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적 집단과 뇌 크기의 관계가 무엇을 의미하는지에 대해서는굉장히 많은 오해가 있었다. 그래서 설명을 이어가기 전에 몇 가지만 분명히 하고 싶다. 때때로 ‘사회적 뇌 가설‘은 영장류의 뇌가 크게 진화한 이유에 관한 생태학적 가설의 대안으로 여겨진다. 생태학적 가설은 한마디로 ‘식량을 잘 찾아내기 위해서‘라는 가설이다. 사실은사회적 뇌 가설이 곧 생태학적 가설이다. - P102

한군데에 정착해서 안정적인 집단을 이뤄 생활할 때의 문제점은 다른 개체들과 함께 살아가면서 느끼는 스트레스와 귀찮은 일들을 잘처리하기 위해 상당한 수준의 외교 능력과 사교술이 필요하다는 것이다. - P102

 우리의 면역체계는 심각하게 손상되고 여성들의 생리 내분비시스템이 망가져서 생식 능력까지 잃어버릴지도 모른다. - P102

 최종적으로 우리는 모두 혼자 살아가게될 것이다. - P103

해결책의 핵심은 유대감이 있는 관계와 이런 관계를 뒷받침하는 복잡한 인지능력이다. 그래서 영장류가 사회집단을 유지하는 쪽으로 진화한 것이다. - P103

우리가 알아낸 바로는 영장류와 자기 짝에게 충실한 영양들은 항상 가장 친한 친구들의 소재를 확인하는 반면, 무리 단위로 짝짓기를 하는 종들(내가 연구했던 야생 염소 같은 동물)은 그런 행동을 거의 보이지 않는다. - P103

두 가설의 또 하나의 차이점은 생존의 동력이 무엇이라고 생각하느냐에 있다. 큰 뇌에 관한 1단계 생태학적 설명을 선호하는 사람들은 오직 먹이 찾기라는 관점에서만 생각한다. - P103

사실 이것은 영장류가 특정 서식지에서 번창하는 능력을 제약하는 가장 큰 요인이 무엇인가의 문제다. 현실에서는 먹이가 문제였던 적은 별로 없다. - P103

 내 생각에 포식자의 위험을 강조하는 시각의 문제점 중 하나는, 여러 연구자들이 유대가 형성된 사회(인간 사회도 여기에 포함된다) 내부의 사회적 관계라는 것이 얼마나 복잡한지를 이해하지 못하고 있다는 것이다. - P104

한마디로 우리의 사회적 세계는 현재로서는 우주에서 가장 복잡한 것이다. 우리의 사회적 세계는 너무나 역동적이기때문에, 그 변화를 따라가고 대응하는 일은 정보 처리라는 측면에서는 정말 힘든 일이다. - P104

이번에는 중요한 질문에 답해보자. 사회적 뇌 가설이 종과 종을 비교할 때 적용 가능하다면 한 종의 내부에도 적용 가능할까? 나의 뇌 크기를 통해 나의 친구 집단의 크기를 예측할 수 있을까? - P104

애초에 개체들 사이에 차이가 전혀 없었다면 서로 다른 종도 생겨나지 않았을 것이다. - P104

옛날이었다면 죽은 사람들의 두개골에서 뇌를 꺼내 보기 전까지는 이 가설을 검증할 수 없었을 것이다. - P104

지난 20년 동안 뇌영상화 기술이 도입되면서 큰 변화가 생겼다. 이제 우리는 살아 있는사람들의 뇌를 스캔해서 별다른 통증을 주지 않고 뇌의 크기와 구조를 파악할 수 있다. - P105

그래서 2006년 무렵에 나는 몇몇 사람들과 MRI로 사회적 뇌의 개체별 적용 여부를 검증하자는 논의를 시작했다. 당시 리버풀 대학(그때 나도 이 학교에 있었다)의 젊은 강사였고 지금은 카디프 대학 교수인 페니 루이스 Penny Lewis가 열렬히 호응했다. - P105

이전의 연구 경험을 통해 우리는 인간관계 네트워크에 포함되는사람들 전부의 목록을 작성하는 것은 힘들고 따분한 작업이라는 사실을 알고 있었으므로, 실험 대상자들에게 지난달에 접촉한 친구들과 가족의 수를 알려달라고 부탁했다. 이유는 다음 장에서 자세히 설명하겠지만, 이 수는 사회적 네트워크 전체의 크기와 밀접한 관계가있다. - P105

뇌를 스캔하는 실험에는 아주 많은 시간이 필요하다. - P105

그리고 우리가 나눠준 사회적 네트워크에 관한 설문지를 사람들이 작성하는 데도 시간이 필요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오랜 시간 동안 열심히 일한 결과 우리는 여러 장의 뇌 스캔 사진과 설문에 대한 개인별 답변을 얻어냈다. - P106

그러고 나서는 조앤 파월Joanne Powell (현재 리버풀 호프 대학의 강사)이 전전두피질 전체의 부피와 전전두피질 각 부분의 부피를 측정하는 번거로운 작업을 했다.
전전두피질은 이마 바로 뒤, 뇌의 앞쪽에 위치한 부분으로서 고차원적 사고의 대부분을 담당한다. - P106

친구가 많다고 응답한 사람들은 이 모든 부위가 다른 사람들보다 컸지만, 상관관계가 가장 높게 나타난 곳은 전전두피질이었다. - P1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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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유란 무엇인가를 읽기가 너무 힘들다.




실험 후 인터뷰에서 피험자들에게 왜 그렇게 행동했는지 물었을 때, 그들은 하나같이
"혼자였다면 그렇게 하지 않았을 겁니다. 단지 시키는 대로 했을 뿐이에요" 라고 대답했다. - P33

 이는 뉘른베르크 전범 재판에서 피고인들이 방어적으로 진술하면서 되풀이한 ‘단지 임무를 다했을 뿐‘이라는 오래된 이야기와 다를 게 없다. - P33

권위 아래에서 행동하는 사람이 양심의 기준에 어긋나는 행동을 하더라도, 그가 도덕관념을 잃었다고 생각해서는 안 된다. 그보다는 근본적으로 다른 설명이 필요하다. 그는 자신의 행동에 대해 도덕적 감성으로 반응하는 것이 아니다. - P34

이때 작용하는 또 다른 심리적 힘을 ‘반의인화(counteranthropomorphism)‘
라 한다. - P34

 어떤 사람은 인간 유기체의 시스템을 인간의 생각이나 정서의 통제를 벗어나는, 인간주체 너머에 있는 것으로 취급하기도 한다. 여기에서 주체와 제도의배후에 있는 인간적인 요인들은 부정된다. - P34

그래서 실험자가 "실험을 위해 당신은 계속해야만 합니다"라고 말할 경우, 피험자는 이것을 인간의 명령 이상의 책무라고 느끼게 된다.
그들은 "누구의 실험입니까? 왜 실험자를 위해 희생자가 고통 받아야합니까?"라는 명백해 보이는 질문을 하지 않는다. - P34

그래서 실험자가 "실험을 위해 당신은 계속해야만 합니다" 라고 말할 경우, 피험자는 이것을 인간의 명령 이상의 책무라고 느끼게 된다.
그들은 "누구의 실험입니까? 왜 실험자를 위해 희생자가 고통 받아야합니까?" 라는 명백해 보이는 질문을 하지 않는다. - P34

그는 그 실험을 계속하기를 원한실험자가 자신과 다를 것이 없는 사람이라는 사실을 알지 못했다. 그상황에서 그의 인간적 요인은 사라지고, ‘실험‘만이 자체적으로 비인격적 추진력을 발휘했다. - P35

최근 미국 신문은, 미국인이 베트남 남녀와 어린이들에게까지 폭탄을투하했지만 ‘대의‘를 위한 것이었기에 정당하다고 느꼈다는 한 공군조종사의 말을 인용보도했다. 이와 유사하게, 실험에 참가한 대부분 피험자들도 좀더 넓은 맥락에서 자신의 행동이 과학적 사실을 밝힘으로써 사회에 이롭고 유용하다고 생각했다. - P35

회생자에게 전기충격을 가하는 것과 같은 행동은 그것만 따로 떼어 생각하면 사악해 보이지만, 이런 실험실과 같은 상황에서라면 전혀 다른의미를 갖는다. 하지만 그 영향을 무시한 채, 상황이 그 행동을 지배하도록 허용하는 것은 매우 위험하다. - P35

그런데 상당히 흥미로운 점은 많은 피험자들이 희생자에 대한 적대적인 행위의 결과로 그를 무자비하게 평가절하했다는 사실이다. 피험자들은 공통적으로 다음과 같이 말했다. 그는 너무 무식하고 고집이 세서 전기충격을 받아도 싸요." - P36

이 실험에 참가한 많은 사람들은 자신이 희생자에게 한 행동을 어느 정도 부정했으며, 심지어 복종하고 있을 때에도 마찬가지였다. 그러나 악의적인 권위자에 대한 불복종을 생각하고 말하고 비판하는 이 세단계들 사이에는 또 다른 요소, 즉 신념과 가치를 행동으로 옮기는 능력이 들어 있다. - P36

그들이 깨닫지 못한 것은 자신의 주관적 느낌이 행동으로옮겨지지 않는 한, 그러한 느낌은 도덕적 현안과 큰 관련성이 없다는점이다. 정치적 통제는 행동을 통해 효과를 발휘한다. - P36

이렇듯 신념을 행동으로 옮기지 못하는 용기 없는 사람들 때문에 폭정은 영속된다. 마찬가지로 실험에 참가한 사람들 역시 제 행동을 평가절하하면서도, 자신의 가치를 행동으로 옮길 내적 자원은 가지고 있지 못했다. - P37

다른 변형된 실험은 앞에서 언급한 것보다 더 흔한 딜레마를 보여준다. 이 실험에서 피험자들은 희생자에게 전기충격을 가하는 버튼을 누르라는 명령을 받은 것이 아니다.  - P37

역 이러한 상황에서, 뉴헤이번 지역에서 참가한 40명중 37명의 성인이 가장 높은 전기충격 단계에 이를 때까지 계속해서 자기의 보조적인 역할을 수행했다. - P37

 아이히만조차 강제 수용소에 도착했을 때 역겨움을느꼈지만, 책상 앞에 앉아서 서류를 조작하는 것만으로 대량살상에 참가했다. 동시에 가스실에 사이클론B(Cyclon-B)를 살포한 사람 역시 상부의 명령을 따랐을 뿐이라고 자신의 행동을 정당화할 수 있다. 따라서 전체 인간의 행동은 분절화되어 있어서 누구도 사악한 행동의 수행을 결정하지 않으며 그 결과를 직면하지 않는다. - P37

따라서 복종의 문제는 전적으로 심리적인 것만은 아니다. 사회적 형태와 양상, 그리고 그것의 발전 방향 등은 복종과 관련성이 높다. 인간으로서 그 상황에 전적으로 몰입함으로써 모든 상황에 완전히 인간적으로 반응하던 때도 있었을 것이다. - P38

이제 사람들은 상황의 전체적인 것을 보지 못하고 일부분만 보기 때문에, 포괄적인 관리 없이는 행동할 수가 없다. 그는 명령에 복종하지만, 그렇게 할 때 제 행동에서 소외된다. - P38

조지 오웰(Geonge Orwell)이 이러한 상황의 핵심을 잘 묘사하고 있다.

다음에 쓰는 것처럼 문명화한 인간이 머리 위로 날아다니며 나를 죽이려한다. 그들은 한 개인인 나에게 아무런 증오도 느끼지 않으며 나 역시 마찬가지다. 이른바 그들은 오직 "자신의 의무를 다할 뿐이다." 의심할 여지없이, 그들 중 대부분은 개인적인 삶에서 결코 살인은 꿈에도 생각지않는 법을 준수하는 양심적인 사람이다. - P38

02연구 방법

단순성(simplicity)은 효과적인 과학적 연구의 핵심이다. - P39

복잡한 절차들은 그러한 현상 자체를 면밀히 검토하는 데 방해만 될 뿐이다. 복종을 좀더 단순하게 연구하기 위해서는 한 사람이 다른 사람에게 관찰 가능한 행동을 수행하도록 명령하는 상황을 만들어언제 그 명령에 복종하고, 어떤 때 불복종하는지를 기록해야만 한다. - P39

복종의 강도와 그 강도가 변하는 조건을 측정하려면, 불복종을 유발하는 어떤 강력한 요인에 대응해 복종할 것을 요구해야 하고, 그러한강력한 요인이 인간에게 어떤 의미인지를 쉽게 이해할 수 있어야 한다. - P39

실험실에 온 사람은 다른 사람에게 점점 더 심하게 해를 가하라는 명령을 받을 것이다. 그에 따라 명령에 불복하라는 압력이 형성될 것이다. - P40

결렬이 일어나는 시점은 불복종행동이 일어나는 시점으로, 명령의 순서상에서 좀더 이르거나 늦기 때문에필요한 측정치를 제공한다. - P40

희생자에게 해를 가하는 행동의 정확한 형태는 중요하지 않다. 기술적인 이유 때문에, 이 연구에서는 전기충격을 가하는 것으로 했다. - P40

 첫째 피험자들이 전기충격을강도의 측면에서 쉽게 이해할 수 있고, 둘째로 전기충격은 실험실의일반적인 과학적 분위기와 일치한다. 마지막으로 실험실에 전기충격을 가하는 장면을 쉽게 꾸밀 수 있다. - P40

연구 참가자의 선정

예일대학교 학생은 물리적으로 가까이 있고 쉽게 구할 수 있어서 연구하고자 하면 가장 확보하기 쉬운 피험자이다. 게다가 전통적으로 심리학 연구는 대학생을 대상으로 이루어져왔다. 그러나 이 실험에서는 대학생을 피험자로 사용하는 것이 전체적으로 적당하지 않다고 판단했다. - P40

 교내보다 뉴헤이번에서 피험자를 선정한 두 번째 이유는 대학생 집단이 너무나 동질적이라는 점이다. - P41

실험을 하기에는 충분하지 않은 인원이어서, 여기에 덧붙여 보조적으로 직접 편지를 보내 모집했다. 명단은 뉴헤이번의 전화번호부에서 뽑았으며, 수천 명에게 초대장을 보냈다. - P41

전형적인 피험자는 우체국 직원, 고등학교 교사, 회사원, 기술자, 노동자와 같은 사람들이었다. 피험자들은 고등학교를 마치지 않은 사람에서부터 박사나 다른 전문 학위를 받은 사람들까지 다양했다.  - P41

실험 현장과 인원 구성

실험은 예일대학교의 격조 높은 상호작용 실험실(Interaction Laboratory)에서 이루어졌다. 실험실의 이러한 세부 조건들은 실험에 대해 피험자가 지각하는 합법성과 관련이 있다. - P43

 실험하는 동안 그는 다소 완고하고 감정이 없는 것처럼 보였다. 희생자는 47세의 회계사로 아일랜드계였고온화하게 보였으며, 이 역할을 수행하기 위해 훈련을 받았다. - P43

절차

(중략)
진짜 피험자는 왜 전기충격을 가해야 하는지에 대한 정당한 구실을 찾아야만 했다(합법적 권위에 관한 모든 사례에서, 명령을 수행하는 자는 자신이 받는 명령과 특정 형태의 권위 사이에 아무리 희미하더라도 어떤 연관성을 지각해야 하기 때문이다).  - P43

학습자를 끈으로 묶는 이유는 학습자에게 전기충격을 가하는 동안 그가 과도하게 움직이는 것을 방지하기 위한 것이라고 설명해준다. 이것은 학습자가 그 상황에서 벗어날 수 없음을 피험자에게 보여주기 위한 장치다. - P46

학습과제

피험자가 가르쳐야 할 것은 쌍으로 결합된 학습과제이다.

(중략)

학습자는 앞에 놓인 스위치 네 개 중 하나를 눌러 응답한다. 그러면 전기충격기 상단에 위치한 사분원 중 하나에 불이들어오는데, 이 사분원에는 응답란의 번호가 매겨져 있다. - P47

전기충격기

계기판 위에는 레버 스위치 30개가 가로로 늘어서 있다. 각 스위치에는15 볼트에서 450볼트 범위의 전압을 표시한 라벨이 붙어 있다. - P47

 게다가 왼쪽에서 오른쪽으로 네 개의 스위치마다 ‘약한 충격, 중간 충격, 강한 충격, 매우 강한 충격, 극심한충격, 지극히 극심한 충격, 위험: 심각한 충격‘ 등 충격 정도를 나타내는 언어적 표기도 분명하게 제시되어 있다. - P48

전기충격기의 왼쪽 상단 모서리에는 전기충격기(SHOCK GENERATOR),
ZLB타입(TYPE ZLB), 다이슨 공업사(DYSON INSTRUMENT COMPANY), 월섬(WALTHAM), 매스(MASS.), 출력 15~450볼트(OUTPUT 15 VOLTS-450 VOLTS)라는 라벨이 붙어 있었다. - P48

샘플 전기충격

피험자가 선생의 역할을 시작하기 전에, 시험적으로 각 피험자에게 전기충격을 가했다. 이 전기충격은 45 볼트로 고정되어 있었으며, 전기충격기의 세 번째 스위치를 누르면 발생했다. - P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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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블루레이] 어느 가족 : 초회 한정판 - 디지팩 + 엽서4종
고레에다 히로카즈 감독, 릴리 프랭키 외 출연 / 인조인간 / 2019년 8월
평점 :
품절


훗날 가족영화를 본다면, 이 영화가 비견할 수 밖에 없는 것이 나왔다.
논리적으로 아쉬운 부분이 있지만, 감정적인 부분이 그것을 메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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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침내 <BDI>처럼 보이는 건물이 눈에 들어왔다. <유전자 이식에코 컨트롤>과 <형태발생 산업> 틈새로 보이는, 100미터 전방에 위치한 회백색의 사각형 콘트리트 건물이다. 이 각도에서는 간판이라든지 회사 로고는 보이지 않지만, 머릿속에 든 거리 지도와 재차 비교해 보고 목표를 찾아냈음을 확신했다. - P106

나는 내 시야를 캡처해서 머릿속에 든 모기용 프로그램의 이미지 버퍼에 복사했다. - P106

25년에 걸쳐 축적된 뉴스 더미를(웨이에 관련된 기사는 1년에 평균 여섯 건씩 있었다) 묵묵히 검색했지만,
주목할 만한 것은 나오지 않았다. 다소나마 경제 뉴스에서 벗어나 있던 것은 뉴홍콩과학 박물관의 신관 개관 기사였다. - P107

문득 웨이가 공개적으로 주식을 가지고 있는 회사들 중에서 로라의 증상의 원인을 제공했을 정도로 오래된 회사가 없다는 사실이 머리에 떠올랐다. - P107

<나락의 아이들>이 이 사건에 관련되어 있다는 불합리한 공포가 자꾸 고개를 쳐들었다. - P107


광고에서 젊은 사내가 말하고 있다. "••••••목표도 진로도 찾을 수 없습니까? <액슨>이 그것들을 찾아드립니다! 당신이 필요로 하는 목표를 살 수 있다는 뜻입니다! 가정생활... 직업적 성공... 물질적 부..…성적 충족... 예술적 자기표현.… 영적인 깨달음을." 이 단어들이 사내의 입에서 나올 때마다 그에 상응하는 적절한 영상을 담은 입방체가 그의 오른손 위에 출현하고, 그는 그것을 공중에 내던지고 다음 입방체를 위한 자리를 만든다. 급기야 그는 여섯 개의 입방체를 공깃돌 다루듯 공중에서 돌리기 시작했다. - P108

"20여 년 동안 <액슨>은 여러분이 풍요로운 인생을 손에 넣을 수 있도록 도와드렸습니다. 그리고 이제는 그것을 자유자재로 원할 수 있게 되었습니다!" - P108

줄거리는 이해 불가능이었지만 영상적으로는 박력이 있는 초현실적 스릴러의 뒤쪽 반을 본 다음, 홀로비전을 끄고 방안을 왔다갔다하기 시작했다. 불안감이 점점 가슴을 무겁게 짓누른다. 모기를 회수할 때까지는 아직 4시간이나 남아 있었다. - P108

P3를 불러냈다.
이 모드가 의식 아래로 슬그머니 끼워 넣는 고양감은 평소보다더 노골적이었다. 정신 강화야말로 합당한 존재 방식이다. 머리 회전이 빨라지고, 합리적이고, 효율적이며, 마음이 흐트러지는 일도 없다. - P109

10분 동안 이 사건에 관해 지금까지 알아낸 모든 사항들을 검토했다. 새로운 아이디어는 떠오르지 않았지만, 이것은 전혀 놀랄 만한일이 아니다. P3는 마음이 흐트러지는 것을 막고, 당면한 문제에 마음을 집중할 수 있도록(따라서 더 빠르게 판단할 수 있도록 해주지만,
그런다고 마법처럼 지능이 향상되는 것은 아니기 때문이다.  - P109

임무는 성공적이었다. 우선 탐사 모기는 건물에 출입할 수 있는자체적인 경로를 발견했기 때문에, 인간의 등에 달라붙은 채로 따라들어갈 필요도 없었고, 지금 당장 되돌아가는 일도 가능했다. 건물 안에서 모기는 보안실을 찾아냈고, 케이블 더미를 따라 천장까지 올라갔고, 도관 안으로 침입한 다음 그곳에 12개의 데이터 카멜레온을 심어놓았다. 그러고는 좀 더 넓은 범위를 탐사하기 시작했다 - P110

그러나 로라는 이제 일어서서 돌아다닐 수 있을지도 모르고, 현재 어떤 모습을 하고 있을지는 상상도 되지 않는다. 아마 고인이 된 한 쉬우리엔의 모습일지도 모르지만, 크게 기대하지는 않았다. - P111

건물의 내부 구획도가 완성되었다. 마음속에서 그 내부를 돌아다녀본다. 지상 5층, 지하 2층 사무실, 실험실, 저장실, 엘리베이터 두 대, 계단 통 둘, 데이터 없음을 의미하는, 푸르스름하게 표시된 구역이 몇 군데 있다. - P111

그러나 스냅숏에 찍힌 것은 단조로운 흰색 벽과 아무 표시도 없는 문뿐이었다. 생물학적 위험성이나 방사능에 대한 경고를 포함해서, 아무런 표시도 되어 있지 않았다. - P112

이것들을 눈으로 볼 수 있는 위험 구역으로 간주하고, 마치 내 머릿속에 있는어떤 모드가 각 보안 장비들의 움직임을 마술처럼 ‘감지‘하고 있다고느끼는 것은 쉽지만, 이것은 실제로는 이론상의 지도에 불과했다. 지도는 완전하며 정확할지도 모르고, 안 그럴지도 모른다. - P112

부지를 에워싼 울타리는 철조망이었고, 내 전압계에 의하면 가장 위쪽 부분에는 6만 볼트의 전류가 흐르고 있었다. 이것은 내 장갑과 신발의 절연재로도 충분히 막을 수 있는 강도다. - P113

 나는 철조망을 넘어 반대편으로 내려갔고, 가능한 한 조용하게 지면에 발을 디뎠다. 부근에는 여전히 작동 중인 모션 디텍터들이 있었고, 그것들이 얼마나 민감한지를 알 수 없기 때문이다. - P113

그러자마자 P2가 어둠에 맞춰 내 시야 감도를 최대로(이것이 얼마나 효과가 있는지는 미지수였지만 올렸지만, 내가장애물을 누비고 적당한 속도로 이동하는 데 실제로 도움이 되어준것은 탐사 모기가 준 지도였다. 그러니까 고정된 장애물에 한해서는말이다. - P113

두 번째 감시 구역은 층계로 통하는 출입문에서 1센티미터도 떨어져 있지 않은 곳까지 포함하고 있었다. - P114

나는 손을 들어 올려 도어클로저의 접합 부분을 부러뜨렸고, 탄력을 잃은 두 개의 금속 막대기를 문에 바짝 갖다 대고 접었다. - P1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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드디어 찾은 책!


신념에 따라 도둑질이나 살인, 폭력을 혐오하는 사람도 권위자에게서 명령을 받으면 그러한 행위를 상대적으로 쉽게 할 수 있다. - P17

권위에 대한 복종에 내재하는 딜레마는 아브라함의 이야기만큼이나 오래된 것이다. 도덕적 관점에서 이 딜레마를 판단하기보다는 이해하려는 목적에서, 이 연구는 실험적 탐구를 위해 복종을 주관적인 문제로 취급함으로써 그 딜레마를 오늘날의 형태로 바꾸었다. - P17

 하지만 그 문제가 단지 학문적으로 또는 그 외의 모든 상황에서, 실제로 권위에 복종하거나 불복하는 사람이 있고,
권위에 도전하는 행위의 구체적인 사례가 있다. - P18

우리가 실험실로 이동할 때, 문제의 영역은 좁아진다. 즉 실험자가한 피험자에게 다른 사람을 점점 더 가혹하게 대하라고 말할 때, 그 피험자는 어떤 조건에서 따르고, 어떤 조건에서 따르지 않는가?  - P18

문제는 우리가 실험실에서 연구한 것과 우리가 그토록 비통해하는나치 시대의 복종 사이에 어떤 관계가 있는가 하는 것이다. 물론 두 상황간의 차이는 매우 크다. 그러나 규모, 숫자, 정치적 맥락과 같은 것들은 필수적인 특징이 유지된다면 상대적으로 중요하지 않을 수 있다. - P18

 따라서 일반화의 문제는 심리학 실험실과 그 밖의 상황들 간의 모든 구체적인 차이점을 일일이 나열함으로써가 아니라,
복종의 핵심을 포착하는 상황을 주의 깊게 구성함으로써 해결된다. - P19

자발적이면서 강박적인 성향이 없는 만큼 복종은 협동적인 분위기를 띠고, 또한 개인에 대한 강요나 처벌의 위협이 암암리에 존재하는 만큼 공포는 복종을 강요한다. 우리의 연구는  - P19

일단 피험자가 실험자의 목적을 위해 자신의 통제 과정을 위임하면,
그의 핵심 문제는 그러한 통제 과정을 다시 회복하는 일이다. 이때 곤란한 점은 연구 상황에서 마음이 아프고 다소 비극적인 요소들이 나타난다는 것이다. 한 개인이 스스로 중요한 상황에서 제 행동을 노력만으로 통제할 수 없는 장면을 보는 것보다 더 마음 쓸쓸한 일은 없다. - P19

01복종의 딜레마


알다시피, 복종은 사회적 삶의 구조에서 기본적인 요소이다. - P25

행동의 한 결정 요인으로서 복종은 특히 우리 시대와 그 연관성이크다. 1933~1945년 무고한 수백만명의 사람들이 명령에 따라 일사분란하게 처형되었다.  - P25

 이러한 비인간적인 정책들은 단 한 사람의 마음에서 시작되었을것이다. 하지만 수많은 사람들이 그의 명령에 복종했다면, 그 정책들은 대규모로 실행되었을지도 모른다. - P25

복종은 개인의 행동과 정치적 목적을 연결해주는 심리적 메커니즘이다. - P25

최근의 역사적 사실과 일상적인 삶에 대한 관찰은 복종이 뿌리 깊은 경향, 즉 도덕적 공감적·윤리적 행동에 관한 훈육을 압도하는 강력한 충동일 수 있음을 시사한다. - P26

스노(C. P. Snow, 1961)는 그것의 중요성을 다음과 같이 썼다.

인간의 어둡고 긴 역사를 생각할 때, 반란이라는 이름보다는 권위의 이름으로 극악한 범죄들이 더 많이 발생했음을 알게 될 것이다. 이 말이 믿기지 않는다면, 윌리엄 샤이러(William Shirer)의 《제3제국의 흥망(Rise andFall of the Third Reich)》을 읽어보라. - P26

그러나 정도는 덜하지만 그러한 일들이 현재에도 반복해서 일어나고 있다. 즉 평범한 시민들도 다른 사람을 죽이라는 명령을 받으면 그렇게 하게 되는데, 이는 그 명령에 따르는 것이 자신의 의무라고 생각하기 때문이다. - P26

즉 미덕은 커녕 사악한 죄악으로 바뀐다. - P26

보수적인 철학자들은 불복종이 사회의 핵심 구조를 위협할 수 있다면서, 심지어 권위자의 지시 사항이 사악한 행동이라 해도 권위의 구조를 흔드는 것보다는 그 행동을 수행하는 것이 더 낫다고 주장한다. - P27

더욱이 홉스는 그 명령을 수행한 사람에게 행위의 책임이 있는 것이 아니라, 그것을 명령한 권위자에게 책임이 있다고 주장했다. - P27

권위의 법적·철학적 측면들이 상당히 중요하지만, 경험에 기초하는 과학자들은 결국 추상적 토론에서 구체적인 예들을 세심하게 살펴보는 쪽으로 나아가기를 원한다. 복종행동을 자세히 살펴보기 위해 예일대학교에서 간단한 실험을 실시했다. - P27

그러나 독자는 이 실험에 대해서 좀더 자세히 알 필요가 있다. 기억과 학습이라는 연구에 참가하기 위해 두 사람이 심리학 실험실에 온다. 그중 한 사람을 ‘선생‘으로, 그리고 다른 사람을 ‘학습자‘로 명명한다. - P27

이 실험의 핵심은 선생이다. 그는 학습자가 묶여 있는 것을 본 후에주 실험실로 들어가서 전기충격기라는 인상적인 기계 앞에 앉는다. - P28

선생만이 실험에 참여하는 진짜 피험자이다. 희생자 역할을 맡은 학습자는 실제로는 어떤 전기충격도 받지 않는 연기자이다. 실험의 핵심은, 항의하는 희생자에게 점점 더 심한 충격을 가하라는 구체적이고측정 가능한 상황에서 사람들이 어디까지 그 명령을 따르느냐 하는 것이다. 어느 시점에 피험자는 실험자의 명령을 거부할 것인가? - P28

실험을 관찰한 사람들은 실험의 목적을 파악하는 것이 쉽지 않다는데 동의한다. - P28

 피험자가 전기충격을 가하는 것을 주저할 때마다 실험자가 그에게계속할 것을 요구한다. 피험자가 이러한 상황에서 벗어나기 위해서는그 권위자와 한 약속을 확실하게 깨야 한다. 이 연구의 목적은 사람들이 분명한 도덕적 명령에 직면한 상황에서 언제 그리고 어떻게 권위에도전하는가이다. - P29

합법적인 권위자가 제3자에게 해를 가하라고 할 때 사람들은 어떻게 행동할까? 처음에 우리는 실험자의 권력이 일반적인 상황에서보다 훨씬 약할 것이라고 생각했다.  - P29

이런 한계에도 불구하고, 이처럼 약한 상황에서 발생하는 복종조차 주의 깊게 관찰하는 것은 가치가 있다. 그리고 이것이 다양한 상황에 적용 가능한 일반 명제를 도출할 수 있는통찰력을 제공하길 바란다. - P29

이 실험에 대한 독자의 첫 반응은 제정신인 사람이 어떻게 첫 전기충격조차 가할 수 있을까 하는 궁금증일 것이다. - P29

 여기에 그다지 특별할 것은 없는데, 그 이유는 전기충격을 받는 사람이 조금 걱정을 하면서도처음부터 협조적이기 때문이다. - P30

전기충격을 받는 희생자가 아무리 강하게 간청하고, 전기충격이 아무리 고통스러워 보여도, 그리고 희생자가 아무리 풀어달라고 애원하더라도 많은 피험자들은 실험자의 명령을 따를 것이다.
(생략)  이 연구의 주요 발견의 근간이고 또한 가장 긴급하게 설명해야 할 점은 권위의 명령에 끝까지 따르려는 사람들의 극단적인 자발성이다. - P30

아렌트는 아이히만을 가학적인 괴물로 묘사하는 것은 근본적으로 잘못이며, 그는 단지 책상 앞에 앉아 일을 수행한 생각 없는 관료주의자에 가까웠을 뿐이라고 주장했다. 당시 이러한 주장으로 아렌트는 비웃음을 샀고, 심지어 조롱거리가 되어야 했다. - P31

 우리의 실험에서 수백 명의 피험자들이 권위에 복종하는 것을 목격한 이후 나는 아렌트의 ‘악의 평범성‘
이라는 개념이 우리가 상상한 것보다 더 사실일 수 있음을 확신하게 되었다.  - P31

어쩌면 이것이 우리 연구의 가장 핵심적인 교훈일지 모른다. 다시말해서, 적대감 없이 자기 일을 수행하는 평범한 사람들도 어마어마한 파괴적 과정의 대리자가 될 수 있는 것이다. - P31

이때 권위에 저항하지 못하게 하는 다양한 억제변수들이 작동해 사람들이 계속 제 역할을 수행하도록 만든다. - P31

이러한 일에 관련되지 않은 사람들은 복종적인 피험자들의 행동을 비난하기 쉽다. 그러나 그런 피험자들을 비난하는 사람들은 자기들의높은 도덕적 기준으로 판단하는 것이다. 이는 불공정하다. - P31

이러한 상황에서 적절한 행동이 무엇인지 도덕적 판단을 내리도록하면, 사람들은 틀림없이 불복종행동이 윤리적으로 합당하다고 대답한다. 그러나 실제 상황에서는 가치가 행동의 유일한 원천은 아니다. - P32

개인의 도덕의식은 우리가 믿는 사회적 통념보다 그 영향력이 떨어진다. "살인하지 말라"는 도덕적 명령은 도덕률에서 최고의 자리를 차지함에도, 사람들의 심리적 구조 안에서는 그만큼 확고한 자리를 잡고있지는 못하다. 신문 제목의 조그만 변화, 징병위원회의 요청, 권위 있는 사람의 명령은 사람들에게 별 어려움 없이 살인을 하도록 만든다. - P32

그러면 무엇이 사람을 실험에 복종하게 만드는가? 첫째, 피험자를 상황에 묶어두는 ‘구속 요인들‘이 있다. - P32

둘째, 피험자의 생각 속에서 일어나는 많은 순응적 변화가 권위자에게서 벗어나려는 결심을 방해한다. - P32

그러한 메커니즘의 하나가 과제의 기술적 측면 일부에만 치중한 나머지 그 과제의 결과를 폭넓게 보지 못하는 개인의 경향성이다. 영화<닥터 스트레인지러브(Dr. strangelove)>는 한 나라에 핵폭탄을 투하하기위해 정밀한 기술적 업무에만 열중하는 비행기 조종사를 신랄하게 풍자했다. - P33

즉 목표를 설정하고 도덕성을 평가하는 좀 더 폭넓은 일은 자신이 돕기로 한 실험의 권위자에게 위임하는 것이다. - P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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