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 커넥션 - 뇌와 장의 은밀한 대화
에머런 메이어 지음, 김보은 옮김 / 브레인월드 / 2017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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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 커넥션>은 지금까지 중요하게 여기지 않았던 장과 장속에 살고 있는 장내 미생물군의 재발견을 설명한 책이다. "뇌와 소화기관이 서로 복잡하게 연결되어 있고 장과 장내 미생물군은 밀접한 상호작용을 통해 음식 선호도나 식사량뿐만 아니라 우리의 감정과 통증 민감도, 사회적 상호작용, 더 나아가 우리의 의사결정에까지 영향을 미칠 수 있다"라고 저자는 말하고 있다.

 

이전까지는 뇌가 모든 것을 조종하고 통제하고 몸의 나머지 신체는 그저 명령을 따라 움직인다는 패러다임이 지배적이었다. 그러나, 의학과 과학이 발달함에 따라 몸이 단순히 로봇과 같이 움직이는 것이 아니라 서로 상호작용하는 유기체라는 것이 밝혀지고 있다. 그 핵심으로 저자는 장과 장내 미생물군을 이야기하고 있다.

 

"인간의 몸을 생태계라는 관점에서 바라보면서 뇌와 장 사이 수많은 요소의 상호 연관성을 강조함으로써 질병에 대한 저항성과 안정성을 설명한 것이다."

 

이제 장은 단순히 소화와 관련된 기관만이 아니다. 장과 장내 미생물군은 뇌와의 상호작용을 통해 우울증이나, 파킨슨병 등의 정신 질환에 이르기까지 영향을 미친다. 따라서, 우리가 먹는 음식은 우리의 건강과 직접 연관이 있고 뇌에도 영향을 미친다. 

 

먼저 장에 대해서 이야기하면 우리가 섭취한 음식과 함께 치명적인 미생물이 들어오는데 장내 미생물들이 이런 치명적인 세균을 정확하게 식별해 낸다. 또한 장에는 세로토닌의 거대한 저장고인데, 세로토닌은 뇌와 장을 연결하는 중요한 신호전달물질이다.  특히 "음식물이 소화기관을 통과해 나가도록 조직적으로 장을 수축하는 일상적인 장 기능뿐만 아니라 수면이나 식욕, 통증 민감도, 기분 등 총체적인 행복에도 영향을 미친다."라고 말하고 있다. 즉, 우리의 감정에 영향을 준다는 것이다. 이와 관련하여 저자는 추가로 "따라서 뇌에서 시작된 감정은 장과 장내 미생물군이 생성하는 신호에 영향을 미치고, 이 신호는 다시 뇌로 전달되어 감정을 강화하거나 때로는 감정 상태를 더 오래 유지하기도 한다."라고 설명한다.

 

장내 미생물군은 위에서 언급한 치명적 세균을 식별해 내는 것 말고도 많은 일을 수행하는데 이에 대해서 저자는 다음과 같이 자세히 설명한다.

 

"아무튼 인간은 장내 미생물군과 공존하면서 건강과 관련해 엄청난 혜택을 누려왔다. 그중 가장 눈에 띄는 것은 인간의 장이 소화해 낼 수 없는 음식 성분을 소화하고, 물질대사를 조절하며, 우리가 먹은 음식 속에 섞여 들어온 위험한 화학물질을 해독하고, 면역체계를 조절하고 교육하며, 위험한 병원체의 침입과 성장을 예방하는 일이다. 한편, 장내 미생물군과 이들의 총체적 유전자인 유전체가 교란되거나 상태가 바뀌는 현상은 염증성 장 질환이나 항생제 유발, 설사, 천식 등 다양한 질병과 깊이 관련되며, 이에 더해 자폐스펙트럼 장애, 파킨슨병 같은 퇴행성 뇌 질환에도 영향을 미칠 수 있다."

 

이런 미생물군의 기능이 제대로 작동하지 못했을 때 여러 질병과 깊이 연관된다고 저자는 말하고 있는 것이다. 특히, 항생제는 장내 미생물군의 다양성과 풍부함을 손상시킨다고 강조하고 있다. 

 

물론 뇌에서 시작되는 감정들이 장과 장내 미생물군에 영향을 주기도 한다. 우울할 때는 장이 거의 움직이지 않는다. 이를 저자는 "장은 뇌에서 생기는 모든 감정을 거울처럼 비추고 있다."라고 말한다. 그리고 중요한 시험이나 발표를 앞두고 화장실에 가는 것도 '감정과 관련된 뇌 회로가 위장과 장에 신호를 전달해서 행동하는 데 필요한 에너지를 낭비하지 않도록 장을 비우게 한다'라고 설명한다. 이처럼 뇌와 장은 책의 제목처럼 '커넥션' 되어 있는 것이다.

 

이처럼 장과 장내 미생물군은 우리 몸의 중요한 부분을 담당하고 있는 것이다. 그렇다면 이 장과 장내 미생물군을 어떻게 관리할 것인가가 주요 이슈가 될 수밖에 없다. 이에 대해 저자는 두 가지 요소를 이야기하는데 바로 '스트레스' 와 '음식'이다.

 

먼저 스트레스에 대해서 상당히 많은 이야기를 하고 있는데 스트레스가 미치는 영향을 책에서 다음과 같이 설명한다.

 

"스트레스나 강한 불안감이 뇌의 감정 운영 프로그램을 자극해 장에 극적인 이야기를 공연하게 되면, 이에 따라 장 수축, 위에서 대장으로 음식물이 이동하는 속도, 혈류가 변한다. 이는 소장과 대장에서 사는 미생물군의 환경을 급격히 바꿀 수 있으며, 아마도 이 현상이 스트레스를 받으면 장내 미생물군 조성이 바뀌게 되는 원인일 것이다."

 

또한 유년기의 스트레스가 뇌에 흔적을 남긴다고 말하고 있다. 그리고 이 흔적이 우울증이나 스트레스에 민감한 질병을 유도하고 위장관 통증 증후군 등을 일으킨다고 이야기한다. 무서운 것은, 이런 스트레스로 인한 흔적들이 질병으로 나타나지 않지만 뇌에 남겨져 유전될 수 있다는 사실(후성유전적 변형)이다. 특히 임신기간 특정 스트레스 혹은 유년기의 스트레스가 이런 영향을 줄 위험이 크다. 다행스러운 점은 안정적인 가정환경이 이런 부정적인 요소를 극복하도록 해준다는 점이다. 이를 저자는 "스트레스 체계의 발달이 외부요인의 영향을 받는 시간의 창문은 인간의 경우 20세까지 열려 있다는 점을 명심하라" 라고 조언한다.

 

두 번째는 '음식'이다. 저자는 이에 대해 원래는 공생 관계에 있어야 할 장내 미생물군이 항생제 치료, 스트레스뿐 아니라 현대인의 달라진 식단으로 인해 "특정 세균이 비정상적으로 늘어나거나 독성이 증가하면 공생자는 공격자로 돌변하게 된다"라고 말하고 있다. 그렇다면 현대인의 식단이 왜 문제가 되는가? 

 

먼저, 저자는 현대의 가축 사육 방식을 지적한다.

 

"그러나 선조들의 단백질 공급원과 달리, 현대의 가축은 작은 우리에 갇혀 살면서 소화계가 소화할 순 없지만 살은 효율적으로 찌우는 옥수수 사료를 먹는다. 심지어 장내 미생물군의 다양성을 감소시키며 심각한 장내 감염에 취약해지게 만드는 항생제와 다른 화학물질도 섭취하고 있다. 이런 이유로 인해 가축에서 얻는 육류, 달걀, 우유와 이들의 가공품은 때로는 도저히 식품으로는 볼 수 없는 것들도 있을 정도다."

 

즉, 간접적으로 항생제와 다른 화학 물질을 섭취하게 되는 것이다. 비단, 고기뿐만이 아니라 달걀, 우유도 마찬가지로 경고하고 있다. 

 

다음으로, 마요네즈, 소스, 사탕, 빵 등에 들어 있는 유화제(계면활성제 유사 분자)의 위험을 이야기한다. 이 유화제는 위장관 내벽을 둘러싼 점액층을 파괴해 장내 미생물군이 쉽게 장 내벽 세포에 접근하게 하고 이는 대사 독혈증을 일으킨다고 말한다.

 

결국, 저자는 음식과 관련해서 지중해식 식단처럼 동물성 지방이 적은 음식을 추천한다. 이런 식단은 복합탄수화물과 식물성 지방이 많고 붉은 고기와 동물성 지방, 정제된 설탕이 적은 것이 특징인데, 이들은 장내 미생물군의 다양성과 풍부함을 증가시키고 뇌에도 유익하다. 따라서, 뇌 질환(우울증, 알츠하이머병, 파킨슨병 등)에 걸릴 위험도 자연히 낮춰준다. 

 

다음으로, 발효 식품을 강조하는데 발효 식품을 통해 장내 미생물군의 다양성을 높여줄 수 있기 때문이다. 또한, 스트레스를 받거나 분노, 슬픔이 있을 때 먹지 말라고 이야기한다.

 

저자는 이와 같은 원리에 따라, 자신이 맡은 환자들에게 처방을 할 때, 스트레스와 음식 두 가지에 대한 권면을 같이 한다. 즉, 발효식품과 프로바이오틱스 보충제의 섭취를 권함과 동시에 지가 이완법, 깊은 복식호흡, 마음 챙김법 등의 강의를 듣도록 하는 것이다. 단순히, 우리의 몸과 영혼이 연결되었다는 추상적인 개념이 아니라 과학적인 원리에 따라 몸과 마음을 동시에 관리하도록 권면하는 것이다. 

 

결론적으로 저자는 "이제부터 우리는 스스로의 내적 생태계와 몸, 마음을 잘 관리할 수 있는 유능한 관리자가 되어야 한다."라고 정리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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