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곱수의 증명


루이스 캐럴은 어떤 제곱수 둘을 합한 값에 2를 곱한 값은 항상 다른 2개의 제곱수의 합계로 표시할 수 있다는 사실을 발견했다고 기록한 적이 있다. 하지만곧 그는 자신이 기본적인 곱셈공식을 간과했다는 사실을 깨달았다. 아래는 루이스캐럴이 발견했다고 착각한 수학적 사실의 다

(중략).

어떤 2개의 제곱수의 합에 2를 곱한 값을 다른 2개의 제곱수의 합계로 표시할수 있다는 사실을 곱셈 공식을 이용해 입증해보라.
<베갯머리 문제>라는 책에서 루이스 캐럴은 이 아이디어를 좀 더 확장한 문제를 제시했다. 3개의 제곱수의 합계에 3을 곱한 값을 4개의 제곱수의 합으로 표시할 수 있다는 사실을 입증하라는 문제였다. - P76

추에 매달린 원숭이


1893년 루이스 캐럴은 옥스퍼드 대학교의 동료 교수들에게 다음과 같은 문제를소개했다.
건물 지붕에 고정된 수레바퀴(도르래) 위로 밧줄이 드리워져 있다. 밧줄의 한쪽 끝에는 추가 묶여 있고, 다른 한쪽에는 원숭이가 매달려 있는데, 현재 양쪽밧줄의 균형이 정확히 맞아떨어지는 상태이다. 이때 원숭이가 밧줄을 타고 위로올라가기 시작한다면 어떤 결과가 발생할까? - P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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열차


1925년 우메하치 공장에서 만들어진 C51형 기관차는 같은시기, 같은 공장에서 제작된 3등 객차 3량과 식당차, 2등 객차, 2등 침대차 각각 1량씩. 그 외 우편물이나 짐을 싣는 화차3량, 모두 아홉 칸에 얼추 200명 남짓한 승객과 십만을 넘는통신, 이에 얽힌 숱한 가슴 아픈 사연들을 싣고 비가 오나 바람이 부나 오후 2시 반이면 피스톤을 흔들거리며 우에노에서 아오모리를 향해 달렸다. - P84

바로 작년 겨울, 시오타가 데쓰 씨를 고향으로 돌려보냈을 때의 일이다.
데쓰 씨와 시오타는 같은 고향에서 어릴 적부터 친하게 지낸 듯하고, 나도 시오타와 고등학교 기숙사에서 한방을 쓴 사이다 보니, 가끔씩 연애 이야기를 들었다. - P85

그럭저럭 나도 시오타도 고등학교를 졸업하고 함께 도쿄에 있는 대학에 들어갔다. 그 후 삼 년이 지났다. 이 기간이 내겐 힘든 시절이었지만 시오타는 그렇지 않았던 듯, 매일 태평스레 지낸 것 같다. 내가 처음 방을 빌린 집이 대학 바로 근처였기 때문에, 시오타는 입학 당시엔 그나마 두세 번 들르기도했지만, 환경도 사상도 소리를 내며 상반되어 가는 두 사람에게 예전처럼 거리낌 없는 우정은 도저히 바랄 수 없었다. - P85

그 무렵은 나도 어떤 못 배운 시골 여자와 결혼했고 새삼시오타의 그 사건에 가슴 설레는 풋풋한 기분을 점차 상실해가던 터였으므로, 시오타의 갑작스런 방문에 얼마간 허둥거리면서도 그가 방문한 저의를 꿰뚫어 보는 걸 잊지 않았다. 한소녀의 출분을 친구들에게 퍼뜨리고 다니는 일은 얼마나 그의 자존심을 만족시켰던가.  - P86

103호 열차는 차가운 빗속에서 검은 연기를 토하며 발차시각을 기다리고 있었다. 우리는 열차 창문을 하나하나 꼼꼼히 찾아다녔다. 데쓰 씨는 기관차 바로 옆 3등 객차에 자리를 잡고 있었다. 삼사 년 전 시오타의 소개로 한 번 만난 적이 있지만, 그때에 비해 낯빛이 무척 하얘지고 턱 언저리도 통통하니 살이 올랐다. - P87

데쓰 씨와 아내는 날씨에 대해 두세 마디 이야기를 나누었다. 그 대화가 끝나 버리자, 다들 한층 하릴없이 무료해졌다. 데쓰 씨는 창가에 얌전하게 올린 토실한 손가락 열 개를 괜스레 구부렸다 폈다 하면서, 한곳을 물끄러미 응시하고 있었다. - P87

나는 전기 시계 근처에 멈춰 서서 열차를 바라보았다. 열차는 비에 흠뻑 젖은 채, 검푸르게 빛났다.
(중략).
몇 해 전 나는 어느 사상 단체에 잠시나마 관계한 적이 있고 그 후 얼마 못 가 변변찮은 변명을 내세워 그 단체와 헤어지고 말았다. 그런데 지금 이렇게 병사를 눈앞에서 지켜보고, 또한 창피를 당하고 더럽혀진 채 귀향하는 데쓰 씨를 바라보노라니, 나의 그런 변명이 서고 안 서고를 따질 상황이 아니라고 생각했다. - P88

(전략). 그러나 미련스러운아내는 열차 옆구리에 내걸린 파란 철판에 물방울이 그득한문자를 요즘 갓 얻은 어설픈 지식으로, FOR A-O-MO-RI, 하고 나직이 읽고 있었다. - P89

참새

이부세 마스지¹에게. 쓰가루 말로


1) 井伏鱒二(1898~1993). 소설가. 학창 시절, 이부세의 단편 「도롱뇽을 읽고 감명받은 다자이는 그를 찾아갔으며, 두 사람은 일본 문단의 대표적인 사제지간으로 남아 있다. - P112

한 무리 아이들, 드넓은 벌판에서 불장난에 푹 빠져 있었어. 봄이 되자 눈 녹아 넓디넓은 눈벌판 여기저기, 너른 들판누르스름한 잔디밭, 푸른 새싹 돋아나, 우리 고향 아이들, 누르스름하게 시든 잔디에 불 질러, 들불놀이 했어. 그리고 서로제각기 들불을 만든 아이들, 두 편으로 나뉘었어. 한쪽씩 대여섯 명, 소리 맞춰 노래했어. - P113

이렇게 노래하자, 건너편에서 구슬픈 가락으로 다시 노래했어-삼나무 불붙어 갈 수가 없어.
그러자 이쪽 편에서는 더더욱 갖고 싶어 노래했다.
-그 불 피해 날아서 오렴.
건너편에서 참새 한 마리 풀어 보내 줬어. 다키는 참새, 양쪽 팔을 날개처럼 펼쳐 팔락팔락팔락, 날갯짓 소리를 입으로 흉내 내며 뜨거운 들불 피해 날아 왔다지.
이건 우리 고향, 아이들 놀이야 - P114

다키를 갖고 싶어 했어. 가운데 참새 다키, 노랗게 타오르는들불 너머로 밉살맞은 마로사마를 째려봤어.
마로사마, 너글너글한 목소리로 다시 노래했어.
-가운데 참새 갖고 싶어.
다키는 아이들에게 뭔가 소곤소곤 이야기했어. 아이들, 그걸 듣고 키득키득 웃으며 노래했어. - P115

어느덧 밤이 되었어. 들판은 어둑해지고 추워졌어. 아이들은 제각기 집으로 돌아가고, 제각기 할머니의 고타쓰 속으로 기어들었어. 늘 밤이면 밤마다 똑같은 옛이야기를 하고, 듣는거야. - P116

여행


나비

노인은 아니었다. 스물다섯을 넘겼을 뿐이었다. 그렇지만 역시 노인이었다. 보통 사람의 일 년 일 년을, 이 노인은 넉넉히세 배로 살았다. 두 번, 자살에 실패했다. 그중 한 번은 정사(情死)였다. 세 번, 유치장에 들어갔다. - P197

노인은 지금, 병상에 있다. 방탕에서 얻은 병이었다. 노인에겐 생활이 궁하지 않을 정도의 재산이 있었다. 하지만 방탕하게 돌아다니기에는 부족한 재산이었다. 노인은 지금 죽는 걸억울하게 여기지 않았다. 근근이 이어 가는 생활을, 노인은 이해할 수 없다. - P198

먹고 싶은 건 뭐든지, 라고 하자, 팥죽, 하고 대답했다. 노인이 열여덟 살에 처음 소설이라는 걸 썼을 때, 임종의 노인이 팥죽을 먹고 싶다고 중얼거리는 묘사를 한 적이 있다.
팥죽은 만들어졌다. 죽에 삶은 팥을 뿌리고, 소금으로 맛을 낸 거였다. 노인 고향의 맛있는 음식이었다. 눈을 감고 똑바로 누운 채 두 숟가락 후루룩 먹고는, 그만 됐어, 했다. 그 밖에 다른 건? 하고 묻자, 씩 웃으며, 바람피우고 싶어, 라고 대답했다. - P198

도적


올해 낙제가 뻔했다. 그래도 시험은 본다. 보람 없는 노력의아름다움. 나는 그 아름다움에 마음이 끌렸다. 나는 오늘 아침만큼은 일찍 일어나 참으로 일 년 만에 학생복을 걸치고,
국화 문장(紋章)이 빛나는 크고 높다란 철문 안으로 들어갔다. 쭈뼛쭈뼛 들어갔다. 곧장 은행나무 가로수가 있다. - P199

찌푸린 하늘 아래 연못 수면은 하얗게 빛나고, 간지러운 듯 잔물결이 일렁거렸다. 오른발을 왼발 위에 가볍게 얹고 나서, 나는 중얼거린다.
-나는 도적.
앞의 샛길을 대학생들이 한 줄로 나란히 지나간다. 끊임없이 줄줄 흐르듯 지나간다. 모두가 고향의 자랑. 선택받은 수재들, 노트의 똑같은 문장을 읽고, 그걸 너나없이 모든 대학생들이 한결같이 암기하려고 애썼다. - P200

나는 오늘 처음, 이 남자를 보았다. 몸집이 상당히 컸고, 나는 그의 미간 주름에 나도 모르게 위압감을 느꼈다. 이 남자의 제자로는, 일본 제일의 시인과 일본 제일의 평론가가 있다. 일본 제일의 소설가. 나는 그걸 생각하고, 몰래 뺨이 화끈거렸다. - P201

칠판에는 프랑스어가 대여섯 줄. 교수는 교단의 팔걸이의자에 추레하게 앉아, 자못 언짢은 듯 단언했다.
-이런 문제로는 낙제하고 싶어도 못 하겠지.
대학생들은 낮게 힘없이 웃었다. 나도 웃었다. 교수는 그러고 나서 도통 알 수 없는 프랑스어를 두세 마디 중얼거리더니, 교단의 책상 앞에서 뭔가를 쓰기 시작했다. - P201

선생님, 낙제만은 면하게, 따위는 쓰지 않는다. 두 번 되풀이해서 읽어 잘못 쓴 데가 없음을 확인하고 나서, 왼손엔 외투와 모자를 들고 오른손엔 한 장의 답안을 들고 일어섰다. 내 뒤의 수재는 내가 일어선 탓에, 몹시 허둥거렸다. - P202

- 나는 도적. 희대의 반골. 일찍이 예술가는 사람을 죽이지않는다. 일찍이 예술가는 물건을 훔치지 않는다. 나. 하찮고 약삭빠른 동료.
대학생들을 잇달아 밀어제치고, 간신히 식당 입구에 다다랐다. 입구에 붙여 놓은 작은 쪽지에는 이렇게 쓰여 있었다.
- 오늘, 여러분의 식당도, 외람스럽습니다만 창업 3주년을맞았습니다. 이를 축하하는 의미에서 조촐하나마 봉사해 드리고자 합니다. - P203

결투

외국 흉내를 낸 게 아니었다. 과장이 아니라, 상대를 죽이고 싶다고 소원했기 때문이다. 그러나 그 동기는 심각하지 않았다. 나를 꼭 빼닮은 남자가 있어, 이 세상에 똑같은 건 두 개는 필요 없다는 생각에서 서로 미워한 것도 아니고, 그 남자가내 아내의 옛 애인인 데다 만날 두 번인가 세 번 그 사실을 상세히 자연주의풍으로 이웃 사람들에게 떠벌리고 다니기 때문도 아니었다. - P204

나는 카페에 들어가서도 결코 기세 좋게 굴지 않았다. 방탕에 지친 척했다. 여름이면, 시원한 맥주를, 이라 했다. 겨울이면, 따끈한 술을, 이라 했다. 내가 술을 마시는 것도 단지 계절 탓이라 여기게 했다. 마지못한 듯 술을 씹어 넘기면서, 나는 미인 여급에겐 눈길도 주지 않았다. - P203

결투의 밤, 나는 ‘해바라기‘라는 카페에 들어갔다. 나는 기다란 감색 망토를 걸치고 새하얀 가죽 장갑을 끼고 있었다. 나는 한 카페에 연달아 두 번은 가지 않았다. 으레 오 엔짜리 지폐를 내는 걸 수상쩍게 여길까 두려웠다. ‘해바라기‘ 방문은 두 달 만이었다. - P2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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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감의 작동 원리

론 하비브 Ron Havirv와 에드 카시 Ed Kashi는 고통을 목격하는 일을 생업으로 삼고 있다. "우리는 대부분의 사람이 회피하려는 대상에 끌립니다." 카시의 말이다. 포토저널리스트인 두 사람은 수십 년 동안 장례식과 폭동, 그리고 그 사이에 위치한 모든 것을 기록해왔다. - P79

(전략).
하비브와 달리 카시는 자신의 감정을 직면한다. "위대한 사진가 중에는 ‘나는 내가 할 일을 하러 온 것일 뿐‘이라고 말하는사람들도 있는데, 그들은 나처럼 감정에 많이 흔들리지 않지요." 카시도 그런 사람들을 인정한다. "하지만 이런 상황에 부닥치면나는 자주 울게 됩니다." - P81

인간의 감정은 어떻게 결정될까

(전략).
심리학자 쿠르트 레빈Kurt Lewin은 인간의 행동도 이런 식으로 바라보았다. 1930년대에 레빈은 물리학 법칙에 근거해 자신의 거대이론을 구축했다. 그는 사람들이 심리적 힘 또는 동인에 의해 지배된다고 주장했다. 우리는 접근 동인approach motives에 의해 특정 행동으로 다가가게 이끌리고, 회피 동인voidance motiver에 의해 특정행동에서 멀어지게 이끌린다는 것이다.¹ - P83

2장 공감의 작동 원리

1 여기서 나는 레빈의 용어를 정확히 옮기지 않고, 데일 밀러와 데브라 프렌티스가 그와 관련하여 쓴 더 단순한 용어를 쓴다. Dale Miller andDeborah Prentice, "행동 변화의 심리적 지렛대Psychological Levers of BehaviorChange", in Behavioral Foundations of Policy, ed. E. Shafir(New York: Russell Sage Foundation, 2010). - P422

레빈은 이 이론을 가지고 동료 압박, 정치적 혼란 그리고 그사이의 모든 것을 설명했다. 레빈에 따르면 모든 선택은 우리 마음속의 줄다리기를 반영한다. - P85

1908년에 심리학자 윌리엄 맥두걸 WilliamMcDougall은 감정이 아주 오래전에 프로그램된 ‘본능‘이라고 주장했다.³ 맥두걸에 따르면 우리가 나무망치로 무릎을 칠 때 무릎을 움직일지 말지 선택하지 않듯이, 언제 두려움을 느낄지 혹은 욕망이나 분노를 느낄지도 자신이 결정하는 것이 아니다. - P85

3York: Dover, 2003; first published in 1908).
William McDougall, An Introduction to Social Psychology (New - P423

맥두걸은 공감의 본능이 긍정적인 힘이자, "동물사회를 결속시켜주는 시멘트"라고 믿었다. 그러나 수 세기 동안은 그보다 더 암울한 관점이 우세했다. 1785년에 임마누엘 칸트Immanuel Kant는 "선한 열정은 허약하며 항상 맹목적이다"라고 썼다.⁵ - P86

5 Immanuel Kant, Groundwork of the Metaphysics of Morals (NewHaven, Conn.: Yale University Press, 2002; first published in 1785)칸트 지음, 백종현 옮김, 《윤리형이상학 정초》, 아카넷, 2018. - P4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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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부

기만적 눈속임은
어떻게 만들어지는가


2010년에 나는 다크패턴을 ‘구매 시 보험에 가입하거나 반복적으로 청구하는 것에 동의하게 만드는 등, 사용자가 어떤 행위를 하도록 속임수로 정교하게 만들어놓은 사용자 인터페이스‘라고 정의했다.
이제는 이 정의도 한물갔다고 생각해서 요즘에는 ‘기만적 패턴 (deceptive pattern)‘¹ 또는 더 꼼꼼히 따져서 ‘기만 또는 조종 패턴(deceptive or manipulative pattem)‘이라는 용어를 즐겨 쓴다. - P17

1부 기만적 눈속임은 어떻게 만들어지는가

1 월드와이드웹 재단의 기술 정책 설계 연구실의 권고에 따라, ‘다크패턴‘ 대신 ‘기만적 패턴‘이라는 용어를 쓴다. 용어를 바꾼 이유는, 의도한 바는 아니나 인종차별적인언어를 사용하지 않기 위함이다. 이 책에서 ‘다크패턴‘은 해당 용어가 사용된 법률, 인용문, 연구 논문에만 사용되었다. - P309

기업이 이윤 추구를 목표로 어떻게 사용자를 조종하는 디자인을 채택하는지 이해하기 위해, 공항을 이용한 여행이라는 실제 사례를 들며 논의를 시작해보겠다. 영국 런던의 개트윅 공항을 통해 여행하려면 ‘체크인과 보안 검색대 통과를 여유 있게 할 수 있도록 출발시간 최소 2시간 전에 도착하라고 안내한다.⁴ 그런데 개트윅 공항 보안 검색대를 통과하고 나면, 출국 라운지로 곧장 갈 수가 없다. - P18

4 Flights and airline FAQs  Gatwick Airport. (n.d.). https://www.gatwickairport.com/faqs/flights-and-airlines/ - P310

이런 상황을 업계에서는 ‘강제 경로(forced path)‘ 매장 레이아웃이라고 부른다.⁵ - P18

5 Santos, D. (2018, October 9). Customer Paths and Retail Store LayoutAislelabs.
Part 3.
https://www.aislelabs.com/blog/2018/09/26/customer-paths-and-retail-store-layout-part-3 - P310

공항이라는 기업이 강제 경로 매장의 수익 창출 목적을 제대로 알고 있으면서도 여행객에게 2시간 일찍 공항에 도착하라고 할 때 이를 밝히지 않고, 매장을 건너뛸 지름길도 제공하지 않기 때문이다. - P19

공항 사례의 경우 여행객에게 미치는 부정적인 영향은 미미하며 특별히 유해하지도 않다. 그저 짜증을 유발할 뿐이다. 그러나 매년 개트윅 공항을 이용하는 여행객이 4000만 명이 넘는다는 것을 생각하면, 왜 이런 식으로 디자인했는지 알 수 있다.⁷ - P20

7 Gatwick key facts  Gatwick Airport. (n.d.). https://www.gatwickairport.com/business-community/about-gatwick/company-information/gatwick-key-facts/ - P310

온라인으로 조작적이고 기만적인 경험을 만들기란 훨씬 더 쉽다. (중략). 아마 어딘가에 가입하려고 했을 때 이런 상황에 직면한 적이 있을지도 모르겠다.⁸ - P21

 EU나 영국에 산다면, 이런 유형의 기만적 패턴을 최근에는 보지 못했을 것이다. 몇 년 전에 발효된 개인정보보호법(General Data Protection Regulation, GDPR)⁹에 따라 불법으로 간주되기 때문이다.¹⁰ 박수칠 일이다! - P22

9 GDPR 4조에는 "정보 주체의 ‘동의‘는 본인과 관련된 개인정보의 처리에 대해 합의한다는 정보주체의 희망을 진술 또는 명백한 적극적인 행위를 통해 자유롭고, 구체적으로 결과에 대해 인지하여 분명하게 나타낸 의사표시를 가리킨다고 되어 있다.
10 European Parliament and Council, (2016, May 27), Regulation (EU) 2016/679.
EUR-Lex. Retrieved 5 August 2022 from https://eur-lex.europa.eu/eli/reg/2016/679/oj. - P310

(전략).
또 하나 잘 알려진 개념은 안티패턴(antipattern)으로, 문제를 해결하려다 발생하는 일반적인 오류다. 그러나 2010년에 나는 여백에 낙서하다가 아무도 이야기하지 않는 디자인 패턴이 하나 더 있음을 깨달았다. - P22

 이제는 EU GDPR, 불공정상관행 지침(Unfair Commercial Practices Directive, UCPD), 디지털시장법(Digital Markets Act, DMA)¹², 12 디지털서비스법 (Digital Services Act, DSA)¹³, EU데이터법(제출됨),¹⁴ 캘리포니아주 개인정보권리법 (California Privacy Rights Act, CPRA),¹⁶ 콜로라도주 개인정보보호법 (Colorado Privacy Act, CPA)¹⁶ 등이 있다. - P23

12 Regulation (EU) 2022/1925 of the European Parliament and of the Council of14 September 2022 on contestable and fair markets in the digital sector andamending Directives (EU) 2019/1937 and (EU) 2020/1828 (Digital Markets Act)(Text with EEA relevance). (2022, October 12). EUR-Lex. Retrieved 5 March2023 from https://eur-lex.europa.eu/eli/reg/2022/1925.
13 Regulation (EU) 2022/2065 of the European Parliament and of the Council of 19October 2022 on a Single Market For Digital Services and amending Directive2000/31/EC (Digital Services Act) (Text with EEA relevance). (2022, October 27). EUR-Lex, Retrieved 5 March 2023 from https://eur-lex.europa.eu/eli/reg/2022/2065. - P310

14 Proposal for a Regulation of the European Parliament and of the Council onHarmonised Rules on Fair Access to and Use of Data (Data Act). (2022, February23), European Commission. https://eur-lex.europa.eu/legal-content/EN/TXT/HTML/?uri=CELEX:52022PC0068

15 The California Consumer Privacy Act of 2018, (2023, January 20). State ofCalifornia Department of Justice - Office of the Attorney General. Retrieved 7February 2023 from https://oag.ca.gov/privacy/ccpa.

16 Colorado Privacy Act. (2021, July 7). https://leg.colorado.gov/sites/default/files/2021a_190_signed.pdf - P311

이 정의에서 핵심은 자율성, 즉 사용자가 외부의 영향과 관계없이 자기 선택의 본질을 제대로 이해하고 자기 목표대로 행동할 수있음을 의미하는 개념이다. - P23

 2023년에는 훨씬 광범위한 디지털시장법과 디지털서비스법이 발효되었다. DSA에서는 다음의 정의를 사용한다(비고 67).

온라인 플랫폼 내 온라인 인터페이스의 다크패턴은 의도적으로 또는 사실상 서비스 이용자가 정보에 기반하여 자율적으로 선택하거나 결정할 능력을 물질적으로 왜곡 또는 손상하는 관행이다. 이런 관행은 서비스 이용자가 자기에게 부정적인 결과를 유발하는 원치 않는 행동을 하거나 원치 않는 결정을 내리도록 서비스 이용자를 설득하는 데 활용될 수 있다.

여기서 알 수 있듯이, DSA의 정의는 CPRA, CPA와 비슷하다. - P24

내가 특히 강조하고 싶은 것은 기만적 패턴이 더 이상 소수의 관심사가 아니라는 것이다. 특히 기술업계에서 일한다면 기만적 패턴을 알아야 한다. 어떤 유형은 이미 불법이 되었고, 입법 기관 및행정 당국에서 기만적 패턴과 관련한 더 많은 활동을 하고 있기 때문이다.¹⁷ - P24

17 집행 당국이란 법 규제 준수를 보장하고 소비자를 기만적 패턴으로부터 직간접적으로 보호하는 기구를 의미한다. 많은 규제당국이 곧 집행 당국(연방거래위원회, 경쟁시장청 등)이지만, 민간 법무법인, 소비자 단체 등이 집행에 나설 수도 있다. - P311

1장

다크패턴을 이해하기 위해
알아야 할 용어들


(전략).
오늘날 디자인에서는 무언가를 꾸미는 방법보다는 누군가를 설득하고 그들에게 영향을 미쳐 어떤 행동을 하게 만드는 것이 핵심이다. 추적, 테스트, 심리학, 행동경제학, 통계학, 경험과학적 연구등이 주로 이루어진다. - P26

기만적 패턴이 늘 철저한 연구에 기반하거나 신중하게 만들어진 결과물은 아니다. 그저 수익성이 좋아지는 우연한 사고에 불과할 때도 있다. 문구 작성자가 부주의해서 요금제의 속성을 제대로설명하지 않은 구독 안내문이 만들어졌다고 생각해보자. 이로 인해 매출이 엄청나게 오를 수도 있는데, 정작 기업은 매출이 오른 이유를 모를 수도 있다. - P27

제품 매니저

요즘 대부분의 조직에서는 한 사람이 하나의 제품이나 기능에 관련된 모든 의사 결정을 직접 책임진다. 이런 사람을 제품 매니저(product manager, PM)라고 한다. 이들은 미니 CEO처럼 자기에게 할당된 영역에서 일어나는 모든 일에 책임을 진다. (중략). 집단 소송에서 소환대상을 선정하는 일에 관여하는 사람이라면 PM이 누구인지 알아두면 좋다. - P28

사용자

사용자는 ‘지구의 모든 인간‘이라기보다는 제품이 누구를 대상으로 만들어졌는가의 범주에 해당한다. 이 업계에서 어떤 제품을 일상적으로 사용하는 사람을 ‘활성 사용자(active user)‘라고 하며, 잠재적인 제품 사용자로서 실제 사용하지 않을 수도 있는 사람을 ‘타깃 사용자(target user)‘라고 한다. - P28

사용자 인터페이스 디자인

인터페이스(interface)란 두 가지가 서로 만나 교차하는 접점을 의미한다. (중략). 화면을 사용하는 기기의 경우 문자, 이미지, 상자와 버튼 등을 많이 이야기하는데, 이 모두가 사용자 인터페이스를 구성하는 요소다. - P29

사용자 경험 디자인

사용자 경험 (user experience, UX)은 어떤 제품의 사용자 인터페이스를 장기간 사용하면서 사용자가 인식하거나 느끼는 것을 말한다. 인터페이스 사용이 어렵다면 사용자는 부정적인 경험을 하게 될것이다. - P29

다크패턴의 대안 용어

다크패턴이라는 용어가 여전히 사용되기는 하지만, 이제는 이 용어보다는 부정적인 이미지를 탈피하는, 더 포용적인 용어를 쓰는 쪽으로 가야 한다. 내가 선호하는 용어는 ‘기만적 패턴‘이다. - P30

• 유해한 온라인 선택 구조(harmful online choice architecture): 이 용어는 영국의 경쟁시장청 (Competitions and Markets Authority, CMA)에서 사용한다.
• 거지 같은 디자인(asshole design): 구어체적인 용어로, 레딧 등포럼에서 쓰인다.
• 다크 넛지(dark nudge): 리처드 탈러와 캐스 선스타인이 만든 ‘넛지‘라는 용어에 기반하여 행동경제학자들이 가끔 사용하는 용어다.
• 슬러지(sludge): 사용자를 방해하는 디자인을 특별히 가리키는용어로, 캐스 선스타인이 이에 관해 많은 글을 썼다.


가까운 시일에 보편적으로 쓸 수 있는 용어가 나오기는 어렵다.
이제는 이 분야의 연구가 법률과 규제와도 연계되기 때문이다. - P31

2장

다크패턴은 어떻게 널리 퍼졌나


기만적 패턴에 관한 연구를 시작했을 때, 나는 참 순진하게도 이런 방법을 활용하는 기업을 폭로하면 문제가 근절될 것이라 생각했다. - P33

그러나 이 방법은 먹히지 않았다. 오히려 그때보다 상황이 더 안 좋아졌다. 이제는 기만적 패턴이 판을 친다. 경각심 있는 사용자의 신고를 받아서 전 세계의 정책입안자와 집행 당국으로 전달하는 제보 기관이 생겼을 정도다.¹ - P33

2장 다크패턴은 어떻게 널리 퍼졌나

1 Stanford Digital Civil Society Lab. (n.d.). Dark Pattern Tipline. Retrieved 3 August2022 from https://darkpatternstipline.org/ - P311

많은 역사 속 이야기와 신화가 기만을 중심으로 한다. 1실링 동전(King‘s shilling)‘처럼 말이다. 18~19세기 영국은 전쟁을 많이 벌였다. 그러나 전시에 육군이나 해군에 가는 것은 별로 매력적이지 않았다. 자원입대자가 부족한 상황에서, 강제징집대는 입대하는 모든 남성에게 1실링을 주며 공격적으로 입대를 권하기 시작했다. - P34

오늘날의 상업적 눈속임과 조종이 인터넷 도입 이전의 눈속임과 무엇이 다른지 생각해보는 것이 좋겠다. - P34

수치 중심 문화의 부상


수치 중심의 문화는 오랜 역사를 가지고 있다. 고고학적 증거에따르면 7000년 전인 메소포타미아에 회계 기록이 있었다. 당시에는 조악한 수준이었겠지만, 시간이 지나면서 인류는 측정 기술을 발전시켰고, 이제는 정확하게 측정하는 데 집착한다.
달라진 점은 측정의 장벽이 훨씬 낮아졌다는 것이다. 비즈니스와 관련된 모든 활동을 측정하고 의사 결정을 내리기 위한 데이터 분석을 활용하기 위해 특별히 똑똑해야 하는 것도 아니고, 자본이 많이 필요치도 않은 세상이 되었다. - P35

쉬워진 추적

인터넷이 도입되기 전에는 대상 스스로가 관찰 대상임을 인식하지 못하는 상태에서 관찰하는 일이 상당히 어려웠다. 전통적인 관찰 방법이란 연구자가 매장으로 가서 클립보드를 들고 서 있는 것이었기 때문이다.³
그러나 현장 연구자를 쓰면 비용이 많이 들고, 한 번에 하나밖에 보지 못한다는 단점이 있다. - P36

3 Underhill, P. (1999). Why we buy: The science of shopping. Simon & Schuster. - P311

무한정 가능한 A/B 테스트

A/B 테스트⁵가 상업적으로 처음 사용된 시기는 20세기 초였지만, 당시의 테스트 과정은 불편하고 고생스러웠다.⁶ 이를테면 광고에 쿠폰만 다르게 넣어서 신문 광고를 내보는 것이다. 이후 사용량이 가장 많은 쿠폰의 광고가 효과적인 것으로 판단했다. - P37

5 분할 테스트와 다변량 테스트(Multivariate Testing, MVT)를 들어본 적이 있을 것이다. 둘 다 개념적으로는 A/B 테스트와 비슷하지만, 기술적으로 차이가 약간 있다. - P311

6 Hopkins, Claude C. (1923) Scientific advertising. http://www.scientificadvertising.com/ScientificAdvertising.pdf - P312

그런데 디지털 세계에서는 <인셉션>에서와 같은 리모델링이 매우 쉽다. (중략). 그러면 A/B 테스트 소프트웨어가 임의의 샘플 사용자에게는 A 버전을 보여주고, 다른 사용자에게는 B 버전을보여준다. 이 테스트가 끝나고 나면 A/B 테스트 소프트웨어는 자동으로 통계를 내서 측정된 전환율(예: 상품 구매율)을 기준으로 어느 디자인의 성과가 훨씬 좋았는지 알려준다.
심지어 통계를 이해하려 할 필요도 없다. 결과값은 보통 매우 단순한 문장으로 요약되어 표시되기 때문이다. - P38

설득력 있는 콘텐츠에 미리 선택이 완료된 확인란이 뒤따라오는 경우를 생각해보자. 어떤 사용자는 콘텐츠에 설득되어 기본적으로 선택이 된 것에 만족할 수 있다. 그러나 설득되지 않은 사용자가 미리 선택이 완료된 확인란을 보지 못하고 넘어간다면, 결국에는 속아서 원치 않는 것을 선택하게 된다. - P39

모방 디자인

오스카 와일드는 "모방이란 평범한 사람이 위대한 사람에게 보일 수 있는 가장 진실한 형태의 아침"이라고 말했다. 일부 기술 기업이 기만적 패턴으로 전환율을 높이는 데 크게 성공하자. 다른 기업도 이를 따라 하기 시작했다. 당연한 수순이다. - P40

2부

다크패턴이 노리는
인간의 8가지 취약성


기만적 패턴에 적용된 심리학이나 원칙을 탐구하는 방식에는 여러 가지가 있다. (중략). 즉, 제품 사용자를 서로의 성공을 위해 협력해야 할 대상(사용자의 성공이 우리의 성공)이 아니라, 이용해먹을 상품처럼 여기는 사용자의 약점이 우리의 기회‘) 기업인지 보는 것이다. - P47

기업에서는 대체로 착취 전략을 쓴다는 사실을 스스로 인정하지 않는다. 기업이 성장과 수치적인 결과에만 집중한다면, 부지불식간에 착취적인 사고방식으로 빠져들 수 있다. 또한 비즈니스에서는 돌려 말하기도 매우 흔하다(이메일 알림 없이 자동 갱신되는 구독의 경우 사용자가 중단 없이 서비스를 이용할 수 있도록 해드립니다"라는 식으로 표현). - P48

콜린 M. 그레이 교수와 퍼듀 대학교 UXP2 연구소는 기만적 패턴으로 이어지는 착취적인 디자인 전략을 면밀하게 살펴본 최초의 연구진이다.¹ - P49

2부 다크패턴이 노리는 인간의 8가지 취약성


1 Gray, C. M., Kou, Y., Battles, B., Hoggatt, J., & Toombs, A. L. (2018). The dark(patterns) side of ux design. Proceedings of the 2018 CHI conference on humanfactors in computing systems, https://doi.org/10.1145/3173574.3174108 - P312

이를 요약하면 다음과 같다.

지각의 취약성 이용하기 : 인간은 정보에 관해 사고하기 전에 이를 지각부터 해야 한다. 인간의 지각이 완벽한 것은 아니므로, 이와 관련된 결점을 이용해 정보를 숨길 수 있다(예: 저대비, 작은 글씨).

이해의 취약성 이용하기 : 인간의 언어 능력, 수리력, 비판적 사고력, 기억력에는 한계가 있다. 착취적인 디자이너는 필요 이상으로 복잡하게 제품을 만들 수 있다(예: 사용 약관을 장황하게 작성).

•의사 결정의 취약성 이용하기: 인지적 편향은 모든 인간이 사고할 때 발생하는 체계적인 오류이다. 의사 결정을 방해하는데 이를 이용할 수 있다(예: 미리 선택된 확인란을 이용하여 디폴트효과의 이점을 누림).

기대치 이용하기: 유용한 디자인에는 사용자가 제품을 예측할수 있도록 만드는 표준을 채택하는 것이 포함된다. 이런 표준을 무너뜨려 사용자를 속일 수 있다(예: ‘X‘ 버튼의 의미를 ‘아니요‘가 아니라 ‘예‘로 사용).

•자원 고갈과 압박: 인간의 주의력, 에너지, 시간에는 한계가있다. 이런 자원이 고갈되면 사용자는 포기하거나 압박과 피로감을 느껴 다른 속임수에 취약해질 수 있다(예: 쿠키 동의 대화창에서 선택 사항을 확인하고 거부하려면 노력이 많이 필요하므로 결국사용자가 피로감을 느껴 포기).
・강제와 차단: ‘강제‘에는 사용자가 원하는 행동을 하기 전 단계에 거부할 수 없도록 필수 단계를 배치하는 것이 포함된다(예: 구매를 완료하려면 등록이 필수인 경우), ‘차단‘에는 기능을 아예 없애버리는 것이 포함된다(예: 사용자가 자기 데이터를 내보내지못하도록 함)

감정의 취약성 이용하기: 인간은 죄책감, 수치심, 공포나 후회등 부정적인 감정을 겪고 싶어 하지 않으며, 이를 회피하려고 한다(예: 헬스클럽 과정 제안을 거부하려면 ‘괜찮습니다. 그냥 건강하지않게 살래요‘라는 말을 클릭하게 만듦),

•중독 이용하기: 인간은 중독에 취약하다. (후략). - P50

12장

설득인가, 조종인가

나는 디자이너들로부터 착취적인 관행과 정직한 설득을 구분하는 쉬운 방법이 있냐는 질문을 종종 받는다. 영화에 나오는 폴리스라인처럼 이 둘을 구분하는 선이 과연 있을까? - P112

직접적인 눈속임은 상대적으로 쉽게 특성을 파악할 수 있다. 디자인에 명백한 거짓말, 즉 진실이 아닌 거짓 주장이 들어가 있으면 이는 명백한 속임수이다. 그러니 넘어가면 안 되는 절대적인 선이 하나 있는 셈이다. - P113

그러나 ‘간접적인 눈속임‘에서는 명백하게 거짓말을 하지 않으면서 사용자가 오해하여 거짓된 믿음을 가지도록 디자인을 만든다(예: 관련 정보의 누락, 모호한 언어 사용). 대부분의 기만적 패턴은 여기에 해당한다. 간접적인 눈속임은 구분하기가 쉽지 않다. - P1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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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간적인 장소

1989년 1월 어느 오후 브라이튼 어딘가에서 학생 할인 중인 책이 눈길을 끌었다. 내 생애 최고로 잘 쓴6.99파운드였다. - P8

거기서 바르셀로나 중심부 어느 모퉁이에 있는 크고 지저분한 건물의 사진을 보았다. 내가 여지껏 본 무엇과도 달랐던 그 건물의 이름은 ‘까사밀라 Casa Mila.‘ 현대적인 아파트 블록처럼 보이는 동시에 놀랍고 원초적인 석재 조형물 같기도 했다.

충격적이었다. 이런 건물이 존재한다는 사실을 몰랐다. - P12

이번 여행이 까사밀라와의 첫 만남은 아니다. 하지만 오늘에서야 건물의 탁월함을 포착하게 된 느낌이다. 나는 런던 킹스크로스에서 분주한 스튜디오를 운영하고 있다. - P14

얼마 전 런던에서 건축가 친구와 나눈 대화가기억난다. 당시 우리 스튜디오가 진행하던 건축 프로젝트와 관련하여 직사각형 창문 위에약간의 곡선을 더하자는 제안이 있었다. 이를 친구에게 보여줬더니 친구에게서 "오, 대범한데"라는 대답이 돌아왔다. - P14

1912년 까사 밀라가 완공되자 비평가들은 마치 땅속의 돌을 바로 깎아 만든 듯하다 하여 ‘채석장La Pedera‘이라는 별명을 붙였다. - P16

가우디는 그때도 지금처럼 센세이션이었다. 까사밀라 공사에 관한 뉴스는 <카탈루냐 삽화llustració Catalana>와 같은 당대 인기 잡지에도 보도되었다. - P16

준공 검사가 안 좋게 끝났다는 얘기를 들은 가우디는 만약 기둥을 깎게 된다면, "이 기둥의 손실된 부분은 시 의회의 명령에 따라깎인 것"이라는 명판을 달겠다고 으름장을 놨다. 결국 기둥이 깎이는 사태는 면했지만, 대신 10만 페세타의 벌금이 부과되었다. - P19

인간은 반복에 이끌리는 성싶다. 그리스 신전의 기둥 배열이나 튜더 시대 주택의 목제보에서 반복하여 나타나는 패턴, 초승달모양으로 늘어선 영국 조지 시대 테라스 주택의 반복적인 창문을 떠올려 본다. 우리는 예술 작품과 물체 속 질서 · 대칭 · 패턴에 자연스럽게 끌린다. - P20

우리가 좋아하는 건 딱 알맞게 조합된 반복과 복잡성이다. 둘 중하나가 아니라 둘 다. 서로를 보완하도록. 이것은 분명 자연 환경속 인간의 진화와 관련되어 있다. 나무로 가득한 숲, 호수 위 잔물결, 나비의 날개 무늬를 떠올려 보면 반복과 복잡성이 어우러진 모습이 연상될 것이다. 이러한 이미지는 거의 모든 이에게 잔잔한 흥분감을 불러일으키는 것 같다. - P21

<노란 잠수함 Yellow Submarine> 같은 비틀즈 히트곡과 쇼스타코비치 교향곡의 차이는 전자가 반복 쪽으로 기우는 데 반해 후자는 복잡성 쪽으로 기운다는 점이다. 스펙트럼의 양극단에 위치한 둘일지라도 사용하는 도구는 같다. 마찬가지로 흥미진진한 소설을 읽거나 최신 스릴러 영화를 관람할 때에도 이야기 속에서 모종의 원형적 양식을 읽어낼 수 있다. - P22

까사밀라 바로 앞 보도에 들어서며 건물 곳곳에 스민 장인 정신을 마주한다. 일을 시작하고 얼마 안 되었을 당시 사물의 제작 방식을 이해하는 데 많은 공을 들였기에, 나무를 조각하고 돌을 깎고 강철을 단련하여 사물을 만드는 일이 어떤지 안다. - P24

건물의 석재 표면에서도 장인 정신을 엿볼 수 있다. 멀리서 보면 매끄러워 보일지라도, 제작자는 가까이에서도 매끄럽게 보일 정도로 끌 자국을 다듬는 데에는 딱히 대단한 돈을 들이지 않았다. - P24

까사밀라의 사진을 보고 나라는 청년이 사랑에 빠진 대상은 그저 건물 한 채가 아니라 ‘건물‘이 가진 잠재력이다 - P27

까사밀라에서 북동쪽으로 20분을 걸으니 가우디의 건축물 중 가장 널리 알려진 ‘사그라다 파밀리아-Basilica de la Sagrada Familia‘가 보인다. - P29

 사그라다 파밀리아는 가우디의 가톨릭 신뿐만 아니라 놀라운 일을 성취해내는 인간의 능력에대한 축제의 장처럼 느껴진다. ‘이것이 바로 우리가 할 수 있는 일‘이라고 선언하는 것 같다. - P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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