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일한 작가의 ‘정의란 무엇인가‘가 생각나는 도입부입니다.
나름 그 책도 재미있었는데.

사람들은 ‘좋은 삶이 무엇인가를 놓고 논쟁을 벌인다. 하지만 공정함과시민 덕성에 대한 공유된 이해 없이 좋은 삶을 실현하기란 불가능하다 - P20
2008년 버락 오바마는 보다 높은 목적을 지향하는 공공생활을 바라는 미국인들의 열망을 감지하고 도덕적, 영적 염원을 담은 정치의 청사진을 제시했다. - P20
유럽과 미국 모두에서 정치에 대한 실망과 불신이 커져가는 요즈음, 우리는 공공선을 위한 새로운 정치가 어떤 모습을 띠어야 하는지 생각할 필요가 있다. 이를 위해서는 다음 네 가지 주제를 숙고해야 한다. - P21
시민의식, 희생, 봉사 : 공정 사회의 실현을 위해 강한 공동체 의식이 필요하다면, 공공선의 증진을 위해 노력하도록 시민들을 이끌 방법을 모색해야 한다. 공정한 사회에서는 시민들이 공공생활에 대해 어떤 태도와 생각을 갖는지 무관심해서는 안 된다. 순전히 개인적인 관점에서만 좋은 삶을정의하는 태도를 멀리하고 건전한 시민 덕성을 배양해야 한다. 전통적으로 볼 때 시민 덕성을 키우고 가르치는 역할은 학교가 맡아왔다. 어떤 경우에는 군대가 그 역할을 하기도 했다. 요란하게 시민 덕성을외치면서 가르치자는 얘기가 아니다. 실제 삶에서 다양한 계층과 인종이함께 어울리며 자연스럽게 시민의식을 함양할 수 있어야 한다는 의미다. 다양한 민족과 서로 다른 가치관을 가진 사람들이 모여 있는 민주주의 사회에서 공동체 의식과 결속을 실현하고 상호책임감을 배양할 수 있는 방법은 무엇일까? 이것은 대단히 중요한 문제다. - P21
시장의 도덕적 한계 : 현대사회의 뚜렷한 특징 가운데 하나는, 시장원리가 과거에는 비시장 규범에 지배받던 삶의 영역들까지 파고들고 있다는 점이다. 민간사업자에게 전쟁을 아웃소싱하는 것, 상업적 대리 임신의 증가, 학교에 시장 인센티브를 도입하는 관행이 늘어나는 일, 영리를 추구하는 민영 교도소의 출현 등을 생각해보라. 이것은 단순히 효용과 동의의 관점에서 생각할 문제들이 아니다. 병역, 아이 양육, 교육, 범죄자 처벌 등과 같은 중요한 사회적 행위들에 가치를 부여하는 방법에 관한 문제이기도하기 때문이다. - P21
시장원리가 그러한 영역들에 적용되는 규범의 질을 떨어뜨릴 수 있으므로, 우리는 어떤 비시장 규범들을 시장의 침입으로부터 보호해야 할지 생각해야 한다. 시장의 도덕적 한계에 대한 공공담론과 논의를 활성화시켜야 하는 것이다. - P22
불평등, 결속감, 시민적 덕성 : 세계의 많은 나라들에서 빈부격차가 전례 없던 수준으로 심화되고 있다. 이와 같은 빈부격차는 민주사회 시민들에게 필요한 공동의 결속이 이뤄지는 것을 방해한다. 불평등이 심화될수록 부자와 빈자의 삶은 점점 더 분리된다. 부유층은 자녀들을 일류 학교에 보내고 가난한 사람들은 그 이외의 다른 학교에 보낸다. 시립 체육시설이나 수영장 대신 사실 헬스클럽이 늘고 있다. 한 가정이 자동차를 두세 대씩 보유하면서 대중교통수단을 이용할 필요성이 줄어든다. 부유층이 자신들의 삶을 공공 영역과 공공서비스로부터 점차 분리시킴에 따라 경제적 여유가 없는 사람들이 상대적으로 공공서비스에 더 많이 의존하고 있다. 이러한 변화는 두 가지 측면에서 해로운 결과를 낳는다. 하나는 정부 재정과 관련된 것이고, 또 하나는 시민생활과 관련된 것이다. 첫째, 공공서비스를 덜 사용하는 사람들이 그것을 지원하는 데 쓰이는 세금을 납부하려는 의지를 덜 갖기 때문에 공공서비스의 질이 떨어진다. 둘째, 공공의공간이 다양한 계층과 배경의 사람들이 함께 만나 소통하는 곳으로서의 역할을 상실한다. 그런 공간이 사라지면 민주사회 시민의식의 기반이 되는 결속감과 공동체 의식을 함양하기가 힘들어진다. 따라서 경제적 불평등은 시민적 덕성을 부식시킬 수 있다. 공공선의 정치는 시민적 삶을 위한기반을 재건하는 것을 중요한 목표로 삼아야 한다. - P22
도덕적 참여의 정치 : 어떤 이들은 정치와 법률이 도덕적 · 종교적 논쟁에. 관여해서는 안 된다고 주장한다. 그런 문제에 관여할 경우 강압과 불관용이 나타날 위험이 있기 때문이라는 것이다. 물론 그러한 우려는 타당하다. 다원화된 사회의 시민들은 도덕과 종교에 관해 저마다 다른 관점을 갖고있다. 설령 정부가 그런 여러 견해들 사이에서 중립을 취하는 것은 불가능하다 할지라도 상호존중에 기반을 둔 정치를 펴는 것은 가능하지 않을까? - P23
복권과 도박
공공서비스인가, 비도덕적 타락인가 - P26
그러나 또 다른 형태의 타락은 다분히 공개적으로 일어난다. 이것은 도둑질이나 부정행위와 관련이 없으며 오히려 공공의 책임을 외면하라고 부추긴다. 이와 같은 공적인 타락은 첫 번째 종류의 타락보다더 위험하다. 법을 위반하는 행위는 아니지만 훌륭한 법률의 토대가되는 정신을 손상시키기 때문이다. - P26
소득세가 생겨난 이후 정부 재정과 관련해 일어난 가장 중요한 변화 한 가지를 생각해보자. 그것은 바로 복권사업이 급격히 활성화된일이다. 과거에 모든 주에서 불법이었던 복권사업은 언젠가부터 갑자기 주정부 수입의 원천으로 변모해 중요한 역할을 하기 시작했다. - P27
전통적으로 복권에 반대하는 사람들은 도박이 부도덕한 행위라는점을 지적한다. 그런데 이러한 반대론은 최근 수십 년 사이에 힘을 많이 잃었다. 부분적으로는 부도덕이라는 의미에 대한 개념이 변화했기때문이기도 하지만 시민들이 도덕과 부도덕을 법률로 규정하는 것을과거에 비해 더 꺼리기 때문이기도 하다. 도덕적인 이유로 도박을 반대하는 사람들조차도 단지 비도덕적이기 때문에 도박을 법률로 금지하는 것에는 선뜻 찬성하지 못한다. 도박이 사회 전반에 해로운 영향을 끼치지 않는다면 말이다. - P27
복권 찬성론자들은 언뜻 타당해 보이는 3가지 근거를 제시한다. - P27
첫째, 복권은 세금을 올리지 않고도 중요한 공공서비스에 필요한 정부수입을 늘리는 손쉬운 방법이다. 세금과 달리 복권은 의무가 아닌 선택의 문제이며 강제적인 것 또한 아니다. 둘째, 복권은 사람들에게 인기 있는 오락이다. 셋째, 복권을 파는 판매소들(편의점, 주유소, 슈퍼마켓 등), 복권을 홍보하는 광고회사와 언론 매체들도 정당하세 수입을 창출할 수 있다. - P28
전통적인 도덕적 이유 때문에 현재 민간 사업자가 복권사업을 운영하는 것은 금지되어 있다(수많은 카지노가 경쟁적으로 영업을 하고 있는 라스베이거스에서는 손님에게 돌려주는 배당금을 총수입 금액의 약 90%로 설정한다. 반면 정부가 독점 운영하는 복권은 총수입 금액의 약 50% 정도만 당첨자들에게 돌려준다.) - P28
그러나 실제 복권 구매 행위는 이러한 자유방임주의적 이상과는 한참 거리가 멀다. 정부는 사람들에게 복권을 살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하는 것에서 그치지 않기 때문이다. 정부는 적극적으로 복권을 홍보하고 그것을 구매하도록 부추긴다. - P29
미국에서 1인당 복권 판매액이 가장 높은 매사추세츠는 그러한 편향성을 뚜렷하게 보여준다. 1997년 《보스턴글로브Boston Globe) 기사에 따르면, 매사추세츠의 극빈 지역 가운데 하나인 첼시의 경우 복권판매인이 주민 363명에 1명꼴이었다. 반면 부유층 지역인 엘즐리는주민 3,063 명 당 1명이었다. 다른 주들과 마찬가지로 매사추세츠 역시 세금을 대신할 수 있는 이 손쉬운 대안 에, 그러나 대단히 퇴폐적인 방식에 주정부 수입을 의존하고 있는 것이다. 첼시의 주민들은 1년동안 복권 구입에 1인당 915 달러를 썼으며 이는 소득의 8%에 가까운금액이다. 또 다른 부유층 지역인 링컨의 주민들은 1인당 불과 30달러를 썼으며 이는 소득의 0.1%에 해당하는 금액이다. - P30
복권사업자들이 주장하는 것과 달리 많은 사람들에게 복권 구매는자발적 선택에 근거한 자유로운 행위가 아니다. - P30
한편 주정부도 도박꾼들 못지않게 복권에 중독되어 버렸다. 매사추세츠의 복권 수익은 주정부 수입의 무려 13%를 차지한다. - P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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