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 ‘과학자는 이슬만 먹고 산다‘
과학자에 대한 또다른 흔한 고정관념은 과학자는 세상물정엔 관심 없고 오로지 연구만 생각하는 사람이라는 것이다. 그러나 과학자는 이슬만 먹고 사는 사람이 아니다. - P26
대학 연구실 책임자인 교수는 분명히 한 사람의 과학자이고 학교에서 월급을 받는 노동자이지만, 한편으로 연구실에서 일하는 대학원생과 박사후 연구원의 임금을 줘야 할 개인사업자의 면모도 갖고 있다.¹²
11 나중에 다루겠지만, 대학에 근무하는 모든 교수가 학교에서 자신의 급료를 전액 지불받는 것은 아니다. 다행인 것은, 대부분의 한국 대학에서 교수 월급이 100% 학교에서 지급된다는 것이다. 그러나 외국의 일부 학교에서는 학기에 상응하는 기간만 월급이 나오고 방학 중에는 월급이 나오지 않는 경우가 있으며(방학 중에 월급을 받기 위해서는따로 연구비를 받아 월급을 채워야 한다) 일부 학교는 계약 조건에 따라 인건비의 약50%를 외부에서 벌어 온 연구비로 충당해야 한다. - P26
과학자가 아니라 스타트업이나 개인사업자들의 이야기를 듣는 것 같은가? 하지만 이것이 오늘날 대학교에서 과학을 연구하는 사람들의 현실적인 모습이다. - P27
5. ‘과학자가 되면 경제적으로 윤택한 생활을 할 수 있다‘
한국이 경제성장 가도를 달리던 1970~1980년대에는 대학 입시 최상위권 학생들이 물리학과나 전자공학과를 선택했다. 고도성장을 하는 사회 분위기상 과학이나 공학을 전공하면 경제적으로 꽤 괜찮은 삶을 살 수 있다는 믿음이 이런 결과를 만들었을 것이다. 물론 이런 경향은 1990년대 말 IMF사태 이후 많이 변하긴 했다. - P28
설령 과학자로서 세계적 스타가 되어도 경제적 성공으로이어지는 경우는 흔치 않다. 노벨상 수상자라고 해 봐야 그 상금은 우리 돈으로 13억 원 정도이고, 그것도 대개 3명의 수상자가 나누기 때문에 실제 수령액은 더 적어진다. - P28
물론 과학자 중에서 스타트업 창업 등에 관여해 상상하기 힘든 막대한 재산을 거머쥐는 사람도 간혹 있다. - P30
사실 박사학위 과정을 밟는, 혹은 박사학위를 갓 취득한직업 과학자가 직면하는 가장 절실한 경제적 문제는 오랜 기간 저소득 상황에서 생활해야 한다는 것이다. 전공별로 상황이 조금 다를 수 있지만 일반적으로 박사와 박사후과정을 필수적으로 거치는 생명과학 계열의 연구자는 학부를 졸업하고 버젓한 직장을 갖기까지 적어도 10년 이상의 세월이 소요되는 경우가 많다. - P31
그럼에도 불구하고 과학자라는 직업의 거부할 수 없는 매력
그렇다면 과학자들은 왜 경제적 불리함을 감수하면서 과학자로 살아가는 걸까? 과학 말고는 할 줄 아는 것이 없다는 조금 씁쓸한 이유도 있겠지만, 정작 다른 일을 하라고 떠밀어도아무 고민 없이 연구를 바로 그만 둘 과학자는 많지 않을 것이다. - P32
과학자라는 직업은 다른 직업이 쉽게 제공하지 못하는하나의 결정적인 장점을 제공한다. 그것은 바로 ‘이 세상의비밀(극히 일부일지라도)을 세상에서 가장 먼저 발견할 수 있는 기회‘라고 표현할 수 있을 것이다. - P32
과학적 발견의 순간은 매우 강력한 중독성을 가진 마약과같다. 그러나 이러한 발견의 가치를 알아주는 사람은 그리 많지 않다. 언론에 대서특필되는 발견도 없지는 않겠지만, 대부분의 과학적 발견은 그 분야를 연구하는 수십 명 내지 수백명, 심한 경우 몇 명의 동료 연구자가 그 가치를 인정해 줄 뿐이다. - P33
다음 장부터는 직업 과학자가 되기 위해 어떤 과정을거치는지에 대해 살펴보겠다. - P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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