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금 당장 해야 하는 일들


꿈을 위해 인생을 꾸려나가라. 그리고 꿈이 실현되는 것을 지켜보라.
- 작자 미상


챔피언다운 성과를 내려면 끊임없는 자기 암시가 중요하다. 자신만이 알아보는 사인을 곳곳에 배치해놓고 끊임없이 상기하라.  - P33

시간을 관리한다는 것은 곧 우선순위를 관리한다는 뜻이다. (중략). 이것은 게임 계획을 세우는 데 가장 중요하다. - P33

매일 적정한 수준만큼만 도전하자. 비현실적인 계획을 세우면자신을 패배로 몰아넣는 꼴이 된다. 무리한 계획에 마음이 동할 리없다. 합리적인 계획을 세우자. - P34

사람과 어울리면서 나오는 힘


한 개의 화살은 쉽게 꺾을 수 있다. 하지만 열 개 묶음은 쉽게 꺾이지 않는다.
일본 속담

인간관계는 우수한 선수가 되는 데 도움이 되기도, 걸림돌이 되기도 한다. 그렇기 때문에 대인 기술은 운동선수의 기량 못지않게 중요하다. - P35

추측하고 단정 짓지 마라.
 당신이 상대에 대해 추측한 것을 입에 올리면 안 된다. 그 사람이 생각하거나 느끼거나 경험한 것이 무엇인지 직접 물어봐라. 마찬가지로 타인이 당신의 생각, 느낌, 경험을지레짐작하도록 두어서는 안 된다. 항상 대화의 창을 열어두고, 상대방을 존중하는 태도를 보여라. - P37

공정하라.
 스스로 완벽해지려고 하지 말고, 다른 사람이 완벽할거라고 기대하지 마라. 입장 차이가 난다면 합의점을 찾으려고 노력하라. - P38

중요한 날에 절대 해서는 안 되는 생각들

경기하기도 전에 져서는 안 된다.
- 대럴 로열(미식축구 감독)

플레이오프나 챔피언십 결승전 같은 중요한 경기 당일에 운동선수가 절대 해서는 안 되는 세 가지 생각이 있다. 결과를 지나치게 강조하는 것, 지나치게 애쓰는 것, 부정적인 것만 되씹는 것이다. - P39

결과를 지나치게 강조하지 마라

. 최고의 경기는 현재 지금 이 순간에만 만들어진다. 중요한 경기의 결과에만 집중하는 것은 치명적이다. 많은 선수가 이런 실수를 한다. 왜냐고? 모두 엄청나게 노력하면서 준비했기 때문이다.  - P41

지나치게 애쓰지 마라. 챔피언십 경기나 전국 대회를 치를 때, 혹은 막강한 적을 만났을 때 선수들은 흔히 지나치게 노력한다. 중요한 경기일수록 기대치나 희망이 생기기 마련이고, 이런 기대로 인해 의욕이 넘치면서 실수가 나오는 것이다. 또한 지난번보다 더 잘해야 한다고 잘못 생각하기도 한다. - P42

머릿속 잡음 차단하기

백만 개의 우주 앞에서도 당신의 영혼은 침착하고 태연해야 한다.
-월트 휘트먼(시인)

(중략).
그런데도 왜 골퍼들은 1.2미터 거리의 짧은 퍼팅을 그렇게 두려워하는 걸까? 마음가짐의 문제다. - P44

인생의 불확실함을 인정할 것


사건을 통제할 수 없다면 나 자신을 통제하라.
-몽테뉴(사상가)


스포츠와 일상생활 사이에 적절한 균형을 잡기 위해 최선을 다하라. 하지만 미디어에 흔히 나오는 ‘라이프 밸런스‘란 말은 잘못된      인식을 심어줄 수 있다. 모든 사물은 끊임없이 변화하기 때문이다. - P47

인생은 불분명하고 불확실하며 살다 보면 자주 균형이 무너진다는 사실을 받아들여라. 마음속에서 감정적 균형을 찾으려고 노력하고 무게 중심을 잡는 편이 낫다. - P48

챔피언이 변화를 받아들이는 방법


끊임없이 변해야 인생의 바퀴가 굴러간다.
그 결과 현실이 다양한 형태로 나타난다.
-불교명언

변화를 달가워하는 사람은 별로 없다. 기저귀가 축축하게 젖은 아이라면 모를까. 큰 변화나 장애물이 존재한다는 것은 일상의 루틴, 안락함, 가족이나 팀에서 내가 맡았던 여러 역할이 사라진다는 것이다. 편안해진 모든 것을 버려야 하면 불안하고 두려워진다. - P50

사람들은 역경을 마주치면 부끄러움과 죄책감에 시달리다가 자기 자신을 쉽게 포기해버린다. 분노를 스스로에게 돌려 술이나 약에 의존해 되돌아올 수 없는 길을 건너기도 하고, 자기 관리를 포기하기도 한다. - P51

챔피언이 되려면 인생과 게임 모두에서 금메달을 위해 노력해야한다. 다른 누군가가 경쟁 상대가 될 수도 있겠지만 제일 막강한 경쟁자는 자기 자신이다. 가장 중요한 이야기다. - P53

물 한 방울

승려가 어린 제자에게 뜨거운 목욕물을 한 양동이 가져와서 식히라고 요청했다. 제자는 차가운 물을 넣어 목욕물을 식힌 뒤, 조금 남은 물을 땅에 버렸다. 승려는 이를 보고 놀라서 말했다. "어리석기는! 화초에다 물을 주면 되는 것을! 어찌 감히 절에서 물을 낭비하느냐?" 그 순간 어린 제자는 독도했다. - P106

위대한 선수는
어떻게 생각하고 훈련하는가

(전략).
먼저 ‘마음속 금메달을 따내는 것이 궁극적인 승리라는 사실을 명심하라. 외부로 드러난 점수는 중요하지 않다. - P212

던컨 암스트롱
1988년 서울 올림픽 수영 금메달리스트

올림픽 대회는 많은 운동선수에게 영감을 준다. 낯선 이국에서 경쟁하며 평생 기억할 추억을 담고 돌아갈 수 있기에, 선수들은 모험에 기꺼이 참가한다. - P213

운동선수는 올림픽에 참여하기 위해 몇 년간 열정과 꿈을 품고훈련한다. 그래서 올림픽에서 우승하기란 절대 쉽지 않다. 모국을대표해서 올림픽에 참가한다면, 그저 성실하게 준비한 선수들과 경쟁하는 것으로 끝나지 않는다. - P214

올림픽에 대한 신념 덕에 1988년 서울에서 200미터 자유형 우승을 거둘 수 있었다. - P241

경기 열흘 전 서울에 도착했고, 입소 후에는 선수촌 밖으로 나가지 않았고 내 방을 떠나는 일도 거의 없었다. 먹고, 훈련하고, 잠을잤다. 그리고 경기가 끝나고 나면 4년 동안 째깍째깍 돌아가던 시계가 마침내 멈출 것이라는 생각을 하지 않기 위해 노력했다. - P215

1988년, 나는 마음도 굳게 먹었고 자신감으로 충만했다. 하지만내 훈련이 예상보다 혹독했으며, 금메달을 노릴 만큼 실력이 일취월장했다는 사실을 아는 사람은 몇 명 없었다. 나는 이 기회를 붙잡기위해 모든 것을 했고, 이제 200미터 자유형 경기에서 가장 빨리 헤엄치는 사람과 경쟁하기만 하면 됐다. 아주 쉽지 않은가? - P216

생각한 대로 실천에 옮겼고, 경쟁 선수들은 나머지 100미터에서 나를 따라잡지 못했다. 그날 나는 세계 신기록을 깨고 금메달을 목에 걸었다. - P217

경기에서 금메달을 딴 선수의 이야기는 모두 흥미롭지만, 그중에서도 초라한 배경을 딛고 수년 동안 ‘동물처럼‘ 훈련에 훈련을 거듭한 선수의 성공 신화는 많은 영감을 준다. - P217

존 몽고메리
2010년 밴쿠버 동계 올림픽 스켈레톤 금메달리스트


스포츠는 복합적인 의미를 갖는다. 어떤 이에게는 무언가에서벗어나는 수단이고, 누군가에게는 어딘가에 속할 수 있는 방법이며, 더 나은 삶을 위한 도구가 되기도 한다. - P2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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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율주행 사과
사과 인터넷
사과 재생에너지
사과 배터리
사과 클라우드


유튜브 채널 「충주시」 「2021 충주외할머니사과 김선태 미래전략실 전략본부장 신년사」 영상에서 - P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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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험 차단제: 안전 지상주의와 스마트폰


필요한 영양분을 거의 다 다른 동물의 살에서 섭취하도록 진화한 육식 동물과 달리 사람은 잡식 동물이다. 우리는 필요한 비타민과 미네랄, 파이토케미컬phytochemical을 모두 얻으려면 아주 다양한 식품을  섭취해야 한다. - P150

또한 사람은 사회적으로나 문화적으로 적응이 필요한 동물이어서, 유연하고 사회성 기술이 뛰어난 어른으로 발달하려면 광범위한 사회적 경험이 필요하다. - P150

(전략).
첫째, 그는 놀이터에서 흔히 발생하는 갈등처럼 금방 생기지만 오래 지속되지 않는 ‘급성 스트레스‘보다 며칠 혹은 몇 주일, 심지어 몇년 동안 지속되는 ‘만성 스트레스‘가 나쁘다고 지적했다. - P151

(전략). 두 번째 조건은 "스트레스와 안녕 사이의 관계는 뒤집힌 U자 패턴이다. - P151

불행하게도 미국인과 영국인, 캐나다인은 1980년대부터 아동의삶에서 스트레스 요인들과 불편한 요소들을 제거하려고 시도했다. 많은 부모와 학교는 단지 신체적 부상뿐만 아니라 정서적 고통을 포함해 위험한 요소가 있다고 간주한 활동을 모두 금지했다. - P151

사실, 스마트폰과 그 밖의 디지털 기기는 아동과 청소년에게 흥미로운 경험을 너무나도 많이 제공해 심각한 문제를 야기한다. 이것들은 화면에 기반을 두지 않는 형태의 경험에 대한 관심을 감소시킨다. - P152

화면 기반 경험은 현실 세계의 생생한 경험보다 가치가 없을까? 뇌가 특정 나이에 특정 종류의 경험을 기대하도록 진화한 우리 아이들의 경우에는 분명히 그렇다. - P153

사회적 상호 작용이 대부분 가상 세계에서 일어난다면, 아동과 청소년이 어른과 같은 수준으로 현실 세계의 사회성 기술을 발달시키리라고 기대하기 어렵다.⁷ 동기화된 영상 대화는 현실세계의 상호 작용에 더 가깝지만, 여전히 체화된 경험이 부족하다. - P153

4장 사춘기와 차단된 성인기 전환

(전략).
7. 여러 화면으로 멀티태스킹을 하면서 빠르게 지나가는 이미지와 문자 메시지를 처리하는 능력은 사람의 진화에 작용한 선택 압력이 아니었으며, 따라서 아동기에 익혀야할 필요가 있는 기술이 아니다. 설령 오늘날의 아동은 어른처럼 그 기술을 익힐 필요가 있다 하더라도, 아동을 일찍부터 그러한 자극에 몰입시키는 것은 미래를 잘 준비하게 하는 데 도움이 되지 않는다. - P454

통과의례


인간의 보편적 특성⁸ 목록과 인류학 개론 강의를 위한 교수요목에는 으레 통과의례가 포함돼 있다. 공동체에서는 사람의 지위에 일어나는 변화를 보여주기 위해 의례가 필요하기 때문이다. - P153

8. Brown (1991). - P454

1909년, 네덜란드계 프랑스인 민족지학자 아르놀트 판 헤네프 Arnoldvan Gennep는 세계 각지의 통과의례가 세 단계로 이루어져 있다는 사실에 주목했다. 맨 먼저 청소년이 부모와 어린 시절의 습관에서 벗어나는 분리 separation 단계가 있다. 그다음에는 부모가 아닌 어른이 청소년을 도전 과제, 때로는 시련을 겪는 과정으로 인도하는 전이 transition단계가 있다. 마지막으로, 대개 공동체(부모를 포함해)가 청소년을 성인 사회의 새 구성원으로 환영하면서 축하 행사를 벌이는 재통합reincorporation 단계가 있다. - P154

전통적인 사회에서 남자아이가 남성으로 변하는 의례와 여자아이가 여성으로 변하는 의례는 서로 차이가 있다. 남자아이는 사춘기의징후가 겉으로 덜 뚜렷하게 나타나므로 그 시기가 좀 더 유동적이다. 많은 사회에서는 남자아이들이 집단으로 통과의례를 치른다. - P155

남자아이를 전쟁에 대비시키지 않은 사회는 남자아이를 위한 통과의례의 양상이 아주 달랐다.  - P156

아이는 생물학적 성숙을 통해서는 문화적으로 제대로 기능하는 어른으로 변신할 수 없다. 아이는 유능하고 성공적인 어른으로 성장해가는 과정에서 롤 모델(문화 학습을 위해)과 도전(안티프래질리티를 자극하기 위해), 새로운 지위의 공개 인정(사회적 정체성을 바꾸기 위해), 그리고 부모가 아닌 멘토로부터 큰 도움을 받는다. - P157

사실, 인류학자들은 그러한 의례는 사회가 "의미 있는 청소년 통과의례를 제공하지 못하기 때문에 생겨난다고 말한다.¹² - P157

12. Markstrom (2011, p. 157). - P454

그러한 구성은 아마도 남자아이들의 집단에서 가장 두드러지게 나타나는데, 특히 다른 남자아이들 집단과의 경쟁에서 더 큰 효율을 발휘하기 위해 단결할 필요가 있을 때 그렇다. 젊은 남성이 대학교 남학생 사교 클럽이나 비밀 결사나 길거리 갱단에 들어갈 때 치르는 입회식을 생각해보라.¹³ - P157

13. 길거리 갱단의 입회식은 Descormiers and Corrado (2016)를 참고하라. - P454

입회에 따르는 고통과 모욕에도 불구하고 많은 젊은이는 결속력이 강한 사회 집단에 가입하고, 부모에 의존하던 아동기에서 벗어나또래 중심의 젊은 성인기로 전환할 기회를 얻기 위해 이러한 의례에 기꺼이 참여하려고 한다. - P158

왜 우리는 성인기 전환을 차단하는가


(전략). 역사적으로 아이가 이 과정을 무사히 거치도록 도운 어른과 규범과 의식은 아주 많다. 하지만 학자들은 20세기 초 이후에 현대 산업 사회 전반에 걸쳐 청소년의 통과의례가 사라졌다고 지적한다. - P159

공식적인 성인식이 없더라도, 현대의 세속 사회들에는 얼마 전까지 발달 과정의 이정표에 해당하는 징표들이 남아 있었다. 20세기에 미국의 아날로그 세계에서 자란 우리는 더 큰 자유를 부여하면서 더큰 성숙을 요구한 세 가지 연령 전환기가 있었던 시절을 기억하는데, 그것은 국가적으로 인정되었다. - P159

현실 세계에서는 나이가 중요할 때가 많다. 하지만 온라인으로 삶이 이동하면서 나이의 중요성이 점점 감소했다. - P160

어른들이 젊은이의 현실 세계 접근을 점점 차단하던 그 시기에 가상 세계는 접근이 더 쉬워지고 더 매력적으로 변해갔다. 1990년대에 밀레니얼 세대 청소년은 인터넷에 연결된 가정용 컴퓨터에서 더 많은 시간을 보내기 시작했다. - P161

 온라인 세계에서는 PG-13이나 R, X같은 영화 등급에 해당하는 것이 존재하지 않았다. 인스타그램과 스냅챗, 틱톡 같은 소셜 미디어 플랫폼은 사용자의 나이를 13세 이상으로 제한하지 않는다.¹⁸ - P162

18. Rideout et al.(2022)은 현재 8~12세 아동 중 18%가 소셜 미디어를 매일 사용한다고보고하는데, 스냅챗과 인스타그램이 그 대부분을 차지한다. 만약 11~12세로 범위를좁힌다면 이 비율은 더 높아질 것이다. - P454

요컨대 어른들은 대개는 좋은 의도로 그러긴 하지만, 2 세대가 아동기의 의존성에서 어른의 독립성을 향해 나아가는 길에서 널리 공유되고 사회적으로 입증된 과정을 경험하지 못하도록 방해하는 일을여러 가지 저지르고 있다. - P162

아동기와 성인기를 이어주는 사다리 만들기

땅이 넓고 세속적이고 인종과 종교와 정치 성향이 다양한 나라는 아파치족의 일출 춤 의식처럼 도덕적 지도가 넘치는 공통의 통과의례를 구성할 수 없다. 많은 차이에도 불구하고 모든 사람은 자녀가 자신의 일을 잘 처리하고 생계를 유지하고 안정적인 낭만적 유대를 형성하면서, 사회적으로 유능하고 정신적으로 건강한 어른으로 성장하길 바란다. - P163

4장 요점정리


•사춘기 초기는 생후 처음 몇 년을 제외하고는 뇌가 가장 급속하게 재배되는 시기이다. (후략).


• 안전 지상주의는 경험 차단제이다. (후략). - P167

•스마트폰은 두 번째 종류의 경험 차단제이다. (후략).

•통과의례는 청소년이 성인기로 전이하는 과정을 돕기 위해 사회가 세심하게 설계한 경험이다. 판 헤네프는 이 의례들이 분리 단계, 전이 단계, 재통합 단계로 이루어져 있다고 지적했다. - P168

7장

남자아이들에게
무슨 일이 일어나고 있는가


(전략).
나는 부모들로부터 비슷한 디지털 구덩이에 빠진 남자아이 이야기를 많이 들었다. - P258

아동기 대재편 시기에 평균적으로 남자아이는 여자아이와 다른 경로를 걸었다. 여자아이는 남자아이보다 오랫동안 내면화 장애 비율이더 높았고, 1장에서 보았듯이 이 간극은 청소년의 삶이 스마트폰과 소셜 미디어로 옮겨가면서 더 커졌다. - P259

2010년대 초반 이후로, 비록 절대적 수치로는 여자아이보다 낮은 수준을 유지하긴 했지만, 많은나라에서 남자 청소년의 우울증과 불안 비율이 증가했다. 미국과 영국, 오스트레일리아에서는 자살률도 양성 모두에서 증가했는데, 항상남자아이의 비율이 훨씬 더 높았다.⁷ - P259

7장 남자아이들에게 무슨 일이 일어나고 있는가

2. 자살에 관한 논의는 1장과 Rausch & Haidt(2023, October 30)를 참고하라. - P468

경고 징후는 또 있다. 남자아이는 2010년대에 정신 건강 악화가 나타나기 훨씬 전부터 현실 세계에 관여하는 활동에서 멀어지는 경향을 보였다. 남자아이들은 친구와 함께 보내는 시간이 2000년대 초반부터 감소하기 시작했고, 2010년 이후에는 그 경향이 더욱 가속되었다. - P259

나는 ‘밀어내는 힘‘과 ‘끌어당기는 힘‘을 분석해 이 이야기를 하려고 한다. 먼저 1970년대 이후에 현실 세계가 어떻게 변했는지 보여줄 것이다. 현실 세계는 남자아이와 젊은 남성에게 덜 호의적인 방식으로 변했고, 그 때문에 많은 사람은 목적도 없고 쓸모도 없이 떠도는 듯한 느낌이 더 강해졌다. - P261

오랜 기간 계속된 남성의 쇠퇴


2023년, 리처드 리브스Richard Reeves는 경제적 불평등을 연구하는 정책 분석가로 일해온 브루킹스연구소를 떠나 남자아이와 남성의 문제에 초점을 맞춘 새로운 조직을 만들었다.⁵ - P262

리브스는 2022년에 『소년과 남성에 관하여 Of Boys and Men』라는 책을 출간하고 나서 이런 행동에 나섰는데, 이 책은 1970년대 이후 미국에서 남성의 재산과 성취와 안녕이 오랜 기간에 걸쳐 감소해왔다는 증거를 제시했다.  - P262

「남자의 종말The End of Men』을 쓴 해나 로진Hanna Rosin은 이 변화를 아주 잘 설명한다. (중략). 로진은 2009년에 "미국 역사상 처음으로 노동력의 균형추가 여성 쪽으로 기울어져, 여성이 계속해서 전체 일자리 중 약 절반을 차지하고 있다."라고 지적했다.⁸ - P263

8. Rosin (2012, p. 4). - P469

리브스는 유치원에서부터 박사 학위에 이르기까지 모든 교육 수준에서 여성이 남성을 크게 앞지르고 있음을 보여준다. 남자아이는 여자아이보다 낮은 성적을 받고, ADHD 비율이 더 높으며, 글을 읽지 못할 확률과 고등학교를 졸업하지 못할 가능성이 더 높은데, 학교를 다니는 도중에 퇴학이나 정학을 당할 가능성이 세 배나 높다는 데 일부 이유가 있다.¹⁰ - P263

10, Reeves & Smith (2021) and Reeves et al.(2021) - P496

이것은 여자아이와 여성의 승리를 의미할까? (중략). 리브스의 표현처럼 "남성의 삶이 힘든 세계가 여성이 번영을 구가하는 세계가 되긴 어렵다."¹¹ - P264

11. Reeves, R. (2022, October 22). The boys feminism left behind, Free Press. www.
thefp.com/p/the-boys-feminism-left-behind. - P469

첫째, 1980년대와 1990년대에 안전 지상주의가 부상한 것은 여자아이보다 남자아이에게 더 큰 타격을 주었는데, 남자아이는 더 거친 놀이와 더 위험한 놀이를 하면서 자라기 때문이다. - P264

두 번째 심리적 요인은 남자아이들이 2000년대 후반에 온라인 멀티플레이어 비디오게임을 시작하고, 2010년대 초반에 스마트폰을 사용하기 시작하면서 나타난 결과인데, 이 두 가지는 남자아이들을 대면 방식이나 몸과 몸이 맞부딪치는 상호 작용에서 멀어지게 하는 데 결정적 역할을 했다. - P264

. 2000년대 후반과 2010년대 초반에 미국 남자아이들의 우울증, 불안, 자해, 자살비율이 증가하기 시작했다.¹⁴ 서구 세계 전반에 걸쳐 남자아이들의 정신 건강이 우려스러울 정도로 나빠지기 시작했다.¹⁵ - P265

14. 2010년대 초반 이후에 나타난 남자아이들의 정신 질환 비율 변화는 1장을 참고하라.
15. Rausch & Haidt (2023, April); Rausch & Haidt (2023, March)를 참고하라. - P469

이륙에 실패하는 남자아이들

미국인은 제 궤도에서 벗어나거나, 일자리를 구하지 못하거나, 부모집으로 돌아가 무기한 함께 사는 사람을 가리킬 때 ‘이륙 실패failureto launch‘라는 용어를 오래전부터 사용해왔다. 이십대 후반의 젊은 남성이 부모와 함께 살 확률(2018년에는 27%)은 젊은 여성(17%)보다 높다.¹⁷ - P265

17. Pew Research Center (2019). 온라인 부록의 그래프를 보라. - P46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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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세테르와 케나이르는 위험한 놀이를 "신체적 부상 위험을 포함하는 스릴 넘치고 흥미진진한 형태의 놀이"로 정의한다. (원래 연구를 확대한 2023년 논문에서 두 사람은 위험한 놀이에는 또한 불확실성이라는 요소가 필요하다고 덧붙였다.)¹⁷ - P121

17. Sandseter et al.(2023). - P450

산세테르와 케나이르는 어른이 재량권을 주었을 때 아이들이 추구하는 위험을 분석해, 그런 위험은 모두 여섯 가지가 있다는 사실을발견했다. 그 여섯 가지는 높은 곳(예컨대 나무나 놀이터의 구조물 기어오르기), 빠른 속도(그네나 가파른 미끄럼틀 타기), 위험한 도구(망치와 드릴), 위험한 요소(불을 가지고 실험하기), 거친 몸싸움(레슬링), 사라지기(길을 잃거나 무리에게서 떨어질 가능성이 있는 숨기나 정처 없이 배회하기)이다. - P121

1980년대 이전에 찍은 놀이터 사진에서는 아이들이 위험과 스릴을 모두 추구하는 장면을 흔히 볼 수 있다.¹⁹ - P122

19. 그런 사진들을 보고 싶으면 다음을 참고하라. The dangerous playgrounds of the past through vintage photographs, 1880s-1940s. (2023, January 29). Rare HistoricalPhotos, rarehistoricalphotos.com/dangerous-playgrounds-1900s. - P451

놀이를 하는 어린이를 연구하는 연구자들은 작은 부상 위험은 놀이터 설계에서 결함이 아니라 특징이 되어야 한다고 결론 내렸다. 영국에서 놀이터 설계자들은 이 통찰을 실천에 옮기면서 건축 자재와 망치와 그 밖의 도구를 놀이터에 추가하고 있다(물론 어른의 감독하에 사용하게 하면서).²² - P124

옛날 놀이터 사진을 본 사람들은 "이런 것들이 없어져서 참 잘됐군!"이라는 반응을 보일지 모른다. 아이를 조금이라도 위험에 처하게 하는 것을 좋아할 부모가 있겠는가? 하지만 위험한 실외 놀이를 모두 없애는 조치가 초래하는 해는 매우 크다. - P126

놀이 연구자들인 브루소니와 산세테르, 케나이르, 피터 그레이는안티프래질 아동이 능력을 발달시키고 아동기의 불안을 극복하려면 약간의 위험을 포함한 놀이가 필요하다는 사실을 사람들에게 이해시키려고 노력한다. - P126

부모가 자녀를 지나치게 감시하는 행동을 멈추고 자녀에게 독립성을 부여하는 방법을 알려주는 강연을 다년간 해온 나는, 왜 부모에게 아이의 온라인 활동을 감시하고 제한하라고 하느냐는 질문을 자주 받는다. 온라인을 통해서도 안티프래질 아동으로 성장할 수 있지않을까? 온라인에서도 좌절과 스트레스 인자와 도전 과제를 경험하지 않는가? - P127

비디오게임의 가상 전투는 신체적 이득을 전혀 또는 거의 제공하지 않는다. 사회성 발달을 위해서는 체화된 방식으로 우정의 기술을 배울 필요가 있다. - P127

부모가 현실 세계에서는 감시를 덜 하는 대신에 가상 세계에서는 감시를 더 많이 해야 한다는(주로 몰입을 지연시킴으로써 내 주장이 모순되지 않는 이유는 이 때문이다. 아동기는 지구에서 진화했고, 아이의 안티프래질리티는 지구의 특성에 맞추어져 있다. 작은 실수는 성장과 학습을 촉진한다. 하지만 만약 화성에서 아이를 키운다면 아이의 필요와 환경이 제공하는 것이 일치하지 않는 부조화가 일어난다. - P128

놀이 기반 아동기의 종말이 시작되다


당신은 언제 자유를 얻었는가? 500m쯤 떨어진 친구 집까지 혼자 걸어가도록 부모가 허락했을 때 당신의 나이는 몇 살이었는가? 혹은 친구들과 함께 어른의 감시 없이 공원이나 가게로 가도록 허락받은 때는 언제였는가? 나는 수십 명의 청중에게 이 질문을 해보았는데, 항상 세대에 따라 뚜렷한 차이가 있었다. - P129

이 결과는 더 엄밀한 연구를 통해 확인되었다. 과거에는 미국²⁸과 캐나다²⁹, 영국³⁰에서 아이들이 학교까지 걸어가고, 집 주변을 배회하고, 게임을 발명하고, 갈등을 빚고, 그러한 갈등을 해결하면서 상당한 자유를 누리기 시작한 시기가 초등학교 1학년 또는 2학년 때부터였다. 하지만 1990년대에 이 세 나라 모두에서 양육 방식이 변했다. - P130

28. Hofferth & Sandberg (2001); Kemple et al.(2016).

29. Tremblay, M. S., & Brussoni, M. (2019, December 16). If in doubt, let them out-children have the right to play. Conversation, theconversation.com/if-in-doubt-let-them-out-children-have-the-right-to-play-128780.
E. Thedecline in walking to school (Buliung et al., 2009); Canadian parents and legislatorsshould read the work of Mariana Brussoni at spph.ubc.ca/faculty/mariana-brus-soni/.

30, O‘Brien & Smith (2002); Dodd et al.(2021); Shaw et al. (2015). - P451

1990년대에 미국인이 시간을 보내는 방식을 연구한 결과에서도 갑작스러운 변화가 나타났다. (중략). 하지만 시간 압력의 증가에도 불구하고, 1990년대 중반부터 갑자기 아버지들뿐만 아니라 어머니들도 자녀와 더 많은 시간을 보낸다고 보고하기 시작했다. - P130

31. 엘리 핑켈Eli Finkel은 원래 연구에 사용된 그래프(Ramey & Ramey, 2009)를 자신의 저서 괜찮은 결혼 The All-or-Nothing Marriage』에서 재구성했는데, 그 데이터점들을 제공해준 덕분에 내가 이 그래프를 그릴 수 있었다. - P451

아이들이 시간을 어떻게 보내는지(부모들의 보고를 바탕으로 살펴본 별개의 연구에서는 미국 아동들 역시 1981년에서 1997년 사이에 자유 놀이 시간이 줄어들었다는 결과가 나왔다.³² 아이들은 학교와그 밖의 조직된 활동(어른이 감독하는)에 더 많은 시간을 쓰기 시작했고, 놀거나 TV를 보는 시간은 줄어들었다.(영국에서도 똑같은 일이 일어났다.³³ 도대체 무슨 일이 일어난 것일까?  - P131

32, Hofferth & Sandberg (2001).
33, Mullan (2018, 2019). - P451

(전략).
이 이론은 1990년대에 사회학자 아네트 라로 Annette Lareau가 한정량적 연구 결과와 일치하는데, 라로가 쓴 『불평등한 어린 시절Unequal Childhoods』³⁵은 미국 부모들이 사용한 두 가지 기본 양육 철학을 연대순으로 기술한 책이다. - P132

35. Lareau (2003). - P451

라로가 ‘집중 양육 concerted cultivation‘이라고 이름 붙인 첫 번째 철학은 중산층과 상류층의 지배적인 모형이었다. 이것은 아이에게는 어른의 도움을 통한 비상한 보살핌과 훈련이 필요하다는 전제에서 시작한다. - P132

노동자 계층과 가난한 계층은 아주 다른 접근법을 사용했는데, 라로는 그것을 ‘자연 성장 양육natural growth parenting‘ 이라고 불렀다. 이 철학에 따르면 아이는 아이다워야 하며, 굳이 깊이 관여할 필요 없이 그냥 내버려두면 유능하고 책임감 있는 어른으로 성장한다. - P132

(전략). 하지만 놀랍게도 최근에 양육 태도를 연구한 결과에 따르면, 2010년대에는많은 노동자 계층 부모가 위험에 대해 높은 수준의 보호를 제공하는 것을 포함해 집중 관리 양육 방식으로 옮겨간 것으로 드러났다.³⁷ - P132

37. Ishizuka (218) - P452

두려움에 사로잡힌 양육 방식

아동기의 자율성이 급속하게 상실된 현상의 주요 원인은 대학 입학에 대한 부모의 두려움이 아닌 것으로 드러났다. - P133

(전략). 이와 관련이 있는 한 가지 요인은 20세기 후반에 사람들이 느낀 사회적 응집성 감소였는데, 여기에는 많은 원인이 있다. 사람들이 이웃끼리 서로 모르고 지내게 되자, 아이들을 지켜볼 수 있는 어른들의 시선인 ‘거리를 바라보는 눈들eyes on the street‘이 사라졌다.³⁸ - P134

38. 예컨대 Putnam(2000)을 보라. - P452

(전략). 이 책에는 오늘날 미국에서 일어날 수도 있는 영국의 사례 수십 건이 실려 있다. 그중에는 현장 학습을 떠나는 스쿨버스에 탄 아들이 목적지까지 안전하게 도착하는지 확인하기 위해스쿨버스 뒤를 몇 시간이고 차를 몰고 쫓아간 어머니의 사례도 있다. - P134

푸레디는 부모들을 편집증에 사로잡힌 양육으로 몰아간 1990년대의 조건을 만들어낸 주요 요인으로 ‘어른 간 결속력 붕괴‘를 꼽았다. - P135

하지만 1980년대와 1990년대에 영국과 미국에서는 어린이집, 스리그 보이 스카우트, 가톨릭교회에 이르기까지 모든 곳에서 아동학대하는 어른에 관한 뉴스가 반복적으로 흘러나왔다. - P135

구글의 엔그램 뷰어Ngram Viewer모든 에 사용된 단어와 용어의 빈도를 도표로 작성해 보여주는 데 ‘낯선 사람의 위험arsnger danger‘ 이라는 용어는 영어로 쓰인 책들에서1980년대 초에 처음 나타났다. 그러고 나서 그 빈도는 1990년대 중반까지 수령을 그리다가 그 이후에 급격히 증가했다. 그 - P136

하지만 어른들이 뒤로 물러나 아이의 양육을 서로 돕길 멈추자, 이제 모든 부담을 고스란히 부모가 져야 했다. 앞의 그림 3.8에서 보듯이 양육은 더 힘들어졌고, 두려움이 더 커졌으며, 시간을(특히 여성의시간을 더 많이 앗아갔다 - P136

이렇게 1990년대에 두려움에 사로잡힌 양육 방식이 증가하면서결국 2000년 무렵에 영어권 국가들의 공공장소에서 부모의 감시를받지 않는 아이들이 사라지는 현상이 나타났다. 어느 모로 보더라도아이들은 공공장소에서 범죄와 성범죄자, 심지어 음주 운전자의 위힘으로부터 더 안전해졌는데, 이전 수십 년 동안 이 위험들은 모두 발생 비율이 훨씬 높았다.⁴⁵ - P137

45 Coughlan, S. (2014, December 23), Childhood in the US "safer than in the 1970,"
BBC, www.bbc.com/news/education-30578830 - P452

2세대는 바로 이런 분위기 속에서 자라났다. (중략). 경험을 기대하는 아동의 뇌가 불안을 극복하고 기본 정신 상태를 발견 모드로 설정하려면 그러한 위험과 갈등과 스릴의 경험이 필요한데도 말이다.⁴⁷ - P137

47. 놀이와 자율성 박탈이 불안 장애 위험을 높일 수 있음을 시사하는 연구들을 검토한결과는 Gray et al, (2023)을 보라. - P452

안전 지상주의와 개념 확장


‘개념 확장concept creep‘이라는 용어는 오스트레일리아 심리학자 닉 해즐럼Nick Haslam이 창안했는데,⁴⁸ 최근 수십 년 사이에 심리학 개념이 아래쪽(더 작고 더 사소한 사례에 적용되는 경우)과 바깥쪽(새롭고 개념적으로 관련이 없는 현상을 포함하는 경우)의 두 방향으로 확장해간 현상을가리킨다. ‘중독‘ ‘트라우마‘ ‘학대,‘ ‘안전‘ 같은 용어가 사용되는 사례가 확대된 것을 살펴보면, 현실 세계에서 개념 확장이 실제로 어떻게 일어났는지 알 수 있다. 20세기가 거의 끝날 때까지 ‘안전‘이란 단어는 거의 전적으로 신체적 안전을 가리키는 데 쓰였다. ‘감성 안전 - P138

48. Haslam (2016). - P452

심리적 안전은 건강한 직장 문화를 알려주는 최선의 지표 중 하나이다. - P138

「나쁜 교육」에서 그레그와 나는 Z세대와 그들 주변의 많은 교육자와 치료사 사이에서 안전의 개념 확장이 매우 광범위하게 일어난탓에 그 개념이 너무나도 널리 확산되고 의문의 여지가 없는 가치가 되었다는 사실을 발견했다. - P139

미국 부모들은 동료 시민과 자녀에 대한 신뢰를 크게 잃은 나머지 지금은 아동기에서 자유를 거의 완전히 말살하는 데 찬동한다.  - P141

퓨연구 센터가 2015년에 내놓은 보고서에 따르면, 부모들은 (평균적으로)아이가 적어도 10세가 되어야 부모의 감시 없이 자기 집 앞마당에서 놀 수 있다고 생각한다.⁵⁴ - P141

54. Pew Research Center(2015, pp. 50~51)를 참고하라. 부모들이 제시하는 나이는 그들이 지각하는 주변 지역의 안전성에 영향을 받지만, 그 영향이 그렇게 크진 않다.
주변 지역이 자녀를 키우기에 훌륭하거나 아주 좋은 곳이라고 말하는 부모들은 내본문에서 이야기한 것보다 불과 한 살 적은 나이를 제시한다. 비슷한 결과들을다음에서도 확인할 수 있다. Grose, J., & Rosin, H.(2014, August 6 The theoneungleash. Slate, www.slate.com/articles/life/family/2014/08/slate_chikthood_survey_Fresults_kids_today_have_a_lot_less_freedom_than_their.html. - P453

안티프래질리티와 애착 체계


이장 앞부분에서 나는 발견 모드와 방어 모드를 자동 온도 조절 장치처럼 변화하는 조건에 빠르게 적응하기 위한 동역학계의 일부라고이야기했다. 이 동역학계는 ‘애착 체계attachment system"라는 더 큰 동역학계에 포함돼 있다. 포유류는 암컷이 새끼(알이 아니라)를 낳고 젖을 먹여 키우는 진화적 혁신이 일어난 동물로 정의한다 - P142

이렇게 상충하는 필요들을 관리하는 심리적 계를 애착 체계라 부른다. 이것은 제2차 세계 대전 때 부모에게서 떨어져 지낸 아이들을연구한 영국 정신분석학자 존 볼비 John Bowlby가 처음 기술했다.  - P142

애착이 잘 형성된 아이는 대개 몇 초 또는 몇 분 만에 진정을 되찾고 발견 모드로 되돌아가 더 많은 학습을 향해 나아간다. 이 과정은하루에 수십 번, 한 달에 수백 번씩 일어나며, 몇 년 지나지 않아 아이는 두려움을 덜 느끼게 되고 혼자서 탐구를 더 계속하길 원할 가능성이 높다(어쩌면 어른의 도움을 전혀 받지 않고 학교나 친구 집까지 걸어감으로써.)⁵⁶ - P144

 부모로서 어떻게 해야 하는지 딱 정해진 정답은 없다. 완벽한 아이를 만드는 청사진 같은 것은 없다. - P145

3장 요점정리

• 모든 아동은 선천적으로 안티프래질 특성을 갖고 있다. 면역계가병원체에 노출되어야 하고 나무가 바람에 노출되어야 하는 것처럼, 아동은 강한 내구력과 자신에 대한 믿음을 발달시키려면 좌절과 실패, 충격, 실수에 노출될 필요가 있다. 과잉보호는 이러한 발달을 저해해 아동을 취약하고 두려움에 사로잡힌 어른으로 성장하게 할 가능성이 높다. - P145

•아동은 현실 세계에서 놀이 기반 아동기를 보낼 때 가장 잘 자란다. 두려움에 사로잡힌 양육과 스마트폰 기반 아동기로 인해 성장기회를 박탈당하면 건강하게 제대로 자라기 어렵다. - P146

4장

사춘기와 차단된 성인기 전환


(중략).


사춘기의 가소성과 취약성

(전략). 뇌 연구자들은 "함께 발화하는 신경세포들끼리 서로 연결된다."라고 말하는데, 일단의 신경세포를 반복적으로 활성화하는 활동이 그 신경세포들을 더 긴밀하게 연결하는 결과를 낳는다는 뜻이다.  - P1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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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면회는 가능할까요? 이 편지에는 만나러 오지 않아도 된다고 했지만……………."
"접견이 금지된 건 아닙니다. 역시 만나고 싶으십니까?"
"아버지에게 직접 얘기를 듣고 싶은 마음은 있습니다." - P121

그때 스마트폰이 착신을 알렸다. 모르는 번호가 표시되어 있었다.
전화를 받아보니 "구라키 가즈마 씨입니까?"라고 남자 목소리가물었다.
"네, 그렇습니다만………………상대는 "경시청 사람입니다"라고 말했다. - P122

13

(전략).
지금부터 만날 사람은 아사바 요코와 오리에, 아스나로 식당의 주인과 그 딸이다. 단골손님이던 구라키 다쓰로는 그녀들의 남편이고 아버지인 후쿠마 준지가 유치장에서 자살한 사건의 진범이었다. 하지만 이번에 그 얘기는 하지 말라는 사쿠라카와 계장의 지시가 있었다. - P123

"저 사진은?" 고다이는 액자를 가리키며 물었다. "누구, 친척 아이입니까?"
"아들이에요." 오리에가 거북스러운 듯이 대답했다.
"엇, 그렇습니까."
오리에가 결혼했다는 것까지는 미처 파악하지 못했다.
"헤어진 전남편과의 아이예요. 지금은 그쪽 집에 있습니다." - P125

"구라키 씨가 체포되었다면서?"
"알고 계셨습니까?"
"어젯밤에 우리 식당에 오신 손님한테서 들었어. 그이는 텔레비전에서 봤다고 하더라고. 구라키 씨를 빼닮은 사람이 화면에 나오고 경찰차로 어딘가에 데려가더래. 설마 했는데 아나운서가 구라키 용의자라고 말해서 깜짝 놀랐다나."
검찰에 송치될 때의 영상이었던 모양이라고 고다이는 짐작했다. - P126

"좀 제대로 조사해보는 게 좋을 거요." 요코가 틀림없다는 듯이 단언했다. "구라키 씨가 그런 짓을 할 리가 없거든. 이건 분명 잘못됐어."
"그럴까요?"
"틀림없어. 경찰은 증거가 없어도 태연히 사람을 잡아간다니까." 요코는 그야말로 밉살스럽다는 얼굴로 중얼거렸다. "그 사람이 감옥에서 목을 맸는데도 아무렇지도 않게 생각하더라고." - P127

"구라키 씨가 폐점까지 가게에 있었다고 하셨어요. 그렇다면 영업이 끝난 뒤, 다시 한잔하러 가자든가 하는 얘기는 없었습니까? 혹은 식당이 쉬는 날에 식사를 하러 가자든가." - P128

"그 사람은 우리 식당의 요리를 좋아해서 자주 찾아온 거야. 근데 왜 다른 식당에 가겠어?"
고다이는 눈썹 옆을 긁적였다. 어떻게 설명해야 할지, 난감한 대목이었다. - P128

오리에가 입을 열었다.
"형사님, 혹시 구라키 씨가 나나 어머니를 좋아해서 선물을 한 게 아니냐고 물어보시는 건가요?"
그 질문에 고다이는 저도 모르게 얼굴을 찌푸렸다. 정확히 맞혔기 때문이다.
"네, 뭐, 그렇다고 할 수도 있는데....." - P129

"그것과 구라키 씨가 체포된 사건이 무슨 관계가 있다고?" 요코가짜증난다는 듯이 물었다.
"구라키 씨가 정기적으로 도쿄에 올라온 이유를 알아보려는 겁니다." 고다이는 준비해 온 대사를 말했다. "단골 식당에 가고 싶다는 이유만으로 신칸센 비용을 들여가며 상경하지는 않았을 테니까요." - P130

"그러면 한번 생각해보시겠습니까. 지금 다시 돌아보니 호의를 보인 것 같다. 라고 뭔가 마음에 짚이는 일이 없습니까?" - P130

"그런 얘기를 하기로 들면 한이 없겠죠. 구라키 씨는 항상 친절하게 대해주셨고, 아까도 말했듯이 매번 아이치현 선물도 가져오셨어요. 호의라고 하면 그것도 호의겠지요. 하지만 어떤 종류의 호의였는지, 저는 잘 모르겠어요. 제가 확실하게 말할 수 있는 것은 좋아한다는 의사표시를 말이나 태도로 하신 적은 없다, 라는 것뿐입니다."
지극히 논리적인 말솜씨다. - P131

구라키는 시라이시를 살해한 이유로, 아사바 모녀와 보내는 시간이 유일한 삶의 보람이었는데 과거의 범죄를 그 두 사람에게 폭로하면 그 시간을 잃게 될까 봐 두려웠기 때문이라고 진술했다. 따라서 변호인 측으로서는 삶의 유일한 보람을 지키려는 건 인간으로서 당연한 본능, 이라고 호소하고 나설 터였다. 하지만 검찰 측은 자기때문에 억울한 누명을 쓴 인물의 유족과 함께하는 시간을 삶의 보람으로 삼은 것 자체가 이전의 범행을 반성하지 않았다는 증거이며 왜곡된 자기 위주의 욕망이라고 담판에 나설 계획인 모양이었다. - P133

"구라키의 아들 얘기를 듣고 왔거든. 그 아들은 아버지가 자주 상경했던 것은 단골 식당에 좋아하는 여자가 있었기 때문일 거라고혼자 짐작했던 모양이야. 하지만 아버지에게 그런 얘기를 직접 들은적도 없고 확실한 근거가 있는 것도 아니라고 했어. 아마도 거짓말은 아닐 거야."
고다이는 구라키 가즈마를 만났을 때의 일이 생각났다. 아버지와는 서로 간섭하지 않기로 해왔다. 라고 불끈해서 말했었다. - P134

"주임님, 뭔가 좀 이상하지 않습니까?"
"뭐가?"
"제대로 확인된 게 하나도 없어요. 심지어 그 차에서 구라키가 운전했다는 물증도 발견되지 않았잖아요. 이거, 정말 괜찮은 건가요?" - P136

"감식과에서 드물지만 그런 경우도 있다고 했어." 쓰쓰이가 씁쓸하게 말했다. "차에 탔다고 반드시 모발이나 DNA가 남는 건 아닌모양이야. 그리고 지문 쪽은 나이프 손잡이와 핸들에 천인지 뭔지로 닦아낸 흔적이 있었어." - P137

"본인이 기억이 안 난다는데, 어쩔 수 없잖아."
고다이는 고개를 저으며 머리를 쥐어뜯었다. "그건 어딘지 군색한 설명 같은데요." - P137

실은 진위 확인이 안 되는 중요한 것이 또 한 가지 있었다.
어제저녁에 고다이는 혼자서 미나미아오야마의 시라이시 겐스케의 자택에 찾아갔었다. 확인할 게 있었기 때문이다. 지난번과 마찬가지로 거실에서 아내 아야코와 딸 미레이를 마주했다.
확인할 것은 다름 아닌 구라키와 시라이시의 만남에 관한 것이었다. - P138

그뿐만 아니라 시라이시가 혼자 도쿄돔에 야구 경기를 보러 갔다는 것 자체가 모녀에게는 뜻밖의 일이라는 반응이었다. - P139

"우리는 유족인데 아무것도 알려주지 않는다고요? 애초에 범인을체포했으면 가장 먼저 우리한테 알려줬어야 하는 거 아니에요? 유족인데도 이런 취급을 당하다니, 이건 이상하잖아요!"
미레이가 답답해하는 것도 충분히 이해가 되었다. 구라키의 진술내용을 낱낱이 얘기해주고 싶었다. 하지만 그게 외부로 새어 나가지않는다는 보장은 어디에도 없다. 발설 금지라는 단서를 달더라도 그약속이 반드시 지켜질지는 알 수 없다. - P140

14

호리베 변호인이 다녀가고 그다음 날, 가즈마는 몸이 좋지 않다는이유로 회사를 쉬었다. 지금 같은 심리 상태로는 제대로 일을 할 수없다고 생각했기 때문이다. - P141

결국 점심때가 되도록 침대에서 멍하니 기다렸지만 어디에서도연락은 없었다. 어제 호리베가 다녀간 뒤에 다시 형사 두 명이 찾아왔었다. 하지만 야구 경기 티켓을 아버지에게 구해줬느냐는 등의 소소한 질문 몇 가지를 했을 뿐이다. 그중에 아버지가 누군가와 사귀는 듯한 기미는 없었느냐, 라는 것도 있었다. - P142

어제만 해도 도무지 현실로서 받아들여지지 않았지만, 이런 글을 검색해서 읽고 있으려니 역시 내 신상에 일어난 일이라는 실감이들기 시작했다. 그리고 다시금 아버지가 도대체 왜 그런 짓을. 이라는 의문이 커져갔다. - P143

야마가미가 전화를 끊으려는 기척에 가즈마는 과장님, 이라고 목소리를 냈다. "무슨 중요한 용건이 있으셨던 거 아닙니까?"
(중략).
가즈마, 라고 야마가미가 새삼 진지해진 목소리로 말했다. "지금 잠깐 시간 좀 내줄래?" - P144

어떤 얘기를 할지는 대략 짐작이 갔다. 그래서 야마가미가 어제호리베가 앉았던 의자에 앉아 "용건이라는 건 다른게 아냐. 자네 아버님 일이야"라고 운을 뗐을 때도 가즈마는 그리 동요하지 않았다. - P145

"발단은 SNS야. 자네 아버님이 체포되었다는 글에 이 사람은 우리 집 근처에 사는 사람이라고 댓글을 올린 자가 있었어. 그리고 또다른 누군가가 체포된 인물의 주거지며 아들이 있다는 댓글을 연달아 올렸어. 그 아들의 이름과 고교 시절의 사진이라면서 인터넷에 올려버린 거야." - P146

"아니, 내가 말하는 건 그런 게 아니라." 야마가미가 짧게 오른손을 저었다. "회사 말이야, 업무 쪽의."
"네, 그렇지요. 죄송합니다."
재판의 행방 따위, 회사나 야마가미와는 관계없는 일이었다. - P147

"제가 출근해도 업무를 할 만한 상황이 아니군요."
야마가미가 짧게 고개를 끄덕였다. "응, 그렇다고 봐야지."
"그러면 내일은 어떻게 할까요? 아까 전화 통화로는 평소보다 한 시간쯤 일찍 출근하라고 하셨는데요."
"그건 이제 됐어. 휴가 신청은 내가 알아서 처리해줄 테니까."
가즈마는 침을 꿀꺽 삼키고 턱을 당겼다. "네, 알겠습니다." - P148

상사를 배웅한 뒤, 가즈마는 스마트폰을 집어 들었다. 자신에 관해 어떤 정보가 확산되고 있는지 마음에 걸렸기 때문이다. 하지만 그런 걸 검색해봤자 아무 메리트도 없다는 건 명백했다. - P149

15

(전략).
사진을 들여다본 순간, 후지오카의 뺨이 움찔했다. "구라키 씨네요....."
(중략).
"그러니까 그거 구라키 씨가 사람을 죽였다는 거 말입니다. 뭔가 잘못 안거 아니에요?" - P151

"야구장에? 아, 그러고 보니 언젠가 한번 그런 얘기를 했어요. 처음으로 도쿄돔에 간다면서."
"그게 언제쯤이었지요?"
"지금 시즌이 개막한 무렵이었을걸요. 아마?" - P152

"내 느낌상으로는 오리에 씨 쪽이 구라키 씨에게 반했던 것 같아요."
"오리에 씨가요?"
"내 생각에는 그래요. 근데 아마 나뿐만이 아닐걸요." 후지오카는 목소리를 낮춰 뒤를 이었다. "다른 손님들도 그런 얘기를 숙덕숙덕했었으니까." - P154

16

(전략).
호리베는 표정이 약간 험해지면서 고개를 가로저었다.
"그렇지는 않아요. 그래서야 검찰이 말하는 대로 판결이 나버리지요. 우리 쪽으로서는 유죄를 인정한 상태에서 최대한 감형을 목표로 잡아야 합니다."
"그래도 아버지가 모든 것을 인정한 거잖아요. 이를테면 어떤 것을 놓고 다퉈야 하죠?" - P155

"그런데 가장 큰 문제는 구라키 씨 본인이에요." 호리베가 의미심장하게 목소리 톤을 떨궜다. - P158

"그런데 지난번 그 건은 어떻습니까." 호리베는 곁에 놓인 가방에노트를 챙겨 넣으면서 물었다. "뭔가 마음에 짚이는 건 없었어요?"
어떤 질문인지 얼른 알아듣지 못하고 가즈마가 당황한 표정을 보이자 호리베가 5월 15일, 이라고 말했다.
"해마다 그날이 되면 구라키 씨가 뭔가 특이한 일을 하지 않았는지 생각해보라고 했었지요?" - P159

유족이라는 말에 머릿속에 떠오르는 것이 있었다.
"아, 저라도 유족을 찾아뵙고 사죄를 하는 게 좋을까요?" - P160

호리베의 얼굴이 심각해졌다.
"아까도 얘기했었지만, 아무에게도 폐를 끼치고 싶지 않다는 말만 되풀이하고 있어요. 현재로서는 아들도 전혀 만날 생각이 없는 모양입니다. 하지만 시간이 지나면 마음이 바뀌겠지요. 안타깝지만 그때까지 기다릴 수밖에 없어요." - P161

(전략).
아무리 생각해봐도 아버지가 할 만한 행동이 아니었다. 아버지는 고집스러운 면은 있지만 아무리 불끈했어도 자기 자신을 잃어버릴사람은 아니다.
그게 아니면 당시만 해도 그런 식으로 격해지기 쉬운 성격이었다는 것인가. 그리고 그 사건을 계기로 반성하고 성품이 바뀌었다는것인가. - P164

이번 사건만 해도 그렇다. 역시 이해가 되지 않았다. 하나에서 열까지 아버지의 성품을 생각하면 있을 수 없는 일들뿐이다. 과거의죄를 반성한다면 살아 있는 동안에 억울한 누명으로 고통받은 모녀에게 진실을 고백해야 한다. 라고 시라이시 변호사가 강하게 추궁했다지만, 그런 건 남이 얘기해주지 않아도 아버지 스스로 이미 알고 있을 만한 일이다. 그런 지적을 받았다고 동요할 리가 없다. - P164

전화를 끊은 뒤 가즈마는 텔레비전을 켜고 스마트폰으로는 속보를 검색했다. 곧바로 인터넷에서 ‘공소시효가 만료된 사건을 은폐할목적으로 살인‘이라는 기사를 발견했다. 민영방송의 뉴스 영상이 업로드되어 있었다. - P165

고다이는 긴 한숨을 내쉬고 의자 등받이에 걸쳐둔 양복 호주머니 안에 스마트폰을 챙겨 넣었다. 12월인데도 가게 안은 후덥지근했다. 숯불이 바로 옆에 있기 때문인가.
"윗선에서 왜 저런 어중간한 정보를 흘렸는지 모르겠네." 고다이는 자신과 나카마치의 잔에 맥주를 따랐다. "괜히 더 답답하게 만들었잖아." - P166

"그렇다고 공표할 수도 없잖습니까, 자살한 피의자가 억울한 누명을 썼다는 건."
고다이는 재빨리 주위를 둘러본 뒤, 오른편에 앉은 나카마치의 옆구리를 팔꿈치로 쿡 찔렀다. "이봐, 벽에도 귀가 있어."
"헉, 죄송합니다." - P167

"아사바 오리에 씨에 대해 오늘도 뭔가 알아내신 거예요?"
오리에가 구라키에게 연애 감정을 품었던 모양이라는 얘기는 나카마치에게 이미 말했었다.
"아스나의 단골 중에 부동산중개인 영감님이 있었어. 아사바 씨 모녀와는 20년 전부터 알고 지낸 사이야. 오늘 그 영감님에게서 재미있는 얘기를 들었어. 1년 전쯤에 구라키가 도쿄의 맨션 시세를 문의했다는 거야. 임대료뿐만 아니라 생활비며 세금까지. 그래서 도쿄로 이사할 계획이냐고 물었더니, 아직 그렇게까지 구체적인 건 아니고 일단 알아두려고 한다고 대답했다는 거야." - P168

(전략).
고구마소주가 나왔다. 고다이는 온더록스 잔을 움켜잡고 좌우로 슬슬 흔들었다. 큼직한 얼음이 달강달강 울리는 소리를 들으면서 부동산중개인의 이야기를 떠올렸다.
결혼한 남자가 재무성에 근무하는 엘리트인 데다 약이 오를 만큼미남이었어, 라고 뚱뚱한 영감님이 얄밉다는 듯이 말했다. - P169

거기까지 말한 뒤에 부동산중개인 영감님의 얼굴빛이 흐려졌다.
"근데 참 세상 알다가도 모를 일이지. 그 몇 년 뒤에 문득 보니까 오리에 씨가 매일같이 가게에 나와 있는 거야. 집안일은 괜찮으냐고 물어봤더니만 실은 헤어졌습니다. 라잖아. 깜짝 놀랐지. 내내 행복하게 잘 사는 줄만 알았으니까. 결국 결혼 생활은 5년 정도밖에 안됐었지 아마?" - P170

18

(전략).
"저는 난바라라고 합니다. 자세한 자기소개는 직접 뵙고 말씀드렸으면 합니다. 용건은......." 남자는 잠시 틈을 두더니 "아버님에 관한것입니다"라고 덧붙였다.
텔레비전 관계자인가, 아니면 신문기자인가. 어찌 됐건 언론 쪽이다. 가즈마는 곤혹스러웠다. 이대로 대화를 이어가는 건 좋지 않다. - P171

남자는 안으로 들어서더니 현관에 선 채 명함을 꺼냈다. 이름은 ‘난바라‘, 직함은 ‘기자‘였다.
"프리랜서로 일하고 있습니다. 구라키 다쓰로 씨가 기소된 건에대해 취재해보려고 폐가 되는 줄 알면서도 이렇게 찾아왔습니다. 아드님이 맞으시지요?" - P173

"방금 전에 이번 사건의 유족분들께 사죄드리고 싶다고 하셨는데요. 과거 사건의 유족에 대해서는 어떻습니까. 역시 사죄할 마음이있습니까?"
"그야, 네, 물론입니다." 반사적으로 대답했다.
난바라의 입가에 웃음이 번지는 것처럼 보였다. 그 순간, 가즈마는 실언을 했다는 것을 깨달았다. 경찰 발표에서는 ‘공소시효가 만료된 과거의 사건‘이라고 했을 뿐, 살인 사건이라고 특정하지는 않았다. - P175

"현재는 살인죄에 대한 공소시효가 폐지되었지만 얼마 전까지만해도 있었어요. 몇 년이었는지, 아십니까?"
"......15년, 아닌가요?"
"네. 한동안 25년으로 연장된 시기도 있었지만, 그건 이번 경우와는 관계가 없겠지요. 그러면 공소시효 폐지에 대해서는 어떻게 생각하세요? 찬성입니까? 아니면 역시 남겨뒀어야 할까요?"
이 질문의 의도는 뭘까. - P175

"그렇군요. 공소시효로 처벌을 면제해줘서는 안 된다는 말씀이네요?"
(중략).
"그러면 아버님이 과거에 범한 죄에 대한 처벌은 끝나지 않았다. 그렇게 생각하시는 건가요?"
(중략).
"그 견해에 따른다면, 과거 사건과 이번 사건을 합해 죄의 중함이 두 배가 되는 셈입니다. 재판에서도 가즈마 씨는 그렇게 증언하실 생각입니까?" - P17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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