엄마 공부가 끝나면 아이 공부는 시작된다 - 세 아이를 영재로 키워낸 엄마의 성장 고백서
서안정 지음 / 한국경제신문 / 2019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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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책을 읽고 아이를 키우는 게 좀 두러웠다. 내 아이도 잘 키우긴 힘들지만 주변의 환경도 그 아이에게 많은 영향을 주기 때문에 엄마의 올바른 조언과 격려가 필요하다. 하지만 그게 쉽지 않다. 여러 육아 서적을 읽고 그 방법대로 하면 내 아이와 맞지 않은 경우가 더 많고 아이를 키우면서 뭐든 정답이 없다는 것을 알았다. 책대로, 전문가의 말대로 실천하고 싶지만 그 상황에서 조금만 달라도 문제가 생긴다. 그래서 최대한 노력을 해보지만 역시 아이를 키운다는 것. 그리고 더 커서 청소년기에 접어든 아이를 키운다는 건 더 어렵고도 힘든 과제라는 걸 이 책을 통해 또 한 번 느끼게 된다.

이 책의 저자는 세 아이를 영재로 키워낸 엄마의 성장 이야기다. 아이 셋이 다 달랐다. 다른 아이들을 첫째 키웠던 방식대로 키울 수 없고 같은 충고도 해줄 수 없다. 한 배에서 태어났지만 모든 형제가 같지 않다는 것은 애 둘 이상 키우는 엄마라면 공감할 것이다. 아이가 고민을 상담해 올 때 어떻게 대처해야 하는지, 공부 문제에 어떻게 일러줘야 하는지 아이마다 다르게 격려하고 충고하고 힘이 되어주어야 한다. 그러기 위해서 무엇보다 엄마가 아이를 잘 알고 있어야 한다.

이 책은 세 아이를 영재로 키울 수 있었던 '격려', '관망', '허용', '관계', '독립', '꿈', '지식', '책', '방향', '대면' 10가지 키워드를 제시한다. 그리고 그 안에서 어떤 일이 있었고 어떻게 해결했는지 풀어가는 과정을 보여준다. 이 열 가지 키워드가 저자가 제시한 영재로 키워낸 방법이다. 그중 '관계'의 키워드는 많은 생각을 하게 했다.

학교에서 생기는 다양한 문제들. 특히 친구와 선생님 문제에 대해서 조금 무섭다는 생각이 들었다. 아이가 학교에 들어가면 공부를 잘하면 좋겠지만 난 그것보다 아이가 학교에서 적응을 잘 해나가는 게 더 중요하게 생각한다. 요즘 같은 세상에 누가 왕따를 시키면 그냥 이유 없이 당해야 하고 그걸 감싸주면 또 그 사람 역시 피해자가 된다. 그러니 중간 입장에서 어떻게 대처해야 할지 난처한 경우가 있다. 그러땐 아이에게 어떤 말을 해줄 수 있을까?

저자의 첫째 딸은 전학을 갔다. 그때 친구가 아무도 없던 딸에게 누군가 친구가 되어주었다. 그런데 나중에 다른 친구가 와서 그 아이와 놀지 말라고 한다. 그 아이는 왕따였던 것이다. 그럴 때 뭐라 이야기해줄 수 있을까? 나에게 처음으로 친구가 되어준 친구였는데 그 친구를 배신하고 다른 친구들과 어울려야 내가 살아남아야 하는가?, 이럴 때 선생님한테 이야기한다고 해결될까? 그렇다고 그 왕따 친구와 계속 친구를 해야 할까? 나 역시 이런 문제가 생길 시 어떻게 대처해야 할지 모르겠다.

선생님과의 관계에 있어서도 내 아이에게 불리한 요구를 한다면 어떻게 해줄 수 있을까? 첫째 딸이 학교에서 가장 문제아랑 짝꿍이 되었다. 그런데 다른 친구들은 짝꿍이 바뀌어도 첫째 딸은 바꿔주지 않았다. 이때 엄마에게 이야기해서 엄마는 학교 선생님을 찾아가 물었다. 그랬더니 선생님은 그래도 다른 친구보다 연수니깐 그 아이와 짝을 할 수 있는 거라고 이야기한다. 결국 짝꿍을 바꾸진 못했다. 아이가 착하다는 이유로.. 엄마는 내 아이도 소중하다고 이야기하지 못했다. 아이가 착하기 때문에 이해하자고 이야기했다.

'관계' 키워드를 읽으면서 우리 학교의 문제점들이 너무 잘 보여 우리 아이가 나중에 학교를 다니며 여러 고민을 털어놓았을 때 난 어떤 말을 해줄 수 있을까? 벌써부터 겁이 났다. 내가 현명하고 자존감 있는 엄마가 되어 아이에게 좋은 조언을 해 줄 수 있었으면 좋겠다.

그 밖에도 아이들에게는 역시 다양한 경험, 그리고 그 경험을 채워줄 책이 필요하다는 것. 아이가 진로를 고민할 때도 급하지 않아도 되니 결정을 서두르지 말고 그 꿈을 간접적으로 경험할 수 있는 기회를 마련해 주라고 이야기한다.

아이를 학교에만 맡겨두지 말자. 부모가 해 줄 수 있는 역할이 있다. 학교에서도 다양한 것을 배워오지만 아이가 기댈 수 있고 믿을 수 있는 곳은 부모의 그늘이다. 그 그늘을 무사히 나가 혼자 살아갈 수 있도록 든든한 힘이 되어 주자. 피하지 말고 대면하자. 이 책을 읽고 나니 엄마의 공부가 끝나야 정말 아이의 공부가 시작되는 것 같다. 그리고 아이를 키우면서 나도 배우고 아이를 키우면서 우리 부모님의 마음을 이해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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