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9 부의 대절벽 - 피할 수 없는 거대한 붕괴가 시작된다
해리 덴트 지음, 안종희 옮김 / 청림출판 / 2017년 9월
평점 :
절판


'인구학 전문가'라 불리는 해리 덴트는 여러 주기를 사용하여 경제를 예측하는데 그중에서도 핵심 요소는 바로 '인구'이다. 책에 따르면 인구구조에 따른 지출과 인플레이션 변화를 적용하여 주기를 예측하면, 더 정확히 주기를 맞출 수 있다고 주장한다. 그는 인간의 소비가 최고조에 달하는 시점은 약 46세라고 말하며, 외국인 이주자를 포함한 출산율이 언제 최고였는지 조사하여 그 때로부터 46년 뒤에 최고조의 소비와 함께 버블이 형성되고 그이후 버블이 붕괴한다는 주장을 펼치고 있다.

 

이러한 관점으로 2008년 붕괴도 설명하고 있다. 1934년부터 1961년 사이에 거대한 베이비붐 세대가 등장했고 이로부터 40여 년이 지나서 버블이 시작되고 이 버블이 2008년에 터졌다는 것이다.

 

책에서 저자는 4가지 주기(39년 세대 지출 주기, 35년 지정학 주기, 45년 혁신주기, 10년 호황 불황 주기)에 대한 설명과 그 주기를 바탕으로 과거 버블과 붕괴를 설명하고 있다. 특히, 지금은 이 4가지 주기가 모두 하강 국면이라고 말하며 지금까지 이 4가지 주기가 하강 국면일 때 버블 붕괴가 일어나지 않은 적이 없었다고 덧붙인다. 그런데, 갑자기 주식시장의 붐을 여성의 오르가슴 형태와 비슷하다고 이야기하는 대목이 나오는데, 사실 이때부터 더 이상 책의 내용에 집중하기가 좀 어려웠다. 그리고 중간중간, 자신의 예측이 얼마나 정확한 지 자화자찬하는 부분과 더 알고 싶으면 자신이 설립한 회사의 자료를 유로 구매하라는 내용들도 책에 나오는 내용들을 좀 더 비판적으로 읽게 만들었다.

 

먼저 그는 다우산업지수가 곧 하락할 것이라고 2016년에 예측하였는데 거의 2년 가까이 된 지금 시점에서 보면, 다우산업지수는 역사적 신고가를 계속 경신하고 있다. 

 

금 가격도 붕괴를 예상했지만 실제로는 2016년 초 대비하여 여전히 상승한 상태이다. 그런데 그는 금이 지난번 저점인 250달러 수준까지 떨어질 가능성도 있다고 이야기한다. 그러나 지금 1,000달러가 넘은 선에서 거래되고 있다. 그는 호황 시장에서의 조정 범위는 50~60퍼센트로 보고 있고 버블 붕괴 때는 조정 범위가 70~90퍼센트라고 이야기하고 있다. 그렇다면 다우지수가 붕괴되면 현재 23,000이라고 봤을 때 2,300에서 6,900까지 떨어진다는 말이다. 저자는 5,000~5,500까지 떨어진다고 보고 있다. S&P 500 지수는 550~575 수준까지 떨어질 것으로 예측한다. 2019년 후반부터 2020년 초 사이에 발생할 것으로 예상하는데 이런 날이 과연 올 것인지 기다려봐야 될 것 같다. 

 

유가도 마찬가지이다. 그는 유가가 수년 내 10~20달러 수준으로 떨어질 것으로 예측한다. 그러나 지금 유가는 50달러 선 위에서 움직이고 있다. 그리고 여전히 많은 전문가들이 유가가 50달러 선에서 유지될 것이라고 예측하고 있다. 큰 이유는 정제마진, 중국 수요의 증가 등이다. 

 

중국에 관해서도 그는 비관적으로 예측하고 있는데, 그 이유로 인구 추세가 정점에 도달했고 고령화와 노동력 감소의 영향을 이야기한다. 그리고 30%에 달하는 높은 저축률도 마이너스 요인이라고 설명한다. 그리고 30년 만에 처음으로 도시 이주 노동자들이 감소했는데, 이는 생산 가능 인구가 줄어들고 있음을 보여준다고 설명한다. 또한 중국의 금융부문 부채도 빠른 속도로 증가하고 있다고 덧붙인다. 

 

유럽도 여러 문제를 가지고 있다고 지적한다. 그중에서 저자는 이탈리아를 주목하고 있다. 다음에 쓰러질 도미노로 이탈리아를 지적하는데, 이탈리아의 부실대출 비율, 노동생산성지수의 하락, GDP의 감소, 노동비용의 증가, 이탈리아 은행의 주가 폭락, 높은 정부 부채 등을 근거로 들고 있다. 이탈리아를 시작으로 유럽이 금융 위기의 도화선이 될 것이라고 예측한다. 그리고 이어서 중국이 그 뒤를 따를 것으로 보고 있다. 결국 그는, 5년 사이에 버블이 터지고 대공황과 디플레이션에 직면할 것으로 보고 있다. 

 

그는 흑점 주기를 버블과 연결해서 설명하고 있는데, 흑점 주기가 정점에 도달했을 때 버블이 발생했다는 것이다. 이에 대해 책에서 다음과 같이 설명한다.

 

"지난 태양 흑점 주기가 정점에 도달하고 얼마 지나지 않아 2000년 3월 첨단기술주 버블이 터졌다. 이 주기가 2008년과 2009년 중반 사이에 최저점으로 떨어졌을 때 심각한 경기 침체가 발생했다. 현재의 태양 흑점 주기는 2014년 2월에 정점에 도달했으며, 대략 2019년 후반이나 2020년 초까지 하향 추세가 지속된다."

 

이에 따라 그는 2020년 초에 혹은 그전에 금융위기가 발발할 것으로 보고 있는데, 과연 어떤 금융위기가 발생할지, 이번에도 흑점 주기와 맞아떨어지는 버블 붕괴가 발생할지 확인해야 할 것 같다.  다만, 문제는 아직까지는 2017년이 거의 끝나가는 시점인데도 불구하고 이런 붕괴의 조짐은 전혀 보이지 않는다는 것이다. 

 

물론 그가 버블의 붕괴만 이야기하는 것은 아니다. 이 버블 이후에 주기를 따라 다시 호황이 올 것이라고 말하고 있다. 그 시기를 2023년부터 2036년까지로 보고 있다. 그러나 이 호황은 거대한 버블의 붕괴 이후에 존재하는 것이다. 

 

어쨌든, 인구 증감과 소비를 경제 예측의 가장 중요한 요소로 꼽는 것은 눈여겨볼 만하다. 그리고 각 나라의 부채 버블에 대해서 경고하고 있다. 이런 관점은 <빚으로 지은 집>에서 소비와 부채를 중요한 요소로 여기며 이야기를 풀어가는 관점과 비슷하다. 저자는 이 소비를 인구학 관점에서 예측하고 있고 이를 바탕으로 경제를 예측한다. 

 

또한 일반 경제학자와 다른 점은 이러한 버블 붕괴를 왜 예측하느냐이다. 보통은 붕괴를 막거나 대안을 제시하기 위해 과거의 버블 붕괴를 분석하고 원인을 파악한다. 그러나 이 책은 버블 붕괴를 막는 것보다는 언제쯤 일어날 것인지를 이야기하며 그 붕괴를 거대한 부를 거머쥘 수 있는 기회로 활용해야 한다고 이야기한다. 즉, 주기에 따른 버블 붕괴는 어쩔 수 없이 일어나기 때문에 이것을 막는 것보다 어떻게 기회로 활용하는지가 더 중요하다는 관점이다.

 

"바로 이 시기가 우리가 일생일대의 투자 기회를 발견할 수 있는 때다."

 

그리고 이 기회를 활용하기 위해 어떤 상품에 투자해야 하는지 친절하게 알려주는데 바로 높은 등급의 장기 국채(미국 국채), AAA 등급 회사채 등을 들고 있다. 그리고 주식과 부동산, 귀금속, 금, 은 등의 상품은 피해야 한다고 경고한다. 

 

또한 인도를 긍정적으로 바라보고 있다. 버블 붕괴 이후 인도가 가장 빠르게 회복할 것으로 보고 있다. 그래서 붕괴 이후 최적의 투자 국가로 인도를 뽑는다. 그 근거로 인도의 도시화율이 낮고 인프라 시설 투자도 부족한 점을 들고 있다. 즉, GDP 상승의 놀라운 잠재력을 지니고 있다는 것이다. 또한 인구학자답게 탄탄한 인구 증가 추세도 그 근거로 들고 있다. 

 

사실, 붕괴 시점만 제외하면 그의 논리는 나름 일관되고 합리적으로 보인다. 특히, 인구의 증감과 소비, 부채비율, 도시화 등 그가 경제를 바라보는 도구로 사용하는 요소들도 설득력이 있다. 다만, 현재 세계가 흘러가는 추세(유가, 달러화지수, 다우존스지수 등)가 그가 예측한 2017~2019 부의 대절벽과 맞지 않을 뿐이다. 분명, 언젠가는 그가 말한 대로 부의 대절벽이 발생할 것이다. 그리고 그 기회를 잡기 위해 그가 말한 상품과 국가에 투자해야 한다.

 

재밌는 것은 그가 아래 그림을 책에서 4-5번 인용한다는 것이다. 책을 읽으며 같은 도표를 이렇게 자주 많이 인용한 경우는 처음 본 것 같은데, 그 만큼 저자 입장에서는 중요하다고 여겨지는 패턴인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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