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소리는 다른, 그러니까 하위 99.9%와 상위 0.1%간의 간극이 존재하지 않는다는 소리인가?

그렇다면 우리는 얼마나 지혜로워질 수 있고, 얼마나 뛰어날 수있을까요? 수년 전 EBS에서 <학교란 무엇인가>라는 다큐멘터리를 제작하면서 전국 상위 0.1% 고등학생의 비밀을 밝히고자 했습니다. 여기에 비하인드 스토리가 존재합니다. 당시 제작진은 학생들의IQ, 기억력, 연산력, 부모님의 학력과 소득, 사는 지역, 특목고 여부등 많은 것을 비교하였는데 특별한 차이점을 발견하지 못했습니다. - P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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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신들도 추악한 짐승이다. 연고자 없는 노인에게 기생하는 습성이 있어, 그들의 죽음을 인위적으로 앞당겼고, 사후에는 재산을 가로채왔지. 지금까지 최소 세번은 그랬다는 걸 알고 있다. 세 번째 범행 후 ‘어쩌면 저 부부…………‘ 하고주위에서 숙덕거리자 냉큼 모습을 감추고 계속 숨어 지냈지만 이 덴스케가 놓칠줄알고? 당신 두 사람도 목숨으로 갚도록‘ - P328

"어디에서 소리가 나는 건가?"
"고용주의 지시로 CD-ROM에 녹음한 음악을 컴퓨터로들었습니다." - P328

‘통보는 이상이다. 당신들의 죄목에 대해 간결하게 정리했는데, 실태는 전부 파악하고 있어. 어떻게 비밀을 알아냈느냐고? 인터넷의 바다에서 수집했지. 소문만 찾아낸 게 아니라 확실히 검증도 했고 증거도 있다. 컴퓨터 세계의 패자인 내게는 뛰어난 지식과 기술뿐만 아니라 압도적인 재력이있기 때문에 가능했지. 각자의 죄를 더욱 상세히 알고 싶다면 본인에게 물어보도록 저승길 선물로‘ - P329

구로세와 모바라 쓰토무가 방에서 나가려는 순간, 이변이 생겼다. 이시무라가 윗몸을 좌우로 흔드나 싶더니 무너지듯바닥에 쓰러진 것이다. - P329

‘그런 줄도 모르고 들떠 있던 당신들 초대 메일에 적어놓은 대로 ‘천국에 가장 가까운 섬‘ 아닌가? 이곳은 강한 자의자의적 행동이 어디까지나 용인되는 울트라 자유주의 국가.
인생에 승리한 당신들이 아주 좋아하는 자업자득의 세계.
(후략)‘ - P330

경련이 멈춘 이시무라는 꼼짝도 하지 않았고, 남보다 무거운 침묵이 한동안 다이닝을 지배했다. - P331

"저기에 독이 들어 있었던 거예요. 이시무라 선생님, 커피를 한모금 마시자마자 몸부림치기 시작했어요."
그 말을 듣고 커피를 시킨 사람들이 겁을 집어먹었지만신체적 이상을 호소하지는 않았다. - P331

"설탕 종지에 독이 들어 있었다면 수상한 건 주방에서 저걸 가져온 당신 부부야. 어떻게생각해봐도 그렇잖아. 당신부부도 우리처럼 비난받았지만 그건 우리를 방심하게 만들기 위한 위장이고, 덴스케의 수하일지도 모르지." - P332

"아닙니다. 여러분이 음료를 다 마시고 자리를 떠난 뒤, 저설탕 종지가 테이블 위에 그냥 방치된 시간이 있었습니다.
그때 독을 넣은 거겠지요." - P332

"뻔하지 않습니까, 구로세 씨, 덴스케라는 작자가 조용히나타나 넣은 거지요. 우리를 몰살하겠다고 자기 입으로 선언했잖습니까."
"여기에 덴스케가 있다고?"
"모습은 보지 못했습니다. 하지만 저희를 한 명씩 죽일 작정이니 어딘가에 숨어 있을 게 분명합니다." - P333

"선생님 시신은 나중에 방으로 옮겨서 안치하겠습니다.
여러분, 괜찮다면 저를 따라오세요. 함께 행동하는 게 좋습니다." - P333

"역시 이런 것이었군." 후타쓰기가 혀를 찼다. "오지 못한동생도 이 섬에 있는 것처럼 말했으니 덴스케 본인이 마이크 앞에 앉아서 말하는 건 아닐 줄 알았어." - P333

"칫, 덴스케의 컴퓨터를 여기저기 만지고 말았어. 범인이지문을 남길 정도로 멍청하지는 않겠지만 경찰이 화를 내겠군." - P334

"아니, 그 방법밖에 없지만 이 상태에서 경찰을 부르면 그들도 아까 그 메시지 내용을 알게 됩니다. 진실인지 거짓인지 모르겠지만 우리를 마구잡이로 비난한 그 메시지 말이에요. 당신도 심한 소리를 들었는데, 괜찮다는 말이지요?" - P334

"저희 부부에 관한 고발은 근거 없는 날조입니다. 부디 경찰에 연락해주십시오."
단호히 말했지만 그 이마에는 비지땀이 맺혀 있어 격렬한동요가 눈에 보였다.
"좋습니다. 그럼 제가 걸도록 하지요." - P335

"그럼 저희는 이 섬에 갇힌 겁니까? 저희를 태워준 배를어떻게든 다시 부를 수 없을까요?" - P336

"그래요. 하지만 어려울 거예요. 여기 올 때 선장인지 사공인지, 그 아저씨가 그랬잖아요. ‘저 섬 근처에는 묘한 해류가있어서 평소 접근하는 배가 없다‘고요. 저는 라운지 창문으로 쭉 바다를 바라보고 있었는데 정말 한 척도 지나가지 않았어요." - P336

"끔찍한 얘기지만……… 그 기묘한 메시지는 저희를 한꺼번에 죽이지 않고 한 명씩 죽이겠다고 했어요. 설탕 종지에독을 타면 모두 줄줄이 죽을 수도 있을 텐데요. 범인의 의도에 반하지 않나요?" - P337

"어쨌거나 뭐에 독이 들어 있을지 알 길이 없으니 돌아갈배편이 올 때까지 먹거나 마실 수 없겠어요." - P338

"독은 이시무라 씨가 드신 커피에만 들어 있었습니다. 아마도 설탕에 섞어놓았겠지요. 얼마든지 독을 탈 수 있었을텐데 다른 요리와 음료는 문제가 없었습니다. 진공 포장된 식자재와 캔, 누가 조작한 흔적이 없는 병 음료만 사용하면 괜찮지 않을까요?" - P338

"주방이 사람으로 넘쳐도 불편할 테고, 오히려 사각지대가 생길 것 같군. 매번 희망자를 포함해 네 명 정도가 요리하도록 합시다. 하루야마 씨, 뭔가 하고 싶은 말이 있는 것 같군요." - P339

"저희 부부를 의심하는 거겠죠. 아까도 ‘덴스케의 수하일지도 모른다‘고 하셨고." - P339

"최근까지는 지방관광여관에서 일했습니다.저희 둘 다조리사 자격증이 있어서 일자리를 못 구해서 어려운 적은 없었습니다. - P340

"여기에는 언제 왔나?"
"그저께입니다. 이틀에 걸쳐 여러분을 맞이할 준비를 했습니다."
"흐음, 고용주와는 전혀 접촉하지 않았나?"
"전혀 접촉하지 않았습니다." - P340

"허튼소리예요." 
모델은 바로 반박하며 가녀린 어깨로 씩씩거렸다.
"당신은 모르는 바다, 정말인가?"
"예. 부모를 닮아 덤벙거리긴 하지만 술을 마시고 차를 몰아 사람을 치는 짓은 하지 않아요." - P341

후타쓰기는 팔짱을 끼고 항변했다.
"제 명예도 더럽혔어요. 그것만으로도 용서할 수 없습니다. 덴스케는 인터넷으로 막대한 재산을 축적했다는데, 기적적으로 운이 좋았던 것뿐이지 현명하지는 못하군요. 아까 말한 것처럼 정말 그런 계획을 세웠다면 무방비한 저희를차례로 죽이면 될텐데. 같잖은 사형선고를 하면 저희는 경계할 테고 자기는 불리해질 뿐이잖아요." - P342

"당연히 없었지. 즉효성 독극물이 몸에 퍼졌는데, 맥도 멈췄고 동공도 풀려 있었어. 삼킨 것을 토해내게 할 단계는 이미 지나버렸고 심장 마사지를 해도 소용없었을 거야." - P343

"그런 방도 있어요? 모바라 씨, 이곳은 원래 어떤 시설입니까?"
우도의 질문에 남자는 "글쎄요" 하고 자신 없게 대답했다.
"IT 계열 회사가 연수원을 겸한 휴양시설로 세웠는데 실적이 악화되어 포기했다고 들었습니다만, 사실 여부는 모르겠습니다." - P343

"그‘라고 하는 걸 보니 역시 남자인가?" 후타쓰기가 물었다.
"남자 말씨를 써서 그렇게 믿었을 뿐, 여성일지도 모르겠습니다." - P344

수색해보자는 제안은 아니었다. 모두들 얼굴에 지친 기색이 완연해 위험한 수색을 할 체력도 기력도 없어 보였다. 구로세는 망설이지 않고 결단했다. - P344

"속도 편하네." 에노키가 어이없다는 듯 말했다. "저는 무서워서 잠이 오지 않을 것 같네요. 밤새 깨어 있을지도 몰라
"라운지에 모여서 이야기나 나누며 밤이라도 새자고요?
그런 짓을 하면 내일은 뻗어버릴 거요. 체력을 보존하기 위해서도 방에서 쉬어야 해요." - P345

"그저께 이곳에 도착하고서 종업원으로서 시설 상태를 파악해두려고 건물 안을 구석구석 돌아보았어요. 호기심도 거들어서 자세히 봤는데 누가 숨어 있었던 것 같지는 않아요.
모습을 보지 못한 것은 물론이고 인기척도 전혀 느끼지 못했거든요. 백 퍼센트 장담할 수는 없지만 범인은 건물 안에없을 겁니다. 괜찮다면 제말을 믿고 마음을 편히 가지세요." - P345

‘도어체인을 걸어두면 괜찮을거야. 덴스케가 만능열쇠가지고 있다 해도 들어오지 못 해. 방에 숨어있는 게 제일안전해.‘ - P346

이리하여 그들 여덟 명이 해적섬에서 보내는 첫째 날이끝났다.
둘째 날 아침이 찾아왔을 때 그들은 일곱 명으로 줄어 있었다. - P34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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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늘게 내리는 비라서 ‘가랑비‘입니다. 가랑비보다 더 가늘게 내리는 비는 ‘이슬비‘라고 해요. 똑같이 가늘게 내리는 비이지만, 바람이 없는 날 드문드문 조용히 내리는 비는 ‘보슬비‘입니다. ‘실비‘는 "실처럼 내리는 "예요. 가늘구나 하고 느끼는 마음은 사람마다 다를 테니, 누군가는 가랑비라말해도 누군가한테는 실비일 수 있어요. 가늘게 내리는 느낌을 살려서 ‘실오라기비‘나 ‘실오리비‘처럼 새롭게 이름을 붙여도 됩니다. - P17

보슬비 : 바람이 없는 날 드문드문 조용히 가늘게 내리는 비 - P17

마음에 짐이 될 것이 하나도 없을 때에 ‘가볍다‘고 합니다. 짐이 될 것이없으니 마음이 탁 트여 좋다고 할 만합니다. 따로 몸이나 마음에 지니려 하지 않을 때에 ‘단출하다‘고 합니다. 둘레나 흐름에 얽매이지 않는 모습입니다. 몸이나 마음을 써서 보살피거나 지켜야 하지 않을 때에 ‘홀가분하다‘고해요. 얽매이던 곳에서 벗어나거나 얽매던 것을 내려놓을 때에 홀가분한 느낌이 돼요. ‘가볍다‘는 ‘거볍다‘라는 큰말이 있고, ‘가뿐하다‘나 ‘가붓하다‘처럼 꼴을 달리하면서 여러모로 씁니다. - P18

단출하다
1. 함께 지내거나 어울리는 사람이 많지 않다
2. 일이나 차림새가 산뜻하거나 쉽다 - P19

살짝 거든다는 뜻으로 ‘곁들다‘를 쓰는 셈입니다. "일손을 곁들다"라 하면 가볍게 일손에 보탬이 되는 모습입니다. 그런데 "가난한 이웃을 돕다"처럼 쓸 수는 있어도 "가난한 이웃을 거들다" "가난한 이웃을 곁들다"처럼은 쓸 수 없습니다. 다른 사람이 어떤 일을 하는 사이에 들어와서 어느 만큼 일손을 덜 때에 ‘거들다 곁들다‘입니다. ‘돕다‘는 일손을 덜 뿐 아니라 크게 보탬이 되기도 하고, 아예 뒷바라지를 하는 자리에까지 씁니다. - P27

돕다

3. 한결 좋아지게 하거나, 안 좋던 모습을나아지게 하다
4. ‘갈 길을 빨리 가도록 하여‘를 나타내는 말
5. 힘이 되어 주다 (모자라는 곳을 채우는힘이 되어 주다)6. 일이 잘되도록 힘을 더하다
7. 뒤를 밀어주다 (뒤에서 힘이 되어 주다) - P27

요새는 ‘거저‘와 ‘그냥‘을 쓰는 분이 줄고, 으레 ‘공(空)짜‘를 써요. 가게에서나 광고를 할 때에나 으레 ‘공짜‘를 써요. 이러면서 한국말이 자꾸 밀립니다. 이 낱말은 어느 자리에서나 ‘기저‘나 ‘그냥‘으로 손질할 수 있습니다. "기저 준다"고 할 적에는 돌려받을 생각이 없거나 주는 만큼 무엇을 해 주기를안 바란다는 느낌입니다. "그냥 준다"고 할 적에는 돈이나 값을 치를 생각이없이 준다는 느낌입니다. "거저 준다"는 주는 쪽에서 선물로 주는 셈이요,
"그냥 준다"는 주는 쪽에서 스스럼없거나 홀가분하게 주는 셈입니다. - P28

거저
1. 돌려받거나 무언가 해 주기를 바라지 않고
2. 아무 힘이나 돈을 안 들이고
3. 아무것도 없는 빈손으로
4. 아무 일도 하지 않고 - P28

‘간수하다‘는 얼마쯤 잘 두어 안 없어지게 하는 자리에 쓰는 말이고, ‘간직하다‘는 오래도록 잘 두어 안 없어지게 하는 자리에 쓰는 말입니다. 그리고
‘간수하다‘는 꼭 가까이에 안 두어도 되지만, ‘간직하다‘는 꼭 가까이에 두고서 안 없어지게 한다는 자리에 씁니다. ‘건사하다‘는 ‘간수하다 간직하다‘
와는 달리, 한동안 잘 둘 때와 오랫동안 잘두는 자리에 모두 쓸수 있어요. - P29

건사하다
1. 나한테 있는 것을 잘 두다
2. 어떤 물건이나 사람을 잘 맡아서 다루다
3. 잘 돌보거나 다스리거나 가꾸다 - P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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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스토옙스키는 60세였던 1881년 폐기종으로 사망했다. 그가 세상을 떠난 후 얼마 지나지 않아 스스로 "양심상 모든 장애를 제거할 수 있는 권리를 가졌다"라고 믿는 한 무리의 ‘비범한 사람들이 나타났다. - P29

 레닌으로 대표되는 볼셰비키 혁명가들이었다. - P29

러시아의 반대편에서는 히틀러가 본질적으로 똑같은 일을 저질렀다. 그는 "독일의 아들딸과 손자들이 다시는 전쟁을 하지 않아도 되는세상을 만들기 위한 최후의 전쟁"을 일으켰다. - P29

스탈린과 히틀러 같은 ‘비범한 사람들‘이 ‘인류를 구원하려는 신념‘
에 입각해 ‘모든 종류의 폭력을 사용할 권리‘를 행사함으로써 구축했던 사회체제를 가리켜 우리는 ‘전체주의‘라고 한다. 이 체제는 인간의 생명과 권리를 학살하고 억압하는 ‘제도화된 악‘이었다. - P30

 인류는 20세기의 전체주의 경험을 통해 나쁜 수단으로는 결코 좋은 목적을 달성하지 못한다는 것을 절실하게 깨달았다. - P30

 전체주의에 관심이 있는 독자들에게는 나치의 마수를 피해 미국으로 망명했던 독일 출신 정치학자 한나 아렌트(Hannah Arendt)의 『전체주의의 기원』과『예루살렘의 아이히만』을 추천한다.

•각주 중 - P30

"목적이 수단을 정당화한다"라고 믿었던 ‘비범한 사람들‘을 배경으로 놓으면 ‘평범한 사람‘인 두나는 더욱 빛난다. - P30

 라스꼴리니꼬프는 두냐의 약혼자 루쥔을 처음 본 순간, 그가 누이를 행복하게 해줄 수 없는 속물 중의 속물임을 곧바로 알아채고 두냐에게서 손을 떼라고 요구한다. 루쥔은 자기와만나는 자리에 절대 오빠를 부르지 말라고 위협하지만, 두나는 이야기를 다 들어본 다음 오빠와 약혼자 중에 한 사람을 선택하겠노라고 말한다. - P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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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책을 읽으며 생각난 책은 ‘생각에 관한 생각‘이었다.

두 가지 게임이 있습니다. A는 1억 원을 딸 확률이 100%인 게임이고, B는 1억 원을 딸 확률이 89%, 5억원을 딸 확률이 10%, 아무것도 따지 못할 확률이 1%인 게임입니다. 당신은 어떤 게임을 선택하시겠습니까? 이 질문에 사람들은 5대 5의 비율로 A와 B를 선택하겠다는 대답을 내놓습니다. - P13

이때 모든 사람들이 A를 선택하게 할 수 있는 방법이 있습니다.
‘억‘을 ‘조‘로 바꾸는 것입니다.  - P13

재미있는 것은 우리나라를 제외한 대부분의 국가에서 1억 원을단돈 100만 원으로만 바꿔도 대부분의 사람들이 A를 선택한다는사실입니다. 그런데 우리나라는 B를 선택하는 사람들이 월등히 높습니다. 왜 우리는 돈에 있어서만큼은 세계에서 가장 ‘모범적‘이 아닌 ‘모험적‘일까요? - P14

다음 게임을 살펴보면 그 답이 나올지도 모르겠습니다. C는1억 원을 딸 확률 11%와 아무것도 따지 못할 확률 89%의 게임입니다. D는 5억 원을 딸확률 10%와 아무것도 따지 못할 확률이 90%인 게임입니다. 이 게임에서 C를 선택하는 사람은 거의 없습니다. - P14

 게임 C와 D는 A와 B에서 각각 1억 원을 딸확률을 89%씩 뺀 것입니다. A와 B에서 똑같은 양을 빼낸 것이 C와 D인 셈이죠. 계산 대로라면 A를 선택했던 사람은 C를 선택해야합니다. 그런데 그럴 이유가 조금도 느껴지지 않습니다. 왜일까요? - P14

이는 인간이 일관적일 필요가 없으며 일관적이면 오히려 이상한 존재라는 것을 뜻합니다. 인간만의 독특한 사고방식인 셈입니다. - P15

우리는 왜 같은 실수를 반복할까?

그렇다면 우리 생각의 본질은 어떻길래 이런 선택을 하는 것일까요?  - P15

2016년 이세돌 9단이 인공지능컴퓨터인 알파고와의 대국에서 1승 4패라는 충격적인 패배를 당했습니다. 그러자 인간의 실패로 인한 인류 재앙까지 우려하기 시작했습니다.  - P15

그런데 우리 인간은 이미 1997년에 기계와의 대결에서 쓰다쓴 실패를 경험했습니다. - P15

2011년에는 왓슨이라는 컴퓨터가 미국의 TV 퀴즈쇼 <제퍼디!>에서 무려 74회 연속으로 우승한 켄 제닝스ken Jennings를 물리치고 우승을 거머쥐었습니다. - P17

이를지켜본 결과, 인간에게는 매우 경이로운 능력이 있음을 확인했습니다. 잠시 몇 가지 질문을 던져보겠습니다.
"대한민국의 수도는 무엇일까요?"
"과테말라에서 일곱 번째로 큰 도시는 무엇일까요?" - P17

 지금 당신 역시 모른다고 대답하거나 생각했다면, 인간의 위대하고, 놀랍고, 경이로운 능력을 보여준 것입니다. 인간의 특별한 능력은 ‘모른다‘는 것을 깨닫는 것입니다. - P17

 컴퓨터는 알고 있는 것을 대답하는 것보다 모른다고 대답하는 데 반드시 더 오랜 시간이 걸립니다. - P17

그런데 우리 인간은 모른다는 판단을 1초 안에 할 수 있습니다.
즉 인간은 ‘안다‘는 것에 있어서는 이미컴퓨터에 졌고, 앞으로도 이길 수는 없을 것입니다. 하지만 ‘모른다는 것에 있어서는 영원히 컴퓨터를 이깁니다. - P18

모르니까 찾아보면 되고, 모르니까 포기하면 됩니다. 그래서 우리는 유한한 삶을 살면서도 무한한일을 할 수 있습니다. - P18

우리 안에는 또 다른 나, 그리고 내 생각을 보는 더 높은 생각이 있습니다. 이를 가리켜 ‘메타인지‘라고 합니다. 내 안에서 나의 능력과 지식, 그리고 내가 아는 앎의 정도를 모니터링하는 것이죠. - P18

 메타인지는 입력된 정보가 나와 ‘친한가‘, ‘친하지 않은가만 확인하기에 재빨리 판단할 수 있는 것입니다. - P18

사실 우리는 어중간하게 친한 정보를 오히려 더 어려워합니다.
주변 사람에게 영국 총리 이름을 물어보면 곧바로 모른다고 대답하지 않습니다. ‘마거릿 대처Margaret Thatcher‘, ‘브렉시트‘ 등 영국에 관해 어중간하게 알고 있기 때문입니다. - P19

지금껏 당신이 평생 살아가면서 1만 번의 실패를 맛보았다면 그중 절반은 자신의 메타인지에 속은 결과입니다. - P19

 인간이 같은 실수와 실패를 반복하는 것도 이 메타인지 때문입니다. 일이든, 사람이든, 기계든, 공부든 자주 봐서 친숙하지만 실제로 제대로 아는 것은 별로 없는 경우가 많습니다. - P19

 갑자기 자동차가 고장나면 남자들은 자신 있게 보닛을 열어봅니다. 금방이라도 어디가 잘못됐는지 알아채고 고칠 것 같지만 실제로 그런 사람은 극히 드뭅니다. 이럴 때는보험사를 부르는 게 가장 현실적인 대처입니다. - P19

우리나라에서 이런 실패가 잘 일어나지 않는 유일한 곳이 바로 제주도입니다.
렌터카가 훨씬 많은 그곳에선 대부분의 자동차와 운전자가 친하지않습니다. 그들은 자동차에 이상이 있으면 바로 보험사에 전화를걸어 더 큰 실패를 미리 방지합니다. - P20

지금부터 메타인지의 실체를 파악하기 위한 간단한 테스트를 해보겠습니다. ‘커닝‘이라고 크게 다섯 번만 외쳐보세요.
"미국의 초대 대통령은 누구일까요?"
정답은 워싱턴입니다. 링컨이라고 대답했다면 메타인지에게 속은 것입니다. - P20

이번에는 ‘다섯 개라고 크게 네 번만 외쳐보세요.
"리어카의 바퀴는 몇 개일까요?"
네 개라고 대답했다면 이번에도 실패입니다. 리어카 바퀴는 두개입니다. - P20

이처럼 우리가 무언가에 5초만 친숙함을 느껴도 메타인지는 고집을 부립니다. - P20

하지만 능력과 실패라는 동전의 양면 같은 메타인지를 한번 건드려주는 것만으로도 우리는 엄청난 변화를 경험할 수 있습니다.
평범한 초등학교에 가서 3학년 1반부터 4까지 똑같은 재료를 주고 30분간 똑같은 일을 시킵니다. 그러면 네반 모두 비슷한 결과물이 나옵니다.  - P21

우선 1반에 가서 그림과 같은 다양한 형태의 도형을 주고 각자 마음에 드는 것 다섯 개를 골라 새롭고 신기한 것을 만들어보라고 합니다. 그러면 아이들은 독특한 형태의도형에는 눈길도 주지 않습니다. 뒷감당이 되지 않을 것을 알기 때문입니다. - P21

이번에는 2반에 가서 말의 간격만 살짝 벌려줍니다. 마음에 드는것 다섯 개를 고르라는 말만 하고 교실을 나갑니다. - P21

 1반 아이들은 잘 고르지 않았던 특이하고 재미있는 형태의 도형을 제각각 고릅니다. 그때 다시 교실로 들어가지금 고른 것으로 새롭고 신기한 것을 만들라고 합니다. 한숨을 쉬거나 곤란한 표정을 짓는 아이들이 보이지만 서로 다른 것을 골랐기 때문에 비슷한 결과물은 나오지 않습니다. - P22

3반에서는 도형을 커튼 뒤에 가려놓고 보여주지 않습니다. 그리고 1반과 2반에서 했던 말의 순서를 거꾸로 합니다. 먼저 새롭고 신기한 것을 만든다면 무엇을 만들지 물어보는 것입니다. - P22

 이야기를 들은 다음 커튼을 올리고 조금 전에 너희들이 말한 것을 여기 있는 도형 다섯 개를 골라 만들어보라고 합니다. - P22

4반에서는 3반과 같은 과정을 거친 뒤 다섯 개를 고른 아이들에게 옆 사람이 고른 것과 바꾸라는 하나의 과정을 추가합니다. - P22

이런 난감한 상황에서 평범한 초등학교의 3반 4반 아이들이 만든 결과물은 매우 창의적입니다.  - P22

우리는 능력이 있다는 것을 머리가 좋은 것과 같다고 여깁니다.
머리가 좋은 것은 IQ가 높은 것이라고 합니다. 메타인지는 IQ보다 훨씬 무서운 능력입니다. - P23

거창한 목표를 말하거나 생각한 뒤에다른 아이들과 마찬가지로 일상적인 도구를 받았습니다. 이때 그들이 과제를 완수하기 위해 할 수 있는 유일한 일은 무엇일까요? ‘도구를 낯설게 보는 것입니다. - P23

그런데 우리는 여기서 또 한 번 큰 착각을 합니다. 인간은 거창한 꿈을 꾸면 그 꿈을 실현하기 위한 도구나 재료, 행위도 거창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이런 착각은 일상에서도 흔히 일어납니다. - P23

 자신의 목표와 행동의 크기를 일치화시키는 것입니다. 심리학자들은 이를 가리켜 ‘착각적 통제감‘이라고 말합니다. - P24

실제로 메타인지가 무언가를 낯설게 보지 않고 익숙하다고 여기는 순간 우리는 함정에 빠지게 됩니다. 인간의 역사를 살펴봐도 우리가 그 대가를 많이 치렀음을 알 수 있습니다. - P24

 당시 운송수단을 만들던 전문가들이 증기기관을 손에 쥐기 전까지 가장 익숙했던 것은 마차였습니다. 그들은 인류사를 바꿀 새로운 물건을 가지고도 낯설게보지 않고 자신에게 익숙했던 것에만 미련을 둔 나머지 마차도 아니고 증기기관차도 아닌 실패작을 만들어냈습니다. - P25

한 가지 사례를 더 살펴보겠습니다. 세계 최초의 연필은 1565년에 발명됐습니다. 연필은 지울 수 있다는 점에서 매우 혁신적인 필기구입니다. 그런데 놀랍게도 지우개는 1770년이 되어서야 발명됨니다. 연필을 발명해 놓고도 무려 100년이 넘도록 지우지 못하고 조심히 써온 것입니다. - P25

더 가슴 아픈 것은 연필과 지우개, 이 두 가지가 만나는 데에만 100년이 더 걸렸다는 사실입니다. - P25

우리는 모두 지혜를 가지고 있다, 활용하지 못할 뿐

1930년대 활동한 카를 딘커Kart Duncker라는 심리학자가 있습니다.
그는 인간이 풀기 어려워하는 문제를 만들기 좋아했습니다. - P25

위에 악성 종양이 있는 환자가 있습니다. 그런데 내시경이나 개복수술이 불가능한 환자입니다. 유일한 치료법은 최근에 개발한 레이저를 몸 바깥에서 안쪽으로 쏘는 것입니다. 문제는 레이저로 위의 종양을 제거하면서 중간의 다른 신체 조직도 파괴되어 종양을제거하는 의미가 없다는 것입니다. 그렇다고 다른 조직을 손상시키지 않을 정도로 레이저를 약하게 쏘면 종양이 제거되지 않습니다.
이때 어떻게 문제를 해결할 수 있을까요? - P26

정답은 약한 레이저를 여러 군데에서 쏘는 것입니다. 레이저 하나하나는 모두 약하지만 여러 곳에서 쏘아댄레이저가 위장에서 하나로 합쳐지면 다른 신체 조직을 손상시키지 않으면서 종양을 제거할 수 있습니다. - P26

 우리나라 대학뿐 아니라 외국의 수많은 대학에서도 이 문제를 해결하는 학생들의 비율은 단 10%에 불과합니다. 재미있는 것은 강연을 앞두고 학생들에게 여러 방향에서 병력을 분산해 동시에 요새를 공격해서 함락시키는 3분짜리 동영상을 보여주었을 때의 결과입니다. 동영상을 다본 뒤 10분쯤 지났을 무렵 학생들에게 레이저로 종양을 정리하는 문제를 내면 30%가 문제를 해결합니다. - P26

이것이 바로 불과 20년 전에 심리학자들이 알아낸 지혜와 지식의 차이입니다. 지식은 어떤 문제를 해결할 때 새로 배워서 해결하는 것입니다. 반면 지혜는 문제를 해결하는 결정적 단서가 이미 내 머릿속에 있지만 다른 영역에 있기에 그걸 가져와서 해결하는 것입니다. - P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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