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침내 <BDI>처럼 보이는 건물이 눈에 들어왔다. <유전자 이식에코 컨트롤>과 <형태발생 산업> 틈새로 보이는, 100미터 전방에 위치한 회백색의 사각형 콘트리트 건물이다. 이 각도에서는 간판이라든지 회사 로고는 보이지 않지만, 머릿속에 든 거리 지도와 재차 비교해 보고 목표를 찾아냈음을 확신했다. - P106

나는 내 시야를 캡처해서 머릿속에 든 모기용 프로그램의 이미지 버퍼에 복사했다. - P106

25년에 걸쳐 축적된 뉴스 더미를(웨이에 관련된 기사는 1년에 평균 여섯 건씩 있었다) 묵묵히 검색했지만,
주목할 만한 것은 나오지 않았다. 다소나마 경제 뉴스에서 벗어나 있던 것은 뉴홍콩과학 박물관의 신관 개관 기사였다. - P107

문득 웨이가 공개적으로 주식을 가지고 있는 회사들 중에서 로라의 증상의 원인을 제공했을 정도로 오래된 회사가 없다는 사실이 머리에 떠올랐다. - P107

<나락의 아이들>이 이 사건에 관련되어 있다는 불합리한 공포가 자꾸 고개를 쳐들었다. - P107


광고에서 젊은 사내가 말하고 있다. "••••••목표도 진로도 찾을 수 없습니까? <액슨>이 그것들을 찾아드립니다! 당신이 필요로 하는 목표를 살 수 있다는 뜻입니다! 가정생활... 직업적 성공... 물질적 부..…성적 충족... 예술적 자기표현.… 영적인 깨달음을." 이 단어들이 사내의 입에서 나올 때마다 그에 상응하는 적절한 영상을 담은 입방체가 그의 오른손 위에 출현하고, 그는 그것을 공중에 내던지고 다음 입방체를 위한 자리를 만든다. 급기야 그는 여섯 개의 입방체를 공깃돌 다루듯 공중에서 돌리기 시작했다. - P108

"20여 년 동안 <액슨>은 여러분이 풍요로운 인생을 손에 넣을 수 있도록 도와드렸습니다. 그리고 이제는 그것을 자유자재로 원할 수 있게 되었습니다!" - P108

줄거리는 이해 불가능이었지만 영상적으로는 박력이 있는 초현실적 스릴러의 뒤쪽 반을 본 다음, 홀로비전을 끄고 방안을 왔다갔다하기 시작했다. 불안감이 점점 가슴을 무겁게 짓누른다. 모기를 회수할 때까지는 아직 4시간이나 남아 있었다. - P108

P3를 불러냈다.
이 모드가 의식 아래로 슬그머니 끼워 넣는 고양감은 평소보다더 노골적이었다. 정신 강화야말로 합당한 존재 방식이다. 머리 회전이 빨라지고, 합리적이고, 효율적이며, 마음이 흐트러지는 일도 없다. - P109

10분 동안 이 사건에 관해 지금까지 알아낸 모든 사항들을 검토했다. 새로운 아이디어는 떠오르지 않았지만, 이것은 전혀 놀랄 만한일이 아니다. P3는 마음이 흐트러지는 것을 막고, 당면한 문제에 마음을 집중할 수 있도록(따라서 더 빠르게 판단할 수 있도록 해주지만,
그런다고 마법처럼 지능이 향상되는 것은 아니기 때문이다.  - P109

임무는 성공적이었다. 우선 탐사 모기는 건물에 출입할 수 있는자체적인 경로를 발견했기 때문에, 인간의 등에 달라붙은 채로 따라들어갈 필요도 없었고, 지금 당장 되돌아가는 일도 가능했다. 건물 안에서 모기는 보안실을 찾아냈고, 케이블 더미를 따라 천장까지 올라갔고, 도관 안으로 침입한 다음 그곳에 12개의 데이터 카멜레온을 심어놓았다. 그러고는 좀 더 넓은 범위를 탐사하기 시작했다 - P110

그러나 로라는 이제 일어서서 돌아다닐 수 있을지도 모르고, 현재 어떤 모습을 하고 있을지는 상상도 되지 않는다. 아마 고인이 된 한 쉬우리엔의 모습일지도 모르지만, 크게 기대하지는 않았다. - P111

건물의 내부 구획도가 완성되었다. 마음속에서 그 내부를 돌아다녀본다. 지상 5층, 지하 2층 사무실, 실험실, 저장실, 엘리베이터 두 대, 계단 통 둘, 데이터 없음을 의미하는, 푸르스름하게 표시된 구역이 몇 군데 있다. - P111

그러나 스냅숏에 찍힌 것은 단조로운 흰색 벽과 아무 표시도 없는 문뿐이었다. 생물학적 위험성이나 방사능에 대한 경고를 포함해서, 아무런 표시도 되어 있지 않았다. - P112

이것들을 눈으로 볼 수 있는 위험 구역으로 간주하고, 마치 내 머릿속에 있는어떤 모드가 각 보안 장비들의 움직임을 마술처럼 ‘감지‘하고 있다고느끼는 것은 쉽지만, 이것은 실제로는 이론상의 지도에 불과했다. 지도는 완전하며 정확할지도 모르고, 안 그럴지도 모른다. - P112

부지를 에워싼 울타리는 철조망이었고, 내 전압계에 의하면 가장 위쪽 부분에는 6만 볼트의 전류가 흐르고 있었다. 이것은 내 장갑과 신발의 절연재로도 충분히 막을 수 있는 강도다. - P113

 나는 철조망을 넘어 반대편으로 내려갔고, 가능한 한 조용하게 지면에 발을 디뎠다. 부근에는 여전히 작동 중인 모션 디텍터들이 있었고, 그것들이 얼마나 민감한지를 알 수 없기 때문이다. - P113

그러자마자 P2가 어둠에 맞춰 내 시야 감도를 최대로(이것이 얼마나 효과가 있는지는 미지수였지만 올렸지만, 내가장애물을 누비고 적당한 속도로 이동하는 데 실제로 도움이 되어준것은 탐사 모기가 준 지도였다. 그러니까 고정된 장애물에 한해서는말이다. - P113

두 번째 감시 구역은 층계로 통하는 출입문에서 1센티미터도 떨어져 있지 않은 곳까지 포함하고 있었다. - P114

나는 손을 들어 올려 도어클로저의 접합 부분을 부러뜨렸고, 탄력을 잃은 두 개의 금속 막대기를 문에 바짝 갖다 대고 접었다. - P1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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