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 아이만의 단 한 사람 - 한 사람에게 받은 깊은 존중과 사랑이 평생을 살아 낼 힘이 된다
권영애 지음 / 아름다운사람들 / 2016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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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볍게 읽으려다가 나도 모르게 빠져들어서 책을 읽는 내내 같이 웃기도 하고 같이 마음 졸이기도 하고 같이 코끝이 찡하기도 했다. <그 아이만의 단 한 사람>의 저자인 권영애 선생님은 현직 초등학교 선생님이다. 실제로 아이들과 함께 경험한 감동의 순간들을 책을 통해 전달하고 있다.

 

책을 한 마디로 요약하기는 어렵지만 그 무엇보다 크게 다가오는 것은 바로 '사랑'이다. 아이는 단순히 교육과 지식으로 변하지 않는다. 포기하지 않고 끊임없는 사랑으로 관심을 가지고 대할 때, 아이는 변화되고 돌아온다. 저자는 그것을 수많은 아이들을 통해 경험하였고 그 경험을 나누려고 한다. 선생님들뿐만 아니라 자녀를 둔 모든 부모가 꼭 읽어야 되는 책이라 생각된다.

 

사랑으로 아이를 바라보라야 아이의 SOS 신호를 알 수 있다. 아이는 직접 도와달라고 표현하기 보다는 눈빛이나 짜증, 혹은 몸이 아프다는 등 다양한 방식으로 SOS를 요청한다. 그래서 어른들은 자칫하면 이 신호를 놓칠 수 있다. 따라서 언제나 사랑과 열린 마음으로 아이들을 바라보며 품어주어야 한다. 저자는 다음과 같이 이를 이야기하고 있다.

 

"아이들은 모른다. 자신이 마음이 아픈 건지, 어떤 상처를 받은 건지, 몸이 아픈 건지 분간하거나 표현할 줄 모른다. 아픔의 이유를 모르는데 어떻게 도와달라고 할 수 있을까? 그저 화내고, 때리고 욕을 한다. 그 힘도 없으면 울지도 못하고 조용히 침묵한다. 가장 힘든 아이, 가장 아픈 아이가 가장 많은 문제를 일으키고, 가장 많이 반항한다. 그 신호를 잘 읽는 것이 중요하다. 그건 살려 달라고 절규하는 SOS이기 때문이다."

 

이 SOS 신호를 읽고 아이를 진심으로 돌봐주는 '단 한 명의 어른(one caring adult)'이 있을 때 아이는 변한다고 책에서는 하버드대학교 교육학 대학원 조세핀 킴 교수의 말을 인용하고 있다. 그리고 그 한 명의 어른은 선생님만이 대상이 아니다. 이 책을 읽는 당신이 바로 그 한 명의 어른이 되어야 한다.

 

아이를 어떻게 교육하고 양육할지는 비단 선생님의 고민일 뿐만 아니라 자녀를 둔 모든 부모의 고민이기도 하다. 훈육 방식에 있어서도, 단호하고 엄격하게 아이에게 규율을 가르치고 혼을 낼 것인지, 아니면 무한한 사랑으로 품어주고 안아주고 허용할 것인지 고민이 된다. <그 아이만의 단 한 사람>에서 저자도 이에 대한 고민을 털어놓는다. 저자도 교실에서 아이들을 통제하기 위해 웃음기 없는 얼굴을 하고 엄격하게 아이들을 통제한 적이 있다고 고백한다. 그 결과 교실엔 비난과 평가, 판단이 많아지고 자신이 어느새 감시자가 되었음을 발견하게 된다. 그리고 그 누구도 행복하지 않았다. 이런 경험을 하고 난 후 저자는 다음과 같은 결론을 내린다.

 

"교사가 끌어당기는 대로 아이들의 색은 변한다. 교사가 따뜻하게 인도하면 아이들도 긍정적이고 희망찬 모습으로 변해 간다. 교사가 아이들 내면의 선함과 변화 가능성을 믿으면 아이들은 정말 선해진다."

 

책을 읽는 내내 먼저 저자의 인성과 인내에 감탄하였고 다음으로 과연 내가 할 수 있을까란 생각이 들었다. 여러 기회를 통해 초등학교 6학년 아이들과 함께 하는 시간들을 정기적으로 보냈었는데 전혀 통제가 되지 않아서 가끔은 아이들을 만나는 것에 대한 두려움도 경험했었기 때문이다. 아이들의 눈빛, 말투, 태도에 흔들릴 때도 많았고 어떻게 대처해야 될지 막막할 때도 많았다. 그런데 그럴 때 저자는 더 자신을 낮추고 진실하게 아이들을 허물없이 대하려고 하였다. 반응이 없거나 반항하는 아이들을 향해 "사랑한다", "존중한다", "미안해", "속상하다"등 그때마다 솔직한 감정을 아이들에게 이야기한다는 것은 큰 용기가 필요한데 저자는 실제로 그렇게 하는 것이다. 저자는 책에서 언급하듯이 '나에게서 나오는 존중으로 아이는 존중을 배우고, 내게서 시작되는 배려로부터 아이는 배려를 배운다'는 사실을 굳게 믿고 있다.

 

사랑으로 대할 때 결국 진심은 통하고 그 진심이 아이를 변화시키는 원동력이 된다고 저자는 수많은 사례를 들어가며 이야기하고 있다. 사랑으로 대할 때 마음과 마음이 연결되고 '호감'과 '존중', '신뢰'가 쌓이며 아이의 자존감을 높여줄 뿐 아니라, 곧 변화의 원동력이 되는 것이다. 이론으로 수없이 들었던 내용이지만 실제로 현장에서의 생생한 경험을 듣는 것보다 더 설득력 있는 이론은 없을 것이다. 저자는 확신에 찬 어조로 다음과 같이 말한다.

 

"사랑을 받아도 변하지 않는 아이를 나는 보지 못했다. 사랑을 충분히 받으면 아이들은 다 기적으로 화답했으니까."

 

정말 기적이다. 변하지 않을 것만 같은 아이가 변한다니. 내가 만난 많은 초등학생들 중에도 '과연 저 아이는 변할까?' 싶은 아이들이 몇몇 있었다. 그 당시에 나는 직접 그 아이와 관련이 없이 지켜보기만 했었는데, 내가 그 아이를 직접 맡게 된다면 너무나 힘들 것 같다는 생각만 했었다. 그 아이가 변한다면 정말 그건 기적이라고 생각했었다. 그런데, 책에는 그와 같은 아이들 중에 변하지 않은 아이들이 없었다. 정말 기적이라고 밖에 표현할 수 없다. 그런데 그 변화의 핵심은 바로 사랑과 진심이었던 것이다. 

 

저자는 과정을 칭찬하기, 작은 성공을 이끌어주기, 그 아이만의 가치를 찾아내 인정하기. 수치심이 아닌 격려와 도전하기, 아빠와의 대화의 중요성, 어릴 때 상처로 인한 부모의 지나친 분노. 행정 업무로 인해 아이에게 집중하지 못하게 되는 현재의 시스템. 나만의 명상을 통한 에너지 회복 등 다양한 이야기를 들려준다. 그중에서 '내 존재와 만나기'는 모든 사람이 꼭 알아야 할 내용이라고 생각된다.

 

"'내 안에 답이 있다'는 말, '내 존재와 만나라'는 말을 나는 너무나 좋아하고 사랑한다. 왜냐하면 그게 정답인 것을 지금은 확실히 알기 때문이다. 내 안에 나와 만나는 시간, 내 존재와 만나려는 의지는 나에게 주는 가장 큰 선물이다. 그 시간이 있었기에 내 지금이 있다. 내 존재는 내 영혼이 평온해야 나에게 다가온다."

 

나의 내면에 귀를 기울이는 것이 시작이다. 나의 내면에 귀를 기울일 줄 아는 사람이 아이의 내면에 귀를 기울일 수 있다. 그래서 저자는 '소명의 시작은 세상이 원하는 바가 아니라 내 본성, 내 자아가 기뻐하는 것이 먼저라는 것을 잊지 말아야 한다'라고 조언한다.

 

책의 내용을 다시 정리하면서도 정말 다 맞는 말인데 과연 내가 이렇게 할 수 있을까라는 의문이 들며 자신감이 없어진다. 내가 ' 그 아이만의 단 한 사람'이 되려면 믿고 행하는 수밖에는 없다. 그리고 그 결과 변화의 기적이 일어나는 '단 한 명의 아이'를 경험하게 될 때 선순환이 시작되리라 믿는다. 그 경험을 한다면 힘을 얻어 또 다음의 기적을 만들어 낼 수 있을 것 같다. 그러한 기적의 연속이 나의 삶에도 일어나기를 기대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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