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기하라는 1990년대 말 도이체방크에서 4년간 일해서 금융계에도 익숙했다. 그 당시 은행들은 계량분석팀의 덩치를 키우며 수학 모형을 다루어본 사람들을 찾아다녔다. 도이체방크는 스기하라를 영입하려고 영국의 저택으로 호화로운 여행을 보내주기도 했다. 그날 저녁 은행의 고위직 가운데 한 사람이 냅킨 위에 막대한 연봉을 적어 제시했다고한다. 스기하라는 너무 놀라서 아무 말도 하지 못했다. - P61

뉴욕연방준비은행의 논의에 참여한 또 다른 인물은 스기하라의 박사학위 지도교수였던 로버트 메이였다. 노련한 생태학자인 메이는 감염성질병 분석에 대해 다방면으로 연구한 경험이 있었다. - P61

 "최근 있었던 금융 자산의 상승과 이어진 몰락은 홍역 혹은 다른 전염병 아웃브레이크의 전형적인 성쇠와 모양이 완전히 똑같다." 메이는 감염성 질병이 유행하는 것은 나쁜 소식이지만 전염이 수그러드는 건 좋은 소식이라는 점을 가리켰다. - P62

역사상 손꼽을 정도로 유명한 거품으로는 1630 년대에 네덜란드를 강타한 ‘튤립 파동‘이 있다. 대중문화에서는 금융의 광기에 대한 고전적 이야기로 나온다. 부유한 사람이나 가난한 사람이나 모두 갈수록 튤립에 더많은 돈을 붓다가 급기야는 튤립 알뿌리가 집값에 육박할 정도였다. - P62

다른 거품은 훨씬 더 큰 영향을 주었다. 사람들이 과도한 투자를 일컬어 ‘거품‘이라는 말을 처음 사용한 건 남해회사 거품 때였다.¹⁷ - P62

앞에서 말했듯 뉴턴은 1720 년 봄 자신이 가진 주식을 대부분 팔았다.
그러나 결국 여름에 정점에 이르렀을 때 다시 투자하고 말았다. 수학자앤드루 오들리즈코는 "뉴턴은 거품의 광기를 맛보는 데 그치지 않고 깊이 들이마시기까지 했다"라고 말했다. - P63

그뒤 1840 년대 대영제국의 철도 파동에서 1990년대 말 미국의 닷컴거품에 이르기까지 여러 차례 거품이 있었다. 거품은 보통 투자자가 밀려들어 가격이 급격히 올라갔다가 터지면서 떨어지는 상황을 말한다. 오들리즈코는 거품을 가리켜 투자자가 현실에서 멀어지도록 유혹하는 ‘아름다운 환상‘이라고 했다. - P63

 여기서 흔히 ‘더 심한 바보 이론‘이나온다. 많은 돈을 주고 사는 게 어리석은 일이라는 것은 알지만 나중에그보다 더 많은 돈을 주고 살 더 심한 바보가 있다고 생각하는 것이다.²² - P64

 피라미드 사기는 전형적인 형태를 따르기 때문에 비교적 분석하기가 쉽다. 처음에 투자한 사람이 열명이라고 하자. 이들이 낸 돈을 회수하려면 각자 열명씩 모집해야 한다.
열 명씩 모집하는 데 성공한다면 새로 들어온 사람은 100명이다. 새로들어온 사람들도 각자 열 명씩 모집해야 하므로 전체 규모는 1,000명이더 늘어난다. 한 단계 더 확장하는 데는 1만 명이 필요하다. - P64

지속 가능하지 않은 특징 때문에 피라미드 사기는 보통 불법이다. 그러나 급격한 성장 가능성과 상층부 인원이 벌어들이는 돈 때문에 여전히 사기꾼이 흔히, 특히 잠재적 참여자의 수가 많을 때 사용하는 방법이다. - P64

 그러나 경제학자 장 폴 로드리게Jean-Paul Rodrigue 는 거품을크게 네 단계로 나눌 수 있다고 주장한다. 첫째, 전문 투자자가 새로운아이디어에 돈을 집어넣는 스텔스 단계다. 그다음은 좀 더 광범위한 투자자가 들어오는 인식 단계다.  - P65

 매입 속도가 점점 빨라질 뿐만 아니라 가속도 자체도 더 커지는 것이다. 가격이 높아질 때마다 더 많은 투자자가 들어와 가격을 더 높인다. 감염병과 마찬가지로 거품이 더 빨리 커질수록 감염될수 있는 사람도 더 빨리 소모된다. - P66

불행히도 감염될 사람이 얼마나 남았는지 알아내기는 어려울 수 있다.
이것이 아웃브레이크를 분석할 때 흔히 겪는 문제다. 초기 성장 단계에서는 어느 정도 진행됐는지 알아내기가 어렵다. 감염성 질병 아웃브레이크에서는 얼마나 많은 감염 사례가 모습을 드러내는지가 대단히 중요하다. - P66

. 물론 짧은 동안 많은 사람의 혈액을 채취하는것이 항상 가능한 일은 아니다. 그렇다 해도 우리는 아웃브레이크가 얼마나 커질지 그 규모를 짐작할 수 있다. 당연히 전체 인구보다 감염자 수가 더 많아지는 일은 불가능하다. - P66

금융 거품은 그렇게 간단하지 않다. 사람들은 레버리지 Leverage를 사용해 거래할 수 있다. 추가 투자를 덮기 위해 돈을 빌리는 것이다. 이렇게하면 감염 가능성이 얼마나 남았는지, 따라서 거품이 어느 단계에 이르렀는지 추정하기가 훨씬 더 어려워진다. - P66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이 책을 보면서 들은 음악 : Credens Justitiam










수많은 플레이어가 빡빡한 타이밍에 연습을 포기하고, 결국 스텝과 슬래시의 쇼트 캔슬은 고냥고냥 상급자의 기술이 되었다. 그리고 한순간도 정신을 늦출 수 없는 연속 캔슬조작과 성공 시의 경이로운 이동속도 때문에 이 테크닉은<신속 캔슬 이동>이라 불리게 되었다. - P88

‘다른 편리한 스킬을 익힌 후에는 별로 쓰지 않았지만, 타이밍은 몸으로 외웠으니까!"
최고 클래스의 난이도를 자랑하는 콤보지만 나라면 할 수 있으리라 믿는다. - P88

어느 샌가 나는 공터 반대쪽에서 검을 휘두른 상태로 정지하고 있었다.
‘・・・・・ 성공 했다!‘
기쁨이 치밀었다. 흐트러진 호흡도 신경 쓰지 않고 주먹을꽉 움켜쥐었다가……… 깨달았다. - P89

하지만 조바심을 내는 내 생각이 자리를 잡기도 전에 여자아이가 입을 열었다.

"오빠 움직이는 거, 괴상해." - P90

들라임은 두 쪽으로 베이면서도 육탄공격을 멈추지 않았다. 부딪쳐서 조금 비틀거렸다. 기세를 잃고 지면에 떨어진들라임이 사라진 것을 확인한 후에야 나는 겨우 자세를 풀고 시라누이를 내렸다.
"마지막에는 좀 위험했어." - P91

이 고냥귀고냥에선 쓰러진 뮨그터가 공격 모션을 발동한 상태였을 때는 HP가 0이 된 후에도 공격을 계속한다. 이것은고냥귀고냥의 이해할 수 없는 사양 중 하나인데, 이 게임을하는 사람이라면 당연히 이해하고 넘어가야 하는 상식이다. - P92

참고로 지금은 두 마리를 쓰러뜨렸지만 드롭템은 없었다.
<크리티컬 포인트>라 불리는 약점을 노려 숨통을 끊으면 드롭 확률은 두 배가 되는데, 들라임의 드롭템 따위를 일부러노릴 필요는 없을 것이다.  - P92

나도 몬스터 상대라면 죄책감을 품지 않고 쓰러뜨릴 수 있다는 것을 알아낸 것은 수확이었지만, 위험성이 전혀 없는몬스터와 싸운 것만 가지고는 중요한 순간에 자신이 어느 정도까지 싸울 수 있는지를 알기 어렵다. - P93

지금 나는 레벨도, 무기 숙련도도 낮지만 장비만큼은 좋다. 체감이긴 해도 공격력은 스킬 없이 레벨 40에 해당하는수준, 방어력도 레벨 20 정도의 모험자와 동등한 수준일 것이다. 레벨 25 몬스터라 해도 결코 어렵지는 않다.
그렇다고는 하지만 방심해서 목숨을 잃었다간 웃음거리도 되지 못한다. - P94

‘역시 <고블린의 두 가지 재주>는 건재해!!"
고냥귀고냥에서 고블린 계열 몬스터에게 설정된 공격 모션은 겨우 두 종류밖에 없다. 지근거리까지 다가와 무기를수직으로 베거나 뛰어들며 베거나 둘 중 하나였다. - P96

VR 게임의 기술도 노하우도 없었던 고냥고냥에서 몬스터의 거동은 참으로 심각한 수준이었지만, 지금은 오히려 그것이 고마웠다.
"기회다!" - P97

게다가 나보다 레벨이 높은 적을 쓰러뜨려 몸에 힘이 넘쳐나는 것을 알 수 있었다. 레벨업이다.
"이거라면 게임하고 같은 감각으로 해나갈 수 있겠는걸."
지면에 떨어진 붉은 모자를 주우며, 나의 눈은 이미 다음사냥감을 찾고 있었다. - P98

 이 준민한 놈에게 한 방 맞는 바람에 상당한 충격과 아픔을 느끼고 놀랐다. 그것도 한순간 숨이 멎는 정도였으며 전투를 지속하지 못할 정도는 아니었지만, 즉사급대미지를 맞아봤자 조금 저릿한 정도의 아픔밖에 없었던 게임과 같은 감각으로 싸웠다간 말 그대로 호되게 당하리라는것을 알 수 있었다. - P98

하지만 내 힘을 뒷받침해주는 가장 큰 요소는 역시 무기라고 할 수 있다.
"역시 시라누이는 좋아."
스킬이나 공격력도 그렇지만, 뭐니 뭐니 해도 손에 익은무기라는 점이 좋다. - P99

 스킬의 효과 범위가 고정이라 무기의 사정거리와는 아무런 상관이 없다는 것이 주된 이유였다.
이 설명만 가지고는 감이 안 올지도 모르겠지만, 같은 스킬을 쓸 수 있는 길이가 다른 무기가 있다면 어떻게 될까? - P99

평타 사정거리는 당연히 긴 검이 길겠지만, 고냥귀고냥의시스템에서 스킬을 쓰면 스킬의 사정거리는 똑같아지고 마는 것이다. - P99

 그렇기 때문에 검은 전부 이 길이, 창은 전부저 길이 하는 식으로 무기 계통마다 길이가 정해진 것이다.
그리고 몇몇 무기에는 상위호환이라고도 할 수 있는 무기가 존재한다. <단검>에는 <닌자도>, <창>에는 <극(戱)〉, 그리고 <검>에는 <도〉 같은 식으로. - P100

요컨대 <도>로 디자인된 것으로 보이는 시라누이는 <검>과 같은 리치를 가졌으며 <검>의 스킬도 사용할 수 있다는 뜻이 된다. - P100

고냥귀고냥의 무대 리히트 왕국에 마물이 많은 이유는 이부근에 봉인된 사신이 존재하기 때문이라는 이유가 있다. 사신을 부활시키기 위해 마왕은 이 나라에 눈독을 들였으며,
그 힘을 얻고자 수많은 마물을 풀어놓았다는 설정이다. - P101

게임에는 나오지 않았지만, 게임 설정을 충실히 재현했다면 이 세계의 어딘가에 사신의 본체가 존재해도 이상하지 않다.
그런 것이 존재한다면 과연 인간에게 승산이 있을까? - P101

사실은 좀 더 일찍 생각했어야 할 일이다. 그러나 현실이된 게임에 빠져든 척 계속 생각을 피했던 것이다.
‘들떠 있을 때가 아니란 건 사실 나도 알아.‘
이 세계가 보통 게임 세계라면 그나마 다행이다. - P101

타임오버에 따른 강제 배드엔딩. 마물의 침공에 의한 마을의 궤멸. NPC 마술사들의 폭주에 의한 국가붕괴. 특수 몬스터의 세계침식. 방치하면 돌이킬 수 없는 사태를 낳는 이벤트가 무수히 존재하며, 갑작스러운 죽음의 위기는 어디에나 득실거린다. - P102

고냥귀고냥은 얼마든지 파고들 요소가 많은 게임이다. 마왕을 쓰러뜨리면 게임 클리어이기는 하지만 그것은 반드시게임의 끝을 의미하진 않는다. 오히려 이 게임에 명확한 끝은 존재하지 않는다 해도 과언이 아니다. - P102

다시 말해 마왕을 쓰러뜨리고 이 게임을 클리어해봤자 세계가 안전해지는 일은 없고, 원래 있던 현실세계로 돌아갈가능성도 낮다는 거다.
그뿐이랴. 끝판왕인 마왕이나 숨겨진 보스인 사신의 조각을 고생고생 쓰러뜨린다 해봤자, 그 너머에는 진짜 사신이 버티고 있을지도 모르는 노릇이다. - P103

게임에서 온갖 방법으로 죽었을 때가 떠올랐다. 몬스터에게 말 그대로 짓이겨진 적도 있거니와 슬라임에게 먹힌 적도, 함정에 걸려 마비되고 석화된 상태로 지분지분 살해당한적도 있다. - P103

"저게 뭐지? 모래먼지?"
회오리바람일까? 이 세계에 그런 자연현상이 있었나 싶어생각하다가 더 위험한 가능성을 떠올렸다.
"잠깐, 잠까안? 내가 대체 몇 시간 동안 여기서 레벨을 올리고 있었지?" - P104

인기 NPC 랭킹과 증오 NPC 랭킹을 동시에 제패하는 위업을 달성한 유일한 캐릭터.
그 압도적인 존재감 때문에 수많은 플레이어에게 사랑을, 그보다 많은 수의 원한 서린 목소리를 한 몸에 받는 그 녀석이......
"트레인 양이 온다.…………!!" - P105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집에서 쉬면 오히려 책을 안 읽는다.





주의력 시스템이 존재하는 이유는 우리 뇌의 가장 큰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서다. 우리의 주변에는 정보가 지나치게 많기 때문에 뇌가 그 모든 정보를 제대로 처리할 수 없다. - P12

우리의 주의력 시스템은 매일 밤낮으로 활동한다. 혼잡한 커피숍에서 우리는 컴퓨터 화면과일에 주의를 집중한다. 그럴 때 옆자리의 대화나 에스프레소 기계에서 나는 소리는 작게 들린다. - P12

 혼잡한 길을 건널 때는 인도를 걷는 사람들, 깜박이는 횡단보도 신호등, 차들의경적 소리 등 수백 가지 방해 요소들이 있는데도 우리를 향해 지나치게 빨리 달려오는 차를 알아차린다. - P13

우리 연구진은 사람의 뇌가 주의를 기울이는 원리를 연구하기위해 기능적 자기공명영상(fMRI), 전기생리학적 기록, 행동 과제등의 첨단기술을 사용한다. 사람들을 실험실로 불러들이기도 하고 그들이 있는 곳으로 직접 가기도 한다. - P13

우리 팀은 수십 차례의 대규모 연구를 수행했으며 연구 결과는 동료 심사를 거쳐 전문 학술지에 논문으로 발표했다. 우리가 알아낸 사실은 크게 세 가지로 요약된다. 
첫째, 주의력은 강하다.
(중략)
둘째, 주의력은 취약하다.
(중략)
셋째, 주의력은 훈련이 가능하다. - P13

우리는 주의력의 위기를 겪고 있다. 피곤하고 고갈되어 있으며, 인지 안개를 경험하고, 효율과 성과가 낮은 상태로 살아간다. 이 위기는 시스템에서 비롯되는 것이기도 하다. - P14

우리가 처리해야 할 정보가 너무 많아서 주의력이 진화한 거라면, 지금이야말로 정보가 너무 많은 시대다. 실시간으로 방영되는 콘텐츠는 지나치게 시끄럽고, 지나치게 빠르고, 지나치게 자극적이고, 지나치게 끈질기다. 우리는 이렇게 폭발하는 정보를 수용할 뿐 아니라 그 정보에 기꺼이 참여한다. - P15

우리는 "플러그를 뽑아라"라는 충고를 자주 듣는다. 휴대전화와 "결별하라"는 말도 듣는다. 더 짧은 시간 동안 더 집중해서 일하라고 한다. 하지만 우리의 뇌는 그런 싸움을 견디지 못한다. 우리는 일군의 소프트웨어 기술자와 심리학자들이 설계한 알고리즘보다 더 똑똑해질 수 없다. - P15

 인공지능은 사람들을 담배연기 자욱한 카지노의 슬롯머신 앞에 몇 시간이고 앉혀두는 것(사람들은 앞에 동전을 한가득 쌓아놓고 넋 나간 얼굴로 앉아 있다)과 똑같은 방식의 강화를 활용한다. - P15

 사실 우리의 주의력은 너무나 잘 작동하고 단서에 민감하게 반응해서 컴퓨터 프로그램들로 그 반응을 예측할 수 있을 정도다. 우리가 위기에 처한 이유는 우리의 주의력이 아주 잘 작동하기때문이다. - P16

기원전 5세기에 손자가 지었다고 알려진 고전 병법서 《손자병법》은 우리가 대등한 상대와 겨루고 있지 않을 때, 다시 말하자면 힘과 작선 모두 얼세일 때 어떻게 해야 할지를 알려준다.

백 번의 전투에서 백 번 이기는 것은 최고의 병법이 아니다.
싸우지 않고 적을 굴복시키는 것이야말로 최고의 병법이다.⁶ - P16

. 우리는 우리의 주의를 붙잡으려고 기를 쓰는 상태에서 벗어나야 한다. 노련한 수영선수가 바다의 거대한 힘을 알고 옆으로 비켜서 안전하게 수영하는 것처럼, 우리도 신호를 읽어낼 줄알아야 한다. - P17

당신의 주의가 궤도를 이탈했음을 알려주는 갑작스러운 신호들을 생각해보라. - P17

 당신은 시간제한이 있는 앱을 실행해서 특정 웹사이트를 차단하거나 접속을 제한한다. 이럴 때는 "시간을 모두 사용하셨습니다"라는 알림이 신호를 제공한다. 그러나 이와 같은 외부의 신호들이 온종일 반복적으로 당신을 찾아올 때쯤이면 당신은 이미 주의력이 고갈되고 집중력이 떨어진 상태에서 너무 많은 시간을 보낸 뒤다. - P17

 주의력 저하는 언제나 인류의 고민거리였다. 420년에 이미 중세 수도사들이 "오롯이 신만을 생각해야 하는데 그럴 수가 없다"라고 불평했다는 기록이 남아 있다.⁷ 그들은 점심 식사 생각이나 섹스 생각이 자꾸 떠오른다고 털어놓았다.  - P18

그들의 뇌는 왜 주인의 말을 안 들었을까? 심지어 그들은 가족과 관계를 끊고 재산까지 포기한 수도사였다. 세속적인 관계를 끊으면 잡념도 사라져서 주의가 산만해지지 않으리라 생각했다. 그 방법은 효과가 있었을까?  - P18

설사 우리가 요술봉을 한번 휘두르면 모든 첨단기술이 사라지고 밤늦게까지 번쩍거리는 노트북 컴퓨터와 시도때도없이 진동하는 휴대전화가 없어진다 해도 갑자기 집중이 질되지는 않을 것이다. 정보를 찾아내서 그 정보에 관여하는 것은 우리 마음의 본성이다.⁹ - P19

 문제는 우리가 우리 자신의 마음속에서 어떤 일이 벌어지고 있는지를 잘 모른다는 것이다. 우리에게는 매 순간 우리가 어디에 주의를 기울이는가를 알려주는 단서가 없다. 이 문제에는 해결책이 있다. - P19

우리는 사람들이 산만해지지 않고 집중을 유지할 수 있는 환경을 찾아보려고 연구를 거듭했다. 우리가 얻은 결론은 이렇다. 그런 환경은 없다! 우리는 실험의 범위를 점점 좁혀봤지만, 참가자들이 처음부터 끝까지 100퍼센트 집중을 유지하는 환경은 없었다. - P20

잠시 쉬면서 점검해보자. 이 책의 첫 문장에서 나는 당신이 내가 하는 이야기의 50퍼센트는 놓칠거라고 말했다. 당신은 그 말을독서에 더 집중하라는 도전으로 받아들였을지도 모른다. 그래서 얼마나 집중해서 읽었는가? - P20

이런 행동은 누구나 한다. 우리가 집중을 더 잘하기로 마음먹는다고 해서 집중이 더 잘되지는 않는다. 주의력이 어떻게 작동하며 왜 그렇게 작동하는지를 내가 당신에게 아무리 자세히 설명하더라도, 당신이 집중하려는 동기가 아무리 강하더라도, 당신의뇌가 주의를 기울이는 방식을 의지의 힘만으로는 변화시킬 수 없다. - P21

나는 주의력을 향상시키는 방법을 찾기 시작했다. 우리는 실험실에서 온갖 방법을 다 신험해보았다. 뇌를 훈련시키는 앱도 써보고, 집중에 도움이 된다는 음악, 심지어 첨단과학 제품인 빛과 소리가 나오는 헤드셋도 사용해봤다. - P22

우리는 항상 시간 여행을 한다. 시간 여행은 무척 자연스럽게 이루어진다. 그리고 스트레스를 받으면 시간 여행을 더 많이 떠난다. 스트레스를 받으면 우리의 주의력은 어떤 기억을 통해 과거로끌려가고, 그 기억 속에서 반추umination (잘못된 일이나 부정적인 사건을 계속 생각하는 현상을 가리키는 심리학 용어 - 옮긴이)의 고리에 갇힌다. - P23

 이 책에서도 그런 연구와일화들을 소개하겠지만, 여기서는 결론으로 바로 넘어가서 억만금이 걸린 질문에 답해보자. 그래서 효과가 있었을까? 마음챙김 훈련으로 주의력을 보호하고 향상시킬 수 있었는가? - P24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마르크스가 계급투쟁에 관해 쓴 저서 중 가장 유명하고 역사에크게 영향을 준 것이 『공산당 선언(Manifest der Kommunistischen Partei)』이다. - P233

그러나 1848년 유럽 각지에서 혁명이 일어나며 이 체제는 붕괴된다. 그리고 이때 각국의 혁명가가 모여 공산주의자 동맹을 발족했다. 마르크스와 엥겔스도 그 구성원이었는데, 동지들로부터 동맹의 매니페스토(공약)를 만들어달라는 요청을 받고 쓴 것이 『공산당선언』이다.  - P234

헤겔의 변증법은 어떤 내용일까?
(중략)
A라는 주장이 있고 그에 대립하는 B라는 주장이 있다. ‘테제(정)‘와 ‘안티테제(반)‘다. 그 A와 B가 충돌해 C라는 새로운 입장이 나온다. 이것을 ‘진테제 (합)‘라고 한다. - P236

헤겔의 변증법을 이해하는 예로서 알기 쉬운 것이 생명현상이다. 꽃봉오리에서 꽃이 핀다. 그렇다면 꽃봉오리는 무엇인가? 봉오리는 봉오리다. 하지만 봉오리는 꽃이 된다. 즉 봉오리 자신에 봉오리가 아니라는 부정이 들어 있다.  - P236

헤겔은 이 생각을 인간의 역사에 대입했다. 역사란 무엇인가?
그것은 이성과 자유가 실현되는 과정이다. 하지만 경사가 일정한 비탈길을 오르듯, 이성과 자유가 착착 향상되는 것은 아니다. - P237

마르크스는 기본적으로 헤겔의 역사관을 이어받았다. 자본주의 사회는 어디에서 왔는가? 
(중략) 즉 봉건사회는 하나의 체제인 것처럼 보이지만 실은 그 속에 기존 체제를 부정하는 요소를 이미 내포하고 있었다. - P237

 그리고 봉건사회가 스스로를 부정하는 부르주아 계급을 만들어낸 것과 같이, 부르주아 사회도 그것을 부정하는 존재, 즉 프롤레타리아 계급을 자신 안에 키우고 있다는 견해를 제시한 것이다. - P238

지금까지 인간의 역사는 지배하는 자와 지배당하는 자가 끊임없이 다투는 세상이었다. 얼핏 보면 많은 것들이 변하는 것처럼 보이지만 지배계급이 피지배계급을 억압해온 것은 변하지 않는다. - P238

. 따라서 여태까지 쌓여온 인간사회의 역사는 ‘전사(前史)‘에 지나지 않는다.
앞으로 지배 없는 사회가 등장해 진정한 역사가 시작될 것이다. - P239

이렇게 『공산당 선언』을 보면 알 수 있듯 마르크스의 계급투쟁관은 그렇게 아리송한 것이 아니다. 마르크스는 혁명가로서는결국 좌절했다. 게다가 각국의 정부에 요주의 인물로 찍혀 영국에서 밖에 살 수 없는 상황에 빠졌다.  - P239

사실 『자본론』은 어떻게 계급투쟁을 할 것인가에 대해서는 거의 언급하지 않는다. - P239

혁명에 관해 논하기보다는 자본주의 사회란 무엇인가라는 문제를 밑바닥까지 파야 한다고 생각했을 것이다. 이렇듯 마르크스는 『자본론』에서 혁명에 관한 말을 아꼈으므로 계급투쟁과 연관된 내용을 찾기란 꽤 어려운 일이다. - P240

그래도 ‘자본론』을 보다 보면 혁명가 마르크스가 얼굴을 슬쩍내비치는 순간도 있다. 앞서 시초축적에 관해 이야기했는데 그것은 근대 자본제 사회의 시작에 대한 이야기였다.  - P240

 인간이 토지에서 분리된 결과, 자본가와 노동자라는 형태로 마주한다. 자본가 간의 자유경쟁이 일어나 경쟁력이 떨어지는 소자본은 도태되고 몰락한다. - P241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글을 잘 쓰는 것은 좋은 능력이라고 생각한다, 교수라고 해도 글을 못 쓰는 사람이 있으니.
일단 연구를 하는 사람이지 대중에게 연설하는 직업이 아니니.








건축계의 대표 지성인 르 코르뷔지에는 ‘건축계의 아인슈타인‘이 되고싶었던 모양이다. 그는 전 세계 모든 건축을 해결할 수 있는 이론을 추구했다. 그것이 ‘근대건축의 5원칙‘이다. 훗날 이러한 생각은 전 세계에 모두 비슷비슷한 건축물이 만들어지는 결과를 낳았다. - P21

하나의 이론으로 모든 것을 해결하려는 시도는 건축의 다양성을파괴하여 획일화라는 새로운 문제를 가져온다. 사실 우주도 같은 문제를 가지고 있다. 우주 어디서나 통하는 중력의 법칙으로 인해 우주전체의 행성은 모두 둥그런 형태를 띤다. 행성 디자인의 획일화인 것이다. 이것이 하나의 원리로 만들어지는 세상의 한계다. - P21

그럼에도 불구하고 빌라 사보아는 근대 건축의 5원칙이 적용된 것 외에도 많은 장점을 가진 훌륭한 디자인이다. - P22

‘빌라 사보아‘의 디자인에는 근대 건축의 5원칙이 모두 적용되었다. 다른 말로하면 이 주택은 지극히 논리적이고 합리적인 디자인을 추구한다고 할수 있다. - P22

이 건물이 단순하게 근대 건축의 5원칙만 적용된 디자인이었다면 이렇게 역사상 가장 유명한 건축물 중 하나가 되지는 않았을 것이다. 이 건축물에는 5원칙이 모여서 만든 또 다른 가치가 있다. - P23

잔디를 가로질러 ‘빌라사보아‘에 이르면 필로티 하부에 주차장이 위치한 것을 볼 수 있다. 당시로서는 많이 사용하지 않았던 신문물인 자동차를 위한 주차장을 설치했다는 것은 건축가가 시대를 앞서 준비했다는 것을 보여 준다. - P23

 목적지까지 가는 길이 한 가지밖에 없는 디자인은 좋은 디자인이 아니다. 왜냐하면 경우의 숫자가 한 가지밖에 없기 때문이다. 만약에 계단과 경사로라는 두 가지 다른 선택권이 있다면 사용자는 네 가지 경우의 숫자를 갖게 된다.  - P23

 ‘빌라사보아‘의 경우 계단과 경사로라는 두 가지 다른 스타일을 두어서 사용자의 경험이 네 배로 다채로워진다. 계단은 다른 층으로 빠르게 이동할 수 있지만 경험은단조롭다. 오르내리면서 주로 계단 디딤판과 자신의 발만 바라보게 된다. 경사로의 경우에는 자신에게 편한 보폭에 맞춰 걸어가면 된다. - P24

 2층에 올라가서 옥상 정원으로 나가면 연속된 경사로를 통해 3층의 옥상 정원까지 올라갈 수 있다. 모든 층은 나누어져 있지만 동시에 경사진 면을 통해 1층부터 3층까지 경계 없이 하나로 연결되어 있는 것이다. - P27

이렇게 2층 공간에서는 거실 -안방 화장실-안방 침실-서재-옥상 정원-거실로 연결되는 하나의 순환 동선이 완성된다. 따라서 거실에서 서재로 갈 때는 두 가지 길이 있다.  - P27

2층 옥상 마당의 공간감도 특별하다. 하늘로 열려 있는 야외 공간이지만 주변은 4면으로 둘러싸여 있는데 그 벽들이 각기 다른 형식이다. 시계 방향으로 살펴보면, 바깥 경치를 볼 수 있는 유리창 없는 가로로 긴 창, 커다랗고 투명한 거실 유리창, 3층 옥상 정원으로 올라가는 경사로, 서재의 창문이다. - P27

지금 소개한 다채로운 공간 외에도 부엌 옆의 발코니나 숨겨진 작은침실 등이 있다. 이 집은 사각형의 평면 안에 다양한 공간이 퍼즐처럼 끼워져 있어서 공간을 돌아다닐 때 지루함을 느낄 틈이 없다. - P28

. 르 코르뷔지에 하면 콘크리트 건물을 유행시켜 건축을 망가뜨린 사람이라고 이해하는 분도 많다. 하지만 그 장소에 가서 실제로 그의 작품을 보면 그러한 삭막한 공간은 보이지 않는다. - P28

그의 설계를 보면 그는 당대 사람의 사고방식과 다르게 요즘 시대 사람처럼 생각했던 것 같다. 그 이유는 르 코르뷔지에가 이 시대를 열고 만든 사람이기때문일 것이다. 그는 진정한 선각자이자 개척자다. - P28

 르 코르뷔지에가 "집은 살기 위한 기계"
라고 말한 배경에는 20세기 초반에 팽배했던 과학과 기계 문명에 대한 무한한 긍정 사고가 깔려 있다. 하지만 반대로 산업화와 기계화에 불안감을 느끼는 사람들도 있게 마련이다. - P29

 기계 문명을 인류를 구원할 희망으로 바라보던 르 코르뷔지에와는 반대의 시각으로 건축을 행했던 건축가가 대서양 건너편 미국에서 활동하고 있었다. 그는 땅에 뿌리를 내린, 자연에 근거한 건축을 추구했다. 그는 프랭크 로이드 라이트 Frank Lloyd Wright라는 미국 건축가다. 
(중략)
그 이야기는 2부인 븍아메리카 편에서 다뤄 보겠다. - P29


댓글(0) 먼댓글(0) 좋아요(1)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