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글의 아침은 자유가 시작된다 - 구글 인사 책임자가 직접 공개하는 인재 등용의 비밀
라즐로 복 지음, 이경식 옮김, 유정식 감수 / 알에이치코리아(RHK) / 2015년 5월
평점 :
절판


구글 최고인적자원책임자인 라즐로 북의 <구글의 아침은 자유가 시작된다>이다. 인사책임자답게 그는 책의 서두에 인간에 대한 기본 믿음을 제시한다. 그리고 이 믿음을 기반으로 구글에서 여러 정책이 시행착오를 거쳐 자리 잡았음을 이야기한다. 그는 서두에 다음과 같이 밝힌다.

 

"이 책은 사람은 본래 선하다는 믿음이 얼마나 강력한 힘을 발휘하는지 밝히는 책이다. 직원에게 자유를 줄 때 얼마나 큰 힘이 발휘되는지 보여주는 책이다. 본능에 의존하지 안고 과학적인 방법론에 입각해 의사 결정을 할 때 얼마나 굉장하고도 올바른 선택이 가능한지 알려주는 책이다."

 

이에 따르면 인사 담당자는 기본적으로 인간의 선함, 자유, 과학적 방법에 입각한 의사 결정 이 세 가지 꼭지를 항상 기억하고 있어야 된다. 그리고 이를 바탕으로 인력을 관리하고 조직을 이끌어 갈 때 구글과 같은 기업 문화를 누구나 만들어 낼 수 있다고 저자는 이야기한다. 

 

물론, 이 요소 하나하나가 간단한 것은 아니다. 직원에게 자유를 어디까지 줄 것인가? 상사가 어떤 업무를 지시할 때 그 업무를 왜 하는지 꼭 해야 되는지부터 직원과 조율해야 한다면? 만약, 직원이 그 일이 적합하지 않다면 상사의 권위는 어떻게 되는가? 등등 많은 이슈가 생길 수밖에 없다. 그래서 많은 회사는 자유와 재량권을 주지 않고 그저 상명하복의 방식, 수직구조를 그대로 유지하려고 한다. 최소한 머리 아프고 골치 아픈 일은 안 생기기 때문이다. 그러나, 중요한 것은 이 많은 이슈에도 불구하고 직원의 자유와 재량권이 높아질수록 성과가 개선된다는 사실이다.

 

성과뿐이 아니다. 직원들이 왜 일을 하는지를 알게 되면 즐겁게 일을 할 수 있으며 더 행복하고 더 건강하다. 그래서 저자는 당신이 전력을 당해 일을 하면서도 어떤 즐거움도 느끼지 못한다면 무언가가 잘못됐을 가능성이 높다고 추가로 설명한다.

 

구글은 애완견을 데리고 가도 되는 회사로 유명하다. 중요한 것은 이런 정책이 직원이 10명이던 시절에 도입되었던 정책이라는 점이다. 이처럼, 구글의 정책들 중에는 창립자인 세르게이와 래리가 설립 초기부터 만들어졌던 것들이 이어져오는 경우가 많다. 즉, 기업의 정책, 멋진 시설에서 보통 많은 감명을 받지만 중요한 그 모든 것을 관통하는 그 기업의 정신이다. 그리고 그 정신은 창립 때부터 이어져 내려온 것이다.

 

저자는 구글의 기업 문화를 이야기하며 세 가지 측면을 말하는데 바로 사명, 투명성, 목소리이다. 이를 풀어서 설명하면 ' 매력적인 사명을 발견하고 투명하게 공개하며 직원이 자기 목소리를 낼 수 있도록 하라'는 것이다. 이런 환경을 제공하는 회사에 능력 있는 자들이 몰릴 것이라고 저자는 단언한다.

 

인사는 많은 일들로 이루어져 있지만 빼놓을 수 없는 것이 채용이다. 저자도 책에서 구글의 채용 방식을 상세히 설명하고 있다. 채용에 있어서 중요한 것은 상위 10%를 분별하는 것이다. 모든 회사가 그렇지만 IT 기술을 기반으로 한 구글은 특히 특출난 상위 몇 명이 중요하다. 따라서, 이런 특출난 인재가 들어오고 싶은 회사를 만들어 가는 것과 이런 인재를 조기에 발견하고 영입하여 좋은 인재로 길러내는 것 이 두 가지가 가장 중요하다고 볼 수 있다. 그리고 이런 인재를 발견하는 방법이 바로 '시간을 들여 천천히 채용'하고 '자기보다 더 나은 사람을 채용하라'는 법칙이라고 저자는 이야기한다. 또한 그 사람이 성취한 것을 중요시하는 원칙에 따라, 아이비리그 평균 정도의 졸업생보다 주립대학을 수석으로 졸업한 지원자를 더 선호한다고 밝힌다. 그리고 입사자의 소양 중 가장 중요한 것은 바로 겸손함과 성실함이라고 강조한다. 단순히 똑똑하기만 한 사람은 채용하지 않는다는 것이다.

 

구글은 여러 실험과 통계, 분석을 통해 의사 결정을 하는데, 그중 하나는 대학 성적은 졸업한 지 2,3년까지만 유효하다는 사실을 밝혀낸 것이다. 그래서 최근 졸업생들만 성적표를 제출하고 그 외에는 성적표를 제출하지 않고 있다. 

 

또한 책에서 여러 면접 방식에 대해 설명하고 있는데 면접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단순 평가가 아니라 그 사람이 당신을(회사를) 사랑하게 만드는 것이라고 말하며 그의 뛰어난 통찰력을 보여준다. 거의 모든 회사가 기본적으로 면접의 기능은 평가 및 채용으로 제한되는데 저자는 이 면접이 바로 지원자의 회사에 대한 첫인상이 되는 것이고 그것이 실제 회사생활과 밀접하게 연결된다는 것을 파악한 것이다. 또 재밌는 것은 면접을 보는 횟수와 관련해서이다. 그들은 여러 실험 끝내 4차례의 면접이 86퍼센트 신뢰도로 적정하다는 사실을 발견했다. 그래서 90에서 180일이 걸리든 채용기간을 평균 47일로 줄였다고 말한다. 

 

구글은 수직 문화와 위계질서를 완화하기 위해 여러 장치를 도입했다. 개인의 결정으로 채용할 수 없을뿐더러, 자신의 휘하에 있더라도 다른 사람의 승인 없이는 연봉과 승진을 결정할 수 없다. 이런 식으로 상사의 권위, 다른 말로 하면 당근과 채찍을 줄이면서 그만큼 팀원들이 자유로운 토론을 할 수 있고 혁신을 추진할 수 있는 발판을 마련하는 것이다. 관리자에 대하여 여러 조언을 하는데 특히 다음 조언을 한국의 모든 관리자가 귀 기울일만하다.

 

"관리자가 깨닫지 못하는 사실은 통제 권한을 아주 조금 포기할 때마다 자신은 추가로 확보된 시간을 새로운 과업에 쏟을 수 있고 팀에게는 한 걸음 더 멀리 나아갈 수 있는 멋진 기회가 생긴다는 점이다. 당신의 부하직원이 좌절감을 느끼는 영역이 어디인지 찾아내고 직원들이 스스로 그 문제를 해결하는 것을 허용하라. 돈이나 시간이 제한되어 있다거나 혹은 다른 제약 조건들이 있다면 직원들에게 현재 당신의 조직 혹은 부서가 놓여 있는 상황을 솔직하게 얘기하라. 직원들에게 모든 걸 투명하게 털어놓고, 직원들이 팀이나 부서 혹은 회사의 어떤 틀을 주인의식을 갖고 만들어나가도록 권한을 부여하라. 그러면 이 직원들이 결국 거둬들이고야 마는 엄청난 성과를 보고 깜짝 놀랄 것이다."

 

재미있는 것은 구글에서도 설문조사를 하면 승진 과정이 공정하지 못하다는 지적이 직원들에게서 나온다는 것이다. 특정한 업무나 자리, 사업에서 승진자가 나온다는 문제 제기는 비단 구글만의 문제가 아니다. 중요한 것은 구글은 직원들이 목소리를 내고 그 의견이 전달되어 개선이 될 여지가 있는 반면 한국의 많은 기업들은 목소리조차 내기 힘들다는 사실이다. 이것은 아주 큰 차이이다. 

 

성과 평가 제도는 가장 민감한 부분 중 하나이다. 구글도 여러 시행착오를 거치며 지금의 시스템에 도달했다. 정확한 평가를 위해 직원 등급을 몇 십 개로 구분하기도 하였으나 이제는 5등급으로만 평가를 하고 있다. 또한 초안에 대해서 여러 관리자로 구성된 등급보정위원회에서 등급 보정 과정을 거쳐서 최종적으로 결정된다. 따라서 관리자 한 명에 의해 자신의 등급이 최종 결정되지 않는 것이다. 이것은 구글의 많은 직원에게 긍정적인 평가를 받고 있다. 여러 관리자가 다양한 관점에서 평가하고 공정하고 객관적인 과정을 거쳐서 성과 평가가 이루어진다면 직원들도 어느 정도 평가에 대해서 신뢰하고 수긍할 수 있을 것이다.

 

모든 회사의 골칫거리 중 하나는 하위 5%의 퍼포먼스를 내는 직원을 어떻게 할 지이다. 단순히 그들을 쫓아낼 것인지, 아님 스스로 사퇴하도록 한직을 부여할 것인지 등 다양한 방법으로 그들을 처리하고 싶어 한다. 이에 대해 저자는 완전히 다른 방식으로 접근하고 있는 구글의 가치관을 소개한다. 이들이야말로 가장 개선의 여지가 큰 직원들이라는 점이다. 그리고 상위 5%의 직원들이 이들에게 노하우를 전수할 수 있다는 사실이다. 구글은 먼저 하위 5%의 직원에게 다음과 같이 부드러운 메시지를 통해 당사자들의 위치를 알려준다.

 

"귀하는 구글 전체 직원 가운데 하위 5퍼센트의 성과를 내는 집단에 속합니다. 기분이 별로 좋지 않을 것임을 저도 잘 압니다. 이 사실을 귀하에게 알리는 것은 귀하가 스스로를 보다 더 낫게 개발하고 더 나은 성과를 올릴 수 있도록 돕기 위함입니다."

 

즉, 기회를 주는 것이다. 그들에게 무슨 문제가 있을 수도 있지만 충분한 기회와 교육, 혹은 충분한 동기를 제공받지 못해서 일 수도 있고 이런 경우는 회사가 적절한 방안을 제시하면 향상시킬 수 있기 때문이다. 이 방식이 새로 인원을 채용하는 방식보다 시간이나 비용 면에서 훨씬 저렴한 것은 두말할 필요가 없다. 물론 기회를 주었는데도 이런 노력이 실패로 돌아간다면 서로를 위해 지체하지 말고 직원을 내보내라고 권면한다.

 

또한 저자는 내재적 금전 보상(우리의 과제와 초심을 잃지 않을 것, 투명성을 강조하고 실천할 것, 회사 운영에 직원의 목소리를 강력하게 반영할 것, 탐구하고 실패하고 학습할 자유를 보장할 것, 협력을 용이하게 해주는 물리적 공간을 확보할 것 등)과 외재적 금전 보상을 이야기하고 있다. 그리고 이에 따라 네 가지 원칙을 다음과 같이 마련했다.

 

1. 공정하지 않게 보상하라
2. 성취를 축하하는 것이지, 보수를 주는 것이 아니다
3. 사랑을 퍼뜨리기 쉽게 만들어라
4. 실패를 해도 사려 깊은 실패에는 보상을 하라

 

특히 첫 번째, 공정하지 않게 보상하라가 눈에 띈다. 이와 관련 빌 게이츠의 말을 인용한다. "위대한 선반공은 평균적인 선반공이 받는 임금의 몇 배를 받는다. 그러나 위대한 소프트웨어 개발자는 평균적인 소프트웨어 개발자에 비하면 1만 배나 큰 가치를 지닌다." 즉, IT에서는 위대한 개발자의 부가가치가 상상을 초월하고 이는 몇 백 명의 IT 개발자로는 대체할 수 없다는 것이다. 그리고 그에 맞는 수십 배의 보상이 필요하다는 것이다. 그렇지 않으면 그 '위대한 개발자'는 다른 회사로 떠날 여지가 생기는 것이다. 그래서 저자는 구글에서는 동일한 업무를 수행하지만 성과 및 금전 보상의 차이는 100배가 될 수 있다고 말한다. 그리고 한 명의 직원이 열 명의 몫을 한다면 10배는 아니더라도 5배는 보상해야 되는 것이 저자의 개인적인 생각이라고 밝힌다. 이것은 그 직원을 붙잡는 역할을 할 뿐 아니라 다른 직원들에게 충분한 동기 부여가 된다. 물론 이를 위해서는 직원의 역량을 정확히 평가할 수 있는 유능한 관리자를 확보해야 한다.

 

물론, 금전적 보상에 따른 문제점도 분명히 언급하고 넘어간다. 구글에서 실제로 매년 우수한 팀을 선정해 주식을 제공했는데, 비기술을 담당하는 직원들은 거의 그림의 떡이었기 때문에 오히려 사기를 저하시켰던 것이다. 이처럼 금전적 보상은 양날의 검이다. 이를 어떻게 지혜롭게 사용하는지에 따라, 직원에게 동기 부여가 될 수도 있고 독이 될 수도 있다. 그래서 구글은 주식, 즉 돈이 아니라 그만한 가치에 해당하는 선물을 제공하는 방식으로 바꾸었다. 여행권, 2인용 식사권, 넥서스 7을 준다든지 등등. 즉, 금전적 방식이 아닌 경험적인 차원으로 바꾼 것이다. 그리고 이 방식은 긍정적인 반응을 이끌어 내었다고 저자는 이야기한다. 이 사실은 <왜 똑똑한 사람들은 행복하지 않을까>에서 나오는 이야기와 비슷한 맥락이다. 이 책에서도 돈 버는 것을 주된 목표로 삼던 학생들이 20년 후에 훨씬 덜 행복한 것으로 나타났다고 이야기하기 때문이다. 물론, 구글은 그럼에도 불구하고 여전히 주식과 현금 등의 보상을 시행하고 있다.

 

책에는 또한 말로만 듣던 구글의 엄청난 복지를 구체적으로 언급하고 있는데 ATM 서비스, 자전거 수리, 세차 및 엔진오일 교환, 드라이클리닝, 유기농 농산물 및 육류 배달, 이발관 미용실, 아동도서관 등 다양하다. 놀라운 사실은 구글에서 정책으로 도입한 것도 있지만 직원들이 필요에 의해 요구하거나 직접 업체와 연결한 경우도 필요시 반영한다는 것이다. 또한 카페를 설계하며 우연한 충돌을 고려한 부분(<창조적인 사람들은 어떻게 행동하는가>에서 이런 만남이 중요하다는 이론을 행동 물리학을 통해 보여준다)이라든지, 스타벅스 창업자인 하워드 슐츠의 제3의 공간을 고려한 부분 등은 여러 이론을 빠르게 받아들이고 적용하는 구글의 뛰어난 면을 살펴볼 수 있다.

 

구글의 위대함은 이뿐만이 아니다. 직원이 사망할 경우 배우자에게 10년 동안 직원의 월급 절반을 지급한다. 또한 자녀가 있다면 20살(혹은 전업 학생 신분을 유지할 때는 24살)까지 매달 1,000달러를 지급한다. 우리나라에 이런 회사가 있었던가? 아니 조금이라도 비슷한 회사가 있었던가? 그런데 저자의 그다음 말이 더 놀랍다. 현재, 이러한 비용이 직원 총 급여의 0.1퍼센트만이라는 사실이다. 즉, 다음 해 월급 인상에서 0.1퍼센트만 줄여도 모두가 이런 안전망을 가질 수 있다. 또한 출산휴가가 3개월일 때 구글은 5개월로 늘렸다. 

 

그리고 넛지라는 개념을 설명하는데, 모든 일에 있어 약간의 암시를 주면 적은 비용으로 많은 효과를 누릴 수 있다고 팁을 준다. 예를 들면 신입 직원이 첫 출근을 하는 일요일에 관리자에게 짧은 행동지침을 담은 메일을 보내는 식이다. 이것만으로도 효과를 발휘하는 것이 바로 '넛지'의 힘이다.

 

구글은 직원의 노후도 걱정해준다. 그래서 여러 연구를 통해 저축을 최대한 많이 하는 것이 노후 자산에 지대한 영향을 미친다는 것을 발견하고 직원들에게 저축을 늘리라고 끊임없이 촉구한다. 진짜 이런 회사가 있을까 싶다. 직원들이 저축을 많이 할수록 회사도 연금 기여금을 더 지불해야 되는데도 구글은 마다하지 않는다. 비만과 각종 질병으로부터 직원을 보호하기 위해 여러 고민을 한다. 식단을 바꾸기도 하고 설탕이 들어간 과자는 진열장 구석으로 배치하기도 하는 등 다양한 방식을 통해 직원의 건강을 걱정하고 개선하려고 노력한다.

 

또한 학습과 관련해서는 스웨덴 출신 심리학 교수 안데르스 에릭손의 이야기를 인용하는데 그에 따르면 '전문가가 되는 데는 얼마나 많은 시간을 학습에 투여하는가가 아니라 그 시간을 어떻게 보내는가에 달려 있다는 사실'이다. 그리고 그 전문가들은 자기가 하는 활동을 쪼개어 그 하나하나에 집중해서 반복한다는 것이다. 

 

마지막으로 저자는 다음과 같이 정리한다.

 

Work Rules - 회사 내에 자유로운 환경을 조성하려면

 

1. 일에 의미를 부여하라.
2. 사람을 믿어라.
3. 자기보다 더 나은 사람을 채용하라.
4. 역량 계발과 성과 관리를 혼동하지 말라.
5. 최고의 직원과 최악의 직원에게 집중하라.
6. 인색하면서도 동시에 관대하라.
7. 불공정하게 보상하라.
8. 넛지, 슬쩍 옆구리를 찔러라.
9. 점점 커지를 기대를 관리하라.
10. 즐겨라! 그런 다음 1번으로 돌아가 다시 시작하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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