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즘 병원에서는 환자 얼굴도 제대로 쳐다보지 않는 의료인이 늘고 있다. - P5

환자의 눈을 보고, 그 환자 내부에 존재하는 정신적인 상처까지 품을 수 있는 의식은 사라진 것일까. 얼굴을 보되 마음을읽지 않는 현실 속에서 진정 우리가 꿈꾸던 간호는 어디로 간 것일까. - P5

물질분자 중심의 실증주의를 배경으로 한 의학은 인간 생명체에 대한 접근에서 과학적 제한‘ 이라는 딜레마를 겪고 있다. 간호 역시 다르지 않다. 간호는 의학의 반경을 벗어나지 못하고 서양간호학의 교육적 배경이나 제도를 그대로 수용하였다. - P5

하지만 ‘간호=과학간호‘ 라는 등식이 정론화된듯한 생각이 들 정도로 과학에 편향된 간호는 가장 핵심인 인본주의적정신을 많이 잃고 있다. 환자라는 주체의 내면적 속성보다는 물리적인 치유에만 편중되어 있는 것이다. - P6

물론 과학적인 관점에서의 의료 그리고 간호는 인간이라는 생명체를 바라보는 두 시각 현상적인 측면과 비(比)현상적인 측면 중에서현상적인 측면의 성과는 꽤 많이 이루어놓았다. 그러다보니 비현상적인 측면의 소중한 요목은 간과하게 되었다. 이 비현상적인 측면의것은 인간의 느낌, 감정, 의도, 의지, 신념 등을 포함한다. - P6

 이러한 간호 시각을 촉발시키고 있는 것은 다름 아닌 인문지향의 정신이다. 비현상의 측면을 위한 인문지향의 정신을 갖추게 되면 간호활동 속에서 우리 간호인들은 대상에 대한 폭넓은 사유와 관찰력으로 대할 수 있게 된다. - P6

간호의 정수는 돌봄이다. 돌봄의 진면목은 간호사와 대상자가 서로 바라보기에서 출발하며 함께 질병과 건강에 대한 인식, 책임, 결단, 참여로 건강지키기를 위한 힘을 획득할 수 있게 되는 데 있다. 그러한 과정을 통해 간호사는 환자가 건강문화 실행자로서 몸의 발전을 꾀하고 행복한 삶을 살아갈 수 있도록 도와줄 수 있게 된다. 이러한 간호는 ‘대상자의 삶에 이로움을 보탠다‘고 한 간호개론적 의미와도 부합된다. - P7

총체적 간호를 하기 위해 ‘몸의 총체성‘을 보아야 하고 ‘총체성 건강‘을 살펴야 한다. 본질을 중시한다면
‘총체성‘은 간과할 수 없는 주제어이다. - P7

우리는 현재의 간호를 점검하면서 지나온 간호의 길을 돌이켜보고 미래간호를 염려해야 한다. 부지런히 자기 자신과 간호를 점검해보아야 한다. 이러한 필요성에 의해 저자는 이 책을 통해 ‘간호의 길‘을함께 가는 사람들과 간호에 대한 인식과 경험의 기회를 가지고 싶은것이다. - P8

간호는 "자연발생적으로 시작되었다


간호란 매우 포괄적인 개념으로 한마디로 정의할 수 없다. 물론 이 단어의 사전적인 의미를 ‘다쳤거나 앓고 있는 환자 혹은 노약자를 보살펴 돌봄‘¹으로 이야기할 수 있을 것이다. 하지만 이 역시 넓은 개념으로서의 간호를 정의할 수 있는 표현이라 하기엔 어려운 측면이 있다.

1) 다음 국어사전 참조. - P15

인류가 탄생하고 하나의 생활양식이 갖추어져가는 원시시대부터 시작된 "모성애적 표현‘ 속에서 일종의 간호행위를 포착해낼 수 있기 때문이다. 특히 자녀 양육이나 돌봄을 맡았던 여성의 사회적 역할을 통해 간호의 기원 내지는 유래를 찾아볼 수 있다. - P16

하지만 그런 간호행위는 질병과 고통으로부터 인간을 보호하고 예방하는 측면에서의 목적이 좀 더 중요시되었다고 볼 수 있다. - P16

하지만 의료적인 측면에서, 그리고 "모성애적 표현으로서의 간호의 개념 정의는 매우 어렵다. 특히 의학의 아버지라 불리우는 히포크라테스의 병원에서도 치료와 간호의 정확한 구분이 있었다는 점을 찾아보기 힘들기 때문이다. - P17

서양에서 간호를 의미하는
‘nursing‘의 어원을 통해서도 이러한 간호로서의 의미가 내포되어 있다고 할 수 있다. 이는 희랍어 ‘nutre‘ 에서 파생된 단어로 ‘영양을 주다‘,
‘키우다‘, ‘자라게 하다‘ 등을 의미한다. 한자어로서의 의미도 일맥상통한다. ‘看‘은 ‘보다‘, ‘지켜보다‘를 ‘護‘는 ‘보호하다‘, ‘지키다‘,
‘돕다‘의 의미를 각각 가지고 있기 때문이다.⁴


4) 하나선 외, 『간호철학과 간호역사』, 현문사, 2003, 17쪽 - P17

한국 간호의 역사 속에서 그 기록을 찾아볼 수 있는 시기는 조선시대 이후이다. 기록에 따르면 한국의 전통적인 간호개념은 6가지 행위로 말할 수 있는데, 환경관리 · 식이조절 · 활동조절·간병·탕약(湯●) 태교 등을 들 수 있다.⁶


6) 김문실 외, 『간호학개론』, 고문사, 2008, 154쪽 - P18

특히 이 문헌에서 다루고 있는 ‘간병‘을 풀어 써보면 ‘병상을 지킴‘이라 할 수 있는데이는 환자의 몸과 마음, 정신을 돌본다는 뜻을 포괄한다. - P18

우리 전통간호의 여섯 행위는 결국 병상을 지킴으로서‘, ‘고통을 나누고‘, 환자의 ‘마음을 편히 해주는‘, 다시 말하자면 ‘환자 곁에서 함께 하는‘ 간호라 요약해볼 수 있을 것이다. 이렇듯 한국의 전통간호에는 인본적 의미가 다분히 내포하여 왔던 것이라 볼 수 있겠다. - P19

한국 간호, 서양의학을 만나다

한국 간호의 역사는 앞서 이야기한 바와 같이 오랜 역사에도 불구하고 간호에 관한 문헌이나 사료가 없어 우리가 구체적으로 확인할 수 있는 간호의 역사는 조선시대의 것으로 한정되어 있다. - P20

이러한 한국 간호가 간호의 조류 중 간호과학의 길을 선택한 것은 역사적으로 한국의 근 · 현대 간호형성과 관련이 깊다고 본다.
우리나라는 서양의 나라들과 수교를 맺고 문호를 개방함으로써 근대 간호직의 태동이 시작된다. - P21

1883년 창간된 <한성순보>는 서양 각국의 위생 및 의료제도를 소개하고 서양의학의 수용과 의학교육의 필요성을 언급한 기사를 실었다. 당시 청나라 세력배경의 보수파와 일본과 친한 혁신파의 충돌로 금위대장인 민영익이 습격을 받은 후 그의 회복상황을 지켜본 고종은 서양의학의 우수성을 인식하게 되었고 알렌의 국립병원 설립 제의를 받아들여 1885년 4월 광혜원이라는 한국 최초의 근대적 서양식병원을 설립하게 된다. 광혜원은 2주 후 제중원으로 개명하게 되고 훗날 세브란스 의학전문학교의 모체가 되었다. - P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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운동 책보다 보기 편하다. 하지만 그래서?






"최초의 획을 긋기도 전에 문장 전체가 어떤 식으로 구성될지 미리 알고 있어야 한다는 뜻이다."
테드 창의 소설 「네 인생의 이야기」에 나오는 문장이다. 영화<컨택트>의 원작이기도 하다. - P87

 인용한 소설의 구절은 헵타포드의 언어에 대한 설명이다.
인간과 헵타포드는 다른 방식으로 우주를 이해한다. 인간은시간의 한순간만을 볼 수 있지만 헵타포드는 과거와 미래를 한꺼번에 본다. 인간에게 과거는 기억 속에만 존재하고 미래는 아직 오지 않은 것이지만, 헵타포드에게는 과거뿐만 아니라 미래마저 생각 속에 이미 한꺼번에 존재한다. - P88

19세기 중반 윌리엄 해밀턴은 운동법칙을 기술하는 새로운원리를 제시한다. 물체는 ‘어떤 물리량을 최소로 만드는 경로를 따라 움직인다는 것이다. 자유낙하 하는 물체를 생각해보자. - P89

이 글만 읽어서는 뭔가 마술 같은 일이 일어난 것 같지만, 수학을 들여다보면 당연한 결과다. 마치 ‘2‘를 세 번 더한 것이 2 곱하기 3‘과 같은 것처럼 말이다. 결국 뉴턴역학과 해밀턴역학은 물체의 운동에 대해 동일한 결과를 준다. - P89

이 원리가 작동하려면 가능한 모든 미래의 경로를 미리 내다보며 작용량을 계산해야 한다. 헵타포드는 이런 틀로 세상을 보고 있었던 거다. - P90

실제 해밀턴의 아이디어는 피에르 루이스 모페르튀이에서 나온 것인데, 모페르튀이는 최소작용의 원리를 신학과 결부시켰다. 이 세상은 누군가의 의도에 의해 굴러간다는 거다. - P90

컴퓨터와 인공지능은 비슷해 보이지만 근본원리는 다르다.
사실 그 다름은 뉴턴역학과 해밀턴역학의 차이와 비슷하다. 컴퓨터는 기본적으로 앨런 튜링의 아이디어에서 나왔다. ‘0‘과 ‘1‘의 비트로 표현된 데이터를 하나씩 읽어서 정해진 규칙에 따라 순차적으로 처리할 수 있는 기계를 튜링기계라 한다. - P90

튜링기계인 컴퓨터는 뉴턴의 기계적 인과율에 따라 작동된다. 한순간 하나의 비트를 읽어서 명령어에 따라 시간 순서로 철컥철컥 일을 처리한다. - P91

연결 세기를 조정하여 기억을 만드는 과정을 학습이라 한다. 뇌의 이런 특성은 인공신경망에 고스란히 반영되어 있으며 이때문에 신경망도 학습을 할 수 있다. 학습이란 정해진 입력에 대해원하는 출력이 나오도록 연결 세기를 조정하는 것에 다름 아니다. - P91

인공지능은 신경망을 기반으로 한다. 신경망은 인간의 뇌가 작동하는 원리를 모방한 것이다. 뇌는 뉴런이라는 신경세포들로 구성된다. 뉴런은 신호를 전기적으로 전달하는데, 보통 수천 개의다른 뉴런들과 연결되어 있다. 이들 사이의 연결 부위는 그냥 붙어 있는 것이 아니라 그 연결의 세기가 변할 수 있다. - P91

알파고의 목적은 바둑에서 이기는 거다. 바둑은 집이 많은 쪽이 이긴다. 수학적으로 말해서, 나와 상대가 가진 집 차이를 최대로 만드는 경향으로 움직이는 기계다. 이를 위해 알파고는 모든 가능한 미래를 미리 가보며 집의 차이를 계산한다. - P92

우연과 필연

"과학은 객관적이어야 한다. 현상을 설명하는 데 어떤 목적인이나 의도를 끌어들여서는 참된 인식에 도달하지 못한다. 따라서 이런 것들은 체계적으로 거부해야 한다."

생물학자 자크 모노가 우연과 필연에서 한 말이다. 그는 생명체의 구조나 그것이 활동하는 모습을 보면, 어떤 의도를 추구하는 것으로 보인다고 말한다. - P92

우주에 의도가 있다고 하면 모든 과학적 난제가 일거에 해결된다. 우주는 왜 생겨났나? 신의 의도 때문이다. 인간은 왜 존재하나? 신이 원해서다. 고온초전도현상은 왜 존재하나? 신이 그런 현상이 있기를 바라기 때문이다. 실제 많은 문명이 이런 식으로 이해할 수 없는 문제에 답을 해왔다. - P93

그렇다면 생명이 보여주는 생존의 욕구, 더 많은 자손을 남기려는 의도는 과연 무엇인가? 이에 대해서 현재 우리가 가진 과학적인 답은 ‘진화론‘이다. 진화에는 의도가 없다. 주사위 던지듯이무작위로 모든 가능성이 펼쳐진다. 검은색 나방도 나오고 흰색 나방도 나온다. - P93

그것에 대해 의도라고 부르는 것은 마치 알파고가 이길 의도로 바둑을 두었다는 것과 비슷한 말이다. 진화론의 시각에서 생명은 우연의 산물이다. - P94

뉴턴역학에서는 물체의 위치를 정확히 알 수 있으나 원자의 위치를 정확히 아는 것은 원칙적으로 불가능하다. 그렇다고 양자역학이 불가지론은 아니다. 특정 위치에서 원자가 발견될 확률은 알 수 있다. - P94

양자역학적 결과는 우연이 지배한다. 주사위를 던지면 어느 숫자가 나올지 알 수 없다. ‘1‘이 나왔다면 ‘1‘이 나온 이유 따위는 없다. 그냥 우연이다. 하지만 우리는 ‘1‘이 나온 것에 의미를 부여하고 싶어진다. ‘1‘이 나온 것은 신의 의도가 아닐까? - P94

자크 모노의 생각은 이렇다. 샐명현상도 물리법칙의 지배를 받는다. 물리법칙은 원자 수준에서 확률만을 알려준다. 생명도 이확률 법칙의 지배를 받으며 살아간다. 수많은 가능성 가운데 왜 특정 사건이 일어난 것인지 이유를 설명할 수 없다. - P95

그들을 사랑하며 현재를 산다. 미래를 다 아는 존재에게 현재를 산다는 것은 무슨 의미일까? 소설에서 작가는 이렇게 설명한다. "어떤 대화가 되었는 헵타포드는 대화에서 무슨 말이 나올지미리 알고 있었다. 그러나 그 지식이 진실이 되기 위해서는 실제로 대화가 행해져야 했던 것이다." - P9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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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가 와서 밖애 못 나갔다.







와이즈의 말에 따르면 각각의 중독성 약물은 겉으로는 모두 다른 효과를 나타내는 것처럼 보인다. 모르핀은 사람을 나른하고 무감각하게만든다. 때로는 꾸벅꾸벅 졸게 만든다. - P294

 "동물에게 헤로인 같은 아편제를 주입하면, 바닥에 축늘어져서 엎드린 채 꼼짝도 하지 않습니다. 그러나 쾌감을 일으키는 뇌의 부분에 직접 헤로인을 주사하면 암페타민을 주사한 짐승처럼 부산스럽게 뛰어 돌아다닙니다. 그게 바로 중독의 공통 분모입니다."와이즈가 설명했다. - P294

브렌과 동료들은 루이스 쥐를 주목했다. 루이스 쥐는 달리기에 특히더 쉽게 중독되는 경향을 가지고 있었다. 루이스 쥐에게 아무 때나 원하는 시간에 원하는 만큼 쳇바퀴를 돌며 뛰게 해 주면 하루에 평균 10킬로미터를 달렸다. - P294

브렌은 루이스 쥐의 뇌에 있는 보상 센터로부터 엔케팔린, 다이노르핀, P 물질이 생성되는지를 관찰했다. "결과는 달리기에 의해 자극을받는 뇌 시스템과 중독성 약물에 의해 자극받는 뇌 시스템이 동일하다고 해석될 수 있었습니다. 달리기를 했을 때 활성화되는 뇌 회로와 중독성 약물에 의해 활성화되는 뇌 회로는 똑같았습니다. 따라서 달리기와 중독성 약물은 뇌에서 동일한 병리학적 양태를 보이며 행동상으로도 동일한 중독성을 보인다고 볼 수 있습니다." - P295

그 점이 바로 운동 중독증에 대해 연구하는 과학자가 많지 않은 이유 중 하나라고 브렌은 말했다. "달리기로는 분명하고 확실한 데이터를 얻기 힘들죠. 반면에 중독성 약물은그 효과가 훨씬 더 강력하기 때문에 관찰하거나 실험하기가 보다 용이한겁니다." - P295

브렌의 연구로도 뇌의 보상 센터를 자극하고 엔케팔린, 다이노르핀,
P 물질 등을 생성하는 일련의 반응에 있어서 최초의 발단이 되는 뇌의 신호는 밝혀지지 않았다. - P295

또한 루이스 쥐가 필요한 경우에는 먹이도 포기하고 달리기에만 매달릴 정도로 다른 쥐에 비해 달리기에 쉽게 중독되도록 만드는 유전자도 규명되지 않았다.
그러나 러너스 하이가 실제로 존재하며 사람에 따라서 그 효과에 민감할 수도 있고 그렇지 않을 수도 있다는 점, 그리고 이러한 현상이 단순히 엔도르핀 가설만으로는 규명될 수 없다는 점은 충분히 설명되었다. - P296

운동으로 우울증이 치료될까?
물론 열심히 운동을 하는 사람들이 운동을 통해 얻고자 하는 것이 뇌에서 일어나는 행복감 하나만은 아닐 것이다. 규칙적인 운동은 우울증과의 싸움에도 도움이 되고, 사람에게 동상적으로 발생하는 심각한 정신적 질병을 치료하는 데 있어서도 가장 자연스럽고 건강한 대안이기도하다. - P296

리처드 프리드먼은 운동이 우울증을 치료하는 방법 중 하나가 될 수있다고 믿었다. 프리드먼의 환자들 중에는 예후가 몹시 좋지 않은 경우가 많았다. - P297

"매우 심한 우울증에 시달리거나 치료에 거부 반응을 보이는 환자들도 많았습니다. 그런 환자들에게 운동을 시켜 보았습니다. 처음에는그 환자들이 무엇을 하고 싶어 하는지 알아보았습니다. 다행히 하고 싶어 하는 것이 있었습니다. 전혀 아무것도 하지 않으려 하는 환자에게는 억지로라도 체육관에 나가도록 만들었습니다. 체육관에 나가 운동을 하는 것이 달갑지 않으면 아침에 가벼운 산책을 하면서 매일 몇 분씩이라도 산책 시간을 늘려 보라고 권했지요." - P297

 "운동 한가지만 가지고 환자를 치료하려고 한 적은 없었습니다." 그러나 프리드먼은 항우울제 처방에 거의 반드시 운동 처방을 추가했다. "운동을 한 환자들은 운동을 마친 후 10분도 못 되어서 대부분 기분이 좋아지는 것을 느꼈고, 그렇게 한층 좋아진 기분은 몇 시간씩 지속되기도 했습니다. 항우울제보다 훨씬 더 효과가 빠르고 오래 지속된 셈입니다." - P297

 프리드먼은 특히 찬물에서 수영하기를 즐겨했는데, 수영을 한후에 기분이 더 좋아지는 이유가 바로 찬물에서 수영을 하기 때문이라고 생각했다. 찬물에서 수영을 하면 체온이 떨어지고, 체온이 떨어지면 실제로 기분이 더 나아지는 경향이 있기 때문이다. 옛날에는 정신과의사들이 환자를 치료하는 방법 중에 환자를 얼음물에 적신 시트로 감싸 주는 방법이 있었다. - P298

그러나 프리드먼의 말이 맞는다 하더라도 그 경우는 다소 예외적인경우인 것 같다. 대부분의 경우 운동을 하면 체온이 올라간다. 프리드먼의 환자들 중에서도 운동을 하고 나면 체온이 약간 올라갔어도 운동을 하기 전보다 기분이 나아졌다고 느끼는 사람들이 있었다. 그러므로체온을 떨어뜨리면 기분이 좋아진다는 주장은 운동이 쾌감을 주는 원인을 설명하는 데 있어서 완벽한 이론이 되지는 못한다. - P298

운동이 우울증을 치료하는 효과적인 방법이라는 믿음이 널리 퍼져있는 현실에 비하면, 이 믿음을 진지하고도 구체적으로 연구하는 과학자들은 적은 편이다. - P299

 관찰 기간이 끝난 후, 블루멘털은 졸로프트에 비해 운동의 효과가 더 오래 지속된다는 결론을 내릴 수 있었다. 운동을 통해서 우울증이 말끔히 해소되었다고 보였던 환자들 중에서 우울증이 재발한 경우는 9퍼센트, 반면에 졸로프트로 우울증을 치료했던 환자들 중에서 우울증 재발률은 30퍼센트로 훨씬 높았다. 처방이 중단된 후 6개월 동안 스스로 운동을 계속한 사람은 운동을 완전히중단한사람보다 재발률이 더 낮았다. - P300

블루멘털이 솔직히 고백했듯이 그의 연구는 운동이 우울증 증상을완화시켜 준다는 점을 확실하게 증명하지 못했다. 운동을 한 사람들의변화와 비교하기 위해 아무런 처방이나 치료도 하지 않은 통제 그룹이별도로 구성되지 않았다. 

"우리가 궁금한 것은, 우울증 환자들에게 실제로 졸로프트 대신 운동만 처방해도 좋을까 하는 것입니다." 블루멘털은 말했다. 그러나 그대답은 그 자신도 아직 확신하지 못한다.
운동이 우울증과 관련된 뇌의 중추에 영향을 미친다면, 그것은 엔도르핀 - 러너스 하이 가설과는 독립된 별개의 연구 과제가 될 것이다. - P301

"내가 본 환자들 중에서도 운동을 했지만 기분이 더 나아지는 것 같지는 않다든가, 기분이 더 좋아지는 것 같기는 한데 그저 그렇다고 말하는 사람들이 있었습니다." 프리드먼이 말했다.
프리드먼은 우울증 환자들이 운동을 할 경우, 사실 손해 볼 것은 없으며 길게 보았을 때에는 실보다 득이 훨씬 많다고 생각한다. - P301

프리드먼은 환자들에게 한 가지 더 충고했다. 역기 운동을 하라는것이다. 역기 운동은 그들에게 러너스 하이로 보상을 해주지도 않고 우울증을 떨쳐 버리게 해 주지도 않는다. 그러나 우울증 환자를 포함한 모든 사람들에게 러너스 하이와는 다른 차원의 쾌감을 준다. - P302

대부분의 여성들도 자기 몸에 남성들 근육 같은 것이 생기는 것을 원치 않는다. 그렇다면, 너나없이 역기 운동을 하는 것은 어떻게 된 일일까? 근육을 발달시켜 준다는 갖가지 운동기구며, 어떻게 하면 근육이 더 멋지게 만들어지는지에 대한 갖가지 비법들 뒤에는 얼마나 치밀한 과학적 논리가 깔려 있는 것일까? - P302

역기 운동과 관련된 무수한 주장과 믿음들은 피트니스 산업의 마케팅이나 비법에 의존한측면이 더 많을까, 아니면 진지한 과학적 증거에 의존한 측면이 더 많을까? - P3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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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란성 쌍둥이도 자세히 보면 다르다. 하나의 DNA에서 시작했지만 살면서 외부 환경의 영향으로 차이가 생기기 때문이다. 외부 환경이 똑같아도 차이가 생긴다. 우리 몸의 세포들은 끊임없이 복제되고 있기 때문이다. 그러지 않다면 몸의 형태를 유지할 수 없다. - P57

겉보기에 똑같아 보이는 100원짜리 동전들도 엄밀히 말해서똑같지 않다. 공식적으로 5.42 그램의 질량을 가져야 하지만 1억분의 1그램까지 잴 수 있는 정밀저울로 측정하면 차이가 날 것이다. 1억 분의 1그램까지 질량이 같더라도 두 동전은 다르다. - P58

 동위원소란 화학적 성질은 같지만 질량만 다른 원자다. 결국 우리 주위의 물체에 대해 원자 수준까지 내려가서 비교하면 같다는 말은 무의미하다. 결국 겉모습이 완전히 똑같은 물체라도 원리적으로 서로 구분 가능하다. - P58

하지만 전통은 깨지기 위해 있는 거라고 하지 않았던가.
원자도 무언가로 이루어져 있다는 발견으로부터 양자역학은 시작된다. - P59

 사람들은 점점 높은 전압을 걸어보았고 더 멋지고 거대한 규모의 번개를 얻을 수 있었다. 그러다 번개가 치는 동안 공기 중을 이동하는 무언가를 발견한다. 무엇이 이동한 걸까? - P5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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쉬어엄쉬어엄.

요새는 문학보다는 비문학이 읽기가 수월하다.






흔히들 운동도 마약과 같다고 말한다. 운동은 모르핀과 비슷한 화학 물질인 엔도르핀을 뇌에 충만하게 만듦으로써 행복감을 느끼게 하는데 이러한 기분을 ‘러너스 하이 (runner‘s high)‘ 라고 한다. - P263

 그러나 엔도르핀이라는 물질의 생성에 대해서는 비교적 정확하게정의되어 있지 않다. 따라서 엔도르핀을 생성시키는 경험이 정확히 무엇인지, 이를테면 격렬한 운동이 엔드로핀을 만들어 낸다는 것인지 아니면 그저 운동이면 무엇이든 엔도르핀을 만들어 낸다는 것인지조차딱 부러지게 말할 수 없다. - P263

워싱턴 대학교의 영양 과학 프로그램 지도자인 애덤 드레 스키의 글로, 식탐을 막는 방법에 대한 몇 가지 조언이 들어 있었다. 그 조언 중 하나가 바로 운동이었다. "운동은 식탐을 대신해서 신체에 만족을 가져다주는 엔도르핀을 생성시킨다."라고 그는 썼다. 그리나 어떤운동을 얼마나 강렬하게 해야하는지에 대한 보다 자세한 정보는 나와있지 않았다. - P264

 널랜드는 트레이너를 두고 웨이트리프팅과 러닝머신에서의 달리기를 병행했는데, 운동을 하면서부터 몸이 눈에 띄게 좋아졌다고 한다. "기분이 너무 좋다. 더욱 기쁜 것은체육관에서 운동을 끝내고 집에 돌아올 때면 온몸이 엔도르핀으로 충만되어 있는 기분이어서 운동 직후 몇 시간 동안은 매우 효율적으로 일에 집중할 수 있다." - P264

케미컬 헤리티지재단에서는 엔도르핀에 대해 어떤 주장을 갖고 있는지도 찾아보았다. 필라델피아에 본부를 두고 있는 이 재단은 화학물질과 화학 물질의 사용에 대한 대중 교육에 힘쓰고 있는 곳이다. 이들은 여러 가지 활동을 하고 있는데, 교사들을 위한 교육 자료 제작도 그중 하나에 속한다. - P265

그중 한 부분을 인용해 보면, "엔도르핀은 사람의 두뇌가 쾌락을 경험하는 데 도움을 주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예를 들어, 초콜릿을 먹으면 인체는 엔도르핀을 생성한다고 생각된다. 초콜릿을 먹고 운동을 열심히 해서 그 초콜릿을 먹음으로써 섭취한 열량을 모두 소비하고 나면, 이때에도 우리의 몸은 엔도르핀을 만들어 낸다. 장거리 육상 선수들이 ‘러너스 하이‘라는것을 경험하는 것도 바로 이 때문이다. 운동을 심하게 하면 할수록, 인체는 더 많은 엔도르핀을 만들어 낸다."라고 적혀 있다. - P265

셔윈 널랜드, encyclopedia.com, 케미컬 헤리티지재단 등에서 러너스 하이의 원인으로 지목한 것들이 서로 다르기는 하지만 엔도르핀은 공통적으로 언급되어 있다. 엔도르핀이 몸에서 생성되게 하려면 오랜 시간 운동을 하거나 격렬한 운동을 하거나, 아니면 거의 기진맥진한상태가 될 때까지 운동을 해야 한다. - P266

 "담배를 처음 피워 보면 맛도 없을 뿐 아니라 역겨움과 어지럼증까지 느낍니다. 그러나 담배에 차츰 익숙해지면 하루에 다섯 개비를 피우다가 열 개비, 열다섯 개비, 한 갑으로 늘어나죠. 담배가 주는 자극이 만족스럽게 느껴지면서 차츰 빠져들기 때문입니다. 조깅 프로그램을 처음 시작하면 한 1주일간은 숨이가쁘고 근육이 당기는 등 온몸 구석구석이 안아픈 데가 없이 느껴집니다. 그러나 그러한 고통에도 불구하고 달리기를 계속한 사람은 스스로달리기의 매력에 길들여져서 마치 마약중독자들처럼 걷잡을 수 없는상태에 이르기도 하는 것이죠."

-윌리엄 P.모건, 위스톤신 대학교 운동 생리학자 - P267

모건은 연구 과정에서 접한 극단적인 달리기 중독증의 사례를 지적했다. 서른다섯 살의 한 대학 교수가 매일 달리기 운동을 했는데, 이사람은 몸에 심각한 부상을 입었음에도 하루도 달리기를 거를 수가 없었다. 얼마 지나지 않아 이 사람은 2층의 자기 침실에서 아래층으로 내려가는데 기어가야 할 정도로 심각해졌다. - P267

스물여덟 살의 학교 상담 교사 사례도 있었다. 이 교사는 하루 일과가 끝난 후 한 차례씩 달리기를 했다. 그러다가 언제부터인지 아침에도10킬로미터씩을 달리기 시작했다. 급기야는 점심 시간에도 달리기를하게 되었다. - P268

내 친구들이나 주변 사람들을 상대로 러너스 하이를 경험해 본 적이 있는지 알아보았더니, 뜻밖에도 몇몇 사람들이 경험해 본 적이 있다고 했다. 다들 그런 경험을 했으면서도 혼자서만 알고 있었던 것이다. - P269

"마약해 본 적 있어요?" 빌이 물었다. 빌은 어렸을 때 마약이란 마약은 모두 경험해 보았다고 한다. 운동은 그에게 어린 시절 탐닉했던 코카인만큼이나 강한 중독성을 가지고 있다고 했다. "운동은 코카인처럼 강한 효과를 가지고 있을 뿐만 아니라 그 효과, 그러니까 두뇌에 작용해서 유발하는 일시적인 행복감이 코카인을 복용했을 때보다 훨씬더 오래 지속되지요." 빌이 설명했다. - P269

빌은 얼마 안 가 자전거 타기를 그만두었고, 운동을 하는 동안 줄었던 체중은 금방 원래 체중으로 돌아왔다. 그 후로 12년 동안 그는 완전히 운동과는 담을 쌓고 살았다. 그러다가 어느 날부턴가 마약을 끊었고, 다시 자전거를 타기 시작하자 체중이 줄기 시작했다. 다시 자전거를 타기 시작한지 2년 후, 그는 처음으로 운동 도중의 쾌감을 경험했다.
8시간 안에 160킬로미터를 달리는 경기에 참가했을 때였다. 빌의 목표는 6시간 안에 160킬로미터를 완주하는 것이었다. - P270

"연처럼 하늘 높이 두둥실 뜬 기분이었습니다. 그리고 나 자신으로부터 신선한 충격을 받았지요." 빌은 자신이 그런 기분을 느끼리라고는 상상도 해 보지 못했다고 말했다.
그 후로도 그런 기분을 다시 느껴 보긴 했지만, 그렇게 쉽게 찾아오지는 않았다. - P270

비용으로만 따져도 러너스 하이를 맛보기 위해 빌이 쓴 돈은 젊은 시절 마약을 사기 위해 쓴 돈과 거의 비슷했다. "운동은 마약이 그랬던 것과 똑같이 내 사회생활과 직장생활에 큰 영향을 미쳤습니다. 자전거를 타기로 예정되어있는 날이면 웬만한 초대에는 응하지도 않을 정도니까요." - P271

2001년에 쉰 살이었던 아널드 캔터와도 이야기를 나누어 보았다.
아널드는 나와 함께 에베레스트 등반 스피닝 이벤트에 참가했던 사람이다. 겉으로 보아서는 쾌활하게 꾸준한 속도로 자전거 페달을 밟을뿐, 그다지 운동에 열정식인 것 같지는 않은 사람이었다. 아닐드는 냉기를 싫어하기 때문에 항상 선풍기나 에어컨에서 가장 멀리 있는 자전거를 탔다. - P272

"마음이 한껏 들뜨는 기분이었어요."
아널드는 다시 한 번 그 기분을 맛보고 싶어서 목요일 아침 6시에 시작된 두 번째 스피닝 클래스에 참가했다. 그 기분이 다시 그를 찾아왔다. 아널드는 이틀 후 토요일 클래스에도 나갔고, 그 다음 주에도 나갔다. 한 주, 두 주, 시간이 흘렀고 1주일에 세 번씩 스피닝 자전거를 타기위해 이른 아침 체육관을 찾는 것은 그의 일상이 되었다. - P273

그러나 빌 폭스와 아널드는 극단적인 사례에 속한다. 스스로 운동을한다고 말하는 사람들은 대부분 내 친구이자 프린스턴 대학교의 분자유전학자인 리 실버에 더 가깝다. 리가 하는 운동은 자전거를 타고 집에서 멀지 않은 델라웨어와 래리탄 사이의 운하에서 배를 끄는 길을 따라 약 30킬로미터를 달리는 정도다. - P273

리가 러너스 하이를 경험한 것은 운동을 통해서가 아니었다. "내가그걸 경험한 것은 물리학 공부를 할 때였어요." 라는 러너스 하이를 경험했던 것이 펜실베이니아 대학교 3학년 때인 1972년이라고 기억했다. "물리학이 뭔지 처음으로 제대로 인식하기 시작했죠. 그때 일반상대성 이론과 양자 역학에 제법 깊이 빠져 있었죠." - P274

그러나 리가 달리는 거리는 그다지 길지 않다. 빌 폭스나 내 남편의기준으로 보아도 그렇고, 내 기준으로 보아도리의 운동은 그다지 격렬하지 않다. 하지만 리 실버는 매우 의심이 많고 신중한 과학자라서, 누군가가 듣고 싶어 하는 이야기를 해 주기 위해 있지도 않고 겪어 보지도 않은 일을 꾸며 내거나 실제 경험보다 부풀려서 말할 사람은 아니다. - P275

나는 마약을 그다지 많이 접해 보지는 않았다. 대학 시절에 한 친구가 다이어트에 좋은 약이라고 말하기에 그 약을 먹어 보았는데, 나중에 알고 보니 그 약은 다이어트 약이 아니라 암페타민(중추 신경계를 흥분시키는 합성 약물, 식전에 복용하면 식욕을 떨어뜨리는 효과가 있다.)이었다. 그렇게해서 얼떨결에 암페타민을 먹어 본 적은 있었지만, 코카인은 한 번도사용해 보지 않았다. - P276

그러나 빌 폭스나 리 실버가 말하는 러너스 하이가 어떤 것인지는 이해할 수 있다. 나도 매우 높은 수준의 심박수를 유지하면서 45분 내지 그 이상 격렬하게 운동을 하고 나면 말로는 표현할 수 없이 뿌듯한 행복감이 밀려오는 것을 느낀다. - P276

 그렇게 열심히 운동을 하고 스피닝 자전거나 엘립티컬 트레이너에서 내려오면, 운동을 멈춘 지 얼마 지나지 않아 심박수는 이내 정상치로 되돌아오지만 그 뿌듯한 행복감은 30분 이상 지속된다. 붉게 상기되었던 얼굴도 평상시처럼 회복되고 비 오듯 쏟아지던 맘도 더 이상 흐르지 않고, 모르는사람들이 보기에는 전혀 방금 운동을 끝낸 사람처럼 보이지 않을 정도가 되어도 내 마음은 여전히 흐뭇하다. - P277

예순두 살로 듀크 대학교의 생물학자인 스티븐 보겔은 매주 세 번,
아침 6시면 육상 트랙에 나와 1시간30분가량 달리기와 걷기를 한다.
"다른 어떤 것보다도 운동을 가장 좋아하기 때문에 운동을 하는 것은아닙니다. 나는 러너스 하이를 경험해 본 적도 없어요." - P278

텍사스 대학교의 독일어 교수인 존 호버먼의 문제는 몸이 느리다는 것이 아니다. 쉰일곱 살인 호버먼은 40년 이상 달리기를 해 왔다. 스톱워치를 들고 500미터 전력질주를 반복하는 방법으로 운동을 해 왔다. - P278

엔도르핀의 대유행

의사들과 마약 사용자들은 오래전부터 모르핀을 비롯한 아편 (모르핀은바로 이 아편에서 얻어진다.)의 기적적인 힘에 대해 알고 있었다. 영국의 유명한 의사인 토머스 시든햄은 1680년에 이렇게 썼다. "전능하신 신께서 인간들로 하여금 그들의 고통을 치유케 하고자 내려 주신 치료약 중에서 아편만큼 강력한 만병통치약은 없다." - P280

 사람이 아편제를 먹거나 흡입하면 곧바로 두뇌로 아편 성분이 흘러들고 이성분들이 그러한 시스템을 지배함으로써 아편으로 인한 절정감을 유발한다고 그들은 설명한다.
이러한 추론은 곧 체내에서 자연적으로 생산되는 물질, 즉 두뇌 자체의 아편이 과연 무엇인가를 찾는 연구로 이어졌다. - P280

최초의 단서는 1975년에 나타났다. 스코틀랜드 에버딘의 한스 코스털리츠 연구소에서 일하던 존 휴스는 돼지의 뇌에서 아주 짤막한 단백질 파편들을 발견했고, 이 단백질 파편을 동물들의 뇌에 주사할 경우아편제와 비슷한 효과를 일으킨다는 사실을 보여 주었다. 그 이듬해 로제 기유밍은 존 휴스가 발견했던 것보다 더 길면서 아편과 비슷한 작용을 하는 분자를 발견했다고 보고했다. - P281

이러한 발견이 이루어진 것은 때마침 과학자들이 대부분의 호르몬은 세포 표면의 수용체에 고착되고 단백질은 세포를 둘러싸고 있으면서 마치 도킹 스테이션과 같은 역할을 하는 세포막에 고착된다는 사실을 발견한 즈음이었다. - P281

"어느 날 갑자기 아편제의 수용체에 관한 연구가 가장 인기 있는 주제가 되어 버렸습니다." 스나이더도 놀랄 일이었다. 스나이더와 동료들이 발견한 새로운 수용체는 아직 이름도 없었기 때문에 과학자들은이 물질에 이름을 지어 주기 위해 함께 모였다. - P28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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