와이즈의 말에 따르면 각각의 중독성 약물은 겉으로는 모두 다른 효과를 나타내는 것처럼 보인다. 모르핀은 사람을 나른하고 무감각하게만든다. 때로는 꾸벅꾸벅 졸게 만든다. - P294
"동물에게 헤로인 같은 아편제를 주입하면, 바닥에 축늘어져서 엎드린 채 꼼짝도 하지 않습니다. 그러나 쾌감을 일으키는 뇌의 부분에 직접 헤로인을 주사하면 암페타민을 주사한 짐승처럼 부산스럽게 뛰어 돌아다닙니다. 그게 바로 중독의 공통 분모입니다."와이즈가 설명했다. - P294
브렌과 동료들은 루이스 쥐를 주목했다. 루이스 쥐는 달리기에 특히더 쉽게 중독되는 경향을 가지고 있었다. 루이스 쥐에게 아무 때나 원하는 시간에 원하는 만큼 쳇바퀴를 돌며 뛰게 해 주면 하루에 평균 10킬로미터를 달렸다. - P294
브렌은 루이스 쥐의 뇌에 있는 보상 센터로부터 엔케팔린, 다이노르핀, P 물질이 생성되는지를 관찰했다. "결과는 달리기에 의해 자극을받는 뇌 시스템과 중독성 약물에 의해 자극받는 뇌 시스템이 동일하다고 해석될 수 있었습니다. 달리기를 했을 때 활성화되는 뇌 회로와 중독성 약물에 의해 활성화되는 뇌 회로는 똑같았습니다. 따라서 달리기와 중독성 약물은 뇌에서 동일한 병리학적 양태를 보이며 행동상으로도 동일한 중독성을 보인다고 볼 수 있습니다." - P295
그 점이 바로 운동 중독증에 대해 연구하는 과학자가 많지 않은 이유 중 하나라고 브렌은 말했다. "달리기로는 분명하고 확실한 데이터를 얻기 힘들죠. 반면에 중독성 약물은그 효과가 훨씬 더 강력하기 때문에 관찰하거나 실험하기가 보다 용이한겁니다." - P295
브렌의 연구로도 뇌의 보상 센터를 자극하고 엔케팔린, 다이노르핀, P 물질 등을 생성하는 일련의 반응에 있어서 최초의 발단이 되는 뇌의 신호는 밝혀지지 않았다. - P295
또한 루이스 쥐가 필요한 경우에는 먹이도 포기하고 달리기에만 매달릴 정도로 다른 쥐에 비해 달리기에 쉽게 중독되도록 만드는 유전자도 규명되지 않았다. 그러나 러너스 하이가 실제로 존재하며 사람에 따라서 그 효과에 민감할 수도 있고 그렇지 않을 수도 있다는 점, 그리고 이러한 현상이 단순히 엔도르핀 가설만으로는 규명될 수 없다는 점은 충분히 설명되었다. - P296
운동으로 우울증이 치료될까? 물론 열심히 운동을 하는 사람들이 운동을 통해 얻고자 하는 것이 뇌에서 일어나는 행복감 하나만은 아닐 것이다. 규칙적인 운동은 우울증과의 싸움에도 도움이 되고, 사람에게 동상적으로 발생하는 심각한 정신적 질병을 치료하는 데 있어서도 가장 자연스럽고 건강한 대안이기도하다. - P296
리처드 프리드먼은 운동이 우울증을 치료하는 방법 중 하나가 될 수있다고 믿었다. 프리드먼의 환자들 중에는 예후가 몹시 좋지 않은 경우가 많았다. - P297
"매우 심한 우울증에 시달리거나 치료에 거부 반응을 보이는 환자들도 많았습니다. 그런 환자들에게 운동을 시켜 보았습니다. 처음에는그 환자들이 무엇을 하고 싶어 하는지 알아보았습니다. 다행히 하고 싶어 하는 것이 있었습니다. 전혀 아무것도 하지 않으려 하는 환자에게는 억지로라도 체육관에 나가도록 만들었습니다. 체육관에 나가 운동을 하는 것이 달갑지 않으면 아침에 가벼운 산책을 하면서 매일 몇 분씩이라도 산책 시간을 늘려 보라고 권했지요." - P297
"운동 한가지만 가지고 환자를 치료하려고 한 적은 없었습니다." 그러나 프리드먼은 항우울제 처방에 거의 반드시 운동 처방을 추가했다. "운동을 한 환자들은 운동을 마친 후 10분도 못 되어서 대부분 기분이 좋아지는 것을 느꼈고, 그렇게 한층 좋아진 기분은 몇 시간씩 지속되기도 했습니다. 항우울제보다 훨씬 더 효과가 빠르고 오래 지속된 셈입니다." - P297
프리드먼은 특히 찬물에서 수영하기를 즐겨했는데, 수영을 한후에 기분이 더 좋아지는 이유가 바로 찬물에서 수영을 하기 때문이라고 생각했다. 찬물에서 수영을 하면 체온이 떨어지고, 체온이 떨어지면 실제로 기분이 더 나아지는 경향이 있기 때문이다. 옛날에는 정신과의사들이 환자를 치료하는 방법 중에 환자를 얼음물에 적신 시트로 감싸 주는 방법이 있었다. - P298
그러나 프리드먼의 말이 맞는다 하더라도 그 경우는 다소 예외적인경우인 것 같다. 대부분의 경우 운동을 하면 체온이 올라간다. 프리드먼의 환자들 중에서도 운동을 하고 나면 체온이 약간 올라갔어도 운동을 하기 전보다 기분이 나아졌다고 느끼는 사람들이 있었다. 그러므로체온을 떨어뜨리면 기분이 좋아진다는 주장은 운동이 쾌감을 주는 원인을 설명하는 데 있어서 완벽한 이론이 되지는 못한다. - P298
운동이 우울증을 치료하는 효과적인 방법이라는 믿음이 널리 퍼져있는 현실에 비하면, 이 믿음을 진지하고도 구체적으로 연구하는 과학자들은 적은 편이다. - P299
관찰 기간이 끝난 후, 블루멘털은 졸로프트에 비해 운동의 효과가 더 오래 지속된다는 결론을 내릴 수 있었다. 운동을 통해서 우울증이 말끔히 해소되었다고 보였던 환자들 중에서 우울증이 재발한 경우는 9퍼센트, 반면에 졸로프트로 우울증을 치료했던 환자들 중에서 우울증 재발률은 30퍼센트로 훨씬 높았다. 처방이 중단된 후 6개월 동안 스스로 운동을 계속한 사람은 운동을 완전히중단한사람보다 재발률이 더 낮았다. - P300
블루멘털이 솔직히 고백했듯이 그의 연구는 운동이 우울증 증상을완화시켜 준다는 점을 확실하게 증명하지 못했다. 운동을 한 사람들의변화와 비교하기 위해 아무런 처방이나 치료도 하지 않은 통제 그룹이별도로 구성되지 않았다.
"우리가 궁금한 것은, 우울증 환자들에게 실제로 졸로프트 대신 운동만 처방해도 좋을까 하는 것입니다." 블루멘털은 말했다. 그러나 그대답은 그 자신도 아직 확신하지 못한다. 운동이 우울증과 관련된 뇌의 중추에 영향을 미친다면, 그것은 엔도르핀 - 러너스 하이 가설과는 독립된 별개의 연구 과제가 될 것이다. - P301
"내가 본 환자들 중에서도 운동을 했지만 기분이 더 나아지는 것 같지는 않다든가, 기분이 더 좋아지는 것 같기는 한데 그저 그렇다고 말하는 사람들이 있었습니다." 프리드먼이 말했다. 프리드먼은 우울증 환자들이 운동을 할 경우, 사실 손해 볼 것은 없으며 길게 보았을 때에는 실보다 득이 훨씬 많다고 생각한다. - P301
프리드먼은 환자들에게 한 가지 더 충고했다. 역기 운동을 하라는것이다. 역기 운동은 그들에게 러너스 하이로 보상을 해주지도 않고 우울증을 떨쳐 버리게 해 주지도 않는다. 그러나 우울증 환자를 포함한 모든 사람들에게 러너스 하이와는 다른 차원의 쾌감을 준다. - P302
대부분의 여성들도 자기 몸에 남성들 근육 같은 것이 생기는 것을 원치 않는다. 그렇다면, 너나없이 역기 운동을 하는 것은 어떻게 된 일일까? 근육을 발달시켜 준다는 갖가지 운동기구며, 어떻게 하면 근육이 더 멋지게 만들어지는지에 대한 갖가지 비법들 뒤에는 얼마나 치밀한 과학적 논리가 깔려 있는 것일까? - P302
역기 운동과 관련된 무수한 주장과 믿음들은 피트니스 산업의 마케팅이나 비법에 의존한측면이 더 많을까, 아니면 진지한 과학적 증거에 의존한 측면이 더 많을까? - P3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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