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즘 병원에서는 환자 얼굴도 제대로 쳐다보지 않는 의료인이 늘고 있다. - P5
환자의 눈을 보고, 그 환자 내부에 존재하는 정신적인 상처까지 품을 수 있는 의식은 사라진 것일까. 얼굴을 보되 마음을읽지 않는 현실 속에서 진정 우리가 꿈꾸던 간호는 어디로 간 것일까. - P5
물질분자 중심의 실증주의를 배경으로 한 의학은 인간 생명체에 대한 접근에서 과학적 제한‘ 이라는 딜레마를 겪고 있다. 간호 역시 다르지 않다. 간호는 의학의 반경을 벗어나지 못하고 서양간호학의 교육적 배경이나 제도를 그대로 수용하였다. - P5
하지만 ‘간호=과학간호‘ 라는 등식이 정론화된듯한 생각이 들 정도로 과학에 편향된 간호는 가장 핵심인 인본주의적정신을 많이 잃고 있다. 환자라는 주체의 내면적 속성보다는 물리적인 치유에만 편중되어 있는 것이다. - P6
물론 과학적인 관점에서의 의료 그리고 간호는 인간이라는 생명체를 바라보는 두 시각 현상적인 측면과 비(比)현상적인 측면 중에서현상적인 측면의 성과는 꽤 많이 이루어놓았다. 그러다보니 비현상적인 측면의 소중한 요목은 간과하게 되었다. 이 비현상적인 측면의것은 인간의 느낌, 감정, 의도, 의지, 신념 등을 포함한다. - P6
이러한 간호 시각을 촉발시키고 있는 것은 다름 아닌 인문지향의 정신이다. 비현상의 측면을 위한 인문지향의 정신을 갖추게 되면 간호활동 속에서 우리 간호인들은 대상에 대한 폭넓은 사유와 관찰력으로 대할 수 있게 된다. - P6
간호의 정수는 돌봄이다. 돌봄의 진면목은 간호사와 대상자가 서로 바라보기에서 출발하며 함께 질병과 건강에 대한 인식, 책임, 결단, 참여로 건강지키기를 위한 힘을 획득할 수 있게 되는 데 있다. 그러한 과정을 통해 간호사는 환자가 건강문화 실행자로서 몸의 발전을 꾀하고 행복한 삶을 살아갈 수 있도록 도와줄 수 있게 된다. 이러한 간호는 ‘대상자의 삶에 이로움을 보탠다‘고 한 간호개론적 의미와도 부합된다. - P7
총체적 간호를 하기 위해 ‘몸의 총체성‘을 보아야 하고 ‘총체성 건강‘을 살펴야 한다. 본질을 중시한다면 ‘총체성‘은 간과할 수 없는 주제어이다. - P7
우리는 현재의 간호를 점검하면서 지나온 간호의 길을 돌이켜보고 미래간호를 염려해야 한다. 부지런히 자기 자신과 간호를 점검해보아야 한다. 이러한 필요성에 의해 저자는 이 책을 통해 ‘간호의 길‘을함께 가는 사람들과 간호에 대한 인식과 경험의 기회를 가지고 싶은것이다. - P8
간호는 "자연발생적으로 시작되었다
간호란 매우 포괄적인 개념으로 한마디로 정의할 수 없다. 물론 이 단어의 사전적인 의미를 ‘다쳤거나 앓고 있는 환자 혹은 노약자를 보살펴 돌봄‘¹으로 이야기할 수 있을 것이다. 하지만 이 역시 넓은 개념으로서의 간호를 정의할 수 있는 표현이라 하기엔 어려운 측면이 있다.
1) 다음 국어사전 참조. - P15
인류가 탄생하고 하나의 생활양식이 갖추어져가는 원시시대부터 시작된 "모성애적 표현‘ 속에서 일종의 간호행위를 포착해낼 수 있기 때문이다. 특히 자녀 양육이나 돌봄을 맡았던 여성의 사회적 역할을 통해 간호의 기원 내지는 유래를 찾아볼 수 있다. - P16
하지만 그런 간호행위는 질병과 고통으로부터 인간을 보호하고 예방하는 측면에서의 목적이 좀 더 중요시되었다고 볼 수 있다. - P16
하지만 의료적인 측면에서, 그리고 "모성애적 표현으로서의 간호의 개념 정의는 매우 어렵다. 특히 의학의 아버지라 불리우는 히포크라테스의 병원에서도 치료와 간호의 정확한 구분이 있었다는 점을 찾아보기 힘들기 때문이다. - P17
서양에서 간호를 의미하는 ‘nursing‘의 어원을 통해서도 이러한 간호로서의 의미가 내포되어 있다고 할 수 있다. 이는 희랍어 ‘nutre‘ 에서 파생된 단어로 ‘영양을 주다‘, ‘키우다‘, ‘자라게 하다‘ 등을 의미한다. 한자어로서의 의미도 일맥상통한다. ‘看‘은 ‘보다‘, ‘지켜보다‘를 ‘護‘는 ‘보호하다‘, ‘지키다‘, ‘돕다‘의 의미를 각각 가지고 있기 때문이다.⁴
4) 하나선 외, 『간호철학과 간호역사』, 현문사, 2003, 17쪽 - P17
한국 간호의 역사 속에서 그 기록을 찾아볼 수 있는 시기는 조선시대 이후이다. 기록에 따르면 한국의 전통적인 간호개념은 6가지 행위로 말할 수 있는데, 환경관리 · 식이조절 · 활동조절·간병·탕약(湯●) 태교 등을 들 수 있다.⁶
6) 김문실 외, 『간호학개론』, 고문사, 2008, 154쪽 - P18
특히 이 문헌에서 다루고 있는 ‘간병‘을 풀어 써보면 ‘병상을 지킴‘이라 할 수 있는데이는 환자의 몸과 마음, 정신을 돌본다는 뜻을 포괄한다. - P18
우리 전통간호의 여섯 행위는 결국 병상을 지킴으로서‘, ‘고통을 나누고‘, 환자의 ‘마음을 편히 해주는‘, 다시 말하자면 ‘환자 곁에서 함께 하는‘ 간호라 요약해볼 수 있을 것이다. 이렇듯 한국의 전통간호에는 인본적 의미가 다분히 내포하여 왔던 것이라 볼 수 있겠다. - P19
한국 간호, 서양의학을 만나다
한국 간호의 역사는 앞서 이야기한 바와 같이 오랜 역사에도 불구하고 간호에 관한 문헌이나 사료가 없어 우리가 구체적으로 확인할 수 있는 간호의 역사는 조선시대의 것으로 한정되어 있다. - P20
이러한 한국 간호가 간호의 조류 중 간호과학의 길을 선택한 것은 역사적으로 한국의 근 · 현대 간호형성과 관련이 깊다고 본다. 우리나라는 서양의 나라들과 수교를 맺고 문호를 개방함으로써 근대 간호직의 태동이 시작된다. - P21
1883년 창간된 <한성순보>는 서양 각국의 위생 및 의료제도를 소개하고 서양의학의 수용과 의학교육의 필요성을 언급한 기사를 실었다. 당시 청나라 세력배경의 보수파와 일본과 친한 혁신파의 충돌로 금위대장인 민영익이 습격을 받은 후 그의 회복상황을 지켜본 고종은 서양의학의 우수성을 인식하게 되었고 알렌의 국립병원 설립 제의를 받아들여 1885년 4월 광혜원이라는 한국 최초의 근대적 서양식병원을 설립하게 된다. 광혜원은 2주 후 제중원으로 개명하게 되고 훗날 세브란스 의학전문학교의 모체가 되었다. - P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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