투자에 대한 생각 - 월스트리트가 가장 신뢰한 하워드 막스의 20가지 투자 철학
하워드 막스 지음, 김경미 옮김 / 비즈니스맵 / 2012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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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자인 하워드 막스는 <투자에 대한 생각>에서 처음부터 확실히 짚고 넘어간다. 

 

"나의 목표는 투자를 단순화하는 것이 아니다. 사실 내가 가장 확실히 하고 싶은 것은 '투자가 얼마나 복잡한 것인가'를 사람들에게 이해시키는 것이다. 투자를 단순한 것처럼 말하는 사람들은 그 말을 믿을 수도 있는 사람들에게 대단히 큰 피해를 끼친다."

 

따라서, <투자에 대한 생각>에는 특정한 공식이나 비법은 존재하지 않는다. 그저, 투자를 할 때 고려해야 될 여러 사항들을 설명하고 있을 뿐이다. 그래서 그는 일정하고 기계적인 투자 전략보다는 직관적이고 유연한 투자 전략을 세워야 한다고 강조한다. 특히 리스크와 관련해서 리스크는 주관적이고 보이지 않으며 계량화될 수 없다고 책의 중반부에서 분명히 이야기한다. 이어서 금융공학에 의한 과학적 접근이 최고 투자자들의 주관적 판단보다 결코 나을 것이 없다고 말한다.

 

이는 사실, 퀀트투자를 부정하는 말로 들릴 여지가 있다. 퀀트투자는 계량 투자로 객관적 수치를 바탕으로 특정 알고리즘으로 종목을 추려내어 기계적인 투자를 하기 때문이다. 퀀트투자에서는 인간의 감정 및 주관적 판단을 최대한 배제하려고 노력한다. 그렇다고 하워드 막스가 인간의 심리와 감정을 신뢰하는 것은 아니다. 책에서 그는 다음과 같이 말하고 있다.

 

"인간은 단순한 계산기가 아니다. 대부분의 사람들은 객관성을 잃게 만드는 탐욕, 공포, 시기, 그 밖에 다른 감정에 영향을 받기 때문에 언제라도 커다란 실수를 할 수 있다."

 

"가장 큰 투자 실수는 정보나 분석적인 요인에서 나오는 것이 아니라, 심리적인 요인에서 나온다."

 

그는 기술적 분석에 대해서도 이야기한다. 그는 기술적 분석을 믿지 않는다고 말하고 있다. 또한 모멘텀 투자에 대해서도 주의해야 한다고 이야기한다. 그 근거로 '영원히 지속되지 않는 것에는 결국 끝이 있기 마련이다'라는 경제학자 허브 스타인의 말을 인용한다. 물론 모멘텀 투자자들도 이 사실을 알고 있다. 그래서 모멘텀 투자자들은 가치 투자자처럼 2,3년씩 보유하지는 않는다. 여러 백테스트를 통해 모멘텀 투자를 할 때, 보유기간을 얼마로 가져가는 것이 가장 적절한지 나름의 기준을 가지고 있다.

 

시장을 뛰어넘는 초과수익을 추구하는 투자자에게 있어 기본적인 전제는 시장은 비효율적이기 때문에 내재가치를 제대로 반영하지 못하는 회사가 존재한다는 것이다. 그리고 통찰력과 모험을 통해 초과수익을 달성할 수 있다는 것이다. 그렇다면 회사의 어떤 점을 통해서 가치를 평가할지가 중요한데, 하워드 막스는 회사를 분석할 때 소득과 현금의 유동성이 중요한 요소라고 집어서 이야기하고 있다. 그리고 반드시 합리적인 가격에 사야 한다고 조언한다.

 

또한 저자의 '리스크'에 대한 개념 정의도 그의 뛰어난 통찰력을 알 수 있는 부분이다. 보통은 '리스크=변동성'으로 많이 이해하는데, 그는 이에 대해서 다른 관점으로 해석을 한다. 리스크는 변동성이 아니라 돈을 잃을 가능성이라고 이야기하는데 상당히 설득력이 있다고 생각한다. 일반적으로 어디에 투자를 했을 때 리스크는 변동성이 얼마나 큰 지가 아니라 원금 손실의 가능성으로 이해하는 게 더 자연스럽다.

 

리스크가 비록 계량화할 수도 없고 눈에 보이지도 않지만, 저자는 실력이 뛰어난 투자자들은 주어진 상황에 따라 어떤 리스크가 존재하는지 '가치의 안정성과 신뢰성', '가격과 가치의 관계'를 토대로 판단 및 짐작이 가능하다고 이야기하고 있다.  <투자에 대한 생각>은 리스크와 관련해서 여러 챕터에 나눠서 이야기하고 있는데 그중에서 가장 기억에 남는 말 중에 하나는 다음과 같다.

 

"나는 투자에서 리스크는 가장 인지되지 못하는 곳에 가장 크게 도사리고 있고, 반대로 가장 큰 리스크가 있다고 사람들이 생각하는 곳에 가장 적은 리스크가 있다고 확신한다."

 

즉, 아무도 리스크라고 생각하지 못할 때 가장 큰 리스크가 있다는 것이다. 가장 대표적인 예가 바로 2008년 서브 프라임 사태일 것이다. AAA 등급을 받은 모기지 채권 POOL이 손상되리라고 아무도 생각하지 않았다. 손상되기 위해선 대부분의 집 가격이 하락해야 되는데 이런 재앙이 발생할 거라고 생각한 사람은 거의 없었다. 이런 곳에 오히려 바로 큰 리스크가 존재할 수 있다는 것이다.

 

또한 그는 우량 자산이 오히려 더 위험할 수도 있다고 경고한다. 보통 우량 자산은 리스크가 거의 없고 어느 정도의 수익을 보장한다는 생각한다. 그래서 많은 이들이 실제로 투자하게 되면 수익은 줄어들게 된다. 반면, 자산의 가격은 올라가게 되어 리스크는 증가하게 되는 것이다. 그래서 하워드 막스는 '자산에 대한 적극적인 관심과 호평이 커질수록 잠재 수익은 감소하고, 리스크는 증가하는 원천이 될 수 있다'라고 말한다. 따라서, 그의 투자 선호 대상은 '매출이 저조하고, 관심의 대상도 아니고 평판이 안 좋은 저가매수의 대상이 되는 증권들'이다. 

 

리스크를 리스크로 감지하기 어려운 이유는 리스크는 부정적인 상황에서 노출되기 때문이다. 리스크가 있다고 하더라도 그냥 넘어가는 경우가 많다. 이런 경우 리스크가 있는지 인지하기가 어렵다. 잠재된 리스크를 찾아내는 것은 쉬운 일이 아니기 때문이다. 따라서, 하워드 막스가 추구하는 투자는 확실한 리스크 관리를 통해 호황에는 시장만큼 수익을 내고 불황에는 시장보다 적은 손실을 내는 것이다. 이것이 그의 투자 가치관이 가장 빛나는 대목이다. 보통은 호황에서도 시장보다 더 많은 이익을 내고 시장이 손실이 나는 상황에서도 여전히 수익을 내는 것을 목표로 한다. 그러나 그는 시장만큼만 먹고 덜 손실을 보는 전략을 취하는 것이다. 실제 투자를 하고 큰 손실을 입은 사람들은 이 말의 의미를 어느 정도 이해할 것이다.

 

"불리한 환경에서 살아남을 수 있는 능력을 확실히 하는 것과 유리한 환경에서 수익을 극대화하는 것은 양립될 수 없기 때문에 투자자들은 이 두 가지 사이에서 하나를 선택해야 한다."

 

리스크 관리의 기본은 미래에 대한 불확실성이다. 따라서 하워드 막스는 결론적으로 다음과 같이 이야기하고 있다.

 

"미래가 무엇을 쥐고 있는지 모른다고 느끼는 사람들은 매우 다르게 행동할 것이다. 분산투자를 하고, 리스크에 대비하고, 레버리지 사용을 줄이거나 아예 하지 않고, 미래가치보다는 현재가치를 중요시하고, 자본 구조를 탄탄히 하고, 가능성 있는 여러 결과에 단단히 대비할 것이다."
 
결국, 투자자는 알 수 없는 것은 알 수 없다는 것을 인정해야 한다. 즉, 자신의 한계를 인정하고 그에 따른 리스크 관리를 염두에 두어야 하는 것이다. 저자는 이를 '방어적 투자', '손실회피전략'이라고 말하고 있다. 더 많은 수익 보다 투자 세계에서 살아남는 것이 더 중요하다고 이야기한다. 즉, 리스크관리가 1순위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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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iximalism 2018-10-05 04:15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댓글에서 짙은 내공이 느껴지십니다.
책 구매를 망설였었는데, 데굴데굴님 리뷰를 보면서
한번 사서 읽어봐야겠다는 생각이 듭니다.
잘 읽었습니다.

데굴데굴 2018-10-06 13:24   좋아요 0 | URL
네 저도 읽고나서 좋은 책이라고 느꼈습니다.
물론 상황에 따라 눈에 들어오는 내용은 다르겠지만 그럼에도 건질 것이 많은 책이라는 생각이 드네요.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