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두에게 사랑받을 필요는 없다 - 타인의 기대에서 벗어나 당당하게 ‘No’하고 우아하게 거절하는 법
재키 마슨 지음, 정영은 옮김 / 윌컴퍼니 / 2014년 4월
평점 :
절판


저자는 '좋은 사람의 함정'에서 빠져나와야 한다고 말한다. '좋은 사람'이란 사람들에게 사랑받고 인정받기 위해 행동하는 사람을 말한다. 즉, 착하고 친절하고 항상 웃는 얼굴의 사람들이다. 문제는 나의 감정과 나의 생각, 나의 욕구가 중요한데 다른 사람에게 맞추다 보니 에너지가 고갈된다는 것이다. 그리고 자신에게 내재된 개인적 규칙에서 빠져나오지 못한 채, 소모적인 삶을 반복하게 된다.

 

이런 행동이 나오는 이유는, 자신의 솔직한 감정(거절, 분노, 원망 등)을 드러내면 상대방에게 거절당하거나 관계가 끊어질 것에 대한 두려움이 있기 때문이다. 그리고 그 기저에는 어릴 적 경험한 여러 감정들을 기반으로 하고 있다고 저자는 말한다. 

 

책을 읽으며 예전 모습을 돌아보니, 분명 나에게도 이런 '좋은 사람'의 모습이 있었다. 항상 웃음으로 상냥하게 대하여야 하고 다른 사람이 어떤 주제를 이야기하면 굳이 반대하기보다는 고개를 끄덕이며 동의하는 편이었다. 특히, 누군가 부탁을 할 때 거절하지 못하는 성격이었다. 내가 아니면 아무도 도와줄 사람이 없을 것 같다는 강박관념에 사로잡히기도 했다. 그런데 돌아보니, 순전히 내 착각이었다. 

 

누군가가 나의 의견에 반대 의견을 내면 내 의견이 아니라 나를 거절하는 것처럼 여겨질 때가 많았는데 이런 경험으로 인해 내가 거절하면 상대방도 같은 기분을 느낄 것 같아서 거절하지 못한 것이었다. 내가 아니면 도와줄 사람이 없을 것 같았는데 나중에 보면 다 알아서 일을 잘 처리하고 있었다. 화를 내면 영원히 멀어질 것 같았는데 막상 감정을 솔직하게 말하면 오히려 더 가까워지고 돈독해지는 경우도 많았다. 이런 경험들이 쌓여서 조금씩 저자가 말하는 좋은 사람 유형에서 벗어날 수 있었다.

 

책을 읽으며 특히 부모에게 이런 좋은 사람 성향이 나타난다는 말을 접하니 순간 아차 싶다는 생각도 들었다. 매일 저녁에 퇴근하고 집에 가면 고작 아이와 함께 하는 시간은 2-3시간이 전부이기 때문에 안아 달라면 안아주고 놀아달라면 놀아줄 때가 많았다. 주말에도 아이가 나가자고 하면 나가서 놀고 유모차에 타기 싫다고 하면 바로 내려서 같이 걸어 다녔는데, 이런 나의 모습이 결국 좋은 사람 성향이고 결국 이는 아이와의 관계가 건강하지 않은 방향으로 나아갈 수도 있는 부분이었다.

 

주변에는 여전히 좋은 사람이 많이 있다. 안 쓰러울 정도로 여기저기 치여 살아가는 모습들이다. 책에 나오는 사람들처럼 약속에 치여 있다. 약속을 거절하지 못해서이고 자신이 아니면 안 될 것 같다는 생각 때문이었다. 누군가 부탁을 해서 하나씩 들어주다 보니 처리해야 할 일이 산더미처럼 쌓이는 경우도 보고는 했다. 조언이 잘 통하지 않는 것은 물론이다. 거절하라고 이야기하고 네가 아니어도 다른 사람이 하면 된다고 이야기해도 도통 먹히지 않았다. 책에서 나오는대로 어떤 거절의 말을 할지 작성해보고 연습해도 시원치 않은데 무작정 거절하라고 조언했으니, 먹혔을 리가 없었던 것 같다. 

 

물론 친절, 상냥, 미소, 선행 등은 절대적으로 좋은 것이다. 저자도 이를 분명히 지적하고 있다. 그러나 문제는 화가 나도 억제하고 거절하고 싶어도 억제하는 등 자신에게 솔직하지 못한 부분들이다. 왜냐하면 자신의 감정에 솔직하지 못하면 결국은 어떤 형태로든 표출되거나 터지기 마련이기 때문이다. 저자도 이 부분을 염려하고 이야기하고 있다. 또한 이는 '존재만으로 사랑받기보다는 행동으로 사랑받고 가치를 인정받게 되는 조건적 사랑과 연관된다'라고 책에서 지적한다.

 

그럼 어떻게 이 좋은 사람의 함정에서 빠져나올 수 있는가? 저자는 먼저 이런 자신의 상황을 인지하는 것이 시작이라고 이야기한다. 이런 상황에서 벗어나야겠다는 신념이 변화의 시작이라는 것이다. 그리고 마음 챙김과 호흡의 중요성을 이야기하고 있다. 또한 부정적인 생각을 인지할 뿐 아니라 비난의 목소리에 제목을 붙이는 것도 변화를 이끌어 내는데 도움이 된다고 조언한다.

 

구체적으로 다음과 같은 실천적 방안도 이야기하며 그 효과도 추가로 설명하고 있다. 매일 아침 거울을 보며 '사랑해'라고 말하기, 매일 스스로 세 가지 칭찬하기, 미소는 필요할 때만 하기 등인데 직접 해보면 실제로 효과를 볼 수 있을 것 같은 지침들이다.

 

결론적으로 저자는 다음과 같이 말하며 책을 정리하고 있다.

 

"이제는 우리의 정신과 건강, 행복과 안위를 위해 자신에게도 베풀어야 한다."

 

"이것만은 기억하자. 자신의 욕구에 주목하고 더 잘 보살핀다고 해서 이기적이거나 나쁜 사람이 되는 것은 아니다. 자신의 욕구를 잘 보살피면 주위에 베풀 때에도 훨씬 더 자유롭고 진심 어린 마음으로 베풀 수 있으며, 궁극적으로는 모두에게 더 좋은 결과를 가져다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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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7-12-11 13:50   URL
비밀 댓글입니다.

데굴데굴 2017-12-11 14:07   좋아요 1 | URL
맞습니다 부모의 사랑으로 인한 책임과 의무이지 부모의 친절로 돌보는 건 아니긴 하네요^^

2017-12-11 16:56   URL
비밀 댓글입니다.

데굴데굴 2017-12-11 17:55   좋아요 1 | URL
저도 저도 모르게 밝은 이미지를 유지하려고 미소를 남발할 때가 있는데 이 책을 보고 나서 조금은 표정관리를 해야겠다는 생각이
들더라고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