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렸을 때 그리스•로마 신화를 다 본 적이 없었다.




17장

신마저 거부할 수 없는
스틱스강의 맹세 - P99

선거 때마다 많은 후보자들이 더 좋은 지역과 나라를 만들기 위해수많은 장밋빛 공약을 쏟아 냅니다. 그들의 말을 얼마나 믿을 수있을까요? 낙선한 사람들의 말은 실천할 기회도 얻지 못한 채로 쓰레기처럼 휴지통으로 던져지지요. - P99

 이런 사람들, 정말 어떻게 할 수 없을까요? 약속을 저버린 것에 대해 벌을 내리고 싶은 심정입니다. 그리스·로마 신화에서는 "스튁스강에 맹세코!"라고 맹세를 하는 방법이 있었습니다. - P99

스틱스강은 이승과 저승의 경계를 이루는 전설적인 강입니다. 다른 말로 하면 가이아 여신과 타르타로스 신 또는 하데스 신 사이를 흐르는 강이지요.  - P99

사람이 죽으면 그 몸은 쓰러져 지상에 남지만, 몸에서 빠져나온 혼백은 이 스튁스강을 건너 지하 세계, 하데스로 내려간다고 합니다. 그러나 강을 건너는 것은 공짜가 아닙니다. 스튁스강을 건너려면 그곳을 지키는 뱃사공 카론(Kharon)에게 돈을 내고 배를 타야 한답니다. - P100

그런데 이 스튁스강에 대고 맹세를 하면, 반드시 그 말을 지켜야만 했습니다. 만약 지키지 않으면 어떻게 되느냐고요? 불멸의신들이라 할지라도 엄청난 벌을 받게 됩니다. - P100

홀로 면벽 수행하듯 외톨이로 9년을 지내야 했습니다. 통틀어 10년 동안 신들로부터격리된 후에야 비로소 신들의 모임에 낄 수 있었다고 합니다.  - P100

그런데 스퀵스강은 어떻게 그런 힘을 갖게 되었을까요? 스뤽스는 단순한 강물이 아니라 여신과도 같은 뉨페였습니다.  - P101

제우스가 크로노스의 지휘를 받는 티탄 신족들과 전쟁을 치를 때, 스튁스는 열세에 있던 제우스의 편에 서서 싸웠습니다. 전쟁이 끝나고 신상필벌의 시간이 오자, 스틱스는 오케아노스의 조언에 따라 자식들을 데리고 올림포스로 번개처럼 빠르게 올라갔습니다. - P101

그녀는 제우스에게 부탁했죠. "제가 신들의 위대한 맹세가 되게 해 주십시오. 저에 대고 맹세한 것은 반드시 지켜지도록 말입니다." 제우스는 그 제안을 흔쾌히 받아들였습니다. - P101

스틱스는 자신의 위상을 독보적인 것으로 만든 것에 그치지않고, 자식들까지 알뜰하게 챙겼습니다. - P101

 질투심과 경쟁심에서 나오는 열망의 신 젤로스(Zelos),
승리의 여신 니케(Nike), 힘과 권력의 신 크라토스(Kratos), 완력과 폭력의 여신 비아(Bia)가 그들인데, 이들은 언제나 제우스 곁을 지키며, 제우스의 수족처럼 행동했습니다.  - P102

그리스·로마인들은 스퀵스의 힘을 상상하고 사람들의 마음속에 그녀의 위력을 깊게 새겨 넣어 자신의 말을 쉽게 저버리지 못하도록 했습니다. - P102

4부 1장

헤라클레스,
열두 과업을 완수하다 - P421

제우스의 피가 흘렀으니, 그 힘과 용기는 다른 인간들이 감히 따라올 수 없을 만큼 탁월했지요.
뛰어난 재능을 타고났다는 것은 참으로 부러운 축복이지요?
하지만 헤라클레스에게는 잉태의 순간부터 엄청난 불행이 예고되어 있었습니다. - P421

헤라클레스의 탄생 이야기를 잠깐 해볼까요? 헤라클레스의어릴 때 이름은 알케이데스(Alkeides) 입니다. 알카이오스(Alkaios)의 손자라는 뜻이죠. - P421

헤라는 다른 여인에 마음을 빼앗긴 제우스에게 화가 났고, 알크메네를 질투했죠. 그녀가 낳은 헤라클레스도 미워했습니다. - P422

우리 상식으로는 그런 식으로 쌍둥이가 태어난다는 것은 이해할수 없는 일이지만, 고대 그리스인들은 그럴 수 있다고 믿었습니다.
더군다나 쌍둥이로 태어난 두 형제가 힘이나 용기, 능력에서 엄청난 격차를 보였다면, 부모든 이웃이든 저 두 형제가 한 배에서 태어났지만 씨가 다른 게 아닌가 의심했을 겁니다.  - P422

알케이데스는 가족을 죽였다는 죄책감, 그리고 분별력을 잃고 망나니처럼 행동했다는 수치심을 견딜 수가 없었습니다. 모든 과오를 씻는 방법은 자살이라고 생각했지요. 하지만 자살을 감행하려는 순간, 아테네의 영웅 테세우스가 나타나 자살을 만류했습니다. 대안이 있다는 겁니다. 신탁에 따라 튀린스의 왕 에우뤼스테우스를 찾아가 그 명령에 따른 과업을 수행하면 정화될 수 있다는거였죠. - P423

깊이 고민하고 있던 알케이데스에게 테세우스는 자살은 과오에 대해 책임을 지는 방법이 아니라, 책임을 회피하는 비겁한 짓이라고 말합니다. 마침내 알케이데스는 테세우스의 조언을 받아들였지요. 단 한 번뿐인 삶, 살다 보면 실수하는 일이 얼마나 많습니까?  - P423

알케이데스는 에우뤼스테우스의 밑으로 들어가 온갖 굴욕과 위험을 다 견뎌 냅니다. 그리고 마침내 그가 부과한 열두 가지과업을 모두 완수하고 죄를 용서받습니다. 정화의 노력은 그의 업적으로 재평가되었고, 그를 최고의 영웅으로 빛나게 만들었지요.
그리고 이제 그는 새로운 이름을 갖게 됩니다. ‘헤라클레스!‘ 헤라의 영광이라는 뜻입니다. - P424

아마 우리 앞에 놓인 시련도 마찬가지일겁니다. 회피하고 싶을 만큼 어려운 것일수록, 완수했을 때 따라오는 영광은 더 크고 값진 법이라는 걸 헤라클레스의 이야기를 통해다시 한 번 기억해 보시길 바랍니다. - P4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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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의 생각과 꿈, 기억과 경험이 모두 이 이상한 신경물질에서 발생한다. 뇌의 전기화학적 펄스들의 복잡한 점화 패턴 속에 우리가 누구인지가 들어 있다. 그 점화 활동이 종결되면, 당신도 종결된다. - P13

우리는 걷지 못하는 상태로 약 1년, 자기 생각을 말로 충분히 표현할 수 있게 되기까지 또 2년,
스스로 살아갈 수 있게 되기까지 또 여러해를 보낸다. 우리는생존을 위해 주위 사람들에게 철저히 의존한다. - P14

새끼 동물들이 빨리 발달하는 것은 녀석들의 뇌가 주로 미리 정해진 절차에 따라 회로를 형성하기 때문이다. 그렇게 준비가 갖춰져 있다는 것은 융통성이 없음을 의미한다. - P14

대조적으로 인간은 얼어붙은 툰드라부터 고산지대와 번잡한 도심까지 온갖 다양한 환경에서 번성할 수 있다. 이것은 인간의 뇌가 상당히 미완성된 상태로 태어나기 때문에 가능한 일이다. - P15

어린 뇌가 발휘하는 융통성의 배후에 어떤 비밀이 숨어 있을까? 그 융통성은 새로운 세포들의 성장과 무관하다. 실제로 뇌세포의 개수는 아이나 어른이나 똑같다.  - P15

두 살이 된 아기는 100조 개가 넘는 시냅스를 지녔다. 이 개수는 성인이 가진 시냅스의 두 배다.
이제 아기의 시냅스 개수는 최대치에 도달했으며, 그 개수는 앞으로 아기에게 필요한 개수보다 훨씬 더 많다. - P16

어떤 시냅스들이 제거되고, 어떤 시냅스들이 남을까? 회로에 성공적으로 참여하는 시냅스는 강화된다. 반대로 불필요한 시냅스는 약화되고 결국 제거된다. - P16

한 예로 당신이 유아기에 접한 언어 (이를테면 영어나 일본어)는거기에 포함된 특정한 소리들을 듣는 능력을 향상시키고 다른 언어들에 포함된 소리들을 듣는 능력을 약화시킨다. - P16

그러나 시간이 흐름에 따라,
일본에서 양육되는 아기는 예컨대 R 발음과 L 발음을 구별하는 능력을 상실할 것이다. 일본어는 그 두 발음을 구별하지 않으니까 말이다. - P18

자연의 도박

긴 유년기 내내 뇌는 연결들을 꾸준히 감축하면서 자신을 특수한 환경에 맞춘다. 이것은 뇌와 환경을 조화시키는 영리한전략이다. 그러나 위험 요소들도 동반한다. - P18

젠슨 부부가 아이들을 인계받아 택시를 타고 루마니아를 벗어났을 때, 캐럴 젠슨은 운전사에게 아이들이 하는 말을 통역해달라고 부탁했다. 운전사는 아이들이 횡설수설한다고 설명했다. 그것은 우리가 아는 어떤 언어도 아니었다. 정상적인 상호작용에 굶주린 상태에서 아이들은 이상한 잡종 언어를 개발했던 것이다. 성장한 뒤에도 그 아이들은 학습 장애에 시달려야했다. 그것은 그들이 유년기에 겪은 결핍의 흉터였다. - P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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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은 언제나 손 가는 대로.


저는 그리스어 공부를 시작하면서 ‘필로(philo-)‘라는 말에 꽂혔습니다. 그리스어에서 ‘친구‘를 ‘필로스(philos)‘라고 하는데, ‘사랑하는사람‘이라는 뜻이 됩니다. - P5

중고등학교 시절부터 막연히 철학을 해야 할 것 같다는 느낌은 대학에 들어가 철학개론을 들으면서 꼭 해야겠다는 결심으로 굳어졌습니다. 철학을 부전공으로 삼아 공부하면서 철학으로 번역된 ‘필로소피아‘라는 말을만들어 낸 그리스 사람들에게 가장 강렬하게 끌렸고, 그래서 대학원을 철학과로 들어갔을 때는 큰 고민 없이 고대 그리스 철학을 전공하게 되었습니다. - P5

플라톤의 『소크라테스의 변명 (Apologia Sökratous)」에서 법정에 선 소크라테스는 자신이 어떤 삶을 살았는지 말합니다. ‘어떻게하면 인간이 덕 (aret)을 실현해 인간답게 살 수 있을까?‘를 고민했고, 사람들과 깊은 대화를 나눴다고 합니다. - P6

지혜에 관해 인간이 가질 수 있는 최고의 이름은 ‘지혜를 사랑하는 사람, 다른 말로 ‘철학자‘라는 뜻이지요. - P7

참된 것들을 가장 많이 본 영혼은 장차 ‘지혜를 사랑하는 사람‘ 또는 ‘아름다움을 사랑하는 사람(philokalos)‘ 또는 ‘음악적 재능이있는 사람(mousikos)‘ 또는 ‘사랑에 충만한 사람(erotikos)의 종족에 깃들 것입니다.

ἀλλὰ τὴν μὲν πλεῖστα ἰδοῦσαν εἰς γονὴν ἀνδρὸς γενησομένουφιλοσόφου ἢ φιλοκάλου ἢ μουσικοῦ τινος καὶ ἐρωτικοῦ,
(『파이드로스』 248d2-3)

이 구절을 읽던 저의 가슴에는 특히 ‘아름다움을 사랑하는 사람‘이라는 말, 즉 ‘필로칼로스‘가 깊게 새겨졌습니다. - P7

그리고 또 하나, 바로 신화입니다. 그리스어로 신화는 ‘뮈토스(muthos)‘라고 합니다. 단순하게 그냥 ‘이야기‘라는 뜻이지만, 그 옛날 그리스인들이 즐겼던 이야기에는 신과 영웅이 워낙에 많이 등장했기에 이야기는 곧 신화이기도 했습니다. - P8

그렇다면 신화는 어떤가요? 신들의 놀라운 세계와 영웅들의 기상천외한 활약이 그려져 있죠. 그리고 세상의 수많은 현상들에대해 궁금해하며 던진 질문들에 신비하고 매력적인 이야기로 답을 만들어 가며 세상을 설명하는 가운데 신화가 등장한 겁니다. - P9

과학은 물론,
신화와 시, 음악, 미술, 조각, 수사학까지도 모두, 그것이 단순히 유용성이나 돈벌이를 지향하는 것이 아니라 진리와 앎을 추구하는것이라면, 아리스토텔레스는 그 전부가 지혜에 대한 사랑, 즉 ‘철학‘이라고 보았던 겁니다. - P9

즉, 지금 여기 우리를 둘러싼 그 어떤 문제들에 대해서라도, 그것이 사소하고 일상적인 것이라 하더라도, 놀라움과 호기심을 느끼며 그 문제를 풀어 보려고 노력하는 모든 사람들을 철학자라 부를수 있고, 그들의 작지만 진지한 노력 모두가 철학으로 인정되어야하는 이유를 우린 아리스토텔레스에게서도 찾을 수 있습니다. - P10

이제 여러분을 신화의 세계로 초대합니다. 대부분 신과 영웅의 이야기입니다. 영웅은 신과 인간 사이에서 태어난 반신반인의존재로서 신적인 능력과 신의 영역 안으로 들어가려는 강렬한 욕망을 가지고 있지만, 결국 인간이기에 그 한계를 넘어서지 못하고 신과 인간의 경계선에서 추락하는 존재입니다. 그러나 영웅이든 신이든 모두 인간의 본성을 비춰 주는 거울임에는 변함이 없습니다. - P10

마지막으로 표기법에 관해 알려드리겠습니다. 저는 신과 영웅, 인간, 지역, 작품의 이름을 쓸 때, ‘국립국어원의 표준국어대사전‘에 따르지 않고 고대 그리스와 로마의 표기법, 즉 고대 그리스어와 라틴어의 표기에 충실하려고 노력했습니다.  - P11

가이아,
최초의 질서를 세우다


"흙에서 와서 흙으로 돌아간다"라는 말이 있습니다. 땅에 시신을 묻는 장면을 보거나, 화장터로 들어간 시신이 희고 따뜻한 몇 줌의 재로 남는 걸 보면, 우리가 흙으로 돌아간다는 것을 실감하지않을 수 없습니다. - P36

모든 것을 지배하는 원리라는 뜻도 있지요.
그리스의 철학자 아리스토텔레스는 만물의 아르케를 탐구하는데서 철학이 시작되었다고 합니다. "만물의 아르케는 무엇인가?"
이 질문을 처음으로 던지고 "그것은 물이다."라고 주장한 탈레스를 철학의 시조라고 하는 것도 그런 이유에서지요. - P36

그런데 이런 철학자들에 앞서 활동한 시인 헤시오도스는 신들의 계보를 노래하는 「신통기」에서 다른 이야기를 해 줍니다. "태초에 가장 먼저 카오스가 생겼고, 그다음에 가이아가 생겼다."라고 했는데, 가이아는 땅, 대지를 가리킵니다. 그렇다면 만물의 아르케는 흙이라고 본 것이 아닐까요? - P37

 그런데 앞서 보았듯이 카오스의 자손들은 눈에 보이거나 손으로 만질 수 있는 구체적인 모습을 갖고 있지 않았습니다.  - P37

그렇다면 가이아, 땅의 여신이야말로 만물의 아르케로 제격입니다. 카오스가 모든 것들을 품어 안는 공간이라면, 물질로서 가장 먼저 생겨난 것은 땅이니까요. 카오스가 생기면서 텅 비어 있던 세상은 곧이어 땅이 생기면서 가장 먼저 흙으로 가득 차게 되었죠. - P37

어쨌든 가이아가 태어났을때 세상에는 카오스와 가이아, 즉 빈 공간과 땅만 있었고 다른 것은 아무것도 없었습니다. 게다가 카오스가 가이아를 낳은 것은 아니니까, 맨처음에 공간의 신 카오스가 저절로 생겨난 것처럼 카오스를 채우며 태어난 대지의 여신 가이아도 혼자서 태어난 것입니다. 그런데 어떻게 그럴 수가 있었을까요? 잘 모르겠습니다. - P37

 매우 생산력이 왕성한 여신이죠. 그녀는 맨 처음에 우라노스(Ouranos)라는 아들을 낳습니다. 세포분열을 하듯이 혼자서낳은 건데요, 그렇게 태어난 우라노스는 하늘입니다. 땅의 여신 가이아는 하늘의 남신 우라노스를 낳아서 "자기 주위를 완전히 감싸도록(iva uv teQi távra nakutol)" 했지요(신통기] 127행). - P38

 물론 대부분의 학자는 땅 위에 하늘이 펼쳐진 것으로 그리지만, 헤시오도스의 상상력은 훨씬 더 과감했을 수 있고,
저는 개인적으로 계란의 노른자와 흰자의 관계로 땅과 하늘이 자리 잡았을 거라는 해석에 한 표를 던집니다. - P38

하늘을 낳은 대지의 여신 가이아는 그다음으로 ‘우레아(Ourea)‘를 낳는데, 산을 뜻합니다. 땅에서 울퉁불퉁 솟아난 산들은 땅의 일부이면서 동시에 땅이 혼자서 낳은 자식들이기도 하지요. - P38

 가이아가 거대한 대지의여신이듯이, 그녀가 낳은 하늘의 남신 우라노스도, 산들의 신 우레아도, 바다의 남신 폰토스도 모두 단순히 물질적인 존재가 아니라,
우리처럼 살아 숨 쉬는 생명체, 즉 영원한 생명을 가진 불멸의 신입니다. - P38

1979년 영국의 과학자 제임스 러브록(James Lovelock)은 「가이아 : 지구 위의 생명을 바라보는 새로운 관점(Gaia: A New Look at Life on Earth)」이라는 책을 세상에 내놓았는데,
마치 헤시오도스의 이야기를 과학으로 입증하려는 것 같은 책입니다. 그에 따르면 이 지구는 그저 거대한 흙덩어리가 아니라, 하나의 생명체 같은 유기체로서 움직입니다.  - P39

그렇다면 우리 인간은 이 거대한 유기체인 지구 안에서 어떤 존재로 살고 있을까요? 개발이라는 미명 아래 숲을 훼손하고 강과 바다, 대기를 오염시키는 모습은 흡사 우리 몸을 망치는 병균이나 바이러스처럼 보이진 않나요? - P39

참다못한 가이아 여신은 제우스에게 인간들을 쓸어 버리라고 부탁하지요. 제우스는 거대한 홍수를 일으켜 인간을 파멸시켰다고 합니다. 다행히 한 쌍의 착한 부부가 살아남아 인류가 멸종되지는 않았지요. 이 이야기는 우리에게 무엇을 말하고 있을까요? - P40

타르타로스,
지하 세계를 지배하다

사람들은 언젠가는 죽습니다. 죽으면 우리는 흙으로 돌아가겠지요? 그런데 영혼이나 혼백, 넋이라는 것이 있을까요? 우리가 죽어서 흙이 되는 것은 몸뿐이고, 정신은 혼백으로 남아 어딘가에서 계속 있는 게 아닐까요? 그러다가 새로운 몸을 입고 환생하는 것인지도 모릅니다. - P41

그리스·로마 신화에도 어둠의 세계가 있습니다. 그러나 그것은 단순한 물리적 공간이 아니라, 하나의 신입니다. 어둠의 신은태초에 카오스가 생기고, 대지의 여신 가이아가 생겼을 때, 함께 생겼다고 합니다. - P41

그리스·로마 신화가 그려 주는 태초의 우주는 이런 모습이었지요. 우주의 한가운데 두툼한 땅이 있고, 대지의 여신 가이아의 표면에 울퉁불퉁한 산들의 신 우레아가 솟아나 있고요. 그녀의 주위를 바다의 신 폰토스가 둘러싸고 있습니다. 그리고 바다와 대지주위를 온통 감싸면서 하늘의 신 우라노스가 군림합니다. 대지 깊은 곳에 어둠의 구렁, 지하의 신 타르타로스가 자리를 잡고 있지요.  - P42

이 원초적인 시기에는 아직 인간이 없었습니다. 그러니까 애초에 지하는 우리가 생각하는 사후 세계가 아니었지요. 신들은 죽지 않으니까요. 처음에 그곳은 신들을 가두는 감옥과 같은 곳이었습니다. - P42

신들은 또 다른 이유로 타르타로스에 갇히게 됩니다. 땅 위의 세상과 타르타로스의 경계를 이루는 강이 있는데, 그 강의 이름은 스틱스강입니다. 신들은 이 강에 대고 맹세를 하는데, 만약 그 맹세를 어기면 거짓말에 대한 엄중한 벌을 받습니다. - P42

 이런 이야기를 통해 그리스·로마인들은 말과 약속, 맹세와 신의의 중요성을 강조했습니다. "말을 한 것은 반드시 지켜라 약속을 어기면 신들조차도 끔찍한 벌을 받는 것이다."라고 말이죠. - P43

타르타로스에 대한 그리스인들의 상상력은 신약성서에도 반영이 되었습니다. 예수의 제자였던 베드로는 천사들이 범죄를 저지르자, 여호와가 그들을 용서하지 않고 지옥의 어두운 구덩이에두어 심판 때까지 가두었다고 했는데, 여기에서 그는 "타르타로스에 던졌다"라는 표현을 사용했습니다. - P43

그러나 나중에 인간들이 생겨났을 때, 신들이 갇히는 타르타로스와 구별하기 위해 그 위쪽에 죽은 인간들을 위한 하데스가 만들어졌다고 합니다. - P43

 하데스는 ‘보이지 않는 것‘이라는 뜻인데, 이 또한 죽은 사람들의 혼백이 갇히는 지하 세계이면서 동시에 그곳을 지배하는 신의 이름이기도 합니다. - P43

철학자 플라톤은 인간이 죽으면 타르타로스의 입구 앞에서 최후의 심판을 받은 다음 그곳으로 들어간다는 이야기를 했고, 로마의 시인 베르길리우스(Publius Vergilius Maro)도 죽은 자들의 혼백이 머무는 저승 세계를 타르타로스라고 노래했습니다. - P44

 어두컴컴한 타르타로스가 존재하는지는모르겠지만, 그것을 상상한 고대 그리스·로마인들의 메시지는 분명합니다. 이 땅 위의 우리 인생은 짧다는 것, 그리고 이곳에서의부귀영화를 위해 약속과 의리를 저버리고 범죄의 길을 가지 말라는 것, 정의롭고 올바르게 행동하되, 그 어떤 경쟁에서도 이겨 내는 강한 자가 되라는 것입니다. - P4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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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설탕은 특별한 방식으로 연결된 탄소, 수소, 산소원자로 이루어져 있기 때문에, 우리는 설탕을 화학적으로는 탄수화물로 알고 있다. 설탕을 자르고 잘라 더 이상 자를 수 없는 작은크기에 도달해보면, 설탕은 탄소, 산소 원자 각각 여섯 개와 수소원자 열두 개로 만들어졌음을 알 수 있다. - P29

동물이 갖고 있는 글리코겐이나 식물이 갖고 있는 전분, 또는 섬유질은 수백, 수천 개의 탄소, 산소, 수소 분자들이 길게 연결된 설탕의 사슬이다.⁴ - P30

체내에 존재하는 수많은 물질이 그렇듯이, 혈중 포도당 수치도 매우 제한적인 범위 안에서 유지되어야 한다. 포도당 수치가이 범위에서 너무 멀리 벗어나면 심각한 합병증이 나타나고 심지어는 죽음에 이를 수도 있다. - P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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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년 전의 책.

다시 보니 도입부, 이상야릇하네요.



"그건 그렇다 쳐도 역시 고냥귀고냥, 설마 그런 일로 죽을줄이야. 금세기 최고의 망게임이란 별명도 헛것이 아니라니까!" - P9

지금 생각해보면 숍 점원이 여성이었던 것이 마음에 안들었던 모양이다.
.....질투심을 얼마나 강하게 설정해놓은 거야. - P10

VR 게임의 좋은 점은 게임을 하면서도 현실세계의 전화나 메일을 이용할 수 있다는 점이다. VR 공간이라 딱히 기계를 들고 있지 않아도 핸즈프리로 통화가 가능하니 현실세계보다도 편리한 것 같다. - P10

『우씽, 잊어버리지 말라고 그렇게 말했는데!』
"윽, 그건・・・・・・ 미안."
『됐거든. 어차피 그럴 줄 알고 혼자서 이미 시작했거든..』
"어, 응. 그렇구나. 미안해."
마키는 나보다도 두 살 어린 사촌동생인데, 그런 주제에나를 이름으로 막 부르는 건방진 녀석이다. - P11

"일곱 개? …………… 일곱 개의 오렌지색 공?! 어, 야, 그거 설마, 안에 별이 들어 있거나 하진 않냐?"
아니, 그런 바보 같은 일은 없을 거라 생각하지만………… - P12

"응? 안에 뭐 안 들었느냐고 해서, 일단 깨뜨려 봤는데…………..
대수롭지도 않다는 듯 대답하는 마기. 이러니까 이 녀석은 방심할 수가 없다. - P12

『있어. 이건∙∙∙∙∙∙ 뭘까. 미라 손? 게다가 쬐끄매, 인간 게아닌가 봐. 혹시 원숭이일까?』
"그, 그거 혹시, 소원을 세 개까지 들어준다는 유명한 원숭이 손......." - P13

나는 나도 모르게 소리를 질렀다.
"그거 설마, 세 가지 소원을 들어주는 마신이 잠들어 있다는 마법의 램—."
「생각났다아! 카레 포트야!』 - P14

『또 찾았어! 이건・・・・…… 뭘까? 그냥 가늘고 긴 종이 같은데.』
"가늘고 긴 종이?"
가늘고 긴 종이인데 소원을 들어준다고 하면 뭐였더라……… 아, 맞아.
"야, 그거 탄자쿠 아냐? 그 왜 칠석날에 소원을 적어넣는."
『탄자쿠? 아, 응, 그러네. 비슷한 것 같아!』 - P15

"당연하지. 그런 걸로 퍽이나 소원이 이루어지겠다.
근데 뭐라고 썼어?"
「공주님이 되게 해달라고
"・・・・・ 넌 나이를 먹어도 꿈이 많아서 참 좋겠다."
『그치?』 - P16

내가 VR 세계에서 귀를 막은 것과, 온 세상이 뒤흔들리는듯한 고함이 터져나온 것은 거의 동시였다.


『그렇게 게임이 좋으면 게임 세계에나 가버리면 될거아냐, 바보야아아아!』 - P18

다시 말해 그건 뽕망치가 아니라……
"야, 너. 그거 혹시 도깨비"
그러나 나는 그 말을 끝까지 마키에게 들려주지 못했다. - P18

대체 그 한순간 무슨 일이 일어났단 말인가. 아무리 버그백화점이라 불리는 <고냥고냥>, 즉 〈New CommunicateOnline>이라 해도 마을에 서있다가 어디론가 날아가버렸다는 버그는 아직 발견되지 않았는데. - P20

전화까지 쓸 수 없게 됐다는 건 이상하다. 그건 게임에 포함된 기능이 아니라 VR 공간에 공통적으로 갖춰진 기능일텐데. 게임 내의 버그에 영향을 받다니, 말도 안 된다.
‘그럼 VR 머신 자체에 이상이 생겼나……?? - P20

내 모습에 시선을 떨궈보니, 내가 심혈을 기울여 맞춰놓은장비가 온데간데없었다. 지금 내가 입은 것은 그야말로 당장에라도 부서질 것 같은 가죽갑옷과 가죽부츠, 그리고 허리에는 검이 들어 있을 것이 분명한 남루한 가죽 칼집과 조그만 파우치가 달렸을 뿐이었다. - P21

스탯은 메뉴가열리지 않아 확인할 수 없지만, 아무래도 몸의 감각이 아까하고는 전혀 다른 것 같았다. 이것도 레벨 1로 돌아가고 만것일지도 모른다.
‘설마 세이브 데이터가 초기화된………… 건가??‘ - P21

확실히 말할 수는 없지만, 주위의 경치에 무언가 위화감이느껴지는 것이다. 뭐라고 해야 하나, 눈에 비치는 것들이 모두 여느 때와 미묘하게 다르달까………. - P22

실루엣은 다섯. 우선 눈에 들어온 것이 이쪽에 등을 돌린검을 든 여성의 뒷모습.
그리고 마차를 등지고 그녀를 에워싸듯 무기를 든 네 명의 도마뱀 인간이었다.
그 광경에 나는 확신했다.
틀림없다. 저건 이 게임의 첫 이벤트.
뉴비 플레이어의 무려 90퍼센트 이상을 죽음으로 몰아넣었다는 부조리한 스타트 이벤트, 악명 높은 <리저드맨의 함정>이 시작되고 있었다! - P24

초견필살(初見必殺)이라는 별명을 가진 이벤트, 통칭 <리저드맨의 함정> 정식 이벤트명은 분명 상인을 지켜라>였던가. 초견필살이라는 별명이 보여주듯, 처음이 이벤트와맞닥뜨린 플레이어는 대부분 이곳에서 첫 죽음을 경험한다고 전해진다. - P25

이 이벤트의 무엇이 그토록 어려운가 하면, 출현하는 적이 강한 것은 물론, 무엇보다도 한 번 봐서는 상황파악이 어렵다는 것을 원인으로 들 수 있다. - P26

이 상황은 언뜻 보기에 리저드맨이 떼로 달려들어 인간 여자를 습격하는 것처럼 보인다. 하지만 ‘리저드맨들은 마차를 등지고 싸우는 것‘이다. - P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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