창조적인 사람들은 어떻게 행동하는가 - 빅데이터와 사회물리학
알렉스 펜틀런드 지음, 박세연 옮김 / 와이즈베리 / 2015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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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로운 아이디어들은 어디에서 오는가? 그 아이디어들은 어떻게 행동으로 실현되는가? 어떻게 우리는 협력적, 생산적, 창조적인 사회 시스템을 만들어 낼 수 있는가?"

 

사회과학은 사회현상을 분석하고 연구하여 그 현상들의 원인을 파악하고 미래를 예측하려는 학문이다. 사회 현상을 분석하기 위해, 전통적으로 철학, 심리학, 경제학, 경영학 등 인문학적인 도구를 활용했지만, 최근 들어 물리학, 수학, 화학 등 자연과학의 도구를 활용하는 연구가 활발히 이루어지고 있다. 특히, 빅데이터로 불리는 엄청나게 많은 정보가 축적됨으로 인해, 이 데이터를 활용해 사회 현상, 인간의 행동 원리를 파악하려는 움직임이 나타났다. <창조적인 사람들은 어떻게 행동하는가>에서 다루고 있는 내용이 바로 빅데이터를 통하여 개인이 사회에서 움직이는 메커니즘을 분석하는 것이다. 이를 '사회물리학(Social physics)'라고 한다. 그래서 책의 부제도 빅데이터와 사회물리학이다.

 

"사회물리학은, 한편으로는 정보와 아이디어 사이의 수학적 연결, 다른 한편으로는 사람들의 행동에 관한 신뢰할 만한 설명을 제시하는 정량적 사회과학을 말한다."

 

"사회 물리학은 경제 주체들이 어떻게 움직이고, 경제가 어떤 기능을 하는지 보다, 아이디어의 흐름이 어떻게 행동과 습관으로 넘어가는지에 주목한다. 다시 말해, 사회물리학이란 아이디어 교환이 인간의 행동을 어떻게 변화시키는지를 다루는 학문이다. 즉 화폐의 교환이 시장을 돌아가게 만드는 방식이 아니라, 사람들이 협력을 통해 새로운 전략들을 발견하고, 선택하고, 학습하고, 개인의 행동을 상호 조율하는 방식에 주목한다."

 

<창조적인 사람들은 어떻게 행동하는가>에서 집중적으로 다루는 주제는 바로 '아이디어의 흐름'이다.  아이디어가 어떻게 발생하고 개인에게 어떤 영향을 주며 사회를 움직이는지 여러 사례를 통해 풀어나간다. 그리고 다양한 아이디어를 활발한 교류를 통해 가장 효과적으로 수확 취합하는 사람이 가장 똑똑한 사람이고 뛰어난 성과자이며 위대한 리더라고 말하고 있다. 또한 아이디어의 흐름을 방해하는 요소를 제거하고 아이디어가 원활하게 상호작용하도록 제도와 장치를 마련하면 창의력, 생산력 또한 올라간다고 이야기한다. 즉, 아이디어의 흐름이란 관점으로 인간의 행동원리뿐만 아니라, 리더십, 회사의 성공, 도시의 발전 등 다양한 사회 현상을 분석한다.

 

물론, 아이디어는 정보의 교환, 상호작용, 협력 등의 개념으로 대체될 수도 있다. 그리고 이미 사회과학에서는 상호작용, 협력 등의 장점 및 효과에 대해서 연구하였고 유의미한 결과물을 내놓았다. 이들과 차별되는 사회물리학의 특징은 바로, 이러한 영향들을 분석할 뿐 아니라 수학화, 모형화를 통한 예측 가능이다. 저자인 알렉스 펜틀런드는 책 전반에 걸쳐 사회물리학의 수학적 요소를 설명한다. 또한 수학적 모델을 활용해 사회 현상을 설명함으로 최적화 방안을 마련할 수도 있다. 예를 들어 책에서는 최적의 도시 규모도 산출할 수 있다고 말하는데, '동료 집단 내부에서 모든 구성원이 친구의 친구 사이로 이어져 있을 때, 사회물리학 방정식은 대략 10만 명의 인구에 이르기까지 최대 참여 수준을 유지할 수 있다는 사실을 말해준다'라고 이야기한다. 또한 집단의 상호 작용을 확인해서 그 집단의 생산성을 정확하게 예측할 수 있다고 말하고 있다. 이처럼 사회물리학은 단순히 인과관계를 설명할 뿐 아니라 예측 및 최적화의 정보를 제공한다. 

 

본격적으로 아이디어의 흐름에 대해서 살펴보면, 먼저 중요한 것은 아이디어가 어떻게 흘러가는지 파악하는 것이다. 쉽게 생각하면 아이디어를 얻기 위해 어떻게 해야 하는가? 당연히 누군가를 만나서 대화를 나눠야 한다. 물론, 책을 통해 아이디어를 얻을 수 있다. 그러나 저자는 '연구원들이 직접 만나서 함께 비공식적인 시간을 즐길 때 비로소 새로운 아이디어가 샘솟고 문제 해결을 위한 참신한 접근 방식들이 고개를 내밀게 된다'라고 이야기하면서 직접 만나서 상호작용하는 것의 중요성을 강조한다.

 

또한 직접 만날 뿐 아니라 충분한 의견 교환이 이루어져야 한다. 보통 회사에서 팀 회의를 하면, 서열이 가장 높은 사람에 의해 주도적으로 이야기가 전개되는 경우가 많다. 그리고 대부분의 사람들은 그저 가만히 앉아 있거나 아주 가끔 의견을 내기도 한다. 그러나, 이러한 방식은 아이디어의 흐름에서 봤을 때 너무나 안 좋은 방식이다. 책에서는 이에 대해 다음과 같이 이야기하고 있다. 

 

"혁신과 창조성에 관한 가장 흔한 이야기는, 아주 똑똑한 몇 사람이 위대한 아이디어를 생각해 내는 마술과 같은 능력을 가지고 있으며, 나머지 우리는 다만 때때로 행운을 누릴 수 있다는 것이다. 하지만 그것은 내가 연구를 통해 확인한 바와 다르다. 나의 연구 결과에 따르면, 우리는 신중하고 지속적인 사회적 탐험을 통해 위대한 아이디어를 얻을 수 있다."

 

"우리가 발견했던 집단 지능의 기반은 무엇인가? 뜻밖에도 우리는 대부분의 사람이 일반적으로 집단의 성과를 높여 줄 것이라고 기대하는 결속력이나 동기 부여, 그리고 만족감과 같은 요소들이 통계적 차원에서 별로 중요하지 않았다는 사실을 확인할 수 있었다. 대신 집단 지능을 결정하는 가장 중요한 요인은 대화 과정에서 드러나는 발언 기회의 형평성이었다. 몇 사람이 대화를 장악한 집단들의 집단 지능은 발언 기회를 평등하게 공유한 집단들의 경우보다 더 낮은 것으로 나타났다."

 

그리고 아이디어 흐름은 의견 교환이나 대화를 통한 직접적인 접촉 뿐 아니라 노출된 환경에 생각보다 많은 영향을 받는다고 책에서 이야기하고 있다. 또한 환경의 영향을 통해서 개인의 아이디어가 강화된다. 예로 들고 있는 것이 식습관, 정치적 성향, 소비 세 가지이다. 식습관과 관련해서는 간단히 생각해보면, 사무실에 커피와 녹차 두 가지가 구비되어 있는데 대부분의 사람들이 녹차를 먹으면 나도 녹차를 먹을 가능성이 높다. 환경에 노출됨으로 인해 나의 습관과 행동에 영향을 주는 것이다. 정치성향도 마찬가지이다. 나와 비슷한 정치 성향 혹은 같은 후보를 지지하는 사람들의 글에 노출되고 만남을 가지게 되면 나의 지지는 더 확고해진다. 

 

"사람들은 동료들(가까운 친구는 물론)의 행동에 대한 노출로부터 적어도 특정 습관들을 받아들이는 것으로 보인다. 다른 모든 사람이 피자를 한 조각 더 먹을 때, 우리는 아마도 똑같이 그렇게 할 것이다. 아이디어의 흐름을 자극하는 과정에서 행동에 대한 노출이 그 밖의 다른 모든 요인을 합한 것보다 더 중요한 역할을 한다는 사실은, 우리의 삶을 형성하는 과정에서 자동적인 사회적 학습이 차지하는 커다란 비중을 말해 주고 있다."

 

"하지만 우리의 행동 대부분은 우리가 노출되어 있는 아이디어들에 의해 형성된다. 이러한 과정에서 아이디어 흐름은 동료들이 공유하는 학습으로 이루어진 집단 지능 형태로 우리 모두를 연결한다."

 

아이디어 흐름이 중요한 것은 원활하고 효율적으로 아이디어가 흘러가는 시스템을 구축하면 창의력, 생산력 등을 높일 수 있을 뿐만 아니라 개인의 행동, 패턴에 영향을 주는 요인을 파악 분석할 수 있다는 것이다. 이는 다르게 이야기하면 이 요인들이 사람을 움직이게 하는 원동력이고 이 요인들을 통해 개인의 행동과 패턴을 적절히 통제하고 조정할 수 있다는 말이다. 특별히 사회물리학은 이것들을 수치화할 수 있는 강한 힘을 가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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