또 다른 음모론의 실마리는 2016년 ‘피자게이트‘라는 터무니없는 ‘콘스피러시 Qonspiracy 이론(역시 Q로 철자가 시작)‘이었다.⁹ 이 음모론의 유포자들은 아무런 증거도, 합리적 의심도 없이 힐러리 클린턴이 이끄는 소아성애 조직이 워싱턴 DC에 있는 코멧 핑퐁피자집 지하에서 활동한다고 주장했다. - P19

9 Kevin Roose, "What Is QAnon, the Viral Pro-Trump Conspiracy Theory?," New YorkTimes, March 4, 2021, https://nyti.ms/2RBxrgJ/. - P361

큐어넌 음모론은 얼마나 명백하게 틀린 것일까? 부주의한 사고와 엉뚱한 이론을 신랄하게 비판하는 것으로 유명한 물리학자볼프강 파울리 Wolfgang Pauli의 말을 빌리자면 틀렸다고 증명할 수가없기 때문에 "틀린 것조차도 아니다"라고 할 수 있다. - P20

이런 비논리적인 미친 짓거리의 배후에는 부모 집 지하실에서전자기파를 차단해 정신 통제를 방지한다는 망상으로 은박지 모자를 쓰고 극단적인 정치 블로그를 운영하는 20대 실직자가 아니라 조지아 주민이 선출한 마조리 테일러 그린 Marjorie Taylor Greene 하원의원과 같은 정치인이 있다. - P21

그린이 결국 의회위원회에서 해임된 후 물러났다고는 하지만 그린이 2020년 대선 결과가 조작됐다고 이의를 제기하는 데 찬성표를 던진 공화당 의원 147명 중 한 명이라는 사실에는 변함이 없다. 그들은 조작된 투표 기계 때문에 공화당에서 민주당으로 표가 뒤집혔지만 거꾸로 공화당이 가져간 15석의 민주당 의석은 조작이 아니라는 큐어넌에 가까운 음모론을 믿는다.¹² ¹³ - P21

12 William Saletan, "Republicans Still Sympathize with the Insurrection: They Identifywith the People Who Stormed the Capitol," Slate, April 15, 2021, https://bit.
ly/3uV8jA3/.
13 Ballotpedia, "Election Results 2020: Control of the U.S. House," February 8, 2021,
https://bit.ly/3zYHcHx/. - P361

큐어넌 음모론은 요가, 명상, 웰빙 서클을 통해 퍼져나가 영성주의 세계에도 침투했다. 웰빙 서클에는 뉴에이지 요가 전문가,
에너지 치료사, 소리 치료사, 수정 수련자, 심령술사 등이 포함되며 이 모두는 비주류 사상에 대한 극단적인 개방성으로 인해 음모주의를 받아들일 준비가 돼 있다. - P22

 요가 강사 로라슈워츠 Laura Schwartz는 요가 커뮤니티의 지인 중 한 명이 인스타그램에서 코로나19 백신에 낙태된 태아의 성분이 포함되어 있다고 떠벌리는 것을 보고 이런 운동을 ‘우어넌Woo-Anon‘이라 명명했다.
"복음주의 기독교인, 요가 수행자 등 공통점이 거의 없는 사람들사이에 우어넌이 얼마나 널리 퍼져 있는지 생각해 보면 사람들이 우어넌을 심각하게 받아들이지 않는 것 같아요. 그들은 무엇이든지 진실이라고 느끼면 진실이 되어버리는 세상을 만들고 있어요"라고 그녀는 말했다.¹⁶ - P23

페이스북은 큐어넌 및 미국 민병대 단체와 관련된 만여 개이상의 페이지, 그룹, 인스타그램 계정을 제한했지만, 2021년에도 여론 조사에 따르면 수천만 명의 미국인이 여전히 큐어넌과 일치하는 입장을 표명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¹⁷ - P23

 미국인 5명 중1명(20퍼센트)은 "권력을 가진 엘리트를 휩쓸어 버리고 정의로운지도자들을 회복시킬 폭풍이 곧 닥칠 것"이라는 진술에 동의했으며 이 역시 무소속(18퍼센트)과 민주당(14퍼센트)보다 공화당원(28퍼센트)이 더 높은 비율로 그렇게 믿는다고 답했다. - P24

2021년 6월 22일 트럼프는 ‘가짜 뉴스‘와 ‘레임스트림 미디어Lamestream Media [lame(설득력이 없는, 변변찮은)과 mainstream(주류, 대세)을 합성한 말로, 주류 언론을 비하하여 일컫는 신조어-옮긴이]에 대해 기괴한 폭언을 퍼부으며 "나는 엄청난 부정 선거와 그 밖의 것에도불구하고 (현직 대통령 중 가장 많은) 7500만 표를 얻었다"라는 점을자신의 지지층에게 상기시켰다.  - P24

예를 들어 한 설문 조사에서 응답자의 18퍼센트는 트럼프가 비밀리에 "정부 관리와 유명인의 대량 체포"를 준비하고 있다는 주장이 "아마도 또는 확실히 사실"이라는 데 동의했다.¹⁸ - P25

21 Saletan, "Republicans Still Sympathize. - P362

 2021년 여름에 미국인 3000여 명을 대상으로 우리가 실시한 자체 설문 조사에 따르면 4명 중 1명 이상이 "미국 정부의 행동은 선출직 공무원이 아니라 선출되지 않은 비밀 비즈니스 및 문화엘리트 그룹인 딥스테이트에 의해 결정된다"라는 의견에 약간, 보통, 강하게 동의했으며 나머지 25퍼센트는 불확실하다고 답했다(이 설문 조사에 대한 자세한 내용은 종결부 참조). - P25

트럼프 자신도 큐어넌에 관한 질문을 받으면 애매모호한 태도를 보인다. 그는 한때 음모주의자를 "우리나라를 사랑하는 사람들"이며 "나를 매우 좋아하고 감사하게 생각하는 사람들"이라고 묘사한 적이 있다. - P25

큐어넌 음모론을 진정으로 믿는 사람은 멍청이거나 망상에 빠진 사람이라고 비하해도 욕먹지 않을 것 같다. 전체 공화당 지지자의 3분의1이 이런 음모론에 빠져 있을리 없다. 이는 상식과 정보 분포의인구 통계를 무시하는 것이다. 그렇다면 도대체 무슨 일이 벌어지고 있는 걸까? - P26

대리 음모주의

O.J. 심슨 살인 재판을 표본으로 생각해 보자. 이 사건에서 매일 같이 쏟아지는 증언에 주의를 기울인 사람이라면 누구나 0.
J.가 전처 니콜 브라운 심슨Nicole Brown Simpson과 그녀의 친구 로널드 골드먼 Ronald Goldman을 살해했다는 결론을 내릴 수밖에 없었다.
증거가 너무 압도적이어서 이 사건은 역사상 가장 간단하고 명백한 살인 사건 중 하나였어야 했다.²⁴ - P27

24 Vincent Bugliosi, Outrage: The Five Reasons Why OJ. Simpson Got Away with Murder (NewYork: W. W. Norton, 1996); Jeffrey Toobin, The Run of His Life: The People v. OJ. Simpson(New York: Random House, 1996); Christopher A. Darden, In Contempt (New York: HarperCollins, 1996); Marcia Clark, Without a Doubt ([Los Angeles]: Graymalkin Media, 2016). - P27

이런 사고에 따라 말이다. ‘이 사람이 범인인 건 맞지만 법정에서 증명하지 못할 수도 있으니 만약을 대비해 그에게 불리한 증거를 심어두자. 그렇지 않으면 풀려나서 다시 범죄를 저지를 수도 있으니까.‘²⁵ - P27

27 Geoffrey Miller, Virtue Signaling: Essays on Darwinian Politics and Free Speech (n.p.:Cambrian Moon, 2019). - P362

따라서 인종차별주의 경찰이 의뢰인에게 불리한 증거를 심었다는 O. J. 심슨 변호팀의 음모론은 심슨에게 무죄를 선고할 만큼 배심원단에게 일종의 신화적이고 역사적이며 생생한 경험적 진실이었다.  - P28

다시 말해, 더 근본적인 음모론의 진실이 명백히 거짓인 근접한 음모론을 능가했다. - P28

부족 음모주의

큐어년은 한참을 거슬러 올라가는 부족적 역사에 깊이 뿌리박은 초기 음모론의 화신이다. 2000년대 9/11 테러 이후 ‘내부자 소행‘ 음모론, 1990년대 ‘사탄 공황‘ 음모론, 1980년대 신세계 질서음모론, 1960년대와 1970년대의 ‘거짓 깃발‘ 음모론(세계 전역에서일어나는 테러나 총기 사건이 특정 정치적 목표를 추진하기 위해 정부나 음모 세력이 꾸민 것이라는 음모론-옮긴이), 1950년대의 바티칸 음모론,
1930년대와 1940년대의 백인 민족주의 음모론, 1920년대에 히틀러가 믿은 ‘뒤통수치기‘ 음모론(독일군은 제1차 세계대전에서 패배하지 않았으며 공산주의자, 유대인에게 뒤통수를 맞은 것이라는 음모론-옮긴이),
1900년대와 1910년대의 《시온장로의정서 The Protocols of the LearnedElders of Zion》의 반유대주의 음모론 등 다양한 음모론이 있다. - P29

큐어에 대한 자신의 믿음을 공개적으로 밝히는 것은 동료 부족원들에게 집단에 대한 충성심이 특정 음모론의 즉각적인 진실또는 거짓보다 우선한다는 사회적 신호때로는 ‘미덕 신호‘라고불리는ㅡ로 작용한다.²⁷ - P29

27 Geoffrey Miller, Virtue Signaling. Essays on Darwinian Politics and Free Speech (n.p.:Cambrian Moon, 2019). - P362

건설적 음모주의

사람들이 음모론을 믿는 이유를 이해하는 데 중요한 세 번째 요인은 음모론 중 상당수가 사실이기 때문에 회의주의보다는 믿음의 편에 서는 것이 유리하다는 점이다. 예를 들어 율리우스 카이사르와 에이브러햄 링컨의 암살은 워터게이트 사건 및 이란-콘트라 사건과 마찬가지로 실제로 음모였다. - P30

러시아의 블라디미르 푸틴과 중국의 시진핑이 합법적으로 종신 재선에 성공했다고 생각하는 사람이 있을까? 아니면 모순어법적인 조선민주주의인민공화국에서 김씨 가문이 3대에 걸쳐 선거에서 승리했다고 생각할까? - P30

이 세 가지 중요한 인과적 요인은 궁극적인(심층적인) 원인이며, 그 위에는 세 가지 요인과 얽혀 있는 수많은 근접적(즉각적인)심리적, 사회적 힘이 있는데 이 모두는 특정 음모론에 대한 믿음을 강화한다. 여기에는 동기 부여 추론, 인지 부조화, 목적론적 사고,
초월적 사고, 통제 소재, 불안 감소, 확증 편향, 귀인 편향, 후판단 편향,
우리편 편향, 복잡한 문제의 과도한 단순화, 패턴성, 행위자성 등이 포함된다. - P31

이런 의미에서 음모론자는 정치학자 러셀 하딘 Russell Hardin이 말한
‘파행적 인식론‘ (하딘이 모든 종류의 정치적 극단주의자, 특히 테러리스트에게 적용한 개념)을 가지고 있는 것일 수 있다.²⁹ - P32

29 Russell Hardin, "The Crippled Epistemology of Extremism," in Albert Breton, GianluigiGaleotti, Pierre Salmon, and Ronald Wintrobe (eds.), Political Rationality and Extremism(Cambridge: Cambridge University Press, 2002), 3-22. - P362

제3부에서는 개인과 공공의 두 영역에서 음모론이 주는 실용적이고 실행 가능한 시사점을 제시한다. 가족과의 저녁 식사에서부터 공식적인 토론에 이르기까지 다양한 상황에서 합리적이고 사려 깊은 대화를 위해, 최고의 도구를 사용하여 음모론자와 대화하는 방법을 간략하게 설명한다.  - P33

마지막 장에서는 21세기에 급격히 약화된, 우리 사회에서 진실의 토대와 제도에 대한 신뢰를 회복할 방법에 대해 살펴볼 것이다. - P33

오늘날의 음모주의의 문제는 우리 역사상 그 어느 때보다 시급한 문제이다. 누가 왜 음모론을 믿는지, 어떤 진화적, 심리적, 사회적, 문화적, 정치적, 경제적 조건이 음모론을 부추기는지, 음모론을 분류하고 체계화하여 서로 다른 원인을 구별할 수 있는 방법과어떤 음모론이 진실인지 결정할 수 있는 모델이 필요하다. 이를위해 이제 우리 모두 음모론자라고 생각하자. - P34

이해하는 것은 용서하지 않는 것이다. 우리는 왜 인간이 자기 자신이나자기 분파에게 유리한 쪽의 결론으로 이끌리는지, 왜 어떤 생각이 참 또는 거짓이 되는 현실과 어떤 생각이 유희 또는 영감이 되는 신화를 구별하는지 이해할 수 있다. 그것이 좋은 것임을 인정하지 않은 채로 말이다. 그것은 좋은게 아니다. 현실은 의도적인, 편향적인, 신화적인 추론을 적용한다고 해서 사라지지 않는다. 백신, 공공보건 조치, 기후 변화에 관한 잘못된 믿음은 수십억 명의 안녕을 위협한다. 음모론은 테러리즘, 인종 학살, 전쟁, 집단 학살을선동한다. 진실의 기준이 부식되면 민주주의는 잠식당하고 독재를 위한 기반이 조성된다. 인간 이성의 모든 취약성에도 불구하고 미래에 대한 우리의 그림은 영원히 가짜 뉴스를 트윗하는 봇bor이 될 필요는 없다. 지식의 궤적은길고 그 궤적은 합리성을 향해 구부러진다.


스티븐 핑커 Steven Pinker, <합리성: 그것은 무엇인가. 왜 부족해 보이는가. 왜 중요한가Rationality: What It Is, Why It Seems Scarce, Why It Matters), 2021.

12장 음모론자와 대화하는 방법

우리가 동의하지 않는 사람들과 관계맺기

(전략)
나는 음모주의자에게 상당한 양의 서신을 받기도 하는데 그 공통된 주제는 나 자신이 음모주의자이며 대중을 ‘진실‘로부터 멀어지게 하려고 허위 정보를 퍼뜨리는 음모를 꾸미고 있다는 것이다. - P28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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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치가 왜 거기서 나와
정치적 밈의 탄생

인터넷 밈 가운데서도 가장 논쟁적인 지점이 정치적 밈political meme¹⁷이다. 정치적 밈은 말 그대로 정치를 인터넷 밈으로 밈화해서 쓰는 것을 지칭한다. 정치 활동의 수단으로 인터넷 밈이 쓰인 것은 오래전부터로 짐작된다.

17 Tuters, M., & Hagen, S., 2020. "(((They))) rule: Memetic antagonismand nebulous othering on 4chan," New Media & Society, 22(12), pp.
2218-2237. - P17

정치적 밈을 최초로 이야기한 것은 발터 벤야민이다. 그는<기술적 복제시대의 예술작품>이라는 논문을 세 번이나 수정하는데, 여기서 눈여겨보아야 할 것은 3판이다. 벤야민은 3판에서 기술 발전을 무작정 옹호하지만 않는다. - P204

히틀러의 뉘른베르크 연설을 담은 레니 리펜슈탈의 선전영화 <의지의 승리(1935)>를 사례로 들 수 있다. 그녀는 히틀러의 연설이 얼마나 강력하고 호소력이 있는지 드러내고자 그가 연설할 때마다 군대의 행렬이 기계적으로 움직이는 광경을 머리 위에서 부감 숏으로 찍는다. 벤야민은 이 영화가 찍히기 전까지 대중이 대중의 힘을 객관적으로 본 적이 없다고 이야기한다. - P203

인터넷에서 여론이 형성되는 방식도 유사하다. 정치에 관련해서 큰 목소리를 내는 것은 주로 정치에 열렬히 미쳐 있는 사람, 즉 정치병에 걸렸다고 조롱당하는 소수의 열광적인 지지층이다. 사람 하나하나의 주장은 강하지 않다.  - P205

 이길호는 이러한 허구성을 뒷받침하기 위해 디시갤러리 분류에 내재된 임의성을 지적한다. 카메라와 식물, 동물 등 범주가 다소 한정적 대상을 주제로 택하는 갤러리의 경우 어느 정도 해당 주제에 대한 중심화가 이루어질지라도, 코미디 같은 추상적인 대상은 그 범주가 모호하다. - P206

슬라보예 지젝이 사회적인 차원에서 인터넷 밈을 한층 더깊게 분석한 것은 정치적 밈의 전염성을 설명하기에 적합하다. 그는 밈을 상징적인 전통이라 이야기하고, 일종의 안정성과 질서를 재도입하려는 특수자의 보편성에 대한 온전한 종속을 재확립하려는 이차적 시도인데, 그것은 주체의 출현에 의해서 교란된다"²⁰고 분석한다.

20 슬라보예 지젝, 2006, <신체 없는 기관>, 김지훈·박제철·이성민 옮김,
도서출판 b, pp. 233-234. - P207

"우리의 주체들이 우리의 소통수단으로 오지각하는 밈들이 사실상 주도권을 쥐고 있는 것과동일한 방식으로(그것들은 자기 자신들을 재생산하고 증식하기 위해 우리를 이용한다), 우리에게는 우리의 필요와 욕망을 충족시키는 수단처럼 보이는 생산력이 사실상 주도권을 쥐고 있는것이다."²¹


21 슬라보예 지젝, 위와 같은 책, p. 235. - P207

지젝은 밈의 전숭이 부모에게서 어깨 너머로 들은 말을 반복하는 아이의 중얼거림과 비슷하다고 본다. - P208

일례로 SNS 속 사람들은 공산주의자와 페미니스트라는 단어 대신 초등학생 별명에 가까운 빨갱이나꼴페미라는 비속어로 상대의 정치적 성향을 정의하고 공격하는 데 익숙하다. 이때 본인이 공격하는 상대방의 성향을 정확히 아는 사람은 드물다는 점에서 의미없이 반복되는 라랑그와 유사하다. - P208

정치적 밈 연구자들은 대안우파의 상징으로 쓰이는 정치적 밈으로 맷 퓨리의 <Boy‘s Club>에서 파생된 인터넷 밈인 개구리 페페, 슬픈 표정을 짓는 남성워작Wojak 등을 지목한다. 페페와 워작 등의 밈 이미지는 원래4chan에서 유저들의 루저 정체성을 드러내는 데 쓰인 이미지다. 이때의 유저들은 주로 잉여가 된 20대 남성 청년이었는데,
그들은 인터넷 밈을 경쟁적인 놀이 수단으로 삼는다. - P209

인터넷 밈은 일베, 오유, 디시 등 폐쇄적인 인터넷 커뮤니티를 중심으로 유포되었으나 이제는 웹 2.0체제 아래서 SNS나 검색엔진 등에도 퍼져나가면서 편재하기시작했다. 현대 인터넷 환경을 작동하게 하는 자동 알고리즘은 유저의 편향된 이미지 소비를, 구글과 페이스북은 유저의생각을 유도한다. - P209

 SNS의 네트워크가 무한에 가까이 확장되어 이미지나 음성, 텍스트의 형태를 지닌 무수한 정보가 거름망 없이전해지는 것이다. 페이스북은 이를 방지하려는 목적으로 에지랭크 edge rank를 쓰기 시작한다.  - P210

조너선 갓셜은 음모담²⁴ 이 버티는 이유를 스토리텔링 차원으로 분석했다. "1) 권력을 지닌 2)둘 이상의 사람들(음모집단)이 3) 어떠한 뚜렷한 목적을 위해 4) 비밀스러운 계획을 짜서5) 중요한 결과를 불러올 사건을 일으키는"²⁵ 플롯 구조를 지닌 음모담은 ‘보통 사람은 모르는 이 세계의 진실을 내가 알고있다‘라는 생각을 심는다.

24 조너선 갓셜은 음모론을 체계적인 것으로 보지 않아야 한다고 보고 음모담conspiracy story라고 고쳐서 쓴다. (조너선 갓설, 《이야기를 횡단하는호모픽투스의 모험》, 2023, 노승영 옮김, 위즈덤하우스, pp. 133-139.)
25 전상진, 2014, 《음모론의 시대》, 문학과지성사, p. 40. - P211

음모담을 동원한 정치적인 밈은 실존적인 적대감을 기반으로 한다. 이는 가상의 적 하나를 만드는 방식으로 ‘우리‘를 결집해 정치 세력으로 만드는 데 효과적이다. - P212

정치적 밈은 밈적 대립 memetic antagonism의 양상을 드러낸다.
이는 유저의 합리성에 기반한 것이 아니다. 되려 비합리성이 두드러진다. 유저가 속한 커뮤니티에서 통하는 논리에 기대어 상대를 밈 추상화 meme abstraction 하는 방식으로 진행되기 때문이다. - P212

우리는 그 영화를 인터넷 밈이라
부르기로 약속했어요
-영화가 인터넷 밈을 재현하는 법

예술 작품에서 인터넷 밈을 보는 일도 점차 흔해지고 있다. 유튜브나 SNS, 숏폼 같은 인터넷 매체의 전유물이라 생각했던 인터넷 밈은 어느덧 영화부터 시작해 미디어아트 등의 예술에 서서히 모습을 드러내고 있다.  - P224

오늘날 인터넷 밈은 영화에 등장하기 시작했는데, 정확히는 2010년대 중후반을 기점으로 인터넷 밈이 영화 소재로서 모습을 드러내는 중이다. 이를테면 2019년에 개봉한 <기묘한 가족>의 오프닝 시퀀스에서 달려가는 개를 본 한 노인이
"야! 개 짖는 소리 좀 안나게 해라!"라고 외친다. - P224

할리우드에선 밈을 동시대를 보는 렌즈로서 극영화에 반영하려는 움직임이 보인다. 2019년에 개봉한 조나단 레빈의 로맨틱코미디 영화 <롱샷>은 정치적인 밈으로 인해 생기는 공화당 지지자와 민주당 지지자 간의 대립을 희극적으로 그려내관객에게 웃음을 유발하면서, 동시에 정치의 양극화가 일상화된 미국의 정치적 갈등을 풍자한다. - P225

2021년에 개봉한 애덤 맥케이의 <돈룩업>은 전지구적인위기가 닥쳤는데도 스마트폰만 보고 있는 현대인의 초상을 풍자한 영화다.  - P225

몽타주의 기반을 마련한 러시아의 영화이론가 레프 쿨레쇼프가 만들어낸 창조적 지리학이 쓰인 것이다. 창조적 지리학은 실재하는 전혀 다른 두 공간을 번갈아 비추거나 포갬으로써 지구에 존재한 적 없는 새로운 장소로 보이게 하는 기법이다. - P226

온라인에서의 사건이 현실에 영향을 끼치는 서사는 오래전부터 그려졌다. 게임 속 세계를 그린 <트론(1982)>이나 앞서언급했듯 온라인과 오프라인을 이분법적으로 바라본 <매트릭스>, <링>, <주온> 등 여러 고전 영화가 그 사례다. 이러한 영화는 온라인과 오프라인 사이에 위계가 있고 온라인 속 사건이 오프라인에 혼란을 불러온다고 본다. - P226

(전략), <레디 플레이어 원> 역시 인터넷 밈의 감각을 반영한 것이라고 할 수 있을까? 이 영화는 모든 이미지가 매끄러운 애니메이션으로 그려져 있다. 게다가 할리웨이가 감독과 자신의 자전적인 모습을 투영해 만든 세계관이 균열의 조짐 없이 설계되어 있기에,
인터넷 밈 특유의 혼종성을 발견할 수 없다. - P228

즉 온라인 세계의 존망은 오프라인 세계에 달려 있다는 식으로 묘사된다. 물론 틀린 묘사는 아니다. 예컨대 박윤진 감독의 다큐멘터리 <내언니전지현과 나(2020)>에서 운영진에게 버려진 ‘망겜‘ 일랜시아의 풍경은 황무지에 가깝다. 그러나 온라인이 결국 오프라인의 부속품에 불과하다는 묘가는 온라인과 오프라인 사이의 상호작용을 외면하는 것이다. - P228

<댓글부대>는 국정원의 댓글부대라는 소재를 다루는 만큼영화 전반에서 인터넷 밈을 전방위적으로 쓴다. 개구리 페페부터 시작해 온갖 인터넷 밈이 인용되며 서사에 개입한다. - P229

안국진 감독은 <씨네21> 인터뷰에서 인터넷 밈을 구현하는데 심혈을 기울였다고 밝혔다. 감독 본인부터 영화를 만드는 동안에 인터넷 커뮤니티에 빠져 있기도 했다. 온라인 게시판을 탐방한 연출부를 섭외해 함께 커뮤니티에서 쓰일 법한 밈을 그려냈다. 나아가 감독은 인터넷 밈을 몽타주할 때 빠른 편집 리듬을 통해서 순간적으로 등장하고 사라지는 인터넷 밈의속도를 그려낸다. - P230

(전략), 이때의 밈은 여론을 시각화하는 이모티콘 이상의 역할을 수행하지 않는다. <돈룩업>에서도 마찬가지다. 인터넷 밈은 정치적 감정을 설명하는 텍스트로 전락하고 마는 셈이다. - P230

(전략), 일례로 <언프렌디드(2015)>와<서치(2018)>라는 두 영화는 인터넷과 그것을 보고 있는 인물을 교차하며 이야기를 전개한다. 다만 장르 특성상 온라인과오프라인에 대한 매혹적인 통찰로 나아가기보다 두 공간 사이의 정보 격차와 거기서 오는 스릴에 집중해 전개된다. - P231

웨스 앤더슨의 영화는 스크린 안의 모든 것을 동등한 물질로 그려낸다. 그의 영화에는 관객의 눈길을 사로잡는 중심적인 이미지가 없다. 모든 소품이 인위적으로 제작된 데다가 평평하게 나열되어서 튀는 부분이 없다. 더군다나, 일반적으로 영화에서 중요한 이미지가 있으면 그 이미지를 부각하고자뒤에 배치된 이미지의 초점을 날려 흐릿하게 촬영하기 마련이다. 그때 배경으로 쓰이는 이미지가 부차적인 것이 되어버린다. 웨스 앤더슨의 영화는 이러한 시선을 거부하며 스크린에 드러나는 모든 이미지를 동등한 입지로 담으려 한다.  - P236

모든 인물에 감정이 잘 드러나지 않기에 주연 또한 존재감이 두드러지지 않는다. 배우, 사물, 카메라가 모두가 동등한 위치를 지니며 민주주의적인 미장센이 구현되는 것이다. 다만 웨스 앤더슨의영화는 모든 것이 미적으로 드러나 있으며 조화롭기에 매끄럽지 않은 인터넷 밈의 B급 감성을 담을 수 없다. - P237

웨스 앤더슨의 스타일을 한층 갱신한 영화가 있다. 바로 이원석 감독의 <킬링 로맨스(2023)>다.  - P23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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누구나 ‘왜 전쟁이 일어나는가?‘라고 묻는다. ‘왜 평화가 있는가?‘라고 묻는 사람은 거의 없다.  - P116

. 쥐는 긍정적인 맛보다 부정적인 맛에 더 강하게 반응한다. 미각 회피 실험에서 해로운 음식이나 음료에 한 번만 노출되어도 그 음식을 지속적으로 피하는 반응이 나타났다. 그러나 좋은 맛의 음식이나 음료에 대해서는 이런 반응이 나타나지 않았다.³⁰ - P116

30 Paul Rozin, Leslie Gruss, and Geoffrey Berk, "The Reversal of Innate Aversions:Attempts to Induce a Preference for Chili Peppers in Rats," Journal of Comparative andPhysiological Psychology 93, no. 6 (1979), 1001-1014. - P374

그뿐만 아니라 긍정적인 감정보다 부정적인 감정에 대한 인지적 범주와 설명 용어가 더 많다.³² 1875년 톨스토이가 "행복한 가정은 모두 비슷하고, 불행한 가정은 제각각 불행하다"라는, 안나카레니나 원칙으로 승화시킨 유명한 명언처럼 말이다.³³ - P117

32 Nico H. Frijda, The Emotions (Cambridge: Cambridge University Press, 1986).
33 안나 카레니나 원칙은 다이아몬드의 책 《총, 균, 쇠》를 통해 유명해졌다. - P374

 이것이 긍정적인 사건보다 부정적인 사건이 왜 더 전염성이 강한지 설명해 준다. 세균은 전염병의 기본 생물학적 모델이며 여기에는 그 반대인 긍정적인 모델이 없다.³⁵ - P117

35 Paul Rozin and James W. Kalat, "Specific Hungers and Poison Avoidance as AdaptiveSpecializations of Learning," Psychological Review 78, no. 6 (1971), 459-486. - P374

진화적으로 과거에는 세상이 더 위험했기 때문에 위험을 회피하고 위협에 매우 민감하게 반응하는 것이 이득이었기 때문이다. 상황이 좋아도 상황을 조금 더 개선하려고 도박을하는 것은 상황이 더 나빠질 위험을 감수할 만한 가치가 있다고인식되지 않았다. - P118

이와 관련하여 음모 사고로 이어지는 우리 인식의 두 가지 주요 측면은 앞서 간략하게 언급했던 것, 즉 패턴성과 대리성이다.
건설적 음모주의 배후의 논리를 더 잘 이해하기 위해 이 두 가지로 돌아가서 좀 더 자세히 살펴보려 한다. - P120

패턴성이란 의미 있는 잡음과 의미 없는 잡음 모두에서 의미있는 패턴을 찾아내는 경향임을 상기하라.³⁸ - P120

38 Michael Shermer, The Believing Brain: From Ghosts and Gods to Politics and Conspiracies-how We Construct Beliefs and Reinforce Them as Truths (New York: Henry Holt, 2011, 59-86. - P374

풀숲에서 바스락거리는 소리가 위험한 포식자라고 가정했지만 알고 보니 바람 소리였다면 유형 I 오류, 즉 진짜가 아닌 것을진짜라고 믿는 거짓 긍정을 범한 것이다. A(풀숲의 바스락거리는 소리)를 B(위험한 포식자)와 연결했지만 이 경우 A는 B와 연결되지 않는다. 아무런 해가 발생하지 않는다. - P120

그러나 풀숲의 바스락거리는 소리가 바람 소리라고 가정했는데 그것이 위험한 포식자로 밝혀진다면 인지에서 유형 II 오류. 또는 진짜인 것을 진짜가 아니라고 믿는 거짓 부정을 범한 것이다. - P120

나는 이를 건설적 음모주의라고 부르며 내 해석은 반 프로이옌과판 퓌흐트가 ‘적응적 음모주의‘라고 부른 것에 의해 뒷받침된다. 거기서 "음모론은 조상 인류가 사회 세계를 더 잘 탐색하고 환경의 임박한 위험을 예측하고 극복하는 데 도움이 되었다."³⁹ 이들은 위협을 연합 폭력, 즉 ‘집단 내부와 집단 사이에서 실제 공모자들이 저지르는 폭력‘이라고 부르며 인간의 심리가 생존을 위한 적웅으로 이에 주의를 기울이도록 진화했을 것이라고 지적했다. - P121

39 van Prooijen and Van Vugt, "Conspiracy Theories," - P374

음모 탐지 능력이 진화했다는 증거는 복잡성, 보편성, 영역 특이성, 상호 작용성, 효율성, 기능성 등 모든 심리적 적응에 필요한 요건을 충족했다는 데서 찾을 수 있다.⁴² - P122

42 David P. Schmitt and June J. Pilcher, "Evaluating Evidence of Psychological Adaptation:How Do We Know One When We See One?," Psychological Science, 15, no. 10 (2004),
643-649. - P375

통속적으로 말하자면 우리는 위험한 세상에 살며 건설적 음모주의를 기본 태도로 여길 수 있다. 위험이 없는 것으로 판명되면 해를 입지 않은 것에 더해 약간의 편집증 정도로 많은 에너지를소비하지 않아도 된다. 위험이 있는 것으로 밝혀지면 건설적 편집증을 갖는 것은 보상을 받는다. - P122

그러므로 건설적 음모주의는 패턴성의 형태로 -뇌에 깊은 진화적 기반을 가지고 있지만 그 외에도 더 많은 것이 있다. 음모론은 보통 사악한 일을 하기 위해 음모를 꾸미는 다른 사람들을 포함하기 때문에 패턴에 의미, 의도, 행위자를 불어넣는 경향인 행위자성 개념을 설명 모델에 추가할 필요가 있다. 행위자성은 패턴성과 직접적으로 관련이 있는데 우리가 발견한 패턴에 의도적인 행위자를 심어주는 경향이 있기 때문이다. - P123

아이들은 태양이 생각을 하며 자신을 따라다닌다고 믿는다. 태양 그림을 그려달라는 요청을 받으면 종종 웃는 얼굴을 추가하여 태양에 행위자성을 부여한다.⁴⁵ - P123

45 Hood, Supersense, 183. - P375

의미 있는 잡음과 무의미한 잡음 모두에서 계시적 패턴을 발견하려는 인간의 성향과 결합하여, 패턴성과 행위자성은 음모 효과(똑똑한 사람들이 겉으로 보기에 합리적인 이유로 뻔하게 잘못된 것을 믿는이유)와 함께 음모적 인식(사람들이 음모를 믿는 이유)의 기초를 형성한다. 음모론에는 당연히 숨겨진 배후의 행위자, 우리가 딥스테이트, 로스차일드 가문, 록펠러 가문, 일루미나티의 음악에 맞춰 춤을 출 때 정치와 경제를 조종하는 꼭두각시 주인이 등장한다. - P124

마지막으로 음모론 신봉자는 얼마나 편집증적일까? 이 질문은롤랜드 임호프 Roland Imhoff와 피아 램버티 Pia Lamberty가 ‘편집증과 음모론 믿음 사이의 연결과 단절에 대한 더 세분화된 이해‘를 위해 던진 질문이다. - P125

편집증과 건설적 음모주의는 정확히 같은 의미는 아니다. 그렇지 않다면 우리는 그냥 한 가지 용어를 사용할 수 있다. 하지만 음모주의자의 마음속에는 두 가지의 영향력이 겹쳐 있으며 이는 부인할 수 없는 사실이며 때로는 치명적일 수도 있다. - P125

2. 바르바로사 작전 1941년 6월 22일 일요일, 소련을 기습 침공한 나치의 암호명이다. 평소 편집증적인 소련의 독재자 이오시프 스탈린은 사방에 음모가 도사리고 있다고 생각했다. 하지만 나치 독일과 소련 간의 평화를 보장하는 몰로토프리벤트로프 조약의파트너인 아돌프 히틀러가 소련 국경 근처에 수십만 명의 병력과장비를 모으고 있고 영국 최고사령부가 이 사실을 스탈린에게 알렸음에도 불구하고 자신을 배신할 것이라고 인식할 만큼 건설적인 편집증은 아니었다.⁵¹ 스탈린은 충분히 건설적으로 음모적이지 못했다. - P126

51 David Stahel, Operation Barbarossa and Germany‘s Defeat in the East, CambridgeMilitary Histories Series (Cambridge: Cambridge University Press, 2011). - P375

이러한 사례는 군사 역사에서 나온 것이지만 세상은 국가뿐만아니라 개인에게도 위험한 곳이기 때문에 건설적 음모주의가 종종 필요하다는 더 깊은 원칙에서 벗어나서는 안 된다. - P127

 이 분야의 몇 가지 사례만으로도 요점을 설명하기에 충분하며 이 중일부는 책의 후반부에서 더 자세히 다룰 것이다.


• 율리우스 카이사르는 기원전 44년 3월 15일 로마 원로원 의원들의 음모에 의해 칼에 찔려 죽었다.
• 1605년의 화약 음모 사건은 잉글랜드의 가톨릭 신자들이 제임스1세 국왕을 암살하기 위해 의회 개회식에서 하원을 폭파하려던 사건이다. 이 음모는 며칠 전에 발각되어 무산되었고 음모자들은 체포되어 재판에서 유죄 판결을 받고 처형되었다. - P127

• 1980년대 이란-콘트라 인질 무기 거래 스캔들은 제1차 세계대전이후 음모주의자가 우려했던 것, 즉 과거 수세기 동안 흔했던 쿠데타를 통한 정부 기관 탈취가 아닌 합법적으로 선출된 음모자들의 권력찬탈을 구체화한 음모였다. - P129

조지 오웰은 제2차 세계대전 직후의 논평에서 우리에게 이렇게 경고했다. "코앞에 있는 것을 보려면 끊임없는 투쟁이 필요하다. 요점은 우리 모두는 사실이 아닌 것을 알면서도 믿을 수 있으며 마침내 틀렸다는 것이 증명되면 우리가 옳았다는 것을 보여주기 위해 뻔뻔스럽게 사실을 왜곡할 수 있다는 것이다. 지적으로말해 이 과정은 무한정 지속될 수 있다. 조만간에 거짓된 믿음이전쟁터에서 확고한 현실과 부딪히는 것이 유일한 견제이다."⁵⁴ 다시 한번 현실은 녹록하지 않다. - P130

54 George Orwell, "In Front of Your Nose," Tribune (London), March 22, 1946. - P375

프롤로그 음모 효과

왜 똑똑한 사람이 겉보기에 합리적인 이유로 틀린 것을 믿는가

"우리가 왜 전쟁을 하는지 궁금한 적이 있는가? 왜 빚에서 벗어나지 못하는 것 같은가? 빈곤과 분열, 범죄가 발생하는 이유는 무엇인가?
이 모든 것에는 이유가 있다고 말한다면 어쩔 것인가? 일부러 그런것이라고 말한다면 어쩔 것인가?"¹ - P15

프롤로그 음모 효과

1 Joe M, "Q-the Plan to Save the World (remastered)," documentary video, 2019, https://bit.ly/30VioLQ/. - P360

하지만 음모주의자가 믿는 것처럼 이러한 문제들이 구세주가 있자면 단박에 해결 가능한 단일 요인의 결과라면 어쩔 것인가? - P15

탐사 언론인 마이크 로스차일드 Mike Rothschild는 책 《폭풍이 몰려온다 The Storm Is Upon Us》에서 큐어넌을 "컬트, 대중 운동, 퍼즐, 커뮤니티, 악에 맞서 싸우는 방식,
새로운 종교, 사랑하는 사람 사이의 이간질, 국내 테러 위협, 무엇보다도 모든 것에 대한 음모론"이라고 설명했다.² - P16

2Mike Rothschild, The Storm Is Upon Us: How QAnon Became a Movement, Cult, andConspiracy Theory of Everything (Brooklyn: Melville House, 2021), xiii. - P360

에 대한 한 가지 설명을 제시한다. 음모론은 무수한 사회 문제에대한 포괄적인 설명을 제공한다. 전쟁, 빈곤, 범죄와 같은 복잡한문제를 하나의 음모 집단으로 환원하는 큐어넌의 매력은 음모주의 그 자체만큼이나 오래되었으며, 빌더버그 그룹, 외교협회, 프리메이슨, 일루미나티, 템플기사단, 신세계 질서, 시온수도회, 로스차일드 가문, 록펠러 가문, 삼극위원회, 영국 왕실, 시온 장로들의명령을 받는 시온주의 점령 정부와 같은 추정상의 음모 집단도 마찬가지다. - P17

하지만 음모주의는 수 세기 동안 사회 구조의 일부였으며, 내가 주장하듯이 위험한 연합의 형태를 띠는 외부 위협을 감지하기 위한 진화된 적응으로서 우리본성에 내재해 있다. - P17

처음에 나는 스스로 보수적이며 공화당 지지자이자 법과 질서, 미국 헌법을 믿는다고 주장하는 사람들이 자신과 자신의 믿음을 대변하는 바로 그 기관에 대항하여 무기를 든다는 사실에 어안이 벙벙했다. 하지만 내가 연구해 온 믿음의 본질에 대한 특정측면은 내가 음모 효과라고 부르는 미스터리, 즉 똑똑한 사람들이겉보기에 합리적인 이유로 뻔하게 틀린 것을 믿는 이유를 밝혀주었다. - P18

큐어넌 음모론은 ‘Q 클리어런스 패트리엇Q Clearance Patriot 또는
‘Q‘라는 이름의 인터넷 사용자에게서 시작된 것으로 보인다. 그는포챈 및 에이트챈 같은 인터넷 게시판에 ‘딥스테이트‘ 내부에 트럼프 행정부에 대항하는 ‘익명의 소식통이 있다는, 증거 없는 이론을 게시한 바 있다. - P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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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심슨 가족》과 초아이러니,
그리고 삶의 의미
칼 매시선

불만에 찬 청년 1: 대포맨 나왔네. 재쿨하더라.
불만에 찬 청년 2: 그거 비꼬는 말이지?
불만에 찬 청년 1: 알 게 뭐야.
_아빠와 록페스티벌» 시즌7 - P158

첫째로, 오늘날 코미디는 고도로 인용적인quotational 경향을 띤다. 오늘날의 많은 코미디는 대중문화의 다른 작품들을 언급하거나 인용하는 장치에 근본적으로 의존한다. 둘째로 오늘날의 코미디는초아이러니hyper-ironic하다. 코미디가 제공하는 유머의 맛은 더 차가워졌고, 모두가 공유하는 인간적 정서보다는 "너보다 똑똑하다"는 염세적 정서를 기반으로 하고 있다. - P159

인용주의

텔레비전 코미디가 대중문화를 조역으로 활용하는 즐거움을 완전히 포기한 적은 없다. 하지만 인용의 사례들은 기회주의적인 경향을 띠었고, 이 장르의 내용물을 구성하지는 않았다. 이런 이유로 웨인과 슈스터*나 자니 카슨의 스케치 코미디에서 대중문화 언급을 이따금 찾아볼 수 있었지만 이런 언급들은 어디까지나 여러 소재 중의 하나로만 취급되었다. - P160

하지만 다양한 종류의 인용주의를 한데 모아 더 깊고 복잡하고 신비로운 전체로 종합해낸 것은 «SCTV»였다. - P161

«심슨 가족은 인용주의의 활용이 성숙기에 다다른 바로 그 시점에 탄생했다. 하지만 «심슨 가족»은 «SNL» 이나 «SCTV》와 같은 종류의 쇼가 아니었다. - P161

위의 질문에 대한 답은 «심슨 가족》이 채택한 인용주의의 형태에있다. 여기서 대조를 위해 «심슨 가족》의 인용 방식이 확실히 아닌 것의 예를 들어보겠다. 웨인과 슈스터는 오스카 와일드의 『도리언 그레이의 초상』을 패러디한 예가 있다. - P162

 이제 패러디를 위해 단선적이고 일차원적으로 인용을 활용한 이 사례를«심슨 가족》의 《마지라는 이름의 전차 》에피소드에 매우 짧게 삽입된 장면들의 인용 패턴과 비교해보자. - P162

이 인용에 대해 첫 번째로 할 수 있는 말은 이 인용이 매우 웃긴다는 것이다. 하지만 나는 이것이 어째서 웃긴지를 설명하는 가망 없는 게임을 하고 싶지 않다. - P163

. 둘째로, 우리는 이 인용들이 패러디를 위해 활용된 것이 아님을 알 수 있다.¹ - P163

8_<심슨 가족>과 초아이러니, 그리고 삶의 의미

1 그렇다고 «심슨 가족》이 패러디를 활용하지 않는다는 말은 아니다. 지금논의하는 에피소드에도, 그 제목(유명 뮤지컬 <오! 캘커타!>의 제목을 패러디한<오! 전차!>)에서부터 극중 박수갈채를 받는 노래 낯선 사람은 단지 아직 만나지 못한 친구랍니다! 욕망이라는 이름의 전차에서 블랜치의 마지막 대사 "나는 항상 낯선 사람들의 친절에 의존해왔지요"를 패러디했다)에 이르기까지 브로드웨이 각색물의 훌륭한 패러디들이 포함되어 있다. - P418

하지만 심슨 가족이 대중문화의 다른 요소들에 크게 의존하는것에는 대가가 따른다. 제임스 조지 프레이저의 『황금가지에 익숙지않은 독자들이 T. S. 엘리엇의 황무지를 이해하는 데 어려움을 겪는것처럼, 또 문학사에서 중요한 역할을 하는 성서와 고전 인유에 많은현대 독자가 당혹해하는 것처럼, 이 쇼에서 언급하는 대중문화에 익숙지 않은 현대의 많은 시청자는 «심슨 가족》에서 벌어지는 일들을 제대로 이해하지 못할 것이다.  - P164

 어쩔 수 없다. 눈이보이지 않는 사람에게 바닷물의 색깔을 설명하기란 힘든 일이며, 그가들으려 하지 않는다면 더더욱 힘들다. 반면에, 인용이라는 점들을 이어 그림 그리기를 즐기는 사람들은 소수만이 해결할 수 있는 과제가주어질수록 더 즐거워할 것이다. - P16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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