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 순간 최선을 다했던 사람은 나였다
김희영 지음 / 문학공방 / 2018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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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 순간 최선을 다했던 사람은 나였다."

 

이 문장은 어떻게 보면 그 자체로 완벽한 문장이다. 어떻게 최선을 다했는지 혹은 진짜 최선을 다했는지 구구절절 설명할 필요도 없다. 바로 나 자신이 그것을 가장 잘 알고 있기 때문이다. 누군가에게 증명할 필요도 없다. 다른 사람이 알아주지 않아도 상관없기 때문이다. 그저 내가 최선을 다했다는 사실이 중요하다.

 

결과가 좋은지 안 좋은지 이야기할 필요도 없다. 혹여 결과가 좋지 않더라도 내가 최선을 다했으면 그것으로 충분한 것이다. 오늘 주어진 하루를 최선을 다하여 충실히 살아낸다는 것은 그래서 중요하다. 나중에 돌아보며 후회하지 않으려면 미련 갖지 않으려면 '지금 여기서' 최선을 다하며 살아야 한다.

 

저자도 스스로를 다그치며 방송작가와 라디오 PD가 되기 위하여 달려갔다. 그리고 비록 꿈을 이루지는 못했지만 꿈을 좇으며 눈물로 써왔던 2년간의 일기를 책으로 낸 것이다. 돌아보니 채찍질을 하는 그 과정에서 상처 입은 내가 있었다는 것을 발견한다.

 

"미래에 대한 두려움보다, 다시는 예전처럼 당당하게 달려가지 못할 것이란, 다시는 활짝 웃지 못할 것이란 걱정들이 더 괴롭게 만들었다."

 

모든 사람이 이와 같은 고민을 하고 있다. 불확실한 미래에 대한 두려움을 떨쳐 내는 것이 결코 쉽지 않다. 이는 취준생이나 직장인이나 마찬가지다. 입사하면 고민 끝일 것 같지만 직장인도 끊임없이 고민해야 하고 여러 스트레스가 날마다 찾아온다. 더불어 여전히 미래에 대한 두려움이 엄습한다.

 

저자는 대학교 방송국 후배들을 찾아가 소고록에 다음과 같이 작은 응원의 글귀를 적는다.

 

"나중에 돌이켜보면, 지금의 힘든 순간들도 아름다울 때가 올 거야."

 

맞는 말이지만, 힘든 순간에 이를 인지하는 사람은 드물다. 지나고 보니, 그 힘든 순간조차도 아름다운 추억이고 소중한 경험임을 깨닫는 것이다. 그렇지만 힘들고 어려울 때 이 말을 붙들고 힘과 위로를 얻은 다음, 견디고 최선을 다하는 것은 필요하다.

 

"많이 힘들지?"
"많이 힘들었겠다."

 

저자가 선배에게 이제는 방송 준비 안 한다고 말하며 울음을 터트렸을 때 선배가 한 말이다. 아무도 저자에게 힘드냐고 물어보지 않았다고 이야기한다. 주변에 이 말이 필요한 사람이 의외로 많다. 말하지 못하고 표현하지 못한 채 혼자서 끙끙 앓으며 세상의 모든 짐을 지고 힘들게 한 걸음씩 내딛는 이들에게 "그동안 힘들었지?"라는 따뜻한 위로의 말이 필요하다.

 

기록하는 이유에 대하여 다음과 같이 이야기하는데 공감이 된다. 기록이 시간 여행의 유일한 수단이라는 말이 와닿는다. 미루었던 일기를 다시 써야겠다는 생각이 든다.

 

"시간은 흐르고,
우리는 옛 시간에 머물러 있지 못한다.
늘 기록해야 하고, 기억해야 한다.
말년의 내가 시간 여행을 떠날 수 있는
유일한 수단이 된다."

 

저자의 아버지는 "조급하게 생각하지 마라. 천천히, 꾸준히 하다 보면 언젠가 익숙해져 있을 거야."라고 말하며 저자를 격려한다. 인생을 길게 보면 그렇게 목숨 걸 일이 많지 않다는 것을 알게 된다. 또한, 크게 낙담하거나 좌절할 필요가 없다는 점도 깨닫게 된다. 현실의 스트레스도 조금은 작아 보인다. 또한 인생에서 무엇이 중요한지도 발견하게 된다.

 

힘들고 어려운 순간, 누군가와 이야기를 하며 위로와 힘을 얻든지 아니면 혼자서 글을 적으며 마음을 헤아리는 시간이 필요하다. 이 고통이 영원할 것 같지만 결코 그렇지 않다는 사실을 기억해야 한다. 그리고 다른 사람의 시선을 의식하지 말고 나 자신을 소중히 여기고 내가 하고 싶은 일을 찾아 나서야 한다. 그저, 순간순간 최선을 다하며 한 걸음씩 나아가면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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