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 청소일 하는데요? - 조금 다르게 살아보니, 생각보다 행복합니다
김예지 지음 / 21세기북스 / 2019년 2월
평점 :
구판절판


저자는 27살에 처음 청소 일을 시작했고 동시에 프리랜서 일러스트레이터이기도 하다. 젊은 나이에 청소일을 한다고 하면 사람들은 일단 편견을 가지고 바라보게 된다. 직업에는 귀천이 없다고 하지만 사람들은 여전히 직업에 따라 사람을 판단하는 경향이 있다.

 

청소 일을 하며 느끼고 경험한 것을 그림으로 그려 냈는데 웃픈 이야기들이 많다. 가을에 단풍으로 물든 나무들을 바라보고 그 길을 걷는 것은 큰 즐거움이다. 그러나, 마냥 행복하지 않은 이들이 있으니 바로 낙엽을 치워야 하는 청소부들이다. 쓸고 쓸어도 끝없이 떨어지며 쌓이는 낙엽이 때로는 원망스러울 것 같다.

 

저자가 청소 일을 시작하게 된 계기는 간단하다. 직장을 얻기 위하여 여러 곳에 지원하였지만 줄줄이 낙방하고 통장 잔고도 떨어지던 차에 저자의 엄마가 일을 제안한 것이다. 모녀는 그때부터 함께 청소를 하러 다니기 시작했다.

 

자신이 하는 일의 장점을 나열하는데 나도 회사를 그만두고 하고 싶어진다. 직장 스트레스도 없고 야근 걱정 안 해도 되고 수입도 나쁘지 않은 데다가 원하는 시간 조율이 가능하다. 힘들고 불편한 것도 있지만 나름 장점도 많은 직업이라고 저자는 힘주어 말한다.

 

점심은 엄마가 싼 김밥을 엄마와 함께 나누어 먹는다. 엄마와 함께 일도 하고 밥도 같이 먹는 것도 큰 장점이다. 반면, 대신 일할 사람이 없어서 아파도 무거운 몸을 이끌고 일터로 나가야 한다. 저자는 이럴 때 병가 쓰는 직장인이 부럽다고 솔직하게 고백한다.

 

저자는 책을 내고 고등학생을 상대로 강연을 하게 된다. 강연에서 질문을 받게 되는데 "남의 시선을 어떻게 이기나요?"였다. 이에 대해 저자는 "저는 이기지 못했어요. 이겼다기보단 견뎠어요."라고 이야기한다. 더불어 저자는 엄마로부터 남과 비교하지 않기, 자식을 깎아내리지 않기 항상 나를 생각해주기를 배웠다고 덧붙인다.

 

사람들은 아무래도 얼마 버는지를 많이 궁금해하고 저자에게 물어본다. 그럴 때마다 저자는 사람들에게 자신이 4년 넘게 왜 이 일을 계속하고 있겠느냐고 반문한다. 그리고 괜찮게 벌어서 맛있는 거 좀 사 먹고 그러고 산다고 덧붙인다. 나도 솔직히 궁금한데, 맛있는 거 좀 사 먹을 정도는 된다고 하니 나름 괜찮나 보다 싶다.

 

돈을 떼이기도 한다. 4층 상가 건물 청소를 맡았는데 항상 입금이 늦었다고 한다. 거기다 엄청 깐깐해서 여기도 청소해달라고 하고 저기도 청소해달라고 요구했다고 한다. 그리고 결국 마지막 두 달 치 청소비를 떼였다. 아니, 청소비 고작 얼마라고 4층 상가 건물을 가진 사람들이 지급을 안 하는지 이해가 되지 않는다.

 

저자는 책을 내고 여러 변화가 있었지만 여전히 청소일을 하고 있다. 청소일은 여전히 자신한테 중요한 일이며 안정감을 주는 직업이라고 이야기한다.

 

예전에 <나는 그냥 버스기사입니다>를 읽고 '대리운전기사, 검사, 의사 등 다양한 직업에 종사하는 이들의 이야기가 담긴 책이 더 많이 나오면 좋겠다. 개인적으로는 환경미화원의 이야기를 담은 <나는 환경미화원입니다> 책이 나오길 기대한다. 기회와 여건이 되면 내가 직접 인터뷰를 통해 책을 쓰고 싶기도 하다.'라고 생각했었다. 지금도 동일한 생각이다. 저자와 같이 당당히 자신의 소중한 직업을 알리는 책들이 많이 나오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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