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니, 오늘은 좋은 걸 먹자. 어차피 오르샨 거리로 할 거라면 카나트 호텔 옆, 언덕 위의 모조정으로 하자. 거기는 야경도 보이고 닭고기 요리가 일품이야』 "모조정? 거기는 해조정만큼이나 비싸고, 무엇보다 엄청 인기 있는 가게여서 예약을 해야만..." 『실은 예약했어.」 - P101
. 지브냐는 단순한 자신을 복잡하게 만들 마음은 없다. 연인 가스와는 감성이 정반대인 것이다. 그러나 반년 전부터 예약을하는 연인을 잘 이해할 수 없다. 먼저 말해주었다면 정장을 하고 왔을 텐데 때마침 구두만은 비싼 거지만. - P102
예전에 동방의 암살자와 싸웠을 때 편리했다고 가유스가 호신용으로 준마가바리 338이라는 총이었다. 공성주식사 범죄자를 상대로 의미가 있을거라고는 생각할 수 없다. 하지만 급소에 맞는다고 생각하면 위협이 된다. - P102
지브냐는 숨을 삼키고 상대를 보았다. 선혈에 물든 얼굴로 남자는 지브나를 바라보았다. 셔츠 소매까지 짙은 붉은색으로 물든 오른손을 치켜들었다. "이것을." 선혈이 뚝뚝 떨어지는 손가락이 쥐고 있던 것은 은색 사슬 "비탄의 반지‘를 부탁해요." 은백색 고리 끝에 매달려 있는 것은 은백색 반지였다. 반지에는 녹색 보석이 박혀 있다. 보석은 녹색 불꽃을 품은 것처럼 빛나고 있었다. - P103
"괜찮으니까 들어줘요!" 남자가 외치고 입술에서 피가 튀었다. "금, 화는 은화로, 은화는 동, 화로, 서리의 손이 움직였다." 남자가 떨리는 오른손을 내민다. "비탄의 반지, 와, 이 말, 월롯이라는 남자에게..." 지브냐는 왼손을 내밀어 사슬과 반지를 받았다. - P104
남자의 눈은 지브냐를 통해 먼 장소를 바라보고 있었다. "이걸로, 나도, 구원받을 수 있어." 부드럽게 말하는 남자의 눈에 경악의 빛. 몸이 앞으로 나서고 지브냐의 몸에 충격. 길에 엉덩방아를 찧고 나서야 지브냐는 남자가 자기를 밀친 것을 알았다. - P104
세 개의 사람 그림자가 고가 밑 통로에 발을 들여놓았다. "그러니까 신사적으로 내놓으라고 했는데, 내주지 않으니 죽이게 된 거다." 오른쪽 그림자는 노송나무처럼 가느다란 몸에 연미복을 입고 있다. 회색이 들어간 광택 있는 피부, 머리엔 신사 모자를 쓰고 오른손에는 표범 머리가 달린 지팡이를 쥐고 있다. 왼손으로는 김이 나는 커피 잔을 들고 있었다. 살인을 저지른 가위는 신사 모습 옆에 있었다. - P105
히헤이데스 스라 불린 연미복 남자가 지팡이를 휘둘렀다. 불만을 나타내듯이 루코르지 지라 불린 황록색 눈의 그림자가 숨을 토했다. 숨결은 여름인데도 증기가 되었다. 지브냐를 바라보며 오른손을 허공으로 내밀었다. "나를 슬프게 하지 않기 위해 얌전히 그것을 그 ‘비탄의 반지‘를 건네주지 않겠나?" 이국인 같은 발음으로 말하며 그림자가 다가온다. - P106
빌딩들 사이 통로를 달렸다. 도로 표지판을 잡고 직각으로 좌회전. 달리면서 휴대기를 꺼냈다. 단축번호로 호출하니 상대는 곧바로 받았다. 『왜 그래? 나는 10분 후면 도착할 거야.』 가유스의 느긋한 목소리에 외침으로 대답했다. "살인자에게 쫓기고 있어! 빨리 와!" 『뭐라고...』 가유스의 마지막 말을 듣지 못한 채 쥐고 있던 휴대기가 꺼졌다. 오른손이 충격 때문에 오른쪽으로 휘었다. - P107
여자는 보도 끝에 서서 좌우를 둘러보고 경찰서를 찾았다. 운 좋게 거기에 있을 리가 없었다. 다시 도망친다. 피에 젖은 옷으로 달리는 아를리안 여자를 통행인들은 호기심 어린 눈으로 보고 있었다. 지브냐는 사람들의 눈 같은 건 신경 쓰지 않고 차도를 따라 달려 발차 직전인 버스를 발견했다. - P109
운전기사는 의심스럽다는 눈길로 본다. 다음으로 다시 앞을 보았다. 옆얼굴에는 거만한 웃음이 있었다. "나는 미인이 하는 말을 믿어." 운전기사는 차내 방송을 켰다. "죄송합니다만 승객 여러분. 미인의 위기에 잠시 예정을 변경하겠습니다." - P110
시선을 앞으로 돌렸다. 차창을 통해 밤에도 밝은 에리다나 거리가 내다보였다. 빌딩이 이어진 끝에 멀리 작은 경찰서가 보였다. 오리샨 서다. 작지만 그래도 십여 명의 경찰사가 있을 것이라고, 지브냐의 가슴에 희망의빛이 깃들었다. 앞쪽 차도에 위화감 4차선 도로 가운데에 사람 그림자가 있었다. - P110
루코르지 지는 오른손을 내민 채로 움직이지 않았다. 버스와 사람 그림자가 격돌하는 순간, 지브냐는 눈을 감으려고 했다. "슬프지만, 희생도 어찌할 수가 없다." 버스에 닿은 루코르지 지의 손이 회전, 지브냐의 시야도 선회했다. - P111
루코르지 지는 오른손을 내민 채로 움직이지 않았다. 버스와 사람 그림자가 격돌하는 순간, 지브냐는 눈을 감으려고 했다. "슬프지만, 희생도 어찌할 수가 없다." 버스에 닿은 루코르지 지의 손이 회전. 지브냐의 시야도 선회했다. 중력이 폭풍이 되고 버스 내부는 세탁기 내부처럼 되었다. 루코르지 지가 잡은 앞면을 지점으로 길이 10.5미터나 되는 시 버스 차체가 회전했다. - P111
버스 내부에는 사망자가 있을지도 모른다. 자기가 부탁한 탓에 이런 사태에 말려들게 하고 말았다. 지브냐는 자기 자신을 난도질하고 싶었다. - P111
"네가 도망치면 사람이 죽는다. 너도 슬프겠지만 나도 슬프다." 불꽃의 빛을 뺨에 받으며 루코르지 지가 차갑게 중얼거렸다. 황록색 눈이 빛나고 있다. - P112
지브냐는 분노에 휩싸였다. 곧바로 아스팔트에 무릎을 꿇고 총을 겨눴다. 마가바리 338의 총구는 곧바로 히헤이데스 스의 안구로 향했다. "안타깝게도 너는 숙녀가 아니로군. 타인을 희생시켜서라도 살고 싶은가?" 표범 머리의 지팡이를 아스팔트에 짚고 히헤이데스 스가 냉소했다. 뒤에서 검고 긴 팔이 춤을 추며 가위를 쩔걱거렸다. "정말이지 인속은 돼먹지 못했어." 요르무데 데가 동조하며 웃는다. - P113
히헤이데스 스가 고통의 신음을 내지르며 팔을 뒤로 빼어 칼날을 피한다. 삼각형 날이 원호를 그리며 되돌아갔다. 그보다 조금 늦게 지브냐의머리가 바람에 크게 흩날렸다. 지브냐의 몸은 히헤이데스 스에게서 떨어진 길 끝에 있었다. 여자의 몸은 뒤에 있는 늠름한 오른팔에 안겨 있었다. "가스, 와주었...." 지브냐가 뒤쪽을 올려다보니 거기에는 낯선 청년의 얼굴이 있었다. 바위를 깎아 만든 듯한 근엄하고 예리한 볼, 등에 느껴지는 것은 두꺼운가슴팍, 불꽃 같은 빨간 머리, 분노로 타오르는 파란 눈은 앞쪽을 바라보고 있었다. - P114
"누, 누구, 누구세요?" 지브냐가 퍼뜩 깨달았다. "혹시 살해당한 사람이 말했던 분?" "그런가, 브로조는 죽었나." 남자의 옆얼굴에 침통한 감정이 새겨졌다. - P114
"내가 그 월롯이다. 그러니까 반지를 받았냐고 묻고 있다." 예리한 목소리에 거역하지 못하고 지브냐는 자기 가슴 쪽을 가리켰다. 목깃에서 사슬과 그 끝에 매달린 녹색 반지가 보였다. "알았다. 지금은 눈앞의 적이 먼저다." - P115
"너냐? 네놈이 지브를!" 마장검 요르가의 끝을 지브를 안고 있는 악인에게로 들이댔다. 지브에게 맞지 않도록 정밀 주식을 몇 개 검색해서 겨냥한다. "아니야. 가유스!" 남자의 팔에 안긴 채로 지브가 외쳤다. "이 사람은 나를 구해준거고, 저기・・・ 오롯이 아니라." 지브는 발음을 바꿨다. - P116
"잘 생각해보니 이건 혹시 가스 대신에 갔기 때문에 그 불운을 내가 받들은 건가?" "무서운 사실을 깨닫지 마." 지브의 말을 믿고 오롯인지 월롯인지 하는 남자에게 향했던 마장검 오르가를 길 위의 3인에게 향했다. - P117
"아무튼, 우선 적은 그쪽 세 사람!" 지브의 목소리에 내 생각은 정해졌다. 지브를 껴안고 있는 남자에게 칼끝을 향하는-척하다가 3인조에게 갑자기 ‘베링‘을 날렸다. 앞쪽의 그림자가 거대한 손을 올리고 일곱 개의 창을 털어냈다. 마치 파리라도 쫓는 것 같은 동작이었다. 그러나 상관없다. 몇 초 전부터 세 사람의 뒤를 도망치던 쥐가 입에서 거품을 토하며 경련했다. - P118
"루코르지 지, 이미 은밀 행위는 불가능하다고 신사적으로 판단해야 하는 것 아닌가?" 주황색 눈의 신사가 말했다. 노란색과 검정색 모습에 연보라색 눈을 빛내던 그림자가 동조한다. "히헤이데스 스님이 말씀하시듯이 지금은 학살로 가야 합니다. 망할인속을 학살하는 수밖에 없습니다." "입 닥쳐, 요르무데 데. 입 냄새 난다." 히헤이데스 스라 불린 연미복의 지팡이가 요르무데 데의 얼굴을 때린다. - P118
나는 생각을 바꾸어 직접 파괴 공격인 아이니를 쏘았다. 작렬한 트리니트로톨루엔 폭약의 초속 약 6,900미터급 폭풍과 철판이 차도에서 비명을지른다. 눈은 앞의 폭약에서 떼지 않으면서도 나는 식은땀을 흘리고 있었다. 반응이 없다. "대화는 불가능한가, 이 얼마나 슬픈 일인가." 하얀 연기 속에서 목소리가 났다. 연기 속에서 세 사람이 걸어 나왔다. - P119
팔과 다리는 탑, 팔꿈치는 톱니. 가슴은 장갑판. 모든 것이 금속 덩어리로 구성되어 있었다. 온몸에 파란색으로 기하학 문양이 그려져 있다. (중략). 그것은 강철색의 거인. 네 개의 황록색 눈이 에리다나 거리를, 우리를 내려다보고 있었다. 오른쪽 어깨 위에 연미복에 신사 모자를 쓴 히헤이데스 스, 왼쪽 어깨에는 노란색과 검정색의 요르무데 데가 서 있었다. 요르무데 데가 감격에 겨운 목소리를 낸다. "루코르지 지 님. 훌륭하십니다. 이거야말로 영광된 모습. 우리 종족 본래의 모습!" - P120
"하필이면 ‘에노르무(옛 거인)‘ 라니…." 나도 실제로 본 것은 몇 번밖에 없었다. 거인과는 격이 다른 ‘옛 거인‘이 에리다나 거리에 출현하다니 이는 전대미문의 사태였다. - P121
"에리다나에서의 기괴한 용모들의 무력행사는 인정할 수 없다!" 공성주식사가 필사적인 목소리로 고했다. 분명 경찰사 출신인 듯 쩌렁령한 목소리였다. 투항하라. 주식을 해제하고 신속하게 투항하라!" 메리다나에서 일하는 공성주식사는 범죄자에 대항하기 위해 전원이 중위에서 고위의 공성주식사다. 그 밖에 참가한 공성주식사들도 기검사, 강검사, 뇌명사와 연성사, 장비를 봐도 중위의 공성주식사가 모여 있다. 즉석 전선은 일대 전력이었다. - P122
주먹이 아스팔트에 꽂히고 대지를 깨부순다. 대지진이 일어났다. 나는 차도에 엎드렸다. 지브의 비명이 울려 퍼졌으며 월롯은 길에 마장검을 꽂고 버텼다. 참상이었다. 오르샨 거리는 괴멸했다. 팔이 내리꽂힌 지점에 있던 아스팔트는 분쇄되고 함몰되어 지하도까지 달했다. - P124
루코르지 지의 거대한 몸이 흔들렸다. 전차 앞면 장갑을 관통하기 위한 포탄이지만 루코르지 지의 가슴팍과 어깨에 구멍을 뚫은 것뿐이었다. 에노르무의 피부와 근육의 장갑 쪽이 전차의 장갑보다 두꺼운 것이다. 최대 관통력을 지닌 주식이라도 상처를 낼 수 없는 건가! - P125
지브를 안은 월롯은 상공으로 비상. 왼쪽 빌딩 벽에 착지. 에노르무의 오른손이 되돌아간다. 폭풍을 동반한 일격이 빌딩 벽에 격돌. 폭음과 함께건조물 한 모퉁이가 콘크리트와 철근과 유리 파편으로 변했다. 월롯이 공중에서 회전하더니 길가 아스팔트에 착지. 몸이 흔들린 지브는비명조차 지르지 못한다. - P126
무겁고 빠른 기기나 같은 칼이 아니라, 찌르기를 중시한 채찍 같은 일격이 거인의 왼발을 잘라낸 것이다. 칼날이 되돌아가더니 월이 주식을 발동시켰다. 왼쪽 다리 단면을 짚고 빌딩에서 일어서는 거인의 어깨에서 작렬. 엄청난 열과 폭발이 생겼다. 루코르지 지가 고통스런 소리를 낸다. 나는 팔을 들어 에너지 방사의 여파를 막았다. 하얀 연기도 피어오르지 않는 순수한 에너지의 폭발. 그제야 일련의 주식의 정체를 알았다. "그렇구나, 중력 질량계다!" - P127
(전략). 즉, 중력 질량계 제3계위 호 킨은 반경 10센티미터, 6.5킬로그램의 트리니트로톨루엔 폭약에 상당하는 질량의 방사를 일으킨다. 같은 위력이라도 아이니보다 잔혹하다. 질량 입자와 상호작용장은 온갖물체를 관통한다. 밖이라면 그래도 괜찮지만 체내에서 감마선이 터졌는데도 살아 있을 수 있는 생물이라니 상상할 수 없다. 장갑의 피부, 내장에서 폭발한 금속이 뿜어 나왔지만 그래도 루코르지지는 서 있었다. "너무 거대해서 한 방으로는 쓰러뜨릴 수 없나." - P128
지근거리에서 전함의 주포를 맞아도 에노르무는 피하고 또한 몸에 맞아도 생존했다. 기괴한 용모들이라고는 해도 상식 밖의 건장함과 생명력을가진 존재다. "이건 위험해. 직격을 맞으면 나라도 소실했을 것이다. 이 얼마나 슬픈일인가." - P129
월롯이 지브를 안은 채로 큰길가에 착지했다. 포탄 주식의 반동을 채억누르지 못하고 크게 후퇴한 착지였다. 에노르무와 호각으로 싸울 수 있다니. 월롯도 상식을 벗어난 존재였다. 이등변삼각형의 마장검은 중력 질량계, 아름다운 마장검은 화학 강성계의 고위 주식을 구사한다. 월롯은 13계제 따위는 아득히 초월한 공성주식사다. 그러나 이 정도 실력을 가진 공성주식사를 내가 모른다니, 이게 있을 수있는 일인가? - P130
등에서는 팔들이 격렬하게 움직였지만 히헤이데스 스 본인의 왼손은 커피잔을 들고 있었다. "자, 그럼 나 본인은 한가하니 묻겠는데, 좋은 커피라는 것은 어떤 것인지 아는가?" - P131
"악마처럼 검고 지옥처럼 뜨거운 커피를 말한다." 히헤이데스 스의 등에서 검은 띠들이 생겨났다. (중략). 공중에서 팔에 매달린 형태로 히헤이데스 스가 웃고 있었다. 네 개의 주황색 눈이 빛났다. 왼손에 들고 있던, 김이 나는 커피 잔을 입으로 가져간다. 냄새로 알았다. 커피 잔에 들어 있는 것은 커피가 아니다. - P132
"그래, 끓고 있는 중유다. 좋은 커피를 추구하다 보면 결국 끓는 중유가 되는 것이다." "과연 히헤이데스 스 님." - P132
월롯이 날려가고 선혈과 살점이 흩어졌다. 고속으로 움직이는 거대한 그림자가 나에게도 급습, 회피했지만 일격을 왼팔에 받았다. 격통. 나는 차도를 굴러갔다. 멈추고 올려다보았다. 월롯을 일격에 쓰러뜨리고 내 왼팔을 스친 물체가 앞쪽에 떠 있었다. - P133
다. 그것만으로도 나는 안도했다. "이 사람, 월롯이 구해주었으니까!" 지브의 시선을 좇았다. 그녀의 몸 옆에 월롯이 쓰러져 있었다. 나보다 가까웠던 윌롯은 많은 팔로부터 날아오는 흉기 공격을 한꺼번에 맞고 가슴에 큰 구멍이 뚫려 있었다. - P134
"이제 슬픔을 멈추자. 목숨을 빼앗아 슬픔을 멈추자." 버티고 선 루코르지 지가 걸음을 옮겨 땅울림을 일으킨다. "신사는 일을 빨리 정리한다." 팔에 기댄 거미처럼 있던 히헤이데스 스가 앞으로 나섰다. 요르무데 데가 주식을 또 자아냈다. 지브는 나를 끌어당겼다. 쓰러진 나와 월롯을 안고 지브는 거인들을 노려보고 있었다. 자식을 지키려는 엄마 같았다. - P135
"아직..." 목소리는 뒤쪽에서 들렸다. 돌아보니 중상을 입은 월롯이 한쪽 무릎을꿇고서 몸을 일으키고 있었다. "브로조의 원수를 갚지 못한 채로 죽을 수는 없다." 월롯이 오른손을 뻗어 지브의 허리를 안았다. 그리고 아스팔트 위를 굴렀다. - P135
"몇 번 말하면 알겠나? 반지에 맞으면 최대급의 슬픔이 우리를 분쇄할것이다." 루코르지 지의 절박한 목소리. 히헤이데스 스가 올려다보고 루코르지 지가 내려다본다. 에노르무들이 서로 노려보았다. 요르무데 데는 어느 편에도 붙지 않고 두 대의 에노르무 사이에서 난처해했다. - P136
검은 물줄기가 강으로 흘러들어간다. 많은 양의 물과 함께 지브냐도 수면에 떨어졌다. 거품을 토해내며 팔다리로 물을 헤쳐서 떠오른다. 수면으로 나왔다. 립스틱이 지워진 입술로 필사적으로 산소를 들이켰다. 물을 마시면서도 몇십 번이나 숨을 쉬어 진정시킨다. 온몸이 아팠다. 타박상을 입은 거겠지. 어디가 아프냐 하면 온몸이 다 아프다. - P137
강폭을 보니 에리다나에 몇 개나 있는 운하의 지류, 77개나 있다는 수로 중 하나일 것이다. 지브냐가 강 아래를 보니 다리가 있었다. 다리 앞에는삼각형 빌딩이 있었다. 그 밖에도 표식을 찾았다. 북쪽인 강 위로 고개를 돌렸다. 북동쪽에 선빌딩들 사이로 에리다나 대음악당의 둥근 지붕이 보였다. 더욱 동쪽으로 향하자 시계탑이 있었다. 세비티아 공원의 시계탑이다. 위치 상 자기가 떠내려가는 흐름이 파르디나 강 하류라고 단정할 수 있었다. - P138
부상과 출혈로 월롯의 얼굴은 창백했다. 죽지는 않았으나 정신이 몽롱한 상태였다. 서둘러 지하수로에서 몸을 끌어올렸다. 돌에 무릎을 꿇었다. 가방과 신발에서 물이 흘러나왔다. 지브냐는 일어섰다. - P139
현실의 지브냐는 자조적인 웃음을 띤다. "우코우토 대륙에서 제일가는 바보는 틀림없이 지금의 나겠지요!" 안 그래도 무거운 전위계 공성주식사의 몸은 물을 빨아들여 더욱 무거웠다. 여자의 힘으로는 끌어올릴 수가 없다. 지브냐는 손을 뗐다. 몸을 앞으로 더 내밀고 윌롯의 옆구리에 손을 집어넣었다. - P140
"아큐프 구두가 5만 엔이나 준건데!" 탄식하는 지브냐의 눈에는 경제적인 아픔으로 인한 비탄이 있었다. 그러나 손은 또다시 강기슭에 널브러진 월롯의 어깨를 쥐었다. "내 책임감이 원망스러워!" - P140
라페토데스 7도시 동맹에서는 대사관에서의 환담회조차 수백 명이 모이게 된다. 자유와 평등, 민주주의와 근대 자본주의, 부와 문화, 주식과 군사모든 것에 있어서 대륙 최강 최고라는 조국의 영화에 무관도 자랑스러움을 느낀다. 식탁 사이를 이동하면서 안전을 확인하다가 무관의 걸음이 멈췄다. 평화롭고 풍요로운 광경인데도 그는 오한을 느꼈다. 오른손을 뻗어 자기 뒤를 만졌다. 뒤통수가 저리는 듯한 느낌을 받은 것이다. 그는 같은 느낌을 예전에 어딘가에서 받았던 것을 떠올렸다. - P141
무관의 손은 마장검을 뽑았다. 주위 사람들이 놀랐지만 상관할 때가 아니다. 시선이 대회장을 떠돌다 위화감의 발생원을 찾았다. 이변을 찾던 눈이 멈춘다. 대회장 창 밖, 밤의 정원 너머로 거리에 면한 벽에 사람 그림자가 몇 개 올라가 있었다. 눈은 굶주린 듯이 빛났고 증오의 불꽃이 있었다. 손에는 마장검. 칼끝에 깃든 것은 파르스름한 인광 "전원 대피하라! 주식 공격이다!" - P1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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