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HAPTER 01

과학자가 될 준비: 학부 생활


(전략).
일단 훌륭한 과학자가 되기 위해서는 명성 있는 대학 혹은 과학 관련 특수목적 고등학교 등에 진학하는 것이 우선이라고 생각할 수도 있다. - P36

사실 자연과학 혹은 공학 전공으로 대학에 진학한 사람중에서 직업 과학자나 공학자가 되는 사람의 비율은 생각만큼 높지 않다. 연구중심대학이라고 하는 과학/공학 특성화 대학에서도 마찬가지다. - P37

학부 시절에 주로 하게 되는 일은 과학자의 일, 즉 새로운 과학적 사실을 밝혀내는 연구가 아닌 배경 지식의 습득이다. (중략). 학부 전공 자체는 과학자가 되는 데 생각만큼 결정적인 영향을 미치지 않을 수도 있다.¹⁶ - P37

1학년이 가장 중요하다: 일반과학 시리즈


장차 과학자가 되기 위해 학부에서 공부하는 과목 중에 가장 중요한 것은 무엇인가? 1학년 때 배우는 과목은 고등학교 때 선행으로 공부했으므로 2학년부터 배울 전공과목이라 생각할지 모르겠지만, 사실은 일반화학, 일반생물학, 미적분학 같은 ‘일반과학‘ 시리즈에서 다루는 내용의 정확한 개념적 이해가 가장 중요하다. - P38

요즘같이 타 분야 전공자와 협업하는 학제 간 연구(interdisciplinary research)가 중요시되는 최첨단 연구 환경에서, 생물학자로서 물리학자 혹은 수학자와 공동연구를 할 때 최소한 일반물리학이나 미적분학 수준의 지식이 있는 것과 없는 것 중 어떤 쪽이 더 수월하겠는가? - P38

한마디로 이 ‘일반‘ 시리즈의 중요성은 아무리 강조해도 지나치지 않다. - P39

전공과목 우등생은 과학자로서 장래가 보장된 것일까?

(전략). 그러나 이미 정립되어 있는 과학적 지식을 배우고 익하는 재능은 스스로 새로운 과학지식을 창출하는 재능과 반드시 일치하지 않을 수 있음을 명심하자! - P40

어쨌든 다시 한 번강조하고 싶은 것은, 학부 시절의 전공과목 성적이 대학원에서의 연구 성과를 절대 보장하지 않는다는 것이다. - P40

학부 시절 연구실 체험은 필요한가?

학부 생활의 절반이 지난 후에도 여전히 과학자가 되고 싶다는 꿈을 유지하고 있는 학생이라면 반드시 고려해 보아야 할것이 있다. 바로 실제 연구실에서의 연구 체험이다. - P41

물론 학부생 신분으로 과학연구와 관련해 얼마나 깊은체험을 할 수 있는지는 개개인의 상황에 따라 달라지는 문제다. 아직 전공과목도 다 배우지 않은 학부생 연구원에게 대단한 기대를 하는 교수도 그리 많지 않을 테고, 독자적인 연구주제를 할 만한 연구자라기보다는 연구실에 필요한 허드렛일을 시키기 위한 조수 정도로 생각하는 경우도 있을 것이다. - P42

학부생으로서 연구실 생활을 하려면 상당한 시간과 노력을 들여야 하는데, 이때 학과 공부에 소홀해지지 않도록유의해야 한다. - P43

졸업의 기로에서


(전랴4).
나는 앞 장에서 과학자만이 얻을 수 있는 특권인 세상에서 아무도 모르는 것을 혼자만 알게 되는 순간, 즉 ‘유레카의 순간‘에 대해 언급했다. 하지만 과학자의 삶은 떠오른 아이디어가 실험으로 입증되지 않아 실망하는 ‘실패의 연속‘에 더 가깝다. - P44

더 큰 문제는, 여러 가지 어려움을 딛고 과학적으로 유의미한 새로운 발견을 했다 하더라도 세상에는 분명 자신과 유사한 연구를 하고 있는 누군가가 있다는 것이다. - P44

마지막으로, 진로를 결정하기 전에 과학자로서 생활을유지하는 것에 대해 현실적으로 생각해 볼 필요가 있다. (중략). 그러나 과학자로서의 커리어는 높은 확률로 진학하려는 대학원 혹은 연구실 졸업생들의 진로의 평균에 수렴한다. - P45

설령 취업에는 관심 없고 순수한 학문 연구에 전념하여학계에서 교수가 되는 것이 목표인 사람이라도 이것은 중요한 문제다. 만약 산업계 진출이 거의 없는 분야의 대학원에진학하는 사람이라면 주변의 동료들이 대부분 학계에서 자리잡을 생각을 하고 있을 것이고, 결국 상당한 경쟁을 치러야할 것이다. - P46

어떤 전공을 선택할 것인가?

여기까지 책을 넘긴 독자 중에 과학자가 되기로 마음먹은 꿈나무가 있다면 당신의 통큰 결단을 진심으로 응원한다. - P47

그런데 많은 학생이 해당 전공 연구 내용에 대해 정확히알지도 못하면서 흥미롭다고 생각(혹은 착각)하고 전공을 선택한다. 일단 어떤 전공이 흥미롭고 자신의 ‘적성에 맞는지를 파악하기 위해서는 해당 분야에 대한 경험이 필수적이다.  - P48

즉, 대학원 진학 전, 학부 시절에 생각하는 ‘흥미‘와 ‘적성‘은 전공선택에 있어 생각만큼 결정적인 요소가 아닐 수도 있다. - P49

둘째, 전망이 좋을 것 같은 전공을 택하는 경우다. (중략). 그런데 문제는 학부생이 접근할 수 있는 수준의정보에 근거해 판단한 전망이 실제로 학위를 받고 취업 시장에 나갈 때까지 유효할지는 아무도 모른다.  - P49

언론에서 많은 이야기가 나오는 대부분의 분야는 이미 정점을 지나 한물가기 시작한 분야인 경우가 많다. 따라서 한참 언론에서 ‘전망이 있다‘고 떠드는 분야(예전엔 ‘유전공학‘ ‘줄기세포‘ ‘나노‘ 같은 분야가 유명했고 요즘에는 ‘인공지능, 딥러닝, 블록체인‘ 등이 있다)는 당신만 알고 있는 특별한 분야가 아니다.  - P50

요약하자면 학부생 수준에서 전망을 정확하게 예측하기란 불가능함을 인정해야 한다. - P51

어떤 학교를 선택할 것인가?

(중략).

유학을 갈 것인가 말 것인가?

(전략). 1980년대부터 1990년대까지만 해도국내의 자연과학 및 공학 관련 연구 여건이 과학자를 길러내기에는 선진국에 비해 많이 취약했기 때문이다. 그러나 2015년을 기준으로 신규 임용된 교수의 경우, 공학 분야는 약 60퍼센트, 자연과학 분야는 54퍼센트가 국내 대학에서 박사학위를 받았다.¹⁹


19 www.kyosu.net/news/articleView.html?idxno=31703 - P52

 특히 이민이나 해외취업을 생각하는 사람이라면 유학은 꽤 괜찮은 선택지다.²⁰


20 어떤 국가든 과학자와 엔지니어는 가장 손쉽게 이민을 받는 직종에 속한다. - P53

유학을 갈 경우: 언제 갈 것인가?


해외 유학을 갈 최선의 시기를 정확히 말하기는 어렵다.
국가나 학문 분야에 따라 지원 방식이나 제도가 다를 뿐더러학생 개인의 사정도 고려해야 하기 때문이다. - P53

석사와 박사과정이 분리되어 있고 석사과정 수료만으로도 해외 취업이 가능한 일부 분야에서는 학부만 마치고 유학에 도전하는 것도 나쁘지 않다.²²

22 그러나 대부분의 해외 석사과정에서는 재정 지원을 받지 못하는 것이 보통일을 염두에두어야 한다. - P54

유학을 가지 않을 경우: 어떤 대학원으로 진학할 것인가?


여기에도 몇 가지 선택의 기로가 있다. 첫 번째로 선택할 것은 출신 대학의 대학원에 진학할 것인지 여부다. 이는 그 대학에서 활발한 연구 활동이 이루어지는지에 따라달라진다. - P55

자신이 졸업한 학교에서 활발한 연구가 이루어지는 경우,
상당수의 학생이 자신이 졸업한 대학의 대학원에 진학하는 경향이 있다. - P55

그렇다면 다른 학교를 선택하는 것은 어떨까? 이때의 단점은 출신 대학에 그대로 진학하는 것과 정반대의 이유로 발생한다. 자신이 학부를 다니지 않은 학교를 선택한다면 연구실에 대한 정보가 부족할 것이고, 상대적으로 많은 정보를 가진 자교 출신은 잘 선택하지 않는(즉 인기가 없는) 연구실에 가게 될 위험성이 존재한다. - P56

석•박사통합과정에들어갈것인가,짜로진학할것인가?

(전략). 그런데 석·박사 통합과정에는 한번 입학하면 자신이 연구자로서 적성이 맞지 않다는 것을 깨달아도 중도에 그만두기 매우 힘들다는 단점이 있다.²⁵ 평생 연구자로 사는 데는 적성이 없고 연구에 필요한 기본 테크닉을 익힌 다음 취업하기를 원하는 사람에게 박사과정은 그다지 적절한 선택이 아니다.


25 석·박사 통합과정은 왜 도입되었을까? 궁극적으로 박사석·박사통합으로 입학했을지라도 학생의 의지에 의해 석사학위만 취득하고 졸업할 수있도록 제도적으로 보장하는 곳도 있다. - P57

어쨌든 석·박사 통합과정에는 교과과정에 소요되는 기간이 단축돼서 이론적‘으로는 학위 과정을 줄일 수 있다.²⁶ 그러므로 대학원 진학 시석·박사 통합과정을 선택하는 것은 분명히 개인의 자유이지만, 진학하기 전에 중도에 석사로 졸업하는 것이 제도적으로보장되는지를 꼭 확인하기 바란다.


26석사·박사를 따로 할 경우에 비해 교과과정을 1년 단축하여 등록금 부담이 덜어진다는 장점은 있다. 그러나 이 덕분에 박사 취득에 필요한 시간이 단축되지는 않는다는 짐을 많은 대학원생이 실감하고 있을 것이다. - P58

어디서 학비를 조달할 것인가?

오늘날 과거보다 많은 사람들이 이학 및 공학계 대학원에 많이 진학하는 이유는 역시 이공계 대학원에서는 재정 지원을 받는 경우가 많기 때문이다. - P59

1. 연구보조원(research assistant)

보통의 이공계열 대학 교수는 국가나 기업으로부터 연구 프로젝트를 수주해 연구비를 받고, 연구 실무 자체는 대학원생이 수행하는 경우가 많다. 즉 연구에 참여하는 연구보조원의 인건비 형식으로 대학원생에 대한 금전적 지원을 해주는 것이다. - P59

2. 펠로우십(fellowship)

(전략). 이러한 것은 대개 국가 차원에서지원되지만 일부는 민간 재단에서 마련되는 경우도 있다. 국가 차원 사업으로는 BK21 이나 글로벌 박사 펠로우십(GlobalPh.D Fellowship)등이 있다.²⁸



28 BK21은 한마디로 해당 사업을 실시하는 대학원을 통해서 인건비를 지원받는 것이고, 글로벌 박사 펠로우십은 대학원 입학 후 개인 자격으로 신청하는 장학금이라고 생각하면 된다. 이외에도 학과의 수업 관련 조교(teaching assistant) 업무를 수행하며 지원받는 경우가 있으나 이공계 대학원에서 이 비중은 앞의 두 가지 지원에 비해 그리비중이 크지 않다. - P60

이제 대학원에 진학할 마음의 준비가 되었는가? 그렇다면 이제 대학원에서 본격적으로 매드 사이언티스트의 길로첫발을 내딛을 때다! 그러나 그 전에 한 웹툰의 명대사를 한번 음미해 보자.

"들어올 때는 마음대로였겠지만 나갈 때는 아니란다."²⁹

29엉덩국, <성 정체성을 깨달은 아이>(blog.naver.com/undernation/130100558497), - P61

CHAPTER 02

과학자가 되는 첫걸음: 석사과정

(전략).

세상에는 여러 스타일의 지도교수가 있다

대학원 교수, 특히 자신의 지도교수의 영향력은 학부생 때의 교수와는 비교되지 않을 만큼 크다. 현대의 이공계 대학원 지도교수는 해당 연구실에서 벌어지는 연구의 총괄 책임자, 즉 연구책임자(principal investigator, 흔히 PI라고 한다)이다. 학부시절의 교수는 수강하는 교과목의 ‘강사‘에 지나지 않는 반면, 이공계 대학원에서 지도교수는 매우 복합적인 존재다. - P64

(전략).
따라서 대학원 과정에서 지도교수의 선택은 대학원 과정의 성공과 직결된다고 할 수 있다. 그렇다면 어떤 지도교수를 선택해야 할까? - P65

지도교수 선택

개인마다 성격과 성향이 다르기 때문에 ‘어떤 지도교수를 선택하라‘고 정답을 제시하기는 쉽지 않은데, 얼마 전 세상을떠난 스탠퍼드 대학교의 신경과학자인 벤 바레스(Ben Bartes)는 지도교수 선택을 위한 원칙을 제시했다.³¹

31 Barres, B. A. (2013). How to pick a graduate advisor. Neuron, 80(2), 275-279. - P70

1. 훌륭한 과학자인 지도교수를 선택한다.
2. 동시에 훌륭한 멘토가 될 수 있는 지도교수를 선택한다.

이 책에서는 과학자가 되기 위해 대학원에 간다고 간주하고 있다. 그러므로 자신이 선택할 수 있는 범위 안에서 가장 훌륭한 과학자를 지도교수로 선택해야 한다. - P71

많은 연구 실적을 낸 연구실의 지도교수도 무턱대고 믿을 수는 없다. 그런 연구실은 대개 교수와 대학원생들 모두연구에 대한 열정이 강한 편이다. 하지만 다른 관점에서 보면 학생 개개인에 대한 실적 압박이 매우 강한 연구실, 곧 연구책임자 분류 중 ‘노예 감독관‘이 지도하는 곳일 가능성이 있다. - P72

연구실의 성격을 짐작하려면 어떻게 해야 할까? 요즘 대부분의 대학 연구실은 홈페이지 등을 통해 연구실적을 홍보한다. 그렇지 않더라도 연구 실적을 검색하는 것은 그리 어렵지 않다. 석사 지망생이 논문의 수준을 완벽히파악하기는 어렵겠지만, 최근까지 꾸준히 연구논문을 내는연구실이라면 적어도 지도교수가 연구에서 손을 놓지는 않았다는 뜻이다 - P73

때로는 간단한 연구에는 관심이 없고 <셀(Cell)>, <네이처(Nature)>, <사이언스(Science)>처럼 가장 명성 있는 저널에실릴 만한 연구만 지향하는 연구실도 있다.³² 아마 그런 연구실은 ‘신적 존재‘에 해당하는 유명한 교수나, 그런 존재가 되고자 애쓰는 ‘유망주‘ 교수가 이끄는 곳일 테다. 사실 이런 연구실은 많은 학생이 선망하는 대상이지만 모든 학생에게 적합한 곳은 아니다.

32 속칭 "CNS 저널"로 불리기도 한다. - P73

그렇다면 훌륭한 과학자이면서 동시에 학생을 잘 지도하고 훌륭한 과학자로 성장시킬 수 있는 지도교수는 어떻게찾을 수 있을까? 지도교수가 학생을 얼마나 잘 지도하는지를 보여 주는 궁극적 지표는 결국 그가 배출한 제자다. - P74

또 하나 고려해야 할 사항은 해당 교수의 연구 경력, 곧신진 연구자인지 아니면 임용된 지 오래된 중견 혹은 원로급 연구자인지다. 국내외를 막론하고 임용된 지 얼마 안 된(편의상 5년 이내라고 해 두자) 교수의 연구실에 대학원생으로 들어가는 데는 분명 장단점이 존재한다. - P75

경력이 오래된 교수는 젊은 교수와 정반대의 장단점을갖고 있다. 연구비나 연구 방법이 일정 부분 확립되어 있으므로 신임 교수의 연구실처럼 처음 세팅하면서 겪는 어려움을겪지 않아도 된다.  - P76

결국 연구실과 지도교수의 진정한 성향을 알기 위해서는, 충분한 대화를 통해 교수의 성향을 파악하고 부족하다면해당 연구실의 연구원들과도 이야기해 볼 필요가 있다. 이미연구실을 졸업한 선배들과 주변의 평판을 들으면 더 좋다.³³


33 최근에 국내의 일부 연구중심대학의 연구실에 대한 정보를 제공하는 김박사넷(phdkim.net)이라는 사이트가 등장했다. 연구실에 대한 익명 평가와 연구업적 등을잘 알려 주고 있다. 아직 일부 학교와 전공만 등록되어 있지만, 이러한 정보가 축적되면대학원을 진학하려는 학생들에게 좋은 자료가 될 것이다. - P76

공부의 시작: 논문과 교과서, 리뷰 논문

(전략). 그런데 아무리 읽어도 검은 것은 글자요, 하얀 것은 종이처럼 보인다. 과연 연구논문은 어떻게 읽어야 하며 학부 시절에 보던 교과서와의 차이는무엇일까? - P77

교과서가 수십 년 전 내지는 몇 년 전에 일어난 사건을정리해 둔 역사책이라면, 연구논문은 지금 일어나는 사건을 다루는 신문기사 혹은 TV 뉴스인 셈이다. 다른 식으로 비유하면 연구논문은 오랜 세월 방영된 연속드라마의 최신 에피소드라고 생각하면 된다. - P78

처음 논문을 읽는 사람은 제목과 초록을 읽어 봐도 무슨의미인지 이해하지 못하는 것이 당연하다. - P78

학부 시절에 다룬 교과서가 지식에 대한 하나의 큰 그림을 그려 주었다면, 당신은 이제 교과서에서 한 줄 정도 나오는 주제를 파고들어 아직 알려지지 않은 빈틈을 찾는 연구를 해야 한다. - P79

(전략). 그런데 내용을 읽다 보면 특정 연구 내용이 나온 연구논문이 또 인용되는 것을 발견하게 되고, 그 논문을 읽지 않으면 무슨 내용을 이야기하는지 이해할 수가 없다. (중략). 논문 하나 읽는 것이 이렇게 어려운 일이었던가? 원래 논문 읽기란 그런 것이다! - P8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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