왜 똑똑한 사람들은 행복하지 않을까? - 행복에 서툰 당신을 위한 7단계 심리수업
라즈 라후나탄 지음, 문희경 옮김 / 더퀘스트 / 2017년 6월
평점 :
절판


행복한 삶을 살고 싶지 않은 사람은 아무도 없다. 이왕 사는 인생, 매일 매 순간 행복한 삶을 누리고 싶어 한다. 그러나, 주변 사람들에게 요즘 행복하냐고 물어보면 '행복하다'라고 말하는 사람은 소수에 불과할 것이다. 아니, 행복한지 물어보면 안 될 정도로 이미 엄청난 스트레스 가운데 힘들게 살아가는 이들이 많다. 행복에 관한 중요한 질문 중 하나는 '과연 행복한 삶이 인간의 선택과 의지로 가능한가?'이다. 이에 대해 <왜 똑똑한 사람들은 행복하지 않을까?>의 저자 라즈 라후나탄은 '그렇다'라고 답변하며 어떤 방식과 과정을 통해 행복한 삶을 살 수 있는지를 책에서 설명하고 있다.

 

먼저 질문을 던져보자. 당신의 삶에서 행복을 방해하는 요소는 무엇이라고 생각하는가? 다른 말로 하면 당신은 왜 불행한가? 왜 힘들어하고 스트레스를 받는가? 당신의 삶에서 무엇이 문제라고 생각하는가? 
 
가장 쉽고 간단하며 중요한 답은 바로 '비교'이다. 비교에서 불행이 시작된다. 성과급을 생각해보자. 당신의 회사가 이번에 많은 수익을 내서 당신은 1억 원의 성과급을 받게 되었다. 기쁜가? 행복한가? 그렇다. 물론, 당신의 연봉이 5억 정도 되면 뭐 그렇게 기쁘지는 않을 수 있다. 그러나, 대부분의 사람들은 1억 원의 성과급을 받는 것이 로망이다. 나도 마찬가지다. 

 

여기까지는 최고의 시나리오다. 성과급 1억 원이라니. 그런데 문제는 그 다음 단계에서 발생한다. 회사 직원들 모두가 이번에 성과급을 많이 받았다고 축제 분위기다. 그런데 가만히 들어보니 다들 2억 원을 받은 것이다. 이때부터 마음이 심란해지기 시작한다. 조금 전까지만 해도 세상 누구도 부럽지 않고 회사에 대한 자부심도 엄청났으며 나 자신이 너무 자랑스러웠다. 그러나 이제는 그런 마음은 온데간데없고 이직을 해야 되나 내가 무엇이 문제가 있나 등등 고민을 하기 시작한다. 머리가 아프고 두통이 시작된다.

 

무엇이 문제인가? 바로 '비교'이다. 비교하기 시작하면 불행해진다. 분명, 어딘가에는 나보다 더 잘 나가는 사람이 존재할 수밖에 없기 때문이다. 이것이 불행의 큰 이유다. 
 
그리고 또 무엇이 나를 불행하게 하는가 생각해보자. 언제 당신은 스트레스가 최고조에 달하는가? 혹시, 일이 없어도 퇴근하지 못할 때 아닌가? 아니면 외부 약속이 없어 항상 같이 먹자고 하는 꼰대 같은 상사로 인해 매번 고통스러운 점심을 먹어야 하는 순간? 이럴 때 왜 스트레스를 받게 되는 걸까? 바로, 자율성이 없기 때문이다. 자기 삶에 대한 적절한 통제와 자율성이 행복의 중요한 요소라고 책에서도 말하고 있다.

 

따라서 책에서 말하는 대로 자기인식이 충분히 있는 사람은 불행의 요소가 어떤 것들이 있는지 어느 정도는 파악을 할 수 있다. 위에서 비교와 자율성 두 가지를 간단히 이야기했는데 책에서도 행복의 요소로 크게 세 가지를 이야기하고 있다.

 

"기본 욕구가 충족된 후 행복해지기 위한 세 가지 요건은 숙달 Mastery과 소속감 Belonging과 자율성 Autonomy이다." 
 
이 세 가지 중에서 숙달은 비교와 관련된 내용이다. 즉, 비교나 우월해지기 위해 무언가를 하는 것이 아니라, 의미 있는 일 자체를 통해 행복을 누리는 것이다. 이 상태를 칙센트미하이라는 심리학자가 플로우라고 부르는 상태라고 책에서 설명하고 있다. 즉, 어떤 한 가지 일에 깊이 몰입해서 시간의 흐름을 놓치는 상태이다. 이 시간 자체가 의미가 있고 즐거움을 추구할 수 있다고 설명한다.

 

이와 관련하여 부가 설명을 하면, 우리는 쉽게 물적 보상을 통해 일에 대한 의미를 발견할 수 있다고 생각하는데 실제로는 그렇지 않다는 것이다. 오히려 결과에 따라 보상을 받거나 처벌을 받으면 집중력을 잃는다고 책에서는 말하고 있다. 그리고 당연히 생산성도 떨어진다. 

 

마지막으로 책에서 말하는 행복의 요소는 소속감이다. 어느 날, 갑자기 친구로부터 안부를 묻는 메시지를 받으면 나도 모르게 얼굴에 미소가 번지며 엔돌핀이 도는 것을 경험하게 된다. 그런데, 하루 종일 아무한테도 연락이 안 오고 대출 문자나 전화만 온다면 '나는 그동안 뭐 하며 살았나?'하며 자격지심이 들 것이다. 사람은 관계 가운데서 삶의 의미를 발견하고 행복한 삶을 누릴 수 있다.  
 
폐암 말기 판정을 받은 젊은 의학도인 폴 칼라니티가 쓴 <숨결이 바람 될 때>라는 책에도 이에 대한 성찰이 잘 나와 있다. 폴 칼라니티는 평생 삶의 의미가 무엇인지를 알고 깨닫기 위해 문학을 전공하고 다시 의학을 전공하였고 암 말기 판정을 받고 씨름하다가 관계에서 인생의 의미를 발견했다고 고백한다. 

 

"삶의 의미와 미덕은 우리가 맺는 인간관계의 깊이와 관련이 있다. 인생의 의미를 뒷받침하는 것은 인간의 관계적 측면, 즉 '인간의 관계성'이다." 

 

<왜 똑똑한 사람들은 행복하지 않을까?>에서도 관계를 맺는 것과 행복이 어떤 관련이 있는지를 다음과 같이 설명하고 있다.

 

"여러 연구에 따르면 다른 사람들과 연결된 느낌은 인간의 가장 중요한 욕구다. 한 연구는 참가자들 중에서 상위 10퍼센트의 행복한 사람들을 나머지 참가자들과 구별 짓는 요인이 무엇인지 알아봤다. 행복한 집단에서는 전원이 적어도 친밀한 관계를 한 가지 이상 맺고 있었다. 따라서 가장 행복한 집단에 속하고 싶다면 끈끈한 관계 맺음은 사치가 아니라 필수다."

 

당신은 언제나 연락해서 무슨 이야기든지 할 수 있는 친구나 동료가 있는가? 그렇다면 당신은 이미 행복을 위한 한 가지 요소를 이미 가지고 있는 것이다!

 

책에서는 물론 이 세 가지를 중점적으로 말하고 있기는 하지만 총 7가지 잘못된 습관(저자는 죄라고 지칭)과 이를 개선하기 위한 7가지 좋은 습관을 소개하며 행복한 삶을 위한 훈련의 길로 우리를 안내하고 있다. 따라서, 행복에 대한 관심이 많고 행복한 삶을 살기를 원한다면 한 가지씩 읽고 자신의 삶을 돌아보며 실천에 옮기면 될 것 같다. 그럼, 지금보다는 개선된 삶을 살 수 있으리라 생각한다.

 

그러나, 나는 여전히 한 가지 의문을 가지고 있다. 책에서는 그리고 저자는 인간의 의지와 노력으로 좀 더 행복한 삶을 살 수 있다고 말하는데 과연 '그것으로 충분한가'이다.  
 
맛있는 아이스크림이 있고 더 맛있는 아이스크림이 있다면 당연히 더 맛있는 아이스크림을 먹으려고 할 것이다. 마찬가지로, 행복한 삶과 더 행복한 삶이 있다면 더 행복한 삶을 살고 싶은 것은 누구에게나 동일하다. 따라서, 나는 단순히, 이 책에서 말하는 행복에 안주해서는 안된다고 생각한다.

 

이 책의 저자는 심리학, 행동과학, 의사결정이론, 소비자 행동 등 마케팅 분야를 연구하는 학자이다. 따라서 이 바운더리 안에서의 행복에 대한 연구 결과라고 봐야 될 것이다. 그 외에도 다양한 길과 방법론이 있을 수 있다. 

 

그중에서 한 가지 길을 이야기한다면, 책에서 이야기하는 것처럼 '종교와 영성 분야의 연구에서는 삶에 대한 영적인 태도를 갖는 사람들이 그렇지 않은 사람들보다 더 행복한 것으로 나타난다' 라는 부분이다. 기독교를 예로 든다면, 기독교를 통해 책에서 말하는 거의 대부분의 내용이 커버가 된다. 책에서 말하는 것 중 하나가 '이타주의' 즉, 다른 사람을 위해 살아갈 때 더 행복하다고 하는데, 기독교에서 가르치는 것 중 하나가 바로 '원수를 내 몸과 같이 사랑하라'이다.

 

또한 교회는 관계를 더 깊이 가질 수 있는 공동체를 제공한다. 물론, 상처받고 떠나는 경우도 있지만 많은 경우가 깊은 관계를 맺고 살아간다. 그리고 그 관계 가운데서 기쁨과 행복을 누리고 있다.

 

물론, 종교라는 것이 단지 개인의 행복을 위해 존재하는 것은 아니다. 그러나, 사람들이 생각하는 것처럼 종교에 헌신한다는 것이 고뇌와 수행, 절제와 고통의 길만은 아니라는 것이다. 따라서, 나는 종교를 통해 책에서 말하는 것 이상의 행복을 누릴 수 있다고 생각하고 이 부분이 이 책(이 책은 신앙서적이나 종교 서적이 아니기 때문에)이 말할 수 있는 행복의 한계가 아닐까 조심스럽게 생각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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