과거 이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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읽기 어렵지는 않은데, 읽기가 귀찮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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언어는 어렵다.

고유어식으로 말하면 여든넷 또는 여든네 살, 한자식으로 말하면 팔십사세라야 맞다. 젊은이도 예외가 아니다. - P125

더불어 ‘향년‘이라는 표현을 사용할 때는 향년 82 [여든둘]이 정확하다. ‘향년 82세‘처럼 ‘세‘를 붙이지 않는 것이 원칙이기 때문이다. - P135

"1일 앞으로 다가왔다", "2일 남았다"보다 "하루 앞으로 다가왔다", "이틀 남았다"라고 하는 것이 의미를 전달하는 데 더 효과적이고, 고유어를 사용한다는 면에서 윗길이다. - P136

그러나 수가 커져버리면 한자식이 편하다. 점이지대가 백 단위다. 이럴 땐 어떤 원칙은 없으나 전달력을 좇는 편이 좋다. 111표는 [백씨발표]보다 [뱅렬한표]가 잘 들린다. - P137

기관, 단체 고유의 읽기 관습은 존중하는 것이 원칙이다. 군부대는 부대 앞의 숫자를 한자어식으로 읽는다. 2~3개 중대는[두세개] 중대가 아니라, [이삼개] 중대다. 시각을 나타날 때,
예컨대 ‘23:46‘은 [이십쌈시 사심뉵뿐]이다. - P137

‘했다‘를 너무 자주 쓰면 무성의해 보인다. 적절한 용언이나 어미를 찾는 노력을 게을리한다는 인상을 주기 십상이다. ‘했다‘는 일종의 전언 형식을 띠는 과거형 종결어미로 단순한 첨언이나 그저덤덤한 보태기 용도가 어울린다. - P175

먼저 ‘두름‘이 있다. 조기 · 청어 등 생선은 스무 마리가 한 두름이다. 그러나 나물류는 열 개 정도를 묶은 한 단을 뜻한다. - P179

‘손‘은 한 손에 잡을 만한 분량을 의미한다. 웬만한 생선, 혹은무·배추 같은 큰 채소는 큰 것 하나와 작은 것 하나 합한 것을 이르고, 미나리 · 파 따위는 한줌 분량을 말한다. - P179

‘모숨‘도 알아둘 만하다. 한 줌 안에 들어올 만하되 상대적으로길고 가느다란 물건의 분량을 일컫는다. 두릅이나 시금치, 열무등이 해당한다. - P17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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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단히 창의적인 사람과 같이 있어 보면 그들이 우리와 완전히 다른 세상에, 전혀 다른 차원의 현실에 사는 듯한 느낌을 받을 때가 있다. 이 몽상가들은 삶의 관찰자이자 탐험가이며, 커다란 질문들을 던지고 반복되는 패턴을 발견하여 뭔가를 파악한다. - P13

역사를 되돌아보면 오랜 시간 고통을 겪은 창의적인 천재들은 자신을 표현하고 싶은 불타는 욕구를 예술로 승화해 왔다. - P13

 아리스토텔레스는 "한 줄기 광기도 보이지 않은 위대한 천재는 존재하지 않았다"라는 주장으로 이러한 현상을 표현했다. - P14

상상력이 어떻게 작동하는지, 우리는 여전히 잘 모른다. 연구에 따르면 창의력에는 개인의 다양한 특질, 행동, 사회적 영향등이 포괄적으로 작용하며, 신경과학자들은 창의력이 수많은 인지 프로세스, 신경 연결망, 감정 등이 포함된 복잡한 그림이라 말한다. - P14

어쩌면 ‘고뇌하는 예술가‘는 그저 스테레오타입이 아니라, 예술가의 뇌가 원래 독특하게 설계된 것인지도 모른다. - P14

간밤의 악몽을 떠올려 보자. 새벽 2시에 잠에서 깨어나야 했던끔찍한 밤의 광경이 기억나는가?
(중략)
그러나 마침내 아침이 다가오며 하늘이 밝아오고 방 안의 어둠이 흩어지면 이곳에 나 혼자뿐임을 알게 된다. 그래, 최소한 지금은 혼자이다.
....그런데 진짜 혼자인가?  - P17

꿈과 악몽은 예술가의 상상력에 없어서는 안 될 부분이다. 또한 오랫동안 인간의 상상력과 그것의 표현을 위한 풍부하고도 유익하며 마르지 않는 원천이었다. - P17

꿈이 무엇인가에 관한 생각은 예로부터 다양했다. 하지만 우리의 선조들 모두 꿈에 커다란 의미를 부여했다는 것만은 확실하다. - P17

꿈과 악몽은 특히 18세기 후반에서 19세기초 낭만주의 예술가들에게 중요한 요소였다. 가장 주목할만한 예는 헨리 뛰슬리의 <악몽>(18쪽)이라는 극적인 고딕 드라마에서 찾아볼 수 있다. - P17

 <악몽>이 1782년 영국왕립미술원 연례 전시회에서 처음 공개됐을 때 관람객들은 큰 충격을 받았다. 18세기 후반에 성행하던 스타일은 주로 초상화나 풍경화, 문학과 역사를 묘사한 그림이었기 때문이다. 그런데 관람객들은 한편으로는 흥미를 느끼기도 했다.  - P18

정신분석학자 지그문트 프로이트라면이 작품을 보고 무슨이야기를 했을까? 그가 <악몽>의 복제화를 오스트리아 빈에 위치한 그의 아파트 벽에 걸었다는 소문도 있지 않은가. - P18

프로이트가 꿈이란 곧 금기된 바람을 변형된 모습으로 표출하는 것이라 생각한 반면, 스위스 태생 심리학자이자 정신의학자 카를 융은 꿈은 있는 그대로를 드러내며, 상징을 사용하기는 하나 우리가 이미 아는 것을 들려준다고 보았다.  - P19

 그렇다면 깊이 잠든 두뇌의 진동과 울림,
신경의 모순적인 전기 반응의 혼돈에서 태어난 이 한밤중의 지적명상이, 시대를 불문하고 예술가들의 작품에 녹아 있는 것도 놀라운 일은 아니다. - P19

이성이 잠들면 괴물이깨어난다
The Sleep of Reason ProducedMonsters
프란시스코 고야, <로스 카프리초 LosCaprichos(변덕)> N.43, 1796-98, 판화 - P21

· 모래 인간 
The Sandman
스티븐 매키, 2020, 패널에 유채

영국 화가 스티븐 매키는 그가 창조한 이 비밀스러운 페르소나에 대해 냉담하게 말한다. "정보 없음신비로움당신이 원하는 어떤 진실이든 줄 수는 있지만 비밀을 맹세해야 한다." - P26

밤의 공포
Night Terrord
데이비드 위틀럼, 2017, 연필과 디지털 작업

(중략)
 지금은 전통적인 드로잉과 디지털아트 회화 등 다양한 매체를 이용해 ‘잠재의식 속 욕망과 불안에 다가가는 것‘을 목표로 작업하고 있다. 이를 통해 그의 이미지는 현실을 그대로 포착하기보다는 고유의 정체성을 가지는 방향으로 진화한다. - P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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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기 상어‘ 반주가 시작되려는 찰나, 선생 하나가 뒷문을 통해 강당으로 뛰어 들어왔다. - P9

"우, 우리 지율이! 우리 지율이!"
아이 엄마가 날카롭게 소리쳤다.
비명소리와 더불어 ‘아기 상어‘의 명랑한 선율 역시 클라이맥스를 향해 내달렸다. - P10

원장 선생의 지시에 앰프가 꺼졌다. 공연을 중단시킨 그녀가 무대로 걸어 나와 마이크를 잡았다. 객석의 모든 눈이 일제히 그녀에게로 향했다.
그녀의 입에서 흘러나온 말은 모두를 충격으로 몰아넣기에 충분했다. - P11

공연을 중단한 원장선생은 부모들에게 상황을 알렸다. 위급상황 매뉴얼대로 모두가 일사불란하게 움직였다. 담임 선생은 경찰에 신고를 하고, 부모들은 자발적으로 실종 아이 수색에 나섰다. - P11

일부는 대문을 지키고 일부는 1층 교실을, 나머지는 미술실과 체육실, 쿠킹실, 라이브러리를 살폈다. 자기 아이를 데리고 서둘러 하원하는 부모도 더러 있었다. - P11

출동한 경찰은 원장 선생과 함께 CCTV를 확인했다. 아이 엄마는 오열을 멈추지 못했고, 아이 아빠는 분노를 간신히 잠재우고 있었다. 아이가 사라졌을 거라 추정되는 오후 2시 10분경,
CCTV에 수상한 남자가 대문을 통과해 건물 현관으로 진입하는 모습이 포착됐다. - P12

검은 모자는 두리번거리더니 팅커벨복장을 한 여자아이에게 다가갔다. CCTV를 보던 아이 엄마가 비명을 지르듯소리쳤다.
"우리 지율이에요! 자기야, 저기 지율이야……. 우리 지율이!" - P12

지율도 총총걸음으로 어디론가 사라졌다. 공연을 관람하러 온 초대 손님들이 시야를 가려, CCTV상으로 더 이상 지율의 동선을 파악하기 힘들었다. 이후 지율의 모습은 CCTV 그 어디서도 발견되지 않았다. - P12

선생과 부모들도 유치원 내부 수색을 멈추지 않았다. 지율이 유치원을 벗어나는 모습이 CCTV에 포착되지 않았으니 마지막 희망은 남아 있었다. - P13

조아라는 초조함과 긴장감으로 마른침을 삼켰다. 끊임없이 짧은 한숨이 터져 나왔다.
제발 제발 어디에서든 얌전히 있어 주길………….
그렇기만 하다면……
…….
한 대 세게 쥐어 박아줄 텐데. - P13

그 꼬맹이 년은 모든 걸 알고 있었다. 자신의 말썽 때문에 담임 선생이 원장 선생에게 꾸지람을 듣게 된다는 것도, 이런 일을 벌이면 어른들에게 주목을 받게 된다는 점도.
부모들은 제 자식을 순진무구한 천사라 생각하지만 아무것도 모르는 소리. 다섯 살이면 알 거 다 아는 나이. - P14

뒤돌아서려는 순간이었다.
어디선가 부스럭거리는 소리가 들렸다. 얇은 레이스 재질이마찰하는 소리였다.
조아라는 슬쩍 열려 있는 놀이방 문을 쳐다봤다.  - P14

하얀 양말을 신은 발이 장난감 서랍장으로 한 걸음씩 다가갔다. 먹이를 앞둔 포식자처럼 여유롭고 느긋한 발걸음이었다. 손잡이로 향하는 조아라의 손이 잘게 떨렸다. 적막이 흐르는 방안에는 두 사람의 심장 소리만 가득했다. - P15

장난감 서랍장 바구니에는 팅커벨 드레스를 입은 지율이몸을 웅크리고 있었다. - P15

이미 예상했던 바였다. 지율은 사람들이 자신을 찾고 있다는 걸 알면서도 나오지 않은 것이다.
"선생님하고 숨바꼭질 하고 싶었니?"
아이는 또 고개를 흔들었다. 미안함 따위는 한 톨도 찾아볼수 없는 얼굴이었다. - P16

"전에도 말했잖아. 그건 나쁜 애들한테만 보이는 거라고 착한 애들한테는 그런 거 안 보여 네가 착한 애가 되기만 하면, 그런 건 쫓아오지 않아."
(중략)
"나 대신 선생님 쫓아갔으면 좋겠어. 선생님 다리를 꽉 물었으면 좋겠어."
지율이 앙칼진 목소리로 말했다. - P17

처음 소민은 이런 아파트에서 신혼생활을 할 수 있다는 사실이 더없이 만족스러웠다. 아파트를 마련해준 건 정우의 부모님이지만, 아직 생기지도 않은 손주를 들먹이며 눈물 바람으로 그 결론을 이끌어낸 건 자신이었다. - P18

‘그날 밤, 나만 좋았던 건 아니지?‘
메시지 내용을 다시 떠올리자니 눈앞이 아득히 멀어졌다.
단 한 번의 만남이었다. - P19

그 순간, 소민은 제 배 속에서 꿈틀거리는 생명이 징그럽게느껴졌다. 아이가 생겼다는 말에 기뻐하던 정우와 친정, 시댁식구의 얼굴이 머리를 스쳤다. 정우의 아이일 거라 스스로를 달래봤지만, 여자로서의 본능은 자꾸만 다른 이야기를 했다. - P19

그런데 정우의 시선이 어느 고층 베란다 한곳에 머물러 있었다. 그는 소민의 말이 들리지도 않는지 미간을 찌푸려가며 그곳을 주시하고 있었다.
"소민아, 저기・・・・・・ 사람 같지 않아?"
소민은 자신의 말에 집중하지 않는 정우에게 짜증이 치밀었다. - P20

순간 소민의 입에서 비명이 터져 나왔다.
6층? 아니, 7층 베란다 한 여자가 난간에 배를 걸친 채 상체를 바깥으로 내밀고 있었다. - P20

"소민아! 빨리 119에 신고하고, 경비원 불러와! 어서!"
정우는 소민에게 소리쳐 말하곤 102동 출입문으로 달려갔다.
"오빠가 거길 왜 가? 오빠 오빠!" - P21

다행히도 여자는 자살을 망설이는지 난간에 배를 걸치고 있을 뿐, 더 이상 극단적인 행동은 하지 않았다. 구급대원이 제때 출동한다면 여자를 말려볼 수 있을 것 같았다. - P21

저 여자는 왜 자살을 하려는 걸까. 국내 최고의 고급 아파트에 살면서.
죽으려면 다른 데서 죽지, 왜 아파트 이름에 먹칠을 하고 난리야? 집값 떨어지게 - P21

마침내 정우는 7층에 도착했다. 격한 호흡이 터져나왔다.
701호와 702호를 번갈아보던 시선이 702호 현관문에 닿았다. 고민할 필요도 없었다. 702호 현관문이 살짝 열려 있었다. 남자 구두가 틈새에 껴 있었던 탓이었다. - P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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