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지만 부처님의 가르침은 우리의 생각을 뒤집어놓습니다. 세상이 내 마음을 아프게 하고 기쁘게 하는 것이 아니라, 세상에 투사된 내 마음을 보고 우리는 세상이 이렇네, 저렇네, 하는 분별을 일으키며 사는 것이라고요. - P33
"집을 직접 지어보신 분들은 잘 아시겠지만, 법당 공사를 하던 중에 지붕의 기와를 올려야 하는 시점이 오니까 이상하게도 제 눈에는 어딜가나 가정집이든 절이든 지붕 위에 있는 기와들만 자꾸 눈에 들어오는거예요. 그다음엔 또 마루를 깔 때쯤 되니까 이번엔 가는 곳마다 마루만눈에 들어오는 거예요. 어딜 가나 그곳 마루 나무의 결이나 색깔, 단단함같은 것에만 눈길이 가더라고요. 그런데 이 사실을 제 스스로 자각한 순간 작은 깨달음이 있었어요. 세상을 볼 때 우리는 이처럼 각자의 마음이 보고 싶어 하는 부분만을 보고 사는 건 아닌가 하는 점이었어요. 우리에게 보이는 세상은 온 우주 전체가 아니라, 오직 우리 마음의 눈을 통해서만 볼 수 있는 한정된 세상이라는 걸 새삼스레 발견하게 된 것이지요." - P33
내 마음의 렌즈가 ‘지금 무엇이 필요해.‘라는 상태에서 세상을 바라보면 세상 그 어느 곳보다도 내가 찾는 그 부분만 보이게 됩니다. 왜냐하면 마음의 렌즈가 그곳으로만 향하게 되니까요. 이것은 마치 어른 스님이 지나가며 툭 던지는 한마디 말씀을 일반인은 그냥 지나치지만, 깨달음을 간절히 구하던 수행자는 그 안에 숨겨진 큰 가르침을 바로 알아채는 것과 같습니다. - P34
그리고 이렇게 바쁘게 사는 내 자신을 더 가만히 들여다보니 알 수있었습니다. 내 삶이 이토록 바쁜 까닭은 내가 바쁜 것을 원하고 있기때문이라는 것을요. 정말로 쉬려고 한다면 그냥 쉬면 되는 것입니다. 어디선가 부탁이 들어와도 거절하면 되는 것이고, 그 거절을 못하겠으면핸드폰을 꺼놓으면 끝인 것입니다. 그런데도 그러지 못하고 바쁜 일정속으로 나 스스로를 밀어 넣는 것은, 내 마음이 어느 정도는 바쁜 것을즐기기 때문입니다. 저에게는 저를 필요로 하는 사람들을 만나서 조금이라도 도움을 주는 것이 큰 기쁨이고 행복이기 때문입니다. - P36
‘부처의 눈에는 부처만 보이고 돼지의 눈에는 돼지만 보인다.‘는 말이 있습니다. 세상을 보는 내 마음의 눈이 어떤 상태냐에 따라 그 마음그대로 세상이 보인다는 의미입니다. 결국, 뭐든 세상 탓만 할 일이 아닙니다. 내가 세상에 대해 느끼는 좋고 싫고 힘들고 괴로운 감정들의 원인은 내 안에 내가 알게 모르게 심어놓은 것일 수 있습니다. 한번 살펴보세요. 내 마음이 쉬면 세상도 쉬고, 내 마음이 행복하면 세상도 행복합니다. 마음 따로 세상 따로 존재하는것이 아니에요. 세상 탓하기 전에 내 마음의 렌즈를 먼저 아름답게 닦읍시다. - P3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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