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기의 한국 경제, 그래도 희망은 있다
유동원 지음 / 원앤원북스 / 2016년 2월
평점 :
절판


이 책이 출판된 2016년 2월은 코스피가 아직 박스권에 있을 때였다. 그 당시 코스피 지수는 약 1,950이다. 그때 저자는 대한민국 경제에 여전히 희망이 있다는 책을 낸 것이다. 그리고 책에서 대한민국 증시의 재평가를 이야기하고 있다. 오늘(2017년 10월 19일) 기준으로 코스피 지수는 2,473이다. 코스피는 박스권을 뚫은지 이미 오래 지났다. 코스피는 연일 최고치를 경신하고 있는 상황이다. 

 

따라서, 이 책을 읽을 때는 이 책은 코스피 지수가 5년 넘게 박스권에 갇혀 있었던 때 쓰인 책이라는 점을 기억하고 있어야 한다. 동시에, 저자의 예측이 현재의 상황과 얼마나 맞아떨어지고 있는지를 확인해야 한다. 그리고 나아가 저자는 앞으로 우리 증시를 어떻게 예측하고 있는지 그 근거는 무엇인지를 파악해야 한다.

 

저자는 확신에 찬 어조로 대한민국 증시는 2년 안에 재평가될 것이라고 말하고 있다. 그 근거는 대한민국의 신용등급 상승, 수출경쟁력, 기업이익의 증가, 저유가 등이다. 그리고 이어서 2018년 이후를 준비해야 한다고 이야기한다. 중국으로 인한 위기 가능성이 있기 때문이다. 따라서, 중국의 부동산 거품, 기업들 부채비율, 공급과잉의 문제 등을 눈여겨봐야 한다.

 

책이 나올 당시, 유가는 30달러 밑으로 떨어진 상황이었다. 그리고 현재 기준으로 50달러를 넘어섰다. 저자는 유가가 더 하락하기 힘들고(정제마진, 중국의 수요, 숏 포지션 급격하게 증가) 50달러 선으로 유지할 거라고 이야기하며 수요보다 공급이 더욱 확대되고 있어서 큰 폭으로 상승하기는 어렵기 때문에 원유 수입국의 미래가 밝다고 판단한다. 특히, 한국과 중국 제조 기업들의 실적 기대가 커지고 있다고 이야기한다.

 

물론, 유가 하락은 중동 국가들의 긴축 재정을 불러오고 이는 한국의 해외 수주 감소로 이어진다. 그러나, 이는 전 세계 모든 나라가 겪는 상황이고, 한국의 세계 경쟁력은 유지되고 있기 때문에 유가만 안정되면 한국에 유리한 방향으로 흘러갈 것으로 보고 있다.

 

신용등급 상승과 관련해서는 저자의 말을 그대로 인용하는 것이 정확할 것 같다.

 

"무디스가 우리나라의 신용등급을 상향한 이유는 통합 재정수지가 2010년부터 흑자가 지속되고 있고, 대외부채가 GDP 대비 30% 수준에 불과하며, 경제와 재정 회복 역량을 높게 보았기 때문이다."

 

무디스 등급에 따르면 한국은 중국, 일본보다도 두 등급이나 높은 Aa2이다. 이는 프랑스, 영국, 홍콩과 같은 등급이다. 책에서는 신용등급 향상으로 "미연준의 금리 인상 이후에 나타날 외국인 자금 유출 우려를 충분히 완화할 수 있다." 고 설명한다.

 

미국의 금리 인상은 천천히만 진행된다면 경기 회복에 대한 기대로 호재로 작용할 것이라고 이야기하고 있다. 그리고 현재 실제로 이는 전 세계 증시에 호재로 작용하여 상승을 불러오고 있다.

 

경제를 예측하는 부분에 있어서 가장 중요한 것 중 하나는 어떤 지표를 눈여겨보느냐이다. 이에 따라 예측이 정반대로 나오기도 한다. 저자가 미국 경제에 있어서 눈여겨보는 지표는 바로 실업률과 소득 증가율이다. 그리고 세계 경제가 과열인지 아닌지를 판단하는 가장 중요한 요인 중 하나가 각국의 예대율(예금에 대한 대출의 비율)이라고 말한다. 그리고 금융위기와 관련해서는 스왑스프레드를 꼽는다. 

 

저자는 미국 경제를 다음과 같이 정리한다.

 

"미국 경제를 다시 한 번 정리해보면 생산성 성장률이 높고, 소득 증가율이 지속되며, 유동성도 풍부한데다 소매판매 증가율은 아주 약한 2%대 성장률을 보이고 있다. 이런 상황이라면 미국 경기는 회복할 수밖에 없다."

 

지금까지는 책에서 말하는 저자의 예측과 비슷하게 흘러가고 있다. 저자가 힘주어 이야기하고 있는 것은 지금(2016년 2월)은 대세 하락의 초입이 아니라 큰 상승장의 중간이라는 것이다. 이 책을 출판되었을 때 읽고 저자의 말대로 투자를 했다면 꽤 큰 수익을 맛보았을텐데 라고 사후 확신 편향을 가져 본다.

 

중요한 점은 저자는 무한정 상승할 거라고 이야기하지 않는다는 것이다. 대세 상승을 향후 1~3년으로 보고 그 이후 다시 하락장이 올 것이라고 예상한다. 따라서 향후 1~3년 보유 후, 매도하고 잠시 쉬다가 하락이 지나고 다시 투자하는 것이 가장 이상적이라고 말하고 있다.

 

물론, 올해 한국 증시의 큰 이벤트 중 하나는 사드 배치로 인한 중국의 보복이었다. 그로 인해, 화장품주를 비롯한 관련 주들이 큰 폭으로 하락하였다. 당연히 이런 정치적인 이슈로 인한 이벤트는 예측할 수가 없는 부분이긴 하다.

 

따라서, 모든 거시 지표와 경제 상황이 저자의 책에 예측된 대로 흘러간다고 하더라도 결코 방심할 수 없는 것이 증시 시장이다. 그리고 팻테일 현상은 금융시장에 분명히 존재한다. 따라서 누구도 100% 확신할 수도 없고 확신해서도 안되는 것이다. 언제 발생할지 모르는 시스템 리스크를 대비한 안전장치가 호황기에도 당연히 필요하다.

 

한 가지 아쉬운 점은 "소득 증가율이 노동생산성의 상승보다 낮기 때문에 그만큼 기업들의 펀더멘털이 상승하고 있다. 노동생산성과 실질임금 상승률의 괴리는 기업이익 증가로 나타난다."라고 언급한 부분이다. 사실 이것은 이렇게 결론 내릴 문제는 아니다. 이는 한동안 이슈가 되었던 바로 사내유보금 관련 내용이다. 기업의 펀더멘털은 상승하고 있을지 몰라도 서민들의 펀더멘털은 점점 약해지고 있다는 의미이기 때문이다. 물론, 주식 시장 측면에서는 호재이긴 하다. 냉정한 시각이라고 볼 수도 있지만 가혹한 시각이라고 말할 수도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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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와같다면 2017-12-01 23:18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저도 요즈음 많이 생각하는 부분이예요..
하락장에 대한 대비..

그런데 사람의 탐욕이 대세 상승을 경험한 후 하락을 예상하며 매도하고 잠시 쉰다는 것이 얼마나 어려운 것임을 알기에 균형을 잡으려고 의도적으로 노력합니다

데굴데굴 2017-12-02 03:38   좋아요 1 | URL
맞습니다 고수들도 수익이 난 다음에 큰 손실을 보기 쉽다고 하니깐요

결국 잠시 쉬는 것도 정확한 그림과 예측을 통해 가능한 일인 것 같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