극한육아 상담소 : 엄마 마음편 - 엄마 되기 나만 힘들다고 느껴질 때
한혜진 지음 / 로지 / 2016년 11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극한육아 상담소>를 읽다 보면 공감 가는 내용이 상당히 많다. 그래서 나도 모르게 저자의 이야기에 귀를 기울이게 된다. 저자는 블로그에 포스팅을 하며 다른 엄마들과 소통을 하면서 쌓인 질문과 대답들을 비슷한 분류로 묶어서 책을 내었는데, 상담하는 구어체로 쓰여서 조언들이 마음에 더 와 닿는다.

 

육아가 정말 '극한'육아인가라고 반문하는 사람이 있을지 모르겠다. 아직 육아를 해보지 않은 사람이라면 육아를 하면 생각이 달라질 거라고 말하고 싶다. 그리고 육아를 했는데 극한까지는 아니던데라고 말하는 사람들에게는 '그럼 감사하세요'라고 말하고 싶다. 육아는 결코 쉽지 않다. 나는 육아를 하면서 군대보다 더 힘들다고 생각했다. 세상에 육아처럼 몸과 마음이 힘든 일이 얼마나 많을까란 생각도 했다. 육아는 진짜 몸과 마음이 다 힘든 몇 안되는 일 중 하나인 것 같다. 그러나 다행히 희망도 있다. 이 힘듦이 영원하지는 않다는 것이다. 세상만사가 그렇듯 육아도 처음 1년이 가장 힘들다. 저자는 다음과 같이 말하고 있다.

 

"첫아이를 기르는 1년이 헤비메탈급으로 가장 다이내믹하고 2년째부터 미디엄 템포로 바뀌다가 3년째가 되면 재즈부터 클래식까지 우아한 음악을 마음대로 선곡할 수 있을 거예요... 그렇게 몇 년 지나고 나면 키우는 동안의 슬픔과 아픔은 추억이 되고, 기쁨과 감동은 배가 되어 남아요."

 

육아가 힘들다는 것은 사실이다. 이 사실을 바꾸거나 회피할 수는 없다. 그렇다면 내가 그것을 어떻게 해석하고 어떻게 받아들이냐에 따라 각 사람에게 미치는 영향은 달라진다. 특히, 가장 힘들었던 순간이 나중에는 가장 기억에 남는 추억이 되는 경우가 많다. 그리고 가장 힘들었던 경험을 통해 내가 더 성장하고 발전하는 경우도 흔하다. 물론, 그 순간은 견디기 힘들고 도망가고 싶고 이런 어려움이 안 왔으면 좋겠다는 생각을 당연히 할 수밖에 없다. 그러나 지나고 나면 다 감사한 순간들일 뿐이다. 저자는 육아도 마찬가지라고 조언하고 있다. 

 

"엄마가 된 후 최초의 3년은 여자로서 가장 큰 성장을 할 수 있는 시기입니다. 한번 믿어보세요."

 

"아이가 세 돌이 될 때까지 엄마 스스로 감정을 다스릴 수 있는 절호의 기회를 놓치지 않았으면 좋겠어요. 육아는 사고 뭉치인 감정을 다스릴 수 있는 핵무기 같은 시간이에요. 왜냐하면 육아는 인생의 축소판으로서 모든 희로애락이 담겨있기 때문이죠. 특히 엄마 인생의 최초 3년은 희로애락이 극도로 함축되어 있어서 그 강도가 아주 강하게 느껴지는 시기예요."

 

육아에 있어서 빼놓을 수 없는 주제가 바로 체력이다. 위에서 이야기했듯이 육아는 몸과 마음 둘 다 힘든 일이다. 절대 만만하게 봐서는 안되고 미리 체력을 준비해야 한다. 몸과 마음은 서로 영향을 미치기 때문에 체력이 떨어지면 마음도 부정적이 되고 아이가 하나도 예뻐 보이지 않을 수 있다. 따라서, 육아 전에 체력을 길러야 되고 체력을 비축해야 된다. 아빠도 마찬가지다. 아무리 운동을 하고 체력이 좋다하더라도 아빠도 마찬가지로 지칠 수 있다. 밤에 아기가 잠을 안 자고 1시간마다 깨서 며칠 잠을 제대로 못 잔다면 아무리 건강한 성인 남자라 하더라도 버틸 수가 없다. 따라서 기회가 될 때 체력을 기르는 것은 엄마, 아빠 모두에게 필수이다. 저자는 특히, 노산 엄마들에게 아기가 잘 때 꼭 같이 자라고 조언한다. 

 

"노산 엄마, 특히 아기가 자주 깨는 노산 엄마라면 더더욱 아기가 잘 때 조금이라도 눈을 붙이세요. 낮잠 잘 때도 쉬고, 밤잠 잘 때도 쉬세요...아기가 잘 때, 무조건 쉴 수 있을 때 쉬세요."

 

책에서는 아이에게 화를 내는 것에 대해서도 조언하고 있는데 이 부분도 모든 부모가 귀담아들어야 되는 내용이다. 보통은 체력이 떨어지고 피곤하게 되면 당연히 화내거나 짜증 내는 일도 많아진다. 인내심이 바닥으로 떨어진다. 원래 화를 안 내던 사람도 예민해질 수밖에 없다.

 

그리고 또 화를 내는 경우는 아이가 제어가 안될 때이다. 분명 다른 말귀는 다 알아듣는데 하지 말라고 하는 것은 못 알아듣거나 또 잘못된 행동을 반복하는 경우가 있다. 첨엔 기분 탓인가라고 생각했다가 두 번, 세 번 그렇게 아이가 행동하면 엄마를 무시한다고 생각하게 되는 것이다. 그럼 자연스럽게 분노가 치밀어 오를 수밖에 없다. 그럼 이럴 때 어떻게 해야 되나? 저자는 화가 왜 나는지만 알아도 어느 정도 화가 제어될 수 있다고 이야기한다. 또 하나, 저자의 재밌는 처방은 '아이에게 되로 주면 말로 받는다'라는 원칙이다. 그럼 마법처럼 화가 억제된다고 이야기한다

 

"저의 경우는 그냥 저 문제들을 알아차린 것만으로 어느 정도 화가 제어됐어요. 이유 없이 화가 나는 기분이 들 때와 내가 어느 때 화가 나는지 알고 있을 때는 완전히 다르더라고요."

 

저자는 책 전반에 걸쳐 나를 아는 것, 나의 내면을 알고 나의 마음을 돌아보는 것이 중요하다고 이야기하고 있다. 다른 말로, 나를 알고 다스리는 것이라고 표현하기도 한다. 저자는 독서를 통해 자신을 돌아보는 훈련을 하였다고 고백한다. 놀랍게도 저자는 육아를 하면서 1년 동안 100권이 넘는 책을 읽었다고 말하고 있다. 책을 읽고 메모하는 과정을 통해 내면을 들여다보는 것이다.

 

이 외에도 부부관계. 고부관계. 자녀출산계획 등 실질적으로 대부분의 사람들이 고민하는 부분에 대해서 성실하게 저자의 생각과 의견을 이야기하고 있다. 책 제목대로 책을 읽고 나면 긴 상담을 마치고 상담소를 나서는 느낌이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14)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