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단한 경제학 - 사건과 스토리로 읽는
나카하라 케이스케 지음, 최려진 옮김 / 다산북스 / 2012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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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 예측 뇌>의 저자인 나카하라 케이스케의 다른 저작인 <단단한 경제학>이다. <경제 예측 뇌>에서는 기본적으로 평소에 어떤 훈련을 통해서 뇌를 단련할지 다루었다면 <사건과 스토리로 읽는 단단한 경제학>에서는 실제적으로 데이터와 자료를 바탕으로 어떻게 경제를 바라보는지 이야기하고 있다. 책은 크게 미국, 유럽, 중국, 세계, 일본 경제로 챕터를 나누어 각 나라의 경제 상황을 이야기하고 있다. 

 

저자는 미국의 경제를 이야기하며 2008년 서브프라임 사태를 이야기하며 운을 뗀다. 이로 인해 금융기관의 손실을 국민의 세금과 공적자금으로 부담했다고 설명한다. 

 

또한 미국과 유럽의 재정 적자로 인하여 환경 경제에서 재정 재건으로 옮겨갔음을 지적하는데, 이는 <경제 예측 뇌>에서 말한 부분을 일부 수정한 것이라고 볼 수 있다. 왜냐하면 <경제 예측 뇌>에서 세계의 큰 흐름 중 두 번째가 바로 '서구가 금융 의존 경제에서 탈피하여 환경으로 수익을 내는 경제로 전환을 도모하는 것이다'라고 이야기하고 있기 때문이다. <단단한 경제학>에서는 이런 흐름이 일단은 재정 재건에 의해 뒤로 늦춰졌다고 진단한다. 저자는 자신의 예측에 대해서 상황에 따라 일부 조정하는 유연성은 있는 것 같다.

 

저자는 달러 약세가 또한 지속되고 더욱 강해질 것으로 예측한다. 미국이 재정 긴축을 하면 경제가 약해진다는 의미이고 이는 곧 통화 약세의 요인이 된다는 것이 그의 논리이다. 또한 금융 완화 정책으로 돈이 넘쳐나면 이 또한 통화 약세의 원인이 된다고 설명한다. 이어서 '달러 약세를 통한 경기 확대'가 오래 지속되지 않으면 더블딥에 빠질 수 있다고 경고한다. 이것은 아무래도 일본의 경험을 바탕이 되지 않았나 생각이 든다. 일본이 경기 침체에 빠졌을 때 초기에 탈출하려다 엔화 강세로 인해 실패를 경험했기 때문이다. <불황터널>에서 이때의 상황을 다음과 같이 말하고 있다.

 

"2000년대 중반의 회복은 몇 가지 요인 중에서도 엔화의 절하에 힘입은 바가 컸다. 2013년 이후의 회복 역시 엔화의 절하에 상당 부분 기대고 있다는 것에는 의심의 여지가 없다. 2000년대 중반의 일시적 회복이 정착되지 못하면서 터널에서 나오는데 실패한 것은 2008년에 몰아친 세계적 불황과 그 여파로 인한 엔화 절상의 탓이 컸다." 

 

즉, 그 나라의 회복과 통화 가치는 밀접한 관계가 있다는 것을 알 수 있고 <단단한 경제학>의 저자 또한 일본인으로 그러한 경험이 있기에 책에서 이 부분의 중요성을 언급하고 있다.

 

이 책이 쓰인 것이 2011년으로 보이는데, 그는 2010년까지의 데이터로 앞으로의 미국의 경제 상황을 예측한다. 따라서 2017년인 현재, 우리는 그의 예측이 어느 정도 맞는지를 확인할 수 있다. 그가 미국 경제에서 중요시 여기는 지표는 바로 신축주택 판매 건수와 중고주택 판매건수이다. 그런데 이 지표들이 2008년 서브프라임 사태 이후, 잠깐 상승하다가 2010년 들어 대폭 하락하는 모습을 보여주는데, 그는 이를 통해 미국의 경제 위기가 결코 끝난 것이 아니라고 힘주어 말하고 있다. 그리고 결과적으로 실물경제를 향상시키지 못하면 완만하게 일본을 따라갈 수밖에 없다는 부정적인 전망을 내어 놓는다.

 

그렇다면 현재 미국은 어떠한가? 미국의 다우지수와 나스닥 지수는 이미 역사적 신고가를 경신하였다. 또한 실업률은 2017년 7월 4.3%로 16년 만에 최저치를 기록하였다. 주택 관련 지표는 어떠한가? 신규주택판매 건수는 2010년 하락 후 상승으로 돌아서 2017년 현재까지 가파른 상승세를 이어가고 있다. 즉, <단단한 경제학>에서 예측한 것과는 달리 미국의 경제는 불황을 넘어서 호황으로 넘어가고 있는 것이다. 이 점에 있어서는 저자의 예측이 일단은 빗나가지 않았나 조심스럽게 생각해 본다. 그렇다고 <단단한 경제학>의 모든 내용이 의미가 없다는 것은 아니다. 저자가 어떤 논리로 예측을 했는지 따라가는 것이 중요하고 어떤 점을 부정적인 요소로 생각하는지를 배울 필요는 있다. 예측은 언제든 틀릴 수도 있지만 또 언젠가는 들어맞을 수 있기 때문이다. 특히 저자가 미국의 상황을 우려하며 다음과 같이 이야기를 한 부분은 딱 우리나라 실정에 맞다는 생각을 하게 된다. 

 

"그러나 불경기가 오래 지속되면 미래에 대해 한창 열정을 불태워야 할 청년층이 동기부여를 받지 못할 우려가 있다. 기업이 임금을 삭감하고 성과를 내도 적절한 지위를 부여하지 않으면 '노력해도 소용없다'는 생각을 하게 된다. '꿈이 없는 세대'의 탄생은 아마도 미국이 가장 피하고 싶은 사태일 것이다. 큰 성과를 위해 노력하는 아메리칸 드림, 기성세대가 떠올리지 못하는 새로운 발상 및 발견에 따른 혁신 등 미국 경제성장의 원동력이던 요소들을 잃을 가능성이 크기 때문이다. 심지어 미국이라는 나라의 기반이 흔들릴 수도 있다."

 

'노력해도 소용없다'라든지, '꿈이 없는 세대'라든지 지금 한국의 청년들 상황이랑 너무 비슷해서 읽다가 깜짝 놀랐다. 비록, 저자의 미국 경제 예측은 조금 빗나간 측면이 있지 않나 생각되지만, 오히려 한국의 상황을 정확히 예측했다는 생각이 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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