드디어 찾은 책!


신념에 따라 도둑질이나 살인, 폭력을 혐오하는 사람도 권위자에게서 명령을 받으면 그러한 행위를 상대적으로 쉽게 할 수 있다. - P17

권위에 대한 복종에 내재하는 딜레마는 아브라함의 이야기만큼이나 오래된 것이다. 도덕적 관점에서 이 딜레마를 판단하기보다는 이해하려는 목적에서, 이 연구는 실험적 탐구를 위해 복종을 주관적인 문제로 취급함으로써 그 딜레마를 오늘날의 형태로 바꾸었다. - P17

 하지만 그 문제가 단지 학문적으로 또는 그 외의 모든 상황에서, 실제로 권위에 복종하거나 불복하는 사람이 있고,
권위에 도전하는 행위의 구체적인 사례가 있다. - P18

우리가 실험실로 이동할 때, 문제의 영역은 좁아진다. 즉 실험자가한 피험자에게 다른 사람을 점점 더 가혹하게 대하라고 말할 때, 그 피험자는 어떤 조건에서 따르고, 어떤 조건에서 따르지 않는가?  - P18

문제는 우리가 실험실에서 연구한 것과 우리가 그토록 비통해하는나치 시대의 복종 사이에 어떤 관계가 있는가 하는 것이다. 물론 두 상황간의 차이는 매우 크다. 그러나 규모, 숫자, 정치적 맥락과 같은 것들은 필수적인 특징이 유지된다면 상대적으로 중요하지 않을 수 있다. - P18

 따라서 일반화의 문제는 심리학 실험실과 그 밖의 상황들 간의 모든 구체적인 차이점을 일일이 나열함으로써가 아니라,
복종의 핵심을 포착하는 상황을 주의 깊게 구성함으로써 해결된다. - P19

자발적이면서 강박적인 성향이 없는 만큼 복종은 협동적인 분위기를 띠고, 또한 개인에 대한 강요나 처벌의 위협이 암암리에 존재하는 만큼 공포는 복종을 강요한다. 우리의 연구는  - P19

일단 피험자가 실험자의 목적을 위해 자신의 통제 과정을 위임하면,
그의 핵심 문제는 그러한 통제 과정을 다시 회복하는 일이다. 이때 곤란한 점은 연구 상황에서 마음이 아프고 다소 비극적인 요소들이 나타난다는 것이다. 한 개인이 스스로 중요한 상황에서 제 행동을 노력만으로 통제할 수 없는 장면을 보는 것보다 더 마음 쓸쓸한 일은 없다. - P19

01복종의 딜레마


알다시피, 복종은 사회적 삶의 구조에서 기본적인 요소이다. - P25

행동의 한 결정 요인으로서 복종은 특히 우리 시대와 그 연관성이크다. 1933~1945년 무고한 수백만명의 사람들이 명령에 따라 일사분란하게 처형되었다.  - P25

 이러한 비인간적인 정책들은 단 한 사람의 마음에서 시작되었을것이다. 하지만 수많은 사람들이 그의 명령에 복종했다면, 그 정책들은 대규모로 실행되었을지도 모른다. - P25

복종은 개인의 행동과 정치적 목적을 연결해주는 심리적 메커니즘이다. - P25

최근의 역사적 사실과 일상적인 삶에 대한 관찰은 복종이 뿌리 깊은 경향, 즉 도덕적 공감적·윤리적 행동에 관한 훈육을 압도하는 강력한 충동일 수 있음을 시사한다. - P26

스노(C. P. Snow, 1961)는 그것의 중요성을 다음과 같이 썼다.

인간의 어둡고 긴 역사를 생각할 때, 반란이라는 이름보다는 권위의 이름으로 극악한 범죄들이 더 많이 발생했음을 알게 될 것이다. 이 말이 믿기지 않는다면, 윌리엄 샤이러(William Shirer)의 《제3제국의 흥망(Rise andFall of the Third Reich)》을 읽어보라. - P26

그러나 정도는 덜하지만 그러한 일들이 현재에도 반복해서 일어나고 있다. 즉 평범한 시민들도 다른 사람을 죽이라는 명령을 받으면 그렇게 하게 되는데, 이는 그 명령에 따르는 것이 자신의 의무라고 생각하기 때문이다. - P26

즉 미덕은 커녕 사악한 죄악으로 바뀐다. - P26

보수적인 철학자들은 불복종이 사회의 핵심 구조를 위협할 수 있다면서, 심지어 권위자의 지시 사항이 사악한 행동이라 해도 권위의 구조를 흔드는 것보다는 그 행동을 수행하는 것이 더 낫다고 주장한다. - P27

더욱이 홉스는 그 명령을 수행한 사람에게 행위의 책임이 있는 것이 아니라, 그것을 명령한 권위자에게 책임이 있다고 주장했다. - P27

권위의 법적·철학적 측면들이 상당히 중요하지만, 경험에 기초하는 과학자들은 결국 추상적 토론에서 구체적인 예들을 세심하게 살펴보는 쪽으로 나아가기를 원한다. 복종행동을 자세히 살펴보기 위해 예일대학교에서 간단한 실험을 실시했다. - P27

그러나 독자는 이 실험에 대해서 좀더 자세히 알 필요가 있다. 기억과 학습이라는 연구에 참가하기 위해 두 사람이 심리학 실험실에 온다. 그중 한 사람을 ‘선생‘으로, 그리고 다른 사람을 ‘학습자‘로 명명한다. - P27

이 실험의 핵심은 선생이다. 그는 학습자가 묶여 있는 것을 본 후에주 실험실로 들어가서 전기충격기라는 인상적인 기계 앞에 앉는다. - P28

선생만이 실험에 참여하는 진짜 피험자이다. 희생자 역할을 맡은 학습자는 실제로는 어떤 전기충격도 받지 않는 연기자이다. 실험의 핵심은, 항의하는 희생자에게 점점 더 심한 충격을 가하라는 구체적이고측정 가능한 상황에서 사람들이 어디까지 그 명령을 따르느냐 하는 것이다. 어느 시점에 피험자는 실험자의 명령을 거부할 것인가? - P28

실험을 관찰한 사람들은 실험의 목적을 파악하는 것이 쉽지 않다는데 동의한다. - P28

 피험자가 전기충격을 가하는 것을 주저할 때마다 실험자가 그에게계속할 것을 요구한다. 피험자가 이러한 상황에서 벗어나기 위해서는그 권위자와 한 약속을 확실하게 깨야 한다. 이 연구의 목적은 사람들이 분명한 도덕적 명령에 직면한 상황에서 언제 그리고 어떻게 권위에도전하는가이다. - P29

합법적인 권위자가 제3자에게 해를 가하라고 할 때 사람들은 어떻게 행동할까? 처음에 우리는 실험자의 권력이 일반적인 상황에서보다 훨씬 약할 것이라고 생각했다.  - P29

이런 한계에도 불구하고, 이처럼 약한 상황에서 발생하는 복종조차 주의 깊게 관찰하는 것은 가치가 있다. 그리고 이것이 다양한 상황에 적용 가능한 일반 명제를 도출할 수 있는통찰력을 제공하길 바란다. - P29

이 실험에 대한 독자의 첫 반응은 제정신인 사람이 어떻게 첫 전기충격조차 가할 수 있을까 하는 궁금증일 것이다. - P29

 여기에 그다지 특별할 것은 없는데, 그 이유는 전기충격을 받는 사람이 조금 걱정을 하면서도처음부터 협조적이기 때문이다. - P30

전기충격을 받는 희생자가 아무리 강하게 간청하고, 전기충격이 아무리 고통스러워 보여도, 그리고 희생자가 아무리 풀어달라고 애원하더라도 많은 피험자들은 실험자의 명령을 따를 것이다.
(생략)  이 연구의 주요 발견의 근간이고 또한 가장 긴급하게 설명해야 할 점은 권위의 명령에 끝까지 따르려는 사람들의 극단적인 자발성이다. - P30

아렌트는 아이히만을 가학적인 괴물로 묘사하는 것은 근본적으로 잘못이며, 그는 단지 책상 앞에 앉아 일을 수행한 생각 없는 관료주의자에 가까웠을 뿐이라고 주장했다. 당시 이러한 주장으로 아렌트는 비웃음을 샀고, 심지어 조롱거리가 되어야 했다. - P31

 우리의 실험에서 수백 명의 피험자들이 권위에 복종하는 것을 목격한 이후 나는 아렌트의 ‘악의 평범성‘
이라는 개념이 우리가 상상한 것보다 더 사실일 수 있음을 확신하게 되었다.  - P31

어쩌면 이것이 우리 연구의 가장 핵심적인 교훈일지 모른다. 다시말해서, 적대감 없이 자기 일을 수행하는 평범한 사람들도 어마어마한 파괴적 과정의 대리자가 될 수 있는 것이다. - P31

이때 권위에 저항하지 못하게 하는 다양한 억제변수들이 작동해 사람들이 계속 제 역할을 수행하도록 만든다. - P31

이러한 일에 관련되지 않은 사람들은 복종적인 피험자들의 행동을 비난하기 쉽다. 그러나 그런 피험자들을 비난하는 사람들은 자기들의높은 도덕적 기준으로 판단하는 것이다. 이는 불공정하다. - P31

이러한 상황에서 적절한 행동이 무엇인지 도덕적 판단을 내리도록하면, 사람들은 틀림없이 불복종행동이 윤리적으로 합당하다고 대답한다. 그러나 실제 상황에서는 가치가 행동의 유일한 원천은 아니다. - P32

개인의 도덕의식은 우리가 믿는 사회적 통념보다 그 영향력이 떨어진다. "살인하지 말라"는 도덕적 명령은 도덕률에서 최고의 자리를 차지함에도, 사람들의 심리적 구조 안에서는 그만큼 확고한 자리를 잡고있지는 못하다. 신문 제목의 조그만 변화, 징병위원회의 요청, 권위 있는 사람의 명령은 사람들에게 별 어려움 없이 살인을 하도록 만든다. - P32

그러면 무엇이 사람을 실험에 복종하게 만드는가? 첫째, 피험자를 상황에 묶어두는 ‘구속 요인들‘이 있다. - P32

둘째, 피험자의 생각 속에서 일어나는 많은 순응적 변화가 권위자에게서 벗어나려는 결심을 방해한다. - P32

그러한 메커니즘의 하나가 과제의 기술적 측면 일부에만 치중한 나머지 그 과제의 결과를 폭넓게 보지 못하는 개인의 경향성이다. 영화<닥터 스트레인지러브(Dr. strangelove)>는 한 나라에 핵폭탄을 투하하기위해 정밀한 기술적 업무에만 열중하는 비행기 조종사를 신랄하게 풍자했다. - P33

즉 목표를 설정하고 도덕성을 평가하는 좀 더 폭넓은 일은 자신이 돕기로 한 실험의 권위자에게 위임하는 것이다. - P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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