‘카르마에 따라 바뀌는 이벤트 내용! 새로운 드라마를 낳는 죄업 시스템!‘ 이란 선전문구가 있었으므로 이와 관련해 만들었다는 설이 유력했다. - P183

이곳의 수녀 마리엘 씨에게 참회를 하고 싶다고 말하면,
"참회하러 오신 분인가요? 죄송합니다. 지금 신부님이 자리를 비우셔서요."
이렇게 말하며 거절한다. - P184

여담이지만 기다려봤자 자리를 비웠다는 신부님이 이성당에 돌아오는 일은 없다. 아무리 시간이 흘러도 돌아오지않으므로, ‘신부님이 사실은 끝판왕 설‘, ‘마리엘 씨 미망인설‘, ‘마리엘씨= 신부 설‘, ‘마리엘 씨 신부살해 설‘ 등등 수많은 억측과 음모혼이 오갔지만 그 진상은 라직까지 밝혀지디 않았다. - P184

마리엘 씨가 말하기를, 참회실 안은 세계에서도 가장 신에게 가까운 곳이며 속세의 더러움과는 전혀 무관하다나. 그야신 운운하는 내용이 실제로 어떤지는 잘 모르겠지만 분명 그조그만 공간은 게임 내에서도 특별했다.
완전한 안전지대라고 부르면 어떨까. - P185

·무기 스킬과 마법을 쓰지 못해? 반대로 이동계 스킬이라면 스태미너 소비 없이 쓸 수 있다는 소리잖아! 부딪쳐도 대미지는 없고, 오히려 모션이 생략되니 연발할 수 있겠네! - P186

이 동영상이 소개되자마자 모두들 일제히 참회실로 쇄도해 이를 따라 했다. 올릴 수 있는 스킬의 종류가 이동계로 한정되기는 하지만 효율은 매우 뛰어나며 위험성도 없다.
다만 이 숙련도 노가다에는 단 한 가지, 생각지도 못한 난점이 있었다. - P187

벽에 머리를 연신 부딪쳐대는 자신을 미동도 하지 않고 보는 한 쌍의 눈이 있음을.
그렇다. 플레이어의 기이한 행동을 마리엘 씨가 지그시, 빠짐없이 보고 있었던 것이다. - P187

"혹시 참회하고 싶다고 말씀하신 것은 거짓말이셨나요?"
마지막에는,
"나가실 문은 저쪽입니다."
그 말을 끝으로 아무 말도 하지 않으며, 그건 그거대로 가슴이 아프지만 실로 무서운 것은 그다음이다.
설정된 대화를 다 늘어놓은 그녀는 아무 말도 하지 않고가만히 플레이어를 보게 되는 것이다. - P188

・그러나.
이 세계가 게임이란 사실은 나만이 알고 있지만, 동시에이 세계는 현실이기도 하다.
현실이라면 게임에서는 일어나지 않을 현상도 일어날 수있다. - P19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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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발정기oestrus‘의 그리스어 어원은 배란 즈음에 여성의 교태성을 아주 잘 묘사하고 있어요. 원래 ‘쇠가죽파리에 의해 산만해진 암컷‘이라는 뜻이지요."
수십 종의 영장류 암컷에서 그와 같은 광기는 난자를 수정하는 데 필요한 수준 이상으로 과도하게 성적 활동을 부추긴다. 어떤 암컷은 수정할 난자가 없을 때도 섹스를 찾아다니는 것이 관찰되었다. 허디는 자신이 연구하던 랑구르 암컷이 심지어 임신 중에도 무리 밖으로 나가 낯선 수컷을 유혹했다고 기록했다. - P125

그런 지나친 행동에 위험이 없는 것은 아니다. 이런 ‘과도한‘
성생활에 들어가는 에너지는 말할 것도 없고 독점욕이 강한 수컷에 의한 보복, 성병에 걸릴 가능성, 무리를 떠나 있으면서 잡아먹힐 위험성까지, 바람둥이로 살아가는 것이 결코 공짜로 되는 일은아니다. 그러므로 암컷은 여럿과 짝을 지어야만 하는 강한 선택압을 받는 게 분명하다. - P126

모리스는 여성의 오르가슴은 일부일처 체제에서 배우자와의 유대를 유지하기 위한 것이라며 ‘영장류 중에서도 유일무이한 것‘이라고 단언했다.⁴⁰ - P127

27 Marion Petrie and Bart Kempenaers,
Extra-pair Paternity in Birds: Explain-ing Variation Between Species andPopulations in Trends in Ecology &Evolution, 13: 2 (1998), p. 52 - P460

허디는 "돌이켜보면 어째서 1980년대가 되어서야 암컷의 난교가 피상적인 관심 이상을 받게 되었는지 정말 궁금합니다."라고말했다.³⁹ - P126

39 Hrdy, Empathy, Polyandry and theMyth of the Coy Female‘ - P461

제인 구달Jane Goodall 또한 암컷 침팬지가 자신의 은밀한 곳을 ‘애무하면서 부드럽게 웃었다‘⁴²라고 언급했다. 오랑우탄 암컷이 발볼로 수음하는 놀라운 재주를 과시하는 장면도 관찰되었다. 한편 작은 타마린은 ‘무아지경‘에 이를 때까지 꼬리나 ‘부드러운 표면‘을 이용했다.⁴³ - P127

41 Caroline Tutin, Sexual Behaviour andMating Patterns in a Community of WildChimpanzees (University of Edinburgh,
1975) - P461

42 Alan F. Dixson, Primate Sexuality:Comparative Studies of the Prosimians,
Monkeys, Apes, and Humans (OxfordUniversity Press, 2012), p. 179
43 Phillip Hershkovitz, Living New WorldMonkeys (Chicago University Press,
1977), P.769 - P461

이보다 섹시하지 못한 임상적 환경을 상상하기는 어렵지만아무튼 세 마리 모두 마스터스와 존슨이 인간의 오르가슴을 정의하면서 제시한 성적 반응 4단계* 중에서 세 가지를 확실히 보여주었다. 

* 윌리엄 H. 마스터스William H. Masters와 버지니아 E. 존슨 Virginia E. Johnson은 미국의 성기능 이상 치료사로 1957년에서 1990년까지 인간의 성적 반응과 기능 장애 치료에 대한획기적인 연구를 개척했다. 1966년에 두 사람은 실험 참가자들의 생리학적 변화를 기록한 1만여 건의 데이터를 바탕으로 인간의 성적 반응을 나타내는 4단계 ‘선형‘ 모델을 제안했다. (1) 성흥분기, (2) 성흥분 지속기, (3) 절정기, (4) 성흥분 해소기. - P128

도널드 사이먼스 Donald Symons와 같은 진화심리학자에게 이런 오르가슴 반응은 ‘기능 장애‘에 가깝다.⁴⁶ 음핵은 음경의 쓸모없는 상동기관에 지나지 않으며 적응적 기능이 전혀 없다고 보았다. - P129

46 Donald Symons, The Evolution of Hu-man Sexuality (Oxford University Press,
1979), p. 86 - P461

해당 비교해부학 연구는 아직 많지 않지만 개코원숭이나 침팬지처럼 암컷이 여러 수컷과 난교하는 동물에서 특히 음핵이 잘발달한 것으로 보인다. 이들의 음핵은 길이가 2.5센티미터 이상이며 교미하는 동안 직접 자극을 받을 수 있는 질 기부에 위치한다.
이는 이 암컷들이 다수의 파트너와 하는 섹스에서 상당한 즐거움을 보상으로 받는다고 암시한다. 이유가 뭘까? - P129

인도에서 랑구르를 연구하며 허디는 외부에서 온 수컷들이무리를 점령하는 과정에서 젖을 떼지 않은 어린 새끼를 죽이는 일이 허다하다는 사실을 알게 되었다. 그리고 이런 영아 살해 행위가성선택과 짝을 두고 벌어지는 수컷 간 경쟁의 유해한 부작용임을 깨달았다. - P130

어린 개체를 잡아먹는 살인자 수컷을 모성에서 비롯한 성적쾌락보다 한 수 아래로 보는 이론이 당연히 처음에는 이단으로 취급되었다. 허디의 주장은 베이트먼에 눈이 먼 진화심리학자들은 물론이고 바티칸에서도 공격받았다. - P130

이제는 허디의 친부 혼동 이론을 뒷받침하는 증거가 주류 학계의 사고에 통합되고 있다.⁵⁰ 오늘날 수컷의 영아 살해는 영장류사촌 사이에서도 널리 퍼진 것으로 알려져, 51종의 영장류에서 의심되거나 실제로 목격되었다. - P131

50 Joseph Soltis, ‘Do Primate FemalesGain Nonprocreative Benefits by Mat-ing with Multiple Males? Theoreticaland Empirical Considerations‘ in Evo-lutionary Anthropology, 11 (2002), pp.
187-97 - P461

허디는 보편적 패러다임의 함정을 명확히 지적하면서 "선택의 가능성이 수시로 달라지는 세상에서 반복되는 번식의 딜레마와 절충을 양쪽에 두고 융통성 있게 대처하는 기회주의적인 개체로서 암컷을 연구해야 한다."라고 강조한다.⁵² - P131

52 Sarah Blaffer Hrdy, ‘The OptimalNumber of Fathers: Evolution, Demog-raphy, and History in the Shaping ofFemale Mate Preferences in Annals ofthe New York Academy of Sciences (2000),
PP. 75-96 - P52

친부가 누군지 혼란을 주는 것이 단지 영아 살해를 막는 보험만은 아니다. 수컷들로 하여금 어린 새끼를 돌보고 보호하게 독려하는 장점도 있다. 친자 정보를 조작하여 암컷이 얻는 이점을 예시한 가장 훌륭한 증거가 바로 우리가 앞에서 본 음란한 바위종다리에서 발견되었다. - P132

허디는 전반적인 영장류에서 수컷이 자신의 새끼일 수도 있고 아닐 수도 있는 새끼를 돌보게 조종당한다는 사실을 밝혔다.
이런 명백한 사실은 수컷은 오로지 제 자식이라고 생각하는 새끼만 돌보기 때문에 일부일처가 암컷에게 최고의 전략이라는 흔한 가설에 찬물을 끼얹었다.  - P132

"임신과 상관없는 성적 행동은 수정의 빈도를 증가시키지는 않더라도 어린 새끼의 생존율을 높였어요. 그러니까 암컷에게는 궁극의 번식 전략인 셈이죠."⁵⁴ 허디의 말이다. 허디는 어미 쪽의 이런 일처다부 전략이 우리의 사람과Hominidae 선조들처럼 이례적으로 생장이 느린 영아를 긴 세월을 보살펴야 하는 상황에서 특히 유용했을 것이라 확신한다."⁵⁵ - P133

54 Sarah Blaffer Hrdy, ‘The Evolution ofthe Meaning of Sexual Intercourse‘,
presented at Sapienza University ofRome, 19-21 Oct. 1992, sponsoredby the Ford Foundation and the Italian Government

55 Hrdy, ‘The Optimal Number of Fathers - P461

데이비드 M. 버스 같은 진화생물학자는 모든 여성이 아이들을 가장 잘 부양하기 위해 궁극적으로 일부일처를 추구한다는 생각을 즐길지도 모르지만, 만약 정절이 여성의 타고난 자질이라면왜 그렇게 많은 문화에서 여성의 성생활을 통제하려고 애를 쓰겠냐고 허디는 묻는다. 통제 수단이 비방의 말이든 이혼이든 심하게는 할례이든 간에, 그 이면에는 여성을 방치하면 성적으로 난잡해진다는 보편에 가까운 의심이 깔려 있다. 허디가 지지하는 새로운관점은 여성이 가진 성적 성향의 잠재력을 억제하고 제한하기 위해 가부장적 사회 체계가 진화했다고 본다.⁵⁶ - P133

고환은 거짓말을 하지 않는다

한 종의 암컷이 얼마나 성적으로 개방적인지 알고 싶을 때 지표로 활용할 수 있는 믿을 만한 신체적 단서가 있다. 몸무게에 비례한 수컷 생식샘의 무게를 보면, 일반적으로 암컷의 성적 습성을대략 짐작할 수 있다. - P134

이 모든 것의 원인은 정자 경쟁이다. 큰 고환은 정자를 더 많이 생산하여 암컷의 생식관을 가득 채우고 다른 정자가 쌓이지 못하게 막거나 먼저 들어간 다른 수컷의 정자를 깨끗이 씻어낸다.
실버백은 제 근육의 힘으로 애초에 다른 수컷이 하렘에 접근하지 못하게 막아 암컷들이 오로지 그에게 충실하게 만든다.  - P135

수컷은 기이할 정도로 "어느 암컷에나 열심이고" 그들의 "번식력은 정자 생산에 구애받지 않는다."⁶²고 주장한 베이트먼 공식의 다른 측면 또한 격렬한 비난의 대상이 되었다. 정자 한 개를 생산하는 비용은 난자 한 개와 비교하면 미미한 게 당연하지만, 이헤엄치는 경이로운 생명체를 한 번에 한 개씩만 전달하는 수컷은 없다는 사실을 많은 과학자들이 지적했다. - P136

62 Bateman, ‘Intra-sexual Selection inDrosophila, p. 364 - P462

 한 번 사정하는 정액안에는 정자 수백만 마리가 중요한 생물 활성 화합물과 함께 들어있으며, 그로 인한 비용이 전체적인 생물학적 청구서의 액수를높이기 때문에 적어도 포유류에서는 한 번의 사정 안에 응축된 에너지가 사실상 난자 하나보다 더 크다는 것이 확실히 밝혀졌다.⁶⁴ - P163

64 Donald Dewsbury, Ejaculate Cost andMale Choice‘ in The American Natural-ist, 119 (1982), pp. 601-10 - P462

. 암컷의 나이, 건강, 사회적 지위, 과거 짝짓기 전력 등이 수컷이 준비하는 정자의 양을 결정할 것이다.⁶⁶ 어떤 수컷은 암컷의 성적 접근을 단칼에 거절한다. - P137

66 Nina Wedell, Matthew J. G. Gage andGeoffrey Parker, ‘Sperm Competition,
Male Prudence and Sperm-limitedFemales‘ in rends in Ecology and Evo-lution/ (2002), pp. 313-20 - P462

베이트먼의 오류

지금까지 소개한 모든 사례가 수컷을 암컷의 까다로운 선택안에 집어넣는다. 사실 방종한 생활양식의 원조 격인 초파리 수컷도 자유분방한 암컷 초파리 앞에서는 주춤한다는 기록이 있다. 이런 관찰은 가장 밑바닥부터 베이트먼 패러다임을 약화시켰다. - P137

베이트먼과 달리 고와티는 초파리의 짝짓기 행동을 단순히 교미의 결과물인 자손을 보고 추론하지 않았다. 왜냐하면 자손은 오직 교미에 성공한 시도만 담을 뿐, 섹스 스토리 전체를 알려주지는 못하기 때문이다. 대신 고와티는 드러나지 않는 부분까지 포착하기 위해 3밀리미터짜리 파리들의 짝짓기 게임을 밤낮없이 직접 관찰했다. - P138

버키드 왈, 만약 베이트먼이 정자를 저장하지 않는 다른 초파리 종을 선택했다면 이 유전학자는 전혀 다른 결과를 손에 쥐었을지도 모른다.⁷⁰ 게다가 노랑초파리 정액에는 암컷의 행동을 바꾸는 항최음제가 들어 있어서 암컷이 평소보다 더 오래 기다린 다음 다시 교미하게 만드는 것으로 밝혀졌다.⁷¹ - P138

71 Tang-Martínez, ‘Rethinking Bateman‘sPrinciples

72 Patricia Adair Gowaty and Brian F.
Snyder, ‘A Reappraisal of Bateman‘sClassic Study of Intrasexual Selectionin Evolution (The Society for the Study ofEvolution), 61: 11 (2007), pp. 2457-68 - P462

물론 과학 실험의 궁극적인 검증은 같은 실험을 반복하는 것이다. 동일한 실험으로 같은 결과를 도출하는 것은 과학의 필수적인 과정이다. 베이트먼의 기념비적인 논문이 많은 가설의 ‘토대‘가 되었다는 점에서 고와티는 "베이트먼의 데이터가 탄탄하고 진정올바로 분석되었으며 타당한 결론을 내렸는지 확인할 필요가 있다."⁷²라고 느꼈다. - P139

72 Patricia Adair Gowaty and Brian F.
Snyder, ‘A Reappraisal of Bateman‘sClassic Study of Intrasexual Selection"
in Evolution (The Society for the Study ofEvolution), 61: 11 (2007), pp. 2457-68 - P262

베이트먼의 방법에는 ‘오류‘, ‘차이‘, ‘통계적 거짓 반복성‘, ‘데이터 선별‘ 등이 모두 포함되었다. 고와티는 "베이트먼의 결과는 신뢰할수 없고 그의 결론은 의심스러우며 그가 관찰한 분산은 무작위적인 짝짓기에서 예상되는 결과와 유사하다."⁷⁴라고 결론지었다. - P139

74 Gowaty and Snyder, ‘A Reappraisal ofBateman‘s Classic Study‘ - P46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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