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류의 기억을 보호하는 데 사용된 매체라면
어떤 것이든기록유산이 될 수 있다

이리나 보코바 유네스코 사무총장


1992년 유네스코는 세계의 기록유산을 보호하고자 ‘세계기록유산 사업(Memory of the World Programme)‘을 시작했고, 이를 위해 보존과 접근성이라는 방법을 택했다. 즉 유산 보호를 장려하기 위한 접근성과 이 접근성을보장하기 위한 보존이 핵심이었다.
이 사업의 비전이 정당성을 얻은 것은 몇 개월 뒤인 1992년 8월 25일이었다. 이날 사라예보 소재의 보스니아 국립도서관 겸 대학도서관이 화염에휩싸이면서 150만 권의 책이 훼손되었고, 이와 함께 인류 역사의 한 장(章)이 연기 속으로 사라졌다. - P5

현재 유네스코의 세계기록유산 목록에는 세계 각국의 기록물 245건(2013년 6월 기준)이 등재되어 있다. 여기에는 점토판이나 필사본, 필름부터 사진,
지도, 웹 페이지까지 포함된다. 세계기록유산 등재는 인류의 소중한 기록물을 보존하고, 이에 대한 사람들의 의식을 제고하며, 더 쉽게 접근할 수있도록 돕기 위한 주력 수단이다.  - P5

안네 프랑크의 [안네의 일기]나 [왓포 사원의 금석 기록물]은 굳이 설명하지 않아도 오늘날 많은 사람들이 알고 있다. 하지만 [야마모토 사쿠베에 컬렉션]이나 마다가스카르의 [메리나 왕실 기록물] 등은 그다지 유명하지않지만 인간의 독창성을 보여주는 전형적인 예들이다. - P5

마보 사건 소송 관련 문서

The Mabo Case Manuscripts
등재 연도 2001년

소개
에드워드 코이키 마보의 개인 문서와, 마보 사건 소송과 관련된 법적·역사적 자료다.

등재 이유
마보 사건 소송은 기존의 부족법이 침략 문화의 기본법‘주인 없는 땅‘의 원칙)보다 우위에 있다고 공식적으로 인정한 극히 드문 사례다. 또한 이 사건소송은 식민지 지배의 결과에 반박한 중대한 사건이었으며, 오늘날 세계원주민들의 이정표가 되고 있다.

소장 기관
오스트레일리아, 캔버라 / 오스트레일리아 국립도서관 - P536

이 문서들이 다루는 기간은 1959년부터 1992년까지로, 오스트레일리아 인종 문제의 역사에서 매우 중요한 시기다. 이 시기 동안 토지의 소유권과 사용을 둘러싼 여러 차례의 투쟁과 법적 소송, 인종 차별에 대한 인식 제고, 원주민의 사회 · 건강 문제 등이 발생했다. 또한 소수의 오스트레일리아 원주민 지도자들이 등장한 시기이기도 했는데, 1990년대에 이들은 누구나 아는 이름이 되었다. [마보 사건 소송 관련 문서(The Mabo CaseManuscripts)]는 19세기에 유럽인들이 처음 도착했을 당시 머레이제도(Murray islands)의 토지 소유권과 관련된 서류 사본들을 포함하고 있다. - P536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조, 다네카 군의관을 찾아가 보지 그래?" 요사리안이충고했다.
"뭐 하러 내가 다네카 군의관을 만나러 가? 난 아프지도않은데"
"악몽을 꾸는 건 어떡하고?"
"난 악몽을 꾸지 않아." 헝그리 조가 거짓말을 했다.
"군의관이 어떻게 고쳐 줄 수 있을지 몰라."
"악몽을 꾼다고 해도 이상할 것은 하나도 없어." 헝그리조가 대답했다. "악몽은 누구나 다 꾸니까." - P97

. 비행 대대에서는 1킬로미터 상공에서도 짠지통에다 폭탄을 정확히 투입시킬 수 있는 폭격 조준기를 가지고도 계속해서 칠 일째 페라라의 다리를 명중시키지 못했고, 캐스카트 대령이 그의 부하들로 하여금 이십사시간 안에 그 다리를 파괴하겠다고 자원하게 한 이후로 벌써 일주일이 몽땅 지나갔어도 다리는 멀쩡하게 남아 있었을무렵이었다. 크라프트는 펜실베이니아 출신의 깡마르고 악의 없는 녀석이었는데, 그가 바라는 것이라고는 남들의 호감을 사는 것뿐이었지만, 그토록 겸손하고 굴욕적인 야망조차 그는 이루지 못할 운명이었다. - P98

캐스카트 대령은 용기가 있었고, 목표물만 있으면 닥치는 대로 그의 부하들을 출격시키겠다고 나서기를 주저하는법이 없었다. 탁구대에서 애플비가 처리하기에 겨울 만큼힘든 공이 없듯이, 그의 비행 대대가 공격하기에 너무 위험하다 싶은 목표물은 없었다. - P99

애플비가 상대방의 기를 꺾으려면 서브를 스물한 번만 하면 그만이었다. 탁구대에서 그가 발휘하던 실력은 전설적인 것이었다. 오르의 첫서브 다섯 번을 애플비가 모조리 후려쳐 버린 다음에 진과 주스로 약간 해롱해롱해진 오르가 탁구채로 애플비의이마를 후려쳐서 쪼갰던 어느 날 밤까지 애플비는 시작만했다 하면 언제나 이겼다. - P100

"그러면 안 되나?" 화이트 하프오트 추장의 대답이었다.
그 이후로 매일 밤 플룸 대위는 가능한 한 늦게까지 잠을 자지 않으려고 애썼다. 그는 헝그리 조의 악몽에서 말할 수 없이 많은 도움을 받았다. 밤이면 밤마다 헝그리 조의 광적인 악몽의 소리를 그렇게 열심히 들은 플룸 대위는그를 점점 증오하게 되었고, 어느 날 밤에 화이트 하프오트 추장이 그의 야전침대로 발돋움을 하고 다가가서 그의목을 귀에서 귀까지 베어 버리기를 바라기 시작했다. 플룸대위는 사실 나무토막처럼 깊은 잠을 잤으며, 자기가 깨어있다고 꿈만 꾸었을 뿐이었다. - P102

. 헝그리 조의 악몽은화이트 하프오트 추장의 기분을 어수선하게 만들었고, 그는 걸핏하면 누가 발돋움을 하고 제발 헝그리 조의 천막으로 기어 들어가 그의 얼굴에서 허플의 고양이를 치워 버리고 그의 목을 귀에서 귀까지 잘라 플룸 대위를 제외한 비행 중대의 모든 사람이 잠을 잘 잘 수 있게 해 주기를 바라곤 했다. - P103

"자넨 신임 비행 중대장이 되었어." 배수로 저쪽에서 캐스카트 대령이 그에게 고함쳤다. "하지만 그건 별것이 아니니까 별것이라고 생각하지 말아. 그건 자네가 새 비행중대장이 되었다는 것 이외에는 아무 의미도 없으니까." - P103

댄비 소령을 제외한 비행 대대 본부의 모든 다른 장교들처럼 캐스카트 대령은 민주주의 정신이 투철했으며, 그는모든 인간이 평등하다고 믿었고, 따라서 대대 본부 밖의모든 사람들을 똑같은 감정을 품고 괴롭혔다. - P104

"난 아직도 납득할 수 없어." 요사리안이 항의했다. "다네카 군의관 얘기가 옳은 거야, 틀린 거야?"
"몇 번이라고 그러던가요?"
"마흔 번."
"다네카가 맞는 얘기 했어요." 윈터그린 전직 일등병이수긍했다. "제27 공군 본부의 관점에서는 사십 회의 출격이면 충분하죠." - P105

"캐치-22요.‘
"캐치-22?" 요사리안은 어안이 벙벙했다. "캐치-22가무슨 상관이 있단 말이지?"
"캐치 - 22에 의하면......." 헝그리 조가 요사리안을 비행기에 태우고 다시 피아노사로 돌아오자 다네카 군의관이참을성 있게 대답했다. "자넨 언제나 자네의 사령관이 내리는 명령을 따라야 한다고 되어 있어." - P105

7
맥워트

아침마다 그의 천막 밖에서 요란하게 빨갛고 깨끗한 잠옷 바람으로 면도를 하고, 요사리안의 주변 환경에서 가장묘하고, 역설적이고, 난해한 인물들 가운데 하나인 맥워트는 보통 때에는 요사리안의 조종사였다. - P107

"이 사람 뭐야?" -드 커벌리 소령이 그의 취사장에서부리려고 납치해 온 이탈리아 노동자 두 명이 요사리안의 천막으로 운반하려고 하는 거대한 합지 상자에 가득 찬 말린 과일과, 과일 주스 깡통들과, 디저트 꾸러미들을 보고놀란 마일로가 소리쳤다. - P108

"좋아, 공연히 골치는 썩이지 마. 속은 내가 썩어야지.
사실은, 난 간에 이상이 있어. 그저 증세만 나타날 뿐이지. 난 가넷-플레이체이커 증후군이 있지."
"알겠어요." 마일로가 말했다. "그런데 가넷-플레이체이커 증후군이 뭡니까?"
"간의 이상이지." - P110

"멋진 가넷-플레이체이커 증후군은 흔하게 나타나는 것이아니니까, 난 내 증후군을 망치고 싶지는 않아. 그래서 난절대로 과일을 먹지 않을 거야."
"그러니까 이제야 확실히 알겠어요." 마일로가 말했다.
"과일은 대위님 간에 나쁘다 이거죠?" - P111

"던바에게 상당히 많이 주지." 요사리안이 말을 계속했다.
"던바요?" 얼이 빠진 마일로가 말을 되풀이했다. - P111

마일로는 얼굴을 찌푸렸다. "마음이 아주 너그러운 사람이군요." 그는 조금도 신이 나지 않은 목소리로 말했다.
"그래, 아주 너그럽지." 요사리안이 동의했다.
"그리고 그건 완전히 합법적이라고 생각되는군요." 마일로가 말했다. "그 식품은 나한테서 일단 받아가기만 하면그때는 대위님의 소유가 되죠. 내 생각에는 그 사람들의입장을 보아하니 과일을 얻게 되면 무척 좋아할 것 같군요. - P112

마일로는 활기가 돌았다. "의상을 장식하는 보석이라고요!" 그는 감탄했다. "난 그걸 몰랐어요. 값싼 향수는 값이얼마나 나가죠?"
"영감은 자기 몫으로 독한 위스키하고 추잡한 사진을 사고, 색골이거든.‘
"색골이요?"
"놀랄 정도지."
"로마에서는 추잡한 사진을 파는 곳이 많은가요?" 마일로가 물었다. - P113

"말린 자두가 모자라는지도 난 모르고 있었어요." 첫날에 그는 솔직히 인정했다. "아직 여기 온 지 얼마 안 되어서 그런 것 같아요. 여기 주임 요리사에게 그 문제를 따지겠습니다."
요사리안이 날카로운 눈으로 그를 쳐다보았다. "주임 요리사라니?" 그가 물었다. "여긴 주임 요리사 같은 게 없을텐데." - P114

"정반대야." 요사리안이 반박했다. "그는 자기의 생각이얼마나 옳았는지를 알게 되었어. 우리들은 그 음식을 접시째 먹어치우고는 더 달라고 아우성을 쳤으니까. 우린 우리가 모두 아프다는 것을 알았지만, 식중독에 걸렸으리라고는 상상도 못했어." - P115

"대위님은 퇴원한 지 열흘밖에 안 되잖아요." 마일로가나무라는 듯이 그에게 일깨워 주었다. "싫어하는 일이 벌어질 때마다 번번이 병원으로 도망만 칠 수야 없는 노릇입니다. 아니죠. 최선의 방법은 출격을 나가는 겁니다. 그것은 우리 의무예요.." - P118

마일로는 포기했다. "그럼 쪼글쪼글한 대추야자 한 꾸러미만 나한테 빌려 주세요." 그가 부탁했다. "꼭 돌려드릴테니까요. 돌려드리겠다고 맹세를 하겠으며, 뭔가 개평이좀 붙을 겁니다." - P118

"
마일로는 당황했다. "이해를 못하시는군요." 그가 투덜거렸다. "그는 홑이불을 통째로 훔쳤고, 난 대위님이 투자했던 쪼글쪼글한 대추야자 한 상자로 그것을 다시 찾았어요. 그래서 홑이불의 사분의 일은 대위님의 소유입니다.
대위님이 주신 쪼글쪼글한 대추야자는 몽땅 그대로 돌려받으셨으니까, 투자에 대해서 이윤이 상당히 난 셈이군요.
다음에 마일로는 맥워트에게 얘기했다. "처음에는 전부가당신 소유였기 때문에 홑이불의 반은 당신 차지인데, 요사리안 대위님하고 내가 당신을 위해서 중간에 나서지 않았더라면 몽땅 잃어버렸을 테니 당신이 하는 불평을 사실 난이해할 수 없어요." - P119

"자넨 신디케이트를 조직할 셈인가?"
"예, 그래요. 아뇨, 시장이죠. 시장이 뭔지 아시죠?"
"우리들이 물건을 사러 가는 곳이지. 아냐?"
"그리고 팔기도 하고요." 마일로가 설명을 덧붙였다.
"그리고 팔기도 하고."
"난 지금까지 줄곧 시장을 원했어요. 시장을 소유하고있으면 할 수 있는 일이 많이 있어요. 그러니까 시장을 가지고 있어야 해요."
"자넨 시장이 소원인가?"
"그리고 모두들 배당을 받게 됩니다." - P120

마일로는 근엄하게 입술에 힘을 주면서 머리를 저었다.
"그것처럼 불공평한 처사는 또 없겠죠." 그는 준열히 꾸짖었다. "폭력은 그릇된 일이고, 그릇된 일 둘이 모여서 옳은일 하나가 되는 법은 절대로 없어요. 내 식으로 해결하는 것이 훨씬 좋았죠. 내가 대추야자를 그에게 내밀고 홀이불로 손을 뻗었을 때, 아마 그는 내가 교환을 하자는 줄알았을 겁니다."
"그것이 아니었나?" - P121

그러나 요사리안은 마일로가 어떻게 몰타에서 달걀을 한개에 7센트씩 주고 사서 피아노사에서 5센트씩에 팔면서도이익을 남기는지, 아직도 이해할 수가 없었다. - P122

8

셰이스코프 중위

마일로가 어떻게 그럴 수 있었는지는 클레빈저도 알 길이 없었지만, 그래도 그는 스나크 상등병은 살아도 좋은데왜 요사리안은 죽어야만 하는지, 또는 요사리안은 살아도좋은데 스나크 상등병은 왜 죽어야 하는지, 그것만 빼고는 전쟁에 대해서 무엇이나 다 알고 있었다. 이 전쟁은 더럽고 지저분해서, 요사리안은 이까짓 전쟁쯤은 없어도 얼마든지 영원히 살 자신이 있었다. 그의 동포들 가운데 아주적은 숫자의 사람들만이 이 전쟁에서 이기려고 목숨을 버릴 터였지만, 그는 그러고 싶은 야심은 없었다. - P123

간단히 얘기하면, 그는 멍청이였다. 그는 현대 박물관에서 어물쩍거리는 사람들처럼 양쪽 눈을 한쪽으로 몰고 요사리안을 자주 쳐다보았다. 그것은 물론 어떤 문제의 한쪽만을 뚫어지라고 응시하는 바람에 다른 쪽은 전혀 보지 못하는 클레빈저의 편견에서 연유하는 착각이었다.  - P124

그는 무척 진지하고, 무척 극성맞고, 무척 양심적인 멍청이였다. 그와 함께 영화 구경이라도 가는 날이면 꼭 나중에 감정 이입이니, 아리스토텔레스니, 보편성이니, 물질문명 사회에서 예술 형태로서의 영화가 지니는 의무와 전달하는 내용 따위의 토론에 얽혀들게 된다. - P125

셰이스코프 소위는 머리카락을 쥐어뜯고 이를 악물었다.
흐물흐물한 그의 뺨은 고민스럽게 떨렸다. 일요일 오후마다 열리는 열병식 시합에서 한심하게 행군을 한, 사기가저하된 공군 후보생 중대가 그의 골칫거리였다. 그들이 사기가 저하된 까닭은 일요일 오후마다 열병식을 하고 싶지않았던 데다가, 후보생 반장을 그들이 스스로 선출하는 대신 셰이스코프 소위가 임명했기 때문이었다. - P126

"저 친구 얘기 못 들었어?" 클레빈저가 따졌다.
"얘기 들었어." 요사리안이 대답했다. "머리가 제대로돌아가는 놈들이라면 모두 입 닥치기를 바란다고 아주 큰소리로 분명하게 얘기하는 소리를 들었다 말야." - P126

"처벌을 하지 않겠다고 맹세하지." 셰이스코프 소위가말했다. "나에게 사실대로 얘기해 줄 사람이 있다면 고맙겠어."
"널 미워할 거야." 요사리안이 못 박았다. "저 친구는 죽는 그날까지 널 미워하게 될 거야." - P127

셰이스코프 소위의 아내는 기억은 나지 않지만 어떤 잊을 수 없는 죄를 범한 셰이스코프 소위에게 보복하고 있었다. 그녀는 통통하고, 발그레하고, 둔한 여자였는데, 좋은책들을 골라 읽고, ‘부주아‘라고 발음을 해 가면서 (영어에r서 발음을 하지 않으면 영국 귀족풍으로 우아하게 들리기 때문에 그 흉내를 냄으로써 고상한 티를 내려고 한다는 뜻옮긴이) 요사리안더러 부르주아처럼 굴지 말라고 항상 얘기했다. 그녀는 언제든지, 심지어는 침대에 도리 더스의 인식표만 걸친 알몸으로 요사리안과 누워 있을 때에도 좋은책을 항상 옆에 두었다. - P128

연병장의 언저리에는 구급차들이 줄을 지었고 노련한 들것 운반인들이 휴대용 무전기를 들고 패를 이루었다. 구급차의 꼭대기에는 쌍안경으로환자를 색출하는 자들이 올라섰다. 성적을 계산하는 사람은 숫자를 계속해서 기록했다. 작전에서 이 분야를 전체적으로 담당하던 자는 경리에 소질이 있는 군의관이었는데,
그는 맥박을 검사하고 성적을 계산한 숫자를 확인했다. - P130

열병식 그 자체도 마찬가지로 한심한 일이었다. 요사리안은 열병식을 증오했다. 열병식은 너무나 군사적이었다.
그는 열병식이라는 말만 들어도 싫었고, 보기도 싫었으며,
그 안에 휩쓸려 밀려다니기도 싫었다. 그는 그것에 참여해야만 하는 자신의 처지도 싫었다. 일요일 오후마다 쨍쨍쬐는 햇볕 아래 군인처럼 행동을 하지 않더라도 공군 후보생이란 한심한 일이었다. - P132

셰이스코프 소위는 열병식에서 이기기를 결사적으로 원했고, 크라프트 에빙 (1840~1902. 독일 신경학자. 법정 정신의학과 저서 「섹스 심리학』으로 유명하다-옮긴이)에서 좋아하는 구절들을 뒤적이며 침대에서 아내가 욕정을 느끼면서 기다리는 동안 밤이 반쯤 지나도록 일어나 앉아서 연구를 했다. - P132

"나체로?" 희망에 부풀어 그녀가 물었다.
셰이스코프 소위는 화가 나서 손으로 이마를 쳤다. 셰이스코프 소위의 인생이 그녀의 추잡한 섹스의 욕망을 넘어서 숭고한 인간이 영웅적으로 참여해야 할, 획득할 수 없는 거창한 투쟁을 의식하지 못하는 여자에게 묶여 있다는사실은 그에게는 하나의 절망이었다. - P132

셰이스코프 소위의 준비는 치밀하고 은밀했다. 그의 비행 중대 소속 후보생들 모두는 비밀을 지키겠다는 선서를하고 보조 연병장에서 한밤중에 연습을 했다. 그들은 칠흑같은 어둠 속에서 행군을 하고 서로 장님들처럼 부딪쳐 댔지만, 당황하지 않았고, 손을 흔들지 않고 행진하는 방법을 익혔다. - P134

그리고 일주일 내내 그는 장교 클럽에서 기쁨을 억누르며 킬킬 웃어댔다. 그와 가장 가까운 친구들 사이에서 억측이 점점 더 나돌았다.
"저 거지 같은 새끼, 왜 저러는지 모르겠군." 엥글 소위가 말했다. - P134

(전략). 그런 다음에도 그는 잠자코 있다가, 커다랗고 더부룩한 수염에 몸집이 퉁퉁한 대령이 붉으락푸르락한 얼굴로 잡아먹을 듯이몸을 그에게 돌린 다음에야 자신을 불멸의 존재로 만들어줄 설명을 시작했다.
"보십시오, 대령님." 그는 말했다. "손이 없습니다."
그리고 놀라서 얼어붙은 관중에게 그는 그의 잊지 못할승리의 바탕이 된 애매한 법칙을 사진으로 복사한 자료를배부했다. 이것은 셰이스코프에게는 최고의 순간이었다.
그는 물론 손 하나 까딱하지 않고 사열식 대회에서 이겼으며, 빨간 깃발을 영구히 차지했고, 전시(戰時)에는 빨간 깃발이 훌륭한 구리 철사만큼이나 구하기가 힘들어서 일요일 열병식이 아예 없어져 버리고 말았다. - P135

"전 그것이 농담이라고 생각하지 않습니다. 대령님." 클레빈저가 대답했다.
"말을 가로막지 마."
"알겠습니다. 대령님."
"그리고 말을 가로막을 때는 꼭 경칭을 붙이고." 메트캐프 소령이 명령했다.
"알겠습니다. 소령님."
"말을 가로막지 말라고 방금 명령하지 않았나?" 메트캐프 소령이 차갑게 말했다.
"하지만 전 말을 가로막지 않았습니다. 소령님." 클레빈저가 항의했다. - P137

"전 그런 말을 한 적이 없는 것 같습니다. 대령님."
"큰 소리로 말할 수 없겠나? 난 들리지가 않아."
"알겠습니다. 대령님, 전.......
"귀관은 큰 소리로 말할 수 없겠나? 대령님이 얘기를 듣지 못하셨어."
"알겠습니다. 소령님. 전......."
"메트캐프."
"예?"
"그 거지 같은 입 좀 닥치라고 내가 그러지 않았나?"
"알겠습니다. 대령님."
"내가 귀관의 바보 같은 입 좀 닥치라고 하면 귀관의 바보 같은 입좀 닥치란 말야. 알겠나? 큰 소리로 말하지 않겠어? 난 귀관의 말을 듣지 못했어." - P139

"이 귀관 새끼, 우리가 귀관을 처벌할 수 없다고 한 얘기는 무슨 뜻에서 한 소리인가? 말입니다." 속기를 할 줄아는 상등병이 기록판을 읽어 주었다.
"좋아." 대령이 말했다. "도대체 자네가 한 말의 뜻이무엇인가?"
"전 대령님이 저를 처벌하지 못한다는 얘기를 하지 않았습니다. 대령님." - P140

"그러죠. 대령님. 전 제가 유죄임을 대령님이 밝힐 수가없다고……………."
"거기서부터 시작하기로 하지. 귀관이 유죄임을 밝힐 수가 없다고 한 얘기는 정확히 무슨 뜻이었나. 클레빈저 후보생?"
"전 대령님이 제가 유죄임을 밝힐 수가 없다는 얘기를하지 않았습니다. 대령님."
"언제?"
"뭐가 언제입니까, 대령님?" - P145

"정의요, 대령님..
"정의란 그런 것이 아냐." 대령이 코웃음을 치면서 다시그의 크고 통통한 주먹으로 책상을 치기 시작했다. "그건칼 마르크스의 정의겠지. 정의가 무엇인지 내가 귀관에게얘기해 주겠어. 정의란 정식으로 하면 밑에 깔려 자신이없으니까 경고 한마디 없이 한밤중에 어둠 속에서 무릎으로 사타구니를 찍어 올리고 칼로 턱을 내려찍는 그런 거야. 목을 따는 거 말이지. 우리가 빌리 페트롤과 싸울 만큼 강하고 질겨지려면 그런 정의가 필요해. 맥을 못 쓰게말야. 알겠나?"
"아뇨, 대령님." - P147

물론 클레빈저는 유죄였고, 그렇지 않았더라면 그는 고발을 당하지 않았을 것이며, 유죄임을 밝히는 방법이란 그것을 증명하는 길이었으며, 그 일은 그들의 애국적인 임무였다. 그는 처벌로 쉰일곱 차례의 행군을 하라는 판결을받았다. - P147

9
메이저 메이저 메이저 메이저

메이저 메이저 메이저 메이저는 처음부터 문제였다. - P150

 메이저 메이저의 아버지는 후리후리하고 깡말랐으며, 묵직한 구두를 신고 검은 모직 양복을 입었다. 그는 조금도 우물쭈물하지 않은 채 출생증명서를 작성하고는 감정을 전혀 내비치지 않으며 작성한 양식을 담당 간호사에게 내주었다. - P150

"아들 이름은 칼렙이라고 지었어." 그는 결국 부드러운목소리로 그녀에게 알려 주었다. "당신이 바라던 대로 말야." 여자는 아무 대답도 하지 않았고, 남자는 천천히 미소를 지었다. 그의 아내는 잠이 들었고 그의 계획은 모두완벽했기 때문에, 시골 병원의 초라한 병동에서 침대에 누워 있던 그녀에게 그가 거짓말을 했다는 사실을 절대로 알지 못할 터였다. - P151

메이저 메이저는 너무 늦게, 그리고 너무 평범하게 태어났다. 어떤 사람들은 평범하게 태어나고, 어떤 사람들은살아가다 보면 평범해지고, 어떤 사람들은 남들 때문에 하는 수 없이 평범해진다. - P152

 전혀 낯선 사람들까지도 서슴지 않고 그를가엾어 했고, 그 결과로 메이저 메이저는 일찍이 사람들에 대한 죄의식과 두려움을, 그리고 자기는 헨리 폰다가 아니라는 사실에 대해 사회에 사과하고 싶어서 남의 비위를 맞추려는 충동을 느꼈다. - P152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어느 날 그에게 그의 성생활은 어떠냐고 물었다.
「아, 괜찮죠. 그 방면으로는 운이 나쁘지 않죠. 몇몇 괜찮은 집안에 나는 마음씨 좋은 아저씨라고 알려져 있죠. 가끔 여자아이를 한 명씩 시골을 구경시켜 준다고 데리고 나가죠. 그러고는 어찌어찌해서 집으로 가는 기차를 놓쳐 자고 갈 수밖에 없는 상황이 되게 합니다. 언제나 방은 두 개를 잡죠- 모든 일을 아주 훌륭하게 처리합니다. 그렇지만 여자아이가 자러 가고 나면, 그 아이의 방으로 가서 내 손으로 아이의 성기를 만집니다.」 - P53

 어느 날 그는 우리 집 층계에서 한 젊은 여자를 만났는데, 그 여자가 내 딸이라고 생각해 버렸다. 그는 그 여자가 마음에 들었다. 그는 내가 그에게 친절하며 믿을 수 없을 정도로 인내심이 있는 것은, 오직 내가 그를 사위로 삼고 싶어 하기 때문이라고 상상했다. 동시에 그는 그의 설계에 맞게 나의 집안이 부자라고 결정했다. 그러나 그의 여자에 대한 지칠 줄 모르는 사랑이 이유혹에 대항했다. - P56

이 말을 듣고 그는 화를 냈다.
「해를 끼친다구요? 아니 성기를 만지는 것이 어떻게 해가 된다는 말입니까? 그 아이들 중 해를 입은 아이는 하나도 없었다구요.
그 아이들도 모두 즐겼단 말이에요. 그중 몇 명은 결혼도 했구요.
그것 때문에 해를 입은 아이는 아무도 없어요.」그는 나의 지적을 매우 기분 나쁘게 받아들였다. 그 후 그는 다시 오지 않았다. 그는 지폐를 쓰는 데는 결벽함을 보이고, 그를 믿고 딸려 보낸 아이들을 욕보이는 것에 대해서는 염치없는 태도를 보였는데, 이런 태도는 그의 자책감이 전치되어서 그렇게 나타나는 것이라고밖에 설명할 수 없다. 그렇게 전치된 목적은 거의 분명하게 드러나 있다. - P54

이제는 지금 우리가 보고 있는 환자의 경우에 직접적인 원인이된 사건을 더 자세하게 살펴보도록 하겠다. 그의 어머니는 부자였던 먼 친척의 집에서 자랐다. 그 집안은 큰 사업을 하고 있었다. - P54

그의 아버지가 돌아가신 후, 하루는 환자의 어머니가 그녀의 부자 친척들과 그의 미래에 대해 의논했다고 말했다. 그런데 어머니의 사촌 중 한 사람이 환자가 공부를 마치면 자기 딸과 결혼시키겠다고 말했다. - P55

 이것은 사실 그의 사랑과 그의 아버지의 영향력 사이의 갈등이었는데, 그는 병이 나는것으로 이 갈등을 해결했다. 좀 더 정확하게 말하자면, 병에 걸림으로써 현실적인 문제의 해결을 피할 수 있었던 것이다.³⁸


38 그가 병으로 도피하려는 것은, 그가 그와 아버지를 동일시했기 때문이라는것을 강조해야겠다. 동일시함으로써 그는 유아기에 남겨진 산재로 행할 수 있었던것이다 원주 (7)항을 보면 프로이트가 이미 히스테리 발작에 관하여 프로이트전집 10, 열린책들)에서 병으로 도피한다>는 구절을 사용했음을 알 수 있다. - P55

치료 과정 중 뭔가 애매하며 어려운 느낌이 드는시기가 있었다. 결국은 다음과 같은 일이 있었기 때문이라는 것이 밝혀졌다. 어느 날 그는 우리 집 층계에서 한 젊은 여자를 만났는데, 그 여자가 내 딸이라고 생각해 버렸다. 그는 그 여자가 마음에 들었다. 그는 내가 그에게 친절하며 믿을 수 없을 정도로 인내심이 있는 것은, 오직 내가 그를 사위로 삼고 싶어 하기 때문이라고 상상했다. 동시에 그는 그의 설계에 맞게 나의 집안이 부자라고 결정했다. - P56

(7) 아버지-콤플렉스와 쥐 강박증의 해결

그가 어른이 되었을 때 나타난 병의 직접적인 원인이 된 사건과 그의 어린 시절은 연결되어 있다. 그는 자신이 처한 상황이 그의 아버지가 처했던 혹은 그랬으리라고 그가 의심했던 상황과 같다는 사실을 알아차렸다. - P56

모든 면에서 살펴볼 때 그의 아버지는 매우 유능한 사람이었다. 결혼하기 전에 그는 육군 하사관이었는데, 그 당시에 지녔던 당당한 군인의 태도를 이후에도 계속해서 지니고 있었고 솔직하게 말하는 것을 좋아했다. 누구나 좋아하는 그런 장점 이외에도 그는 애정이 담긴 유머 감각과 동료들에 대한 친절한 인내심으로도 잘 알려져 있었다. - P57

그리고 아버지의 죽음과 관련된 생각은 유아기에있었던 강박증적인 생각에서 나타났다. 그가 전에 어떤 여자아이가 자기를 불쌍하게 여겨 친절하게 대해 주기를 바라는 마음에서아버지의 죽음을 바랐던 경우도 그것과 연관되어 있었다. - P57

우리 환자의 자위행위에 대해서 살펴보면, 지금까지 나온 나무랄 데 없는 증거에 새로운 사실을 더할 수 있다. 자위행위에 대해서는 의사들이나 환자들은 그 중요성을 아직 충분히 알고 있지못하지만 서로 다른 생각을 가지고 있다. 환자들은 자위행위, 즉사춘기에 한 자위행위가 자신들이 가진 모든 문제의 근원이라는데 의견을 같이하고 있다.  - P58

유아기의 자위행위는 보통 서너 살부터 다섯 살 사이에 한창심해진다. 이 유아기의 자위행위는 성과 관련된 타고난 기질을 보이는 것으로, 나중에 나타나는 신경증의 원인은 여기에서 찾아야 한다. 환자들은 이렇게 변형된 방법으로 그들의 병을 유아기성 행동 때문이라고 책임을 돌린다. 그들이 그렇게 하는 것은 옳은 것이다.  - P59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더 오래전에 시작되었던 한 충동은 간접적인 자살 충동이라고할 수 있는데, 이것은 그리 쉽게 설명할 수 없다. 왜냐하면 이 충동은 우리의 의식에는 매우 역겨운 현실과 표면적으로는 연관되어 있는 것처럼 보이기 때문이다. 그가 여름휴가를 떠나 있던 어느 날, 갑자기 자신이 너무 뚱뚱하니²⁵ 살을 빼야겠다는 생각이들었다.

25 <뚱뚱하다>는 독일어로 <dick>이다. - P44

그 사촌의 이름은 리처드 Richard였는데, 영국의 관습대로딕Dick이라고 불렸다. 환자는 이 딕을 죽이고 싶었던 것이다. 그는 자신이 용납할 수 없을 정도로 질투가 났고, 그 사촌에게 화가 나 있었다.  - P44

 그는 <그녀에게 아무 일도 일어나서는 안 된다>²⁷는 명령이 마음에 떠올라 그 여자에게 자기의모자를 씌웠다. 이것은 <보호 강박증>이었는데, 이 강박증은 그외에 다른 형태로도 나타났다. 천둥 번개가 치던 어느 날에 그들은 함께 앉아 있었는데, 그는 번개가 치고 천둥이 울리기 전마다마흔이나 쉰까지 <세어야 한다>는 생각에 사로잡혔다. 

27 <그가 잘못해서 그런 일이 벌어졌다는 말을 들을지도 모르니까>라는 말을 덧붙여야 뜻이 통한다-원주. - P45

그러나 조금 후에 그 행동이어처구니없다는 생각이 들어 되돌아가서 그 돌을 길 한가운데 제자리에 다시 가져다 놓아야만 했다>. 또 그 여자가 떠난 후에 그는 <이해해야 된다>는 강박증에 시달렸는데, 이것 때문에 주위 사람들이 곤욕을 치렀다. - P45

지금까지 이야기한 다른 종류의 강박증적 행동은 다른 요소를중심으로 연구해야 한다. 그의 <보호해야 한다>는 강박증적인 행동은 정반대의 충동, 즉 그 여자와 그 문제를 분명히 밝히기 전에 그가 그녀에게 느꼈던 적개심에 대한 반응으로 나타났다고 밖에는 말할 수 없다. - P46

두 개의 행동이 계속해서 나타나며, 뒤의 행동이 앞의 행동을 무효로 만드는 효과를 가지게 하는 것은 강박증에서 거의 항상있는 현상이다. 환자는 당연히 이를 오해하고 그것들을 설명하기위해 각각 다른 이유를 가져다 붙인다. 간단히 말하자면 합리화하는 것이다. ²⁸

28 어니스트 존스 「일상생활의 합리화Rationalization in Everyday Life」(1908) 참조 - 원문 - P47

그런데 강박증에서는 두 가지 반대되는 경향이 각각 만족할 표현을 찾는데, 하나씩 연속적으로 나타나며 그 반대되는 표현을 논리적으로 연관 지으려 한다. 그 상반된 사항 사이의 논리적 관련은 대체로 보편적 논리에는 맞지 않는 것이다.³⁰

30 다음 이야기는 다른 강박증 환자가 나에게 해준 것이다. 그 환자가 쇤브룬Schönbrunn의 공원에서 산책을 하다가 땅바닥에 있던 나뭇가지에 발이 걸렸다. 그는그것을 집어 길을 따라 있는 울타리로 던져 버렸다. 집으로 가는 길에 그는 갑자기 그나뭇가지가 울타리 밖으로 삐죽 나와 있어서 지나가는 사람을 다치게 할 수도 있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는 전차에서 뛰어내려 서둘러 그 공원으로 다시 가서, 그 자리를 찾아 나뭇가지를 원래 있던 자리에 놓아야만 했다. 그 환자만 빼고 다른 사람들은그 나뭇가지가 울타리 안에 있는 것보다 길바닥에 있는 것이 오히려 지나가는 사람에게 위험한 것이라고 생각할 것이었다. 이 두 번째 행동은 절대적인 행동으로 그가강박적으로 행한 것이었다. 그에게는 그 행동이 남을 위하는 동기를 가진 행동으로 여겨졌다-원주, - P48

예를 들어 그가 <신이여 그를 보호하소서>라고 기도하면, 악마가 서둘러 나와 <하지 마소서>로 만드는 것이었다.³² 그러다가 하루는 저주를 해야겠다는 생각이 났다. 왜냐하면 그때도 역시 그 반대되는 말이 끼어들 것이라고 확신했기 때문이었다. 

32 독실한 신자의 마음에 떠오르는 불경한 생각의 예와 비교해 볼 것 - 원주. - P49

 한번은 그 여자가 많이 아파서 누워 있었다. 그는 매우 걱정을했는데, 그의 마음속에 그 여자가 언제까지나 그렇게 누워 있었으면 좋겠다는 소망이 스쳐 지나갔다. 그는 이 생각을 다음과 같은 궤변으로 설명했다. 즉 그는 단지 그 여자가 반복해서 심한 병에 걸릴 것을 두려워하는 마음에서 자신이 벗어나기 위해, 그 여자가 계속 그렇게 아프기를 바랐을 뿐이라고 했다.³⁴

34 그 여자가 그가 하는 대로 따라올 수밖에 없기를 바라는 마음이 이 강박적인생각이 만들어진 이유이다 - 원주 - P50

(6) 병의 직접적인 원인

하루는 환자가 지나가는 말로 한 가지 사건을 이야기했는데,
내 생각에는 바로 그것이 그의 병의 직접적인 원인이었던 것 같다. 어쩌면 직접적인 원인은 아니더라도, 최소한 병이 시작되기바로 직전에 일어난 사건이었다. 그의 병은 6년 전에 시작되어 그날까지 계속되고 있었다. - P51

. 망각된 그 유아기의 경험이 있기때문에, 병의 원인이 된 사건은 감정의 힘을 히스테리 증상으로변하게 할 수 있는 것이다. 그리고 완전히 망각되지 않은 경우에는 원인이 된 최근의 충격적인 사건에 대한 기억은 조금씩 망가져서 가장 중요한 부분이 기억에서 없어진다. 우리는 이 망각 현상을 보면 억압이 일어났다는 것을 알 수 있다. - P51

즉 그 충격적인 사건은 기억되나, 그에 따른 감정이 사라지는 것이다. 그 결과 남아 있게 되는 것은 전혀 감정이 깃들이지 않은 사건의 내용뿐이고, 환자는 그것을 별로 중요하지 않게 생각한다. 히스테리와 강박증은 심리적 과정에차이가 있는데, 그 심리적 과정은 우리가 겉으로 나타난 현상을 보고 재구성할 수 있다. - P52

 한쪽은 항상 그것을 알고 있었던 기분이라고 이야기하며 다른 쪽은 오래전에 잊어버렸다고 이야기한다는 사실을 근거로 우리는 우선 두 가지 다른 억압³⁵, 즉 강박 신경증과 히스테리의 억압을 구별한다.³⁶

35 프로이트는 그의 지술 「억압, 증상 그리고 불안」(프로이트 전집 10, 열린책들) 제11장에서, 억압이라는 단어는 히스테리에서 나타나는 기제에만 써야 한다는 제안을 했다. 그리고 정신적인 갈등을 다루는 데 사용되는 다른 모든 기제를 나타내는말로는 방어라는 단어를 다시 사용했다. 그러므로 나중에는 여기서 <두 가지 다른 억압)이라는 표현 대신 <두 가지 다른 방어>라고 썼을 것이다.

36 강박 신경증에서는 앞에 두 가지가 있다고 하겠다. 환자가 외상성 충격을 알고 있다고 해도 말이 되고, 모르고 있다고 해도 역시 말이 된다. 왜냐하면 그가 그 사건을 잊지 않았다는 관점에서는 그가 알고 있는 것이지만, 그가 그 사건의 의미를 모르고 있다는 관점에서는 그가 모르고 있다고 할 수 있기 때문이다. 이런 예는 일상생활에시 많이 볼 수 있다. 쇼펜하우어가 자주 가던 식당의 종업원들은 어떤 의미로는 그를 알고 있었다. 그렇게 알려진 것을 빼면, 그 당시에는 프랑크푸르트 안팎으로 그는별로 알려져 있지 않았다. 그런데 그 종업원들은 우리가 지금 <쇼펜하우어를 안다고말할 때와 같은 뜻으로는 그를 알지 못했다. 원주 - P52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그냥 꾹 참고 잘해 보는 것이 어때?" 그는 무뚝뚝하게요사리안에게 충고했다. "하버마이어처럼 말야."
요사리안은 그 제안에 치를 떨었다. 하버마이어는 선두폭격수였는데, 목표물에 접근할 때는 조금도 회피 동작(적기나 적의 고사포를 피하는 행동 옮긴이)을 취하지 않아서그와 함께 편대를 짜고 날아가는 모든 사람들의 위험을 증가시켰다.
"하버마이어, 왜 자넨 회피 동작을 할 줄 모르지?" 출격에서 돌아오면 그들은 화가 나서 그에게 물었다. - P49

하버마이어는 목표물을 절대로 놓치지 않는 폭격수였다.
요사리안은 맞거나 말거나 될 대로 되라고 이제는 신경을쓰지 않아서 강등된 선두 폭격수였다. - P50

 폭탄을 투하하는 이, 삼초 동안만 평행을 유지하다가 숨 막히게 요란한 엔진 소리를 내며 비행기는 다시 솟아오르고,
그러면 그는 하늘에서 난폭하게 비행해서 고사포의 지저분한 포화들 사이를 요리조리 피해 나가고, 그러다 보면 곧여섯 대의 비행기는 기적처럼 푸른 창공으로 빠져나오게된다. 다음에는 비행기들이 저마다 독일 전투기들을 향해급강하를 시작하는데, 이때쯤이면 그가 맡아야 할 독일 전투기들이 남아 있지 않게 마련이어서 요사리안은 신경을쓸 일이 없었다. - P51

"교량에 적중시켰나?" 맥워트가 묻게 마련이다.
"전 볼 수 없었습니다. 여기 뒤쪽이 어찌나 튀었는지 이리저리 흔들리느라고 볼 수가 없었어요. 모두 연기에 덮여서 지금도 볼 수 없습니다."
"어이, 알피, 폭탄이 목표물에 적중했나?" - P51

"요사리안, 폭탄이 목표물에 적중했어?"
"무슨 폭탄 말야?" 고사포에만 온통 신경을 집중했던 요사리안이 대답했다.
"이런 제기랄." 맥워트가 콧노래를 했다. "알게 뭐냐."
하버마이어나 다른 선두 폭격수들이 목표물을 적중시켜서 다시 돌아갈 필요만 없다면, 자기가 목표물을 맞혔거나말았거나 요사리안은 흥미가 없었다. 누군가가 하버마이어때문에 자주 화가 나서 그에게 주먹맛을 보여 주는 일이 빈번했다. - P52

어느 날 밤늦게 하버마이어가 생쥐에게 총을 쏘았을 때헝그리 조가 맨발로 번개처럼 뛰어나와서는 빽빽거리는 목소리로 헛소리를 지르며 그의 45구경 권총을 하버마이어의천막에 마구 쏘아 댔다. - P53

볼로냐 대공방전 동안의 어느 날 동트기 바로 직전에, 말을 못하는 죽은 자들이 살아 있는 귀신들처럼 밤 시간을 차지하고 헝그리 조는 다시 출격 횟수를 완료해서 비행할 계획이 없었기 때문에 초조해 반쯤 머리가돌아 버렸을 때였다. 참호의 축축한 밑바닥에서 그들이 헝그리 조를 끌어내자 그는 뱀과 쥐와 거미 들에 대해서 헛소리를 하고 있었다. - P53

어느 날 밤늦게 하버마이어가 생쥐에게 총을 쏘았을 때헝그리 조가 맨발로 번개처럼 뛰어나와서는 빽빽거리는 목소리로 헛소리를 지르며 그의 45구경 권총을 하버마이어의 천막에 마구 쏘아 댔다. 그러고는 배수로의 한쪽을 달려내려갔다가 다른 쪽으로 뛰어올라가서는 마일로 마인더바인더가 비행 중대를 폭격한 다음 날 아침에 모든 천막의옆에 마술처럼 나타난 참호들 가운데 하나 속으로 순식간에 사라졌다. - P53

참호의 축축한 밑바닥에서 그들이 헝그리 조를 끌어내자 그는 뱀과 쥐와 거미 들에 대해서 헛소리를 하고 있었다. 다른 사람들은 확인을 해 보려고 조명등으로 아래를 비춰 보았다. 안에는 조금 고인 빗물 말고는 아무것도 없었다. - P53

4

다네카 군의관

헝그리 조는 미쳤고, 그 사실을 가장 잘 알았던 사람은그를 돕기 위해서 가능한 한 모든 일을 했던 요사리안이었다. 헝그리 조는 막무가내로 요사리안의 얘기를 듣지 않았다. 헝그리 조는 요사리안이 미쳤다고 생각했기 때문에 전혀 그의 말을 듣지 않았다. - P55

다네카 군의관은 심통을 부려야 재미를 느끼는, 아주 말끔하고 청결한 사람이었다. 그는 얼굴빛이 거무스레했으며, 작고, 현명하고, 무뚝뚝하고, 눈 밑에는 구슬프게 살점이 축 늘어졌다. 그는 항상 자신의 건강에 대해서 걱정했고, 거의 날마다 막사에 들러 그곳에서 근무하는 두 사병 가운데 한 사람을 시켜 체온을 재어 보곤 했다.  - P56

(전략)
이 제도는 모든 사란들에게 다 합족한 것이었으며, 다네카 군의관에게는 특히 그러했다. 여러 달 전에, 휴가를 받은 장교들과 사병들더러 이용하라고 로마에다 숙소를 두채 얻어 놓은 다음에 각막이 상해서 -드 커벌리 소령이돌아왔을 때 메이저 메이저의 중대 사무실에서 창문을 통해 훔친 셀룰로이드 조각으로 그가 솜씨 있게 만들어 준투명한 눈가리개를 아직도 착용하고, 그의 전용 편자 던지기 놀이터에서 편자를 던지는 -드 커벌리 소령의 모습을마음이 내키건 말건 줄곧 보면서 지내야만 했던 다네카 군의관에게는 말이다. - P57

 다네카 군의관은 비행을 싫어했다. 그는 비행기 안에서는 갇힌 기분을 느꼈다.
비행기 안에서는 이 세상에서 비행기의 다른 부분 말고는갈 곳이 없었다. - P58

"내가 비행기에 탔거나 안 탔거나 그게 다른 사람들에게야 무슨 상관이 있어?"
"상관없지."
"맞아. 내 얘기가 그 얘기야." 다네카 군의관이 말했다.
"기름만 조금 치면 이 세상은 아주 잘 돌아간단 말씀이야.
손이 둘이어야 서로 씻어 주지. 무슨 소린지 알겠지? 자네가 내 등을 긁어 주면 내가 자네 등을 긁어 주지."
요사리안은 그가 하는 말을 잘 알아들었다. - P58

"왜 하필이면 내가?"라고 그는 항상 탄식하곤 했는데 그것은 그럴듯한 질문이었다.
요사리안은 그것이 훌륭한 질문임을 알았으며, 그는 홀륭한 질문들의 수집가여서, 언젠가 아마도 파괴 분자일지도 모른다고 모든 사람들이 생각했던 안경을 쓴 상등병과함께 클레빈저가 일주일에 이틀 밤씩 블랙 대위의 정보실에서 실시했던 교육적인 회합들을 훼방 놓기 위해서 그런질문들을 써먹기도 했다. - P59

다른 사람들도 몇 명 관심을보였고, 클레빈저와 파괴 분자 상등병이 얘기를 끝내고 나서 혹시 질문이 있느냐고 묻는 실수를 범하자 수많은 훌륭한 질문들이 쏟아져 나왔다.
"스페인이 누구요?"
"왜 히틀러요?"
"우익이 언제요?"
"회전목마가 고장이 났을 때 내가 포파라고 부르던, 허리가 굽고 창백한 노인은 어디 있었나요?"
"뮌헨의 멋쟁이는 어떤가요?"
"호호 각기(脚氣)." - P60

사람들이 무엇이나 멋대로 질문할 수 있다는 생각을 하게 된다면 그들이 무엇을 알아내게 될는지 안심할 수 없는일이라 비행대대 본부는 아연 긴장했다. 캐스카트 대령은그것을 막으려고 콘 중령을 보냈고, 콘 중령은 질문을 통제하는 규칙을 마련하는 데 성공했다. ‘콘 중령의 규칙‘은천재의 산물이었노라고 큰 중령이 캐스카트 대령에게 설명했다.  - P61

군목만 제외하고는 본부 요원들이면 누구나 다 그랬듯이캐스카트 대령과 콘 중령은 비행 대대 본부 건물에서 살았다. 비행 대대 본부 건물은 푸석푸석한 붉은 돌과 덜커덩거리는 배수관 시설로 이루어진, 거대하고 바람이 심하고낡은 건물이었다. - P62

"돈을 못 버는 데도 두뇌가 있어야 한다." 카르길 대령은 페켐 장군의 이름으로 돌리기 위해서 정기적으로 준비하는 교훈적인 전문에다 그렇게 써 넣었다. "요즈음에는바보라면 누구나 다 돈을 벌 수가 있고, 그러는 사람이 많다. 그러나 재능과 두뇌가 있는 사람들은 어떤가? 예를 들면, 돈을 잘 버는 시인의 이름을 대라." - P62

"T. S. 엘리엇요." 제27 공군 본부의 우편 분류실에서 근무하는 윈터그린 전직 일등병이 한마디 하고는 자신의 이름은 밝히지 않고 전화를 끊어 버렸다. - P63

페켐 장군은 조금 있다가 기름지고 온화한 미소를 지었다. 그의 표정은 예리하고 이지적이었다. 그의 눈이 흉악하게 번득였다. "누구를 시켜서 나한테 드리들 장군을 대줘." 그는 카르길 대령에게 말했다. "전화 거는 사람이 누구인지 모르게 해야 해."
카르길 대령이 그에게 전화기를 넘겨 주었다. - P63

"페켐을 대." 그는 무더스 대령에게 말했다. "누가 전화를 거는지 그 새끼가 모르게 하고."
"누가 전화를 걸었죠?" 로마에서 카르길 대령이 물었다.
"아까 그 사람이야." 놀란 빛이 완연한 페켐 장군이 말했다. "날 노리고 있어."
"무엇 때문에 걸었나요?" - P64

"그래, ‘T.S. 엘리엇‘. 그 말만 했어." 페켐 장군은 희망을 가지려고 생각했다. "오늘은 무슨 깃발을 단다는 것처럼, 새 암호거나 뭐 그런 거겠지. 누굴 시켜서 혹시 그것이 새로운 암호거나 오늘의 깃발인지 통신대에 확인을 해보지그래?" - P65

던바가 스키트 사격을 좋아했던 까닭은 그가 그것을 너무나 싫어해서 시간이 그토록 느리게 흘러가기 때문이었다. 그는 하버마이어나 애플비 같은 사람들과 스키트 사격장에서 보내는 단 한 시간이 847시간에 해당한다고 계산해냈다.
"내 생각에 자네는 미쳤어." 이것이 던바의 발견에 대한클레빈저의 반응이었다.
"누가 그따위 소리를 해?" 던바가 대꾸했다.
"진담이야." 클레빈저가 고집스럽게 말했다.
"그렇다고 누가 걱정하나?" 던바가 대꾸했다. - P66

"난 그 여자 생각을 하던 참예요." 오르가 말했다. "시칠리아의 그 여자 말예요. 시칠리아에 있는 그 머리가 벗어진 여자요."
"자네도 입을 다무는 쪽이 좋겠다니까." 요사리안이 그에게 경고했다.
"이건 당신 잘못예요." 던바가 요사리안에게 말했다.
"그 친구 코웃음을 치고 싶어 한다면 마음대로 하라고 왜내버려 두지 못하나요? 그 친구의 얘기를 듣는 것보다야그편이 낫죠." - P67

"늙었다니?" 클레빈저가 놀라서 물었다. "무슨 얘기야?"
"늙었어."
"난 안 늙었어."
"자넨 출격을 나갈 때마다 죽음에서 몇 인치밖에 떨어지지 않은 곳에 있어. 자네 나이에 그 이상 더 늙을 수야 없겠지? 그보다 삼십 초 전에 자넨 고등학교에 들어갔고, 브래지어를 끄르는 것이 자네가 바라던 가장 황홀했던 일이지. 그보다 오분의 일초 전에 자넨 십만 년은 계속되는 듯하면서도 십 주의 여름방학이 너무 빨리 지나가 버린다고생각하던 꼬마 아이였어. 휙! 그것들이 그렇게 빨리 달아난단 말야. 도대체 어떤 다른 방법으로 자네가 시간을 늦출 수 있겠어?" 말이 끝날 때쯤 되어서 던바는 거의 화가난 상태였다. - P68

5

화이트 하프오트 추장

(중략)
"그걸 보면 자네가 어느 정도 무식한지 알 수 있지." 요사리안은 그렇게 공갈을 치고 나서는 다네카 군의관에게황달이 되지도 않고 그렇다고 해서 완전히 낫지도 않았기때문에 더케트 간호사와 크레이머 간호사와 병원의 모든군의관들로 하여금 골치를 썩이게 했던 그의 간에서 오는말썽 많은 통증에 대해 얘기해 주었다. - P69

멋있기는 다네카 군의관의 사무실도 마찬가지였다. 그는응접실에 금붕어를 들여놓고 값싼 가구 가운데 가장 훌륭한 것으로 한 벌을 가져다 장식했다. 그럴 수만 있다면 그는 무엇이나, 심지어는 금붕어까지도 외상으로 샀다. - P70

나는 두 약국에서 내는 뒷돈 액수를 인상했지.
미용실들은 일주일에 두어 건씩 낙태 손님을 끌어왔고, 최고의 경기를 누리고 있었는데 내가 어떤 꼴이 되었나 보라고. 징집 위원회에서 나를 찾아 만나 보라고 어떤 작자를보냈지 뭐야. 난 신체검사 등급이 4F였어. 난 스스로 나자신을 상당히 철저하게 검사해 보고는 내가 군 복무에 부적당하다는 사실을 알게 되었지. - P71

"난 비행기 안에서 걱정거리를 찾아다닐 필요가 없어."
그는 조그맣고, 갈색이고, 기분이 언짢아진 눈을 근시처럼 깜짝거리면서 말했다. "가만히 앉아 있어도 말썽거리가 날찾아오니까. 아이를 낳을 수 없다고 내가 얘기하려던 그처녀처럼 말이지." - P71

"나더러 까불지 말라면서 콧등에 한 방 먹였어. ‘당신네도대체 뭐라고 그렇게 까부는 거요?" 라고 말하더니 날 납작하게 때려눕혔어. 퍽! 이렇게 말야. 농담이 아냐."
"농담이 아니라는 건 알겠어." 요사리안이 말했다. "하지만 그 친구 왜 그랬을까?"
"그 친구가 왜 그랬는지 내가 어떻게 알아?" 짜증이 난다네카 군의관이 말을 되받았다.
"성 안토니하고 무슨 관계가 있지 않았을까?" - P74

"아. 아녜요. 윈터그린은 안 그래요." 화이트 하프오트추장은 노골적으로 존경심을 드러내며 머리를 저었다. "그거지 같은 꼬마 자식 잘난 체하는 개새끼는 누구도 무서워하지 않아요"
"다네카 군의관이 겁을 냈다는 얘기야. 그래서 걱정이지..
"무엇이 무섭대요?"
"자네 때문에 걱정하고 있어." 요사리안이 말했다. "자네가 폐렴으로 죽을까 봐 겁을 내지." - P75

"당신은 믿으려고 하지 않을 거예요, 요사리안." 그는다네카 군의관에게 미끼를 던지느라고 일부러 목청을 돋우면서 회상에 잠겼다. "하지만 그들이 거지 같은 신앙심으로 나라를 어지럽히기 전까지는 우리나라도 상당히 좋은나라였어요."
화이트 하프오트 추장은 자신이 백인에게 당한 데 대한복수를 할 각오가 서 있었다. 그는 글을 겨우 쓰고 읽을줄 알았고, 블랙 대위의 밑에서 정보 장교로 일했다. - P76

"자넨 시간 낭비만 하고 있어." 다네카 군의관은 그렇게얘기할 수밖에 없었다.
"자넨 미친 사람에게 비행 근무를 해제시킬 수가 없다는말인가?"
"아. 할 수 있지. 그래야만 하니까. 미친 사람은 모두비행 근무를 해제해야 한다는 규칙이 있어." - P80

"비행 근무의 면제를 받기 위해서 그가 할 일은 그것뿐인가?"
"그것뿐이야. 나한테 신청을 하라고 해."
"그러면 자네가 그의 비행 근무를 해제시킬 수 있나?"
요사리안이 물었다.
"아니. 그러면 난 그의 비행 근무를 해제할 수가 없어."
"그런 속임수(catch)가 있단 말인가?"
"물론 함정 (catch)이 있지." 다네카 군의관이 대답했다.
"캐치 -22가 있으니까. 전투 임무를 면하기를 바라는 사람은 누구라도 정말로 미치지는 않았어."
함정이 하나 있다면 그것은 캐치-22였는데, 그 규칙은긴박한 현실적인 위험의 면전에서 자신의 안전을 걱정하는행위는 합리적인 심리의 전개 과정이라고 정의했다. - P81

출격을 더 나간다면 오르는 미치게되며, 그러지 않는다면 정상적인데, 만일 정상적이라면 그는 출격을 나가야 한다. 요사리안은 캐치-22의 이 구절이내포한 절대적 단순성에 깊은 감동을 느껴서 존경스러운휘파람 소리를 냈다.
"그 캐치-22라는 거 굉장하구먼." 그가 말했다.
"최고 수준이지." 다네카 군의관이 동의했다. - P82

"애플비, 자네 눈에는 파리가 끼었어." 주말마다 규칙적으로 출격하던 파르마 정기 폭격 비행을 나가던 날, 낙하산 천막의 문간에서 서로 지나치는 사이에 그는 도와준다는 뜻에서 귓속말을 했다.
"뭐라고?" 애플비는 요사리안이 자기에게 말을 걸었다는 사실 그 자체에 놀라움을 느끼면서 날카로운 반응을 보였다. - P83

"하버마이어." 그는 머뭇거리면서 물었다. "내 눈에 파리가 끼었어?"
하버마이어는 어안이 벙벙해서 눈을 깜박였다. "다래끼말야?" 그가 물었다.
"아니, 파리 있잖아." 설명을 해 주었다.
하버마이어가 다시 눈을 깜박였다. "파리?"
"내 눈에‘
"자네 미쳤나보군." 하버마이어가 말했다. - P84

비행에 있어서 항상 놀라운 것 한 가지는 평온함과 완전한 침묵을 느끼게 된다는 점이었는데, 기관총의 시험 사격과, 인터콤 장치에서 가끔 들려오는 굴곡이 없고 간략한 말소리와, 드디어 그들이 행동개시 지점에 이르렀고 목표물을 향해 방향을 바꾼다는 폭격수의 섬뜩한 전달만이 그 침묵을 깨뜨렸다. 언제나 햇살이 맑았고, 희박한 공기 때문에 목구멍은 항상 조금씩 따끔거렸다. - P85

요사리안에게는 알피가 항행사 역할이나 그 어떤 일에서도 아무 소용이 없었고, 만일 그들이 갑자기 피신을 하려고 서둘러야 할 때 서로 방해나 되지 않도록 하기 위해서기를 쓰며 그를 기수에서 매번 몰아냈다.  - P87

회피 동작에는 체계적인 순서가 없었다. 필요한 것이라고는 공포뿐이었으며, 요사리안에게는 무서움이 충분해 오르나 헝그리 조보다도, 심지어 언젠가는 자기가 꼭 죽으리라고 자포자기한 던바보다도 겁이 많았다. 요사리안은 죽어 버려야 되겠다고 자포자기하지는 않았으며, 폭탄을 다 투하하자마자 맥워트에게 "어서, 어서, 어서, 어서, 이 새끼야. 어서!" 소리를 치며, 마치 얼굴도 모르는 사람들에게 시달림을 받고 하늘에 떠 있는 것이 맥워트의 탓이라는 듯 그를 항상 맹렬히 증오하면서, 임무가 끝나기만 하면목숨을 건지려고 뺑소니를 쳤다. - P89

"오, 하느님! 오, 하느님. 오, 하느님." 요사리안은 움직일수도 없이 비행기 기수의 천장에 머리가 닿은 채로 매달려소리 없이 애원하던 참이었다.
"폭격수, 폭격수." 요사리안의 목소리를 듣고는 도브스가 울면서 대답했다. "대답이 없다. 대답이 없다. 폭격수를 도와줘, 폭격수를 도와줘."
"내가 폭격수야." 요사리안이 그에게 소리쳤다. "내가폭격수다. 난 아무 일 없다. 난 아무 일 없어."
"그럼 그를 도와줘, 그를 도와줘." 도브스가 애원했다.
"그를 도와줘, 그를 도와줘." - P90

6

헝그리 조

헝그리 조는 오십 회의 출격을 마쳤지만 소용이 없었다.
그는 짐을 다 꾸리고 고향으로 돌아갈 날을 기다렸다. 밤이면 그는 무시무시하고 귀가 찢어질 듯한 악몽을 꾸어서비행 중대의 모든 사람들은, 입대하려고 나이를 속였으며그의 귀염둥이 고양이와 함께 헝그리 조와 같은 천막에서사는 열다섯 살 난 허플만 제외하고는, 모두 잠을 깼다. - P91

헝그리 조는 자신의 재난에 너무나 깊이 얽매여서 다네카 군의관의 기분에는 관심이 없었다. - P92

"야, 이 녀석아." 그는 어느 날 밤늦게 허플에게 날카로운 목소리로 설명했다. "만일 네가 이 천막에서 살고 싶다면 넌 내가 하는 대로 해야 해. 넌 밤마다 손목시계를 털양말로 돌돌 말아서 방의 다른 쪽에 있는 발치 상자의 밑바닥에 숨겨 둬야 한단 말야.‘ - P92

헝그리 조는 신경질적이고 깡마른 철면피였고, 뼈가 앙상하게 가죽만 남은 얼굴은 피부가 거무튀튀했다. 눈 뒤쪽깊고 시커먼 주름살 속에서는 핏줄이 경련을 일으키며 살갖 밑에서 토막난 뱀처럼 꿈틀거렸다. - P93

이토록 교할한 수작에 넘어가지 않을 여자란 어디에고거의 없었으며, 창녀들은 기꺼이 벌떡 일어나서 그가 요구하는 대로 온갖 해괴한 포즈를 다 취했다. 헝그리 조는 여자라면 환장을 했다. - P93

 사진은 제대로 나오는 일이 없었고, 헝그리조는 제대로 삽입하는 일이 없었다. 그런데도 참으로 알수 없는 일은 민간인이었을 때 헝그리 조가 정말로 《라이프》의 사진기자였다는 사실이었다.
그는 이제 영웅이었고, 공군에서 어느 다른 영웅보다도전투지 근무 횟수가 더 많았기 때문에 요사리안은 그가 공군에서 가장 위대한 영웅이라고 생각했다. - P94

헝그리 조는 요사리안이 마라케시로 보급품 수송 비행을하다가 숲 속에서 어느 여공에게 저공 공격을 가하던 중에걸린 임질 때문에 병원에 누워 있던 무렵, 그러니까 살레르노 교두보를 공략하던 주일에 그의 첫 이십오 회 출격을끝마쳤다. 요사리안은 헝그리 조를 따라가려고 최선을 다했으며 일주일에 여섯 차례나 출격을 나감으로써 거의 따라잡기는 했는데, 그가 이십삼 회 출격을 나간 아레초에서는 네버스 대령이 죽었으며, 그도 잘했으면 죽어서나마 고향에 갈 뻔했다. - P95

그가 전투 비행을 하지 않고, 또다시 기다리기는 하지만결코 오지 않을 귀국 명령을 기다리며 애태우는 고뇌의 기간 동안, 비행 중대에서 지내는 밤이면 언제나 귀신처럼정확히 시간을 지키며 악몽이 헝그리 조를 찾아왔다. - P96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