피터 틸 - ‘제로 투 원’ 신화를 만든 파괴적 사고법과 무적의 투자 원칙
토마스 라폴트 지음, 강민경 옮김 / 앵글북스 / 2019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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피터 틸은 페이팔 공동 창업자이고 페이스북 창업 초기부터 지원했던 첫 외부 투자자이며 CIA나 FBI를 고객으로 둔 빅데이터 분석 기업 팰런티어의 공동 창업자이다. 테슬라 모터스의 일론 머스크, 링크드인의 리드 호프먼, 옐프의 제러미 스토플먼 등은 페이팔 마피아로 불리는데 피터 틸은 이들의 대부로 불린다. 또한 2016년 미국 대선에서 도널트 트럼프를 지지하며 125만 달러를 기부하기도 했다. 지금도 대통령의 기술 정책 고문을 맡고 있다. 피터 틸은 설탕을 멀리하고 식단을 엄격히 관리하고 생명공학 회사에도 큰돈을 투자하며 건강에 지대한 관심을 가진다.

 

그는 기업가이자 투자자로서 늘 '독점'을 신조로 삼는다. 독점이야말로 기업이 성공하는 열쇠라고 말한다. 가격을 높게 측정해 많은 이익을 얻을 수도 있고 자금 조달 수단을 확보하는데도 유리하다. 기술 기업은 새로운 시장을 창조하거나 발견한 다음 그 시장을 독점하고 마지막으로 독점을 강화해 나간다. 이것이 성공하는 기업의 전형적인 패턴이다. 그래서 독점하는 기업인 애플, 구글, 페이스북, 마이크로소프트 등을 높이 평가한다.

 

피터 틸은 시장을 독점하는 기업의 네 가지 요소가 독점적 기술, 네트워크 효과, 규모의 경제, 브랜드라고 설명한다. 이 네 가지 특성을 고루 갖춘 오늘날 가장 위대한 기술 독점 기업은 바로 애플이라고 말한다. 이는 워런 버핏과 같은 결론이다.

 

"애플은 하드웨어와 소프트웨어의 독점적 기술을 모두 보유함으로써 전체적인 가치사슬을 형성했다. 애플 제품을 위탁 생산하는 폭스콘의 직원 수십만 명은 대량생산과 원가절감을 통해 규모의 경제를 가능케 한다. 또 충성도 높은 고객들은 애플 플랫폼을 애플리케이션 및 소프트웨어를 제작하는 개발자들과 애플 생태계에서 밀접하게 연결되어 네트워크 효과를 창출한다. 게다가 애플이라는 상표가 붙었다는 이유만으로 애플 제품에 대해서는 높은 가격이 형성되고, 또 용납된다."

 

버핏과 틸은 투자에 있어 공통점이 있는데 바로 자신의 능력 범위 안에서 즉, 자기가 이해할 수 있는 기업과 비즈니스 모델에만 투자한다는 점이다. 버핏의 투자 원칙인 "남들이 공황에 빠졌을 때 사고 남들이 탐욕에 사로잡혔을 때 판다"는 것도 틸의 투자 원칙과 통하는 부분이다.

 

저자는 책에서 틸이 독점을 어떻게 인식하고, 어떤 식으로 투자에 활용하여 이익을 끌어냈는지 살펴본다. 틸은 인간은 아무 의미도 없는 일을 두고 죽을 힘을 다해 경쟁한다고 비판하며 경쟁의 어리석음을 지적한다. 경쟁은 이익에서 멀어지게 한다.

 

피터 틸은 페이팔을 창업하는데 강력한 라이벌은 엑스닷컴이 등장한다. 엑스닷컴이 바로 일론 머스크가 창업한 스타트업이었다. 이 두 회사는 처음에는 경쟁 구도로 갔는데 틸은 플랫폼 비즈니스에서의 승자는 단 한 명이라는 것을 알고 있었다. 결국 2000년 3월 엑스닷컴과 페이팔의 모회사인 콘피니티는 합병을 발표한다. 이로써 틸의 의도대로 회사는 디지털 결재 시장의 선두 기업이 된다.

 

당시 전자상거래 시장은 눈부신 성장 중이었는데 인터넷 경매의 대표적 플랫폼은 바로 이베이였다. 페이팔은 거인 이베이의 어깨에 올라탄다. 그러나 이는 이베이에 대한 의존도가 높다는 것을 의미했기 때문에 신규 시장 개척을 해야 했다. 이후 2002년 7월 이베이는 페이팔을 인수한다. 그러나 이베이와 페이팔은 경영 문화의 차이로 불화가 빚어졌고 틸을 비롯하여 맥스 레브친, 데이비드 색스, 리드 호프먼 등의 경영진이 잇달아 페이팔을 떠나게 된다. 이들은 단단한 우정으로 맺어져 있었고 각자 새 회사를 설립한다.

 

피터 틸이 뛰어난 사상가이며 동시에 세상에 대한 확고한 비전도 가지고 있었다. 문제가 생기면 단단한 유대감으로 맺어진 팀과 함께 곧바로 해결책을 찾아냈다. 틸은 창업할 때 가장 중요한 첫 번째 질문은 '누구와 함께 시작할 것인가'라고 말한다.

 

페이팔은 입소문을 타며 성장하게 되는데 브랜드 확립과 사용자 수 증가에 초점을 맞춘다. 그다음 매출을 늘리기 위하여 타깃을 정교하게 택하고 그들이 원하는 서비스를 제공하게 된다.

 

페이팔 기업 문화와 관련해서 먼저 토론을 중시하는 문화였다. 활발한 토론은 맞닥뜨린 문제의 해결책으로 이어졌다. 투명하고 개방적인 의사소통은 팀을 견고하게 만들었다. 틸은 동료 의식과 팀워크를 특히 중요하게 여겼다. 더불어 동기부여가 중요하다고 강조한다. 페이팔은 또한 애자일 방식으로 비즈니스를 전개하고 제품을 개발한 최초의 스타트업이었다.

 

저자는 페이팔 경영진은 실시간 정보를 중요하게 여겼다고 이야기한다. 중요한 지표로는 신규 사용자 수, 신규 사용자 확보에 든 비용, 사기로 인한 부정 사용률, 이베이를 통해 가입한 신규 사용자 수, 이베이를 통해 가입한 신규 사용자가 빌포인트를 이용하는 비율, 자금 유출(경비 지출 속도), 납부 고객의 수, 신용카드 수수료, 매출 달성액 등이었다.

 

틸은 뛰어난 경영자였는데 책임 분담을 명확히 했고 무엇에 집중해야 하는지 정확히 알았다. 또한, 제품 중심의 경영을 했고 탁월한 사람을 끌어당기는 조직을 만들었다.

 

현재 피터 틸이 회장으로 있는 팰런티어는 작은 팀에 큰 책임을 맡기는 것을 중시한다. 또한 어려운 도전을 통하여 직원의 사기를 북돋아 주기도 한다.

 

틸은 스타트업을 성공으로 이끄는데 필요한 열 가지 규칙을 다음과 같이 이야기한다.

 

1. 당신 인생의 창업가는 당신임을 기억하라.
2. 한 가지만큼은 다른 사람이 따라오지 못할 정도로 잘해야 한다.
3. 당신 인생과 회사의 적재적소에 당신과 친밀한 사람을 배치하고, 서로 보완해줄 수 있는 사람과 팀을 꾸려라.
4. 독점을 목표로 하고, 경쟁에서는 재빨리 발을 빼서 다른 회사와의 싸움을 피하라.
5. 진짜 기업가가 돼라.
6. 지위나 명성만으로 평가하지 마라. 지위에 혹해서 내린 결정은 오래가지 않으며 가치도 없다.
7. 경쟁은 패자가 하는 것이다. 주위 사람들을 쓰러뜨리는 데만 열중하면 시야가 좁아져 보다 가치 있는 일을 놓치고 만다.
8. '트렌드'는 과대평가되기 쉽다. 최신 트렌드에 뛰어들지 마라.
9. 과거의 실패를 곱씹지 마라. 왜 실패했는지 신속하게 분석한 후 앞으로 나아가면서 방향을 수정해라.
10. 성공으로 통하는 비밀의 길을 찾아라. 많은 사람이 하는 일을 따라 하지 마라.

 

또한 0에서 1을 만드는 특별한 회사에 먼저 투자하기 위해서는 다음 세 가지 질문에 답할 수 있는지가 중요하다고 말한다.

 

- 가치 있는 일은 무엇인가?
- 내가 할 수 있는 일은 무엇인가?
- 아무도 하지 않는 일은 무엇인가?

 

세상을 바꾸는 혁신적 기술에 투자해야 한다. 대표적인 분야가 항공, 우주개발, 운송, 생명공학, 애널리틱스 및 소프트웨어, 에너지, 인터넷이다. 또한 저자는 기존 영역 중에서 진보적 혁신이 필요한 분야로 뒤처진 교육 시스템, 비효율적인 건강보험 제도, 디지털 인프라가 부족한 행정 및 공공 서비스 등을 언급한다. 이에 따라 틸 재단은 세 가지 부문으로 구성된다. 바로 학교를 그만두고 새로운 아이디어를 실천하고자 하는 청년들을 지원하는 틸 장학금, 학술 사업을 지원하는 브레이크아웃 연구소, 철학자 르네 지라르의 '모범 이론' 연구와 응용을 촉진하는 이미타티오 이렇게 세 부문이다.

 

마지막으로 피터 틸은 기술에 대하여 다음과 같이 이야기한다.

 

"기술의 발전이 인류의 모든 문제를 해결해주지는 않습니다. 하지만 기술 발전 없이는 아무 문제도 해결할 수 없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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