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모공부 - '모든 부모'를 위한 종합 양육 교양서
고영성 지음 / 스마트북스 / 2016년 8월
평점 :
절판


<부모공부>의 장점은 여러 가지가 있겠지만 내가 생각하는 가장 큰 장점은 바로 논의에 있어서 과학적 사실로 뒷받침하고 있다는 점이다. 그래서 저자의 이야기는 더 설득력 있게 전달되고 구체적인 데이터로 인해 놀라게 한다.

해본 사람은 다 느끼겠지만 육아를 시작하면 부모의 수면이 절대적으로 부족해진다. 보통 일반 육아 서적에서는 이 정도에서 끝나는데 <부모공부>는 왜 수면부족이 문제인지를 다음과 같이 부연 설명하기 때문에 '수면부족'에 대해서 눈을 똥그랗게 뜨고 읽게 된다.

 

"한 연구에 의하면, 수면 시간이 크게 줄어들면 췌장 기능이 손상되며, 인슐린 분비에 장애가 생겨 당뇨병의 위험에 노출된다. 또한 만성적 수면장애는 돌연사 확률을 높인다."

 

또한, 우리 딸도 끊임없이 무언가를 요구하는데, 책에서 말하는 연구에 따르면 만 2세 아이들이 평균적으로 3분 간격으로 무언가를 요구한다고 한다. 이 연구를 보니 절로 고개가 끄덕여지며 '우리 아이만 그런 것이 아니구나'라는 생각을 하며 안도의 한숨을 쉬게 된다. 

 

저자는 엄마와의 애착관계가 시간이 지나도 잘 변하지 않으며 영아기를 지나 성장한 후에도 지속적으로 영향을 준다고 말한다. 따라서 어떤 애착관계를 형성하느냐가 중요한데, 안정적 애착 관계 형성을 위해, 엄마가 '아이의 욕구에 민감하게 반응하고, 긍정적인 태도로 상호작용을 하며, 풍부한 자극과 정서적 지지'를 계속 주는 것이 필요하다고 설명한다. 또한 애착관계는 대물림되는 경우가 많은데 일정 상담과 교육을 통해 개선 가능하다는 점도 덧붙인다.

 

부모의 양육 방식을 독재, 권위, 허용, 방임 네 가지로 분류하면서 무조건적인 허용이나 방임 혹은 독재보다는 권위적 부모가 아이의 정서적, 지적 영역에서 긍정적인 결과를 이끌어낸다고 소개하고 있다. 권위적 부모는 다름 아닌, 융통성 있는 기준을 세우며 합리적으로 통제하는 것과 동시에 공감을 하며 따뜻하게 대하는 부모를 일컫는다. 이런 부모를 통해 아이는 충분히 부모의 사랑을 경험하게 되는 것이다. 저자는 이를 연구한 심리학자를 다음과 같이 인용한다.

 

"흥미롭게도 자기 일을 독립적으로 스스로 많이 결정하게 한 아이들이 부모가 더 많은 통제를 한 아이들보다 청소년기에 자율성이 더 적고, 학교에 더 적응하지 못했다. 그리고 후속 연구를 통해 아이의 자율성은 모든 것을 스스로 선택하고 결정할 때 생기는 것이 아니라는 것을 알게 되었다. 
아이는 부모가 다양한 대안을 제안하고, 그 제안 안에서 자신의 목표, 가치, 흥미에 따라 결정할 수 있을 때, 자기 결정감을 경험하게 된다."

 

또한 체벌은 나쁜 행동을 줄이는 데 있어 설명하거나 꾸짖는 등의 비폭력적 조치보다 효과가 없다고 확실하게 이야기한다. 오히려 체벌은 공감 결핍, 우울증, 약물중독, 공격성 증가와 매우 깊은 관계가 있다고 경고한다. 

 

텔레비전이나 스마트폰 영상에 대해서도 말하는데 만 2세 전에는 절대 보여주지 말 것을 조언하며 그 이후의 교육 프로그램 시청은 도움이 된다고 말한다. 특히 영상을 보여 부모가 설명해주면 더 효율적이다.

 

독서 전문가인 저자는 독서에 대해서도 이야기하는데 독서학자 우샤 고스와미의 연구를 인용하며 7세에 독서를 시작한 아이들이 5세에 시작한 아이들보다 독서 능력이 더 출중하다고 소개한다. 그 이유는 독서는 뇌의 거의 전 영역이 열심히 힘을 발휘해야 하는 행위이기 때문에 5세에는 독서를 위한 최소한의 뇌 기능이 준비되어 있지 않기 때문이다. 따라서, 부모는 7세 전까지 꾸준히 책을 읽어주어야 한다. 또한 부모가 먼저 책을 자주 즐겁게 읽어야 한다.

 

또한 교육과 관련하여 아주 흥미로운 실험을 소개하는데, 교사들에게 '뛰어난 지적 잠재력을 지닌 영재'를 알려주고 1년 뒤에 보니 그 그룹의 점수가 다른 학생들보다 크게 향상되었다는 것이다. 그런데 반전은 사실 처음에 분류한 영재가 사실은 무작위로 선발한 학생들이었던 것이다. 이처럼 가르치는 입장에서 잠재력이 있다고 믿으면 자기실현적 예언이 되어 실제로 실력이 향상되었다. 아무래도 교사들이 더 관심을 기울이고 피드백도 꼼꼼하게 하기 때문이다.

 

창업과 관련해서도 이야기하는데 직장을 그만두고 창업에 올인하는 사람보다 직장을 유지하며 창업을 병행한 사람들의 성공 확률이 33%나 높다는 연구이다. 놀랄만한 결과가 아닐 수 없다. 이에 대해 심리학자 애덤 그랜트를 인용하며 한 분야에서 안정감을 확보하면 다른 분야에서 자유롭게 독창성 발휘하게 된다는 사실을 이야기한다. 혹시 주변에 일을 그만두고 창업을 하려는 이들이 있다면 이 연구 결과를 꼭 알려줘야 할 것 같다. 물론, 직장을 그만두고 올인해야 더 간절하고 절박해서 창업에 성공하지 않을까라고 생각하는 경향이 많은데 연구 결과는 그와 상반되는 이야기를 하고 있다. 

 

부모교육과 창업이 무슨 관계인지 궁금할 텐데 무슨 일을 하는데 있어서 안정적인 정서가 얼마나 중요한지를 이야기하는 것이다. 아이에게 안정적인 정서를 만드는데 있어서 가장 중요한 것은 역시나 안정적인 애착관계이다. 아이는 안정적인 정서를 바탕으로 호기심과 탐구심을 발휘하는 것이다. 또한 창의적인 인간이 되기 위해서는 낯선 경험과 낯선 생각들과의 접촉이 풍성해야 하는데 저자는 부모가 이와 관련해줄 수 있는 3가지가 바로 여행과 독서, 그리고 만남이라고 책에서 이야기한다.

 

창의적인 사람에 대해 이야기할 때 뛰어난 통찰력을 다시 발견할 수 있는데, 창의적인 사람은 보통 사람보다 아이디어를 훨씬 많이 낸다는 것이다. 즉, 양을 통해 확률을 높이는 것이다. 이 이야기를 하면서 책에서 예를 드는 사람이 바로 모차르트와 베토벤, 바흐, 셰익스피어, 피카소, 아인슈타인 등이다. 이들의 작품 중 90% 이상은 별 영향도 미치고 못하고 사람들에게 잊혔다는 점이다. 따라서, 도전을 많이 하고 아이디어를 많이 내는 사람일수록 창의적인 사람이 될 가능성이 높다.

 

성공에 대해서도 다음과 같이 깔끔하게 정리해준다.

 

"내가 지금까지 많은 사람들을 바라보면서 느낀 점은, 운을 제외하면 사회적 성공에서 가장 중요한 덕목은 자제력, 꾸준함 같은 성실성이라는 것이다."

 

성실성은 구체적으로 이야기하면 자제력, 끈기, 투지 같은 비인지 기술을 말하고 있다. 자제력과 관련해서는 근육처럼 훈련을 통해 늘릴 수 있다고 이야기하며 스포츠가 자제력을 기르는데 좋은 도구가 될 수 있다고 설명한다. 

 

많은 내용과 시사점을 담고 있는 <부모교육>이다. 자녀를 키우는 부모라면 주기적으로 주요 내용을 반복해서 읽으며 체화 시킬 필요가 있는 내용들이다. 많은 육아 서적이 있고 각각의 장단점이 있지만 단연 <부모교육>도 그중 필독서가 되어야 할 만큼 좋은 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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