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로벌 투자 전쟁 - 글로벌 머니의 흐름을 지배하는 투자의 원칙
영주 닐슨 지음 / 비즈니스북스 / 2017년 5월
평점 :
절판


책을 고르는 이유는 다양하지만 '글로벌 투자 전쟁'은 저자의 이름이 특이해서 고르게 되었다. 저자인 영주닐슨은 현재 성균관대학교 교수이자 삼성자산운용 자문 위원으로 활동하고 있다. 처음에 이름만 듣고는 재야의 고수인가 생각했다. 왜냐하면 재야의 고수 중에 실명을 쓰지 않고 닉네임(보통 네 글자)으로 활동하고 또 그 닉네임으로 책을 쓰는 분들이 최근에 많기 때문이다. 그러나 검색해보니 월스트리트에서 채권 트레이더로 활동했고 <서울에서 월스트리트로>라는 책도 쓴 정통파 출신이었다. 저자의 이름 '영주닐슨'은 결혼하면서 한국이름에 남편의 성을 붙인 것이었다.   
 
본격적으로 책 내용으로 들어가면 저자는 먼저 다니는 회사의 주식은 절대 사지 말라고 이야기한다. 주식의 격언 중에 '달걀을 한 바구니에 담지 말라'라는 말은 흔히 한 종목에 몰빵하지 말라고 많이들 사용하지만 사실 이 격언의 본질은 분산 투자를 통한 변동성 및 리스크 관리에 있다고 할 수 있다. 그리고 이제는 단순히 여러 종목에 나눠서 분산 투자하는 것뿐만 아니라 미국 시장, 신흥국 시장, 원자재 시장, 채권시장, 부동산 시장 등 전 세계적으로 다양한 자산에 투자하라는 것이다. 저자는 이를 다음과 같이 말하고 있다.

 

"바로 자신이 가진 모든 자산을 한 나라, 한국이라는 나라 안에 가둬두었다는 점이다. 바꾸어 말하면 글로벌 시대에 자산 관리가 전혀 글로벌화되지 않았다는 사실이다."

 

또한 저자가 말하는 중요한 포인트 중 하나는 최소한 투자의 기본은 알아야 한다는 것이다. 직접 투자 상품을 만들 필요는 없지만 투자의 기본을 알아야 누가 좋은 자산관리 전문가인지 분별할 수 있는 눈을 기를 수 있다고 말한다.

 

"마치 차를 직접 만들 필요가 없는 것처럼, 투자를 하기 위해 상품을 직접 만들 필요는 없다. 특히 자산관리 전문가라 불리는 전문가들의 도움을 항상 받을 수 있다. 그러나 누가 좋은 전문가인지를 가려내기 위해선 투자의 기본을 알아야 한다." 
 
책에서 가장 강조하는 것 중에 하나는 바로 이자율이다. 기준이자율이 어떻게 변하는지에 따라 채권 가격에 영향을 주고 실물 경제에 영향을 주게 되는데 저자는 이를 쉽게 풀어서 설명해주고 있다. 이자율이 인상될 때 주가에 어떤 영향을 주는지 다음과 같이 말하고 있다.

 

"이자율이 인상되면 실물 경제에서는 기업의 이자비용이 증가하니 기업의 수익성에 악영향을 끼치고 미래 수익성을 제고하기 위한 신규 투자 역시 감소할 것이다. 소비자 또한 이자비용을 지불하고 난 나머지 금액으로 소비하게 되니 소비가 감소하고, 이 역시 기업의 수익성에 악영향을 끼친다. 그리고 이 모든 상황이 주가에 반영된다.
물론 기업의 성과, 나아가 주식시장의 성과를 결정하는 것이 아지율만은 아니다. 그렇기 때문에 이자율이 올랐다고 해서 무조건 주식시장을 걱정하는 건 섣부른 면이 있다. 이자율이 올라가는 것은 대체로 경제 상황이 좋기 때문이기도 하고, 앞에서 설명한 여러 과정을 거쳐 이자율 변동이 실제로 주식시장에 영향을 끼치는 것은 12~18개월 후의 일이기 때문이다."

 

저자는 채권 트레이더 출신 답게 채권과 관련된 여러 요소를 자세하게 설명하고 있는데, 특히 채권 수요에 영향을 미치는 세 가지 요소를 수익률, 위험성, 유동성이라고 말한다. 그리고 이와 더불어 다른 금융자산시장과의 연관성(안전자산선호)으로 인해 채권 수요가 증가하는 일도 상당히 일어난다고 언급한다. 또한 인플레이션도 채권의 공급을 결정하는 한 요소라고 말한다.

 

거시경제와 관련해서 주요 지표를 소개하고 있는데, GDP, 고용, 인플레이션, 금융정책과 이자율, 재정정책과 재정적자, 경제 주체의 전반적인 경제 인식이다. 이 중에서 인플레이션과 관련해서는 소비자물가지수가 주로 쓰인다고 소개하고 있다.  
 
책에는 실제 금융전문가들과의 인터뷰를 담고 있는데, 인상적이었던 부분 중 하나는 포트폴리오 매니저로서 14년째 일하고 있는 전문가가 '시장을 이기기란 정말 어렵다는 것을 실감한다'라고 말하는 대목이다. 시장을 이긴다는 것은 특정 기간 다우지수라든지, 코스피지수의 상승률 보다 더 높은 수익률을 달성한다는 뜻이다. 운용하는 금액이 클수록 시장의 수익률에 수렴할 수밖에 없다는 말이 있듯이 이들 전문가들에게는 시장을 이기는 것이 가장 중요한 목표인 것이다. 그래서 그들은 끊임없이 새로운 '알파'를 찾기 위해 연구하고 테스트하고 있다고 말한다.

 

책에서는 금융 전문가들의 매매 방식을 또한 이야기하고 있는데, 책을 읽으며 추세추종 방식이 일반적인 방법이라는 것을 다시 한 번 확인할 수 있었다. 한국에서는 여전히 가치투자가 투자의 정석으로 인식되고 있지만 전 세계적으로 봤을 때는 모멘텀을 이용한 추세 추종 방식이 많이 쓰이고 있다. 추세추종이란 간단히 설명하면 가격이 오르면 더 오르고 떨어지면 더 떨어질 가능성이 높다는 것이다. 한국 주식은 개인이 한 방향으로만 거래가 가능하다. 즉, 오를 때 매수하는 방식이다. 떨어질 때는 매수하지 말고 기다려야 한다. 그러나 선물은 떨어질 때 더 떨어질 것을 예상하고 공매도가 가능하다. 책에서 한 금융전문가는 다음과 같이 매매 방식을 이야기하고 있다.

 

"대부분의 선물거래 매니저들은 시장을 추종하는 경향trend-followers이 있습니다. 이런 투자 성향을 따르면 일반적으로 컴퓨터 시스템을 이용하여 시장의 방향(또는 역방향)이 어떻게 되는지 정의하고, 그 계산에 따라 매수나 공매도를 결정합니다."

 

"원자재 시장에서 흔히 쓰이는 트레이딩 시그널은 다른 시장에서도 쓰이는 것들입니다. 가장 중요한 예는 '트렌드는 당신의 친구'라는 것입니다. 이 콘셉트를 중심으로 규칙을 만드는 것은 비교적 간단합니다. 쉽게 이야기하면 가격이 올라가는 것은 계속 올라가고 가격이 내려가는 것은 계속 내려간다는 것입니다... 많은 경우에 이미 번 수익을 지키는 것이 새로 수익을 만드는 것보다 훨씬 더 힘듭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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