엄마도 퇴근 좀 하겠습니다
정경미 지음 / 다연 / 2019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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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말 육아는 퇴근이 없다. 물론 짬짬이 시간은 있다. 그리고 그 시간도 충분히 조절할 수 있다. 아이들은 돌보지만 집안일은 내가 좀 게을러지면 그 시간에 쉴 수는 있다. 하지만 집안일보다 어려운 게 아이 돌보는 일이다. 처음부터 끝까지 내 손으로 다 해야 하고 아이들 마음도 내 마음 같지 않아 어르고 달래도 안되는 경우가 많다. 일찍 잠을 재워도 어느 날은 잘 자고 어느 날은 계속 깨서 우느라 몇 번을 왔다 갔다 하다 결국 같이 잠이 들곤 한다. 그렇게 엄마는 퇴근이 없다. 상시 대기해야 하는 게 엄마다.

이 책은 육아를 조금 더 편하게 하는 방법을 알려주는 엄마의 이야기가 담겨있다. 저자 역시 처음에는 모든 엄마들처럼 육아를 했다. 하지만 좀처럼 쉴 틈 없는 육아일에 지치고 정작 나 자신이 없어지는 모습을 발견한다. 조금 번거롭고 힘들지만 내가 아이를 기다려주면 조금씩 그 아이가 성장하게 되는 모습을 통해 점차 육아 퇴근시간이 빨라짐을 알게 된다. 바로 기다림. 그 기다림을 통해 엄마가 조금이라도 일찍 육아에서 퇴근하길 바라는 이야기가 이 책에 담겨있다. 그리고 그 기다림이 아이를 조금씩 성장하게 한다는 것을 직접 경험으로 보여준다.

나 역시 그 사실을 알고 있다. 아이는 조금만 기다려주면 조금씩 성장한다는 것을.. 물론 쉽지 않다. 성격이 급하고 어느 정도 정돈이 돼 있어야 마음이 놓이는 내가. 기다려주기란 쉽지 않다. 혼자 두면 한 시간이 넘도록 밥을 먹는 아이. 기다리다 지쳐 결국 먹여주는 나를 발견한다. 뭔가 흘리면 다른데 더 번질까 봐 닦으면서 애만 혼내는 나를 발견한다. 엄청 깨끗하게 정리하며 사는 것도 아니면서 아이가 뭔가 흘리고 빨리 뭔가 하지 못하면 기다리지 못하고 아이부터 혼내고 내가 다 해주고 왜 엄마를 힘들게 하냐고 화만 내는 나의 모습에 반성해본다.

사실 아이가 하게 기다려주면 되는데.. 다들 처음부터 잘했던 것도 아닌데.. 나라고 처음부터 잘한 게 아니었을 텐데. 그렇게 실수하면서 배우고 성장했을 텐데 그걸 기다려주지 못하고 늘 아이에게 화만 냈다. 그리고 내 일이 많다고 힘들다고 짜증 내며 아이에게 투정 부렸던 것 같다. 이제 둘째가 두 돌이 지났다. 두 돌이 지나니 아이가 말도 알아듣고 조금씩 자기 의견을 말할 줄 알아 예전보다는 육아가 편안해졌지만 여전히 나는 아이 둘을 돌보면서 내가 하는 것이 많다. 그것이 엄마가 해야 하는 일이라고 당연하게 생각했던 것 같다.

뭔가 흘리면 아이가 치우게 두면 되고 빨리 먹지 못해도 혼자 스스로 먹을 수 있도록 기다려주면 된다. 위험한 것도 알려주고 혼자 스스로 깨달을 수 있도록 알려주면 된다.

저자는 아이에게 많은 기회를 주고 기다려준다. 물론 늘 그럴 수 있는 건 아니지만 아이가 엄마에게 미안해지지 않도록 스스로 할 수 있는 기회를 많이 주면 그만큼 아이는 성장한다. 또래의 아이들보다 할 수 있는 것들이 많고 그로 인해 엄마가 편안해진다. 아이에게 화를 내지 않으려면 아이와 나를 분리해야 한다. 내가 낳아서 나라고 생각하는 마음을 버리고 아이도 하나의 인격체로 바라봐야 한다. 완벽하려는 엄마의 욕심을 내려놓고 아이가 자기주도적으로 생각과 행동을 할 수 있도록 기다려줘야 한다.

물론 엄마가 사용하는 말도 중요하다. 엄마가 어떻게 말을 하느냐에 따라 아이의 행동도 달라진다. 건강한 대화를 나눌 수 있도록 엄마가 노력하자. 무엇을 하든 아이에게 어떻게 해라 가 아닌 보여주기. "Just show" 아이는 부모의 모습을 보고 자란다. 그 모습이 어떠느냐에 따라 아이의 행동이 결정된다. 부모의 말투를 배우며 부모의 행동을 따라 한다. 그렇기 때문에 아이에게 바라는 모습은 스스로 보여주자. 그럼 아이도 그 모습을 보여주게 될 것이다.

이 책을 읽고 나니 지금 당장을 힘들지 몰라도 아이에게 기회를 주면 줄수록 조금씩 엄마의 일이 줄어들 수 있다는 생각을 해보게 된다. 생각해보면 혼낼 일이 아닌데 혼냈던 일들이 많았다. 그리고 잠든 아이에게 미안해하는 나. 결국 내가 아이에게 화낸 건 내가 힘들어서였던 것이다. 아이가 한 것들을 내가 치우려고 하니깐. 아이가 한 일이니 아이가 하게끔 하면 되는데.. 먹이고 입히고 재우는 모든 일들을 내가 혼자 하려고 해서 힘들다고 아이에게 화를 냈던 것이다. 이제는 조금씩 그런 일들을 아이에게 넘기려 한다. 육아 서적에 나온 모든 이야기가 나에게 적용될 수는 없겠지만 아이가 올바르게 성장하길 바란다면 아이 스스로 할 수 있는 일들은 스스로 하라고 넘겨줘야겠다. 그리고 조금 일찍 엄마도 퇴근해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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빨간 보자기 - 세종도서 교양부문 선정작 책고래마을 32
김용삼 지음, 반성희 그림 / 책고래 / 2019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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누구나 하나쯤.. 그런 거 있지 않을까? 오랫동안 아껴왔던 것인데.. 늘 나와 함께 했던 것인데.. 어느 순간 그것이 너무 해져서 버려야 될 때.. 너무 아깝지만.. 그래도 다시 새것이 사고 싶어지는 순간..

이 책 속의 '빨간 보자기'가 그렇다.. 너무 소중히 가지고 놀았던 '빨간 보자기'였는데 어느 날 구멍이 났다. 더 이상 필요 없어진 '빨간 보자기'를 노아는 버리려 한다. 그런데 쓰레기통에 넣은 '빨간 보자기'가 갑자기 노아에게 말을 건다. 버리지 말아 달라고.. 자기가 얼마나 쓸모 있는데.. 노아는 쓸모없다고 이야기하지만 '빨간 보자기'는 갑자기 망토가 되어 노아를 높은 옥상 위로 날아가게 해준다. 그리고 빨간 보자기는 마을의 여기저기에서 도움이 필요한 사람들에게 달려가 도움을 준다.

허리띠가 없어 바지가 헐렁거리는 할아버지에게는 허리띠가 되어 멋진 신사가 되게 해주고, 잠자고 있는 고양이에게는 따뜻한 이불이 되어주고, 바람이 불어 나무가 넘어지려 하는 순간 꽁꽁 감싸 아이를 구한다. 이렇게 여러모로 쓸모 있는 '빨간 보자기'를 노아는 소중히 하기로 한다.

요즘 사람들은 많은 것을 쉽게 사고 쉽게 버린다. 아직 멀쩡한데도 버리는 경우가 많다. 우리 아이들도 조금만 망가져도 버리려 하고 물질을 소중히 하지 않는다. 뭔가 부서지면 당연하게 새로운 걸 사야 한다고 생각한다. 모든 것이 너무 당연하게 부모가 사줬기 때문에 그런 마음을 갖게 된 게 아닐까? 비록 이 책 속에서는 '빨간 보자기'였지만 현실에서는 더 많은 물건들이 버려지고 있다. 알고 보면 그 물건들도 처음에는 소중한 것이었는데 비록 지금은 낡고 망가졌어도 나름대로 새롭게 재창조할 수 있는 방법이 있을 텐데.. 우리는 너무 쉽게 물건을 버리는 게 아닌가 반성해본다.

그리고 어린 시절 나에게 그런 물건이 있지 않았나? 생각해보게 되었다. 지금도 어린 시절의 물건들을 가지고 있는 게 있다. 내가 초등학생 때 쓰던 필통. 그땐 참 귀해서 소중히 쓰느라 그냥 가만히 모셔두기만 했던 필통이 아직도 내겐 있다. 좋아하는 친구에게 선물 받았던 거라 누구도 빌려주지 않고 간직해왔던 것인데 이 책을 읽고 생각났다. 그 필통은 그때 당시 유행한 2단 필통이었는데 언니가 쓰고 망가트려서 버리려다 나에겐 추억이 담긴 물건이라 지금까지 잘 간직해오고 있다. 비록 '빨간 보자기'처럼 여러 곳에 쓰이진 못하지만 이 책을 읽고 그냥 그 시절의 추억을 잠시 꺼내보게 되었다.

물론 모든 것들을 다 버리지 않고 집에 둘 수는 없다. 요즘처럼 심플하게 사려고 하는 시대에 걸맞지 않을 수도 있다. 그래도 뭔가를 사고 그 물건이 망가졌을 때 한 번쯤은 다시 생각해볼 필요가 있음을 느꼈다. 정말 필요가 없는지 어떻게 다시 활용할 수 있는 방법은 없는지? 또는 내가 너무 물건을 막 사용한 건 아닌지.. 소중하게 대하지 않아서 쉽게 망가진 건 아닌지.. 물건을 소중히 해야겠다는 다짐과 물건을 살 때도 신중해야 함을 깨닫는다. 또한 내 아이들에게도 새것을 사는 것을 너무 당연하게 생각하게 해서는 안 된다고 가르쳐야겠다.

그림책이 아이들만 보는 책은 아니지만 안 보게 된다. 하지만 아이들에게 책을 읽어주면서 나도 요즘 그림책을 접한다. 그리고 아이들의 그림책에서도 단순히 재미뿐 아니라 반성하는 시간도 생각하는 시간도 가져본다. 어른들도 짧은 그림책을 통해 많은 생각을 할 수 있다는 걸 알게 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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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오늘도 경제적 자유를 꿈꾼다 - 3년 만에 월세 1,000만 원 만든 투자 철칙
청울림 지음 / 알에이치코리아(RHK) / 2018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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절판


제목이 참 맘에 와닿는다. 나도 늘 경제적 자유를 꿈꾼다. 펑펑 쓰는 것이 아닌 그저 내가 하고 싶은 것은 걱정 없이 쓰면서 살고 싶다. 아이들에게 뭔가를 사주고 싶어도 '이번 달도 남는 돈이 없네..'라며 빠듯하고 아이들에게 좀 더 맛있는 것을 먹이고 싶어도 좋은 것들은 늘 비싸서 많이 먹여주지 못한다. 물론 먹고사는데 지장이 있을 정도는 아니지만 그래도 먹고 싶은 것, 사고 싶은 것들은 어느 정도 지출하며 살고 싶은 30대의 엄마, 누구나 그럴 것이다. 여행을 많이 다니겠다는 것도 아니고 명품 가방이나 아니 명품이 아니어도 옷이나 화장품에 사치를 한다는 것이 아니다. 그저 아이들을 위해서라도 해줄 수 있는 건 해주고 싶은 엄마의 마음이다.

그래서 늘 경제적 자유를 꿈꾸지만 현실은 아직 멀었다. 이 책을 읽으면서 '정말 돈을 모으려면 독해야 하는구나.', '정말 저렇게까지 해야 하나' 싶을 정도로 독하지 않으면 절대 부자가 될 수 없다는 것. 절대 경제적인 자유를 얻을 수 없다는 것. 이 공부를 위해서 내 주변의 모든 것을 끊고 가족과의 관계도 끊으며 열심히 해야 한다는 것. 무서울 정도로 독한 근성으로 저자는 지금의 자리에 와있고 그로 인해 다시 가족과 사람과 경제적 자유를 얻게 된 저자를 존경해본다.

우선 둔 공부를 위한 5단계를 살펴보자. 첫째, '마음먹기', 둘째, 나를 알기.(나의 재정상태), 셋째, 부자 습관 갖기, 넷째, 부자 네트워크 연결하기(돈 있는 곳으로 가기), 다섯째, 돈을 불리는 공부 하기. 단계별로 하나씩 차근차근 밟아가야 진정한 돈 공부자 완성되어 경제적인 자유를 얻을 수 있다. 지금 나는 '마음먹기' 단계에 오래 머물고 있다. '나는 왜 돈을 많이 벌고 싶은 것인가?' 수명이 길어진 나의 노후를 위해 그리고 우리 가족의 행복을 위해.. 물론 돈이 많다고 모두가 행복한 건 아니다. 하지만 돈이 없으며 불행할 확률이 높다는 것은 누구나 다 알 것이다. 돈이 행복의 전부는 아니지만 행복하기 위한 필요조건임을 우리는 알고 있다.

생각해보면 부자가 되는 단계는 간단하다. 첫째, 돈을 벌고, 둘째, 돈을 모으고, 셋째, 돈을 투자하는 것이다. 우리는 첫째 단계와 셋째 단계가 중요하다고 생각하지만 저자는 두 번째 단계인 돈을 모으는 것도 그만큼 중요하다고 말한다. 많이 벌면 그만큼 자신의 품위에 맞는 것들을 사용해야 한다고 생각하기 때문에 씀씀이가 커진다. 그로 인해 적게 버는 사람보다 돈을 모으지 못하는 경우가 많다. 적게 벌어도 잘 모으는 게 중요하다는 것을 다시 한번 강조한다.

부자가 되기 위해서는 편안함과 안정을 버리고 걱정과 불안을 안고 살겠다고 선언하는 것이다. 지금까지 다닌 회사에서 안정을 찾고 지금은 살아갈 수 있지만 그래서 그 편안함과 안정을 버리고 알 수 없는 미래를 위해 새로 시작하는 게 어려울지 모르지만 그래도 그 걱정과 불안을 안고 새로운 시작을 해야 부자가 될 수 있다. 물론 지금 다니고 있는 회사를 그만두라는 이야기는 아니다. 그 안에서도 최고가 되기 위해 노력해야 하고 남은 시간을 틈틈이 잘 활용해야 함을 일러준다. 회사 일이 힘들다고 집에서 쉬고 노는 것이 아닌 조금의 시간도 놓치지 않고 열심히 독하게 공부해야 함을 강조한다. 부자가 되려면 독해져야 한다.

우리는 자본주의 사회에 살고 있다. 노동으로 얻을 수 있는 열매보다 자본을 통해 얻는 열매가 훨씬 크다. 그래서 돈이 돈을 버는 구조의 시스템을 만들어놓아야 한다. 그래서 저자는 부동산을 추천한다. 그중에서도 부동산 임대수익으로 돈을 버는 방식을 추천한다.

저자는 일반 매매뿐 아니라 경매, 특수 경매 등 다양하게 공부해서 남들이 가지 않을 길을 가서 지금의 자리에 왔고 경제적 자유를 누리며 살고 있고 그 꿈을 아직도 진행 중이다.

부동산을 공부할 때는 왜 집값은 변하는지를 공부하고 그 결과 언제 사야 하는지 살피는 게 투자의 전부다. 지역별 수요와 공급이 집값 변동을 일으키는 가장 중요한 원인이다. 투자에도 사계절이 있다. 투자자라면 그 사계절 중 봄이 오는 지역을 살펴봐야 한다. 집값이 하락해도 전셋값이 오르는 지점이 있는 그 지점을 찾아야 한다. 부동산 가격에 가장 좌우되는 것은 공급량이지만 그 밖에도 정부 정책, 개발 호재 등 다양한 요인에 의해 변동하니 늘 공부가 필요하다.

이 책은 저자의 투자 원칙에 관한 이야기뿐 아니라 투자를 하기 위해서 어떤 마음으로 해야 하는지 강조한다. '내 밥그릇은 이것밖에 안돼'라고 현실에 주저하는 것도 아니고 '나는 이 정도 밖에 못해'라고 자포자기 해서도 안된다. 나는 할 수 있다는 마음, '그때 ~했더라면'이 아니라 '할 것이다."로 '누구 때문에 잘 안됐어..' 가 아닌 '그럼에도 불구하고..'로 바꾸는 마인드가 필요하다. 부자가 되는 확실한 길은 자신과의 싸움에서 계속 이기며 앞으로 나아가는 것이다.

저자는 좋은 대기업을 희망퇴직하고 3년 동안 미친 듯이 미친 사람처럼 공부해서 경제적 자유를 누리며 살아가고 여전히 경제적 자유를 꿈꾼다. 하지만 그저 돈을 버는 사람으로 남는 것이 아니라 진정한 부자는 베풀 줄 아는 사람이라는 것으로 마무리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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엄마 공부가 끝나면 아이 공부는 시작된다 - 세 아이를 영재로 키워낸 엄마의 성장 고백서
서안정 지음 / 한국경제신문 / 2019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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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책을 읽고 아이를 키우는 게 좀 두러웠다. 내 아이도 잘 키우긴 힘들지만 주변의 환경도 그 아이에게 많은 영향을 주기 때문에 엄마의 올바른 조언과 격려가 필요하다. 하지만 그게 쉽지 않다. 여러 육아 서적을 읽고 그 방법대로 하면 내 아이와 맞지 않은 경우가 더 많고 아이를 키우면서 뭐든 정답이 없다는 것을 알았다. 책대로, 전문가의 말대로 실천하고 싶지만 그 상황에서 조금만 달라도 문제가 생긴다. 그래서 최대한 노력을 해보지만 역시 아이를 키운다는 것. 그리고 더 커서 청소년기에 접어든 아이를 키운다는 건 더 어렵고도 힘든 과제라는 걸 이 책을 통해 또 한 번 느끼게 된다.

이 책의 저자는 세 아이를 영재로 키워낸 엄마의 성장 이야기다. 아이 셋이 다 달랐다. 다른 아이들을 첫째 키웠던 방식대로 키울 수 없고 같은 충고도 해줄 수 없다. 한 배에서 태어났지만 모든 형제가 같지 않다는 것은 애 둘 이상 키우는 엄마라면 공감할 것이다. 아이가 고민을 상담해 올 때 어떻게 대처해야 하는지, 공부 문제에 어떻게 일러줘야 하는지 아이마다 다르게 격려하고 충고하고 힘이 되어주어야 한다. 그러기 위해서 무엇보다 엄마가 아이를 잘 알고 있어야 한다.

이 책은 세 아이를 영재로 키울 수 있었던 '격려', '관망', '허용', '관계', '독립', '꿈', '지식', '책', '방향', '대면' 10가지 키워드를 제시한다. 그리고 그 안에서 어떤 일이 있었고 어떻게 해결했는지 풀어가는 과정을 보여준다. 이 열 가지 키워드가 저자가 제시한 영재로 키워낸 방법이다. 그중 '관계'의 키워드는 많은 생각을 하게 했다.

학교에서 생기는 다양한 문제들. 특히 친구와 선생님 문제에 대해서 조금 무섭다는 생각이 들었다. 아이가 학교에 들어가면 공부를 잘하면 좋겠지만 난 그것보다 아이가 학교에서 적응을 잘 해나가는 게 더 중요하게 생각한다. 요즘 같은 세상에 누가 왕따를 시키면 그냥 이유 없이 당해야 하고 그걸 감싸주면 또 그 사람 역시 피해자가 된다. 그러니 중간 입장에서 어떻게 대처해야 할지 난처한 경우가 있다. 그러땐 아이에게 어떤 말을 해줄 수 있을까?

저자의 첫째 딸은 전학을 갔다. 그때 친구가 아무도 없던 딸에게 누군가 친구가 되어주었다. 그런데 나중에 다른 친구가 와서 그 아이와 놀지 말라고 한다. 그 아이는 왕따였던 것이다. 그럴 때 뭐라 이야기해줄 수 있을까? 나에게 처음으로 친구가 되어준 친구였는데 그 친구를 배신하고 다른 친구들과 어울려야 내가 살아남아야 하는가?, 이럴 때 선생님한테 이야기한다고 해결될까? 그렇다고 그 왕따 친구와 계속 친구를 해야 할까? 나 역시 이런 문제가 생길 시 어떻게 대처해야 할지 모르겠다.

선생님과의 관계에 있어서도 내 아이에게 불리한 요구를 한다면 어떻게 해줄 수 있을까? 첫째 딸이 학교에서 가장 문제아랑 짝꿍이 되었다. 그런데 다른 친구들은 짝꿍이 바뀌어도 첫째 딸은 바꿔주지 않았다. 이때 엄마에게 이야기해서 엄마는 학교 선생님을 찾아가 물었다. 그랬더니 선생님은 그래도 다른 친구보다 연수니깐 그 아이와 짝을 할 수 있는 거라고 이야기한다. 결국 짝꿍을 바꾸진 못했다. 아이가 착하다는 이유로.. 엄마는 내 아이도 소중하다고 이야기하지 못했다. 아이가 착하기 때문에 이해하자고 이야기했다.

'관계' 키워드를 읽으면서 우리 학교의 문제점들이 너무 잘 보여 우리 아이가 나중에 학교를 다니며 여러 고민을 털어놓았을 때 난 어떤 말을 해줄 수 있을까? 벌써부터 겁이 났다. 내가 현명하고 자존감 있는 엄마가 되어 아이에게 좋은 조언을 해 줄 수 있었으면 좋겠다.

그 밖에도 아이들에게는 역시 다양한 경험, 그리고 그 경험을 채워줄 책이 필요하다는 것. 아이가 진로를 고민할 때도 급하지 않아도 되니 결정을 서두르지 말고 그 꿈을 간접적으로 경험할 수 있는 기회를 마련해 주라고 이야기한다.

아이를 학교에만 맡겨두지 말자. 부모가 해 줄 수 있는 역할이 있다. 학교에서도 다양한 것을 배워오지만 아이가 기댈 수 있고 믿을 수 있는 곳은 부모의 그늘이다. 그 그늘을 무사히 나가 혼자 살아갈 수 있도록 든든한 힘이 되어 주자. 피하지 말고 대면하자. 이 책을 읽고 나니 엄마의 공부가 끝나야 정말 아이의 공부가 시작되는 것 같다. 그리고 아이를 키우면서 나도 배우고 아이를 키우면서 우리 부모님의 마음을 이해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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누가 창의력을 죽이는가 - 표준화가 망친 학교교육을 다시 설계하라 학교혁명 2
켄 로빈슨.루 애로니카 지음, 최윤영 옮김 / 21세기북스 / 2019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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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제는 공부가 전부가 아니다. 학교에서도 변화를 절실히 느끼고 있다. 우리가 공부하던 대로 아이들이 공부를 하면 더 이상 아이들의 미래는 없고 우리나라의 미래가 없다. 저성장의 시대로 접어들었다. 아이들이 자기만이 할 수 있는 것으로 미래를 살아가야 한다. 똑같은 생각과 정답만을 요구하는 교육 방식은 아이들의 뇌를 죽이는 일이다. 더 이상 아이들의 창의력을 없애서는 안된다. <누가 창의력을 죽이는가>는 지금의 교육 현실을 확실하게 보여주고 있다. 어떻게 지금까지 공부해왔고 이제 더 이상 옛날의 방식을 고집하며 공부해서는 안 된다고 이야기한다.

아이를 키우는 부모라면 아이의 교육에 관심이 많다. 1장에서는 지금의 교육 개혁은 실패했으니 새로운 방향을 제시하라고 지금의 현실을 보여주는 이야기를 들려준다. 2장에서는 부모의 역할에 대한 이야기다. 부모는 아이의 생리적 욕구, 안전에 대한 욕구, 애정과 소속감에 대한 욕구, 존경에 대한 욕구, 자아실현의 욕구를 채워줘야 한다.

3장에서는 자신의 자녀를 제대로 알라고 이야기한다. 모두가 똑같지는 않다. 생김새, 성격, 아이들이 잘하는 것도 한 부모에게 태어난 아이 모두 다르다. 그런데 저마다의 다른 특징을 가지고 태어난 아이에게 모두 잘하라고 할 수는 없다. 아이가 무엇을 잘하는지, 아이가 무엇을 싫어하는지, 부족한 것을 채워주기 위해 어떻게 해야 하는지 아이마다 다르기 때문에 자신의 아이를 잘 알라고 이야기한다. 다양성을 인정하고 아이의 재능을 발견했다면 계발할 수 있도록 부모가 이끌어줘야 한다.

4장에서는 아이를 강하게 키우라고 이야기한다. 요즘 아이들은 집에만 있다. 집에서도 충분한 즐길 거리가 있기 때문에 아이들은 밖으로 잘 나가지 않는다. 아이들은 나가 놀아야 하고 조금 위험하더라도 할 기회를 줘야 한다. 움직이도록 하고 자연과 친해질 기회를 줘야 한다. 5장에서는 학교의 존재 이유를 이해하라고 말한다. 아이가 학교에 다니며 교육을 받는 목적은 경제적 자립을 위해, 함께 어울리는 법을 배우기 위해, 문화적 소양 계발, 개인의 발달을 위해서이다. 호기심을 가지고 창의력을 키울 수 있도록 도와줘야 한다. 비판적 사고를 할 수 있고 사람과의 의사소통에 문제가 없고 함께 하는 방법을 알아가고 공감할 수 있는 능력을 가질 수 있는 아이로 자랄 수 있도록 학교가 도와줘야 한다.

6장에서는 좋은 학교란 무엇인지에 대한 이야기를 한다. 광범위하고 역동적이며 균형 잡힌 커리큘럼을 운영하는가? 교사는 아이들의 성향에 맞게 다른 접근 방식으로 아이를 가르치는가? 책상에서 배우는 이론과 경험에서 배우는 실전이 균형을 이루는가? 충분히 움직이는가? 개별학습과 그룹학습 간 균형은 이루어져 있는가? 아이들을 어떻게 평가하고 어떻게 일과를 나누는가? 학습환경은 어떤가? 등 다양한 방식으로 어떤 학교가 좋은지 설명해준다.

7장에서는 좋은 교사가 좋은 학교를 만든다에 대해 말한다. 교사는 무거운 책임과 역할을 가지고 있다. 아이가 잘 자랄 수 있도록 가르쳐야 한다. 아이들이 잘 배울 수 있도록 학습을 유도해야 하고 학습에 참여시키고 힘을 실어줘야 한다. 아이들은 모두 다르다. 그 아이가 못하는 것보다 잘하는 것을 먼저 발견하여 그 재능을 키울 수 있도록 도와줘야 한다. 물론 그만큼 집에서의 역할도 중요하다. 교사의 감정에 의해서 아이들의 학습태도가 바뀌기도 한다. 물론 아이들의 참여도 중요하다. 요즘은 교사의 권위가 떨어져 있어 아이들이 막 대하는 경우도 있다. 그럴수록 교사가 권위를 가지고 아이들을 지도할 수 있도록 부모의 참여와 교사의 노력이 필요한 것 같다.

8장에서는 교육 생태계를 구축하라에 대해 이야기한다. '아이 한 명을 기르는 데는 온 마을이 필요하다'는 옛말이 다. 교육할 수 있는 환경이 갖춰져 있어야 아이도 제대로 된 교육을 받을 수 있다. 교사와 협력해야 하고 부모가 아이의 교육을 교사에게 전부 맡기지 말고 참여해야 한다. 학교 운영에 참여해야 하고 교육정책 수립에 참여하라고 이야기한다. 잘못된 부분이 있거나 고쳐야 하는 점이 있다면 내가 당장 바꾸진 못해도 참여를 해서 바꿀 수 있도록 해야 한다. '나 하나 한다고 되겠어?'라는 수동적인 태도가 아닌 능동적인 태도로 참여하면 교육은 개혁될 수 있다는 것을 기억하. 때로는 문제가 학생이 아닌 시스템에 있을 수 있다는 것도 기억하자.

9장에서는 학교생활 문제를 어떻게 해결할 것인가에 대한 이야기다. 학교에서 발생하는 문제를 어떻게 해결할지, 스트레스, 집단 괴롭힘, ADHD와 약물치료 등 다양한 학교생활 문제에 대해 이야기 나눈다. 10장에서는 사람은 표준화될 수 없다에 대한 이야기로 사람은 모두 같을 수 없다고 이야기한다. 모두가 다 같은 길을 가는 건 아니다. 모두가 대학을 가는 것이 아니다. 스스로의 엘리먼트를 찾으라고 말한다. 내 아이만의 독특한 흥미를 발견한다, 고정관념에서 벗어나라, 긍정적인 시각을 길러주라, 판단을 피하라. 다양한 직업의 세계가 있다는 것을 기억하자. 지금도 많이 없어지는 직업이 있고 생겨나는 직업이 있다. 그 속도는 더욱 빨라질 것이다. 아이들에게 많은 기회를 주자. 대학이 전부가 아니고 다른 대안들도 있다는 것을 기억하자.

끝으로 교육에는 정답이 없다고 말한다. 우리의 삶은 결코 한가지 길을 따르지 않는다. 모두가 같은 길을 가지 않는다. 부모가 할 수 있는 최선의 방법은 아이들이 고유의 적성과 흥미를 찾아 계발할 수 있도록 돕는 일이다. 그러면 아이들은 자신만의 삶을 스스로 그려나갈 것이다. 부모는 그저 지켜만 보자. 정답이 없는 교육에 열 올리지 말고 부모가 할 수 있는 만큼 하자. 이 책은 교육에 관한 보고서처럼 딱딱하지만 지금 우리 교육에 필요한 요점들을 콕 집어 이야기한다. 단원별로 잘 나눠서 필요한 부분들만 읽어봐도 좋을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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